멧돼지 남매가 보내는 편지 - 2012 아침독서 추천도서 책 읽는 우리 집 2
노경실 글, 김윤경 그림 / 북스토리아이 / 2011년 11월
품절


책 읽는 우리집 1탄인 체피토 뭐하니?를 재미나게 읽었는데 2권인 멧돼지 남매가 보내는 편지가 새로이 신간으로 나왔네요.



이 책은 다양한 아동, 청소년 문학 작가로 유명한 노경실 작가님이 글을 쓰고 김윤경 님이 그림을 그린 책이랍니다.



<체피토 뭐하니>와 마찬가지로 재미나게 활용할 수 있는 워크북도 곁들여져 있구요.



적정 연령 대상은 인터넷 서점에 들어가보니 4~7세로 분류되더라구요. 네살 우리 아들에게 딱 맞는 그런 책이 아닐 수 없어 더욱 세심하게 읽어보았답니다.


이야기는 멧돼지 가족의 멧실이 오빠 멧돌이가 이야기하는 것으로 시작이 됩니다.



환경을 다루고, 그 소재로 특히 멧돼지를 다룬 동화로는 우리나라 최초의 시도가 되는 동화라네요.



세밀화로 그려진 멧돼지 가족의 단란하고 행복한 한 때가 펼쳐집니다.



멧돼지 씨름왕이 되기도 한 힘세고 용감한 아빠, 옛날 이야기를 참 재미있게 잘해 주시는 엄마, 그리고 귀염둥이 멧실이와 그 오빠 멧돌이.. 이렇게 네 마리 멧돼지 가족의 행복한 이야기지요.



진흙 웅덩이에서 행복한 목욕을 하는 모습에서부터 별이 빛나는 밤, 엄마의 재미난 옛 이야기를 듣는 그런 모습, 아빠 등에 업혀 나른한 눈을 반쯤 감고 엄마 이야기에 몰두하는 멧실이가 참으로 귀여웠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사냥을 나간 아빠가 빈손인채로 돌아오는 날이 늘기 시작했지요. 가족들은 배를 곯았고 그런날이 계속 되자 막내 멧실이는 눈물까지 글썽거렸어요.


아빠는 콘도와 골프장을 짓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려주었습니다.




작고 섬세한 아기 멧돼지들의 눈물까지도 세심하게 표현되고 노루 할머니의 슬픈 눈빛까지도 읽어내릴 수 있을만큼 공감이 가는 그림이었어요.



그리고 자신들의 이야기를 들려준 후 아이들에게 편지를 보내는 멧돌이의 짧은 편지로 본 이야기는 끝이 납니다.



우리가 너희와 함께 평화롭게 살 수 있는 방법은 무얼까?



내 편지를 읽게 되면 나에게 답장해줄래..라고 말이지요.




멧돼지에 대한 백과사전식 지식도 곁들여지구요.



사람으로 인해 곤란한 멧돼지 만큼이나 사람들도 멧돼지로 인해 고생을 겪고 있는 이야기도 따로 덧붙여졌어요.



예전에 농가와 과수원에 가끔 멧돼지의 피해가 있다는 소식을 접했었는데 최근에는 도심 한복판까지 멧돼지가 등장해 사람들을 놀래키기도 하였지요.



바로 얼마전에 대전의 한 주택에도 멧돼지가 담을 넘어 들어와 주인 내외의 팔을 물고 담으로 던져버리는등 사람들에게 피해를 주게 된 사건도 발생했지요.



멧돼지가 도심에 나타나는 이유와 도심에 나타나는 멧돼지에 대한 대책 등으로 2010년자 멧돼지에 대처하는 도시의 자세라는 윤주헌 기자의 기사를 참조한 글귀라 맺음말로 소개되기도 하였답니다.



