견우와 직녀 알이알이 명작그림책 9
셀린느 라빅네뜨 지음, 김동성 그림, 이경혜 옮김 / 현북스 / 2011년 11월
절판


눈부시게 아름다운 견우와 직녀를 만나다.



견우와 직녀 설화는 우리나라 사람들이라면 어려서부터 많이들 듣고 자라는 이야기이다.

한창 네살인 우리 아이, 외할머니께서 옛날 이야기와 이솝우화 등을 조금씩 들려주시니 가끔씩 옛날 이야기해달라 조르는 분이 유일하게 외할머니다. 아이 생각으로는 외할머니랑은 옛날이야기, 할머니랑은 놀이터, 이런 식으로 작은 공식이 생겨나고 있는지 모르겠지만..



어쨌거나 그런 연유로 이제 조금씩 전래동화를 보여줘도 될때가 되었구나 싶었다.

견우와 직녀는 한국인들에게 무척이나 친숙한 이야기이면서도 그러기에 더욱 그림과 내용에 관심을 갖고 찾아보게 되었는데 이번에 나온 단행본 하나가 묘한 사연을 갖고 있었다.


우선 엄마 눈에도 쏙 들 아름다운 그림.

동양화의 느낌이 살아있는 미녀와 미남 그림에 너무나 멋지게 잘 어울리는 잘 완성된그림이라고 해야할까?

위엄과 기품을 동시에 갖고 있는 장비를 연상케 하는 옥황상제의 당당한 풍모, 그리고 천상의 아름다움을 그대로 표현한 일곱 공주의 아름다움. 오작교를 건널때의 감동적인 장면까지도..

그림책을 볼때 그림도 중시하는 엄마 눈에는 쏙 든 작품이었다.



그리고 글, 작가의 이름이 셀린느 라빅네뜨이다.

프랑스인 작가의 견우와 직녀라니..

사실 이 책을 출판한 프랑스 출판회사의 대표가 한국에서 입양된 프랑스인이라 한다. 그래서 자신의 뿌리인 한국에 관심을 갖고, 견우와 직녀 이야기부터 시작해서 하나씩 한국의 아름다운 옛 이야기를 전 세계 아이들에게 소개할 멋진 그림책을 만들기로 한 것이다. 그래서 표현자체가 예술로 소문난 프랑스 작가의 표현으로 살아나고, 그림은 우리나라 화가의 작품으로 동양의 미와 신비를 한껏 더욱 잘 살려내었다. 그림을 프랑스인이 그렸더라면 서양의 느낌이 가미되어서 좀 생뚱맞게 동떨어졌을수도 있었을텐데..이 묘한 궁합이 더욱 신비감을 자아내면서 견우와 직녀를 멋드러지게 빚어낸 느낌이다.


은하수와 견우성과 직녀성, 그리고 칠월칠석에 걸친 옛 이야기.

하늘나라 옥황상제의 일곱 딸 중 가장 아름다웠던 막내가 바로 베짜는 처녀 직녀였다고 한다.

그녀가 짠 베는 사계절을 아름답게 수놓는 그림과도 같은 것이었다.



천상의 만족스러운 삶도 직녀에게는 뭔가 부족함을주었던듯. 어느날 그녀는 지상으로 내려와 목욕을 하다가 견우를 만나 사랑에 빠지게 되었다.


이야기는 우리가 아는 이야기와 비슷하면서 갑자기 나무꾼과 선녀이야기가 섞이는 듯 했다. 그림을 그리는 작가도 글을 보고서, 프랑스인 특유의 감성으로, 그들의 천진스러운 서구적 사고방식이 발로된 부분이 아닌가 생각했다고 씌여 있었는데 사실 견우와 직녀는 우리나라뿐 아니라 주변의 다른 나라에도 많이 전해지는 이야기라 한다. 특히 중국이 한나라때부터 벽화에 견우성과 직녀성이 있는것으로 미루어 그 첫 기원을 중국이 원조가 아닌가 짐작한다는데 견우가 직녀의 옷을 훔치는 바로 그 장면이 중국의 견우와 직녀에는 포함된 이야기라고 한다. 우리가 보기엔 당황스럽기도 했던 이 조합이 중국 설화까지 끌어안고 있어서 나타난 결과였던 것이다.


