든든한 남자 토스트, 가벼운 여자 토스트 - 입맛대로 만들어 먹는 맛있는 레시피
스튜디오 탁 크리에이티브 지음, 박문희 옮김 / 위즈덤스타일 / 2011년 11월
절판


토스트 하면 주로 길거리 토스트를 떠올리곤 한다. 직장 다닐때 혼자 자취했던 터라 아침 챙겨먹고 출근하기는 아침잠 많은 나로썬 꿈꾸기 힘든 일이었다. 그래서 나의 아침은 주로 회사 근처 트럭의 토스트나 김밥 한줄이 되곤 하였다. 또 직장 다닐때 청담동의 커피 미학이라는 카페에서 먹어본 토스트도 단순하지만 인상적인 맛으로 (게다가 눈 튀어나오게 비쌌던 가격까지 ) 기억에 깊이 남기도 하였다.

토스트 하면 집에서는 주로 토스터기로 식빵을 구워 잼을 발라먹거나 길거리 토스트처럼 계란을 부쳐 곁들여 먹는 토스트를 해먹기 일쑤다. 여기 남자와 여자 각각의 입장(? 여자는 아무래도 칼로리를 고려해서 가벼운 느낌의 토스트가 나온다. 입장이라 말한 것은 입맛은 나 역시 든든한 남자쪽에 손을 들고 싶기 때문이다.)에 잘 맞는 토스트 레시피가 소개되어 있다. 토스트를 남녀 구분해 실어놨다는 점이 새로운데, 살펴보다보면 익숙한 재료도 있지만 생소한 재료들도 눈에 띈다. 일본 책을 번역한 책이라서, 일본 입맛의 토스트들이 제법 실려있기 때문이었다.



어쨌거나 남자 토스트를 보면, 쉽게 라면이나 끓여먹던 남자들을 위해 계란 삶는 시간부터 (반숙, 완숙 등의 시간이 각각표기됨) 토스트 역시 단순한 조리법과 든든한 한끼 양을 자랑하는 토스트들로 구성되어 있다. 다이어트를 위해서는 샐러드 위주로 가볍게 먹어야하지만 사실 입맛은 남자 쪽 토스트에 제대로 꽂혀 버렸다. 방법도 간단한게 많아서 쉽게 뚝딱만들어볼 수있는 토스트가 많아 좋았다.

남자 토스트로는 아침, 휴일&브런치, 저녁, 야식& 파티로 구성되어있고, 여자 토스트는 한끼 토스트, 파티풍 토스트, 모둠풍 토스트, 파르페 등으로 구성이 되었다. 통크고 빵빵하게 즐기는 남자 토스트, 사진을 보기만 해도 입안에 침부터 고이기 시작한다. 살짝 구운 토스트에 다양한 소스를 덧발라 맛을 느낄 수 있는 소스가 등장했다. 주로 잼과 버터, 크림치즈 등만 떠올리던 소스가 명태알 소스, 고기 미소 양념소스, 타르타르소스, 크림치즈 매실 소스 등 다양한 맛으로 시도될수있음이 소개되었다.



그냥 빵에 발라 먹어도 맛있을 각종 샐러드 등이 빵과 함께 구워짐으로써 더욱 맛이 깊어질수있다니 새로이 배우는 사실이었다. 샌드위치에서 토스트로 바뀌는 그런 레시피가 많이 등장했다. 참치 마요네즈, 에그 마요네즈, 콘 마요네즈 등의 토스트 들이 그랬다. 뭔가 만들려고만 하면 집에 있는 재료가 없어서 늘 장을 새로 봐야하는 것이 부담이었는데 빵과 기본 재료만 있으면 집에서도 손쉽게 따라할 수 있는 레시피가 많은 점이 가장 마음에 들었다.

