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의진의 아이심리백과 : 초등 저학년 편 - 1∼3학년 부모가 꼭 알아야 할 아이 성장에 관한 모든 것 신의진의 아이심리백과
신의진 지음 / 걷는나무 / 2011년 12월
평점 :
절판


 

아직 우리 아이가 초등학생이 아님에도 이 책은 정말 술술 잘 읽혔다. 그리고 초등학교 입학 즈음과 입학 이후 3학년때까지도 유용하게 활용해볼만한 책이라 생각된다. 아마 초등학교 저학년 아이를 둔 부모라면 더욱 더 관심있게 한줄 한줄 새기는 심정으로 읽지 않을까 싶다.

 

유치원에 처음 입학하는 (어린이집에 보내본 적이 없고 문화센터 등에도 다니지 않아서) 아들을 두고 있어서 엄마도 초등학교 입학까지는 아니라도 조금씩 마음이 떨리고 긴장되기 시작하였다. 게다가 요즘 인터넷과 뉴스를 뜨겁게 달구는 왕따 자살 사건서부터 심각한 학교 폭력사건 등을 보고 있으면 아이를 둔 엄마 모두가 그렇겠지만 아직 어리기만 한 우리 아이들이 학교에 가서 잘 적응은 하게 될까, 괴롭히는 아이가 생기면 어떡하나 등의 불안이 증폭되어 남의 일도 내 일인양 안타깝고 현재의 방치된 이런 상태가 얼른 개선이 되었으면 하는 바램이 간절히 생겼다. 지금 이대로가 계속 유지된다면 아마도 같은 일들이 계속 발생할테니 말이다.

 

초등학교 1~3학년의 아이를 대상으로 한 아이심리백과 책이기에 기존 유치원들과는 또다른 집단인 학교라는 곳에 적응하는 과정과 아이가 지켜야할 생활 습관등을 마지막으로 자리잡게 만들 시기가 바로 초등 저학년임을 알려주는 중요한 내용들이 새겨져있었다.

책의 맨 처음에는 이 시기 아이를 둔 모든 엄마들이 가장 걱정하는 12가지 질문에 대한 답변이 먼저 실려 있었다. 그 다음이 초등학교 1학년, 그리고 초등학교 2~3학년의 이야기를 다룬다. 저자도 소아과 의사이기전에 두 아들의 엄마로써, 예전 저서들과 마찬가지로 자신의 육아경험과  많은 엄마와 아이들 상담 경험을 바탕으로 실생활에 적용할 수 있는 사례와 답변을 들어가며 서술하고 있어서 이론 위주의 막연한 육아서가 아니라 정말 참고할만한 육아서라는 생각에 신의진님의 아이심리백과를 유아편에서부터 찾아 읽고 있다.

 

한창 뇌가 발달하는 초등학생은 스트레스때문에 뇌 발달 정도도 달라지고, 심지어 이미 완성된 능력이 퇴행하기까지 합니다. 스트레스에 장기간 과하게 노출되었을때 가장 먼저 영향을 받는 것이 기억력입니다. 41p 근거도 없이 아이 영재 교육 등을 어려서부터 열을 올리다가 아이가 경쟁으로 인한 스트레스가 가중될때 자신감을 잃고, 기억력까지 감퇴될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도덕성이 떨어지고 공격성을 키우는 현상을 부추길 수 있으므로 부모가 지나치게 나서 아이의 영재교육에 열을 올리기보다 새로운 자극을 원할때를 놓치지 않고 그에 맞는 적절한 교육을 하는 것과 경쟁 스트레스를 이겨낼수있는 충분한 힘이 생길때 비로소 특별한 교육을 시작해도 늦지 않다고 이야기한다.

 

부모 자신의 불안감부터 없애고 1학년이 인생의 초석을 다지는 첫 걸음이라는 믿음을 갖고, 눈에 보이는 학습능력에 연연하기보다는 더 넓은 설계도를 그릴 줄 알아야 합니다. 아이의 뇌가 공부의 원리를 깨칠만큼 발달할 순간을 기다리면서 남보다 조금 뒤처진다 하더라도 아이가 기본 틀을 튼실히 다질 수 있도록 생활적인 면과 정서적인 면에 더 신경을 써야합니다. 74p 너무나 사랑스러운 내 아이가 부모보다 더 잘 살고 행복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아이가 공부를 잘하기를 바라는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나 또한 그런 마음이 없지 않다. 저자는 초등학교 저학년때 지나치게 아이의 성적에 연연하지 않고, 근본적인 자신감, 긍정적인 자아상을 만들게 도움을 주어야한다고 강조한다.

 

초등학교 1학년 엄마들에게 특히 중요한 것이 내 자식을 바로볼줄 알아야한다는 것인데,사실상 엄마가 객관적으로 보는 눈이 전혀 없다고 할 정도라고 하였다. 아이를 바로 봐야 왜곡된 욕심으로 아이를 망치지 않을 수 있으므로 가장 좋은 방법이 아이를 기르는 또래 엄마들로부터 이야기를 듣는 것이라 한다. 같은 반 엄마들을 자주 만나 내 아이의 장단점을 파악하는 것, 저자 또한 직장일로 바쁜 와중에도 한학기에 한두번 정도는 반드시 친구 엄마들과 정기적으로 모임을 가졌고, 일하는 엄마라도 한 명이라도 인연을 만들어놓아야 한다고 조언한다.

 

아이를 둔 엄마들이라면 누구나 한번쯤 걱정하게 될, 게다가 요즘같이 흉흉한 이야기가 더 많이 화제가 되고 있는 왕따와 괴롭힘에 대한 조언도 현실적이었다. 저자의 큰 아들도 초등학교 3학년때 한 친구의 집중적인 괴롭힘을 받았다 하였다. 그때마다 저자는 알림장에 꼼꼼히 적어두라고 일러두었다. 몇월 며칠 몇시 누가 발을 걸어서 넘어지게 했다.

