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리엣 1 - 관 속에서 만난 연인
앤 포티어 지음, 서현정 옮김 / 노블마인 / 2011년 12월
평점 :
절판


 

줄리엣이라는 그 이름 하나만으로도 벌써 로미오라는 이름이 떠오른다. 실과 바늘과도 같은 아름다운 두 연인, 하지만 그보다 더할 수 없는 비극의 주인공인 불운한 연인들이다. 이 책은 우리가 알고 있는 바로 그 줄리엣을 다루고 있으면서도 셰익스피어의 줄리엣이 아니라는 점에서 신선하다.

이 책의 저자 앤 포티어는 셰익스피어의 유명한 비극이었던 로미오와 줄리엣이 사실은 이탈리아의 작가 마수키오에 의해 한 세기도 더 전에 쓰여졌으며, 배경 또한 베로나가 아닌 시에나였고, 중세 후반 존재했던 두 원수 집안인 톨로메이 가와 살림베니 가의 이야기가 로미오와 줄리엣의 원형이라는 사실을 발견하였다고 한다. 5년간의 자료 조사 끝에 완성된 이 소설이 출간 즉시 뉴욕 타임스 베스트셀러에 오르고, 파라마운트 사에서 영화화되었다는 소식도 눈에 뜨였지만, 셰익스피어의 작품이 아니라 원 소설이 따로 있다는 데서 더욱 호기심이 일게 되어 잡게 된 책이었다.

 

쌍둥이 자매였던 줄리와 제니스는 부모님 대신 키워주셨던 이모할머니 로즈가 돌아가시고 난 후 의외의 유산을 물려받게 되었다. 엄마가 돌아가시고 난 후 이탈리아에서 미국으로 입양되었는데, 이탈리아로는 절대 가지도 못하게 했던 할머니께서 외모는 빼어나지만, 천방지축 제멋대로인 제니스에게 전재산을 물려주고 할머니를 잘 따르던 줄리에게는 이탈리아로 가서 엄마의 보물을 찾으라는 편지와 여권 등만 남겨놓았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그녀의 본명이 줄리에타 톨로메이라는 사실도 처음으로 전해듣게 되었다.

 

이탈리아 시에나에 와서 톨로메이라는 그녀의 이름을 말하는 것만으로도 그녀는 어딜 가나 특별한 대접(?)을 받게 되었다.

살림베니가 여성을 만나 극진한 대접을 받는가 하면 의외의 시선을 접하게도 된다. 그리고 그녀가 알게 된 사실, 살림베니가와 톨로메이가는 절대적인 원수집안이었고, 그녀의 선조 중에 줄리엣 톨로메이가 있을 수 있으며 그녀가 바로 그 유명한 로미오와 줄리엣의 그 줄리엣이라는 놀라운 사실을 알게 되었다. 엄마의 유품을 찾으러 왔을 뿐이었는데 누군가가 자꾸만 자신을 뒤쫓고, 호텔방을 뒤지는 등 무언가 그녀에게서 빼앗아가려는 행동을 취해 두려움을 느끼게도  되었다.  

 소설 전개 방식은 600여녀전의 실제 로미오와 줄리엣의 이야기, 그리고 현재의 (로미오와 ) 줄리엣의 이야기가 흥미롭게 교차적으로 서술되었다.

이름마저 우리가 알고 있는 줄리엣 캐풀릿이 아닌 줄리에타 톨로미에라는 점도 놀라웠는데, 두 명의 줄리에타 톨로미에 이야기가 과거와 현대를 오가며 서술되는데, 작가의 허구적 상상력에 의해 오늘날의 줄리에타 톨로미에 또한 놀랍게도 로미오의 후손을 만나게 되는 설정, 그리고 그와 엮일 것 같은 사랑 이야기가 암시됨이 흥미롭게 구술되었다.

 

그리고 새로운 사실 한 가지 더.

셰익스피어 작품에서는 두 가문의 대립에 의한 이야기만 나왔는데 여기서 실제로는 세 가문의 이야기였다.

