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재시교 - 전 세계 학부모를 열광시킨 동양식 자녀교육법
인젠리 지음, 김락준 옮김 / 팝콘북스(다산북스) / 2011년 5월
평점 :
절판


 

 

 

얼마 전 또다른 동양식 자녀교육법 책을 읽었다. 다른 중국인 엄마가 쓴 책이었는데, 그 책에서는 지나치게 아이를 억압하고 주입식 교육을 하는 것으로 나타나 중국식 교육법은 다 이렇게 치열하게 하는 방식인가 싶었다. 그래서 거의 500여 페이지 가까운 이 책을 받아들었을때, 내심 걱정이 앞섰다. 엄마들이 손으로 베껴가며 돌려보던 바로 그 책이라는 말에 힘입어 선택한 책이었는데, 또 그렇게 주입식 교육만 강요하는 책이면 어떡하나? 하는 걱정말이다.

 

소설로 쳐도 아주 두꺼운 그런 책임에도 불구하고 책을 읽는 내내 쉽게 몰입하는 나를 발견할 수 있었다.

34개월 아기를 키우면서, 제법 많은 육아서를 읽었다고 생각했는데, 이 책은 허공에 대고 떠드는 말들이 아닌 실제로 자기 딸을 키워본 (더군다나 그녀는 두 차례의 월반을 하고, 0.2% 이내에 드는 엄청난 수재로 명문 대학에 두군데나 합격을 했다.) 경험과 10여년의 교육 상담 경험을 바탕으로 살아있는 조언이 가득 담긴 육아서를 펼쳐내었다. 그녀를 가르친 교대 교수님조차도 놀랄 정도로 그녀의 글에는 깊이와 힘이 있었다. 3년동안 220만부 넘게 팔렸다는 숫자를 차치하고라도 당장 읽는 내가 몰입되는 것이 가장 중요하였다.

 

아직 어린 내 아기. 하지만 지금 내가 어떻게 아이를 대해야만 아이에게 상처를 주지 않고 바른 인성을 키우며 공부에 대한 거부감과 부담 없이 자연스럽게 느낄 수 있도록 키워낼 수 있을까? 그 모든 것들에 대한 상세한 그녀의 답변이 육아 일기처럼 펼쳐진다.

 

남자 아이임에도 성격이 유순하여 누구를 때리거나 괴롭히지 않고, 잘 웃고 벙글벙글한 성격을 타고난 우리 아들, 워낙 양가 부모님의 극진한 사랑을 받고 자란 터라 사랑을 받는데에는 부족함이 없다 생각을 하였다. 비교 대상인 다른 조카들도 아직 없고, 친구들을 만날 어린이집이나 문화센터도 거의 다니지 않아 친구도 아직은 엄마 친구 딸 하나 밖에 없었다. 그래서 사회성 문제로 유치원 보낼일이 걱정되었는데, 이 책을 읽으며 조심스레 아이의 육아 방향을 바로 세워가도 좋을 것 같았다.

 

어른들은 아이를 놀리고 아이가 우는 것을 보고 즐거워한다. 특히 연세 있으신 분들이 그런 행동을 종종 하셨다.

얼마전 코스트코에 다녀오는데, 반대방향 에스컬레이터로 지나가던 가족이 보였다. 5살 정도의 여아가 카트 손잡이를 꼭 잡고 유아석에 앉아있으니 할아버지가 자꾸만 장난으로 아이 손을 떼내어 괜찮다고 하시며 웃었다. 에스컬레이터 위의 카트에 앉아있던 아이는 안 그대로 몸의 중심이 잡히지 않아 두려운 마음에 손잡이에 의지하고 있었는데 짖궂은 할아버지의 장난에 공포감이 들어 급기야 울고 말았다. 가까이 엄마와 다른 식구들이 있어도 할아버지의 그런 장난에 아무도 신경을 쓰지 않았다. 이 책에는 아이를 놀리지 않는다라는 파트가 있다.