첫째 경모에게 고자질 같은 방법을 쓰지 않고도 선생님에게 부당하게 당한 일을 알릴 수있고, 또 그렇게 해야한다는 사실을 깨닫게 하기 위해서였고, 둘째 경모 스스로 분노나 억울함 등 부정적인 감정을 표출하지 않고도 상대 아이에게 대응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310p

그 결과는 놀라운 것이었다. 며칠후 그 친구가 스스로 미안하다고 사과하고 다시는 그런 행동을 하지 않게 된 것이다.

경모가 적는 것을 궁금해하자, 친구를 괴롭힌 일을 적어 증거로 남기면 경찰이 와서 잡아간다는 이야기를 경모가 아이에게 들려주었고, 겁이 난 아이가 사과하고 다시는 괴롭히지 않았다는 것.  초등학교 2~3학년의 저학년 아이들에게는 이런 단순한 방법도 효과적이라 하였다.

 

아직 어리다고만 생각했던 아이가 유치원에 들어간다 생각하니 친구가 때리지는 않을까 친구를 사귀지 못하지는 않을까 등등의 사소한 문제서부터 온갖 것들이 걱정이 되기 시작했다. 뉴스를 들으면 초등학교 중학교 등은 더 무섭게 느껴졌다. 아이가 잘 적응하고 있는 모습을 실제 눈으로 봤으면 안심이 되겠지만 아직 시설에다녀본적 없는 아이라 더 불안감이 컸는지 모른다. 조리원 동기 중에 저자와 마찬가지로 소아과 의사인 분이 있는데 그분 또한 우리 아이처럼 아이가 여려서 시설에 보낼때 걱정이 많이 되었다고 한다. (우리 아이보다 일년 일찍 보냈다.) 그러나 데리고 있었던 엄마의 기우일뿐, 막상 보내놓고 나서 서로가 떨어져있는 시간을 갖다보니 아이하나만 생각하고 전전긍긍하는 그 마음에 오히려 조금 더 여유가 생겼다면서 지금 집에만 데리고 있어서 미리 걱정하는 마음이 커진 까닭이니 시설에 보내놓고 조금 느긋이 생각해보라는 조언을 들었다.

 

유치원때도 이런데 학교에 입학하면 어떤기분이 들까. 막상 유아기때는 열심히 열을 올리던 엄마들이 아이가 학교에 들어가면 이제 됐다며 안심해버리는 엄마들도 있다고 한다. 유아기때보다 절대로 덜 중요하다 말할 수 없는 그 시기에 말이다. 아이에게 너무 모든 것을 다해주어 의존심을 높여서도 안되고, 무관심과 방치로 아이를 불안하게 만들어서도 안된다. 너무 당연한 말이지만 다시 한번 새기게 된다.

아이의 모든 것에 너무 즉각적으로 반응하고 개입하는 헬리콥터 맘이 되어서도 안되겠지만, 아이가 적응하지 못하고 힘들어할때 몰라보고 아이의 학교 생활이 엉망이 되지 않도록 바로잡아주는 것은 필요하다. 엄마가 직접 개입하지 않고, 아이가 해결할 수 있도록 위에서와 마찬가지로 대응책을 제시해주거나 아이의 성향에 맞게 부족한 자신감을 키워주고, 산만한 생활습관은 더 늦기 전에 고쳐주는 등의 개입은 반드시 필요하다.

 

걱정만 한가득 미리 떠안고 있다가 조금이라도 위안이 될 책을 읽으니 마음이 좀 가벼워진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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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의 아날로그 책공간 - 오래된 책마을, 동화마을, 서점, 도서관을 찾아서
백창화.김병록 지음 / 이야기나무 / 201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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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좋아하고, 여행을 좋아하는 나이기에 더욱 관심이 가는 책 한권을 읽었다.

아이에게 좋은 그림책을 보여주려고 도서관을 찾다 한계에 부딪쳐 책을 사모으기 시작했고, 좋은 책을 많은 사람들과 나누려는 뜻으로 개인 도서관을 열기에 이르렀다. 그리고, 유럽에 책마을이라는 것이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유럽의 도서관, 책 마을, 서점 등을 찾아 뜻이 있는 여행을 떠났다. 제주도 설문대 어린이도서관관장과 동행하게 되어 일행은 셋으로 늘어났고, 유럽에서도 지인들의 도움으로 통역, 번역 등에 도움을 얻기도 한다.

 

책을 많이 읽는 사람들 중에는 목표가 뚜렷이 세워진 사람들도 있다. 작가가 되겠다, 개인 소장 책들로 도서관을 내겠다 , 북카페를 하고 싶다. 혼자서 책을 보던 때와 달리 인터넷 서점이나 포털의 서평단, 북까페 등을 통해 다양한 책 매니아들을 만나다보니 다른 사람들의 생각에도 조금씩 관심기 가기 시작했다. 아직 나는 무작정 책이 좋아서 읽고 있는 시점이다. 원래 어릴적부터 동화, 소설 등 재미난 책을 좋아해서 즐겨 읽었다가 공부를 해야한다며 책읽기를 그만두라는 이야기를 듣고 나서 책 읽기가 잠정적으로 중단되었다. 이후 중고등학교, 대학교, 그리고 직장을 거치는 동안 읽은 책은 초등학교때 읽은 책과 또 지금 아이엄마가 되어 읽고 있는 책들에 비하면 상당히 미미한 수준이다.