생태계의 일원인 멧돼지들을 마구잡이로 죽일 수 밖에 없는가도 사실 의문이고, 엄마인 제가 읽어도 쉽게 답이 안 나오는 막연한 현실이긴 하지만 안타까운 멧돼지 남매의 사연을 바탕으로 아이들에게 좋은 의견을 구하는 방식이 아이들로 하여금 책 읽고 사고력을 키우는 힘의 강력한 동기가 되도록 도움을 주는게 아닌가 싶네요.



어쩌면 정말 어른들보다 훨씬 좋은 의견을 내놓을 수도 있을 거구요.




다같이 행복했으면 좋겠을 멧돼지네와 우리 사람들, 행복한 공존의 길은 무엇일까요



생각을 키우는 어린이의 그림책으로 재미난 독후활동도 해볼 수 있답니다.


동물들의 그림자를 찾아 선으로 이어주기



미로를 찾아 길을 잃은 아기 멧돼지를 엄마에게 데려다주기



멧돼지 가족의 색칠 공부와 틀린 그림 찾기, 그리고 각각의 숫자를 세어 보고 숫자를 직접 쓰는 공부



슬픔에 잠긴 멧돼지 남매에게 집 지어주기, 멧돼지 가족의 일상을 보면서 배경에 맞는 계절 한글로 적어보기 (아, 그러고보니 사계절이 모두 책 속에 담겨 있네요.)


동물의 일부를 보고, 무슨 동물인지 찾아보기.



좀더 큰 아이들을 위한 독후활동도 첨부되었지요



이야기를 나누고 상상해서 글로 써보기, 멧돌이에게 답장 보내기와 멧돌이 접어서 숲 속에 붙여주기까지두요.





종이접기가 유아들에게 그렇게나 좋다네요.



얼마전 읽은 책을 보니, 유아기와 초등학생 저학년때까지만 해도 한글 책을 정말 많이 읽고 마음껏 뛰놀고 그림그리고 종이접기 하고 등등의 활동이 정말중요하다고 해요.



내일 우리 아들 일어나면 동화도 읽어주고 재미난 워크북도 같이 해봐야겠어요. 독후활동을 잘 못하는 엄마라 이런 워크북이 참 반갑더라구요



멧돼지 접기도 아이가 무척 좋아할것같네요.







아이들을 따뜻한 정서로 키우게 하는 우리 주변의 환경까지도 생각하게 만드는 멧돼지 남매가 보내는 편지



아이와 읽는 그림책 한권으로도 참 풍부한 사고력을 키울 수 있다는 생각이 들게 한 책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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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이 너무 커졌어요 - 언어영역 (말하기.듣기) 노란돼지 창작그림책 13
이재민 글, 한희선 그림 / 노란돼지 / 2011년 11월
절판


최근 들어 아이에게 보여준 책 중에서 가장 좋아하는 대박북 중 하나가 바로 이 책, 일이 너무 커졌어요랍니다.

우리 아이는 이제 만 39개월을 코앞에 두고 있는 네살 아들이구요. 노란돼지의 책을 어려서부터 좋아해서 즐겨 보여주고 있는데 이 책은 더욱 재미나 하더라구요. 글밥에 상관없이 다양한 장르로 아이들 호기심을 쏙쏙 잘 뽑아내는 출판사인데 우리 아이와 궁합이 잘 맞는 것인지 무척 좋아하네요. 특히 이 책에는 남아들이 좋아하는 포크레인이 등장해, 사실 아이는 이 책을 "포크레인 책"이라 부르면서 사랑하고 있답니다.


하루에도 몇번씩이나 반복해서 읽어달라고 하는 바람에 얼마 안되는 글밥이긴 했지만 엄마도 아빠도 외워버리고 말았어요.

그리고 그림도 하도 자주 보다보니 나중에는 그림에서 은유적으로 표현하는 세세한 것까지 모두 눈에 보이더라구요. 예를 들어서 전화기 선 말입니다. 처음에는 그냥 그런가보다했는데 나중에 자꾸 보다보니, 전화선이 처음엔 멀쩡했다가 이야기가 진행되면서 자꾸 상황이 꼬여가자, 전화선 역시 아주아주 심각하게 꼬여버리고 말지요. 상황을 제대로 암시하고 있달까요. 또 다양한 소품들이 각각의 동물들에 맞게 설정되어 있는 점도 발견되었죠. 토순이네 집엔 토끼 모양 소품들이, 코돌이네 집엔 코끼리 모양 소품이 등장하는 등의 귀여운 설정이 보이더라구요.