아이를 놀리는 것은 어른이 유리한 위치에서 아이의 유치함을 이용하고 일부러아이가 잘못을 저지르고 울고 두려워하게 만드는 것이다. 어른은 그저 즐겁기 위해서 놀리지만 아이는 수치심을 느끼고 걱정과 실의에 빠진다. ..아이에 관한 일 중에 사소한 일은 없다. 부모의 눈에는 사소한 일로 보이지만 아이에게는 큰일이다. 30p

 

의자 아프지않게 쓰다듬기도 놀라운 부분이었다.

사실 걸음마 초기 단계에 아이가 넘어지거나 다쳤을때 할머니께서 떼이~ 하면서 바닥을 혼내시자 아이가 울음을 그쳐서 나도 그 방식을 따라하게 되었는데, 이제는 넘어지면 아주 당연하게 바닥이나 의자, 미끄럼틀등을 때려주는게 고정일과가 되고 말았다. 다행히 아기는 울지 않지만, 무생물을 대하는 아이들의 마음이 어른과 다르다는것, 아이들 눈에는 인형이나 책상 등도 하나의 중요한 대상이 될 수 있으니 그렇게 때려주는 것은 일종의 보복행위로 나쁜 육아법이라 한다. 초보 엄마는 그리고 아이들을 많이 길러보신 어른들께서도 자주 범하는 우가아닐 수 없었다. 위엔위엔, 저자의 딸이 상대방의 마음을 이해하는 법을 제대로 배우고, 어린 아이라도 어려서부터 제대로 배운 습관이 바르게 인성으로 연결되어 많은 친구들의 사랑을 받는 아이로 자라났음을 알게 되었을때 지금의 육아 방식을 좀 바꿔봐야겠다는 마음이 들었다.

 

아직은 어린 아이를 두어서 아이를 아이답게 대한다라는 파트에 가장 관심이 갔지만, 곧 학교에 들어갈 나이가 될 것이고 공부는 아이와 엄마의 질기고 질긴 줄다리기가 될지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옆에서 끼고 가르치는게 능사는 아닐터인데 어린 아이에게 스스로 공부하는 습관을 들이게 한다는 것은 또 얼마나 어려운 일일 것인가. 이 책에는 공부 습관을 들이는 방식에 대해서도 잘 나와 있다. 딱딱한 육아서라기 보다 조근조근조용한 말투 속에 강한 힘이 담겨있는, 작지만 큰 차이로 아이를 훌륭하게 키워낸 엄마의 성공담이 담겨 있는 것이다.

 

한번 보고 덮어둘 책이 아니라 옆에 두고 계속해서 참고할 그런 육아서로 적합한 그런 책으로 인재시교를 만났다. 올바른 육아서적에 대한 갈망이 있었는데 이 책으로 많은 것을 배울 생각에 기분이 살짝 들뜨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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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스로 고치는 당뇨병 건강습관
가와카미 마사노부.오비츠 료이치 지음, 박선무.고선윤 옮김, 한나 감수 / 중앙생활사 / 201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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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교수님께 전해듣기를, 의사들이 가장 걸리기 두려워하는 질환으로 당뇨가 1위로 뽑혔다는 이야기에 처음에는 아연실색했었다. 암이나 AIDS가 가장 무서운 질환인줄 알았는데, 주위에 꽤 많은 사람들이 당뇨로 고생하고 있는 흔한 질환임에도 불구하고, 합병증이 무섭고 오래 고생하는 질환이라 의사들이 싫어한다는 이야기를 덧붙이셨다.

이 책은 전문가가 아닌 보통 사람들 눈높이에 맞춰 쓰여진 책이라 읽는데 부담이 없다. 게다가 올 컬러 그림과 도표 등이 매 페이지마다 상세히 수록되어, 빼곡한 글로 지루함을 주기보다 쉬엄쉬엄 읽어갈 수 있고, 머릿속에 보다 더 이미지화하여 쏙쏙 지식을 집어넣는데 많은 도움을 준다. 거의 그림책 수준의 그림들이어서읽는데 무척 편안했던 기분이 들었다. 내 주위에도 연세 있으신 분부터 젊은 사람에 이르기까지 은근히 당뇨로 고생하시는 분들이 많아, 그 분들께 백마디 말보다 직접 읽고, 당뇨 혈당 관리가 왜 중요한지, 식이 조절과 운동이 얼마나 중요한 효과를 미치는지를 스스로 판단케 하고 싶어 선물하려는 마음으로 먼저 읽어보게 되었다. 사실 나 또한 가족력을 무시할 수 없고, 내 식습관 자체도 과식과 지방을 많이 먹고, 운동을 소홀히하는 당뇨병 유발 위험군에 들어가는 생활 습관을 갖고 있어서 책을 읽으며 다시 한번 자극받을 수 있었다.


