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야 슈퍼 경찰차 삐요! (책 + 미니카 2개) - 큰덩치 자동차 꼬마 자동차
차보금 글, 혜경 그림 / 삼성출판사 / 200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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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아이가 정말 좋아하는 책 중 하나지요 장난감 디테일도 좋구요 잘 활용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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멍멍의사 선생님 - 3~8세 세계의 걸작 그림책 지크 44
배빗 콜 지음 / 보림 / 200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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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아이에게 읽어주었는데 너무 좋아하네요 멍멍의사선생님이 사람들을 진찰하는것도 재미나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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떡 하나 주면 안 잡아먹지 맹앤앵 그림책 14
윤재웅 지음, 윤의품 그림 / 맹앤앵 / 201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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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살 우리 아기에게 요즘 전래 동화를 조금씩 읽어주기 시작했습니다. 이 책은 전래동화는 아니지만, 작가분이 친숙한 전래 동화의 요소를 재미나게 빌려온 내용인지라 창작이기는 해도 전래동화의 느낌이 물씬 나네요. (해님달님에서 빌려온 내용인지라, 해님달님의 슬픈 내용을 해피엔딩으로 만들어 더욱 좋았어요. )그리고, 무엇보다도 그림이 신선해서 좋았다고 생각하며 작가가 누구지? 하고 설명을 찾아보니, 바로 글 작가분의 딸이 그림과 사진을 맡았네요. 그것도 지금 용인 외고에 재학중인 고등학생 신분으로 말입니다. 어려서부터 그림 그리기를 뭑 좋아했다고 해요. 여러 손재주도 많은 편이구요. 미래의 건축가가 되고 싶다는 바램을 갖고 있는 여고생의 작품이 그림책으로 멋지게 탄생되었답니다. 와우.

사실 이 책을 처음 읽기 전부터 동그란 양파를 반 잘라 배가 빵 터질 듯한 호랑이를 표현해 놓은 것이 너무나 인상 깊었어요. 아니 저걸 어째 하는 심정으로 바라보면서도 앙 다문 입 밖으로 풉~ 하고 웃음이 새어나오는 걸 막기가 힘들었답니다. 동그랗고 빵빵한 배가 양파와 정말 딱 맞아떨어져 신기하기 그지 없었으니까요. 아빠와 딸이 그림책을 함께 만드는 작업은 참 행복했을 것 같아요. 즐거운 것도 일이 되면 좀 식상해지기도 하지만, 참 예뻐보이는 일임에는 틀림이 없었네요 예전에 외국 작가의 그림책을 비슷한 사례로 만난 적이 있었는데 그땐 그림이었고 지금은 그림 외에 다양한 채소 등의 소품으로 만든 입체적 그림과 사진이라 더욱 새롭게 느껴졌답니다.

달 나라에 사는 찌코와 빠코는 엄마가 너무너무 보고 싶어서 엄마가 남긴 편지를 읽고 배고파 떡을 만들었습니다
엄마는 돈 벌러 푸른 지구별로 떠났는데 어린 남매 토끼는 너무나 엄마가 보고 싶었거든요. 엄마 설명대로 떡을 만들고, 남은 떡을 도시락 삼아 지구별로 떠났습니다. 밧줄을 타고 지구별로 내려왔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밧줄은 말린 파뿌리로 만든 것이었네요.
아이가 좋아하는 책 중에 "분홍토끼의 추석"이라는 책이 있어서, 달나라 토끼가 지구로 내려올때 구름 징검다리로 내려온다는 설정이 있었어요.
아이에게 이번에는 달나라 토끼들이 밧줄을 걸어서 내려오는 구나 하고 비교 설명해주었답니다.

우와, 버섯과 파슬리 등으로 멋진 숲이 완성되었는데 푸른 지구별에서 그만 호랑이를 만나고 말았어요.
호랑이가 떡 하나 주면 안 잡아먹지~ 하고 나타나 토끼들은 너무 무서워 떡을 하나 던져주었지요. 음, 어릴 적 봤던 그 동화가 생각나네요. 고개를 넘을때마다 떡장수 엄마의 떡을 빼앗아먹었던 나쁜 호랑이가 말입니다. 달나라 토끼들, 지구에 와서 고약한 인심의 호랑이를 만나게 되었네요.

