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도쿠 살인 사건 스도쿠 미스터리 1
셸리 프레이돈트 지음, 조영학 옮김 / 밀리언하우스 / 2011년 7월
절판


스도쿠 살인사건.



여름이라 그런지 유난히 더 추리소설, 심리 스릴러 물들이 많이 나오고 있다. 이 책은 제목에 벌써 살인사건이라는 이야기가 있어 나를 겁먹게 한 소설이었다.



스도쿠는 18세기 스위스의 수학자 레온하르트 오일러가 창안한 게임이 발전해 지금에 이르렀으며, 1984년 일본 잡지 <퍼즐 통신 니코리>가 붙인 수독 이라는 이름으로 2005년 이후 본격적으로 전 세계에 보급된 숫자 퍼즐이다. 다른 게임에 비해 상대적으로 잘 알려지지 않은 게임이라는 얘기다. -옮긴이의 말 중에서



스도쿠를 아직 한번도 해보지 않았으나 주위 이웃 중에는 스도쿠에 빠져든 이들이 꽤 많았다. 해보지는 않았지만 스도쿠 관련 책들이 꽤 인기를 끌고있는 것을 보며 두뇌개발에 좋겠다 막연히 생각만하고 있었다. 스도쿠와 관련된 추리소설이라 어떤 내용일까. 스도쿠를 몰라도 이해할 수 있을까? 걱정스러운 마음에 읽기 시작했는데, 소설은 나의 예상을 보기좋게 뒤엎어주었다. 살인사건의 마지막 현장에 스도쿠가 잠시 등장하기는 하나, 소설 전체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는 않았다.



분명 살인사건이 나오고, 주인공이 억울하게 살인용의자로 내몰리는 상황이지만, 사건은 아주 심각하게만 흘러가지는 않는다.

오히려 주인공의 고모인 프루던스 할머니의 집요한 중매서부터 마을 사람들과 서장과의 악연들이 시트콤처럼 펼쳐지면서 사건을 가벼운 터치로 좀더 밝은 분위기 속에 이끌어 간다. 추리소설을 좋아하기는 하지만 자극적이고 피 철철 흐르는 장르에는 좀 서먹한 감정이 있는 나로서는 이런 가벼운 터치의 "코지 미스터리"가 더욱 마음에 들었다. 예전에 읽었던 명탐정 홈즈걸 시리즈로 가벼운 느낌으로 편안하게 읽을 수 있는 미스터리 장르라 심한 마음의 부담감없이 읽을 수 있어 좋았는데, 그런 장르가 바로 코지 미스터리인가보다. 이번에 배웠다.



천재 수학자 케이트는 어느 날 어린 시절부터 존경해오고 벗으로 삼아온 퍼즐 박물관의 주인 애번데일 교수의 부름으로 고향으로 돌아온다. 그리고 얼마 후 교수가 참혹하게 살해를 당하고, 교수의 시신을 처음 발견한 케이트가 살해 용의자로 꼽힌다. 교수님 살해 당시에 풀고 있던 스도쿠가 아무래도 의심스러워 스도쿠를 풀기 위해 노력하는 케이트, 암호처럼 풀리지 않는 스도쿠에 갑갑하고, 흥미롭게 자신을 바라보는 마을 사람들의 시선과 냉철한 미쉘 서장, 그리고 처음부터 엇나가기만 한 박물관 비서 제니스까지.. 휘청휘청하는 박물관 재정과 함께 그녀에게 주어진 짐은 한도 끝도 없이 무겁기만 하다.



"편지는 필요 없어?"

케이트가 물었다. 다행이다. 해리가 범죄와 관련된 편지를 들고 돌아다니는게 마뜩잖았는데.

"예. 여기 담아놨어요."

아이가 자신의 관자놀이를 가리켰다. 케이트가 활짝 웃었다. 또 한 명의 영상 기억 보유자라니. 336p



케이트와 해리. 나이는 차이 나지만, 두 사람 모두 다 천재적인 두뇌를 갖고 있었고, 어릴 적 왕따를 당했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었다. 그리고 애번데일 교수의 극진한 관심과 보살핌으로 퍼즐을 통해 그들의 외로움을 달랠 수 있다는 공통점까지도 말이다. 심하게 꼬여서 사건이 미궁으로만 흘러갔다면 갑갑함을 견디기 힘들었을텐데.. 예상 외의 사건들까지 진행되면서도 케이트를 둘러싼 주변 사건들이 의외로 가벼운 터치로 진행되는 점이 읽는 내내 유쾌함을 잃지 않게 만들었다. 분명 살인사건이라는 심각한 주제를 다루고 있음에도 말이다.



