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곱 살 여행 - 네가 원한다면, 그곳이 어디든
박선아 지음 / TERRA(테라출판사) / 2011년 11월
품절


희한하게도 대학 때 가장 친했던 친구들과 같은 해에 아기를 낳았다. 두 친구는 딸을 낳았고, 나는 아들을 낳았다. 그 중 한 친구와 우리도 아기 데리고 같이 여행을 가자, 당장은 힘들겠지만 좀더 아이가 크면 꼭 같이 가보자 이야길 했더니 일곱살 쯤 어떨까? 라는 구체적인 답변이 돌아왔다. 사실 그 친구와 오랜 기간 룸메이트로 지냈고, 대학 졸업 후 같이 여행 자금을 마련한 후에 과감히 휴직하고, 유럽 여행을 다녀오자 약속을했었는데 직장 그만두기가 어려웠던 나때문에 친구 혼자서 계획대로 여행을 다녀왔었다. 아마 아이들과 함께라면 유럽까지는 못가겠지만 가까운 동남아 휴양지라도 꼭 다녀오자 약속하였다.


여기 일곱살 딸 아이와 단 둘이 여행을, 그것도 80일간의 세계 여행을 다녀온 엄마의 이야기가 있다. 여행을 떠나려고 자금도 준비하고 많은 준비를 했지만 막상 어린 딸과 단둘이 고생길 훤한 여행을 떠나려니 막막했다고 한다. 남편은 며칠 내 악몽에 시달렸고 말이다. 아이 학원비 아껴가면서, 또 자신이 열심히 적금부어 모은 돈을 들고, 원래 계획대로 최고의 세상경험을 위해 과감히 떠난 여행, 아이가 책을 보고 사막에도 여우가 산다고 하자, 사막이 있는 나라를 중심으로 여행계획을 짜는등, 아이에게 최대한 집중해서 여행 계획을 수립했다고 한다. 사실 어린 아이와의 여행은 수시로 한눈팔기를 좋아하고, 어른과 관심사가 다른 아이이기에 어른의 계획대로 여행을 진행하기가 무척이나 어렵다. 저자 또한 그런 경험을 했지만 동심의 순수한 마음을 가진 아이에게서 많이 배우고, 보다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모습 등을 배우는 등, 한참 어린 자기 딸이지만, 자신을 되돌아볼 시간까지 가졌던 듯 싶다.


우선 여행기 자체가 무척 재미나고 흥미로웠다.

내가 아기엄마여서일까? 딸아이를 바라보는, 또 딸아이에게 해주고 싶은 말들이 많은 원숙한 엄마의 모정이 물씬 느껴져 너무 좋았다. 저자 말대로 젊디젊은(?) 딸아이에 비해 급 저하되는 체력을 지닌데다 워낙 약골 체질인듯한 엄마는 나중에는 딸아이의 보호자 입장에서, 자신이 딸의 보호를 받는 느낌까지 받았단 이야기가 나온다. 손양, 유진 등의 이름으로 불리는 (아마 이름이 손유진이 아닐까 싶은) 딸 아이는 사진 속에서 무척이나 밝게 빛난다. 영국, 터키, 이집트, 그리스, 독일 등의 나라를 현지 민박, 게스트하우스 등의 숙소에서 머물며 아이 덕에 더 많은 사람들과 쉽게 친해지고, 아이는 특유의 친화력으로 현지 아이들과 더 친해져서 금새 각 나라의 놀이터에 들어가 놀고, 현지인 친구들을 따라 외출까지 하는 등 우리가 생각하기 힘든 그런 모습을 보였다. 저자는 아이와의 여행을 통해, 어린 아이와의 여행이 무의미하다고, 혹은 너무 무모한게 아니냐고 말하는 사람들에게 당당히 아니라고, 아이가 얻는게 훨씬 많은 여행이었음을 강조하고 있다.




나도 떠나고 싶지만, 우선 언어적인 문제가 걱정이다. 각 나라 언어까지는 아니라도 영어라도 좀 유창하게 말한다면, 어디를 가든 덜 불안할텐데 학창시절의 영어는 다 머릿속에서만 맴돌고, 우선 몇번 걸러진 이후에 입 밖에 나오려니 머릿속이 아주 복잡하기만 하다. 저자의 딸 손양은 금새 사람들에게 인기를 끌고 친해지지만 특히나 이집트 열차에서는 객차담당직원에게 아랍어로 화장실이 어디냐고 묻는 재치를 발휘해서, 사랑을 독차지하기도 한다. 모든 외국인이 영어로 물을뿐, 처음 온 아랍국에서 아랍어를 사용할줄은 몰랐다며 당신의 딸은 천재라고 추켜세우기까지 한다.


