꼬리 달린 두꺼비, 껌벅이 - 한국안데르센상 대상 수상작 생각숲 상상바다 1
김하은 글, 김준철 그림 / 해와나무 / 201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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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 책을 읽어주다보니 수상작품들에 더욱 관심을 기울이게 되었지요. 아이 그림책의 경우 수상작이 더 재미나고 교훈적이 내용이 많다는것을 알게 되었거든요. 이 책은 한국안데르센상 대상 수상작이라 처음 관심을 갖게 된 책이었어요. 그리고 책을 아이에게 읽어주며 놀랐던 점이 제법 글밥도 많고, 내용이 무척이나 깊고 풍부하다는 점이었답니다. 액자식 구성이라고 할까요? 책 속에 책, 그러니까 이야기 속에 또다른 이야기가 있는 재미난 구조랍니다.

껌벅이는 다른 두꺼비 친구들과 달리 꼬리가 사라지지 않았어요 늦된 두꺼비라고 할까요?
처음엔 그래서 놀림도 받고 무시도 당했지만 껌벅이가 재미난 이야기꾼이라는 소문이 나기 시작하자 더이상 껌벅이의 꼬리는 놀림 대상이 되지 않습니다.
우리 아이도 다른 것보다도 말이 좀 느린 편이었어요 엄마 등의 기초적인 단어는 일찍 말하고 그 다음에는 말을 하지 않아서 걱정아닌 걱정을 하기도 했는데 조금 늦긴 했지만 말을 하기 시작하니 문장으로 말하기 시작하고, 이제는 너무 말이 많다 싶을 정도로 청산유수가 되었답니다.
친구네 아이가 우리 아이보다 10개월 빠른데 말을 못해서 걱정을 하더라구요. 언제고 되겠지 하는 느긋한 마음이기는 했지만 친구는 걱정을 하더라구요. 음, 언젠가 그런 책을 읽은 적이 있었어요. 말이 유난히 늦게 시작된 작가의 이야기가 담겨 있었지요.
어릴 적 말은 늦게 시작했지만 나중에는 누구보다도 많은 이야기를 하는 사람이 되어 이렇게 동화책 작가가 되었다는 작가 소개가 인상 깊었답니다. 마치 껌벅이를 보는 것 같았어요.

껌벅이의 이야기 속에는 반쪽이 등의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전래동화 이야기도 있구요 (책에서는 껌벅이가 지어낸 이야기라고 나와요 사람들이 껌벅이 이야기를 듣고 개작한 거라고 꾸며내었지요.) 처음 듣지만 그 재치에 놀라게 되는 재미난 이야기들도 나오지요. 아이 그림책이었는데도 정말 심오한 생각을 하게 해서 엄마도 놀라워하며 읽은 책이었답니다.

껌벅이는 이야기를 많이 들려주며 행복했지만 시간이 지나도 꼬리는 사라지지 않고 남았어요.
그리고 이야기를 좋아하는 두꺼비들조차, 짝짓기 때가 되면 껌벅이가 아닌 다른 두꺼비들에게 가버려서 껌벅이는 한번도 아빠가 되지 못한 아픔도 겪었답니다.

세월이 흐르고 껌벅이 주위의 친구들, 그 손자들까지 모두들 사라지고 없는 그때에도 껌벅이만이 남게 되었어요
나중에는 죽지도 않고 남은 자신을 원망하며 이야기를 만들지 않자 껌벅이의 이야기에 목마른 동물친구들이 껌벅이 이야기를 들으려 노력하게 되었구요. 그리고 시간이 많이 흘러 다시 짝짓기 대 행렬을 따라 내려오니 너무나 크게 변화한 저수지 모습에 놀라게 되었어요.
사람들이 마구 저수지를 오염시키고 근처에 큰 빌딩들을 지어서 동물들의 살 터전을 엉망으로 해놓은 거였답니다.