1년에 단 한번 만날 수 있는 그들의 간절한 사랑 이야기는 안타까우면서도 너무나 아름답고 빛이 날 그런 영원불멸의 러브스토리로 다시 우리 앞에 나타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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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제 시대 보물찾기 1 한국사탐험 만화 역사상식 3
곰돌이 co. 지음, 강경효 그림 / 미래엔아이세움 / 201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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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고보니 삼국을 통일한 신라, 만주 너머로 대륙을 향해 긴 포효를 남긴 고구려를 제외한 백제에는 관심이 덜한 것이 사실이었다. 일본에 중요한 문화를 많이 전파했다는 정도로만 기억을 하고, 백제는 자꾸만 축소되는 느낌을 받았다. 황산벌 전투와 의자왕과 삼천궁녀 등 패망할때의 이야기만 강조가되고 말이다. 역사는 패자의 기록이 아닌 승자의 기록이다. 그래서 아마 왜곡된 역사도 많을 것이라는 것이 이 책 속의 추측이었다. 그도 그럴 것이 신라와 고구려는 건국 설화 자체가 화려하지만 백제는 그에 비해 지극히 인간적이고 평범해보였던(?) 건국 설화를 갖고 있다. 주몽의 아들인 유리왕자의 등장으로 비류와 온조, 두 아들은 고구려를 떠나 백제를 세우기에 이른다. 하지만 그때 비류와 온조의 어머니였던 소서노에 대해서는 내 학창시절 교과서에서는 거의 등장도 하지 않았던 기억이 있다. 이 책에서는 소서노의 비중을 크게 보고 있다. 독립운동가 신채호 선생은 (소서노를) '조선 역사상 가장 위대한 창업 여대왕이며 고구려와 백제 두 나라를 세운 사람이다'라고 평가한다 하였다. 96p


나 자신이 나고 자란 고향이 옛 백제에 뿌리를 둔 충청도 지역이었으면서도 백제에 대해 너무나 모르고 있던 사실이 많았다.

웅진, 사비 등으로 천도한 것에만 주안점을 두다 보니 삼국 중 가장 먼저 한강 지역(지금의 서울 지역인 한성)을 수도로 정하고 500년이나 (그 긴 시간은 조선왕조 500년과 맞먹는다) 도읍으로 유지했던 나라였다. 삼국 중 가장 먼저 번성하였던 것이다. 서울에서 살 적에도 풍납 토성, 몽촌 토성 등을 잇는 올림픽 공원에 종종 놀러갔으면서도 그 곳이 백제의 유적지인줄도 몰랐다.


잊혀진 왕국이라 불리우는 백제, 파괴되고 사라진 그 문화가 지금 발굴되고 있는 여러 문화재등을 통해 조금씩 살아나고 있다고 한다.

반가운 소식을 접하며 읽는 만화라 여느 역사 만화와 달리 더욱 관심이 높아졌다.


보물 찾기 시리즈에서 늘 비중이 낮았던 이조교의 비중이 높아지는 스토리다.

이조교가 도토리와 김복남을 태우고 가던 중에 갑자기 차에 뛰어든 정체불명의 남자가 백제왕의 저주라는 의문의 말을 남기고 이조교의 팔에 팔찌를 채우고 사라졌다. 이후로 이상하게 이조교에게 안 좋은 일들이 생기자, 정말 예전 이집트 고대왕의 저주처럼 백제의 저주가 시작된 것인지 불안하기만 하다. 실제 1970년대 백제 25대왕이었던 무령왕의 무덤을 발굴하면서 성급한 발굴 탓이었는지 발굴에 참여했던 사람들이 죽거나 다치고 불행한 일을 당하는 사례가 있었다 한다. (공주 무령왕릉이 워낙 유명해 박물관 등에 어려서 가본 경험이 있는데 이런 비하인드 스토리가 있는지 처음 알았다.)