영국에서 헤어짐이 아쉬운 정많은 피터팬 이모와 만나고 (숙소의 주인이었는데 손양과 헤어지며 눈물까지 글썽인다.), 터키에서는 유명한 동굴호텔에까지 가야하는 손양 모녀 일행이 차편이 막막해 발을 동동 구르자, 묵었던 호텔 주인이 우리 호텔 마스코트 손양이 간다며 아쉬운 마음에 직접 자기 차로 그 호텔까지 데려다 주기도 한다. 그들과의 이별이 무척이나 아쉬웠으리라. 만나는 곳마다 아이들과 천진난만하게 잘 어울리고, 저자 역시 사람들의 온정에 익숙해져서 너무 유창하게 영어를 구상하는 현지인에게는 오히려 거부감이 들정도로 현지인들에게 정을 품게 된다

모녀의 여정이 늘 행복하기만 했던 것은 아니다. 이집트에서의 다양한 사기로 마음고생을 겪기도 하고, 그리스 아테네에서의 차가운 냉대에 마음을 다치기도 한다. 하지만, 이집트 현지로 깊숙이 들어가면서 못 배운 그들의 마음을 헤아리며 안타까움을 느끼기도 하고, 아테네가 아닌 다른 그리스 마을에서는 여전히 따스함을 느끼며 아름다운 마을에 깊이 매료되기도 한다

남들이 다 가는 최고의 관광지가 아니더라도, 모녀가 다녀온 곳들은 마을의 결혼식이 열리는 모습을 우연히 보게 된다거나, 골목골목이 마치 그림동화처럼 아름다운 그런 유럽 시골, 혹은 동네를 기웃거리게 된다거나 (특히 그리스의 파란 대문은, 두드려 보아요 라는 그림동화를 아이 어릴적 기억으로부터 되살려주기도 하였다.), 독일의 두달이나 이른 크리스마스 장식에 감탄을 하게 만들기도 한다.


사진을 잘 찍어 멋진 추억을 사진으로 남겨 두고두고 즐길 수 있는 것도 부러웠고, 아이와의 힘들었지만 행복하고 보람있던 여정을 이렇게 책으로까지 낸 저자의 열정이 존경스러웠다. 지금 그녀는 아이와의 다음 여행을 위해 또다시 회사에 다니며 열심히 돈을 모으고 있다고 한다. 아이와의 여행에 대해 찬반의 여러 의견이 존재함을 안다. 나도 어렵지 않을까? 라고 걱정은 들지만, 할 수 만 있다면 다녀오는 용기를 지닌 사람들에게 박수를 보내고 싶다. 때론 저자 주변 지인들처럼, 어린 나이에 다녀와봤자, 뭐 기억이나 하겠어? 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아이의 추억 속에 꼭 명승지 하나가 들어가 있어야 한다는 것이 아니라고 믿는다. 아이가 여행에서 얻은 총체적인 그 느낌을 저자가 중시하듯, 나 또한 그것이 중요하다 믿는다. 행복했던 기억, 그리고 고생스러움 속에서 얻을 수 있는 자기 성찰과 성장, 그것이 저자가 얻고자 했던 아이와의 여행의 결과물이 아니었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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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다리는 부모가 아이를 꿈꾸게 한다 - 따뜻한 마음으로 기다려준다면, 아이는 스스로 자란다
이영미 지음 / 와이즈베리 / 201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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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육아서를 읽으면 보통 반성부터 하게 된다. 아, 이런 엄마도 있는데 난 뭐람 하고 말이다. 이 책도 나의 잘못을 철저히 뉘우치게 만드는 책이었다. 책을 읽을땐 아이에게 좀더 잘해줘야지 생각하는데 막상 현실에서는 소리부터 지르고 마는 내 모습을 발견한다. 아들, 미안.

세상 어느 아이나 마찬가지겠지만 우리 아들은 내게는 정말 세상 최고의 보물과도 같은 존재이다. 보고 있어도 또 보고 싶은 그런 아들인데, 매일 뽀뽀하고 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긴 하다. 재미있게 잘 놀아주고, 책도 많이 읽어주고 맛있는 것도 많이 해줘야 하는데, 뭔가 뜻대로 잘 되지 않을때 아이를 기다려주지 못하고 다그치기 일쑤였다.

 

저자는 아이에게 바다를 보여주려 데려갔다가 코코아 한잔 자판기에서 뽑아주고 얼른 바닷가로 내려가려는데 아이가 오지 않더란다. 돌아보니 아이가 그 자리에서 뜨거운 코코아를 호호 불며 먹는데 심취해서 바다 볼 새 없이 코코아 마시기에 바빴다고 한다. 보통의 나라면 빨리 먹고 가자며 다그치기 일쑤였을 것이다. 지금도 그렇다. 아들이 나가자고 한 것도 아닌데, 내가 볼일이 있어 나가는 거면서도 마치 외출하는게 무슨 선심쓰는 것인양, 지금 안나가면 엄마 혼자 나가겠다는 등 아이를 다그쳐가면서 한창 재미나게놀고 있는 아들의 놀이를 방해하고, 옷을 두껍게 입혀 데리고 나간다. 외출이 늘 즐거운 것만도 아닌데 말이다. 그래도 엄마랑 집에 단둘이 있는 것보다 낫지 않냐라는 것은 엄마만의 생각일 수 있는데.. 저자는 바다보다 코코아 한잔 마시는게 더 행복했던 둘째 딸 아이의 바램을 들어주고 기다려주었다.