차도 너무 쌩쌩 달리고 돌아갈 엄두가 나지 않는 두꺼비 떼 앞에 껌벅이가 나서서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껌벅이의 이야기는 참으로 놀라운 힘을 갖고 있어요.
사람들이 절대 훼손할 수 없는 그런 힘을 말이지요.
자연환경이 우리만의 것인양 마구 개발하고 훼손해서 많은 동물들의 살 터전을 망쳐놓고 있는 것 같아 안타까워요.
인터넷 뉴스로도 들리는 멧돼지들이 주택가까지 들어와 담을 넘게 된 것도 그들이 먹을 거리도 살 터전도 더이상 없어서 일어난일이 아니었을까 싶네요. 물론 사람들이 다칠까 염려스러운게 먼저긴 했지만요. 다같이 공존해 살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하도록 이기적인인간들만의 무분별한 개발은 사라져야할것같아요.
껌벅이의 이야기로 아이뿐 아니라 엄마까지도 생각해보게 되는 그런 시간이 되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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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의 여행 가방 비룡소 창작그림책 32
선현경 글.그림 / 비룡소 / 2008년 6월
품절


아이 책을 사주러 인터넷 서점 등의 유아 책 베스트셀러 등을 검색하다보니 이모의 결혼식이라는 책이 눈에 띄더군요. 안 그래도 여동생이 결혼을 아직 안하고 있어서, 그 책을 사줘볼까 했다가, 아이가 이모는 왜 결혼 안해? 라고 안 그래도 결혼이 더뎌지는 여동생 가슴에 비수를 꽂지는 않을까 싶어 동생 결혼 이후로 책 사기를 미루고 있었어요. 그러다 읽게 된 엄마의 여행 가방, 글과 그림이 너무 좋아 작가 소개를 다시 읽어보니 이모의 결혼식의 작가 작품이더군요.



아이와 부부, 이렇게 세 가족이 오손도손 멕시코에 다녀온 여행기가 그림책으로 완성이 되었어요.

엄마 아빠가 여행을 무척 좋아하나봐요 신혼여행도 1년이나 다녀와서 책으로 만들기까지 하였다네요. 멕시코 민박집에서 할아버지, 할머니와 깊이 정이 들어버린 아이의 이야기로 시작이 됩니다. 그림이 하도 정감있고 자세해서 보는 맛이 더해졌어요. 정말 마치 그 곳에 있는 듯한 기분과 화려한 색감에 아이들 눈을 쏙 고정시켜버리는 효과까지두요.


멕시코의 마지막 날 가족은 멋진 결심을 합니다.

우리는 오늘,

마지막으로 밤이 샐때까지 멕시코 거리를

걸어다니기로 했어요.

날을 샌다는 것 자체가 틀을 깨는 느낌이라 신선한데, 타지에서 밤새 길을 걸으며 어떤 생각이 들었을까요? 하고 기대감에 부풀어 다음 이야기를 접하니

"으악! 내 가방. 내 분홍색 가방 못 봤어?"

라는 엄마의 비명이 더해져 그날의 계획의 무산되고 말았지요. 여권 및 중요 물품이 다 들어있는 그런 가방이라는데 말이예요.

여행을 나가면 정말 여권이 너무나 중요하지요. 여권을 잃어버려본적은 없지만 혹시나 잃어버릴까봐 노심초사하면서 사진도 따로 준비해가고 그러긴 했는데 막상 잃어버리게 되면 얼마나 당황스러울까요. 사실 저도 덜렁대는 성격인지라 여권 등의 중요 물건은 되도록 신랑에게 맡기는 편이예요 깜빡깜빡 건망증도 심하고 덜렁대기도 하고.. 꼼꼼한 신랑이 저보다 중요물건은 더 잘 챙기는 것 같아요.


민박집에 도로 돌아와 밤을 보내고 다음 날 다시 가방을 찾아다니기로 했는데 주인집 콘치따 할머니는 아이에게 걱정 인형이 든 상자를 보여줍니다.