오..그런데 이게 웬일일까요? 달나라 토끼들이 준 떡은 보통 떡이 아니었어요. 빨간 떡을 주니 호랑이가 조그맣게 변해버렸고, 다시 노란 떡을 주니 호랑이가 점점 커지게 되었답니다. 커다란 풍선처럼 변해서 하늘로 올라가는 호랑이.. 양파는 바로 그 빵빵한 배를 표현해주는 멋진 소재가 되어주지요. 그림을 보면 볼수록 여고생 작가의 작품이라는게 믿기지 않을 정도로 매력적이었어요 보고 또 보고 신기해서 또 보고 이렇게요.

찌코, 빠코가 지구별에서 호랑이를 만나 위험천만한 상황에 처하게 되었지만 덕분에 좋은 일도 생겼답니다. 찌코 빠코의 지구별 모험 이야기, 떡 하나 주면 안 잡아먹지 아이와 엄마 모두 즐거운 그림책으로 멋진 채소의 재탄생작품을 만나게 되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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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스터, 주인공이 되다! 날마다 그림책 (물고기 그림책) 8
멜라니 와트 글.그림, 김호정 옮김 / 책속물고기 / 2011년 10월
품절


아이에게 책을 종종 읽어주다보니, 아이가 좋아하는 레고 스티커를 덕지덕지 붙여놓고 말았네요. 꼬리표처럼 달아놓은 스티커랍니다.

제 아이디도 멜라니랍니다.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에 나온 조연 중 멜라니라는 캐릭터가 있었는데 원래 성격은 스칼렛처럼 좀 다혈질인 것 같은데, 좀 여성적이고 섬세한 성격의 멜라니가 마음에 들어서 아이디만이라도 멜라니로 해보았네요. 익숙한 이름이다보니 기억에 남았는데 바로 얼마전 재미나게 읽은 책이 바로 멜라니 와트의 "처음으로 친구를 사귄 날"이었어요. 그림도 글도 너무 재미있어서 인상 깊었는데, 그분의 두번째 책으로 체스터를 만나게 되었지요. 이 책의 저자분은 멜라니 와트입니다. 삑!



아니 누가 저자 이름에 엑스자를 그어놓고 자기 이름을 적어놓았군요. 그 이름은 체스터입니다. 빨간펜으로 아주 낙서 아닌 낙서를 해놓았어요.

표지부터 심상치 않은 체스터의 등장, 흐흐 체스터, 장난꾸러기 뚱땡이 고양이예요. 가필드 저리가라하는 몸매와 심술보를 갖고 있네요. 웬만한 그림책에 수상작인 경우 붙어 있을 위치까지 꼼꼼히 따져서 빈 공간을 만들어둔 것을 보면 참으로 치밀한 고양이 녀석이 아닐 수 없습니다.


사실 멜라니 와트가 쓰려고 했던 이야기는 생쥐에 대한 이야기였어요. 그런데 주인공이 되고 싶은 체스터가 자꾸 방해를 놓네요. 아니 이건 방해 정도가 아니예요. 교정 볼때 필요한 빨간펜을 들고 나와서 마구마구 훼방을 놓습니다. 주인공 생쥐를 비행기 태워 멀리 보내버리는 것은 물론이구요. 아예 생쥐 그림에 자기 그림을 덧그리고 이야기도 자기가 새로 쓰기 시작합니다. 허허 이 고양이, 작가로 데뷔하고 싶은 걸까요?

생쥐가 궁여지책으로 엄청 무서운 개를 데리고 왔음에도 체스터는 덩치로 카메라? 독자의 시야를 막아버립니다. 우와,정말 보통 아닌 배짱인걸요? 아예 책 밖으로 뛰쳐나오게 생겼어요. 우와, 그렇담 이거 참 곤란한데?