사실 책과는 별개의 이야기지만 최근에는 이집트 파라오의 저주가 사실은 어느 희대의 살인마 한 사람이 계획한 일이라는 뉴스가 뜨기도 했다. 어느게 사실인지는 모르겠지만 비극적인 죽음을 당한 사람들이 사실은 저주가 아닌 어느 광신도 한 사람에 의한 계획적 살인이었다는 것이다.


토리와 김복남은 팔찌를 둘러싼 저주가 거짓이라는 것을 풀기 위한 조사에 착수한다.

사건을 담당한 형사가 하필 이조교가 며칠전 소개팅에서 만난 폭탄남이어서 다시 만나야 함이 곤혹스러움에도 사건을 추적하다가 단순 저주가 아니고 도굴왕과 관련된 일임을 조금씩 알아가기 시작한다.

주요 소재로 등장하는 백제의 금동 대향로.

잊혀졌던 백제의음악과 문물까지 되살리게 한 주요 유물이라고 하니 정말 놀랍기만 했다.

금동 대향로 하나에 새겨진 원숭이나 코끼리를 통해 동남아시아와의 교역을 짐작케 하였고 소, 적, 완함, 금, 북을 연주하는 악사들이 새겨져있어 백제의 악기를 재현해 백제 음악을 복원하게 되었다고 한다. 그림과 조각 등만으로 음악까지도 복원해낸다는 것이 정말 신기하였다.



책을 통해 알게 된 수많은 이야기 중에서도 무령왕릉의 성급한 발굴에 대한 이야기는 실로 개탄치 않을 수 없는 이야기였다.

백제 무덤 중 전혀 도굴되지 않은 유일한 것으로 묘지석에 있는 사마라는 말로 유일하게 무덤의 주인이 밝혀진 백제고분이기도 하다는데 삼국시대 유적 중 최고로 손꼽힐 정도로 중요한 의미를 갖는 유적을 몇달에 걸쳐 발굴하지 못하고 하루만에 마무리하였다는것이 정말 기가막힌 노릇이 아닐 수 없었다.



초등학교때 공주에서 멀리 살 적에는 일부러 무령왕릉을 찾아 가기도 하고 박물관도 둘러보고 그랬는데 지금은 대전에서 살고 있고 차도 있어 언제든 둘러볼수있음에도 정작 찾아가질 않고 있었다. 아이가 초등학생이 되고 박물관 등에 관심을 갖기 시작하면 (물론 엄마의 노력이 더 필요하겠지만) 가장 꼼꼼히 둘러보게 될 곳이지 않을까 싶지만, 어릴때부터라도 조금씩 박물관 문화를 접하게 해주는 것도 좋겠다란 생각이 든 것이, 이 책을 읽고 다시금 무령왕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기 때문이기도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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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은 발명왕 1 - 극과 극의 자석처럼 내일은 발명왕 1
곰돌이 co. 글, 홍종현 그림, 박완규.황성재 감수 / 미래엔아이세움 / 201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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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명은 괴짜나 천재들만의 것이라고 생각해왔는데, 얼마전 읽은 who? 손정의 편을 읽으니 내 생각이 참 편견에 사로잡혀있었단 판단이 들었다. 발명이라는것은 사실 많이 어렵게 느껴지고 쉬운 것이 아니기는 하다. 하지만 발명의 시작은 곧 창의성에서 시작되고, 생활의 불편을 개선하려는 그 작은 시도들이 쌓이고 모여서 오늘날의 편리한 많은 물건들이 탄생하게 된 것이었다. 발명에 뜻을 둔 사람들이 많지도 않고, 뜻을 두었다고 해도 성공하는 사람들은 더더욱 적은 것이 현실이기는 하지만, 어른들의 편협한 시각보다 좀더 창의적인 발상을 할 아이들에게는 좀더 열린 길이 필요한것이 아닌가 싶었다.



손정의 편에서는 그런 이야기가 나왔다.

