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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수는 나를 사랑해
다비드 사피어 지음, 이미옥 옮김 / 김영사 / 2010년 11월
평점 :
품절
종교적 느낌이 물씬한 이 제목의 소설이 로맨틱 코미디 장르의 소설, 특히나 연애소설이 될거라고는 상상하기 힘들었다. 하지만, 너무나 재미나게 읽었던 소설.
이름만 예수지, 사실은 연애소설이예요 라는 추천의 글을 듣고는 "그랬다. 가끔 나도 추천받아 책을 읽곤 한다." 아..남자친구 이름만 예수님이지, 실제 예수님과는 무관한 글이구나 했는데.. 아.. 내 상상은 착각~
그 남자친구가 우리가 알고 있는 그 예수님 맞다.
행운의 여주인공은 마리.
그녀는 세상에서 가장 예쁘고 날씬하며 매력적인~~.. 과는 거리가 먼..
스벤이라는 남자친구와 결혼하기 위해 2kg을 감량하고 나니 69kg이 된 여성이자..
나이는 30대 중반. 그리고 다수의 남친들에게 차여본 경력이 있는 밀땅의 선구자와는 거리가 있는 여성이었다.
그런 그녀가 자기밖에 안보인다는 콩깎지 씌인 남자친구 스벤과의 결혼식에서.. "아니오"라는 황당한 답변을 해버리고는 집에 와 이상한 기분으로 웨딩드레스만 벗고 잠이 들게 되었다가.. 천장이 새는 방안을 감당하기 힘들어하자.. 고쳐주러 온 사람이 바로 너무나 멋진 남자.. 여수아(예수) 였던 것.
그는 정말 매력적인 남자였다. 브리짓 존스와 김삼순이 오버랩되어 떠오르는 발랄한 우리 마리양과 얼마나 어울릴까 싶을 정도로..
음..그렇게 역으로 생각해보면 아마도 예수의 모습은 현빈과 콜린 퍼스를 혼합해 생각해내면 되는 것일까?
게다가 조지 클루니로 등장하는 사탄과 에마 톰슨으로 분한 하나님은 또 어떠한가?
"오랫동안 누구도 그러지 않았는데 그녀는 나를 감동시키는 구나"
가브리엘은 소리를 지르고 싶었다! 완전히 뒤집어놓고 싶었다.
과거로 돌아가 다시 천사가 되어 마리가 태어나지 못하게 만들어놓고 싶었던 것이다.
하지만 그는 더이상 천사가 아니라 사람이었기에 이렇게 물었다.
"어떻게 ...어떻게 그럴수가 있는지요?"
"어린 소년이었을때부터 모두들 내안에서 신의아들만을 보았어."
예수가 설명했다.
"하지만 마리는.. 그녀는....그녀는.. 내안에서 뭔가 다른 걸 봐."
"살사 춤을 추는 댄서를?"
"완전히 평범한 사람을.."
236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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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도 발랄하지만, '그 사이'라는 작은 활자의 중간중간의 새로운 사건과 (처음에는 전혀 연관성 없는 상상 속 이야긴 줄 알았는데.. 절대적으로 연관성 있는 아주 중요한 사건들이다. ) 마리의 친언니인 카탸가 그리는 마리와 그녀를 주인공으로 한 만화 또한 책을 읽는 재미를 배가시켜주었다.
마리에게 이별 선물로 남겨주고간 카탸 언니의 선물.
마리를 눈물짓게 한 그 이야기는 정말 자매의 뜨거운 우애를 가늠하게 하는 만화였다. 아, 나도 내 동생과 이렇게 행복하게 아끼고 있겠구나 하는 마음이 들 정도로..
올 크리스마스를 생각하며 읽으면 더욱 재미있게 읽혀질 소설 예수는 나를 사랑해는..어쩌면 종교적 관점에서는 발칙하게 느껴질..그런 소재일 수도 있다.
감히 예수를 인간, 그것도 가브리엘 목사의 기준으로 한참 모자라게 느껴지는 (마리는 신앙심도 부족하고, 부모에 대한 공경심은 더더욱 부족하다. ) 마음에 안드는 구석 투성이인 마리의 애인으로 등장시키다니.. 게다가 엄청나게 중대한 과업인 최후의 결투를 포기할 정도로 그들의 사랑이 진척되자, 하나님조차 당황하는 그런 촌극이 벌어지고 만다.
작가의 상상력이 정말 기발하다고 느껴진다.
종교를 싫어하는 사람 눈에는 어떻게 비춰질까 모르겠지만.. 굳건한 믿음을 가진 사람 눈에도 발칙하기 짝이 없게 느껴질 터라..
이 소설을 재미나게 읽은 나는.. 나이롱 신자여서 그런것인지 몰라도.. 아..그래도 종교 심판에 의한 불의지옥 이야기는 다시금 내 생활을 되돌아보게 하였다. 그동안 난 참 회개하지 않고 그냥 살아왔는데 말이지...어떻게 하나..영원한 불의지옥..
구세주와 신앙 앞에 지극히 현실적인 평범한 여성 마리의 이야기를 펼쳐냄으로써.. 심각할 수 있는 주제를 너무나 소탈하게 풀어내 신선한 자극을 주었다.
"아니면 자유 의지없이 살고 싶은 거야? 마리?"
이런 질문을 받자, 내 머릿속에서 북한 사람들, 톰 크루즈와 같은 과학 회원들과 의지가 없는 좀비들의 그림이 차례로 지나갔다. 346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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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으로 시니컬하고 재미난 그녀, 이렇게 사회적 풍자까지 되돌려 하는구나 싶었다. 아니 이건 되돌려 하는게 아니라 얼마나 직설적인가? )
예수와 마리의 운명은 어떻게 될지, 또 인류 최후 종말의 대결은 어떻게 될 것인지 궁금한 사람들이라면..직접 꼭 읽어보라고 추천해주고 싶은 소설이다.
물론 이렇게 희화화되는 결말은 있을 수 없겠지만..그렇지만.. 간만에 정말 너무나 재미나게 읽은 (종교???) 소설이었기에 새로운 자극으로 매력적인 예수를 대하고픈 사람들에게 추천하고픈 소설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