하하하.. 체스터가 자기 세상을 만들어놓고 아주 신이 나서 희희낙락하니 멜라니 와트도 비를 내려버리고 맙니다. 오호, 물에 빠진 생쥐 꼴이 되어버린 체스터예요. 감히 책에 있어서 신과 같은 힘을 자랑하는 작가에게 반항하는 배역이라니, 상상도 못해봤네요.

책을 마음대로 끝내고, 선을 그어서 못 넘어 오게 하고 대자로 누워버리기도 합니다. 작가가 흥분할 정도로 말입니다.

작가와 등장인물이 마음껏 싸우는 특이한 그림책..아이들이 흥분하면서 몰두할 그런 소재를 제공하고 있네요.

아직 어린 우리 아들은 응? 이게 무슨 이야기지? 하겠지만 조금만 더 커도 이 유머를 제대로 이해할 것 같아요.

100% 공감은 아니라도 캐릭터가 귀여운 고양이라 그런지 관심은 많이 갖더군요. 좀더 자라면 자기도 상상 속 이야기를 더 이어간다고 하지 않을까 싶어요.



체스터, 가필드 뒤를 이을 귀여운 고양이가 아닐까 싶습니다. 잊지 못할 거예요. 멜라니 와트 작가와 한바탕 한 고양이를 어찌 잊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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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모메 식당의 여자들 - 인생의 새로운 가능성을 찾아나선 여자들의 속깊은 이야기 키친앤소울 시리즈 Kitchen & Soul series 2
황희연 지음 / 예담 / 2011년 9월
품절


기대했던 것보다 더 재미있는 그런 책이었다.
영화 카모메 식당은 Life (부제, 카모메 식당 그들의 따뜻한 식탁, 라이프) 라는 요리 에세이를 읽으면서 처음 듣게 되었다. 그 후로 시간이 꽤 흘ㄹ렀는데 아직 영화를 보지 못했는데, 또 카모메 식당이라는 이름을 단 다른 책을 만나게 되었다. 이번에는 요리가 아닌 인생과 여행을 다룬 여자들의 에세이다.


영화 카모메 식당은 저마다 각자의 사연을 안고 있는 여자들이 핀란드에 있는 작은 식당에 모여 소박한 밥상을 차려놓고 대화를 나누는게 이야기의 전부라 한다. 저자도 영화 속 사치에처럼 동질감을 느낄 수 있는 여자들을 원없이 만나보고픈 마음에 핀란드 카모메 식당으로 날아가 인생의 전환기를 맞이한 그녀들과 속깊은 이야기를 나눠보고 싶었다 한다. 카모메 식당에 들렀어도 첫 날은 배가 불러 음식을 먹지 못했고 (사실 영화처럼 일본 요리를 파는 곳은 아니었다한다) 두번째에 방문했을때는 휴업 상태라 결국 여행을 하는 여성들과의 대화의 장을 열지 못했다 한다. 카페 우르술라에 들렀을때에야 비로소 그녀는 자신이 쓰고 싶은 책의 새로운 계획을 세우게 되었다. 내가 만든 가상의 식당 안에 내가 만나고 싶은 여자들을 직접 초대하는 것이다. 그리고 그녀들이 주문한 음식들을 심야식당의 주방장처럼 말없이 정성껏 내주는 것이다. 인생을 바꾸고 싶었고 한때 방황의 시기를 거치다가 이제는 뭔가 인생의 갈피를 잡아나간 여자들의 이야기를 최대한 편안한 자세로 들어보기로 했다. 31p



처음엔 좀 지나치게 작위적인 시도가 아닐까 싶었다. 하지만, 요즘 세상은 비단 책 뿐 아니라 어떤 상품, 어떤 일에든 스토리가 제대로 깃들어 있어야 주목을 받는 법이다. 인생의 전환기를 맞은 이야기라고 하는 것보다 뭔가 공통 분모를 갖추면서도 독자들의 관심을 확 이끌 무언가가 필요하다. 카모메 식당이라는 컨셉은 그래서 잘 들어맞았는지 모른다. 그리고 책을 읽다보니 무엇보다도 기대했던 것보다 훨씬 더 재미를 느낄 수 있었다.