빨리 사업가로 성공하고 싶었던 손정의는 재일한국인 3세였는데 미국에서 공부할 결심을 하였다. 일본 집에서 보내오는 돈이 부족한데 아르바이트를 하자니 공부할 시간이 줄어들어 싫었고 가장 적은 노력을 들이고 많은 돈을 벌 방법이 발명이라는 결론을 내리고, 수많은 발명을 (짧은 시간을 들여 ) 하기 위해 창의력을 발휘하고 또 발휘한다. 발명을 하기 위한 프로그램까지만들어내고, 그런 시도 끝에 그는 전자수첩의 원형이 되는 음성전자 번역기를 개발하기에 이르른다.



남들이 보면 참 엉뚱한 괴짜같은 발상에서 시작되었지만 정말 그는 자신의 꿈의 기반이 될 것을 발명으로 이뤄내기 시작하였다.

내일은 발명왕은 과학을 우리 실생활과 연관지어서 발명이라는 것으로 도출해낼 수 있는 그 과정을 정말 재미나게 그려내고 있다.

너무 어렵고 멀어만 보였던 발명을 학습만화로 풀어내니 수학 경시반 등과 같이 발명반도 하나의 특성을 띄었을뿐이란 그런 생각이 들었다.


만화를 보면서 제법 지식을 쌓을 수 있는 책이라 얻어지는 것이 많은 것을 좋아하는 (특히나 과학적 지식을 좋아하는 )아이들에게는 더욱 만족감이 높을 그런 책이 아니었나 싶다.


전교생이 좋아하는 귀티나는 노란머리 소년 한대범이 발명반의 수재로 유명한 아이이다. 그는 항상 베일에 쌓여있었고, 발명에 있어서는 천재적인 감각을 자랑했다. 대범이를 좋아하는 예나는 발명반의 리더로 얼음공주로 유명하지만 대범이를 몰래 짝사랑하고 있다. 보기만 해도 느글거리는 방갑수는 전교생에게 비호감으로 통하는 초등학교에는 안 어울리는 순정만화의 귀족학교에 다니는 듯한 차림새로 등장을 한다. 그리고 온유한, 발명반과는 전혀 상관없는 초짜지만 발명의 키 포인트를 잡아내는 그림 실력으로 한대범과 짝을 이루게 되었다.


발명대회에서 대상을 받기 위해 고군분투중인 발명반에서는 자석을 주제로 한 열차를 개발 중이었다. 하지만 한대범은 쓸데없는 돈이 많이 낭비되는 장난감은 실용적이지 못하다 생각했고 그 의견을 피력했다가 교감선생님께 무참히 깨지고 만다. 한대범은 발명을 위한 발명이 아닌 실제 사용될 수 있는 그런 발명이 더 재미가 났고, 그런 발명쪽에 더욱 관심이 높은 그런 학생이었다. 발명을 하나의 승진기회 내지는 자신의 몸값을 높이기 위한 발판으로 삼으려는 다른 사람들과는 달라도 한참 달랐다.


내일은 발명왕.

나 자신이 발명에 관심이 없어 지루하게 느껴질줄 알았는데 생각외로 너무나 재미가 났다.

캔을 분리하는 과정에서 알루미늄과 철 캔을 분리하는 아이디어를 얻는 부분에서부터 그 방법이 실제 구체화되는 그런 과정이 만화를 통해 참 재미나게 서술되어 있었다. 나라면 거기까지 생각을 이끌어내지도 못했겠지만, 아마 중간에 막혀서 쉽게 포기했을 것이다. 하지만 차의력이 마구 샘솟는 우리 아이들이라면 이럴땐 이런 방법을 또 다를땐 이렇게 하는 식으로 대범이들과 마찬가지로 재미난 발명에 빠져보는 것도 좋겠단 생각이 들었다. 내일이면 발명왕이 될지 모르는 우리의 아이들이고, 과학이 많이 침체되었던 우리 나라에 더욱 꽃을 피우게 될 희망들이 아닌가 싶어서 말이다. 이런 책들이 좀더 많이 나왔으면 하는 바램이다.


내일은 실험왕에도 실험 패키지가 부록으로 들어있어서 흥미로웠는데 발명왕에도 발명 키트가 들어있었다.