 

저자의 큰 아이 또한 남들보다 뭐든 빨리 하지 않는 아이였다고 한다. 아이의 아버지는 자신을 닮아 영재가 될 줄 알았던 아이가 왜? 라는 의문을 가졌으나 저자는 마음을 열고 아이들을 기다려주고 받아주었다. 조금 늦되었다고 생각했을뿐, 언제고 꼭 하게 될거란 믿음을 갖고 기다리니 아이는 자기가 정말 하고 싶을때 하고, 독촉과 강요로 키워진 아이가 되지 않았다. 학원을 다니지 않는 아이도 아마 자신의 아이 하나뿐이었을거라고 이야길 하기도 한다. 남편이 다 걱정할 정도로 말이다.

 

저자의 인생관을 그대로 따라하기엔 힘들겠지만 (나와 많이 다른 부분이 있어서) 하지만 저자의 아이들은 정말 행복하겠단 생각이 들었다. 물론 아이들 나름대로 불만도 있을 수 있겠지만 적어도 인생 목표가 성적이나 취직이 아니라, 자신이 지금 하고 싶은 것을 하는 행복을 누릴 수 있기에 현재부터 행복한 그런 아이로 자라날 수 있으리라.

 

엄마를 만나 반가운 마음에 안기려는 아이에게 거부하듯 "잠깐만"이라고 말할 때 아이의 심정은 어떨까를 한번 생각해본다. 그리고 아이가 뭔가 이야기를 할 때는 아무리 사소한 것이라도 하던 일을 멈추고 아이의 얼굴을 보면서 들어주려고 한다. 아이들은 참 민감해서 엄마의 눈이 자기에게로, 엄마의 마음이 자기에게로 집중되는지 아닌지를 매우 잘 안다. 그런 사실을 확인할때마다 나는 매번 놀라곤 한다. 44p

 

이 부분을 읽으며 특히 마음이 아팠다. 그러고보니 우리 아이를 안고 뽀뽀해줄때를 제외하고 아이책을 읽을때는 아이를 안고 읽어준다면서 책만 바라봤고, 아이가 그림을 그리거나 뭔가를 하고 있을때는 기다려줄새 없이 나도 옆에서 책을 읽거나 전화를 하거나 다른 일을 하고 있었다. 아이는 하루종일 재잘거리며 내게 말을 거는데 아이와 눈을 직접 마주친 일이 많지 않았다. 대답도 건성일때가 많았다. 책을 읽고 너무 마음이 아파서 아이에게 엄마 눈 보고 이야기하자 했더니 낯설어한다. 아들 미안. 엄마가 너무 이기적이었구나. 

 

직장맘이면 정말 일에 살림, 육아까지 병행하기가 너무나 힘들었을텐데도 아침 출근 시간에 어린 둘째 아이를 일부러 깨워 같이 시간을 보낸다. 아이와 잠깐이라도 놀아주고, 아이에게 뭔가를 만들어달라고 해서 학교에 가서 제자와 선생님들께 아이와의 약속대로 자랑을 하고 오는 것이다. 생활 하나하나가 참 현명한 어머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집에 와서도 아이들과 시간을 보내기 위해 과감히 식사를 접고 밖에서 사온 음식으로 밤소풍을 즐기기도 하고, 아이들과 가벼운 밤산책으로 즐거운 시간을 보내기도 한다.사실 아이들이 바라는 것은 대단한 것이 아니라 엄마와 같이 있는 것, 이야기하고 나누는 그 자체일 수 있는데 나를 비롯해 가끔의 엄마들은 착각을 한다. 어딘가를 데려가줘야할것같고, 뭔가 대단한 것을 사줘야할것같고 등등을 말이다. 평소 소소한 것부터 이렇게 아이 눈높이에 맞춰 아이의 마음을 들여다보려 한다면 일부러 짬을내지 않아도 될 터인데 말이다. 

 

또 그녀가 읽은 여러 책에 대한 이야기들을 책 속, 책 밖의 이야기로 나누어 이야기의 흐름과 연결지어 풀어낸것도 마음에 들었다.

내가 읽어본 최근의 육아서적도 꽤 많았기에, 다시 공감하고, 또 새로 읽을만한 좋은 책을 소개받을 수도 있었다. 그녀가 풀어놓은 방식대로 조언을 얻을 수도 있었고, 예전의 기억을 되짚어 이런 내용이 있었구나 다시 기억하기에도 좋았다.

