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거꾸로 매달리면 잠이 올까요? 아이세움 지식그림책 31
브리기테 라브 글, 마누엘라 올텐 그림, 유혜자 옮김, / 미래엔아이세움 / 2011년 12월
절판


아이들은 밤늦도록 놀다가 자기를 무척이나 좋아하지요. 아니 사실은 엄마인 저도 늦게까지 놀다 자기를 좋아하는 야행성 생활을 하고 있답니다. 그러면서 아이에게는 늘 일찍 자라고 권유하지요. 아이가 자야 엄마의 자유가 시작되기도 하지만, 늦게 자면 다음날 아이 생활 패턴이 엉망이 된다는 생각으로 밤늦지 않게 잠자리에 들도록 권하는 편이예요. 아빠 퇴근후 한참 재미나게 놀다가 금새 잘 시간이 되면 아이는 자기 싫어서 버티기도 합니다. 그러다 정 피곤하면 잠이 들지만 더 놀고 싶다고 버틸때도 종종 있답니다. 오늘도 더 놀고 싶어했지만 자자고 하니 불도 직접 끄고 잠자리에 들더라구요.


책 속 주인공 여자아이도 엄청 밤잠이 없는 편인가봅니다. 엄마, 잠이 안와요 눈을 꼭 감고 오래오래 기다렸는데 눈이 번쩍 정신이 말똥말똥, 자고 싶어도 잘 수가 없어요.

그러자 엄마는 아이에게 잠잘 방법을 알려주기 시작합니다. 그러다가 아이의 표범인형을 보고 표범의 잠자는 습관으로 이야기가 빠져 나가지요. 음, 엄마도 약간 삼천포로 잘 빠지는 스타일인가봐요 그래도 덕분에 재미난 동물들의 잠자리 습성을 배울 수 있답니다.


아니면 엄마가 문제인게 아니라 엄마의 이야기를 곧이곧대로 믿고 따라하려는 아이가 더 큰 문제인걸까요? 아이는 놀랍게도 표범이 잠자는 방식대로 도전해봅니다 나무위에 올라가 매달려 잠을 자보려는것이었지요 그래도 잠이 안온다 투덜대자 엄마는 또다른 동물 이야기를 들려주지요. 하나같이 참으로 독특한 습관을 갖고 있는데 아이는 끈질기게 그 모든 방법을 따라합니다. 어쩌면 너무나 자고 싶어서 열심히 시도하는 것인지도 몰라요 사람과 그 동물들은 모두 습성이 다른데 말이예요.



나중에 강아지의 습성을 듣고서는 아, 이제서야 제대로 자겠구나 싶었는데 그 또한 아이는 다르게 해석을 하고 그대로 실천했다가 실패하고 맙니다. 아이를 잠자리에 들게 한 동물은 누구일까요? 엄마도 많이 졸렸을텐데도 아이에게 큰 소리 한번 내지 않고 끝까지 아이에게 이야기를 들려주면서 잠자리에 들도록 하지요. 아이도 결국 그렇게 잠이 들고 말았구요.


엄마와 아이의 잠자리가 편안하게 매일 지속되면 좋겠지만 아이가 너무 늦도록 잠을 자지 않아 고생인 엄마들이 참 많을 거예요. 아이 잠에 관한 거라면 저또한 누구보다도 관심이 많았었구요. 오랫동안 밤중수유를 했던 터라 밤중수유 없이 아이를 어떻게 재울까 생각하기도 겁이 났는데 정말 신기하게도 수월하게 수유를 끊었고 밤에도 아이가 잠을 더 잘 자게 되었어요 엄마만 옆에서 꼭 안아주면요. 이 동화를 읽으며 예전 생각도 많이 났고, 요즘에라도 밤늦게 놀다 자고 싶어하는 아들을 보며 이런 동화를 이럴때 더욱 자주 읽어주면 좋겠다란 생각을 하게 되었답니다.엄마와 아이의 마음 모두를 읽을 수 있고, 다양한 동물들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습성을 배우는 재미도 있었던 동화였지요.