포만감을 느끼고 싶을때 적극 추천한다는 소시지 에그 토스트는 소시지와 계란, 마요네즈의 조합이 환상적으로 잘 어울리는 토스트가 될 것 같아 제일 먼저 점찍어둔 메뉴이다. 브런치에 즐길만한 감자 포타주(감자 수프인듯) ,미네스트로네 수프 등도 토스트 외 메뉴로 등장하고, 술을 좋아하는 남자들을 위해 토스트에 어울리는 칵테일까지 등장한다. 사실 토스트와 웬 술? 이라는 반응이 있을 수 있으나 일본에서는 나물반찬을 안주 삼아 술마시는 일도 있다니 화려하게 만들어 둔 토스트에 곁들이는 칵테일도 무리라 볼수는 없을것이다. 에쿠니 가오리의 수필에 등장했던 레드 아이라는 술이 뭔가 했더니 토마토 주스와 맥주로 아주 간단히 만들수있는 칵테일이라고 해서 놀라기도했다. 맛은 어떨까?



카레 빵, 야끼소바 빵등 국수를 빵에 넣어 먹는 일본인들 답게, 토스트에도 나폴리탄 스파게티와 야키소바를 얹어 완성하기도 한다. 그라탱과 비프스튜, 불고기 등이 얹어지는 것은 오히려 애교로 보인다. 각 나라의 특색을 살린 토스트의 경우에는 나라별 국기를 꽂아놓기도 했는데 김치 토스트는 은근슬쩍 국기 없이 넘어가서, 마치 자신들의 음식인양 한 점만은 아쉬웠다.

김치 토스트는 여성 토스트 쪽에 소개되었는데 새우 마요네즈(칵테일 새우가 아닌 잔새우와 마요네즈를 섞은 것)와 김과 김치가 어우러진 우리로서는 상상하기 힘든 토스트가 탄생되었다. 아, 정말 궁금한 맛이 아닐 수 없다.

워낙 파격적인 요리들이 많아서 피자 토스트와 BLT토스트처럼 평범한 메뉴는 눈에 잘 들어오지 않았지만 입을 다 벌려도 한 입에 안 들어갈 것 같은 대그우드 샌드 토스트는 어릴적 신문에서 봤던 블론디라는 만화의 주인공 대그우드가 즐겨 만들어먹은 샌드위치로, 블론디의 작 딘 영이 실제로 상업화된 샌드위치라고 해서 관심이 갔다. 워낙 어릴적에 본 만화라 긴가민가 싶으면서도 정말 만화 속에 입이 터질 듯 샌드위치를 만들어먹던 남자주인공이 생각나기도 하였다.

일반적인 토스트를 생각하고 책을 펼쳐들었다면, 이런 재료들까지 토스트에 얹어질수있어?하고 놀라게 될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그래도 실험 정신에 입각해 내 맘대로 만들어먹은 후 실패하는 그런 요리가 아닌, 책으로 나오기까지 수많은 사람들의 입맛 검증을 거쳤을 메뉴들인지라 황당해보이는 조합이라도 시도해보고픈 그런 새로운 메뉴들이었다 생각한다.



토스트의 무한 변신을 느끼게 해준 남자 토스트, 여자 토스트, 빵과 샌드위치 등을 좋아하는 사람들이라면 꼭 한번 눈여겨봄직한 책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천사의 부름
기욤 뮈소 지음, 전미연 옮김 / 밝은세상 / 2011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기욤 뮈소의 책을 좋아해 종종 읽곤 했는데, 몇권을 읽다보니 대부분 환상적인 요소를 갖춘 로맨틱한 소설이 많았다. 작년 종이여자 이후로, 올해 또 새로운 신간 천사의 부름이 나왔다는 이야기에 비슷한 내용일지라도 읽어봐야지 했는데 마침 이북으로 나와 반가운 마음에 읽기 시작했다. 종이여자도 사실 환상적인 요소를 살짝 빗겨낸 시도가 새로웠는데(역시 이북으로 신나게 읽었다), 이번 소설은 중반까지 읽을 때만 해도 당연히 환상적인 요소가 등장하겠거니 했다가, 말랑말랑한 로맨틱 소설이 갑자기 스릴러로 바뀐 느낌이라 긴장감을 늦출 수 없었다. 결말로 치달을수록 한꺼번에 베일이 벗겨지면서 놀라게 하는 것도 역시 기욤 뮈소다웠다.

 

작가가 책 소개차 몬트리올에 갔다가 낯선 이와 잠깐 핸드폰이 바뀐 경험을 바탕으로 이 소설을 구상하게 되었다 한다.