 

책이 좋아 책꽂이가 넘치도록 책 욕심을 부리면서도 다른 사람들과 나누려는 마음을 쉬 갖지 못했다. 내 것이라는 욕심의 끈을 아직 놓지 못한 까닭이다. 좋아하는 책을 친구에게 선물한 경우도 있지만 많지 않았고, 또 정말 좋아하는 책은 갖고있는 책을 주기보다 친구에게 새로 사서 보내는 경우가 더 많았다. 책을 좋아하는 분들 중에서는 나 같은 이기심을 넘어서서 진정 좋아하는 책을 공유하고자 하는 아름다운 마음을 가진 분들도 있다. 책을 좋아하고 사랑하는 사람들, 이 책의 저자부부도 그런 사람들 중의 하나이다. 아마 내가 만난 많은 북홀릭들 중에서도 이런 꿈을 갖고 있는 분들이 많으리라. 책을 너무나 사랑해서 많은 책을 읽고, 나누고 싶었고 그 마음을 더 채우기 위해 유럽의 책 공간을 찾아 떠났다.

 

도서관, 서점, 책마을, 그리고 동화마을까지..아이엄마이고, 어여쁜 동화의 꿈을 동경하다보니 볼거리가 많고 아기자기 예쁜 동화마을에 가장 관심이 갔다. 생전 처음 듣는 책마을이라는 것도 신기하였다. 그런가하면 다른여행서적에서도 많이 접했던 셰익스피어 앤 컴패니 서점의 본질을 새로 알고 놀라게 되기도 하였다.

 

아이 책을 읽어주며 나 또한 그림책의 세계에 새로이 눈뜨게 되었는데 어렸을적 심하게 축약된 동화책을 읽고 자랐다가 어른이 되고보니 동화들을 무삭제 완역본으로 접하면 성인 분량의 어마어마한 책들이 됨을 보고 놀랐다. 저자도 그런 경험을 책속에 잘 풀어내고 있다. 우리가 100페이지 내에서 마감했던 해저 2만리가 원래는 단행본 두권 분량인것을 알게 되었고, 몬테크리스토 백작은 심지어 다섯권이었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허클베리 핀의 모험 역시 성인용으로 완역했을 때 육백 페이지가 넘는 두꺼운 책으로 재탄생한 것을 보면서 거듭 놀랐다. 우리가 어떻게 이 책들을 읽었다고 할 수 잇을까. 하지만 안타깝게도 우리에게 이 책들은 어린 시절에 읽기를 끝마치기를 요구받았던 동화였고 성인이 되어 다시 접근 할 수 있는기회가 주어지지 않았다. 어쩌면 우리는 이렇게 걸작들을 잃어왔는지도 모른다. 이번 여행길에서 나는 잃어버린 걸작의 세계를 다시 찾아보고 싶었다. 189p 나 또한 최근 읽은 삼총사 프랑스어 완역본이 500페이지가 넘는 두권짜리 책이었고 어릴적 읽었던 짧은 동화와 많이 달라 놀라운 느낌이었기에 저자의 말에 백분 공감했다.

 

우리나라에도 만화 둘리 테마공원이 생겼단 이야기를 들었다. 유명해진 하나의 주제로 마을 전체가 관광산업이 된다는게 아쉬운 일일 수도 있지만 지역발전에 기여할 수 있고, 관광객들에게 어릴적 꿈을 다시 심어줄수있다면 상혼과 만날것이언정 그 뜻이 그리 나쁘게만 보이지는 않는다. 유럽의 동화마을에서도 앨리스와 관련한 여러 추억과 피노키오 마을, 하이디 마을, 피터래빗을 찾아 떠난 곳 등의 저자 여행을 따라다니며 나 또한 이런 저런 상념에 빠져들었다. 피노키오 마을에서는 디즈니 피노키오와 다른 (어릴 적 세계 명작은 다 디즈니 모습으로만 기억을 한다.) 피노키오를 만나고, 하이디 마을에서는 성숙한 하이디 소녀의 충격을 먹은 저자가 "네가 하이디?" 라며 놀라기도 한다. 일본 애니메이션 하이디 소녀의 작고 앙증맞은 모습에 익숙한 우리 세대이기에 그들이 내세운 모습이 생소했을 것이다. 다른 마을도 그렇겠지만 특히나 하이디마을은 일본 중년 부인들이 주로 찾는 상흔으로 얼룩진 마을이라는 유럽인 친구의 만류가 있어 걱정스럽기도 했지만 어릴적 추억을 되새기며 잘 만들어지고 동화의 내용 그대로 구성된 하이디 하우스를 직접 눈으로 보고 체험하는 그런 과정을 거칠 수 있다. (하이디가 그보다 50년전 먼저 나온 독일의 동화를 표절했다는 의혹이 최근 제기되었다고 한다. 충격적인 소식이었다.)

 

그저 발길 따라 다니며 사진과 여행기만 접하게 되는 것이 아니라, 저자가 읽은 책 속 이야기까지 같이 포함되어 유럽의 책공간을 거닐며 친근한 책 이야기를 전해 듣는 그런 기분이었다.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의 저자가 마흔이 넘은 나이에 아이가 없어서, 같은 대학 총장의 딸인 앨리스를 사랑하는 마음으로 지은 동화가 요즘의 불후의 명작 동화가 되었다는 배경은 물론이고, 셰익스피어 앤 컴패니가 <비포 선셋>이라라는 영화로만 유명한 것이 아니라 사실은 사장될뻔했던 소설 율리시스의 출판을 직접 나서서 맡게 되어, 묻힐뻔한 명작을 우리에게 남기게 해준 실비아의 공간이었고, 그 뒤를 이은 서점 주인 조지 휘트먼 (지금의 서점 명으로 개명한 ) 역시 가난한 작가들에게 침대와 먹거리를 제공하며 마음껏 글을 쓰고 출판하게 도움을 준 비범한 사람이었다. 영업이 늘 어려우면서도 돈의 노예가 되기를 거부한 서점 주인들의 노력으로 오늘날의 셰익스피어 앤 컴패니가 완성이 되었다. 그런 공간이었기에 저자의 남편 역시 가장 인상 깊은 곳으로 셰익스피어 앤 컴패니의 인상을 받았다 한다.