로미오는 살림베니가 가문이 아니었다. 살림베니가문이 줄리에타의 부모를 살해하고, 줄리에타만 간신히 살아남아 마레스코티 가문의 로미오와 관 속의 인연으로 만나게 되는 설정이 놀라웠다. 현대에서 살림베니가의 멋진 남자 알렉산드로가 줄리에타와 로미오보다 먼저 만나게 되는 점이 앞으로 어떻게 이야기가 전개될지 기대감을 북돋워주었다. 현대의 로미오가 거의 등장하지 않아 알렉산드로가 로미오인가 생각했었는데, 600년전에 로미오가 줄리엣을 죽은 사람이었던 것으로 착각했듯이, 현대의 줄리에타 또한 로미오를 죽은 사람(고대의 영혼쯤으로)으로 생각하는데, 실제로 로미오가 존재한다는, 게다가 그의 쪽지까지 받게 되는 놀라운 이야기가 펼쳐졌다. 과거와 현대의 이야기가 공존하면서 끝없이 데자뷰를 일으킨다고나 할까? 과거의 일이 그 자체로 뭍히는게 아니라 동명이인의 줄리에타 톨로메이를 통해 비슷한 이야기가 진행될 듯 암시됨이 무척이나 흥미로워 정말 재미나게 몰두하며 읽었다.

 

어떻게 될 것인가.

2부를 코앞에 두고 교차적인 두 로미오와 줄리엣의 이야기에 가슴이 다 두근거렸다.

줄리에타의 보물은 어떻게 될 것이고, 로미오와 줄리에타, 그리고 알렉산드로는 어떻게 될 것인지 더욱 기대감이 고조되었기 때문이었다.

표지의 매혹적인 여인 모습에 줄리에타의 모습을 투영시키며 보게 되었다. 사실 줄리엣 하면 그 옛날 눈이 크고 아름다웠던 영화 속 여주인공 올리비아 핫세를 잊을 수가 없었는데, 현대의 맹렬하고도 자유로운 여성의 모습을 보는 듯한 새로운 줄리에타의 모습도, 영화 속 청초하고 아름답지만 유약해보였던 줄리에타의 모습을 잊고 새로이 몰두하게 도와주었다.

 

로미오와 줄리엣을 새로 알아가다.

기존 1부에서는 예전 알고 있던 원작과 상당히 다른 듯 하지만, 어느 정도 비슷한 구성으로 진행되는 듯 하였으나 (현대의 이야기가 교차 진행된다는 것과 여러 차이점이 같이 공존하면서도 ) 2부는 현대 로미오의 등장으로 확 달라진 분위기가 되지 않을까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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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월칠석 견우 직녀 이야기 - 칠석편 알콩달콩 우리 명절 1
김미혜 지음, 백은희 그림 / 비룡소 / 2009년 8월
평점 :
품절


 

견우직녀 이야기가 워낙 유명한 옛 이야기다보니 그림책으로만 벌써 세권이나 집에 소장하고 있는 중이다. 전래동화 전집에도 한권 끼여있고, 단행본으로도 있고, 그리고 이 책은 비룡소의 알콩달콩 우리명절 시리즈 중 한권 칠월칠석을 다루고 있는 견우 직녀 이야기이다.

각각의 책이 모두 다 특징이 있는데, 단행본의 경우에는 견우, 직녀가 정말 어여쁘게 그려진 그림이라 그림을 보는 재미가 톡톡했고, 이 책의 경우에는 견우 직녀의 이야기를 액자식으로 끼워넣은 까마귀 가족 까배네 이야기가 창작 동화로 꾸며진 점이 색달라 좋았다.

 

어린 유아들은 처음 듣는 이야기이지만, 많은 어린이들도 익히 들어 잘 알고 있을 유명한 견우 직녀 이야기를 칠월칠석 즈음해서 까배 아빠가 까배에게 들려주는 형식으로 이야기가 진행이 된다. 아빠 까마귀가 하늘에 다리를 놓으러 간다고 하니 까배가 궁금해하였기 때문이었다.