글도 재미나지만 그림도 재미있어서 아이에게 읽어주면서 엄마 아빠도 지루하지 않게 몰두할 수 있었어요.

매번 다양한 제스처를 취해 읽어주기도 했구요. 아이도 나중에는 대충 문장을 암기해서 자기가 읽는 시늉을 하기도 하대요. 토순이가 어쩌고 중얼중얼 아이가 읽는 흉내는 내는걸 보면 어찌나 귀여운지, 전 어쩔수없는 도치맘인가봅니다.


일이 너무 커졌어요.라는 그림책은 어떤 내용일까요? 처음에 제목만 듣고서는 도대체 어떤 내용일까 궁금했답니다. 감이 안 잡혔거든요.

토순이가 랄랄라 청소를 마치고 즐거이 쉬려는 순간, 넘어지면서 의자를 망가뜨리고 말았어요. 의자 다리를 고치려면 못이 필요한데 못이 없네요. 친구 쥐돌이에게 못을 빌리려 전화를 걸었답니다. 빨리 갖다주겠다던 쥐돌이는 때마침 사과파이를 굽던 중이었어요. 이것 먼저 굽고~ 하고 약속을 미루고 보니, 파이를 다 굽고 난 이후에 생각하려니 원래의 못이 아닌 망치를 떠올리고 말았네요. 비슷한 연상작용으로 인한 착각이 불러낸 오류였지요. 쥐돌이는 망치가 없어서 다람이에게 부탁하고 만화 먼저 보려던 다람이는 또 약속을 잊고 맙니다

약속을 바로바로 실행했으면 이런 오해가 쌓이지 않았을텐데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오해는 걷잡을 수 없이 커져버리고 마네요. 일이 너무 커져 버린것이지요. 작은 못 하나가 나중에 뭘로 바뀌는지 아시면 다들 깜짝 놀라실거예요.

아이가 좋아하는 포크레인의 등장이 바로 그 힌트랍니다.

그리고 그림이 어찌나 실감나게 그려져있는지 당황스러운 그 상황에 걸맞는 등장인물들의 표정 묘사가 참으로 압권이랍니다.

짧고 간결하게 참 특징을 잘 잡아냈단 생각이 들었어요. 읽어줄수록 그 내용이 재미있어 엄마도 황당한 그 상황에 웃음이 다 났구요.


부탁을 받고 바로바로 들어줬더라면 이렇게까지는 오해가 쌓이지 않았을텐데, 다들 자기 일이 급하다보니 친구의 약속을 미뤄서 나중에는 엉뚱한 결과를 초래하고 말았네요. 어른들도 자주 잘 잊어서 저만 해도 어디 적어두지 않으면 깜빡 하는 일이 많거든요. 많이 공감하면서 읽었답니다. 아이는어떻게 받아들였을지 궁금한데, 이렇게 책이 은연중에 아이에게 스며들고 스며들다보면 어느새 아이 입에서 응용되어서 나오기도 하고, 상황에 걸맞는 말들을 제법 잘 풀어내기도 하더라구요. 친구들의 부탁도 잘 들어주고, 오해하지 않게 제대로 의사 소통을 하는 그런 아이로 자라나길 바래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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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 러브 아침밥 - 똑똑한 여우들의 5분 아침밥 전략
김영빈 지음 / 비타북스 / 201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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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에 눈뜨자마자 가족의 건강을 책임질 주부의 막중한 임무가 시작된다. 아침 밥상 차리기. 아침잠이 많아 눈뜨기도 힘든 나로썬 무척 힘든 일이 아닐 수 없다. 신랑 아침은 미리 밤에 해놓고 잘때도 있는데 아이와 같이 일어나서, 아이 밥상을 따로 차릴때는 아침에 후다닥 할 메뉴가 생각나지않아 뭔가 제대로 만들려 하면 시간이 한참 흐른 후에 먹게 되거나, 아니면 대충 챙겨 먹일때가 많다. 늘 아쉬움이 많았던 아침 밥상, 5분 아침밥까지는 아니더라도 아침을 건강하게 챙겨먹일 수 있는 레시피만 따로 모았다 해서 관심을 가진 책이다. 아이러브 아침밥.