세련된 서가, 잘 배열된 책들, 이래도 안 사갈래 하면서 으르렁거리는 대형서점의 모습이 아니라 책들 하나하나가 자신의 가치를 뽐내면서 그 수많은 책이 모여 향기를 뿜어내는 모습에 반해버렸다고 했다.

확실히 이곳은 무질서하고 혼란스럽고 숨막힐듯 가득차 보이지만 결코 짧은 시간 인위적으로 만들어지지않아 시간이 주는 안정감, 가득찬 것은 책이 아니라 이곳을 사랑한 사람들의 이야기임을 읽어냈을때 확 밀려오는 따뜻함이 있다. 153p

 

저자 부부는 지금 충북 괴산에 내려가 예전의 도서관을 다시 열 계획을 세우고 있다. 이전의 도서관이 아닌 유럽의 책마을과 같은 공간을 꿈꾸고 있다. 한국에도 파주 헤이리에 책을 위한 신도시가 건립이 되었지만 그들이 꿈꾸는 것은 도시가 아닌 시골이고, 정부의 후원이 아닌 개인의 의지로 갖춰진 유럽의 책마을을 표방한다. 책마을은 또 어떤 곳인가 싶어 그들의 발길을 따라다니다보니 도시에서 책방과 출판사가 점점 설자리를 잃어가고, 농촌은 농촌대로 사람들이 없어서 마을이 공동화되어 가는 현상이 심해졌다고 한다. 이때 책을 사랑하는 이들과 농촌 살리기 정책이 결합돼 시골마을 곳곳에 '책마을'을 만드는 프로젝트가 이어졌다. 252p (유럽의 책마을을 가다, 서문 인용편)

 

 35일동안 이탈리아, 스위스, 프랑스, 영국의 책공간들을 샅샅이 살펴보고 돌아왔고, 한국에 돌아와서도 전국의 어린이 도서관을 수소문해 일년여동안 차근차근 살펴본후 충북 괴산의 도서관 건립을 꿈꾸는 그들, 그들을 따라 유럽을 돌고 전국을 다니지는 못했겠지만 충북 괴산 어린이 도서관이 생기면 아이와 함께 꼭 들러보고픈 마음이 생겼다. 또 책속의 책들에도 관심이 생겨서 읽고 싶은 책 몇권을 적어두었다. 볼로냐 국제아동도서전에서 2011년 라가찌상 논픽션 부문 대상을 우리나라 작가가 수상했다는 것도 뒤늦게 알았기에 창비의 <마음의 집>이라는 책을 사보려 한다. 런던 워터 스톤즈에서 스페셜 코너로 만난 그림책 작가 에밀리 그라벳의 <겁쟁이 꼬마 생쥐 덜덜이>도 아이에게 읽어주고 싶다. 마지막 반전이 통쾌한 그림책이라니 무척 기대가 된다. 한권의 책을 읽고, 유럽 여행도 다녀오고 책에 대한 더욱 많은 생각을 하게 된 소중한 경험을 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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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반찬 잘 차리는 책 - 대한민국 대표 밥반찬 201가지
이미옥 지음 / 성안당 / 201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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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있는 반찬에 어묵을 부쳐서 내놓을까 하다가 (어묵은 늘 탕이나 조림으로 먹다가 계란에 부쳐먹어도 별미임을 최근에 알았다.) 이 책을 한번 휘리릭 넘겨봤다가 눈에 띄는 메뉴 (신랑 퇴근이 코앞이라 재료준비가 다 되어있고 빨리 만들수있는 메뉴가 필요했다.)가 있어 참치전을 하기로 마음먹었다. 예전에도 다른 책을 보고 한번 한적이 있었는데 그때도 반응이 좋아서 한번 더 해봐야지 했었던 메뉴다. 게다가 마침 집에 있는 느타리 버섯과 파프리카까지 다져만드니 예전 레시피보다 더욱 보강된 맛이 나올 것 같았다.

아니나다를까 그냥 아침에 못 먹은 국이랑 먹겠다던 신랑, 고소한 냄새에 뭐하는 거냐며 부치는 어깨너머로들여다보고 좋아한다. 안 그래도 치킨 배달부를 엘리베이터에서 만났는데 치킨도 안 땡기고 군만두라도 해먹어야하나 입맛이 없는데 뭔가는 먹고 싶었다며 기뻐하였다. 며칠전 해물파전을 해줬을땐 미리 해물파전 해준다고 공지해놓고 해준거라 오늘 갑자기 등장한 참치전보다 감흥이 덜하게 먹었던 것 같다. 안 된다 했지만 어느새 좋아하는 맥주 한캔 꺼내들고 안주 삼아 반찬 삼아 먹기 시작한 참치전. 신랑이 알려준 대로 시원한 김장 김치를 한 쪽 얹어서 먹으니 따끈한 참치전과 시원한 김치가 조화가 잘 되어 더 맛있었다. 책에 나온 것보다 재료를 많이 넣었기에 입맛대로 계란은 좀더 추가하고, 밀가루 분량은 줄여서 부쳤다.

레시피 사진은 타지도 않고 깔끔하게 잘 부쳐졌건만, 내가 한 요리는 어째 이렇게 다 타거나 모양이 없는지 사진 찍기도 민망했지만 맛있게 먹어준 고마운 메뉴라 찍어봤다.



저자분을 보니 꽤 젊은 분 같은데 전공도 의직과라 요리와 상관없는 과였음에도 결혼 후 집밥을 고집하는 신랑 덕에 엄마 삼총사의 힘을 빌어 (친정 어머니, 큰어머니, 시어머니) 이 책 한권을 낼만큼의 요리솜씨가 자리잡히게 되었다고 한다. 정말 부러운 처자다. 나도 신혼 초반에는 정말 반짝 열심히 책보고라도 다양한 요리들을 해보곤 했는데 임신하면서 입덧이 생기고, 아기낳고 몸조리하고, 남들 다겪는 평범한 코스를 혼자만 더 부담스럽게 거치면서 요리에 흥미를 좀 잃어버렸다. 요리책은 여전히 좋아해서 열심히 보면서 가끔씩 뭔가 해봐야지 하고 마음먹었지만 요리책 권수 늘어나는 것과 내 요리 솜씨가 향상되는 것이 꼭 정비례하는 것은 아니었다.