걱정이나 소원을 이야기하고 베개 밑에 넣어두고 자면 자는 동안 인형들이 내 걱정들을 다 가져가고 소원을 들어준대요.

와.정말 좋은 인형 같아요 우리나라에도 모 보험회사에서 걱정인형을 홍보하면서 마케팅하는 것을 보았는데 원래 멕시코 등지에서 있던 문화풍습인가봅니다.



아이를 달래는 할머니 너머로 거실에서는 걱정스러운 엄마 아빠가 전화로 여기저기 알아보는 모습이 보여요. 정말 사실감 있는 동화였답니다.

그리고 가방을 찾아 어제 다녀본 곳들을 다시 다녀보기로 하는데 화가 프리다 칼로의 집, 디에고 리베라 아저씨 집부터 시작해 각종 가게들, 그리고 막대사과를 사먹었던 시장까지.. 무덤들이 있는 곳도 가고 점심을 먹었던 바로 그 식당까지 갔어요


가방을 찾지 못하면 고양이들도 못 만나고 파티도 못하고 한국에도 못 돌아오는데 어떻게 될까요? 음 사실 가방을 못 찾았더라도 여권을 다시 발급받아서 (시간은 걸리겠지만) 돌아오는 방안을 모색할 수 있었겠지요. 어쨌거나 가족에게는 반가운 소식이 기다리고 있었어요. 정말 아이와 함께 눈으로 하는 그림 여행이 이렇게 즐거울지 몰랐어요. 직접 여행을 다녀온듯한 생생한 그림이 사진보다도 훨씬 더 잘 와닿았구요 아이도 눈을 빛내며 보더라구요. 아이와 해외여행이라곤 딱 한 군데밖에 못 가봤는데 아이가 세살 때 다녀온 곳이라 잘은 기억을 못할 것 같아요. 앞으로는 좀더 많은 기회가 주어지겠지요. 해외에 나가서도 우리나라 못지않게 재미나게 누비고 다닌 아이의 경험담, 민박집 주인 할머니 할아버지와도 스스럼없이 잘 어울린 주인공 아이의 이야기가 무척이나 감칠맛 나는 재미난 여행그림책이 되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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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희재 감동 한국사 5 : 조선 중기에서 대한제국 성립까지 - 아침의 해 돋는 나라 이희재 감동 한국사 5
이희재 지음, 오정현 감수, 유호선 정보 집필 / 미래엔아이세움 / 2011년 9월
절판


지금 누가 나더러 국사책을 다시 보라고 한다면 다시 펼쳐들 수 있을까 싶은데, 학습 만화라 그런지 전혀 그런 부담없이 재미나게 읽을 수 있었다. 가까이 사는 친구 하나도 아이 유치원 보내고 나서 얼마전부터 영어 학원에 다니기 시작했는데, 대학때 억지로 다니던 학원이 아닌, 자발적으로 시작한 학원이다보니 오랜만에 하는 공부가 재미있더란다. 흥미가 있다면 학습도 지루하지 않을 수 있다는 이야기다. 이 책 이희재 감동 한국사가 그랬다

전권 5권으로 되어있고, 완간편인 5권이 바로 조선 중기에서 대한 제국 성립에 이르기까지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사실 영정조 시대를 제외하고, 대부분의 내용이 세도정치니 각종 외세의 침략이니 해서 어두운 역사가 많아 국사 공부를 할때도 마음 한켠이 찝찝하고 답답해지는 부분이었다. 상상하기도 싫은 일제 치하부터 시작해 말이다. 기억하고 싶지 않은 부분이다보니 대원군과 명성황후에 대한 많은 이야기를 듣고 배우고 또 새로이 접하게 되면서도 자꾸 몸과 마음이 거부하는 느낌이 들었다. 머릿속으로 들어오는 지식을 자꾸 밀어내려 한달까?
조선이 일제의 손에 넘어가지 않았으면 좋았을 여러 상황을 자꾸 재검토해보게 된다.
그래서 재미나게 배우던 국사 공부가 세도정치, 구한말, 일제 치하 등의 어두운 일면을 배울 적에는 흥미가 급격히 떨어졌는데, 만화로 다시 보면서 학창시절의 기억이 새록새록 떠오르면서도 거부감이 적게 드는 것이 정말 신기했다.