주부 생활로서가 아니라 싱글 시절 혼자 직장을 다닐때도 아침밥 챙겨먹기는 늘 고역이었다. 늦게 일어나기도 했지만 직장이 멀어서 (서울은 거의 어디든 출퇴근 시간이 한시간이상이 기본 걸리는 느낌이었다.) 스스로 챙겨먹는 아침을 먹기위해서는 도대체 언제 일어나야 할지 감도 안 왔다. 한두번은 죽이라도 끓여먹고 나왔지만 이내 그것도 질려서 그냥 대충 출근해서 직장 근처에서 토스트나 김밥 등으로 간단히 때우는 일이 다반사였다. 제대로 된 밥을 만들줄도 몰랐던 그 때 그 시절이라도 이 책은 무척 도움이 될 것 같았다. 굳이 밥이나 거창한 메뉴가 아니더라도 한잔 쭉 들이키거나 간단히 요기할수 있는 그런 훌륭한 아침거리가 가득하기 때문이다.



바쁜 아침 빠르게 조리할 수 있도록 장본 후 재료 손질해두는 법과 냉동 보관하는 비법부터 하루 전 미리 전처치 해놓는 방법등 손 느린 주부에게 유용할 팁들이 먼저 수록이 되어 있다. 거기에 한 가지 더, 설거지까지 줄일 수 있는 나름의 노하우도 곁들여져있다. 차린건 없어도 늘 설거지는 한아름인 우리집 부엌을 보며 한숨이 조금 나온다면 설거지 팁도 반가운 노하우가 아닐수 없다.


빠르게 마실 수 있는 수프, 드링크 류 등의 레시피가 먼저 소개되었고 다음은 찬밥과 누룽지로 만든 메뉴가 소개되었다.

그 다음 3장이 빵과 떡으로 된 레시피였다. 냉동떡을 해동해서 먹는 법은 알았어도 참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다는 점이 주목할만했다. 그 다음이 채소로 응용하는 법, 그리고 주말 브런치로 구성이 되었다.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것은 블루베리 라씨였다.

안 그래도 건강에 좋다길래, 고민 끝에 코스트코에서 사다 둔 냉동 블루베리가 커다란 팩으로 하나 있었는데 예전에 모 파워블로거님 레시피를 보고 집에서 갈아주니 아이가 입도 대질 않았다. 결국 나만 혼자서 열심히 냉동 블루베리를 먹다보니 줄지도 않고 나 또한 시들해져서 그냥 냉동고 방치신세였는데 아침에 눈뜨자마자 아이가 먹고 싶다는 메뉴를 따로 만들려다보니 시간이 걸릴 것 같아서 우선 아기 요기차원에서 블루베리 라씨를 만들어보았다. 이건 무척 잘먹는다. 만들기도 쉽고 말이다. 먹어보니 내 입에도 잘 맞는다.