혼잡한 공항의 식당에서 에서 이혼한 아내가 맡고 있는 아이를 만나러 간 조나단과 약혼자와 함께 행복한 여행을 떠나려던 매들린이 자리를 향해 돌진하다가 부딪히고 말았다. 잠깐동안의 불쾌했던 그 만남으로 둘은 서로의 핸드폰이 바뀐 것을, 각자의 도시로 떠나 뒤늦게 알게 되었다. 파리에서 플로리스트로 일하는 매들린과 미국에서 작은 레스토랑 쉐프로 근무중인 조나단. 그 둘의 만남은 아주 평범한 듯 싶었으나 핸드폰 속에 담긴 비밀 (아니, 나는 고작 전화나 하고 가족 사진이나 좀 찍고 마는 그런 핸드폰에 둘다 너무 많은 비밀이 감춰져 있어서 놀라웠다. 물론 소설이니까 가능했겠지만)을 서로 엿보기 시작하면서 강한 자성에 끌리듯 비밀 속을 파고 드는 자신들의 모습을 발견하게 되었다.

 

천사의 부름이라는 제목이 사실 나를 좀 헷갈리게 만들었던 것 같다. 그리고 목차의 제목을 봐도 그랬다. 아, 그러니까 중반에 사후 세계를 경험하고 오는 이야기가 있을거라고 말이다. 제목이 철저히 나를 속인 것.

중반에 그 모호한 제목에 대한 설명이 나왔다. 운명을 일컬어 천사의 부름이라고 한다는 이야기가 말이다.

사실 어느 모로 보나, 둘은 엮어질 수 없는 사이로 생각되었다. 다만 호기심에 이끌려 각자의 사연, 사건을 해결해주려 노력했을뿐, 각자에게는 너무나 사랑한, 그런 사람들이 있었다. 주인공이 두 사람인게 초반부터 분명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둘을 연인으로 엮어보려던 나의 생각은 에, 설마~ 하며 스리슬쩍 접혀들었는데, 쌍둥이 영혼이라는 말로 조금씩 진짜 인연인거야? 하는 생각이 들었다.

 

평범한줄 알았던 플로리스트, 소박한 쉐프 두 사람이었는데, 하나하나 진실이 밝혀지다 보니 놀라운 사실들이 (물론 극적인 효과를 위해 마련된 장치겠지만) 밝혀진다. 조나단은 과거 최고의 인기를 구가하던 스타 쉐프였고, 미모의 아내와 너무나 행복한 삶을 살다가 아내의 외도로 갈라서게 되면서 때마침 그의 모든 것까지 잃고 바닥부터 다시 시작해야했다. 창의적인 레시피 개발도 더이상 할 수가 없었고 그저 평범한 요리나 하는 그런 날개꺾인 처지가 되고 말았다.

 

아버지로부터 플로리스트의 자질을 물려받았다던 매들린, 그녀는 주위 사람들의 시선을 한눈에 받을 아름다운 외모의 소유자기도 했지만, 럭셔리한 파리지앤의 모습이었던 그녀의 과거는 경찰이었다. 그것도 잘 나가던 경감으로 말이다. 조나단 또한 첫 만남에서는 최고의 패션을 구가한 그녀가 평범한 차림에 다소 지친 모습으로 등장한 내추럴한 모습을 보고서는 매들린 경감을 느끼게 된다.

 

아내와의 이별 후 모든 걸 잃은 조나단에게 갑작스러운 관심이 생겨 예전의 날카로운 직감으로 그의 이야기를 파헤치기 시작하는 매들린과 갑작스레 경찰을 그만두고 전혀 새로운 직업인 플로리스트로 새로이 탄생한 매들린, 특히 그 눈빛에 알수없는 끌림을 받고 그녀의 비밀 파일들을 추적하기 시작하는 조나단. 인생을 완전히 뒤바뀌어 놓은 두 사람의 각각의 사건들에 공통 요소가 존재하리라는 것은 둘다 꿈에도, 아니 나조차도 꿈에도 알 수 없었다.