견우와 직녀도 여러 버젼이 있는데, 이 책의 견우와 직녀는 어릴적부터 귀에 익었던 버전이었다.

하늘나라에 살고있던 견우라는 밭가는 총각과 역시 하늘나라의 베짜는 처녀였던 직녀의 이야기였다.

다른 책에서는 견우는 땅에 살고, 직녀만 하늘나라의 공주인 것으로 나와서 선녀와 나뭇꾼 느낌까지 났었는데 이 책은 우리가 알고 있는 원작에 보다 충실한 옛 이야기가 소개되었다.

 

열심히 일을 해서 사람들에게 먹을거리와 옷을 만들어주어야했던 두 사람이 행복한 결혼생활에 빠져 일은 않고 놀러만 다니니 하늘나라 임금님이 몹시 화가 나서 그 둘을 떼어놓고 말았다. 단 하루 만나게 된 날도 너무나 머나먼 은하수 강가 끝에서 만나게 해서, 서로 바라만 봐야했던 두 사람은 얼마나 울었던지, 땅에서 홍수가 나게 되었다. 우리 아이도 온갖 동물들이 다 나무 위에 올라간 장면을 보더니 "왜 자꾸 비가 와? 어떻게 하면 비가 그치는데?" 하며 궁금해하였다.

 

까배 아빠가 다리를 놓게 된 사연이 바로 그러했다.

아빠가 하늘나라에 다리 놓으러 가신 후에 비가 내리니 까배와 엄마의 이야기가 문답식으로 진행되었다.

 

 

"엄마 비가 와요."

"직녀를 만날때 타고 가려고 은하수 맑은 물로 견우가 수레를 닦나보구나."

 

"비가 왜 또 와요?"

"기쁘면 눈물이 나오잖니. 두번째 비는 견우 직녀가 만나 기뻐서 흘리는 눈물이란다."

 

"견우 직녀가 헤어져 자기 별로 돌아가는 구나. 저건 슬픔의 눈물이란다."

 

 

칠월칠석과 견우와직녀 이야기는 알고 있었지만 세번의 비에 대한 이야기까지는 자세히 기억하지 못했었다.

책의 문답이 참으로 멋진 표현이구나 싶었는데, 그림 동화 맨 뒤에 명절 설명편을 읽어보니, 칠석 전에 오는 비는 '세차우'라고 해서 '수레 씻는 비'라 부른다 하였고, 칠석날 저녁에 오는 비는 '칠석우', '기쁨의 눈물'이라 하였다. 또 이튿날 새벽에 내리는 비는 이별하면서 '눈물 흘리는 비', '쇄루우'라고 부른다니 아이 동화책을 같이 읽어주며 엄마도 칠월칠석 무렵의 비에 대한 좋은 정보를 얻게 되었다.

 

진달래 화려한 꽃 사이를 견우와 직녀가 뛰어다니던 모습, 비가 와서 청개구리들이 폴짝폴짝 뛰어가는 모습, 백일홍 붉은 꽃잎에 눈물방울 같은 빗방울이 떨어지는 모습 등 그림책 속 풍경들도 고운 모습이 참 많아서 재미난 창작동화의 재미를 더욱 높여주었다.

 

다른 동화책같았으면 까마귀, 까치들이 오작교를 놓아도 그냥 넘겼을 그 장면에서 아들도 "까배 아빠는 어디 있어요?" 물으며 찾는 걸 보니 (엄마가 대충 아무거나 짚어서 이 까마귀 아닐까? 하고 알려주니, 아들이 아닐거라며 자신이 장담하며 다른 까마귀를 짚었다.) 까배 가족네 이야기에 몰두하며 읽는 전래동화 이야기도 제법 효과가 높은 것 같았다.