자석의 원리를 이용한나침반 만들기로 자석과 나침반도 들어있고, 나침반을 만들 부재료들이 몽땅 들어있어서 더 준비하지 않고도 쉽게 휴대용 나침반을 만들어낼수 있었던 것이다. 나침반을 보니 어릴 적 모험을 떠나고 싶었던 철부지 시절이 떠오르기도 했는데 살다보니 그렇게 나침반의 힘을 빌 일이 별로 생기지 않아 아쉽기도 했다. 아뭏튼 아이들에게는 나침반을 스스로 만들어볼수있는 기회가 참으로 놀라운 경험으로 와닿을 것이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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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쁜 고양이는 없다 - 어쩌다 고양이를 만나 여기까지 왔다 안녕 고양이 시리즈 3
이용한 글.사진 / 북폴리오 / 2011년 11월
품절


어려서부터 강아지는 몇번 길러봤지만 고양이를 길러본 적은 없었다. 아주 어릴적 우리집과 시골 할머니 댁에 그냥 알아서 들어온 길고양이가 자리잡았던 기억은 난다. 길렀다기보다 그냥 들고 난 정도랄까. 예전에 <행복한 길고양이> http://melaney.blog.me/50098182584라는 종이우산님의 책을 읽고 가슴이 참 뭉클했던 기억이 있었는데, 이용한님의 안녕 고양이 시리즈는 같은 회사에서 출판되어 벌써 세권째로 접어들고 있었다. 안녕 고양이 시리즈로 유명하고 <안녕, 고양이는 고마웠어요> < 명랑하라 고양이>의 뒤를 이은 이 책이 바로 그 세권째 마지막 권인 <나쁜 고양이는 없다> 이다. 종이우산님의 길고양이 따라다니는 족적을 보며 참으로 대단한 사람이 다 있구나 싶었는데 이용한님의 글을 읽으니 아예 길고양이들을 안타까이 여기고 배려하는 마음이 정말 더욱 애닲은 그런 분이었다

닉네임으로 러브캣을 쓰고는 있지만 누누히 말했듯이 사실 난 고양이보다는 강아지를 좋아하는 편이었다. 고양이는 할퀼 것 같아 무섭고 (아마 그럼 사람들이 댁이 더 무섭수 라고 말하겠지만) 강아지처럼 살갑게 따르지 않아 차갑게 느껴졌다. 그러나 고양이도 따뜻한 피가 흐르는 동물이다. 다만 천성이 강아지와 좀 다를 뿐. 요즘 고양이에 대한 책들을 읽으며 없었던 애정이 새록새록 샘솟고 있다. 수많은 웹툰 작가나 만화가들이 왜 고양이와의 동거에 그렇게 열을 올리는지, 그들이 얼마나 사랑스러운 존재인지 새삼 와닿는 듯 하였다. 직접 기르는 애완묘 말고도 자유로이 길을 떠도는 길고양이들에 대한 너그러운 시선과 베푸는 마음을 지닌 이용한님 (일명 구름씨)의 자애로운 시선을 따라가다보면 정말 나처럼 고양이에 대한 없던 애정이 샘솟는 사람들이 늘어날수 밖에 없을 것이다. 광주에 사는 어느 소녀가 암에 걸린 언니가 유언처럼 건네 준 <안녕 고양이는 고마웠어요>를 읽고 언니 말대로 자신도 모르게 사료를 들고 길거리에 나서게 됐다는 사연도 인상깊었다. 할 수 있는 일은 많은데 시작을 못하고 있을뿐..