 

종이여자 이후 새로운 장르에 과감히 도전했다고 하는데, 사실 워낙 잔인한 스릴러들이 많이 나오다보니, (또 초반 설명했듯이 책에 대한 사전 지식 없이 내 마음대로 환상적인 요소의 소설일거라 생각해서 스릴러라고는 꿈도 못 꾸고, 얼른 상황이 역전되겠거니만 했었다.) 나의 착각과 더불어, 무서운 느낌으로 읽지는 않았다. 중반에 중요 핵심인 앨리스라는 소녀의 잔인한 죽음에 대한 이야기가 가슴아프긴 했어도 책 전체의 흐름을 장악한다는 생각은 못 했다. 착각이 불러온 결과리라, 곧 잘 해결될거라는 믿음으로 말이다. 사후 세계가 관련된 이야기는 아니고, 다소 비현실적이긴 하나 신비주의까지 가진 않아도 현실세계의 일로 있을 수 있는 그런 스토리로 구성이 되었다.

 

기욤 뮈소의 헐리우드영화같은 로맨틱 소설을 좋아하지만, 비슷한 구성에는 살짝 실망했다는 이웃분께도 추천하고 싶은 소설이었다. 살짝 차별화를 시도한 소설이니 말이다. 시간이 어떻게 가는지 모르고 읽은 책이기도 하고, (기욤 뮈소의 책은 참으로 빨리 읽힌다. 가독성 최고) 워낙 많은 일들이 갑자기 일어나 약간 혼란스럽기도 했지만, 정말 영화와 같은 두 주인공이 핸드폰 하나로 인해 서로의 삶에 깊이 관여하게 되는 이야기는 찰나의 사건을 한권의 재미난 소설로 만들어낼 수 있는 상상력의 대가 기욤 뮈소 다운 일이 아닐수없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유럽의 맛집 - 여행이 즐거워지는 유럽 식당 가이드 여행인 시리즈 6
김보연 지음 / 시공사 / 2011년 12월
장바구니담기


미국에 어학연수를 다녀온 사촌오빠가 현지 음식이 입에 안 맞아 무척 고생을 했다면서, 많은 한국 여학생들은 오히려 살이 오를 정도로 다들 잘 먹어 의아했다고 말해준 기억이 난다. 그 이야기에 사실 나도 무척 공감했다. 미국이든 유럽이든 식생활에서는 완벽하게 적응할 것만 같았다. 물론 먹다보면 한식도 찾게 되겠지만 서양요리를 무척 좋아하는 편이라 살만 안찐다면 더 자주 먹고 싶은 요리가 서양식들이다. 그래서 유럽 여행을 꿈꾸면서도 우리나라가 아닌 유럽 현지에서 먹는 그 맛은 어떨까? 하는 기대가 무척 크다. 유럽도 미국도 못 가봤고 동남아, 일본 등을 제외하고는 호주와 뉴질랜드만 다녀왔다. 패키지 관광여행이라 철저한 현지식보다는 한식이 많아 아쉬웠는데 아마 양식이 많았어도 난 잘 적응했을거라 생각한다.

그래서 동생이 파리 여행을 가게 되었을때 내가 대신 파리 맛집 등을 검색하면서 들떴던 기억이 난다. 유명하고 값비싼 곳보다 합리적인 가격에 맛까지 즐길 수 있는 곳 위주로 찾아보고 싶었는데 그땐 따로 가이드북도 사거나 보지 않았고 그저 유럽 여행 전문 카페에 들어가 얻은 정보가 전부라 주관적이 의견들이 많아 아쉬움이 많이 남았었다. 작년에 읽은 유럽맛보기의 저자인 김보연님의 또다른 유럽 맛집 여행기 유럽의 맛집을 이번에 읽으면서, 앞으로의 내 유럽 여행에서 맛집 걱정을 할 일은 없겠다란 확신이 들었다.

저자 소개글을 읽지 않고 본문부터 읽다가 예전에 봤던 인상깊었던 식당과 글이 약간 겹쳐서 혹시 하고 찾아보니 같은 저자분의 책이었다. 그때도 무척 마음에 들었었는데 이번에도 여전히 발품으로 얻은 맛집 정보가 소중하게 와닿았다.