저자는 이 책을 필두로 스도쿠와 죽음의 밤, 스도쿠 연쇄 살인사건 등의 시리즈를 내어 베스트셀러 작가로 자리를 잡았다 한다. 케이트라는 동일인물을 주인공으로 하나, 이후의 소설들은 좀더 스릴러 요소가 강하다 하니, 케이트가 어떤 일들을 새로이 겪게 될지 기대되는 후속편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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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스트 그렌스 형사 시리즈
안데슈 루슬룬드.버리에 헬스트럼 지음, 이승재 옮김 / 검은숲 / 2011년 8월
평점 :
절판


그는 성폭행범을 죽도록 싫어했다. 자신의 성적 쾌락을 위해 무력을 동원하는 변태 족속들, 그 중에서도 그가 혐오하는 부류는 어린 아이에게 그런 몹쓸짓을 하는 짐승같은 부류였다. 48p

 

읽어내릴 수록 참을 수 없는 분노를 일으킨 소설 비스트의 도입부분이었다. 최악의 어린이 성폭행 살인범 룬드를 호송하던 안데숀은 자신의 이런 감정을 참아내기도 힘든 상황에서 룬드에게서 개새끼 등의 욕을 먹으며 분노가 폭발하게 된다. 딱 내 심정이 그랬다. 극도로 성폭행범, 특히 어린 아이에 대한 천인 공노할 짓을 저지르는 짐승만도 못한 놈들에게 법은 너무 관대하다는 생각이 들곤한다.

 

가상의 공간에서도 쓰이지 않았으면 하는 이런 끔찍한 일들이.. 실제로도 일어나고 있는 사건들이라니.. 사실 머나먼 나라의 일이라고 생각할 수도 없는 것이 우리나라에서도 상상하기 힘들었던 사건들이 일어나지 않았던가. 어린 아이를 무참하게 짓밟고, 심지어 가혹한 방법으로 살인에 이르거나 반병신을 만드는 사람(?), 또 새로이 똑같은, 아니 그 이상의 범죄를 일으킬 소지가 있는 사람에게 법은 지나치게 관대하다. 누구를 위한 법인지 가끔 헷갈릴때가 있었다. 만인 평등이라 과연 그들의 목숨이 수많은 죄없는 어린 아이들의 목숨과 바꿀 수 있을 것인가..

 

어렸을적에 내가 들었던, 혹은 신문 등에서 접했던 사건들에 대한 공포는 요즘 일어나는 사회 범죄에 비하면 공포도 아닐 정도가 되었다. 이제 내가 아이 엄마가 되고 나니 그 범범자들에 대한 분노 게이지는 극을 달하고 있다. 비스트. 이 소설은 꽤나 많은 부분 담담한 문체로 씌여있지만 그럼에도 쉽게 끓어오르는 나는 화를 참아낼 수가 없었다.

 

수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목숨보다 귀한 딸을 무참히 성폭행하고 살해한 범죄자를 그냥 놔둘 것인가. 아니면 내 나름의 방법으로 그에게 복수를 할 것인가?" 라는 부분에 답을 못 내리고 망설였다고 한다. 상상하기도 싫지만 내게그런 일이 일어난다면 나라면.. 참을 수 없을 것 같다. 사람의 탈을 쓰고 짐승보다 못한 일을 저지르고 다니는 .. 물론 그를 죽인다고 프레드리크의 딸이 살아나는 것도 아니었으나 그는 그렇게 할 수 밖에 없었을 것이다. 모방범죄, 영웅 심리.. 그는 그런것을 염두에 두고 룬드를 처단한 것이 아니었다. 사랑했던 딸아이, 다시 찾을 수 없는 딸아이에 대한 깊은 사랑과 참을 수 없는 회한으로 자신의 앞으로의 남은 인생까지 포기해가면서 룬드를 쫓았던 것이다.

