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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명한 부모가 꼭 알아야 할 대화법 - 아이에게 나보다 더 나은 인생을 선물하고 싶다면
신의진 지음 / 걷는나무 / 2010년 12월
평점 :

연세대 의대 소아정신과 교수인 신의진님의 이 책은 그동안 그녀가 살아온 자신의 인생과 두 아이를 키우면서 느꼈던 시행착오와 노하우, 그리고 17년간 소아정신과에 몸담그면서 상담을 받으러 온 많은 아이들과 부모들과의 만남 사례가 농축되어 있는 우리가 되고 싶은 현명한 부모로써의 아이 대화법은 무엇이 있을지, 어떻게 하면 좋을지에 대해 일목요연하게 서술된 책이다.
의료전문가의 글이지만 어렵지 않고, 독자들의 평범한 눈높이에 맞춰 일상적인 대화와 쉬운 문장으로 구술되어 있어 읽는 이 조차 딱딱한 육아서를 읽는다는 느낌에서 벗어나 절친한 선배언니의 친절한 조언을 듣는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다.
규칙을 지키는 일은 어른들도 쉽지 않은 일이다.
그런데 왜 아이한테는 감당 못할 정도로 많은 규칙을 이야기하고 그것을 모두 지키기를 바라는가.
말 잘 듣는 아이가 위험할 수도 있는 이유는 바로 거기에 있다. 26p
엄마가 정한 규칙들, 그리고 살아오면서 몸에 배인 습관들 그 틀에 아이를 끼워맞춘다는 것은 사실 당연히 어려울 수 밖에 없고 아이 또한 지키기 힘든 일일 수 밖에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들 그렇게 하니까. 또 우선 엄마가 편해야 하니까 우리도 모르게 아이가 스스로 하기까지 기다리지 못하고 아이에게 강권하고 잔소리하고 억압하게 된다. 그러면서 아이가 말 (엄마가 정한 규칙) 잘 듣는다, 우리 아이는 참 착하다 하면서 아이의 자율성 억압은 고려못하고 착각하면서 살게 되는 것이다. 저자가 지적하는 대화의 문제점은 바로 여기에서부터 시작한다. 우리가 착각하고 있는 현실, 그리고 직시해야 하는 현실 등에 대해서 말이다.

아이의 문제의 대부분 원인은 부모에게 있다는 것, 부모 또한 당신의 부모로부터 이어져온 대물림을 끊어내야 아이와의 올바른 대화를 시작할 수 있음을 알려주고 있다.
또 아이와 대화를 잘하기 위해 대화 마인드를 바꿔야하는 것, 부모들이 반드시 기억해야 할 80:20의 대화의 법칙이 소개되어 막연하게만 느껴지는 대화법이라는 화두의 핵심을 짚어 준다.
책을 읽고 실천한다는 것, 특히나 수십년동안 몸에 배인 대화의 습관을 한번에 바꾼다는 것은 사실 너무나 어려운 일이다. 나또한 많은 육아서와 대화법에 대한 책을 읽고도 여전히 고치지 못하고 있는 문제점들이 많기 때문이다. 그래도 적어도 괜찮은 육아서를 읽고 나서는 아이에게 그렇게 행동해보려고 노력하려는 시도를 하게 되고, 이렇게 쌓이고 기억되는 지식이 있을 수록 아이와의 대화가 한결 진보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을 막연히 가져본다. 사실 저자는 시중에 범람하는 많은 자녀와의 대화법에 대한 책들이 무조건 긍정하고 참으라라는데 있는 것은 문제라고 보고 있다.
저자의 조언대로 차근차근 현재 자녀와의 대화법에 대한 상황을 분석해보고, 본격적으로 현명한 부모가 꼭 알아야할 대화의 기술 10가지를 기억하도록 조언한다.
1.무엇보다 아이의 체면을 살려줘라
2.적당히 말을 삼켜라
3.대화의 적신호와 청신호를 놓치지 마라
4.숨은 이야기를 듣고 싶다면 퍼즐을 맞춰라
5.아빠의 자리를 제대로 잡아 주어라
6.잘못했을때 미안하다는 말을 아끼지 마라
7.협상의 기술을 배워라
8.당신의 감정을 꼭 이야기해줘라
9.되도록 '입꼬리'를 올리고 '눈꼬리'를 내려라.