오늘의 요리가 만족스러워서 내일은 또 뭐해먹을까? 하고 책을 살펴보다보니, 이 책 참 마음에 든다. 요즘 요리책들이 감각적으로 예쁘게 잘 나온 책들도 많지만, 이 책은 예쁘게 꾸미기보다 실용적인 요리책에 더 가깝다. 그리고 초보 주부들의 마음을 헤아리는 다양한 비결과 팁들이 아낌없이 수록되어 있다. 우리도 닮고 싶은 어머니 손맛을 한분도 아니고 세분께 전수받은 저자의 노하우가 젊은 사람들을 위해 밥숟가락과 종이컵 계량법으로 자세히 수록되어 있는 것이다. 게다가 몇인분인지 잘 나와있지 않은 요리책들이 제법 많아서 아쉬웠던 점도 이 책에서는 걱정할 필요가 없다. 요리별로 몇인분인지 나와있고, 조리법의 난이도까지 표기되어 있어 레시피는 쉬워보여도 막상 도전했다가 실패할만한 어려운 요리는 미리 짐작할 수 있게 되어 있었다.

메뉴들도 당장 내일 밥상에 올리고 싶은 그런 메뉴가 가득하였다. 이런 요리책 정말 좋다.

이렇게 말하는 까닭은 요리책을 많이 본 사람들은 잘 알겠지만 요리책 자체의 컨셉은 마음에 들지만 막상 하나하나 따라해먹어보려면 책 한권에서 내가 취할 레시피는 많지 않은 그런 책들도 있는데 이 책의 반찬들은 정말 한식의 집반찬 그 자체이다. 그러고보니 그 흔한 스파게티 하나 못 본 것 같다. 오히려 다른데서는 보기 힘든 흑마늘 제조법까지 나와 있었다.



요리할때마다 이 반찬은 여기서, 이 반찬은 저기서 하는 식으로 여러권의 책을 펼쳐놓고 요리하려니 정신이 산만했는데 이 책은 웬만한 한식 반찬들을 아우르고 있어서 몇권의 책을 주방에 어지러이 펼쳐놓을 필요가 없을 것 같아 마음에 들었다. 평소 안해봤지만 엄마가 많이 만들어주셔서 나도 해보고 싶은 그런 메뉴가 있다면 목차에서 찾아보라고 말하고 싶다. 쉬운 반찬서부터 안해봤지만 해보고 싶은 그런 메뉴들까지 다양하게 실려있어 마음껏 고를 수 있다. 마트에서 장 봐온 재료로 뭔가 만들고 싶은데 막막할때 펼쳐봐도 뭐가 나와도 나오는 그런 책이란 뜻이다. 같은 재료로 무치거나 볶고 조려도 여러 방법으로 할 수있는 방법이 같이 소개되어 있어서 비슷한 듯 조금씩 다른 그런 반찬들을 만날 수 있던 것도 좋았다. 느타리 버섯 무침은 매콤하게 무치고, 느타리 버섯볶음은 파프리카와 같이 볶아 색감도 좋고 맛도 매운 맛이 아니라 아이도 즐길 수 있는 그런 맛이다. 꺳잎 말고 꺳잎 순나물을 식당에서 먹어보고 반한 적이 있었는데 그 메뉴도 나와 있었다. 각 메뉴 하단에 재료별 효능이 실려있었는데 깻잎에 들어있는 파이톨 성분은 훌륭한 항암 효과를 갖고 있어 위암예방에 효과적이고, 철분과 칼슘이 많아 빈혈과 골다공증 예방에도 좋다고 한다. 나물을 안 좋아하는 우리 아기도 깻잎 순나물은 안줘봤는데 보드라워서 잘 먹을 것 같았다. 느타리버섯은 칼로리는 낮고 포만감을 주어 비만 예방에 좋고, 셀레늄이라는 성분이 있어 인체의 노화를 예방하고 칼륨이 풍부해서 나트륨을 몸 밖으로 배출해주는 효능이 있다고 한다. 버섯 좋은건 대강으로 알고 있었지만 효능을 직접 눈으로 확인하니 더 해주고 싶은 메뉴가 되었다.



새우튀김 하나만 해도 워낙 간단해서 그런지 많은 요리책을 봐도 제대로 새우튀김을 다룬 책이 드물었는데 이 책에서는 재료 손질법(새우 꼬리의 물주머니 잘라내기부터 시작)부터 친절하게 새우튀김을 하나의 요리로 대접해주었다. 바로 얼마전 새우튀김을 하려다가보니 너무 당연한 메뉴인데도 요리책에서 찾기가 힘들어서 (대부분은 대하찜 위주로 나오고 새우 튀김은 자세한 방식보다는 약식으로 간단히 소개하고 넘어가는 경우가 많다.) 아쉬웠다가 여기서 보고 반가웠다. 아, 그렇다. 내가 이 책이 더욱 마음에 들었던 이유가 그것이었다. 메뉴도 다양하거니와 그동안 내가 다른 책들에서 찾고 찾아도 눈에 잘 안띄면서 그러면서도 너무 쉽게 당연한 반찬들이 여기 많이 몰려 있었다.