관광여행이면 식당까지 일정이 잡혀 가고 싶은 곳을 못 갈테고, 가이드를 따로 부르는 여행이면 편한 부분도 있겠지만 또 잘 맞지 않는 부분은 여행 내 곤란한 기억으로 남을 수 있을 것이다. 내 맘대로 자유여행을 하고 싶기는 한데, 유럽의 다양한 레스토랑의 드레스 코드나 메뉴 주문법 등을 몰라 헤멜 것이 염려스럽다면 과감히 이 책을 펼쳐보라고 말하고 싶다. 레스토랑 예약하는 법부터 메뉴 주문하는 법 (해독하는법?) 등까지 나라별로 꼼꼼하게 잘 소개되어 있으니 말이다.

책 속에 소개된 레스토랑들은 대부분 그녀가 직접 다녀온 곳들로 90% 이상은 평범한 사람들이 큰 부담 없이 이용할 수 있는 곳들이라 한다. 책을 읽다보니 생각만큼 비싼 비용이 아니더라도 분위기와 맛까지 충분히 사로잡을 수 있는 그런 레스토랑도 자신있게 소개해놓아서 소개글을 참고해 가고 싶은 맛집 목록을 작성하는데 유용한 도움이 될 수 있을 것 같다. 식사를 대충 때우는 끼니쯤으로 여기지 않고, 신성할 정도로 맛에 대한 존중을 기하는 파리에서는 저렴한 빵집에서부터 일류 레스토랑에 이르기까지 대부분 자부심을 갖고 요리하는 곳이라 실패할 확률이 적다고 해서 기대가 많이 되고 있다. 관광객을 향한 바가지요금도 거의 없다고 해서 그럼 어디가 바가지가 심하다는 거지? 하고 생각했는데 바로 이탈리아임이 뒤에 밝혀졌다. 바가지 요금을 두려워해 맛집을 포기하기에는 이탈리아 또한 워낙 맛있는 요리가 많은 곳이라니 정말 두 눈 똑바로 잘 뜨고 제대로 대비해 폭탄 요금을 맞지 않게 대비해야겠단 각오가 들었다.

신랑이 파리 학회에 참석할 적에 아무런 사전 지식 없이 여행을 떠났다가 관련 여행사도 사기성이 짙은 곳이었고, 때마침 지하철 파업에 여러모로 고생을 하고 오다보니 비오는 추운 날 샹제리제에서 눈에 띄는 레스토랑은 무조건 비싼 곳밖에 없어서 차디찬 바게트 샌드위치를 먹으며 파리는 올 곳이 못된다 마음 먹었다는 이야길 들으며 조금만 준비를 해갔어도 얼마든지 미식을 즐기고 왔을텐데 싶어 내가 다 아쉬웠다. 새로운 곳으로 여행을 할적에 그곳만의 진미를 맛보는 것, 대단한 맛이 아니더라도 소박한 맛집일지라도 한국에서, 혹은 내 고장에서 맛보지 못하는 그런 맛을 즐기는 것을 중요한 여행의 요소로 보는 나로써는 대충 때우고 온 그런 끼니가 무척 아쉽게 느껴졌다. 빵 하나도 제대로 된 맛을 즐겼으면 반할 수 있었을텐데 하고 말이다.

대부분 여행에 직면해 가이드북을 참고하고 정신없이 떠나기 마련인데, 시간이 날때 이렇게 차분히 여행을 꿈꾸며 읽는 여행서도 본격적인 여행을 위한 소중한 준비가 될 거라 믿는다. 가고 싶어서 접어두었던, 메모해두었던 그런 곳들도 여행 계획에 포함시키고, 책에 나온대로 추천메뉴를 맛보며 저자와 현지인들의 입맛을 즐겨본다면 이 책을 읽은 제대로의 보람을 그때 비로소 200% 이상 충족한게 아닐까 싶다. 지금은 눈이 우선 즐겁고 그때는 입이 즐거우리라.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아이를 크게 키우는 말 vs 아프게 하는 말 - 부모 & 아이 대화 사전
정윤경.김윤정 지음 / 담소 / 2011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살림과 육아에 치여 엄마만의 독서를 거의 하지 못하는 친구들도 육아서만큼은 필수적으로 읽게 된다고 한다. 아주 어릴 때 신생아때는 주로 신체적 건강과 수면 습관 등의 책을 찾아 읽고, 아이가 유아기에 접어들면 조금씩 나타나기 시작하는 아기들의 기질에 따른 특성, 주로는 슬슬 엄마 아빠 말을 듣지 않고 떼를 부리기 시작할때 꾸짖는 태도 등을 궁금해해서 책을 찾아 읽게 된다. 책마다 참으로 다양한 의견을 실어놓은 터라, 사실 팔랑귀인 나도 많은 육아서의 다른 의견에 헷갈릴때도 있다. 다양한 육아서적을 읽고나서 되도록 한권을 맹신하기 보다는 기본적으로 아이에 대한 사랑을 바탕으로 하고, 육아서적에서도 필요하다고 생각되는 부분을 어느 정도 절충해서 내 상황에 맞게 받아들이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고 있다.