 

실제 어린아이때부터 여러차례 성폭행당했던 경험으로 범죄자가 되어버렸던, 그러나 지금은 바른 길로 되돌아온 저자, 출소자들의 또다른 갱생을 위해 사회운동을 벌이고 있는 헬스트럼과 국영방송 사회부 기자로 활동한 루슬룬드의 글이었기에 평범하지 않은 저자들의 이력이 너무나 생생한 범법의 세계를 그려내고 말았다. 있어서는 안될, 그러나 너무나 끔찍하게도 자행되고 있는 그런 범죄, 그리고 범법자들에 대한 개인적 복수가 과연 옳은 일인가 하는 화두를 던져주는 느낌이었지만.. 아이 부모가 되기 전의 사람이라면 좀더 객관적일 수 있겠지만.. 사랑하는 아이를 낳아본 사람이라면..절대로 참을 수 없는 분노임에, 프레드리크에 동감할 수 밖에 없음에 이의를 달지 못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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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탈진 음지 - 조정래 장편소설
조정래 지음 / 해냄 / 201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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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께서 책을 좋아하셔서 늘 아버지와 함께 책을 읽는데, 조정래 작가님의 책은 항상 아빠께 먼저 권해드리는 편이다. 이번 책도 먼저 읽어보셨기에 어떠셨냐고 여쭤보니 "늘 그렇듯 무척이나 글을 잘 쓰시지. 가난한 사람들의 애환이 그대로 드러날만큼, 그런 글을 잘쓰시는 분이지." 라고 말씀하셨다. 그 외에는 어떤 정보도 없이 읽어내려간 책이 바로 비탈진 음지였다.



40여년전의 무작정 상경 1세대의 이야기를 다룬 책, 농촌의 산업화로 인해 땅을 버리고, 도시로 흘러와 살아남기위해 버둥거려야했던 많은 이들의 눈물과 애환이 담겨있는 책, 전라도 말투가 하도 구수하게 살아있어서, 책을 읽는 내내 또한 놀라기도 했던 책. 글 속에 삶을, 그리고 한스러운 가난한 이들의 삶을 이렇게 잘 녹여낼 수 있는 능력은 아마 조정래 작가님만이 가진 능력이 아닐까 싶었다.



며칠만에 몸살에서 풀려난 복천은 코끝에 스멀거리는 묘한 냄새를 맡았다. 그것은 속을 뒤집는 역한 냄새였다. ...그건 서울만이 지니는 서울의 냄새였던 것이다. 그 후로 복천은 그 서울 냄새를 심심찮게 맡으며 오늘까지 살아오고 있었다. 목이 타들어가서 목소리가 나오지 않을 지경이 되어서도 물 한 그릇 얻어마시지 못한 오늘 오후 같은 때는 서울 냄새는 유난히 역하게 속을 뒤집는 것이었다. 162.163p



1973년에 발표한 중편 비탈진 음지를 거의 새로 쓰다시피해서 장편소설로 펴낸 책이 바로 동명의 제목인 이 책 장편 비탈진 음지다.

주인공인 복천 영감은 사랑하는 아내를 잃고, 동네 마을 사람의 소를 몰래 팔아 두 자녀와 함께 서울로 무작정 상경한 사람이었다. 어떻게 하겠다는 계획도 없이 상경한 서울 인심은 참으로 야박하기만 하다. 다행히 같은 지역 출신의 사람들을 만나 (말투만으로 반가움에 덥썩 손을 잡고팠을 그였고, 그리고 그렇게 만난 대부분은 그와 중요한 연분으로 자리잡았다.) 생활 터전에서부터 할일까지 여러모로 도움을 얻게 되지만, 모두가 가난한 사람들이었기에 열심히 살아가는 이웃들 역시 행복한 일 보다는 억울하고 힘든 일을 당하기 일쑤였다.

그 또한 여러 직업에 도전해보지만, 서울의 각박한 인심을 뚫고 살아남기란 너무나 힘든 일이었다.



뭐요? 아, 병 하나에 몇 푼 한다고 이렇게 피를 흘리면서까지 싸워요. 병 여섯개가 아니라 60개를 팔아보시오. 그 돈으로 이 핏값이 나오나. 그까짓 병 여섯갤 가지고 괜히.... 200p



이제나 저제나 복천영감의 행복한 결말을 기대하면서 안타까운 마음으로 읽어내려가건만, 소설 속 상황은 실제 상황과 크게 다를 바가 없었다. 볕이 들지 않는 비탈진 음지, 두 아들 딸을 어떻게든 고이 길러보고 싶은 (딸은 벌써 동생과 아버지를 위해 직업전선에 뛰어들었지만) 마음에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해 발버둥을 쳐보지만, 가난한 사람에게 돌아오는 건 부자들의 학대와 멸시, 그리고 같은 가난한 사람들조차 살아남기 위해 상대방을 괴롭히고 자신의 영역에서 몰아내는 핍박을 견뎌야하는 것 뿐이었다.