황새처럼 한발서기로 잠자는 이야기가 나왔을때는 아들도 서서 따라해보면서 웃기도 했답니다. 졸려서 한건 아니고, 책에 나오니 해보고 싶었나봐요 그네에 매달리기나 나무에 매달리기는 무서워도 한발로 서기는 해볼만 한거겠지요. 욕조에 누운 장면에서는 엄마가 더 웃었구요. 기발한 꼬마들의 발상이 재미난 그림책, 그리고 이제 이 책을 읽은 아이들 모두 불면증에 그만 시달리고, 밤에 일찍 행복한 꿈나라로 가길 바라며 재미난 그림책을 내려놓았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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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리 이모 나랑 놀자 콩깍지 문고 4
박효미 지음, 김정선 그림 / 미래엔아이세움 / 201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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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살 우리 아들이 많이도 좋아하는 그림책이랍니다.

꼬리이모,나랑 놀자. 처음에는 글밥이 좀 많지 않을까 했는데 읽다보니 글도 그림도 너무 마음에 들었어요.

아이가 특별히 좋아하는 자동차 등이 소재로 등장하지는 않았지만 엄마도 흥이 나서 더 재미나게 읽어주고 했더니 아이 역시 좋아하는 책이 되었답니다. 나중에는 이 책 먼저 꼭꼭 읽어달라고 신신당부하는 상황까지 되더라구요.

우리 아들에게는 이모가 한명 있지요. 꼬리이모처럼 아직 시집을 가지 않았어요. 그리고 늘 조카와 잘 놀아주고, 맛있는 것, 좋은 선물도 많이 사 주고 이렇게 좋은 이모가 없는데, 아기 어릴 적에 이모가 장난을 좀 몇번 쳤더니 그걸 기억하는 건지 아니면 어른들 중 제일 나이가 어려보여 만만하게 보는 건지 이모에게는 늘 만만하게 대하곤 했답니다. 그래도 진심은 늘 사랑하는 마음이겠지요. 이 책을 읽고있을때 이모가 맛있는 것을 사들고 또 놀러왔어요. 이모가 꼬리이모처럼 결혼할까? 하니까 자기 심심해서 안된답니다. 음, 내년에는 울 동생도 꼭 결혼해야 하는데 말이지요.



글과 그림이 정말 너무나 만족스러웠는데 딱 하나 아기여우 이름이 은별이인것이 몰입도를 약간 떨어뜨렸어요. 하지만 2% 만족스럽지 않은 점은 그 외에 훌륭한 점들때문에 금방 잊혀집니다. 아기 여우 이름이 꼭 몽몽이나 돌돌이 같은 이름일 필요는 없겠지요 은별이처럼 사랑스러운 이름을 가져도 되는 거겠지요.

표지만 보고는 아기 여우 두마리인줄 알았는데 친근한 막내이모 꼬리이모였나봅니다. 항상 은별이와 놀아주고, 곁에 있어주던 꼬리이모라 은별이도 늘 꼬리이모를 따랐습니다. 그러던 어느날 못생긴 여우씨를 데려와 결혼한다고 하자 은별이는 웃었답니다. 여우들은 가끔 거짓말을 하기도 하니까요. 이건 옛 이야기에서 따온 모티브인가봅니다. 그랬는데? 아니, 이게 웬일이예요. 꼬리이모의 말이 거짓이 아니었던 것이지요.



연인에게 꼬리이모를 뺏겨버린 은별이는 여우씨를 몹시 질투하게 되지요.

이모가 더이상 놀아주지 않았거든요. 진짜 혼인까지 하게 되니 은별이의 질투가 하늘을 찌릅니다.

결혼식 장면도 너무너무 예뻐요 하나하나 자세히 살펴보면요 꼬리이모가 입은 웨딩드레스와 베일도 멋지구요. 신이 난 여우씨의 모습도 흥미롭습니다. 게다가 하객으로 등장한 동물 손님들을 지켜보는 것도 재미나요. 기러기 부부는 등에 아기새 바구니를 업고 있구요. 아기 토끼는 귀마개를 했는데 그게 또 재미나네요. 은별이가 씩씩거리며 나뭇가지에 앉아있자 은별이를 바라보는 아버지의 눈이 (정말 눈이 작습니다 잘 보지 않으면 안 보여요) 놀라서 동그래집니다. 엄마는 동생을 시집보내느라 그런지 눈가가 촉촉하게 젖어있구요. 흐흐. 동물 가족들 하나하나 살펴보는 재미가 정말 쏠쏠했어요 이 동화의 백미와도 같은 장면이었지만 그 외에도 하나하나 소중하고 근사한 장면들이 무척이나 많답니다. 그림 좋아하는 아이들이라면 분명 따라그리고싶을 정도로 예쁜 그림들이었지요.