단 음식보다 오히려 지방이 많은 음식이 당뇨를 유발할 가능성이 높다고 한다. 사람들은 당뇨라고 하면 흔히 단 것을 많이 먹고 걸리는 것으로 생각하는데, 당뇨에 대한 잘못된 상식에 대한 Q&A도 읽어볼만 했고, 혈당을 낮추는 식습관의 경우 당뇨병에 걸린 사람뿐 아니라 당뇨를 예방하고자 하는 보통 사람들에게도 중요한 도움이 되는 정보여서 꼼꼼히 읽어볼만한 정보들이었다.



오랜 기간 당뇨로 고생하신 친척분께서 계시는데 아내분이 워낙 건강에 신경을 써주셔서 당 조절이 잘 되시는 편이었다. 하루에 몇시간씩은 산책으로 운동을 하고, 주말에는 등산을 가신다. 그리고 평소 식사 준비를 하실때도 고깃국의 기름기가 거의 보이지 않을 정도로 기름을 제거하시고 음식을 만드시는데 보고 깜짝 놀랐던 기억이 났다.


게으른 초보 주부였던 나는 가족 밥상에 후라이팬으로 요리한 요리들, 튀김, 조림, 볶음 등을 자주 올리고, 야채보다 고기류를 선호하곤 했는데 나의 이런 식단이 가족의 건강을 얼마나 위협하는지 등골이 서늘해지는 느낌이 들었다. 당뇨가 가족력을 갖게 되는 것은 유전적 요인도 크게 작용하지만 무엇보다도 비슷한 생활습관 (육류, 지방을 좋아하고 과식, 운동을 하지 않는 것) 때문도 크다고 한다.


당뇨 환자, 혹은 당뇨 가족력이 있는 사람들, 그리고 당뇨에 걸리지 않았으나 건강에 신경을 쓰는 많은 사람들이 읽는데 부족함이 없는 책, 다양한 운동 요법, 체조 등이 설명이 되고, 식습관 개선을 위한 구체적인 방법들도 책을 통해 자세히 만날 수 있었다.

건강은 잃기 전에 스스로 지킬 수 있는게 가장 중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더 늦기 전에 이 책을 당뇨를 두려워하는 지인들에게 선물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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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나라 가족여행 바이블 100]을 읽고 리뷰 작성 후 본 페이퍼에 먼 댓글(트랙백)을 보내주세요.
우리나라 가족여행 바이블 100 - 주말마다 즐거운 사계절 행복충전소 프리미엄 가이드북
유철상 지음 / 상상출판 / 2011년 4월
품절


가까운 해외여행지였던 일본 대지진 사건 이후로 제주도 관광객이 크게 늘었단 이야길 들었다. 어디 제주도 뿐이랴. 우리나라 전국 곳곳에 주말마다 가족과 함께 다닐 멋진 여행지가 가득함을 안다면 긴 시간 내어 해외로만 휴가여행을 가야겠단 생각을 접게 될지도 모른다.

사계절 관광지뿐 아니라 매월 매주마다 가장 가볼만한 가족여행지를 엄선하여 100여 곳을 다룬 책, 선명하고 큼직한 올컬러 사진들이 미리 가보는 풍경을 살짝 맛보기로 보여주고, 코스가이드와 트래블 가이드가 소개되어 여행지의 핵심 정보를 얻도록 도와준다. 눈에 쏙쏙 들어오는 구도가 편안하게 느껴진다 싶었더니 여행전문지로 내가 좋아하는 출판사 랜덤 출판사의 여행 출판팀 편집장으로 근무했던 유철상님이 상상출판이라는 회사를 맡아 직접 펼쳐낸 책이라 그랬나보다. 편집장 이전에도 여행전문기자로 활약하던 저자님이라 그런지 책의 퀄리티가 남다르다.