 

요즘 유치원, 초등학교에서도 발렌타인데이, 할로윈 데이, 빼빼로 데이등은 즐겨도 우리 고유의 명절에 대해 제대로 알고 기억하는 경우는 드물단 이야기를 듣고 많이 씁쓸했었다. 서양에서 들어오고, 화려한 파티옷을 입고, 맛있는 과자를 주고 받는 그런 날이 아이들에게는 쉽게 와닿았는지는 몰라도 우리 고유의 명절에 담긴 아름다운 이야기와 더욱 맛있는 음식 (칠월칠석은 아니지만), 조상님들의 혜안을 느낄수있는 전통 옛 놀이등을 배우고 기억하는 것이 더욱 뜻깊은 일이 아닐까 싶다. 아이가 어릴 때부터 명절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주고 그림책으로 보여주는 것이 가볍게 지나치는 문화에 먼저 젖게 하는 것보다 훨씬 교육적이지 않나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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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발 귀신 앙괭이의 설날 알콩달콩 우리 명절 4
김미혜 글, 김홍모 그림 / 비룡소 / 2011년 6월
품절


단 며칠 차이인데도 나이를 먹고 나니 아이 하는 말과 행동이 작년과 또 다른 것 같다. 만으론 세살이지만, 한국 나이론 어느새 다섯살이 되어버린 40개월인데, 한살 더먹었다고 설쇠고 나니 어찌나 신기한 말들을 하는지 놀랍기만 했다. 엄마 눈에 더욱 그렇게 보이는 것이겠지만 말이다.

작년에는 그냥 어른들 하는대로 넙죽넙죽 절도 잘하던 아이가 이제 쑥스러움이 생겨서인지 세배 드리라고 해도 영 하려고 하질 않고 안해~ 하면서 도망가곤 한다. 우리 명절 중에 으뜸인 설날, 사랑하는 할머니, 할아버지께 세배드리고 덕담 듣는게 얼마나 좋은 일인데.. 아이가 안하려고 해서, 세뱃돈 이야기를 꺼냈더니(세배 드리면 세뱃돈도 받고 돼지저금통에 저금도 하고, 기타 등등) 돈에 대해 아직은 별 집착이 없으면서도 세배를 냉큼 드리고 세뱃돈을 달라고 해서, 헉, 내가 잘못 가르쳤네 싶어 얼굴이 붉어졌다.

아이와 함께 재미나게 읽으면 좋을 알콩달콩 우리명절 시리즈 설날 편, 신발귀신 앙괭이의 설날을 읽으며 반성하게 되었다.

아이가 추석편인 분홍토끼의 추석을 너무나 좋아해서 우리명절 시리즈라면 눈부터 밝아진다. 꽤 글밥이 많은 편인데도 4세였던 우리 아이가 너무나 좋아할 정도로 아이들 눈높이에 맞추어 그림과 글이 참으로 재미나게 잘 쓰여진 시리즈이다.



앙괭이가 누구지? 야광귀는 들어봤는데 하고 찾아보니, 야광귀를 앙괭이라고도 부른다고 책 뒷편 해설편에 나와 있었다.

신발 귀신 앙괭이라, 야광귀보다 우선 귀엽게 그려져있어 아이가 덜 무서워해 좋았다. 조금 더 자란 아이들이라면 무서운 귀신 그림도 잘 적응하고 보겠지만 아직은 아이가 어려 그런지 귀여운 그림을 더 선호한다. 집에 타 출판사의 야광귀 그림책도 있는데 아이가 무서워해서 그 책은 보여주질 못했고, 이 책을 먼저 재미나게 보여주었다.

새해 아침 까치의 반가운 울음소리에 잠이 깬 소원이네 가족의 설날 맞이 이야기이다.

코가 빨간 예쁜 신발을 할아버지께 선물받은 소원이는 세배도 드리고 세뱃돈도 받고 덕담도 들었다. 그리고 하얀 떡국도 맛있게 먹고 나이를 한살 더 먹었다.