우선 나오는 여성들은 크게 잘 알려지지는 않았더라도 다같이 인생의 큰 전환점을 맞이했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었다.

평범하게, 때로는 치열하고 잘 나가는 경쟁사회의 주역으로 자리하고 있다가 좋은 직장을 박차고 나와 세계 여행을 하기도 하고, 자기만의 새로운 시도(직업, 사업 등)를 시작하기도 한다.



간 밤에 편안히 잘 자고, 새벽에 갑자기 눈이 떠져서 읽기 시작했는데, 금새 읽히고, 다 못 읽은 부분들은 아기 밥 먹이면서 짬짬이 보는데도 금새 쏙쏙 눈에 들어올 정도였다. 참 열심히 사는 사람들이 많은데, 나는 인생을 허비하고 있는 건가? 잠깐 그런 생각도 들었다. 다양한 사람들이 나오다보니 관심사도 각각 다르고 (물론 하나같이 열정적이라는 공통점은 있다.) 그렇기에 조금이라도 자신과 공통점을 찾을만한 그런 사람이 있을 것이다.


9명의 다양한 여성들의 이야기 중에서 여섯번째 미노님의 사연과 일곱번째 이반디님의 사연이 인상깊었다.

미노의 이야기는 맨 첫 글이 아니었음에도 책을 처음 펼쳐들고 휘리릭 책장을 넘기다 갑자기 사연에 눈이 꽂혀서 가장 먼저 읽기 시작했고, 다시 처음부터 읽기 시작했을때 또 한번 읽어서 드물게 두번 읽은 사연이 되기도 했다. 방송작가에서 세계를 유랑하는 여행가로 변신한 사연이 참으로 독특했기 때문이었다. 얼마 전 읽은 여행 에세이 중에서 포항공대를 나와 전세계를 유랑하는 집시와 같은 삶을 사는 사람이 나왔는데 순간 그 사람이 아닌가 착각하기도 했다. 미노는 그녀는 아니었지만 그만큼 개성적인 인물이었다. 방송작가로도 잘 나갔지만 이 길이 아니다 싶어 다시 세계를 떠돌다 터키에서 자신에게 담뿍 반한 호텔 주인을 만나 240일을 눌러앉기도 하고, 한국에 잠시 돌아왔을때 그가 교통사고로 세상을 떠났다는 소식에 너무나 충격을 먹기도 했다. 그녀의 터키 여행에세이에는 그 사람에 대한 이야기가 담겨있다고 한다. 몇년 후의 새로운 여행에서 이번에는 황이라는 소울 메이트를 만나 갑자기 결혼 결심을 하고 싱글을 탈피하게 되었다 하였다. 자유 분방한 삶에 결혼은 족쇄처럼 느껴질 수도 있겠지만, 사랑에 있어서 그녀는 충분히 매력적인 그런 인물이 아니었을까 싶다. 여행지에서 운명의 남자들을 연달아 만난 그녀가 부러워서였는지 두번을 읽어도 지루하지 않은 사연이었다.


이반디의 이야기는 더욱 감회가 달랐다. 다른 어느 삶보다 나와 닮은 듯한 그녀의 이야기에 더욱 열심히 읽게 되었던 것 같다.

패션 디자이너에서 동화작가로 변신한 그녀였지만, 사실 패션 디자이너로서의 삶은 짧았고 전업주부로서의 삶이 길었다.

26, 이른 나이에 결혼해 아이가 생기다보니 자연스레 일을 멀리하게 되었지만 자아 성취를 하지 못하니 자꾸 우울증에 빠지더라는 그녀였다.