임신했을때 엄마 병문안 (교통사고로 몇달이나 입원해 계셔서, 나도 거의 병원으로 출퇴근하다시피 했다.)을 갔다가 옆자리 환자분이 오늘은 도토리묵이나 무쳐먹어야지 하는 이야길 듣고 갑자기 너무 먹고 싶은데, 엄마는 입원 중이시지 난 못만들겠지 (임신전 같으면 책보고 만들었겠지만 그때는 내가 만든건 먹기 싫었다.) 사먹자니 관광지 아니면 안 팔것같지 (그래도 먹고 싶었는데 신랑이 관광지에서 먹는 파전과 도토리묵은 가격만 비싸고 맛이없다고 싫어해서 이야기도 못 꺼냈다.) 못먹고 마음에만 담아두었는데, 그게 두고두고 기억에 남아 이후로 엄마 퇴원하신 이후로 도토리묵 무침만 내리 해달라고 해서 좋아하는 메뉴 중 하나가 되고 말았다. 그 메뉴도 나와있다. 고기 싸먹고 남은 상추, 어떻게 처리할까 싶어 고민하는 주부들에게 쉽게 후다닥 무쳐서 반찬 한가지 또 올릴 수 있는 상추 무침도 옆에 소개되어 있다. (베테랑 주부들은 아니 이런 쉬운 메뉴들도 잘 못하나? 할 수 있겠지만 초보에게는 어느 것 하나 소홀할 수 없게 반갑기만 하다. 요즘은 책 안보고도 하는 메뉴들도 생기긴 했지만 뭔가 입맛에 안맞을때도 있기에 책보고 하는게 가장 안심되긴 한다.)

우리 아이가 좋아하는 잔멸치 조림, 내가 하면 멸치가 튀겨지다시피 하거나 타기일쑤였는데 시어머니와 친정 어머니께서 만들어주시는 멸치조림은 늘 맛있고 아이도 좋아하였다. 그래서 잔멸치가 냉장고에 가득해도 섣불리 조릴 생각을 못했는데 이 책의 팁을 보니 나의 문제를 알 것 같았다.

바삭한 조림을 만들기 위해서는 멸치를 기름에 충분히 볶고, 뜨거운 김이 빠진 후에 설탕을 넣어야 딱딱해지지 않는단다.

매워서 그냥 먹기는 힘든 마늘도 튀겨서 무치는 새로운 메뉴가 선보이기도 한다. 귤과 사과로 잼을 만들기도 하고 앞서 말했듯 흑마늘 제조 등의 비법도 나왔지만 대부분은 특별한 메뉴보다 화려하지 않으면서 먹고 싶었던 엄마표 반찬을 손쉽게 만들 수 있는 고마운 요리책이었다. 요리가 부담스럽고 어려워지는 이유중의 하나가 요리책 보고 뭐 한가지를 만들려고 해도 집에 없는 재료가 꼭 한두가지는 생겨서, 그 재료 살때까지 미루다보니 막상 할 메뉴가 턱없이 줄어드는 이유도 있었는데 책에는 재료가 많이 필요없는 그런 반찬이 많아서 정말 기본 야채와 있는 재료로 뚝딱 만들어내는 요술방망이 같은 그런 책이었다. 뭐 하나 만들래도 장보고 시작하는 나와 달리, 집에 아무것도 없어도 뭔가 만들어내시는 엄마의 차이를 이 책을 보고 느낄 수 있었다.

정말 요리에 충실한 책이라 초보 주부들에게 꼭 필요한 책이 될 것 같은데, 사진의 색감이 조금 옅어서 시각적 효과를 극대화 시키지 못한게 약간 아쉬웠고, 표지로 확 사람들의 시선을 이끌 수 있는 면이 아쉽게 느껴졌다. 내용만 보자면 정말 진국인데 말이다. 아마도 이 책은 알음알음 입소문으로 대박나게 될 책이 아닐까 싶다. 몇년전 선풍적 인기를 끌었던, 내가 좋아한 모 파워블로거님의 요리책처럼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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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서 가장 재미있는 남극지도 강력추천 세계 교양 지도 5
배정진 지음, 이유경 감수 / 북스토리 / 201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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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극은 늘 호기심의 대상이다. 전직 스튜어디스였던 친구가 세계 곳곳을 누비고 다녔던 이야기에는 그래 그랬겠지 하고 건성으로 고개를 끄덕였다가, 남극도 가봤다는 말에는 그저 부러운 마음에 입을 쩍 벌리고 말았다. 가보니 정말 장관이더라. 멋지던데? 하는 그 말이 예사로이 들리지 않았다. 다녀와본 사람만이 할 수 있는 말처럼 들렸다. 평범한 나로선  티브이 다큐멘터리가 아니면 남극의 풍경을 접할 수 없을 것 같고, 책에서도 남극에 대해 자세히 나온 책들을 아직 읽어본 적이 없었기에 짧은 글이라도 남극에 대한 글이 나오면 관심부터 가지게 되었다. 세상에서 가장 재미있는 남극지도는 어린이와 청소년을 대상으로 하는 책이지만 어른이 읽기에도 부족함이 없을 정도로 재미난 정보가 가득하게 실려 있다.

 

학창 시절에 해외토픽이나 유머이야기같은 것들을 기억해뒀다가 친구들과 쉬는 시간, 등하교 시간에 이야기하는 것을 좋아했다. 그 이야기가 아니라도 할 말은 많았겠지만 뭔가 재미난 소재거리가 있으면 꼭 공유하고 싶었다. 이후에는  드라마 이야기나 연예인 이야기로 옮겨가기도 했지만, 여전히 재미난 이야기에는 눈과 귀가 쏠리기 마련이다. 이 책을 읽고 오랜만에 가족들과, 특히 연예인이야기라면 딱 싫어하는 신랑과 남극에 세상에 에어컨도 있고, 냉장고도 있대. 이런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다. 카더라 통신이 아닌 책에서 얻은 정보니 힘을 실어 말하기도 좋았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너무나 추운 남극에 대해 궁금증을 갖고 있지만 최초의 탐험가 이야기나 남극에 사는 동물, 혹은 오존층 붕괴로 빙하가 녹고 있다 등의 단편적 지식 몇가지만 기억하는 경우가 많다. 우리가 모르고 있는 남극에 대한 재미난 이야기들이 이렇게나 많다는 것을, 사실 혼자 알기 아쉬워 소개하고 싶다.