학생들도 그렇지 않을까?
코스트코 등의 마트에 가보면 자리를 잡고 열심히 학습만화 삼매경에 빠진 아이들을 볼 수가 있다. 아이세움에서 나온 학습만화만도 정말 종류가 무궁무진해 (거의 과목별이다 싶을 정도로) 놀라웠는데, 가장 적용하기 좋은 학습만화의 장르는 바로 국사와 세계사 등 암기할 거리가 너무나 많은 역사 파트가 아닐까 싶었다. 아무리 많은 지명과 인명, 그리고 다양한 내용이 전개되어도 만화로 다뤄지니 너무나 흥미롭게 펼쳐진다. 교과서 펴기 싫은 아이들도 만화책이라면 거뜬히 달려들지 않는가. 이 책이 그러했다.

게다가 만화체가 어디서 많이 본 그림이다 했더니 나의 라임오렌지 나무를 그린 작가분이시란다. 이희재님, 이름은 미처 기억하지 못했는데 어릴적 봤던 보물섬에서 악동이와 나의 라임오렌지 나무를 열심히 만났던 기억은 분명 남아 있었다. 그 분의 역사만화를 어른이 되어, 부모가 되어 다시 보고 있으니 참으로 감개무량하다. 알고보니 이문열의 삼국지를 만화로 그려낸 분도 바로 이희재님이셨다. 역사적 인물들과 궁합이 잘 맞는 생생한 만화그림이라 그렇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부정부패한 양반들덕에 너무나 짓밟혔던 민초들이 들고 일어날 수 밖에 없었던 역사적 상황들이 만화로 잘 묘사되어 있으니 더욱 생생히 와 닿았다. 책으로 만나는 간단한 말들은 기억에 잘 남지 않았는데 (역사적 사건의 서술에 지나지 않으니) 만화로 스토리를 담아 이야기하니 장면도 기억하기 쉽고, 여러 제도와 정황 등을 시기별로 기억하는데 만화와 스토리만한 것이 없는 듯 하였다.
박세당이 벼슬을 버리고 농촌으로 들어가 40년을 보내며 직접 농작물, 약초재배 등의 다양한 농민의 실생활 경험을 지식을 다룬 책으로 집필해 낸것이 박세당의 색경이었다. 박세당의 색경, 유형원의 반계수록, 그리고 그에 관한 짧은 지식 등으로 줄줄 암송했던 지식들은 지금은 거의 희미한 기억이 되고 말았는데 양반이 직접 농사를 짓고 종자 처리법 등을 배우는 과정을 만화로 표현해내니 무척 인상깊게 기억되는 듯 하였다.

외척에 의해 삼정(군정, 전정, 환곡)이 문란해진 순조 때 유배지인 전라도 강진에 내려가있던 정약용은 애를 끊는 백성들의 찢기는 고통을 시로 남기기도 했다. 갓난아기마저 군적에 올리자 화를 이기지 못한 아이 아버지가 칼을 들고 자신의 생식기를 잘라버리고 만 것이었다. 세도가들의 권세를 등에 업은 양반들의 횡포는 도를 넘어서고 있었다.