여행을 워낙 좋아해서 마음 같아선 매 주말마다 여행을 다니고, 휴가때는 해외여행도 가고 그러고 싶지만 현실은 그렇게 만만치가 않다.

들뜨고 설레는 마음을 우선 책으로 많이 달래두는 편인데, 해외여행 책과 달리 국내 여행서적들은 실현 가능성이 훨씬 높다는 데서 읽는 즐거움이 더욱 높아진다. 게다가 아이가 있어 다니기 힘든 그런 지역보다는 안정된 숙소, 힘들지 않은 코스, 그리고 충분한 체험이나 볼거리가 가득한 여행지 소개가 좋은데, 이렇게 가족여행 바이블이라는 책이 나와 가족과 함께 하는 주말 여행을 업그레이드하게 만들어주어 무척 행복한 기분이 들었다.


날씨도 무척 좋아졌고, 장마만 피하면 얼마든지 즐거운 가족나들이를 할 계절이 되었다. 봄 가을이 선선해 좋기는 하지만, 여름에 남편 휴가가 잡혀있고, 또 친정 식구들 방학 (가족들이 선생님으로 근무중이셔서)이 있어 아무래도 더 다양한 여행은 여름에 갈 기회가 높다. 이 책의 최대 강점이 각 월과 주차별 추천 명소가 언급되어 있어 여행을 계획하는 시기별로 찾아보는 재미가 쏠쏠하다는 점이었다.

6월 첫째주로 추천된 통영이에스클럽은 한국의 산토리니라 불릴 곳이라 한다. 제주도, 부산 등을 비롯해 직접 가보지는 않았더라도 국내의 멋진 호텔에 대해서는 블로그 검색등을 통해 꽤 많은 사진과 정보를 접했다 생각했는데 통영 이에스 클럽은 처음 보는 곳이었다. 마치 동남아 휴양지 리조트의 한 장면을 보는양 수영장에서 바다가 보이는 멋진 풍광이 한눈에 나를 사로잡았고, 전 객실이 오션뷰라는 점도 무척 매력적이었다.인터넷을 보던 신랑을 졸라 당장 검색에 들어갔는데 아직 정보가 많지는 않은 곳이었다.



부모님이 다녀오신 강원도 고성의 멋스러움도 찾아볼 수 있었다. 6월 황금 연휴기간에 다녀오시느라 고속도로에 버리고 온 시간이 무척 길다는 점이 아쉬우셨다지만, 그래도 대통령이 쉬다 간 비경을 보고 오셔서 무척이나 만족스러우셨다 한다. 잉크빛 바다라 불릴 정도로 너무나 아름답다는 화진포 해수욕장도 보고 싶었고 이승만 별장, 김일성 별장 등이 있는 곳이라 하여 예전에 읽은 여행책에서부터 점찍어둔 곳이었는데 거리가 멀어 언제 가보게 될지 하면서 마음 속으로 기약해둔 곳이다.


100여곳이나 되는 여행 명소들이 언급되다보니, 우리 고장에서 가까운 그런 곳들이 많아 그 점 또한 마음에 들었다. 휴가를 내지 않고 짧은 주말동안 다녀오려면 차로 금방 다녀올 수있는 곳들이 좀더 가능성이 높은데, 대전에서 가까운 공주 마곡사 신록여행, 보은 속리산 신록여행, 공주 갑사 가는길, 완주 대둔산 3색여행, 군산 철새여행, 서천 한산 소곡주, 서천 마량포구와 춘장대 등의 정보가 무척이나 와닿았다.