가난한것은 죄가 아닌데도 가난한 사람은 그리도 모진 설움과 학대를 벌로 받아야 하는 것이었다. 옛날자신이 그러했고, 지금 그 아가씨가 또 당하고 있었다. 247p



서울에서 만난 그나마 정이 되고픈 사람들, 그 인연들이 참으로 슬프게 풀리기만 한다. 어쩜 다들 이렇게 일이 꼬일까..

그의 카알 가아씨오. 소리를 듣고 반가움에 한걸음에 달려왔던 정 많던 식모 아이는 결국 부잣집 사람들의 농간에 의해 여자로써 겪어선 안될 일을 겪으며 인생의 저 나락으로 떨어지게 되었다. 똥낀 놈이 성낸다고 오히려, 그들을 전라도라 그렇다 몰아세우고 욕을 퍼부어대던 부잣집 안주인의 말이 맴을 돈다. 사람들이 이렇게 패악스러울 수 있구나. 그들이 겪는 수모가 이게 끝이 아니길 바래고 또 바래는데..



일찌감치 집 나간 큰 아들의 알려지지 않은 행보가 끝까지 불안한 궁금증을 남기면서, 복천영감네 볕들지 않는 슬픈 이야기는 막을 내리고 말았다.

휴가 기간내에 두 권의 책을 꾸려서 여행을 다녀왔는데, 차 안에서고 숙소에서고 내려놓을 수 없을 만큼 빠르게 몰입했던 책이었다. 작가님이 말해주고픈 대로, 가난이 그들의 죄가 아닐진대 학대와 설움을 끝없이 감당해야하는 과거의 그들은 우리가 아는 그 누구일수도 있고, 정도의 차가 있을지라도 우리 부모님, 혹은 또다른 친척의 모습일 수도 있었다. 수십년이 지난 지금도 가난의 고리를 못 끊고 있는 우리네 이웃들이 아직도 많이 존재하기에 이 책은 여전히 다시 읽혀져야 한다고 씌여 있었다. 모든게 아쉽고 힘들었던 시절, 요즘은 정말 물자나 뭐든 넘쳐나기에 아낌없이 헤프게 쓰는 아이들도 많고, 어른들 역시 그러기 일쑤였다.



버려지는 모든 것들, 가난한 우리 선조들, 그리고 이웃들에게는 너무나 아쉬운 물자일수 있었다.

콜라 한 모금의 비싼 가격이 아쉬워 수돗물을 얻으려했다가 그것도 얻어마시지 못하고, 결국 돈 주고 사먹는 수돗물로 목을 축여야하는 복천영감의 신세와 돈 한푼 못 받고, 헌 옷, 끼니 식사를 해결하는 것만으로 공짜 식모살이를 해야했던 식모 아이의 이야기들은 정말 그러던 때가 있었구나, 다시 읽어도 가슴 아픈 그런 이야기들일 수 밖에 없었다. 지금 그 가난을 조금 벗어났다 하더라도, 허리끈을 좀 동여메고 아끼고, 아쉽게 살아갈 수 있어야함을 다시 깨닫게 되는 그런 소설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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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마리 올챙이
가코 사토시 글.그림, 정은지 옮김 / 내인생의책 / 2011년 7월
품절


101마리란 숫자는 참으로 많은 숫자지요. 어려서부터 흔하게 귀에 익은 101마리 달마시안이 먼저 떠오르는 제목인데, 이 책 저자의 나라인 일본에서는 이 책을 읽고 자란 엄마들이 다시 아이들에게 읽어주는 책이라고 해요. 우리나라에도 올챙이그림책이라고 전집이 20년가까이 되어 오랜 세월 사랑을 받고 있듯, 이 책도 그러한가 봅니다.



개구리 알에서 수많은 올챙이가 태어나는데, 사실 한명 두명씩 아기를 낳는 사람과 달리 개구리는 한번에 너무 많은 알을 낳으니 다 챙기기도 힘들겠다 사랑이 부족하지는 않을까 그렇게 짧게 생각했어요. 물론 실제 개구리 생활을 해보지 않아 모르겠지만, 이 책에서는 개구리 엄마의 마음으로 들어가 아름다운 동화 한편을 완성해내었답니다. 동물의 세계에서 자식을 사랑하는 마음은 단 하나의 자식이든 101마리의 자식이든 어느쪽이나 소홀할 수없음을 보여주는 책이었죠.

탱글탱글 토실토실한 아기 올챙이가 세상에 101마리나 태어났네요.