예전 행복한 길고양이 리뷰때도 이야기했지만 시어머님께서 집에서 기르는 개(강아지라기엔 이미 중장년층) 이외에도 본의아니게 매일 밥을 챙겨주시는 고양이가 있었다. 엄마 고양이가 새끼고양이를 한마리 데려와 같이 저녁을 먹고 가기 시작하더니, 아예 자리를 잡아서 어느샌가부터 엄마는 보이지 않고 아기 고양이만 왔다 하셨다. 그 고양이도 발길을 잠깐 끊어 혹시 짠 멸치를 많이 먹어 그런가 눈물지으셨는데 얼마 후 또 가보니 고양이가 또 와 있었다. 다시 어딘가 방황하고 돌아온 모양이었다. 이제는 제법 자란 아기고양이가 친구 고양이까지 데리고 같이 와 두마리가 또 자리를 잡았다 한다. 제법 대담해져서 어머님을 냐옹 거리며 불러내고, 저녁뿐 아니라 아침까지 거하게 얻어먹는걸 당연하게 여긴다 하시었다. 사료도 아니고 (개도 사료를 안먹어 밥 챙겨먹이시느라 고생이 많으셨다. 워낙 입이 짧은 도도하신 진돗개님이셔서 ) 밥에도 정성을 들이시니(남는 밥 대충 말아 먹이시는게 아니라 길고양이, 집 강아지의 밥 한끼라도 정말 정성을 기울이신다.) 고양이들도 입맛이 높아져서 맛있는 밥이 나올때까지 기다린다고 한다. 고양이들과 개 걱정에 마음대로 여행도 못 가시고, 한 끼라도 거를까 늘 걱정인 마음이 따뜻하신 우리 어머님, 옆에서 보는 사람은 걱정이 다 되지만 어머님은 내가 아니면 배가 곯을 동물들 생각에 가슴이 아프다 하시었다. 사실 개때문에 이사도 못 가시고 계신다. 편하다는 아파트로 가시고 싶으시지만, 아파트에 가면 진우를 누구에게 맡길수가 없으니 (성격이 까칠한 개라 시댁 아니고선 아무데서도 받아주지 않을거라 걱정하셨다.) 개가 자연스레 생을 다할때까지 그냥 그 집을 지키고 사신다 하시었다.


저자는 자신이 사는 마을의 길고양이들에게 이름을 하나씩 다 붙이고 내가 보기엔 그 모습이 그 모습인 고양이들을 모두 구분해내기까지 했다. 새로 온 고양이도 알아보고, 몇 달만에 돌아온 고양이도 알아봤다. 사람 이름도 잘 기억 못하는 둔감한 체질의 나로써는 고양이에 대한 애정이 넘치는 저자가 정말 대단해보이지 않을 수없었다. 본인도 아내가 아이를 출산하고 육아를 도와야할 형편이라 짬내기가 어려우면서도 사료를 주지 않으면 밥을 굶을 고양이 걱정에 바쁜 짬짬이 사료를 챙겨들고 여기저기 동네를 나서 돌아다닌다. 그러면서도 그가 씁쓸해했던 것은 각박해진 마을의 인심이었다. 마을 동네 어른들이 고양이가 텃밭의 채소를 파헤치고 농사를 망친다고 쥐약을 놓아 고양이를 죽이는 일이 많았기 때문이었다. 채소 하나만도 못한 고양이 목숨이라는 것은 그에게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잔인함이었다. 그렇게 만삭의 어미 고양이가 죽어가고, 귀여운 아기 고양이 두 마리가 세상을 떠났다. 그의 책을 통해 인기를 얻은 파란대문집 할머니의 단짝 식구였던 달타냥도 주위 이웃 할머니들의 성화에 목줄을 매어놨더니 자유로이 돌아다니고 싶었던 달타냥이 끈을 풀기 위해 발버둥을 치다가 목이 졸려 역시 무지개 다리를 건넌 슬픈 사연도 있었다.



저자의 분노도 느껴지고, 고양이들을 지키기 위해 할머니들께 뇌물까지 드려가면서 어떻게든 고양이를 돌봐보려는 저자의 마음씀씀이가 눈물겨웠다. 열심히 농사짓는 사람들 눈에는 고양이 역시 새와 들쥐, 멧돼지처럼 야생동물의 피해라고만 생각이 될 따름이었나보다. 양 쪽 입장이 전혀 이해되지 않는 것은 아니었지만 만삭의 어미고양이와 아기고양이가 쥐약을 먹고 세상을 떠난 것만은 정말 너무 슬픈일이 아닐수 없었다. 그들과 행복한 공존을 할 수 있는 길은 없는 걸까..