프롤로그에서 작가분이 올 여름 바캉스 최대 관심여행지로 안면도 일대를 추천했는데, 가족여행이다 보니 숙소를 가장 먼저계획하고, 맛있는 여행을 계획하고, 그리고 온 가족이 즐기는 테마를 찾으라는 상세한 설명이 다른 책의 프롤로그와 달리 또다른 여행 정보를 주어 고마운 부분이었다. 그 중 안면도 자연 휴양림 숲속의 집을 이용하기란 하늘의 별따기보다 어렵다라는 대목이 있었는데, 대학 다닐때 친구들과 함께 서울에서부터 머나먼 안면도까지 버스를 타고 여행했던 기억이 났다. 자연휴양림에 숙소를 정했는데, 걸어서 바다까지 가까운 줄 알고 갔는데, 택시 기사님 왈, 걸어서 가려면 너무 멀다라는 이야기에 일찌감치 바다는 포기하고, 휴양림 숙소 안에서만 방콕하다가 다시 버스 타고 서울로 올라온 가슴아픈 기억이랄까? 이제는 하늘의 별따기가 되어버린 휴양림 숙소는 묵지 않더라도, 다른 괜찮은 숙소를 물색하여 못 보고 온 바다와 꽃박람회 그밖의 볼거리, 먹을 거리등을 제대로 느끼고 오고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책을 읽는 내내 서재에 있는 것이 아니라 사진 속 멋드러진 곳을 찾아 내 마음도 같이 여행을 다녀온 듯한 기분이 든다.

모르고 있던 수많은 한국의 멋진 여행지들을 소개해주어 가족여행에 좀더 세심한 배려가 되도록 도와주는 책, 가족여행 바이블로 즐거운 전국여행을 시작해볼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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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장고 속 남은 재료로 만드는 97가지 요리
김지현 지음 / 경향미디어 / 2011년 5월
품절


요리를 잘하는 주부들이라면 매번, 다양한 재료, 혹은 있는 재료만으로도 근사한 메뉴를 뚝딱 하고 만들어내겠지만, 주부 경력 5년차가 되어도 살림이 손에 익지 않는 나로써는 매 끼니때마다 무얼 만들어 내놓아야할지가 무척 고민이 되곤 한다. 일요일 아침, 장봐둔것도 없고, 따로 해놓은 반찬도 없는데 아이와 신랑의 아점을 금새 만들어내야했다. 급하게 이 책을 찾아 (상황이 다급하다보니, 다른 요리책에 눈길이 가지 않고 바로 이 책으로 손이 갔다. ) 촤라라락 찰나의 순간으로 메뉴를 고민하다가 확 눈에 들어온 게 있었다. 칵테일 새우 달걀 볶음밥.

냉동실에 꽁꽁 언 알새우가 있었고, 대파와 계란도 넉넉히 있으니 재료도 간단하고 만들기도 쉬운 그러면서 담백하고 고소한 맛이 일품이라는 이 메뉴에 눈이 꽂힐 수 밖에 없던 것. 사실 33개월 아이가 볶음밥, 새우 등을 좋아해 종종 새우 볶음밥을 해주곤 했는데 하다보면 의욕만 앞서고 기름을 적게 쓰고 채소 많이 넣고 이런 저런 고민을 하다보면 아이 밥인데도 일부 태워먹기도 해서 엉망인 채로 내놓을때가 많았다. 또 어느 정도 비싼 중국집에 가서 아이를 위한 새우볶음밥을 주문했을때 딱 이런 메뉴로 나왔던 기억도 났다. 새우 몇 조각, 그리고 계란과 파만 듬뿍 들어가고 다른 야채가 하나도 없어 놀랐던 기억이 있는 것

평범해보이지만 방법이 어떤가 싶어서 책을 보고 만들었는데 정말 손쉽고 맛도 좋아서 대만족이었다. 아이도 잘 먹고 신랑도 잘 먹고..



제가 만들어 상에 올려놓은 음식을 맛 본 저의 남편은 미숙한 솜씨에도 아낌없는 찬사와 응원을 보내주고,

그 응원에 큰 용기를 얻은 저는 더 맛있고 멋있는 음식을 만들어주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합니다.



저에게 있어 요리는, 매일의 양식을 제공하는 일 뿐만 아니라, 그 음식을 함께 대하며 이야기하고 키워온 행복 그 자체입니다.