정월 초하룻날 밤 신발을 훔쳐 신고 가는 앙괭이 이야기를 할아버지께 듣고 소원이는 울상이 되었다. 하지만 방책은 있는 법.

엄나무에 체를 걸어두면 체의 눈금을 세느라 앙괭이가 신발을 못 가져간단다.



여기까지가 보통의 야광귀신, 앙괭이의 줄거리이다.

그런데? 비룡소 시리즈는 거기에서 한발짝 더 나아갔다.

그날밤 자기 발사이즈에 맞는 신발을 찾아 발자국을 따라 걸어온 (아, 아무 신발이나 가져가는게 아니라 그런 거였나도 싶고, 아뭏든 저자의 재치인지 원래 있는 이야기인지는 몰라도 재미난 부분이었다.) 앙괭이가 체의 눈금을 세다가 그만~ 숫자세기 그만을 외치고 말았다.

소원이가 엄나무 체도 못 미더워서, 똥 밟은 신이라고 쪽지를 적어서 신에 넣어두기까지 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앙괭이는 그 신발이 가장 마음에 들었다.앙괭이는 소원이의 신발을 신고서 전국으로 새해 인사를 다니러 다니게 된다.



앙괭이가 신발을 신고 가면 한해동안 나쁜일이 생기지 (할아버지가 소원이에게 해준 말)

새해 첫날 신발을 훔쳐신으면 한해 운이 엄청 좋다는데 (소원이의 신발을 신어본 앙괭이의 즐거운 독백)



그동안은 정말 소원이와 할아버지 등 우리 입장에서만 보고 생각해왔는데, 책에서는 놀랍게도 앙괭이의 시선으로 또다시 이야기가 받아진다.

앙괭이가 신발을 가져가는데도 이유가 있었구나, 물론 이유가 있으니 가져가는 것이겠지만 책 속에 저렇게 두 시선이 엇갈린 이야기가 나오니 더욱 수긍이 가는 대목이기도 했다.

궁금했던 점은 앙괭이와 같이 다니던 두 상상 속 동물의 정체가 드러나있지 않아 호기심이 생겼다. 하나는 용인것 같고, 다른 하나는 해태일까? 누굴까? 그 친구들에 대해서도 살짝 추가로라도 언급이 되어 있더라면 좋았을 것을..

설날 세시 풍속에 대해서도 동화를 통해 쉽게 설명을 해주고, 동화 또한 우리가 알고 있는 설화에 살을 보태어 더욱 재미난 이야기로 만들어낸 점이 돋보였다. 어린 유아인 우리 아들이 봐도 무섭지 않으면서 친근한 귀여운 앙괭이, 올해는 이 재미난 풍속을 따라해보지 못했는데 내년에는 정월 초하룻날밤 아이 신발을 잘 숨겨두고, 체를 한번 입구에 걸어볼까도 싶다. 앙괭이가 나뭇잎 한장 넣어두고 가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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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뜻한 손뜨개 시간 - 18인 손뜨개 전문가에게 차근차근 배운다
뜨개나무 엮음 / 스타일북스 / 2011년 11월
품절


손뜨개 전문가 18인의 꼼꼼한 노하우를 배울 수 있는 책.

김정란과 그의 제자들로 이루어진 유닛 이름이 바로 뜨개나무라 한다.

어제는 정말 걸어다닐수도 없을 정도로 너무너무 추위가 매서운 날씨였다. 짧은 점퍼는 던져버리고, 허리아래까지 덮는 풀오버를 입고, 목도리 휘휘 둘러감고 모자를 쓰니 간신히 돌아다닐 생각이 들었다. 정말 이렇게 추운 겨울날, 간절해지는건 목도리, 장갑 등의 손뜨개 소품들이다.