10.대화 시간이 부족하다면 이렇게 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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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부모와 아이가 모두 행복해지는 대화법으로 각 연령별 시기별에 맞는 자녀와의 대화법이 나와 있어 아이 성장에 맞춰 참고하기에 도움이 많이 되었다.
0~4세 아이들, 5세~초등2학년 아이들, 초등3학년~사춘기 아이들을 위한 대화법으로 나뉘어 있어 아무래도 우리 아이 연령에 맞는 파트가 읽는 족족 눈에 쏙쏙 들어오게 되었다.
만 두돌, 올해 네살 아기를 두고 있는 엄마로써 0~4세 파트를 가장 집중적으로 읽게 되었다.
아이의 행동을 통제할 때는 무섭게 화를 내기 보다 왜 그런 행동을 하면 안 되는지 이유를 설명해주는 것이 좋다.
단, 이때 '그래야 착한 아이지~'라고 말하지 말고, 반드시 부모가 느끼는 감정으로 쉽게 설명해줘야 한다.
'착한 아이가 되어야지'라는 생각보다 '이러며 엄마가 속상하겠지'라는 생각이 아이들에게는 더 호소력이 있다는 사실을 명심하자.
232p
미운 세살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사실 이 시기 아이들이 엄마 말을 잘 듣고, 엄마 뜻대로 해주길 바라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니다.
아이가 정리정돈을 잘하길 바라고 (사실 어느 육아서들에는 어려서부터 정리정돈 습관을 들여주라며 가르치고 있다.) 놀고 난 후에 정리하라고 아이에게 조언을 하면 아이는 웃으며 "엄마" 혹은 다른 어른이 해달라며 귀엽게 넘어가곤 했다. 아, 이러면 안되는데 하면서 다시 가르쳐야지 하고 도전해봤는데 이 책에서는 0~4세 아이들에게 정리정돈하라고 말하는 것 자체가 아이에게 심리적 스트레스가 될 수 있고, 그 시기를 넘겨 부모가 모범을 보이게 되면 자연스럽게 터득할 수 있는 것이 정리정돈이라고 나와 있다. 엄마 말 잘듣는 아이로 키우기 위해 내가 너무 시중 육아서에 끼워맞추고 있었던 건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네살된 아이들이 모두 훌륭한 대화 파트너가 되는 것은 아니다.
그것은 아이가 어릴때 엄마가 끊임없이 아이 상태를 살펴서 기분을 맞추어 주어야 가능한 일이다.
'아이 기분 맞추기'가 이 시기 아이들에게 엄마가 해 주어야 할 최우선 과제인 셈이다.
가능하면 아이가 부정적인 감정을 갖지 않도록 미리미리 대비해주면 더 좋다.
그래야 아이가 행복하고 안정된 마음을 바탕으로 성큼성큼 성장한다.
237p
길을 정해놓고 달리게 한 말보다 울타리만 높게 쌓아 (말이 알아서 탈출하지 못하게만 막고 ) 자연스럽게 방목한 말들이 오히려 더 뛰어난 기량을 보였다는 책의 예처럼 아이를 키울 때도 마찬가지라 하였다. 안돼 안돼를 입에 달고 살지 말고, 정말로 아이에게 위험한 일들은 미리 눈에 보이지 않거나 손에 닿지 않게 치워두고, 혹은 아예 담을 높이 쌓듯 크게 규칙을 정해두고 대부분의 일들은 아이가 경험해보고 싶은 대로 놔둘줄 알아야 한다는 것이다. 대화법 뿐 아니라 육아의 현명한 지혜를 얻을 수 있는 살가운 조언들.
초보 엄마들이여, 생명을 키우는 위대함과 행복을 지금 만끽하라.
지금 아이와 볼을 비비고 사랑한다 말하고 함께 즐거운 시간을 보내라.
정말 행복한 시간은 순식간에 지나가버린다.
매순간 '지금'을 행복으로 채우면 영원토록 행복할 수 있다. 294.295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