 

이 책의 저자들의 또다른 저서로 <내 아이를 망치는 위험한 칭찬>에서 만나본적 있다. 아이와 대화할때 육아서에 나온대로 이상적 또한 이성적으로 대화를 이어나가고 싶어도 현실이 교과서처럼 흘러가지 않아 감정에 쉽게 휘말리곤 한다. 그럴때마다 바로바로 참고하기까지는 힘들더라도 책을 읽고 단 한줄, 단 한마디라도 나의 태도를 조금씩 변화시킬 수 있으면 그것이라도 충분하다고 생각하며 책을 읽고 있다. 지루한 설명 나열식의 육아서와 달리 이 책들은 모두 10세 이전의 아이를 키우는 엄마들의 고민을 덜어줄 실생활과 닿아있어서 더욱 관심을 기울이며 읽을 수 있어 좋았다. 

 

사실 나도 이런 상황에 많이 직면한다. 설거지나 청소를 하고 있을때 아이는 꼭 자신과 놀아달라고 한다. 그럴때 우선 엄마 이것부터 하고, 라고 대답하는게 거의 90%이상이었다. 아이가 부탁하면 당장 고무장갑을 벗어던지고 아이의 이야기부터 들어주어야한다는 이야기를 접하고, 그러려고 노력하고 있지만 사실 쉽지는 않다. 그러나 그게 무척 중요하다고 책에서 다시 조언을 한다. 이유를 아니 앞으로 한번이라도 더 아이에게 먼저 귀기울이겠단 생각이 들었다.

아이는 엄마가 당장 할 일을 멈추고 자신의 말에 귀를 기울여 줄 때 부모로부터 진정한 관심과 사랑을 받고 있다는 느낌을 받는다. 그리고 자신이 부모에게 소중한 존재라는 사실에 안정감과 안도감을 느낀다. 아이가 자신의 성취에 대한 기쁨을 부모와 함께 누리고 그것을 근거로 해서 자신감을 갖는데도 유효기간이 있다. 21p

 

아이를 크게 키우는 말 50과 아이를 아프게 하는 말 70건이 실려 있었는데, 크게 키우는 말보다 사실 아프게 하는 말을 나도 참 많이 하고 살았단 생각에 가슴이 아팠다. 아이가 착하고 순한 편이라 크게 꾸짖을 일이 없음에도 엄마의 뜻대로 아이를 좌지우지하기 위해 아이에게 해서는 안될 말들을 너무 많이 하고 살았다. 특히나 아이를 아프게 하는 말 중 2장에 실린 아이의 감정을 막는 말은, 하나같이 내가 잘 쓰는 말들이라 더욱 충격적이었다. 안될 것 같기는 한데, 가장 아이에게 잘 먹히는 말이 너 자꾸 이러면 두고 간다. 집 잘봐 엄마 혼자 다녀올께. 였다. 하루에도 거의 몇번씩 이 말을 했던 것 같다. 저자는 아주 충격적이라는 말을 한다.

"그만 좀 울어. 계속 울면 엄마 나가서 안 들어올거야."

"듣기 싫으니까 계속 울려면 방으로 들어가."

더 심한 경우 대책 없이 이런 말을 내던지기까지 한다.