책에서는 아우터 안에 예쁘게 받쳐입을 만한 조끼, 가디건, 재킷 외에도 풀오버, 케이프 등의 아우터와 숄, 모자 등의 다양한 손뜨개 작품들을 선보이고, 방법도 꼼꼼히 제시하고 있다. 워낙 솜씨가 좋은 분들이 많은 것은 잘 알고 있었지만 손뜨개로 참으로 다양한 의류를 만들어내고, 예쁘게 코디해입는 분들을 보면 부러운 마음이 한가득 든다. 추운 날씨라 이런 따뜻한 솜씨가 더욱 부러워지는 순간이었다.

아들을 하나 둔 엄마지만, 어딜 가나 돋보이는 아이옷은 역시 공주님 옷이다. 니트로 원피스를 만들어입혀도 너무나 예쁘고, 망토 또한 앙증맞고 너무나 귀여웠다. 엄마도 아이와 함께 커플룩으로 입을 수 있는 망토가 소개되었는데 모녀가 나란히 따스한 니트 망토를 두르고 다니면 세상 부러울 사람이 없을 것 같았다.

아빠와 아들이 함께 하는 밀리터리 스타일 롱코트와 케이프도 멋졌다. 만들어두면 정말 손뜨개 맞냐고 사람들이 몇번이나 물어볼만한 그런 멋진 작품이었다. 아, 이렇게 아이와 신랑을 위해 만들어줄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남자옷은 100사이즈, 여성옷은 55사이즈를 기본으로 했고 (대신 책 뒤에 소개된 베이직 스킬에 게이지 산출법이 소개되어 입는 사람에게 필요한 치수에 해당하는 콧수와 단수를 조절할 수 있게 되어 있었다.), 아이 옷 같은 경우에는 여아, 남아 별로 몇세에 적합한 사이즈인지가 나와있다. 5~6세, 7~8세 즈음의 아이옷이 많았다. 우리 아이가 5세이니 엄마가 손뜨개솜씨만 좋으면 정말 딱 좋을 사이즈였는데 말이다.

완성작의 근사한 피팅 사진도 눈에 띄었지만 응용 팁도 눈여겨볼만했다. 멀티 스타일 넥워머같은 경우에는 양팔을 뒤쪽으로 넣으면 볼레로 스타일로도 활용할 수 있는 패션 아이템이었다. 이렇게도 입을 수 있구나, 참 발상이 신선했다.

기본 베스트 등의 아이템에서부터 시스루 스타일 베스트, 퓨어 화이트 프릴 카디건과 화이트 그립백, 그리고 그 외에 다양한 아이템 등 이 책에서만 볼 수 있는 다양한 느낌의 옷들이 눈에 띄었다.



실제 손뜨개 시간에 들어가서는 뜨개 본과 뜨개법등이 잘 나와 있었는데 니팅 포인트를 통해 팁을 하나씩 소객해주는 것도 주목할만했다.

예를 들어 옷사이즈가 커질 경우, 무늬수를 늘리기보다는 무늬의 콧수를 늘려주는 것이 쉬울 것 같아요. 한무늬 13코를 14코나 그 이상의 코로 하면 좋습니다. 등의 팁이 그 좋은 예이다.

게이지 내는 법과 도구 소개, 옷 도안 읽기, 또 실제 뜨개질 하는 법 등의 뜨개 기초법은 책의 맨 뒤에 따로 정리가 되어 있었다.

완성작 사진 모음도 그 후에 추가로 소개되었는데 각 사이즈까지 비교하면서 올려져 있어서 남여 커플, 부자 커플, 모녀 커플, 모자 커플 등의 다양한 커플 아이템을 한데 모아 보는 재미도 쏠쏠했고, 사이즈 비교가 한눈에 쏙 들어와 더욱 보기가 편리했다.