아이 눈뜨자마자 처음 만들어본 라씨

그날만 아침 , 점심 간식으로 당장 두번을 해먹었고 이튿날에 친구네 놀러갈때도 만들어 싸갖고, 아이 홈스쿨 할때도 선생님 간식으로 내놓으니 직접 만드신거냐고 놀라워하시며 드신다. 책에서는 블루베리 한컵, 떠먹는 요플레 한컵, 마시는 플레인 요구르트 반 병을 넣으라 했는데 아이들 잘 먹는 플레인 이오 한병 넣고 (병이 작다), 플레인 요플레가 없어서 딸기맛 요플레를 넣었더니 맛이 잘 어우러지고 맛있었다. 사실 스트로베리, 블루베리, 다 같은 베리 종류라 잘 어울리는 듯. 나중에 딸기맛 요플레를 다 먹고 없어서 유자맛이 있어 넣어봤더니 블루베리와의 조화가 이뤄지지 않았는지 아이가 한입 먹다 말았다. 역시 딸기와의 조화가 최고인듯, 아니면 플레인을 쓰거나.


친구네 집 놀러갈때 챙겨간 간식

친구 놀러올때 만들었던 간식, 선생님 오셨을때 만든 간식은 사진찍어둔게 없다. 사진보다 더 많이 만들었던 라씨.
이거 먹는 동안 우리 아들 변도 잘 봤다. 쾌변!



어느 날은 브런치처럼 먹고 싶은 날이었는데 아이가 고기를 구워달란다. 워낙 야채를 잘 안먹으려 해서 궁여지책으로 고민하다 책에 나온 두가지 레시피를 짬뽕하였다. 미니 햄버그도 만들어 얼린게 있긴 했지만 한우안심 이유식용 고기 사다둔게 냉장고에 있어서 냉동실에 있는 햄버거 굽느니 신선한 고기 구워주는게 나을 것 같았다. 그냥 고기만 구워주기가 심심해서 책의 베이비 떡갈비 덮밥에 나온대로 버섯과 양파를 같이 양념해 볶아주니 잘 먹는다. 어른들이라면 모닝 네기 스테이크로 구워먹으면 더 좋을 것이다. 네기가 일어로 파라고 한다. 파를 잔뜩 얹어서 간장 소스를 곁들이고, 구운 숙주를 고기 밑에 깔아 곁들여 낸 음식이다. 아침 스피드 레시피 뿐 아니라 주말 브런치 메뉴가 따로 소개되어 있어서 참고한 메뉴들이다.


아침에 요기할 수 있는 다양한 메뉴들이 새롭게 눈에 들어온 책이었다.

아침엔 무조건 밥이라는 신랑을 만난 덕에 다른 쪽으론 눈을 돌릴 생각을 못해봤는데, 아이와 함께 간단히 떼우던 식단을 새로이 구성해봄직하다는 생각에 무척이나 솔깃한 레시피 제안이었다. 아이가 유치원에 다니기 시작하는 내년부터는 더 일찍 일어나 아침도 일찍 먹이기 시작해야하는데 아마 눈뜨자마자 밥을 제대로 먹는 날이 드물지 않을까 싶었다. 그럴때 정말 도움이 많이될 책 같아 미리부터 조금씩 더 활용해볼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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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 은행
캐럴린 코먼 지음, 롭 셰퍼슨 그림, 고수미 옮김 / 미래엔아이세움 / 2011년 11월
절판


처음에 책을 읽기 전에 책 표지 앞과 뒤를 보니 사탕같은 것을 빠는 아이들의 모습으로 채워져있는데, 뭔가 몽환적이기도 하고, 발랄한 듯 하면서 우리가 평소에 접하는 그런 느낌은 아닌 독특한 느낌을 받았네요. 기억은행..어떤 이야기려나..



이 책은 <이젠 괜찮을 거야>로 뉴베리 아너상을 수상한 캐럴린 코먼이라는 작가의 창작 소설입니다. 흑백 그림이 꽤 자주 등장하는데, 보통은 그림은 부연설명처럼 곁들여지는 것이고 글만으로도 주 내용이 전달되는 것에 반해, 이 책의 글과 그림은 또다른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는 구조지요. 그림을 빼버리면 글로 표현되지 않은 또다른 이야기는 생략되고 마는 것이랍니다. 그러니 글과 그림을 각각 모두 다 보고 읽어야한다는 점이 독특했네요. 그림으로만 진행되는 부분도 그림만 봐도 대충 내용이 짐작이 돼요. 글처럼 명확하지는 않지만 뭔가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구나 하는 느낌이랄까요