은별이의 외로움을 이해할 것도 같았지만, 그래도 혼인한 꼬리이모를 그만 놓아주어야하는데 은별이는 놓아주질못합니다.

신혼여행 후 오자마자 짐을 싸는이모에게 " 꼬리 이모, 왜? 이모 거 왜?" 하는 대목은 정말 사실감있게 와닿았어요 아이들 하는 말투 그대로였거든요. 엄마까지 신이 나서 읽어주니 아이도 좋아했답니다. 아뭏든 이모의 부재를 인정하기 힘든 은별이는 그래서너무 힘든 나날을 보내지요 울고 소리지르고 심통 부리고 그런 날들의 연속이었지요.



어느날 은별이가 꼬리이모랑 낮잠자던 동굴에 가서 코를 만지작만지작 꼬리를 살래살래 꼬리이모가 아른아른 떠올랐지요.

처음에는 아이에게 글읽어주기 바빠서 그림까지 자세히는 보지 못했는데, 아이가 엄마 이게 뭐야? 하고 가리키는 부분을 보고 정말 폭소하고 말았어요. 동굴에서 혼자 이모를 그리워하고 울기도 하고 하던 은별이가 동굴 저 끝 컴컴한 구석에서 램프로 턱 위를 비춰들고 홀로 귀신놀이를 하는 장면을 가리키고 있었거든요. 아직 어린 우리 아들은 이해못하는 장면이었지만 조금만 더 큰 아이들도 이 장난 많이 해봐서 정말 공감할 것 같았어요.

신혼의 단꿈에 빠져있는 꼬리이모와 여우씨, 은별이는 이제 이모네 집에 수시로 찾아가 놀아달라 뗑깡을 부리기 시작합니다. 그러다 나중에 은별이가 화가 나 우는 장면은 너무너무 귀여웠어요. 초등학교 선생님인 여동생에게도 책을 보여주니 "와~ 진짜 귀엽다" 하고 웃더라구요. 저도 은별이 떼쓰고 우는 모습 보니 딱 우리 아들 같았거든요. 물론 책 속 은별이보다는 좀 어린 느낌이지만, 그래도 비슷한 느낌을 받아 은별이의 뗑깡마저도 너무나 사랑스럽게 느껴졌답니다.



꼬리이모는 은별이가 자꾸 찾아와 아침잠까지 방해하자 곰곰 생각하다 해결방안을 생각해냅니다.

이모와 놀기를 너무 좋아하는 아기 여우 은별이와 결혼하고서 분가를 한 꼬리이모, 여우씨의 에피소드. 정말 사람 가족보다도 더욱 인간답고 아름답게 잘 그려진 동화였어요. 보는 내내 행복가득이었지요. 같이 읽은 아이도 너무 재미있어해 두고두고 또 보여주는 그런 따스한 동화가 되었답니다. 같은 작가님의 비슷한 그림체의 동화가 또 나온다면 꼭 그 다음권도 읽어보게 될것 같아요. 정말 마음에 드는 내용과 그림이었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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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토리토모와 마법 지팡이 토토리토모 시리즈 1
조상미 글.그림 / 책나무 / 2011년 11월
절판


읽으면서 엄청 뜨끔했던 그림동화였다.



오늘도 엄마는

괴물로

변신했어.



우유를 흘렸을 뿐인데....

장난감을 조금 있다가 정리하려고 했을 뿐인데....

오늘도 사실 난 괴물로 변신했다.

식탁에 놓은 빈 유리컵이 눈에 들어왔다. 들어오자마자 치웠어야했는데 아이가 유리컵 앞에 장난감을 만지려고 하다가 그만 유리잔을 깨뜨리고 말았다. 유리잔이 깨져서 속상하지는 않았다. 아이가 다칠새라 얼른 들어가라고 소리 지르며 화를 냈다. 아이는 모를 것이다. 아마도, 엄마는 엄마 귀찮게 해서, 혹은 비싼 유리잔을 깨트려서 내가 미운 것일까? 이렇게 생각할 수도 있었을텐데..



사실 아이가 (방에서, 유리잔을 깬 거실로) 나올까봐 꽥꽥 소리지르면서 마음 속으로도 나도 참 복잡한 심정이었다. 나도, 신랑도 어른이 되어서도 유리잔을 곧잘 깨뜨렸건만 왜 아이에게 그렇게 화를 내고 무섭게 다그쳤을까. 아직 세돌 지난 아이가 손이 좀 서툴렀을수도 있고, 어른도 하기 쉬운 실수를 다만 아이가 했을뿐인데 말이었다.