"그냥 엄마 확 죽어버릴까!" 164p

최악의 말까지는 해보지 않았지만 위의 두 말들은 아이가 많이 울고 보챌때 나도 했던 말이었다. 저자는 이런말들은 좀 심하다라고 말을 했다. 내가 심했구나. 아이에게 가장 중요한 엄마가 사라져버린다는 협박을 했으니 아이가 얼마나 두렵고 무서웠을까. 이럴때는 아이를 불편하고 불안하게 하는 원인을 살펴 이야기를 나눈뒤 해결하도록 도와주어야 한다고 한다. 이런 협박과 처벌은 아이의 유능성에도 큰 방해가 된다고 하였다.

밖에 나가기 싫다는 아들을 서둘러 데리고 나가기 위해 엄마 마음대로 심한 이야기를 했던 것, 아이에게 사과를 해야겠다.

 

아이가 하루하루 크고 있는데 인터넷 뉴스에 올라오는 무서운 기사들을 보면 아이를 어떻게 키워야할지 참으로 막막하기만 하다.

아이가 좀더 강하게 자라기를 바라면서 아이의 선하고 착한 본성을 내가 더 억압했던 것은 아니었나 반성이 되었다. 사실 어떤 길이 옳은지 몰라, 자꾸 입에서 나오는대로 말을 잘못 하기 일쑤였던 것 같다. 요즘 사회는 착하다고 살아남을 수 있는 사회가 아니라고 책에서도 누누히 말하고 있다. 나도 내 친구도 서로의 아이에게 친구들에게 무조건 양보해야한다고, 우리 @@이 착하지? 일단 네가 양보해 라고 말을 하곤 했는데 특히 어렸을때부터 순종적이거나 착한 기질을 타고난 아이들에게 무조건 참고 무조건 양보하라는 말이 더욱 나쁜 결과를 가져온다.고 해서 놀랐다. 기질적으로 자기 주장을 하지 못하는 아이들에게 일방적인 양보를 요구할 경우 반론 한 번 못해 보고 무조건 수동적으로 움직일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지금은 세상이 바뀌었기 때문에 너무 순종적이고 유순한 아이들은 사회에서 도태되고 만다. 가장 이상적인 양보는 내 아이의 일방적인 희생을 요구하는 것이 아니라 서로가 상처받지 않고 원하는 것을 가질 수 있어야 하는 것이다. 159p

 

오늘부터 다섯살에 접어든 우리 아들을 위해서도 앞으로 많은 도움을 얻을 고마운 책을 만났단 생각이 들었다. 기억에 남는 글들이 무척 많다. 아이와의 대화 사전이라는 생각으로, 이럴때 어떻게 말하는게 아이의 발전에 도움이 될까? 어떤 말이 아프게 하는 말이니 피해야할까?를 염두에 두며 수시로 참고해야할 책으로 적당하다는 생각도 들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야구선수가 될래요 역할놀이 스티커북
아이즐북스 편집부 엮음 / 아이즐북스 / 2011년 12월
구판절판


엄마가 스포츠를 좋아하지 않아서인지 어린 아들에게 운동 경기에 대해 알려준 적이 드물었습니다. 그냥 공 있으면 던지고 놀거나 가끔 발로 차거나 하고 말았지요 그런데 할머니가 오셨을때 아이가 공 차는 시늉을 하며 이건 축구고, 방망이로 때리는 시늉을 하며 이건 야구고, 드리블하는 시늉을 하고 농구라 말하고, 던지는 시늉을 하며 배구라 말하더라구요. 아마 배구를 무척 좋아하시는 외할아버지께 배웠구나 싶으면서도 신통방통했습니다. 초등학생때 반 아이들 중에 남자아이들이 야구에 무척 심취한 것을 많이 보았어요. 각 시가 속한 야구단을 특히 지지해서, 속한 팀의 이름이 적힌 야구 잠바까지 입고 다니면서 몰두했던 아이들이 생각나네요. 우리 아이는 아직 많이 어리지만, 좀더 자라면 야구, 축구를 좋아하게 되지 싶어요.