베이식과 변형 디자인의 개성적인 세트 아이템이라는 표지의 이야기처럼 커플이 함께 입는 재미를 제대로 느끼게 해줄 그런 책이었다고 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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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기와 뼈의 딸 1 - 판타스틱 픽션 블루 BLUE 4-1 판타스틱 픽션 블루 Blue 4
레이니 테일러 지음, 박산호 옮김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12년 1월
절판


<작품성과 상업성을 함께 갖춘 한 해 최고의 작품에 수여하는 미국의 도서상인 내셔널 북 어워드(NBA) 최종 결선까지 올랐던 의 저자 레이니 테일러의 판타지 로맨스 소설. 출처: 네이버 책>





그녀는 프라하에 사는 17세의 예술학교 학생이었다. 다른쪽 삶에서는 그녀에게 가족과 가장 가까운 존재인, 인간이 아닌 생물의 심부름을 다니는 소녀다.

군청색 파란 머리를 갖고 있다는 것이 좀 눈에 띄긴 하지만, 완벽함을 자랑할 정도로 아름다운 미모를 갖고 있는 소녀 카루, 그녀가 모르는 외국어가 없을 정도로 온갖 언어 구사에 능통했고, 무술까지도 능한 소녀, 그녀의 삶은 친구들조차 파악하기 힘든 철저한 이중생활로 뒤덮여 있었다.



느긋하게 미소를 지으며 진실을 말하면 사람들은 그 말이 정말이란 걸 믿지 않고 그냥 넘어가곤 했다. 그렇게 하는 것이 일일이 거짓말을 꾸며 내면서 그 내용을 기억해야 하는 것보다 훨씬 더 쉬웠고, 그것이 마침내 카루의 일부가 됐다. 장난기 어린 미소에 터무니없이 기괴한 상상력을 지닌 소녀.

사실 터무니 없이 기괴한 것은 그녀의 상상력이 아니었다. 그녀의 파란 머리와 브림스톤과 이 모든 그녀의 삶이 터무니 없이 기괴할 뿐이었다.



그녀가 그리는 환상적인 그림, 브림스톤과 각종 키메라를 그린 그림과 그녀가 들려주는 사실과 같은 환상적인 스토리는 친구들로 하여금 그녀가 아주 출중한 상상력을 가진 친구라는 생각을 갖도록 만들어주었다. 어느 누구도 그녀가 인간이 아닌 다른 존재와 어울리는 사람이라곤 생각지 못했으니 말이다.



브림스톤의 허리 아래는 인간이 아닌 또 다른 존재였다. 바래고 흐릿한 황금색 털로 뒤덮인 그의 허리와 엉덩이는 용맹스런 사자의 근육으로 물결치고 있었지만, 사자의 두툼한 발 대신 그의 발은 점점 줄어들어 맹금이나 도마뱀의 발처럼 불쾌한 발톱을 가진 발로 변했다.



부모가 누군지 아무런 기억조차 없이 아주 어릴 적인 아기때부터 브림스톤과 그 친구들에게서 길러졌다. 어느 정도 자라고 나서부터는 브림스톤의 심부름, 그들의 기지 밖에 있는 전세계의 이빨들을 수집해오는 그런 임무를 가끔 맡아 진행하게 되었다. 직접 갖고 오는 사냥꾼들도 있었지만 그녀가 나서서 구해와야하는 경우도 있었다. 카루는 그 쓰임새가 궁금했으나 브림스톤은 절대 알려주지 않았고 그녀가 자라고 나서부터는 브림스톤의 본거지를 떠나 따로 아파트에 살게 하여 그녀로 하여금 거리감과 외로움을 동시에 느끼게 만들기도 하였다.


그러던 어느날, 너무나 완벽해보이는 외모의 남자가 검은 손바닥을 입구마다 찍고 다니는 것을 알게 되었다. 입구란, 그녀가 브림스톤에게 갈때 또, 그녀의 세상으로 다시 나올때 통과하는 포털을 말했다. 포털을 통해 그녀는 어디로든 자유로이 갈 수 있었다. 물론 그녀의 의지가 아닌 브림스톤의 의도대로 말이다. 자신이 원해서는 그를 찾을 수 없었고, 브림스톤이 부를때만 포털을 통해 그를 만나러 갈 수가 있었다.