아기들이 태어나자마자 안아주세요 배고파요 쭈쭈주세요 각자 다른 목소리로 보채는데도 엄마는 웃는 얼굴로 아이들을 달래어 바깥 나들이를 나갑니다.



어느 책에선가 쌍둥이 이야기가 나왔어요. 두 명 키우기도 너무나 버거워하는 우리 인간 형제에 빗대어 동물 형제들은 쌍둥이 마릿수가 엄청난데도 다들 너무나 예쁘고 사랑스럽다는 그런이야기였죠. 엄마 개구리 눈에도 올챙이들은 그렇게 보입니다. 신기한 것은요. 원래 올챙이, 개구리 등의 양서류 등 미끈미끈한 동물을 무척이나 싫어했던 저 역시 엄마 개구리의 눈으로 올챙이들을 바라보게 되었다는 점입니다. 정말 그림책 속 올챙이들이 하나같이 탱글탱글 토실토실 사랑스러운 아가들로 보이네요. 한껏 빠져들게 하는 그런 책이었죠.



귀여운 노래를 부르며 엄마를 따라가는 올챙이 무리들. 실제 개구리와 올챙이의 육아는 어떻게 이뤄질지 자꾸만 궁금해지는 엄마입니다. 그래도 우리네 인간사에 빗댄 개구리네 육아 일기도 재미나기만 하네요. 형제 자매가 두 명 세 명만 되어도 다투고 조르고, 엄마를 쉴틈없이 만드는데 101마리면 오죽할까요. 우와, 상상할수도 없어요. 역시나 욘석들 잠시도 쉬지않고 엄마에게 종알종알 요구 사항을 말합니다.



엄마는 아이들을 능숙하게 달래며 아이들을 줄을 세워 마릿수를 세어보죠. 단 한마리라도 엄마에게는 천금같은 자식이니까요.

1,2,3,4...

11,12,13,14..

21,22,23,24......

51,52,53,54.......



81,82,83,84....아, 힘들어 (정말 그렇겠어요)

97,98,99,100!

어머, 백한번째가 없어!

도대체 어딜 간거니!



엄마는 단 한마리의 막내 올챙이를 찾기 위해 수소문을 하며 돌아다닙니다.

그러다 꼼짝못할 위험에 빠지게 되었어요.


제발 부탁이에요

우리 아이를 찾아서

무사히 집에 돌려보낼 수만 있다면 저는 어떻게 돼도 괜찮아요

잠시만 찾아보게 해주세요.



엄마의 절절한 마음이 느껴져 코끝이 찡해졌답니다.

무서운 포식자 앞에서 자식을 구하기 위해 자신의 목숨은 아랑곳않는 숭고한 어머니의 모습이었으니까요.



아기 올챙이는 얼마나 무서웠을까요.

엄마 개구리는 얼마나 가슴아팠을까요.



자식에 대한 무한한 어머니의 사랑은 이루 말할수가 없는 것 같아요.

사실 오늘 아침에 슬픈 뉴스기사를 읽고 마음이 좋지 않았는데, 개구리와 올챙이 이야기, 그것도 해피엔딩으로 끝나는 이야기를 읽고 나니 조금은 위안이 되는 것 같아요. 소말리아 난민들이 극심한 기아와 기근으로 아이들을 데리고 이주를 하다가, 중간에 아이들이 죽게 되거나 위기가 닥치면 어느자식을 살릴지 선택을 해야한다는 것이었죠. 심지어 어떤 엄마는 죽은 아이를 묻을 땅조차 팔 수 없었다며 덤덤히 말했답니다. 살아있는 아이들을 살리기 위해 나의 힘을 써버릴 수가 없었다라면서요.



세상에 사랑은 여러가지 형태로 존재합니다. 하지만 어떻게 읽어도 가슴이 아프더라구요. 너무나 소중한 생명들인데 그렇게 보내야 하는 엄마 심정은 어땠을까요. 세상 모든 아이들에게 건강한 축복이 함께 했으면 좋겠다는 소박한 희망을 가져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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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트 스타 이모탈 시리즈 5
앨리슨 노엘 지음, 김은경 옮김 / 북폴리오 / 201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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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 표지에 화려한 꽃이 수놓였던 인상적인 표지의 에버모어, 꽤 두꺼웠던 그 책이 한권짜리 책이 아니라 6권 중 한권임을 알았을때 그 이후의 이야기가 몹시 궁금했던 기억이 난다. 그 이후의 블루문과 섀도우랜드까지.. 3권까지 읽었는데, 모르는 사이 4권이 나왔고, 이제 5권이 신간으로 나왔다. 4권을 읽지 못해 책을 읽으며 약간의 기억의 갭이 발생했지만 그 앞권들과의 연계성으로 어느 정도 줄거리를 꿰맞출 수 있었다.