야구는 방망이로 공을 맞추는 것 외에 좀더 다양한 야구의 세계를 접할 수 있는 책을 만났어요. 역할 놀이 스티커북 야구선수가 될래요가 그것입니다. 엄마가 운동신경이 떨어져서 늘 체육 실기가 고민이었기에 나중에 운동까지 잘하는 남편 만나면 좋겠다 싶었는데, 웬걸 아이 아빠도 운동을 너무 싫어한다는군요. 음, 그래서 아이에게 뛰어난 운동 신경을 기대하진 않습니다. 아이가 야구선수의 꿈을 키우기는 어렵겠지만 좋아는 할 수 있는 운동이니 아이와 함께 스티커를 즐겨보기로 했어요. 아니나다를까 그날도 스티커 노래를 부르다가 택배로 이 책을 받고 입이 귀에 걸리게 좋아했답니다.



역할 놀이 스티커북이 어떤 내용인가 싶었는데, 꼼꼼한 야구 장비 챙기기 등에서 보면 야구공, 방망이 외에도 좀더 다양한 야구 장비들이 나오더라구요. 마스크, 가슴 보호대, 포수 미트, 다리 보호대 등 포수의 예를 들면 이렇듯 자세한 장비들이 소개되고 아이들이 스티커에서 찾아 붙이게 되어 있었어요.

좋은 점은 한번에 떼어내서 원하는 곳에 붙일 수 있도록 (앞에서부터 차근차근 되어 있는게 아니라 그러면 반만 뜯고 뒷장은 너덜거리는 이상한 상태가 되는데,) 딱 중간에 뜯어내서 두 페이지 모두 붙일 수 있도록 되어 있어서 좋았어요. 설명으론 부족한데 아마 보신분들은 이해하실거예요. 늘 아이 스티커북 할때 앞뒤 찾아가면서 하기가 불편해서 뜯어주곤 했는데 다른 스티커북들은 앞에서부터 차근차근 뜯어줘야해서 뒷 페이지가 남는게 안좋았거든요.

또, 내부 구조가 훤히 보이는 야구연습장과 숙소를 들여다보면 하나하나의 방에서 선수들이 어떤 활동을 하는지 알수있어요. 실제 경기하는 모습들도 스티커 붙이며 즐길 수 있구요. 재미나고 친숙한 그림으로 만나는 야구 선수들이 야구 문외한인 엄마 눈에도 쏙쏙 잘 들어왔답니다. 우리나라 프로 야구단이 8개라는 것도 엄마도 처음 알았네요. 대전사람이라 한화 이글스는 알고 있었는데, 서울에만 LG트윈스, 넥센 히러오즈, 두산 베어스의 세팀이 있음을 알았구요. 그외에 귀에 익은 삼성 라이온즈, 롯데 자이언츠 등의 팀도 만나볼수있었답니다.아직 어린 유아들에게 이토록 다양한 스티커 역할 놀이북으로 배울 수 있다는게 신기하기만 했어요.

아이가 스티커와 만들기 책을 워낙 좋아하는데, 이 책을 보니 다른 직업 스티커북들이 기존에 이미 나와있더라구요. 맨 뒷장을 보고 아이가 소방관이 될래요와 의사가 될래요를 사달라고 해서 찾아보니 의사가 될래요는 제가 들어간 서점에서는 품절이었고 소방관이 될래요만 사줬더니, 야구 선수는 생소했지만 소방관은 소방차 등을 통해 너무나 친숙하게 만나서인지 더욱 열광하며 갖고 놀더라구요. 이 시리즈 모두가 다 붙이고 나서도 책처럼 활용할 수 있어요. 아들 역시 엄마가 읽어준 내용을 바탕으로 그림을 보며 상황 설명을 하고 놀았답니다. 야구를 좋아하는 미래의 꼬마 야구 선수들이라면 더욱 재미있어하는 스티커북이 되지 않을까 싶네요.

외출할때도 꼭 품에 안고 나갔기에 이 추운 날 엄마와 둘이 배스킨 라빈스에서 아이스크림 먹으면서 스티커북 놀이도 하고 왔어요. 집중,집중, 아이들이 아주 몰두하기 좋은 그런 스티커북이었답니다. 그냥 그림대로 붙이기만 할게 아니라 스토리가 있으니 재미까지 더해지는 책이었구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