맨 처음 아이를 돌보는 젊은 엄마의 모습이 보입니다. 사랑스러워하는모습이 역력했지요. 글을 읽고 나니 모녀지간이 아닌 너무나 사이가 좋은 자매지간임을 알게 되었지요. 그들의 부모는 아이들에게 최악의 부모였다고 하구요. 어떻게 하면 최악의 부모가 될까 싶었는데..그 다음에 이어지는 이야기가 너무나 충격적이었어요

막내 허니가 차 안에서 웃었다는 이유로 아빠가 아이를 차에서 내리게 한후, "걘 잊어버려." 라고 말하고 아이를 버리고 집에 돌아가버립니다. 너무 놀란 언니가 허니를 되돌아보니 아이는 슬픈 모습으로 손을 흔들고 있었어요. 아이를 버리고 집에 간후 부모는 아무 반성도 없이 허니의 모든 옷과 살림살이를 내다 팔아버립니다.



헉, 정말 숨이 턱 막히는 부분이었어요. 아이를 잃어버리거나 다치게 할까봐 길을 걸어도 늘 조바심을 내며 아들의 조막만한 손을 꼭 잡고 다니고, 혼자 가면 혼낼 정도로 부산을 떠는 엄마인지라 자신의 아이를 저런 이유로 버리고 온다는게 도저히 이해가 되질 않았거든요. 아마 세상 대부분의 엄마들은 아이에 대한 애정이 대부분 극진할거라 믿어요. 소설 속 엉뚱한 부모라고 단정짓고 싶어도 아아주 가끔 해외토픽에나 오를만큼 이상한 부모들이 나오는 것을 보면, 그런 부모 밑에서 상처받을 그런 아이의 마음과 모습을 그려내고 있었던게 아닌가 생각해봅니다.어쨌거나 허니와 언니 호프의 슬픈 이별을 보며 말문이 막혀버리고 말았어요.


큰 아이를 외동딸 취급하는 부모, 게다가 그들은 아이들의 방을 차지하고 호프가 어떻게 생활하든 관심을 갖지 않고, 오히려 잠에 빠져드는 그녀의 잠옷을 제외한 남은 옷들을 모조리 내다 팔아버리고 맙니다. 그리고 어느날 전세기은, 전세계 기억 은행이라는 곳에서 호프에게 난생처음 편지가 도착하지요. 그리고 택배회사에서 호프를 배달하기 위해 도착했어요. 부모를 떠나는것에 대해서도 미련이 없던 호프, 오히려 누군가가 자신을 "보고 싶어할거란" 생각에 조금씩 기대를 품기 시작합니다. 너무 가슴이 아팠네요. 이런 상처를 받아본 적이 없어서, 사랑을 전혀 받지 못한 호프와 허니의 그런 모습에 한 아이의 엄마로써 가슴이 미어지기 시작했답니다. 아주 작은 관심과 배려에도 지나치게 감동하고 마는 호프, 그저 작고 어린 아이들일뿐인데 사랑의 울타리가 되어주지 못하는 부모가 참 원망스러웠어요.



아이들이 못된 사람들에게 못된 일을 당하지는 않을까 읽는 내내 조바심을 내야했답니다.

가상의 공간이기는 했지만, 그래도 더이상 슬픈일은 당하지 않기를 바랬어요.

기억은 갑자기 확 줄어버리고, 꿈만 많이 꾸게 된 호프가 기억 잔액 부족으로 기억은행에 소환되어 버리고, 그 속에서 그녀는 새로운 인물들을 통해 조금씩 마음의 안정을 받고 치유의 길에 들어서게 됩니다. 그녀가 불려온 이유는 그게 아니었지만 말이예요.