에버의 소중한 친구였지만, 드리나의 친구로, 로만의 애인으로 자꾸만 그녀를 괴롭히는 인물들 곁에 붙어 에버를 괴롭게 만들었던 헤이븐, 그녀는 결국 에버와 적대적인 관계에 놓이고 말았다. 게다가 3권에서 에버와 데이먼의 사랑을 방해했던 운명적인 인물 주드 또한 끊임없이 그들 사이에 존재하게 되었고 말이다.



첫 권 에버모어에서 워낙 빨리 이야기가 진행되어 드리나의 죽음까지 이르렀기에 아니, 이 이후의 이야기는 도대체 어떻게 진행되려고 하나? 독자로서 걱정도 되었지만 새로운 갈등과 좀더 복잡해지는 사건들은 이모탈 시리즈만의 특징을 더욱 부각시켜주는 재미를 만들어냈다. 기존 뱀파이어물과 확연히 다른 존재인 이모탈, 불사자. 이탈리아 르네상스 시대이후로 600년 이상 세상을 살아온 데이먼은 혼자서 불사자가 되었지만 사랑하는 부모님을 잃었고, 또 사랑하는 천생연분 에버를 끊임없이 잃어야하는 가혹한 운명의 굴레에 처하기도 했다. 그 잔인한 굴레가 드디어 끊기나 싶었는데 같은 불사자가 되어 영원히 사랑만하며 살것같았던 에버와 데이먼 앞에 서로를 만질수도 사랑할수도없게 만드는 저주가 놓이기도 한다.



항상 뭔가가 데이먼과 내게 불리하게 작용했다.

항상 뭔가가 우리를 갈라놓았다.

항상 드리나가 날 죽이려했고, 로만이 날 속였으며, 주드가 의도적이든 그렇지 않든지 간에 나를 방해했다. 항상 뭔가가 데이먼과 나의 궁극적인 행복을 가로막았다. 도대체 어떤 이유가 있는지 알고 싶었다.

우주는 겉으로 보이는 것과 달리 무질서하지 않다.

모든 일에는 분명한 원인이 있다. 105p



600년동안 반복되어온 사랑, 한결같이 에버만을 바라온 데이먼이지만, 에버는 주드라는 또다른 연인의 환생과 더불어 모든 것이 혼란스러울 지경에 빠지는 일이 참으로 수두룩해진다. 사실 에버는 인간으로서는 10대의 어린 나이이기때문에 친구와의 갈등, 비밀 등에 민감하고 또 쉽게 반응하기도 한다. 그 일로 둘 사이에 몇번이나 위기가 찾아오기도 하고 말이다. 사랑하는 사람만을 아주 오랫동안 바라봐왔으나 그 사람의 믿음을 얻기 위해서는 계속 시련과 갈등을 극복해야한다는 것.



또 불사자 또한 죽음, 평범한 죽음이 아닌 영원히 아무것도 없는 암흑의 늪인 섀도우랜드로 떨어질 수 있다는 것, 그 모든 이야기들이 갑자기 머릿속에서 생생히 되살아나는 느낌이었다. 불사자가 되어 원하는 것을 언제든 손쉽게 얻을 수 있고 사랑하는 사람과 영원을 행복하게 살고 싶다라는 연인의 소망은 자꾸만 좌절되고 가로막혀진다. 그들 외에 또다른 불사자가 있고, 악의로 그들을 대하는 일부의 세력에 의해 자꾸만 농간질을 당하는 느낌이었다. 게다가 친구였던 헤이븐의 놀라운 변신은 내 눈쌀까지 찌푸리게 만들정도였고 말이다. 과연 그들이 친구이긴 했나 싶을 정도의 악의.헤이븐과 에버의 갈등이 최고조에 이르는 이야기가 바로 이번 편의 주된 골자였다.



손에 잡힐듯 잡히지 않는 행복, 안타까운 그 느낌은 책을 읽는 내내 계속 이어졌다. 두 연인은 마지막까지 그 행복의 끈을 찾는 것을 놓치지 않을 것이다.





1.에버모어 http://melaney.blog.me/50078266294

2.블루문 http://melaney.blog.me/50090644834

3.섀도우랜드 http://melaney.blog.me/50100403415

4.다크플레임

5. 나이트 스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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