-머리말


나도 신혼 1년간은 정말 열심히 요리하고 신랑의 격려와 칭찬을 받았던 기억이 난다. 심지어 얼마전 결혼한 친구는 그때 내가 미니홈피에 열심히 올리는 요리사진과 과정들을 보면서, 지금쯤은 아주 프로주부가 되어 있겠구나 싶었다고 말하여서 새삼 반성이 되었다. 임신하고 입덧이 심해 주방일을 소홀히 하게 되고 아이 낳고 몸조리한다고 또 멀어지게 되고, 이래저래 예전의 초심을 잃고 너무나 안이한 삶을 살아온 백수 주부나 마찬가지였다. 이유식 만드는데도 처음에는 열성이었으나 갈수록 소홀해져서 지금은 아이와 남편 모두에게 미안한 엄마가 되고 말았다.



초심으로 돌아가는 것, 케이님처럼 음식으로 가족의 건강을 지키고, 행복한 모습을 바라볼 수 있는 그런 주부가 되는 것.

조금씩 내가 변화해야할 그런 필요성을 절실히 느끼는 요즘이다.


이 책의 처음에는 많은 페이지는 아니지만, 냉장고 정리법, 요리 재료 고르는 법, 재료보관, 재료 손질, 양념장 만들기 등이 각 한페이지에 빼곡히 소개되어 일목요연하게 정리된 팁을 소개받을 수 있다.



그리고 이어지는 고기, 해산물-건어물, 채소, 양념 등으로 구분된 레시피들은 장장 97가지의 요리레시피들을 충실하게 수록하고 있다.


코스트코에서 세일한다고 왕창 사둔 닭가슴살이 냉동고에서 꽁꽁 얼어가고 있는데, 기존 요리법으로 조리를 하면 닭다리살에 비해 퍽퍽하다고 좋아하질 않아 어떤 메뉴를 할지 고민만 하면서 시간만 흘려보내고 있었다. 이 책에는 감자 닭가슴살 조림, 부추 닭가슴살 냉채, 닭가슴살채소 냉채, 닭가슴살 김치 볶음밥 등 네가지나 되는 레시피, 그것도 여태 시도 안해본 새로운 레시피들이 소개되어 드디어 냉동실의 닭가슴살을 꺼낼 수 있겠구나 하는 각오를 다지게 한다.


또 언젠가 요리책에서 필요하다고 해서 사둔 레몬즙이 개봉도 안한채 냉장고에서 묵어가고 있었는데, 레몬즙과 약간의 야채만 있으면 집에 있는 재료로 손쉽게 만들 수 있는 샐러드, 레몬 간장 드레싱 채소 샐러드도 눈에 띄었다. 정말 냉장고 속 재료들이 하나하나 살아나는 느낌이었다.

유부는 또 어떠한가? 조미 유부가 편해서 항상 조미유부로 초밥을 만들었더니 아이들 건강에는 안좋단 이야기가 있어 조미 안된 냉동 유부를 사다 두었는데 (양도 무지 많다.) 아이를 위한 요리책을 보고 만든 유부 초밥은 유부 조림장 양을 내가 조절을 잘못한건지 모르겠지만 너무 짜게 되어서 그대로 다 버리고, 그 다음부터는 시도할 엄두가 나지 않았다.

이 책에 나오는 채소 유부초밥은 조림장 자체가 부담없이 느껴져 유부를 태우지 않고도 맛있게 조릴 수 있을 거란 기대감을 심어준다.



어디 우리집 냉장고 뿐이랴. 가정마다 자신의 집에서 골칫거리로 여겨지던 그런 양념, 채소 짜투리, 고기 등을 맛있게 요리로 둔갑시켜낼 소중한 책이 바로 이 책이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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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난 아빠의 이상한 집짓기 마음똑똑 (책콩 그림책) 10
진우 비들 글, 김지안 그림 / 책과콩나무 / 2011년 5월
구판절판


상상 속 이야기에서나 존재할법한 반쪽짜리 집, 짓다 만 것 같은 이 집에 사는 준이와 아빠가 이 이야기의 주인공입니다.

반쯤 지어진 집이지만, 준이와 아빠, 그리고 고양이 강아지 모두 행복한 삶을 살고 있구요. 신기한 물건과 괴상한 구석이 잔뜩 있어서 숨바꼭질에 딱 적당한 이상한 집이기도 하지요.