교과서 밖에나 수록될 다양한 일화등을 만화와 더불어 읽게 되니 더욱 인상깊게 기억할 수 밖에 없는 듯 하다.
나중에 아이가 역사 공부를 본격적으로 하기 전에도 학습만화를 통한 재미난 국사 기억하기를 자연스럽게 노출하기 시작하면 국사를 배울 적에 공부하는 부담감이 한결 덜해질거란 기대감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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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탐정 과학 수사 파일 4 : 아이돌 스타의 비밀 - 과학 심리 추리 동화 명탐정 과학 수사 파일 4
황문숙 지음, 김이랑 그림, 정윤경 감수 / 미래엔아이세움 / 2011년 10월
절판


11세의 두 꼬마 탐정이 주인공이 되어 사건을 해결해나가는 이야기. 명탐정 과학 수사파일의 네번째 이야기는 아이들이 너무나 좋아하는 아이돌 스타에 대한 이야기였다. 심리 탐정 한마음군과 과학탐정 이지성양, 몇편의 사건 해결을 계기로 서로 아는 사이가 되었는데, 그래서 지성의 이모할머니는 심심해할 지성이를 위해, 또 집에서 홀로 있을 안타까운 한마음을 위해 자주 한마음을 집으로 초대하게 되었다. 둘은 만나면 티격태격하지만 사건을 해결할때만큼은 찰떡 궁합을 자랑한다.

지성이의 옆학교인 세움중학교에 너무나 예쁜 아이돌 이예린이 전학을 왔다는 소문에 아이돌을 만나고픈 한마음은 지성이네 학교에 놀러가고 싶다고 하였다. 미인을 봐도 황금비율을 이야기하면서 과학적으로 분석하는 이지성, 역시 냉철해도 냉철해도 이럴 수 있을까 싶을 정도. 보통은 남자들이 냉정하지 않을까 싶은데 이지성은 자기가 좋아하는 과학실험 분야 외에는 도통 관심이 없다. 이예린을 조금이라도 더 가까이 보고 싶어서 학교 소개를 해달라고는 했는데, 아주 딱 정면으로 맞닥뜨리게 될 줄은 몰랐다. 사립 초등학교라 시설 수준이 남달랐던 지성이네 학교에서 쓰레기 처리장은 단순 시설이 아닌 쓰레기를 태워서 전기를 만들어내는 작은 발전소였다. 그런 소개를 받고 있던 와중, 흐느껴 우는 이예린과 두 아이가 만나게 된 것이다. 두 아이를 보더니 갑자기 돌변한 이예린은 마치 불량학생처럼 돈 있냐고 물은 뒤 빵을 사오라고 한다. 한마음은 허겁지겁 명령에 응하고, 이지성은 그런 이예린과 한마음이 영 마땅찮았다.

놀랄 정도로 무섭게 먹어대던 이예린은 아무일 없다는 양 돌아가면서 만원을 다시 돌려줄테니 다음날 같은 곳에서 만나자고 이야기하였다.
그 다음날 이지성과 한마음이 다시 찾아간 그곳에는 시체처럼 쓰러져있던 응급상황의 이예린만이 있었다. 너무 놀라 우선 병원으로 후송하고, 이예린이 그렇게 되기까지의 사건 수사가 시작되었다.

아이돌이지만, 백수면서 딸을 팔다시피해 돈을 흥청망청 쓰는 아버지와 우울증을 앓고 있어 보호해주기 어려운 엄마 밑에서 이예린도 나름대로 많은 고생을 하고 있었다. 책에서는 수사 과정에 등장하는 과학적 분석 외에도 아이돌이라는 특정 아이콘을 등장시켜서 아이들이 바라보는 브라운 관 속의 멋진 모습 이면에 담긴 이야기를 들려주고 싶었을 것이다. 부잣집에서 뚝 떨어진 아이돌도 있겠지만 많은 아이들이 실제로 어려운 환경 속에서 부단한 노력 끝에 스타로 자리매김 하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스타의 자리를 유지하기 위해 그들이 감내해야하는 고통이 참으로 크다는 것을.. 나이어린데도 제대로 밥도 못 먹고, 잠도 못 자고, 학교 교육도 못 받고, 노동력을 착취당하고 (더 심한 일도 많이 겪지만 아이들 책이라 그런 부분은 등장하지 않는다.) 생명과도 같은 체중을 불리지 않기 위해 건강을 위협하는 다이어트도 서슴지 않는다.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현재는 잠시뿐, 그들이 그 위치에 있기까지가 얼마나 피곤하고 험난한 길인지를 잘 보여주는 소설이라 할 수 있었다.