 

그녀가 아이를 키우는 방식은 우리와 조금 다를 수 있다. 아니 나와는 확연히 다른 느낌이었다. 하지만 아이가 행복할 수 있다면 그녀의 방식을 참고해보면 참 좋겠단 생각이 들었다. 내 사랑하는 아이에게 눈 한번 더 맞춰주고, 엄마의 꿈을 아이에게 대리 투영하지 않고 (아이가 태어나기 전부터 이미 나는 내 꿈을 투영시키고 있었다. 지금도 아이의 장래희망은 엄마의 꿈에 맞춰져 있다. 아이 스스로 원하는 꿈을 정하게 해야하는데, 그러지 못해 미안한 마음이 든다. ) 아이를 기다려주지 못하고 엄마의 속도대로 따라오라고 윽박지르기 전에 아이가 아직 어리고, 좋아하는 것이 나와 다를 수 있음을 충분히 인지해야겠단 생각이 들었다. 참 많이 배우게 해준 고마운 책이다. 그리고 처음부터 끝까지 몰입해 읽을 수 있는 소중한 책이기도 했다.

 

난 세상의 많은 부모들에게 간곡히 부탁하고 싶다. 아이를 아는 부모가 되자고. 사실 나도 많이 알지는 못한다. 그러니 함께 노력하자고 해야 옳을 것 같다. 아이가 무얼 하고 싶어하는지. 무얼 말하고 있는지 눈 맞추고 귀기울여 들어주자고. 이 아이가 얼마나 똑똑하고 장래성이 있을까 하는 눈으로만 보지말고, 아이를 무엇으로 만들겠다고 꿈꾸지도 말자고.

 

자식을 죽음의 문턱까지 보내본 내가 얻은 교훈이다. (첫째와 둘째가 터울이 진다. 그 사이에 잃은 아이들이 있어 아픔이 있다고 했다.게다가 7년만에 어렵게 얻은 둘째 아이가 선천성 심장병이 있어 태어난 해에 수술을 받아야했다. ) 자식은 내 옆에서 살아 숨쉬어주는 것만으로도, 오직 아침마다 두 눈을 떠 날 보아주는 것만으로도 얼마나 고마운 존재인지 세상의 많은 엄마들은 모르는가 보다. 275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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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누들로드 - 국수따라 방방곡곡
김미영 지음 / 브레인스토어 / 2011년 12월
절판


면을 워낙 좋아해 칼국수서부터 서양의 스파게티까지 다양한 면들을 골고루 사랑한다. 빵과 국수 모두 좋아하는 것은 엄마의 식성을 참 많이 닮았나보다. 지금은 위가 안 좋으셔서, 건강을 생각해 소화가 잘 안되는 밀가루 음식을 잘 안 드시는게 안타깝지만, 엄마도 참으로 국수와 빵을 좋아하셨다. 아직 젊은 나는 그냥 입맛 당기는 대로 면을 먹고 즐기고 사랑하고 있다. 아침부터 라면을 먹어도 속 쓰린줄 모르겠고, 학창 시절에 방학때 서울에 남아있을 때에는 정말 나 편한대로 먹고 살았던 때가있어서 일주일 동안 쌀밥은 한끼만 먹고 주로 면식을 한 적도 있었다. 모 스파게티 전문점에는 연 이틀 연달아 가서 매니저가 내 얼굴을 외울 정도가 되기도 하고 말이다.


읽고 끝나는 책이 아니라, 찾아가는 맛집이 되고 싶었기에 맛집지도를 보고 우선 내가 사는 대전 지역부터 찾아보았다.

그리고 또 서울에서도 10년은 살았기에 서울에서 다녀온 곳들이 어디 있나 찾아보고, 전국의 국수 맛집들을 훑어보면서 어디어디 나왔는가, 못 가본데가 대부분이지만, 가본 곳이 나오면 반갑기도 하고 그런 마음이 들었다.





이 책은 한겨레 21의 기자가 대한민국 방방곡곡의 향토 국수를 취재한 탐방기를 연재했던 것을 살을 덧붙여 책으로 내놓은 작품이다. 요즘 신문을 거의 못보고 살아서 (인터넷 신문도 따로 찾아 읽지는 않는다.) 연재된 글들이 책으로 나오는 것도 책 자체를 처음 접하는 경우가 무척 많았다. 그리고, 내가 좋아하는 국수 지도 이야기라서 더욱 반가워하며 읽었다.