예전엔 아이에게 화내는 일이 참 드물었는데 요즘에는 조금만 언성이 높아져도 아이가 "엄마 화났어?" 를 묻곤했다. 어떤날은 하루에도 몇번씩 그 말을 들었다. 오늘은 내가 하도 무섭게 다그치니 화났냐고도 차마 못 물어 봤다.

그림책을 볼때마다 드는 죄책감이었지만 오늘의 내모습은 아마 최근중 최강이었을 것이다.

내가 봐도 무섭게 보인다.



아직 나보다 한참 체구도 작고 어린 아기인 우리 아들에게 엄마의 꽥꽥거리는 모습은 얼마나 무섭게 비춰졌을까

그래도 아이는 내가 좋다며 달려들고 안겨든다. 아직 어리고, 엄마뿐이니까..

아이가 좀더 자라면 엄마가 화나는 모습을 괴물로 느끼게 될까?

가슴아프게 느끼며 읽고 또 읽었다.



그림은 어린 아이가 그린 것 같으면서도 원색의 화려한 느낌이 아주 인상적이다. 우리 아이도 신기한듯 바라봤지만 다른 좀더 큰 아이들이 봐도 무척 좋아할것같다. 또 무척이나 하고 싶은 이야기가 많을 것 같다. 아직 우리 아이는 엄마가 날 사랑하지 않는것 같다거나 돼지로 변하라거나 하는 주문을 외우지는 않는다. 아들 머릿속에 들어가보진 않아서 모르겠지만..




책속 아이는 엄마를 다양한 괴물로 변신시켜봤지만 그 괴물들도 하나같이 사실 귀여운 괴물들이 대부분이다.

통실통실 오동통한 돼지, 초롱초롱 기다란 기린, 퐁퐁퐁 알 낳는 여왕개미 등등, 아이들이 금새 따라하고 재미있어 하는의성어, 의태어가 한가득이란 점도 좋았다.

아이 생각이라 그런걸까? 엄마라 차마 더한 괴물을 생각해내지 못하는 걸까?나름대로 최대한 무서운 괴물인 것 같기는 한데 그럼에도 따스하다. 아이도 그걸 느낀다.

나 또한 어릴적에 엄마한테 혼나면 속상하고 억울하기도 했던 그런 때가 왜 없었던가. 아직 아이의 마음이 남아있다 생각했는데 때때로 나는 그 기억을 잊어버리고 아이에게 어른의 시선에서 자꾸 꾸짖게 되곤 한다. 다시 아이를 공감하는 입장으로 돌아가야지 싶었던 동화였다.




다양한 그림을 보면서 글을 따라 내용을이해하는 것도 재미났지만..아이들의 심정이 되어 그들의 스토리셀링을 들어보는 방식도 새로운 이 책 읽는 방법이 될 거라 하였다. 정말 그럴수도 있겠구나 항상 수동식으로 주어진대로만 이해를 했는데..사실 아이들은 아이들 나름대로 새로운 이야기를 지어내곤 한다. 옆에서 그림책을 읽어주다보면 이야기가 되건 안되건 뭐든 지어내서 이야길 하고 있는 모습을 보면 귀엽기도 하고, 엄마 바쁘다고 중간에 자르기도 했는데 이젠 좀 그러지 말고 아이의 상상력, 기억력이 증진되도록 한마디 한마디 다 받아주고 공감해주는 엄마가 되도록 조금 더 노력해야겠단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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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시오의 하늘 1 - 실화를 바탕으로 한 감동 다큐멘터리 만화 요시오의 하늘 1
air dive 지음, 이지현 옮김 / 매일경제신문사 / 2011년 12월
절판


책을 받고서 다 읽기도 전에 훑어보면서 벌써 눈물을 흘리기 시작했다. 아직 어린 아이를 두고 있는 엄마이고, 한번 뱃속의 아이를 잃었던 경험이 있어서인지 아이의 아픔을 다룬 이야기를 접하면 시도때도 없이 격한 공감의 눈물을 흘리게 된다. 이 책은 실화를 바탕으로 하고 있다고 한다. 실제 존재하는 의사 타카하시 요시오를 주인공으로 한 만화, 이 시리즈를 기획하게 된 이는 바로 첫 사연의 주인공, 코스케의 아빠였다.