아이들 책이고, 어느 정도 예상은 하게 된 아이돌 스타의 이야기였지만 그래도 참 재미나게 읽었다. 게다가 이예린을 그렇게 만들만한 사람들이 너무나 많아서 지금의 매니저, 전 매니저, 이예린을 대놓고 위협하는 아버지, 우울증에 시달리는 엄마 등등 누가 그녀를 쓰러지게 한 범인인지 도통 감을 잡을 수 없었다. 그때 꼬마 탐정들이 어른들이 난항을 겪은 문제들을 속시원히 해결해주었다. 이번에는 아버지 한말단 형사가 아닌 이수철 형사와 함께 사건을 맡았지만 말이다.

주위에서 쉽게 만날 수 있고 접할 수 있는 것이 잘못 이용하면 생명에 치명적인 위협을 가할 수 있음을 다시금 깨닫게 해준, 그런 소설이었다. 실제 이예린처럼 하는 위험천만한 학생들은 없기를 바라며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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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 집의 살인 집의 살인 시리즈 1
우타노 쇼고 지음, 박재현 옮김 / 폴라북스(현대문학) / 2011년 10월
평점 :
절판


어릴적에는 추리소설이라 하면 애거서 크리스티 등의 서양 작가밖에 몰랐고, 크게 좋아하지 않았던 장르였는데 어른이 되어 다시 시작한 책읽기 중에 유독 독보적으로 보이는 장르가 바로 일본 미스터리였다. 혼자서 책 읽기에 몰두했다면 아마 몰랐을, 대중의 인기를 많은 북까페 등 활동을 하다보니 일본 미스터리가 참으로 대중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어쩌면 매니아들의 열렬한 지지인지 모르겠지만, 어쨌거나 작가의 이름만으로도 많은 독가를 설레게 하는 이들이 있는 그런 곳임을 알게 되었다. 그렇게 나도 조금씩 일본 작가들의 미스터리를 읽다보니 새로운 세계에 빠져드는 느낌을 받을 수 있었다. 탄탄하고 새로운 구성 등으로 이야기를 이끌어가서 읽는 재미가 참으로 톡톡한 그런 맛을 주는 작가들이 많았다.
 
그 중 우타노 쇼고라는 이름의 작가가 있었다. 벚꽃 지는 계절에 그대를 그리워하네, 제목이 무척 길지만 꽤 많은 사람들이 이야기를 한 작품이라 작가와 작품 이름만 기억을 하고, 여태 못 읽어보고 있었다. 그 작품으로 일본 추리작가 협회상과 본격 미스터리 대상을 받았다하는데, 그 우타노 쇼고의 데뷔작이 바로 이 <긴집의 살인>이란다.
 
작가의 유명한 베스트셀러를 먼저 읽기보다 이렇게 데뷔작보다 읽어보는 것도 참 괜찮은 것 같았다. 일본 아마존 독자 서평중에서도 지금의 우타노 쇼고를 있게 한 작품, 쾌조의 스타트, 우타노 쇼고를 처음 읽는 사람에게 단연 이 책을 추천한다. 라는 평이 있었다.
 
5인조 학생밴드 메이플 리드는 졸업을 앞두고 마지막 공연 연습을 위해 게미니 하우스를 찾았다. 그 곳에서도 여전히 독설을 내뿜는 까칠한 도고시.
합숙 첫날밤, 졸리다며 먼저 자러 간 도고시가 사라지고, 다음 날 그가 묵었던 방에서 시체로 발견되었다. 80kg의 그가 감쪽같이 사라졌다가 시체로 자신의 방에서 발견된 것이다. 분명 방에는 도고시도 짐도 없었는데..
경찰은 80kg의 그를 단시간내에 옮길 힘이 없는 학생들을 배제하고 (다들 그를 살해할 시간과 명분이 없었다. 서로가 서로에게 알리바이가 되는 상황), 학생운동 등으로 인해 전과 경험이 있는 게미니 하우스의 힘있는 주인을 의심해 물고 늘어진다.
 