강원도 올챙이 국수는 티브이에서 만드는 장면을 몇번이나 보고서,(구멍 숭숭 뚫린 바가지에 옥수수를 부어서 올챙이 모양 국수를 만드는 과정이 아직도 눈에 선하다.) 눈으로만 익숙한 요리였다. 옥수수로 만들었다니 고소하고 맛도 좋을 것 같았다. 어찌 된게 꽤 오래전부터 기억한 국수임에도 강원도에 몇번 못가봐 그런지 먹어본 기억이 없었다. 책에는 강원도의 별미로 소개하면서도 맛보다는 어려웠던 시절, 살기 위해 먹었던 강원도민들의 생활력을 높이 평가하는 맛으로 소개하였다.



춘천 막국수는 너무 좋아해서 막국수 먹으러 춘천에 놀러간적이 있을만큼 도시를 사랑하게 만든 국수요리였다. 닭갈비보다도 막국수 맛에 반했던 기억이 있는데, 여러 곳을 다녀서인지 책에 나온 여러 곳 중에서 샘밭과 명가를 가본 기억이 있을뿐, 어디가 더 맛있었는지는 정확히기억나지 않는다. 다만 왜 다른 도시에서는 이런 맛을 못내나 안타까워했었는데, 얼마전 대전에서도 비슷하게 잘하는 막국수집을 발견했기에 신랑에게 이게 막국수 먹으러는 춘천 일부러 안가겠네 하고 농담을 하기도 했다.



대부분의 맛집 이야기가 서울과 경기도, 혹은 일부 관광지에 국한된것과 달리 이 책은 정말 전국 향토 국수 요리를 방방곡곡 돌아다니며 담아낸 점이 마음에 들었다. 지방에 살다보니, 서울까지 맛집을 찾아가기가 어려워 내 지역 맛집에 눈길이 가기도 하고, 여행을 갔을 적에 쉽게 찾아볼 국수 맛집 소개글이 있어 일석 이조의 느낌을 얻었다.


국수를 내는 국물도 면발도 지역별로 참으로 다양하다.

메밀과 칡, 밀가루, 옥수수, 도토리 다양한 재료로 면을 만들고, 국물도 동치미서부터 멸치육수, 사골 육수, 팥, 콩국, 사과, 기러기, 생선 등에 이르기까지 참 다양하게 들어간다. 전 대통령이 좋아해서 유명해진 서울 소호정의 사골 칼국수가 있는가 하면 포구 앞 어부들의 허기진 배를 채우던 까꾸네 모리국수처럼 얇은 서민의 주머니를 고려한 값싸고 맛있는 국수가 많이 소개된다.


각 지역별 향토 국수와 맛집을 소개하고, 각 장이 끝날때마다 국수와 관련된 또다른 재미난 이야기가 소개된다. 국수와 함께 먹는 요리, 집에서 해먹는 레시피, 국수 관련 유명인들과의 인터뷰 등등이 바로 그것이다. 워낙 좋아하는 주제와 이야기인지라 (맛집, 요리, 여행 모두 내가 좋아하는 주제이고,특히나 좋아하는 국수를 소재로 하고 있어 글들이 그냥 그대로 눈에 쏙쏙 들어와 박혔다.) 신이 나서 읽었다.


특히 내가 살고 있는 대전의 경우는 유명 냉면집 두 곳과 칼국수 집 한 곳이 소개되었는데, 솣골원냉면의 경우에는 평양에서 모란봉냉면집을 운영하던 1대 고 박내섭 옹이 내려와 대전에 정착해 차린 냉면집이라 했다. 물냉면을 워낙 좋아해서 이 곳에도 여러번 들렀었는데 닭육수가 제법 개운했던 기억이 있다. 신도칼국수는 아직 가보지 못한 곳이었는데 칼국수를 좋아하니 언제 꼭 일부러라도 찾아가고 싶었다. 시댁이 대흥동이라 대흥동 칼국수 골목 소개된 것이 반가웠다. 신랑과 시부모님께서 즐겨가시는 맛집이 따로 있어서 시댁에 가면 즐겨 들르곤 하는데 책에 나온 대로 재개발때문에 이전을 해서 지금은 아예 시댁에서 가까운 곳으로 옮겨졌다. 지금은 네살인 아이와도 자주 들르는 곳이다.

서울의 무수한 맛집들은 또 어떠한가. 워낙 많은 사람들이 전국 팔도에서 몰려 살고 있는 곳이라 그런지 어지간한 맛집들은 거의 총출동해있는 곳이 서울이다. 서울에 살때는 정말 맛집 탐방하는 재미가 쏠쏠했는데 내려와살다보니 그 점이 좀 아쉽기도 하다. 꽤 많은 곳들을 다녀본줄 알았는데 소개된맛집 중에서 내가 가본 맛집이 몇곳없어서 놀랍기도 했다. 아니면 그동안 맛집이 달라졌을수도 있고 말이다 내려온지 벌써 몇년이 훌쩍 지나버렸으니..

맛집 소개에 결코 빠지지 않는 국물이 떠먹어야할정도로 진한 진주회관의 콩국수, 완당이 부드럽고 입에 잘 감겼던 명동 교자 등이 반가웠다. 제주도에서 먹어본 고기국수와 부산 놀러가 먹어본 밀면도 책 본문에서 보고 반가웠고 말이다.