저자는 길고양이를 사랑한 그 몇년간의 기록을 책으로 남김과 동시에 올 11월에 세계 최초로 길고양이 다큐멘터리 영화까지 내놓았다.

<고양이 춤>이라는 영화로 말이다. 어떤 내용일까. 책에 담긴 사진과 글이 참 좋아서, 동영상으로 보는 영화 속 길고양이들도 참 멋질 거란 생각이 들었다. 그들에게도 삶과 애정, 그리고 탄생과 죽음, 다양한 여정이 있다. 인간의 힘으로 제약을 가하기에는 너무 가슴아프고 연약해보이는 그런 그들만의 세계가 있다.


파란 대문집의 달타냥을 사랑하던 할머니와 전원 주택의 할머니만이 고양이를 사랑하는 마음이 넘쳐나는 듯 보였다.

저자 또한 이웃 할머니들의 눈치를 봐가면서 007작전 펼치듯 내가 주는 사료도 몰래몰래 줘야했기에 긴장하고 서운했던 마음이 전원주택에 들어서면 눈녹듯 사라져버린다 하였다. 길고양이들에게는 천국과도 같은(할머니의형편을 알아서인지 고양이들 또한 그들의 천국인 터전을 지키기위해 서로 경합을 벌이고 치열한 영역 확보를 하기도 하였다.) 주인 할머니의 너그러운 보살핌을 받을 수 있는 곳. 마을의 다른 곳곳에서는 그들의 목숨을 노리는 수상한 밥들이 숨겨져 있거나 또다른 고양이로부터 해코지를 당할 소지가 있었다.


또 마당 고양이 삼월이의 아기고양이들이 소개되는데 너무나 귀여웠다. 예전에 키우던 우리집 강아지 아롱이 다롱이를 닮은 바둑이 고양이가 특히나 귀여웠는데 저자의 아내도 바로 그 아기 고양이에 한눈에 반했다 한다. 어린 아기도 있고 이미 집에 다섯마리 정도의 고양이가 있어 더 키울 형편이 못되었지만 그의 집 마당에는 길고양이들을 위한 사료가 항상 놓여있었다. 사료 배달은 또다른 그의 업무기도 하였지만.. 자신의 집을 찾아오는 고양이들에게 그는 항상 마음의 문을 열어두었던 것이다. 또 세상을 떠난 달타냥을 닮은 크림색 고양이에 대한 그의 애정도 드러났다. 특히나 예뻤던 아기 고양이들. 적적해하시는 파란대문집 할머니께 그 크림색 고양이를 입양시켜드리고 싶었는데 역시나 이웃 할머니들때문에 일이 틀어져버리고 주인 할아버지가 수많은 아기고양이들을 같이 키울 형편이 못되어 어디론가 모두 보내버리고 말았다한다. 고양이들의 삶 속에 깊이 들어가 그들의 슬픔과 고뇌까지 같이 나누는 저자의 이야기. 그의 이야기가 영화로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너무 궁금해지는 책이었다. 안녕 고양이 시리즈 중 마지막권을 가장 먼저 읽게 되었지만 이분의 글솜씨와 고양이 사랑, 그리고 고양이 모습들에 반해 한번에 얻어지는 모습이 아닌 정을 주고 자신의 고양이인양 돌봐온 마을 전체의 길고양이들이 통째로 사랑스러워지는 그런 기분이었다.



책 한 권의 힘이 참 강하단 생각이 든다. 난 내 닉네임 그대로 고양이를 사랑하게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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멍멍! 그림책버스 40
사라 윅스 지음, 박소연 옮김 / 달리 / 2010년 10월
절판


아이 그림책인데도 그럴 수 있구나 하고 고개를 끄덕이게 만드는 그런 책들이 있습니다. 이 책 멍멍도 전혀 황당하기만 한 내용은 아니랍니다. 그림이 독특하다 했더니 판화에 입체 콜라주 기법을 응용한 방법이더라구요. 그러면서도 재미나고 친숙한 그림이라 아이와 편안하게 읽을 수 있는 그런 그림책이었네요. 처음에 이렇게 글은 시작합니다.