 

겨울이 되니 베란다 기온이 급격히 내려가서, 베란다만 나가도 냉장고 온도는 될 것 같다. 그래서 추운 겨울에는 냉장고에 보관할 음식들, 특히 끓인 보리차 등도 냉장고에 두지 않고 베란다에 보관을 한다. 남극이라면 그 자체로 냉동고보다 더 저온일테니 냉장고,에어컨은 상상조차 할 수없었다. 그런데? 분명 존재한단다. 냉장고는 식재료가 얼지 않도록 냉장 상태로 보관하기 위해 필요하고, 냉동고 역시도 필요하다. 바깥의 기온이 워낙 변화무쌍해서 일정한 온도로 보관해야하는 필요가 있을 경우 냉동고를 활용한다는 것. 더욱 놀라게 한 에어컨은? 사람이 아닌 식물을 위해 쓰인다고 하였다. 남극에서 웬 식물 재배?라고 말하겠지만, 채소를 먹지 못해 심각한 편식으로 비타민 부족에 걸릴 뻔한 남극기지 사람들을 위해 남극 전용 유기농 식물 재배를 하는 곳이 있다고 한다. led 빛을 쬐고, 온도가 너무 올라가는것을 막기 위해 에어컨을 가동한단다. 도대체 얼마짜리 채소가 되는 거지? 라고 생각했는데, 남극이 아닌 외부에서 채소를 가져가다가는 중간에 다 얼어버릴테고, 보통은 급속 동결 건조한 채소만 가져갔기에 비타민도 부족하고, 섬유질이 부족해 심한 변비에 시달릴 수 밖에 없었다고 한다. 많은 양은 아니겠지만 일주일에 한번 채소로 포식하는 (남극이야말로 정말 채소가 금값일 지역이 아닌가 싶다.) 그런 날도 있다고 한다.

 

그런가하면 심지어 수영복을 입을 수도 있다!

남극에도 화산분출이 되는 곳이 있어서 인근에 온천이 나오는 곳이 있어 관광객들이 수영복을 입고 남극에서 온천욕을 즐긴다는 것이다. 아, 도대체 꿈만 같은 그런 일들이 남극에서 벌어지고 있다니 신기하기만 했다.

 

남극의 땅에 대한 소유권도 지금은 묶여있어서 어느 나라도 인정되지 않고 있으나 그 법령이 풀리는 즉시, 각 나라가 그동안의 연구를 바탕으로 소유권을 주장할 것이라 한다. 그래서 수많은 나라들이 남극에 기지를 세우고 자신들의 목소리를 내고 있는 것이란다. 남극에 묻힌 천연자원들의 양이 너무나 방대하기에..

 

남극에 대한 많은 놀라운 정보들을 접하니 남극에 가는 방법과 놀러가는 관광객들에 대한 궁금증도 생겨났다.

그 해답도 나와있다. 우리나라에서 남극까지 가는 최단 코스는 비행기로 아르헨티나의 부에노스아이레스까지 간 뒤 다시 항공편으로 우수아이아나 칠레의 푼타아레나스까찌 이동해야한다. 비행시간만 하루가 넘는 긴 여정인데, 비행기를 갈아탈때마다 하루 간격으로 겨울과 여름을 넘나드는 것 또한 색다른 경험이다. 크루즈 여행을 원한다면 우수아이아로, 비행기 여행을 선택했다면 푼타아레나스로 가야한다. 135p

예전에는 크루즈선을 타고 남극 주위를 도는 정도에 그쳤던 여행도 아예 경비행기를 타고 남극점까지 가기까지 하는데, 꽤 고가임에도 빈자리가 없을 정도로 예약이 몰린다고 한다. 지금은 마냥 꿈같은 남극 여행이지만, 언젠가 평생에 한번쯤 가게 될 일이 생기려나?

갈수록 빙하가 많이 녹고 있다고 해서 그게 언젠진 몰라도 지금의 남극과 또달라진 모습이 되어있을까 걱정되기도 한다. 그저 한순간의 꿈일수도 있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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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 다섯 인생 - 나만 좋으면 그만이지!
홍윤(물만두) 지음 / 바다출판사 / 201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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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에 알라딘에서 갑자기 물만두님의 추모의 글이 올라오고, 수많은 사람들이 슬퍼하는 것을 보고 물만두님이 어떤 분이시길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몇년전부터 책을 많이 읽기 시작했고, 리뷰도 쓰기 시작했다. 여러 서점에 리뷰도 올렸지만 물만두님처럼 알라딘 서재에 리뷰 외 글도 열심히 올리면서 이웃들과 교감하지 못하고, 주로 네이버 블로그와 카페에만 사적인 글을 올리고, 이웃관리 소홀한 것은 여전했다. 그나마 네이버가 인터넷 서점보다는 나의 주무대였다는 것이 차이일뿐. 그래서 물만두님을 미처 몰랐다. 추리소설 마니아이자, 서평 쓰기의 달인이신 분, 그리고 25세부터 걸렸던 근육이 무력화되는 병으로 오로지 책만 친구삼아 지내셔야했다는 것까지도 말이다. 물만두님에 대한 추모의 글을 올리고 싶어도 그 분이 여성분인지 남성분인지도 몰랐고 전혀 아는바가 없어 낯선 글 몇마디만 남겨 죄송했는데, 이제 이 책을 다 읽고 나니 그분의 책 사랑과 힘들어도 밝게 살았던 가족의 단란한 이야기 등에 지금은 고인이 되신 분일지라도 물만두님을 알게 된 소중한 시간이었단 생각에 책에 감사하는 마음마저 들었다.

 

 

"하고 싶어도 못하는 사람도 있다. 복이라고 생각하고 다닐 수 있을 때 걸어다녀. "

..