가본 맛집보다 못 가본 맛집, 못 먹어본 국수들이 더 많아 반가웠다. 앞으로 이만큼 더 가볼 곳, 맛볼 곳이 많아졌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대한민국 누들로드. 지도에 가본 곳 못 가본 곳 체크해보는 재미도 쏠쏠할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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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5 Thank You 땡큐 - 마음을 감동시키는 힘
존 크랠릭 지음, 차동엽 옮김 / 한국경제신문 / 2011년 12월
평점 :
절판


 

변호사라는 직업 자체만을 두고 보면 선망의 직업일 수도 있겠지만, 이 책의 저자는 2007년 최악의 날을 앞두고 있었다.

자신있게 벌였던 로펌 회사는 수임료는 내지 않은 고객들로인해 직원들 보너스도 주지 못할 형편이었고, 두번째 아내와의 오랜 별거 끝에 이혼을 앞두고, 사랑하는 딸 아이를 빼앗길 위기에 처해 있었다. 게다가 꼬일대로 꼬여서 고객의 소송건이 역 고소가 들어와 변호사인 자신이 고소를 당한 상태에 놓여 있었다. 오랜만에 만난 진정한 사랑으로 느껴진 그레이스와도 결별을 했고, 정말 되는 일이라고는 하나도 없었다.

 

그레이스와 걷기로 했던 에코산 둘레길 하이킹 약속을 거절당하고 혼자서 새해에 하이킹을 시작하였다. 그곳에서 어떤 음성을 들었다.

"네가 지금 가지고 있는 것들에 감사할 줄 알기까지는."

"너는 네가 원하는 것들을 얻지 못하리라."

32p

이보다 더 최악일 수는 없다고 생각했던 때였지만, 누구인지도 모를 그 음성을 불현듯 듣고서 어린 시절의 할아버지를 떠올렸다.

그리고, 그는 진정으로 감사하는 마음을 담아 친필 편지를 쓰기로 마음 먹었다. 자그마치 365장의 편지를 말이다. 더이상 바닥으로 떨어질 수도 없으니 어디 해보자는 심산이었다.

 

감사하는 마음으로 살아간다는 것이 인생을 꽤 긍정적으로 만든다는 이야기는 숱하게 들어왔다. 그런데 이 책은 좀더 특별한 것이 최악의 상황에서 더이상 나아질 것 같아 보이지 않았던 저자의 삶이 1년만에 놀랍게 변화되었다는 점이다. 그는 365통의 편지를 완료한 1년 6개월 후, 그렇게도 바라던 판사직을 얻게 되었고, 축 늘어진 뱃살을 정리하게 되었으며, 주위 사람들에게 "더 착해졌다?"라는 평판을 들을 정도가 되었다. 그리고, 사랑하는 그레이스와 다시 인연을 이어가게 된 것은 물론이다.

 

최악의 상황에서는 다른 사람의 어떤 일도 귀에 들어오기가 힘들다. 그 상황을 현명하게 견디어 내는 사람들이야말로 진정으로 성공할 수 있는 그런 사람들이란 생각이 들었다.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실패를 두려워하고, 심지어 목숨까지 끊고, 현실을 도피하려 하는데, 스스로의 힘만으로 우뚝 다시 선다는 것은 그것도 이렇게 짧은 시간안에 빠르게 일어선다는 것은 참으로 놀라운 결과가 아닐 수 없었다.

 

장수를 채우기 위한 대충의 감사가 아닌, 그는 진심으로 자신이 감사해야할 대상들을 찾아 짧더라도 정말 진심이 담긴 그런 감사편지들을 쓰기 시작한다. 첫 편지, 둘째 편지는 바로 자신의 첫번째 결혼에서 얻은 장성한 아들들에게였다. 그리고 그 결과는 정말 예상을 뒤엎는 반응으로 돌아온다. 너무나 소원하게 지냈던 부자 관계가 믿음으로 회복되기 시작하고, 아들들 역시 마음을 열고 다가오기 시작하였다.

또 꺼려지고 쑥스러울수 있었겠지만 자신의 업무에서 만난 이들에게도 편지를 보내기 시작하였다. 그렇게 열심히 편지를 보내다가 나중에는 잔소리가 너무 많았던 아파트 관리인, 그리고 자주 들르는 친절한 스타벅스 직원에게까지 감사 쪽지를 전한다.

 

그가 감사를 전한 이 중에는 그가 한때 싫어하는 마음이 있었으나 그래도 고마운 마음을 표현하고픈 사람도 있었는데, 그의 편지 이후 그의 사망 소식을 접하게 되었다. 그리고 그 아파트 관리인의 장례식에서 너무나 많은 조문객들을 보고 놀라자, 저자가 알고 있던 관리인의 모습이 실제는 사람들을 무척 좋아하는 사람이었다는 것까지 새로이 알게 되었다.