허니를 계속 찾는 호프, 그리고 허니의 새로운 일행들과의 삶, 허니가 꾸는 꿈, 세 가지 일들이 몽환적으로 진행이 되다가 어느 순간 탁 섞여버리는 구조네요. 무엇이 진짜 중요한 것인지 모르고 살아온 어른들에게 경종을 울리는 소설 같기도 했구요. 아이들의 어린 마음이 더 이상 다치는 일이 없었으면 하고 바라게 되는 소설이기도 했어요. 엄마가 읽는 소설과 아이들이 읽는 느낌과 관점이 확연히 다를 거란 그런 생각도 드네요. 독특한 소재와 시도로 새로운 느낌으로 읽게 된 소설이었습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우리 아이, 우리 가족이라는 것을 다시금 짚어주는 그런 책이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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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근두근 종로산책 - 종로에서 찾은 매력 만점 산책 코스 20 동네 한 바퀴 시리즈 2
종로구.남상욱.송소진 지음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11년 11월
품절


대학 4년과 직장 생활, 모두를 합해 총 10년을 서울에서 살았다. 서울이 고향도 아니었고, 또 지금 살고 있는 곳도 아닌지라 10년을 살았음에도 몇년이 지난 지금은 잠시 여행이라도 다녀온 그런 기분이 든다. 친구 사귀는 것을 좋아해 친구도 많이 만나고 일도 만남도 꽤 줄기차게 이어왔음에도 불구하고 돌아보니 내가 다녀 본 곳들이 꽤나 한정되어 있어서 아쉽게 느껴지기도 한다.

사람도 많고 차도 많고 볼거리 놀거리 먹을 거리도 풍성한 그곳, 우리나라의 수도 서울, 관광지가 아님에도 요즘 수많은 여행서로 서울을 집중 조명한 책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그 중에서도 사람들이 많이 찾는 친근한 곳 종로를 산책하며 그 여유를 느낄 수 있는 종로구 특화 여행서가 나왔다. 관공서인 종로구가 지은이에 들어가있을 정도로 적극적으로 집필에 참여한 책이기도 하다.


종로는 인사동, 삼청동, 광화문 일대와 대학로 마로니에 공원까지는 다녀봤어도 여러번 들른 곳들조차 매번 가는 곳만 가서 책을 읽고 나니 내가 모르고 가보지 못한 곳들이 너무 많음에 놀라게 되었다. 게다가 부암동, 이화동, 사직동, 효자동 등 못가본 곳들이 매력적인 곳들이 얼마나 많은지.. 서울 사는 사람들은 참 좋겠다 싶다가도 모르면 못 가게 되니 몇년 전 내 모습과 다를 바 없이 가는 곳만 가는 사람들이 서울 사람들 중에도 많을 거란 생각이 들었다. 지방 사는 나같은 사람들도 서울에 가면 몇 곳 가봐야겠다 마음먹기 좋고, 서울 사는 사람들조차 색다른 산책 여행을 계획하며 휴일을 아기자기하게 보내기에 유용한 도움이 될 책 같았다.



경복궁, 경희궁 등의 고궁서부터 예쁜 벽화로 채워진 이화동, 가볼만한 카페가 가득한 부암동, 새로이 단장된 이후로 한번도 못 가본 청계천, 사람 사는 내음이 가득한 시장과 낡고 오래되었지만 옛 추억을 되짚어주는 오래된 가옥들, 그리고 조상들의 온기를 느낄만한 종로의 소중한 기억이 담긴 명소들. 장소에 얽힌 이야기와 함께 커다란 사진 등이 시원시원하게 눈과 귀를 즐겁게 해주었고, 책 속 일러스트 지도로 산책 코스를 한 눈에 볼 수 있는 것도 계획을 짜는데 많은 도움이 될 것 같았다.


처음 등장했던 사진 중 눈길을 사로잡았던 초록 향기가 가득한 길은 창성동 한옥마을이라고 했다. 오래된 한옥을 찾아다니다보면 쌍홍문 터를 알리는 표지석을 발견하게 된다. 어머니를 욕보이려는 왜구를 맨손으로 맞서다 죽은 두 형제의 지극한 효심을 기리기 위해 나라에서 쌍홍문을 세웠고 이후 쌍효자 거리로 불리던 것이 나중에 종로구 효자동이 되었다고 한다.