내가 좋아했던 건 가끔 서점에 들러서 책을 산 다음 근처 카페에 앉아 책을 읽는 것. 정작 지금은 할 수 있는게 그리많지 않다. 그 전까지는 전혀 없던 여행 생각도 나고, 이때까지 한번도 해본적 없는 '친구랑 수다떨기'도 해보고 싶다.

 ..

아무때나 스윽 밖으로 나가 꽃향기를 맡을 수 있는 일상조차 없다는 것이 가끔 아쉬울 뿐이다. 누가 감히 앞날을 장담할 수 있으랴. 많이 할 수 있을때 하고 싶은걸 미루지 말고 하시길. 171p

 

책을 좋아하기에 책을 사랑하는 마음이 지극한 어느 분, 특히나 많은 이들에게 잘 알려지셨던 유명한 서평 달인님의 글을 읽고, 알게 되었다는 것이 뒤늦었지만 행복한 시간이었다. 남들에게는 평범한 일상이지만, 누워서 혼자 일어나지도 못하게 된 물만두님께는 특별하고 어려운 일일 수 있는 사소한 모든 것들. 그 모든 것들이 얼마나 소중한 것들인지 다시금 느끼게 해주는 글이었다.

 

책에 관련된 많은 이야기들이 나와 더욱 공감하며 읽었는데 어느 기자의 이야기는 나까지 불편하게 만들었다. 물만두님의 병환을 알고, 인터뷰하자고 조르다가 물만두님이 자신의 병을 기삿거리화하기 싫어 회피하니 나중엔 욕까지 하면서 뭐라고 했다는 것이다. 다른 사람의 고통을 자신의 기삿거리화하려는 그 심리, 게다가 상대방에게 잔인한 고통까지 가하는 그 심리를 도저히 이해할 수 없었다. 또 만두님 서평을 도용하는것도 모자라 타 서점에서 자신이 알라딘 물만두인양 활동하면서 진짜 물만두님을 서평 도용으로 고발하고, 탈퇴시키고, 어쩌고 하는 어이없는 분의 글도 읽었다. 지금도 그런 일이 있으려나? 서평 도용 문제는 종종 발생해도 물만두님처럼 잘 알려진 분을 상대로 그런 사기행각을 벌인 사람이 있다는게 정말 놀라울 따름이었다. 참, 눈뜨고 코베어 가는 세상이라더니..

 

나 또한 알라딘은 아닐지라도 서평을 쓰기 시작하며 책까페 등에 많이 가입하고, 다양한 이웃들을 알고 소통하기 시작했는데,온라인으로 친구를 사귀고 블로그에 신경쓰게 된것은 (앞서 말했듯이 미미한 정도지만 예전에는 내 블로그는 그저 여행 정보나 요리 정보들을 스크랩해서 나 혼자 보는 용도가 전부였다.) 내게는 정말 큰 변화이고 개혁과 같았다. 물만두님 역시 알라딘 서재(네이버 블로그와 같은)를 통해 많은 사람들과 대화하고 소통을 한다. 인터넷이라는 세상에서는 물만두님도 얼마든지 자유로이 대화할 수 있고 (그래서 뒤에 다른 분들의 추모 글을 읽다보면 물만두님의 병환을 몰랐던 이들은 소소한 일상을 올리는 물만두님이 이해되지 않았다는 이야기까지 있었다.) 건강한 몸이 될 수 있었다. 그 곳에서 사람들에게 정도 얻고, 즐겨찾기가 끊어졌을땐 상처도 받는다. 그 모든 이야기들이 참으로 깊숙이 와 닿았다.

 

투병중이실때 쓴 이야기라 우울한 이야기 일색일거라 생각하면 오산이다. 하나하나 그분의 삶을 잊을만큼 너무나 재미나고 진솔하다. 본인이 물만두이기에 여동생은 만순이, 남동생은 만돌이로 부르며 삼남매와 부모님의 오손도손, 때로는 재미나게 티격태격하는 본인 말로도 코믹하다 할 정도로 재미난 가족사가 정말 가감없이 그대로 실려 있었다.

 

아픈 딸 앞에서 아픈 언니, 누나 앞에서 가족들은 우울한 모습만 보이지 않는다. 물만두님을 위해서 그런것이겠지만 다들 오히려 더 건강한 사람보다도 긍정적인 모습으로 물만두님을 대하고, 농담도 서슴지 않고, 특히 먹을 것 앞에서 언니, 딸을 팔아 (아픈 만두님 거라면서 엄마가 호떡을 빼돌린다던지) 간식을 챙기는 만화같은 모습도 종종 그려진다. 가족 자체가 워낙에 유쾌한 분위기라 만두님도 버텨내실 수 있으셨던게 아닌가 싶다. 소중한 가족. 못됐다 투덜거리다가도 사실은 가장 아끼는 여동생 만순이와 놀리면서도 정이 담뿍 든 막내 동생 만돌이.

 

엄마의 사랑은 또 어떠한가.

어느 집이나 엄마의 사랑은 가없이 극진할 것이다만은 만두님네 어머니의 사랑은 더욱 눈물겹고 애틋하다. 만두님도 잘 알면서도 몸이 아프고 힘드니 짜증을 내고 만다. 제사 상을 홀로 차리다 데여서 아픈 팔에 딸이 의지해서 꽉 붙잡아도 아프다 티 안내고 속으로 삭히신 어머니, 밖에 못 나가보는딸을 위해 사진기를 들고 아파트 안 예쁜 꽃들을 골라골라 찍어오시는 어머니.

 

가족에 대한 사랑은 물만두님이 시트콤처럼 재미나게 풀어내는 일상 이야기 속에서 투덜대는 듯 하는 말투 속에서도 그 안에 담긴 한없는 사랑을 느낄 수 있게 표현되어 있었다. 울수만도 없고, 그냥 웃을수만도 없는 이야기들. 읽는 내내 행복했다. 책과 가족, 그리고 만두님의 어릴적 일상들 그 모든 이야기들을 읽으며 만두님을 아주 약간, 아주 약간이라도 이해하게 되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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