만화의 맨 끝 부분에 다카하시 요시오와 타나카 히로아키의 인터뷰와 사진이 실려 있었다. 사랑하는 둘째 아들이 유난히 조용했다. 머리 둘레도 자꾸 커지는 것이 불안해 병원을 찾았더니, 뇌수종이라는 청천벽력과 같은 이야길 들었다.

"태어나서부터 지금까지 조용하다고는 생각했었어요."

" 그 외에는요?"

"최근에는 아래쪽만 보고..머리가 갑자기 커졌어요.."

"알고 계셨네요."

"...네...?"

"아래쪽만 보는 것은 뇌수종이 진행되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상방주시장애가 생긴 상태입니다."

아니, 아래쪽만 보는 것이 뇌수종 증상인지 평범한 부모가 어찌 알았겠느냔 말이다. 의사의 냉담한 말투에 또한번 가족은 상처를 입었다.

태어난지 한달된 아기가 뇌수종이라는이유로 수술을 받아야하고, 후유증이 장애로 남을 수도 있음을 알았을때 너무 어린 아기를 바라보며 부모는 절망하고 절규했다. 아버지는 자신이 받는 벌인가 좌절했고, 어머니는 전치태반으로 미리 피를 흘리며 양수가 터진 탓인가. 다른 사람이 아닌 내가 낳았기에 우리 아기가 이런 고통을 겪고 있는 것인가. 이런 내가 낳아서 미안하다고 울부짖었다.




엄마의 절규를 들으며 나도 같이 울었다.



사람은 태어나기 전에 배를 타고 강을 건넌대요.

그리고 그 배는 고를 수 있어요.

전 골라서 온 거예요.



아기가 직접 말을 하듯, 그런 이야기가 흘러나온다. 우연히 태어난 것이 아니라 아이 스스로 부모를 선택했다는 이야기가 흘러나온다.

아이가 아프면 엄마는 자신 탓을 한다. 나 또한 그랬다. 아이가 감기를 앓거나 너무 어려 어디가 아픈지 모르게 울어도, 혹은 어떤 일을 겪거나 하면 모두 다 내 탓인것만 같았다. 억장이 무너진 심정이 되었을 코스케 부모는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심정으로, 환자 부모들에게 "아이의 마술사"라고 불리는 홋카이도의 소아 뇌신경 외과의 요시오를 수소문 끝에 만나게 되었다.



내 아이의 고통을 치료해줄 수 있다면 그는 마술사보다 더한 존재가 될 것이다.

많은 어린이와 부모가 요시오에게서 안식을 얻었고, 정이 떨어질 정도로 냉담하기 이를데 없는 다른 의사에 반해 인술을 펼치는 요시오의 모습은 더욱 많은 희망을 낳게 되었다.


코스케가 수술실에 들어가던 장면 이후, 행복하고 단란해보이는 코스케네 가족과 요시오의 같이 찍은 사진이 한장 암시적으로 보이면서, 요시오가 태어나던 그 시절로 돌아간다. 그리고 요시오의 탄생 이후, 어릴적 첫 기억 등을 더듬어 이야기가 진행이 된다.

만화임에도 정말 공감을 하며 읽었다. 아직은 한편이지만, 그 이후의 이야기가 많이 궁금해진다. 의로운 남자, 멋진 남자라는 뜻의 요시오라는 이름을 갖게 된 탄생서부터 많은 어린이들의 목숨을 구하는 인의로 살아가기까지의 그 과정이 어릴적부터 조금씩 펼쳐지고 있었다.



일본 아마존 코믹 부문 1위에 랭크되었다는 기적을 일으킨 감동 실화를 바탕으로 탄생한 다큐멘터리 만화 요시오의 하늘.