 

감사 편지는 그에게 수많은 변화를 가져왔다.

그의 감사 편지 한장으로 다른 변호사들에게서도 좋은 일들이 계속 들어오게 되었고, 경제적으로는 어려웠던 회사 경영이었지만 직원들의 마음을 훈훈하게 녹여서 회사 분위기를 드높이는데 일조하기도 하였다. 그렇게 변화는 시작되었다. 마치 어릴 적에 의무적으로 쓸것만 같던 그런 감사 편지가, 어른이 되어 자신을 낮추고 다른 이의 고마움을 생각하기 시작했을때 이미 자신 안에서부터 변화가 시작되었고, 편지를 받은 이의 마음까지 녹여내게 된 것이었다.

 

나 또한 짧은 글, 말이라 할지라도 진심이 담기고 고마움이 담긴 글을 접했을때 그 말이 주는 파장이 꽤 큼을 기억한다. 두고두고 그 사람에 대한 기억이 좋아지고, 나 또한 더욱 잘해줘야겠다는 생각마저 든다.내가 그런 사람이 될 수도 있겠단 생각이 든다면 다른 사람을 기쁘게 해줄, 고마운 감사 편지를 쓸 그런 사람이 되어보면 좋을 텐데.. 그 짧은시간 내는 것이 무엇이 어렵다고 실행을 못하고 살았을까 싶다. 누군가에게 기쁨을 줄 수 있는 그런 시간, 나의 짧은 시간을 나눠 가지고, 그에 대한 긍정적인 고마움을 표현해냄으로써 서로가 기쁘고 행복한 추억이 쌓이는 그런 새해의 첫 시작이 되길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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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화의 거짓말 - 명화로 읽는 매혹의 그리스 신화 명화의 거짓말
나카노 교코 지음, 이연식 옮김 / 북폴리오 / 2011년 12월
품절


그림그리기를 어려서부터 좋아했던 것과는 별도로 명화 감상은 어려운 과제처럼만 느껴질때가 많았다. 사실 이 책에 실린 작품에서부터 시작해, 꽤 여럿 작품들은 그저 바라만 보고 있어도 그 웅장함에 깊이 빨려들어갈 것 같은 매혹을 느끼기도 한다. 하지만 그런 감흥을 뒤로 하고, 대부분은 어려운 작품 해설이나 의도 등을 읽어야한다는 생각에 명화감상이 어려운 벽처럼 느껴졌던 것이 사실이었다. 명화를 보다 더 쉽게 이해하고 기억하게 만들 수 있는 그런 책은 없을까? 그동안 많지는 않아도 몇권의 작품 해설서 같은 책을 읽었는데 사실 이 책처럼 재미있는 책은 처음이었다.



이 책의 저자 나카노 교코는 <무서운 그림>으로 유명한 작가라 한다. 난 처음 읽은 작가였지만 말이다. 그런데 말투도 참으로 적나라하고 통쾌하고 쉽고, 그리고 귀에 쏙쏙 들어오게 품위 따위는 벗어던지고 (그렇다고 너무 저속하지만도 않다. 그냥 독자의 시선에서 편안하게 글을 전개해줄 따름이다.) 재미난 소설 읽듯이 편안하게 술술 읽어내려가도! 굳이 어려운 전문 용어들을 거들먹거리지 않아도! 명화를 충분히 감상할 수 있음을 짚어주는 고마운 책이었다.



루벤스, 클림트, 보티첼리 등의 당대 최고 화가들이 그려낸 그리스 신화의 이야기, 우리가 알고 있는 이야기와 그 그림이 실제 그려진 상황과는 약간의 차이가 더 있을 수도 있었다. 우리가 미처 이해못하고 있던 부분들까지도 세심히 짚어주어 정말 재미나게 이해하고 기억할 수 있어 좋았던 책이다.



제우스의 바람기는 어려서부터 접한 그리스로마신화에서도 무척이나 이해안되던 부분이었다. 어른이 되어 읽어도 정말 이해가 안된다. 신이니 그런 것일까? 백조, 황소, 별의별 동물로 다 변신해 원하는 여인을 손에 넣고 마는 제우스, 그가 한줄기 황금빛이 되어 취한 여인이 있었으니 바로 다나에였다. 렘브란트가 그린 다나에는 1985년 어느 청년의 테러로 심각하게 훼손되었다가 12년에 걸친 필사적인 작업 끝에 간신히 복원되었으나 그 아름다운 빛나는 색채와 대가의 특유의 필치는 사라졌다고 한다. 그럼에도 작품은 매우 뛰어났다. 정말 살아움직이는 듯한 여인의 표정을 보고 있으려니 도저히 인간의 작품이라고 믿기지 않는 솜씨였다. 양손이 묶여 몸부림치며 우는 큐피드 또한 그림으로 표현할 수 있는 솜씨일까싶었다.