강아지는 강아지

고양이는 고양이

이런 건 누구나 아는 거죠



강아지는 오늘도 강아지처럼 생각해요

뛰다가 헐떡이고

킁킁거리다 으르렁거리고,

데굴데굴 구르다 땅을 파고, 또 늑대처럼 울부짖을 거라나요?



강아지의 특성을 잘 살려서 너무나 재미나게 묘사해놨어요.

별 생각 없이 하는 본능들이라 생각했는데 또 그렇게 생각하니 그런가 보다 싶습니다.


그런 강아지가 어느 날 난생 처음 본 새하얀 고양이를 보고 한눈에 반하고 맙니다.

고양이 또한 강아지의 모습을 보고, 오해를 하고 말지요.

짝사랑의 비극이 시작됐달까요

강아지는 사랑하는 마음인데, 고양이는 강아지의 말을 이해할 수 없으니 (온 마음을 다해 사랑해라고 외치면 멍멍멍..아주 시끄럽게 들립니다. 해코지하려는건지 이건 도저히 구분이 안되니깐요.) 무섭기만 합니다. 길다란 이빨하며 저돌적인 강아지의 모든 것이 고양이에게는 공포로 와 닿았던 거죠.



아..그렇구나.

개와 고양이는 흔히 사이가 좋지 않으려니 하고 한집에서 키우기 어려울 거라 생각했어요.

항상 개가 고양이를 쫓아 괴롭히지 않을까 싶었구요.

그런데 사실 알고보면 개와 고양이가 사이가 좋지 않은 건 흔한일이 오히려 아닌듯 해요.

최근에 개와 고양이의 실제 생활에 대한 이야기를 담은 많은 책들을 읽게 되었는데..

처녀개인 반야라는 개가 고양이들의 엄마 노릇을 해서 자신의 집을 출산 장소로 내어주기도 하고 다른 고양이로부터 보호도 해주고 몸을 핥아 깨끗하게 해주는 등의 <나쁜 고양이는 없다>라는 책에서부터 <내 어린 고양이와 늙은 개> 라는 책에서도 고양이와 개의 행복한 공존 이야기가 나옵니다. 또 티브이에서도 개와 고양이를 같이 길러도 서로 으르렁 거리는 경우보다 행복하게 사는 예를 더 많이 본 것 같아요.


어쨌든 개가 고양이를 보고 짖고, 나무 밑까지 쫓아가고 하는 모습은 흔히 예상가는 그런 모습이기는 한데.. 그 모습이 괴롭히려 한다고 고양이와 마찬가지로 저도 그렇게 생각을 했는데 개의 생각을 미처 들어보지 못했군요. 이 그림책의 강아지는 사랑을 담아 고백한 것이었답니다. 이럴 수가..



고양이와 개의 통하지 않는 의사소통 어찌하면 좋을지..

낙담한 강아지가 습관대로 땅을 파헤치다가 트럼펫을 발견하고 마음을 담아 불어대니.. 아름다운 음악이 연주됩니다.

그리고 고양이의 마음을 움직이게 되지요.

와~

어느 정도 환상이 가미될 수 밖에 없는 동물들의 이야기였지만, 참 깊이 와 닿았어요.

겉만 보고 오해하기 일쑤인 인간사에서도 반영될 수 있는 이야기가 아닐까 싶었구요.


심술궂게 생긴 친구가 다가와 괴롭히면 처음에는 왜 저러나 싶어 피하게 되지요. 하지만 그 친구는 사실 친구가 되고 싶어 말을 건넬줄 몰라 관심을 그렇게 에둘러 표현한 걸수도 있어요. 강아지와 고양이가 서로 소통을 하게 되듯, 외모로 판단하거나 말을 듣지 않고 오해하지 말고 친구간에도 서로서로 오해없이 좋은 우정을 간직했으면 좋겠어요.

아이들이 활용하기 좋은 색칠공부도 들어있어서 아들에게 주니, 뿌듯해하네요.

그림책이 참 잘 나오니 아이들의 마음을 이해하고 친구의 마음까지 설명해주기에 정말 더없이 좋은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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