파란 나팔꽃이 시원하게 그려진 멋스러운 벽화는 이화동의 것이었다. 달동네라 불리고, 관광객의 발길이 뜸했던 소외된 지역에 유명작가, 미대생을 비롯한 많은 이들의 관심이 집중되어 온 동네에 예쁜 벽화가 그려지면서 하늘 동네 이화동은 서울에서 가장 아름다운 동네, 가장 가보고 싶은 동네가 되었다 하였다

청계천이 복원된지 8년이나 지났으니 서울에 살때 얼마든지 가볼수 있는 명소였음에도 직장에서도 워낙 멀고, 따로 약속잡기도 애매해 차일피일 미루다보니 멋지게 변화된 청계천을 볼 기회가 없었다. 이후 티브이로만 보게 된 청계천은 정말 가고 싶을 정도로 매력적인 곳이었는데 말이다. 특히 청계천의 "이곳도 놓치지 말자"로 소개된 카페 이마는 한번밖에 못가봤음에도 두고 두고 생각나는 맛을 지닌 햄버그 스테이크로 사진을 다시 보니 다시 짙은 그리움이 생겼다. 인기있는 와플보다도 햄버그 스테이크의 인상이 그만큼 강렬하고도 깊었다.

즐겨 찾던 인사동, 삼청동 등도 다시 보니 무척 반가웠다.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는 명소지만 못 가본 곳들은 또 여전히 존재한다.

일러스트 지도를 보니 내가 가본 곳보다 못 가본 곳들이 더 많았다. 몇년 전과 유행 명소도 좀 달라진 것 같고, 새로운 명소들은 어떨까 하는 궁금증이 증폭되었달까


종로구 일대를 한눈에 미리보기로 일러스트 지도를 만들어소개하였는데, 책의 맨 뒷장에 다시 한번 일러스트 지도와 명소가 소개된다. 처음 그 지도를 보고, 숭인동의 나무 앞에 서 있는 소복입은 여자의 정체가 궁금했다. 누굴까? 그 곳은 동망봉으로 바로 비운의 왕비 단종의 비, 정순왕후가 매일같이 올라가 통곡했다는 곳이었다. 18세에 지아비를 잃은 슬픔을 평생 간직한 그녀였는데 거기에 역적의 아내로 몰려 관노비 신세가 되어 궁에서 쫓겨나 살얼음판 걷듯 위태로운 삶을 64년이나 보냈다고 한다. 단종과 마지막으로 이별했던 영도교와 함께 비운의 왕비 정순왕후의 애끓는 사랑을 접할 수 있는 곳이라 역사를 기리며 꼭 한번 방문해보고픈 마음이 들었다.



해외여행이나 제주, 경주 등 국내 유명 관광도시로 떠나지 않아도 둘러보면 얼마든지 가볼 좋은 곳들이 있다.

랜덤의 동네 한바퀴 시리즈 두번째로 소개된 두근두근 종로산책은 그 묘미를 제대로 살린 책이라 할 수 있다. 살아갈 터전이 아닌 앞으로는 여행할 도시가 되어버린 서울이지만, 친구들 만나러도 자주 올라가고 싶고 (아이가 좀더 크면 이라는 전제가 붙음에도 ) 그 짧은 순간에에도 주로 패밀리 레스토랑이나 프랜차이즈 카페를 찾던 예전 모습에서 벗어나 서울의 색깔을 살리는 그런 명소를 찾아 한 곳이라도 더 추억을 공유하고 돌아오고픈 마음이 생겼다. 또 아이와 함께 이 곳은 이런 곳이란다. 이야기 한줄 더 섞어 가면서 둘러볼 서울의 명소로 두근두근 종로산책을 참고하기에도 참 좋을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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