2편, 또 그 다음 편이 기다려지고 또 기다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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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둑의 탄생 문학동네 청소년 11
김진나 지음 / 문학동네 / 201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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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공에 있는 도둑 세계, 수많은 학교 중 최고의 도둑 학교인 비설당, 신과 같이 세상의 욕망을 조율하는 도둑떼, 오랜 수련을 거쳐 마침내 놀라운 도둑이 되는 이야기들. 그녀는 매일 밤을 새워가며 이 이야기들을 얼마나 사랑했던가. 로보는 그 모든 것이 존재한다는 걸 알았다. 그리고 누군가는 그곳에 갈 것이란 것도 알았다. 하지만 자신이 갈 수 있을 거라고는 생각하지 않았다. 그러나 그녀는 지금 도둑세계에 있었다. 지도상의 모든 선이 수렴되는 남극과 비슷한 곳. 49p

 

평범한 이름을 붙이고 싶었으나 너무 예쁘고 완벽해 믿어지지 않는 불안감을 느낄 정도가 된 큰 딸에게는 보배 보자를 연달아 붙여 보보라고 이름을 붙이고, 그 다음 딸아이는 자신들과 마찬가지로 평범하게 태어나 안도했으나 그 뿐, 모든 것을 큰 딸의 희생양으로 만들어버린 가련한 둘째 로보. 부모와 언니조차 로보의 존재를 거의 투명인간이나 하녀 취급을 하고, 학교에서 그녀의 위상 또한 그에 못지 않다.

 

부모들에 의해 철저히 속물이 되어버린 언니 보보는 자신밖에 몰라 로보가 아프다 하니 아프면 더 아프라고 동생을 일부러 밟고 지나가는 등 지나치게 비상식적인 모습을 보이지만, 현실 세계 속에서는 늘 보보만이 최고의 인기를 끌 뿐이다. 언니가 마음껏 쓰다버린 물건들이 창고처럼 로보의 방에 쌓여가고, 그 틈에서 우연히 도둑 세계 이야기에 빠져든 로보는 자신이 숨쉴 틈을 도둑이 될 거라는 가상의 틈바구니를 통해 열게 되었다. 그리고 어느 날 아주 우연히 도둑 세계 최고 학교 비설당 입학시험의 문을 여는 운을 누리게 되었다. 지상 세계의 아이라면 너무나 들어가기힘든 그 문을 1등으로 열고 들어간 것이다.

 

비설당을 보며 해리포터의 호그와트 마법학교를 떠올리게 되었다. 통과할 수 없는 벽을 뚫고 비설당이라는 신비로운 공간에 입성하는 계기나 자신도 모르게 주목을 받는 특별한 위치(신입생 1등)라던지 현실에서는 주목받지 못하는 가련한 처지라던지 하는 설정들이 해리포터와 많이 닮아있었다. 우리나라 청소년의 입장에서 쓰여진 마법사가 아닌 신비한 도둑이야기라는 점이 조금 다를까.

 

로보만큼은 아니어도 자신의 처지를 비관하고 있는 10대들이 꽤 많을 법 하다. 자신만의 꿈 속 세계를 만들어놓고 그 곳으로 도피하고픈 많은 아이들, 그 아이들에게 호그와트 마법학교나 비설당 같은, 자신이 주인공이 되고 진정한 믿음을 주는 친구들을 만날 수 있는 공간은 너무나 필요한 그런 안식처가 아닐까 싶었다. 청소년을 위해 쓰여진 소설이기에 이 책의 중간 중간에 참으로 몰입할 수 있는 아이들이 많지 안을까 그런 생각을 하며 읽게 되었다.

 

도둑이라는 존재가 미화될만한 존재가 아니기에 의로운 도적 홍길동 이후로 도둑에 대해 호감을 갖고 읽게 된 것은 이 책이 처음인듯 싶다. 무엇보다도 불쌍한 로보가 숨통 트일 곳이 있다는것이 참으로 안도가 되었기 때문이었다. 학교에서 힘든 시간을 보내는 아이들이 집에서까지 이렇게 무시당하고 학대받고 있다 생각하니 정말 내 가슴까지 갑갑해왔다. 언니야 그렇게 키워진 사람이라 빼논다 쳐도 어찌 부모란 사람들이 똑같은 자식을 이렇게 다르게 차별할 수 있는지..외모와 능력 외에도 무시 당하는 딸을 만들어내게 된데에는 부모의 무관심과 방치가 큰 일조를 한듯 하여 더 가슴이 시렸다.

 

물질이 아닌 비물질, 인간의 불행 등 마음의 고민거리까지도 훔칠 수 있는 비설당 도둑에 대한 많은 이야기가 참으로 신비롭고 재미나게 느껴졌지만 좀더 이야기를 풍성하게 살려 냈으면 하는 바램이 들었다. 급하게 마무리한 아쉬운 결말이 두고두고 마음에 남기 때문이었다. 로보를 위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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