한의대 진학을 위해 열심히 공부해 전국 1.5%의 성적을 얻었지만 서울 권에는 합격이 어려웠고 지방은 응시조차 못하게 반대하는 신랑때문에 꿈을 접고 말았다. 육아가 힘들어도 아기를 돌보며 공부하는 삶이 즐거웠다 말하는 그녀였다. 한의대 진학을 포기하고, 이번에는 그림책 작가의 길을 모색하게 된다. 꽤 즐거운 시간이었지만 둘째 아이를 임신하고 육아를 하게 되고, 그 이후에 시아버지와 친정 어머니의 동시 암 투병으로 그녀의 삶은 두 분 모두를 간병하게 되는 힘겨운 시간이 되었다. 두 아이를 키우면서 매일같이 도시락을 싸들고 두 병원을 오가며 식사를 보살펴 드렸다. 얼마나 힘들었을까.



싱글일때 그녀는 머리를 질끈 동여매고 화장도 전혀 하지 않은 얼굴로 동네를 어슬렁거리는 아주머니들을 보면, 가끔 한심하다는 생각이 들곤했다. 나는 저렇게 살지 말아야지. 저렇게 자신의 가치를 낮추면서 살지는 말아야지 생각했다. 그들에겐 아무런 이야기도 없을 것 같았고, 아무 욕망도 없을 것 같았다. 하지만 이제 그녀는 그들에게도 이야기가 있다는 것을 안다. 그렇게 볼품없이 스쳐지나가는 아주머니들에게도 한때는 참 많은 꿈이 있었고 한때는 하고 싶은 일이 너무나도 많았다는 사실을 이제 겨우 알게 됐다. 192p



공감이 가면서도 적응이 안되는 것은 아주머니의 몰골(?)에 대한 부분이었다. 사실 나도 어느새 머리를 질끈 동여매고 민낯으로 돌아다니는 아주머니의 한 사람이 되어버렸기에..동생과 식구들에게 꽤 많은 지적을 받곤 한다. 나이도 젊은 사람이 왜 그러고 다니냐고, 살도 빼고 꾸미고 다니라고, 게을러 보인다고 (사실 게으른게맞다.) 꾸지람을 많이 듣는데 자각이 될 법도 한데 집에서 아이랑 있다보니 아직은 크게 스트레스를 받지 못했다. 하지만, 저렇게까지 보일 줄이야. 자신의 가치를 낮추는 모습이었다라.. 그 말에는 정말 작은 파문이 이는 것 같았다. 사실 이왕이면 다홍치마라고 정성껏 꾸민 사람이 더 성실해보이는 것은 맞는 말이겠지..



힘들었던 시절에 더욱 열심히 노력한 결과 그는 동화작가로 이제는 어느 정도 기틀이 잡혔다 한다. 모든 일을 마무리하고 새벽에 자신만의 비밀의 문을 여는 그 시간이 너무 즐거웠다 한다.

한 남자의 아내로, 애엄마로 지내는 그 시간이 너무 견디기 힘들었다는데, 그래서 자아 성취가 이뤄지는 지금이 좋다는데, 그녀와 스토리가 어느 정도 비슷하면서도 아직은 아기 엄마로 만족하는 나는 결과면에서는 조금 다른 인생을 살고 있는 것 같다.



공대를 다니다 1학기만에 고민 끝에 휴학하고 다시 수능을 봐서 이듬해 바로 대학과 전공을 바꾸게 되었다. 여러 갈래의 길을 선택할 수 있었는데, 예전처럼 서울에 있는 대학을 다니고 싶어 고집했고, 그 결과가 그렇게 마음에 들었는지는 모르겠다. 다만 둘다 안정적인 삶을 살 수 있는 과였기에 어느 길을 갔더라도 크게 후회는 하지 않았을 것이다. 엄마가 큰 병으로 편찮으셨을때만 그때의 내 선택을 몹시 후회했을뿐..