뒤에 렘브란트에 대한 소개글도 나왔다.

화가들 중 그만큼 평생에 걸쳐 모든 것을 완벽하게 누리고 간 대가도 없을 거라는..그는 모든 면에서 진정한 천재였다. 거기에 장수까지 누렸다고 한다. 최고의 배우자들도 두명이나 두었다고 하고 말이다.



제우스, 아프로디테, 아폴론, 그외 신화로 크게 분류가 되고, (아무래도 그림이기에 아름다운 미의 여신 아프로디테가 많은 작품의 주요 소재가 되었을 것이다. 실제 신화에서 아프로디테의 비중이 저렇게 높지는 않을 것이다.) 그림이 등장하기 앞서서 미리 작가의 설명을 듣고 나서 그림이 뒤에 등장을 하기에 그림으로 미리 눈이 가지 않고, 일정량의 지식과 기대감이 쌓인 이후에 해당 작품을 만나게 되는 구조가 독특하였다. 그림부터 등장하면 아무래도 그림 보랴 글 보랴 정신없게 마련이었는데 이 책은 독특한 구조로 그림에 대한 기대감을 더욱 높여주었다. 정말 그렇게 설명부터 접하고 그림을 보니 박장대소하게 되는 경우도 있었다.







루벤스의 작품이 당시 사람들에게 할리우드 영화 같은 구실을 했다면 틴토레토의 그림은 기상천외하고 SF적이고 코믹한, 다소 만화 같다고 할 수 있다. 이 은하수의 기원에도 만화의 말풍선을 넣으면 재미있을 것이다.

예컨대, 이런 왁자지껄한 화면이 될것이다.



제우스 여보, 미안하지만 이 아기에게 젖을 좀 주시오

아기 배고파, 꿀꺽꿀꺽

헤라 꺄, 뭐하는 짓이야! 얘는 당신 애인의 애잖아요!

큐피드들 잘되었군, 잘되었어.

효과음 (헤라의 젖꼭지에서) 퓻.

(별이 되어) 반짝반짝

27P





진지한 명화 중에 SF 만화 같은 작품이 있던가? 도대체 어떤 작품이란 말인가? 궁금증에 그림이 있는 페이지를 열어보고 정말 박장대소하고 말았다. 앞으론 이 작품을 볼때마다 위 지문이 그대로 떠오를 것 같았다.

명화를 통해 거꾸로 되짚어 읽는 그리스 신화는 참으로 재미가 났다. 아마 나가노 교코의 입담 덕분이겠지만 한편 한편의 이야기가 이렇게 귀에 쏙쏙 남는 명화 설명은 기필코 처음이었다.

유난히 풍만해보이는 미인들의 모습을 보며 당시 미의 기준에 대해 설명하는 것도 참으로 구체적이어서 그림이 있는 그대로 눈에 박히는 듯 했다. 자그마한 가슴, 임신부로 착각할 만큼 부푼 복부, 살집이 두터운 하반신이야말로 이상적인 누드였다18P고 한다. 워낙 말라깽이 예찬 문화에 사로잡혀있는 현대인의 시각이기에 예전의 미인의 기준이 그리 와닿지 않을거라는 설명이 독자들의 궁금증을 정말 알아서 착착 해결해주는 느낌이었다.



피그말리온 왕이 직접 조각한 미녀 조각상이 인간이 되어 그와 결혼을 하게 되는 장면은 장 레옹 제롬의 작품으로 표지에까지 실린 작품이었다. 여인의 몸이 참으로 유려하게 아름답다. 현대의 미의 기준에도 크게 어긋나지 않는다. 그런데 잘 보면 희디 흰 상아로 된 그녀의 몸이 다리 아래부분은 아직 석고이고, 윗 부분이 인간의 부드러운 몸으로 바뀌었음을 알 수 있다. 그들의 사랑이 정말 완벽하게 아름다운 것이었어야 했는데 생명이 없던 석고가 살아난 (죽은자의 부활처럼) 갈라테아와 피그말리온의 후손은 그렇게 행복하고 평탄한 삶을 이어가지 못했다. 이는 아프로디테가 애초에 관여한 (갈라테아를 인간으로 만들어주었고) 사건이었고, 후에 또한 그들의 후손에게 천벌과도 같은 일을 내렸다가 다시 자신이 그 희생양이 되는 처지에 놓이기도 한다.



정말 하나하나의 에피소드가 너무나 재미있어서 명화감상에 관심이 없는 사람이라도 꼭 읽어보라고 권하고 싶은 책이었다.

정말 재미있다는 말이 딱 맞는 책이기에 말이다. 눈이 번쩍 뜨이는 명화감상은 정말 덤처럼 따라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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