아빠가 월급을 받아 먹거리 학용품, 치과에 갈돈을 빼놓고 모두 다 집 짓는데 쓰기 때문에 언젠가는 집이 완성될 예정입니다.

남들은 이상한 사람이라고 수군대는 우리 아빠, 가장 이상한 점은 절대로 화를 내지 않는 다는 점입니다.

살아가다보면 다른 사람 뿐 아니라 자식에게도 화낼일이 생기곤 하네요. 사랑하는 이에게 화를 내는게 사실 좋은 일은 아니지만, 아이에게 부드러운 말로만 응대한다는게 쉬운일이 아니거든요. 그런데 준이 아빠는 아이에게뿐 아니라 밖에서도 무시하고, 부려먹는 그런 못된 사람들에게조차 웃는 낯으로 대하곤 합니다. 준이까지 이상하게 생각할 정도로요.




"왜 아빠는 화를 내지 않아요?"

"준아 너도 가끔 친구들이 이상하다고 느낄때가 있지? 그거 왜 그런지 아니?"

"왜 그런데요"

"그건 네가 친구들하고 다르기 때문이야."



아빠는 화를 내는 대신 "남과 다름"을 인정하고, 망치를 들고 뚝딱뚝딱 집을 짓는다고 이야길 합니다.

남에게 화를 내기보다 차이를 인정하고 스스로 화를 삭이는 방법, 물론 화를 삭이는게 무조건 참기만 하는 것이면 속병이 들지도 모르지요.



책에는 준이네 집보다 크고 좋은 집에 사는 우주 아빠의 화 다스리는 방법도 나와 있답니다. 물론 화가 날때는 아무때나 버럭버럭 화를 내는 우주아빠긴 하지만요. 또 아빠는 준이에게도 화를 다스리는 방법을 찾아보라고 일러주지요.



화가나거나 기분이 나쁜 일이 있을때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투덜이였던 엄마는 궁시렁 궁시렁 무척이나 투덜거리기도 하구요. 어렸을 적엔 우선 푹 잠을 자기도 했답니다. 물론 자고 나서까지 기분이 썩 나아지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계속 고민하고 화내고 있는 것보단 낫더라구요.







아이들 뿐 아니라 어른들에게도 생각할 여지를 많이 주는 책이었어요.

모든 사람이 사소한 일로 화를 내고 얼굴을 붉히고 산다면 이 사회가 얼마나 살기 팍팍한 사회가 될까요?

준이아빠를 이상한 사람으로 보기보다, 마음이 너그러운 이해심 깊은 아빠로 보는게 옳을 것 같아요.

조금만 참고 넘어가면 모두가 즐거울 수 있는데, 다스려지지 않는 화를 폭발하고 나면 화의 대상이 아닌 사람까지도 기분이 나빠질 수 있잖아요.


아직 33개월인 우리 아이는 반쪽짜리 집이 영 이상한지 이리 보고 저리 보고 했답니다. 조금 어렵게 느껴질 수도 있겠지만, 우리 아이가 좋아하는 일은 요즘 무엇인지 아주 잘 알고 있기에 아이가 좋아하는 일을 많이 할 수 있게 도와주고는 있지요. 아직 어려서 스트레스도 없고, 화도 안낼거라 생각하지만, 화는 잘 안낼지 몰라도 스트레스는 분명 아이들에게도 존재한대요.

아기가 좀더 어렸을 적에 스트레스가 많은 아이들을 위해 두드리는 악기장난감이 필요하다는 글을 읽고 한참 웃었던 기억이 났는데, 그래도 종종 생각은 나더라구요 결국 아이의 스트레스 해소를 위해 드럼 장난감을 사주었었지요.



화를 잘 안낸다는 것, 그냥 꿍~ 하고 참고 넘어가는 것이 아니라, 상대에게 발산하지만 않을 뿐 스스로 시원하게 해결할 수 있는 그런 방법이 있으면 참 좋을 거예요.

별난 아빠의 이상한 집짓기처럼 말입니다.

작가가 자신의 아버지에게 바친다는 이 책은 어쩌면 어릴 적 아버지의 모습이 조금 반영된 그런 책이 아닐까도 싶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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