학창 시절 내내 내 꿈은 전업주부의 그것과는 거리가 멀었다. 그러나 대학생활을 하면서 꿈도 조금씩 사그라들고 현실적이 되었고, 30이 될 때까지 직장을 두 세 곳 정도 옮기기는 하였으나 오늘 그만두면 내일 다시 새일을 시작하는 식으로 단 하루의 휴식도 없었기에 (휴가 말고는) 참 빡빡하다는 삶이었다고 생각하였다. 그리고 결혼 직전의 1년간은 특히나 너무나 직장일이 힘든 시기였다. 몸도 힘들었지만 정신적 스트레스가 너무 심했다.박봉에 책임감만 많은 팀장 직을 맡았는데, 하필 첫 감사가 있을때여서 일년내내 자료를 만드느라 시간보내기도 바쁠차에 적은 인원으로 평소의 업무는 그대로 진행했어야 했으니 정말 힘들다 힘들다 그때만큼 힘든 기억이 없었다. 직장을 그만두고, 결혼과 동시에 지방으로 내려오면서 곧바로 일을 시작해야한다는 압박감에도 시달렸으나 집에서 쉬어보니 쫓기다시피한 일에서 떨어져있다는게 믿기지않을만큼 평화로웠다. 사실 바로 아이가 생겨 일을 더 생각못하기도 하였고 말이다. 슬프게도 아이가 금새 내곁을 떠나고 나니, 한동안 우울함에 아무것도 시작할 수가 없었다. 그리고 시간을 흘러보낸 후 지금의 아이가 생겼다. 아이를 낳고 키우면서 육아가 참으로 내 적성에 안 맞는다는 생각이 들었으나(정말 밤에 잠도 못자고 아기를 얼르고 보살핀다는 것이 내게는 고3 입시준비보다도 힘든 최초의 시련이었다. 이 세상 모든 어머니들이 존경스럽기만 하다.) 내 배로 낳은 아이가 이렇게 예쁘구나 하는 생각은 처음으로 느끼는 행복이었다. 부족해도 양가 부모님들의 많은 도움으로 아이를 키워내었고, 아이가 밤잠을 제대로 자기 시작한 돌 이후에서야 비로소 나를 돌아볼 시간이 시작되었다. 그때부터 내가 해오고 있는 것이 바로 책 읽기다. 하나에 빠져들면 금새 헤어나오지 못하는 성격이다보니 일년에 오백권의 책을 읽으며 많은 시간을 소모하고 있는데, 그래서 식구들은 그다지 나의 책 읽기를 달가워하지 않는다.



하지만 책이 없었다면 나도 좀 우울증에 걸렸을지 모를 일이다. 아이와 집에 온종일 같이 있는게 한없이 즐겁고 행복하기도 하지만, 심심하기는 했다. 아이 얼굴 보고 아이 책 읽어주고 아이 밥 먹이고 산책 가고, 그래도 뭔가 공허했다. 그 공허함을 메워주는 것이 바로 책이라는 공간이었다.

참 우습다. 9편의 인생이야기를 읽고 10번째 내 인생 이야기를 풀어내고 있으니 말이다. 누가 물어본 사람도 없는데..

주위 사람들은 왜 나더러 일을 시작하지 않냐고 한다. 아직은 아이를 키우고 싶어요 서툰 육아일지언정 아이를 누군가 다른 사람 손에 맡길 엄두가 나질 않는다. 밖에 나가 일하는 것이 더 즐겁고 손에 익은 일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아이가 나를 필요로 할때 언제든 손을 뻗어 안아줄 엄마로 기억되고 싶었다. 그러다 여자의 인생이 금방 흘러가고 금새 허무해지곤 한다기도 하는데.. 아직은 내가 그 허무를 못 느끼고 있는 건지..아니면 책이 주는 즐거움으로 그런 것을 느낄 새가 없는 건지..


아직은 막연하기만 하다. 뭐든.

같은 30대라도 이렇게 다른 삶을 살 수 있을까.

보수적이고 안정적인 삶을 중시하는 내게 그녀들의 삶은 정말 우여곡절도 많고, 세계를 누비는 삶은 몹시 신이 나 보이기도 했다. 그러면서 정작 용기가 없어 따라는 못할 것임에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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