첫눈에 카루를 보고, 자신도 모를 호기심에 휩싸인 아키바는 카루를 뒤쫓게 되고, 순식간에 그녀를 죽일 상황에 처했으나 그녀를 잠깐 다른 사람으로 착각해 살려주고 말았다. 그리고 그녀 또한 전력을 다해 도망쳐서 목숨을 부지했으나 아키바의 그녀에 대한 호기심은 감춰질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

비밀을 간직한 아름다운 소녀와 보통 우리가 알고 있는 이미지와 크게 다른 천사 아키바의 만남, 천사라기보다는 그는 전사에 가까웠고, 그것도 죽음의 전사와 같은 이미지를 강하게 풍겼다.



늘 선악의 구도는 명확한 것이었고, 대개 그 맡은 역할에 크게 위배되는 이도 없었다. 천사는 곧 선이라는 그 진리를 말이다. 소설에서는 카루의 시선을 빌어 그것을 살짝 비틀어놓았다. 천사만이 곧 진리이고 선일 수는 없을 수 있다는것을. 그들의 끝나지 않은 전쟁과 더불어 말이다.



뭔가 그녀에게 일어나고 있었다.

가끔 거울을 들여다보면 마치 낯선 사람과 눈이 마주친 것처럼 공허하고 낯설 때가 있었다. 다른 사람들이 부르는 그녀의 이름이 자신의 이름이란 의식이 들지 않을때가있었고, 심지어는 그녀의 그림자조차 낯설게 느껴졌다. 최근에는 문득 그 그림자가 자신의 것인지 확인하기 위해 재빨리 뒤를 돌아보다 자신이 지금 무슨 짓을 하고 있는지 깨닫기도 했다.



이 책은 환타지 로맨스면서도 인간의 형상만으로 만나온 뱀파이어, 타락천사, 불사자 등의 타 소설들의 등장인물과는 전혀 다른 키메라라는 새로운 종족이 등장한다. 물론 키메라 또한 아름다움을 위해서는 인간의 모습을 추구하는 것으로 등장하긴 하지만, 그럼에도 천사건 요정이건 어떤 모습으로든 인간의 모습을 크게 왜곡하지 않는데 익숙했던 우리 시선에서는 여러 종족이 합성된 키메라의 낯선 모습이 적응이 안될 수도 있다. 소설속에서는 한없이 아름다운 모습으로 그려졌지만, 영화상으로는 어떻게 그려질지 궁금해졌다. 3부작중 아직 1부밖에 나오지 않았는데도 벌써 유니버셜 픽처스와 영화화 계약을 완료했고, 작년 한해 미국내에서 수많은 돌풍을 일으킨 화제작이라고 하니 그 궁금증을 곧 영상으로 만나게 되지 않을까 싶다. 2011 아마존 올해의 책 TOP 10, 2011 아마존 Teen Book 종합 1위, 2011 뉴욕 타임스 올해의 책 등에 선정되는 등의 기염을 토한 작품이라 이미 흥행성은 충분히 입증받지 않았나 싶다.


비슷비슷한 환타지가 아닌 전혀 새로운 세상을 재창조해낸 이야기인지라, 호기심이 더욱 가중되는 스토리이기도 했다. 천사와 악마의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이야기, 소재는 식상할 것 같았으나 전개 방식은 새로운, 그래서 더욱 눈길이 가는 방식이었던 연기와 뼈의 딸, 제목조차 처음에는 낯설어 의아스러운 면이 있었는데, 그 궁금증 또한 1부에서 해결이 되었다. 천사에 대항하여 싸울 수 있는 함사스가 손에 문신처럼 새겨져있던 소녀 카루에 대한 비밀 또한 1부에 온전히 새겨져있었다. 올해 가을쯤 나올 예정이라는 2부(번역본도 그때 맞추어 나올지는 모르겠지만)에서는 그들의 슬픈 사랑이 어떤 국면으로 펼쳐지게 될지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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