끈을 이용한 교살, 시체와 짐이 사라진다. - 우연이라 해도 너무 닮았다. 굳이 차이를 말하자면 도고시의 경우에는 살해당한 후 시체 발견까지 하루 가까이 걸렸지만, 미타니의 경우에는 30분 이내로 짧았다는 점이다. 192p
 
그리고 몇달 후 끔찍한 기억을 아로새긴채 멤버들은 마지막 공연을 하게 되고, 그 속에서 마리, 유일한 여성 멤버가 똑같은 방법으로 살해당했다.
 
점성술 살인작가의 작가 시마다 소지가 미스터리 역사상 길이 남을만한 대담한 아이디어, 미스터리의 원점이다 라고 평했던 작품이 바로 이 책이었다. 책을 읽으면서도 그 점에 주목을 하면서 읽었다. 사실 미스터리라는게 알고 보면 별 일이 아닐 수 있지만, 해결방안을 들었을때의 일이고, 그 전까지는 도저히 그 밀실 사건을 해결하지 못해 끙끙대기 일쑤였다. 물론 심증은 간다. 하지만 그가 왜? 어떻게? 그런 일을? 하는데서는 말문이 막히고 말았다. 그리고 마리는 왜? 라는 대목에서도 말이다.
 
경찰도 풀지 못하고 친구들도 난항을 겪는 이 문제를 의외의 해결사가 등장해 속시원히 해결해준다.
또다른 멤버이자 천재적 능력을 갖췄으나 어느날 갑자기 탈퇴하고 떠났던 또다른 멤버 시나노가 등장한 것이었다. 스스로 자신을 천재형이라 부르는 그는 정말 절묘한 그 트릭을 손쉽게 알아내고 100% 확증이 생길때까지 숨겨두었다가, 속시원히 풀어내주었다.
책의 곳곳에 정말 오해를 할만한 부분들이 많아서, 처음부터 나는 엉뚱한 상상을 하고 있었는데, 그 원인과 동기가 동시에 풀어졌다.
여기저기 독자들을 혼란스럽게 만들 장치를 해놓은 작가가 참으로 대단해보였다. 그것도 데뷔작이라는데 말이다.
옮긴이의 말을 인용하자면 이렇다.
 우타노 쇼고의 작품을 읽으며 놀라웠던 것은 질리지 않는다는 점이었다.어느 작가의 작품을 읽고 매혹당하고 그의 다른 작품을 찾아 읽는 가운데 내가 느끼는 것은 늘 식상하다는 감각이었다. 그런데 우타노 쇼고의 작품 세계는 변화무쌍하고 과감한 반전과 블랙코미디를 보는 듯한 유머감각이 싫지않다. 325.326p
추리 소설뿐 아니라 다작을 하거나 비슷한 소설을 쓰는 작가의 작품을 읽다보면 특정 작가의 경우, 몇편 읽지 않아도 나중에는 쉽게 결말을 예상하거나 흐름을 짐작할 수 있어 식상해지는 느낌을 받기도 한다. 그런데 우타노 쇼고는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그가 처음 추리소설을 쓰고 싶다고 시마다 소지앞에 나타났을 적에도 그 흔한 습작 경험 하나 없이 나타났다 한다. 우타노 쇼고는 작품 속 시나노처럼 천재는 아니나 천재형인 사람일지 모른다.
나는 반대로 천재형이야. 이것은 천재'형'일 뿐이지 소위 말하는 천재라는 의미는 아니니까 오해하지는 말아줘. 그저 살아갈 뿐인데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결과가 나온다. 이것이 내가 말하는 천재형이야. - 270p 극중 시나노의 대사
말이 길어지면 자꾸 스포일러를 하게 될까봐 참기로 했다.
자꾸 입이 근질거리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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