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리엣 2 - 성모 마리아의 저주
앤 포티어 지음, 서현정 옮김 / 노블마인 / 201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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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줄리엣 1권을 읽고 나니, 2권에 대한 분분한 의견을 들었다. (아직 읽지 못한 2권이었기에 더욱 궁금해졌다.) 혹자는 1권의 로맨스가 더욱 절절했다고 하고, 혹자는 2권에서 성모와 관련된 스릴러 부분의 재미를 느낄 수 있을 것이라 했다. 1권 말미에 로미오와 줄리에타의 만남이 예고되어있었기에 현대의 둘의 만남은 어떨지 무척이나 기대가 되는 2부였다. 사실 성모와 관련된 이야기 등이라 해서 처음에는 다른 소설 등에 엄청나게 언급되었던 성배 이야기가 또 진부하게 다뤄지진 않을까 살짝 걱정도 들었다.

 

그리고 2부를 읽으며 초반부터 놀라고 말았다.

작가가 사람 놀래키는 재주가 제법 있으신 분 같았다. 그리고 결론적으로는 1권 못지않게 2권 또한 너무나 흥미진진하게 읽었다는 점이다. 예전에는 화가 나거나 걱정되는 일이 있을때 잠을 자며 스트레스를 풀었는데, 일어나면 바로 그 일이 다시 떠올라 찜찜한 것이 영 개운치가 않았다. 그런데, 몹시 화가 나던 순간, 줄리엣 2권을 붙잡자마자 놀라운 속도로 책 속 줄리에타에게 빠져들어서 현실의 고민 같은 건 머릿속에서 그대로 삭제되는 느낌이었다. 물론 책장을 덮으면 다시 떠오르기는 했으나 조금 더 희석된 느낌이랄까? 재미난 책은 현실의 고민 같은 걸 날려버릴 수 있을 정도로 많은 도움을 준다.

 

 

줄리에타가 과거에나 현재에나 쌍둥이였다는 설정, 그렇기때문에 줄리엣이 죽을 당시 직계 후손을 남기지 못했지만, 줄리엣의 여동생 자노차를 통해 직계 후손이 이어져올 수 있었다는 것이 사실인지 아닌지, 늘 현실과 관련된 재미난 소설을 읽으면 어디까지가 사실일까 하는 부분이 궁금해지기 시작한다. 현대의 로미오와 줄리에타, 그들의 혈통과, 또 과거의 선조와 똑같은 이름을 지닌 그들이 600년 이후에 또래로 재회하게 되기까지.. 정말 우연이라기엔 너무나 필연같은 그런 사실들.

 

여자 쌍둥이에게 줄리에타와 자노차라는 이름이 붙여져왔지만, 여자쪽 혈통이었기에 톨로메이 가문의 성씨를 따를 수는 없었다.

즉 쌍둥이는 여럿이었으나 이름이 줄리에타 톨로메이라는 그 옛날 줄리엣의 원조인 조상과 이름이 똑같은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그런데, 줄리에타의 엄마가 톨로메이 가문 교수와 결혼함으로써 (결과적으로는 조상이 같을) 아이들에게 줄리에타라는 이름도 붙일 수 있었고, 톨로메이라는 성까지 얻게 된 것이었다. 또한 로미오의 기적 역시 놀라웠다. 그렇게 현대에서 재회하게 된 그들이었다.

 

늘 로미오와 줄리엣의 비극을 염두에 두고 살았고, 자신은 진정한 사랑을 만난 적이 없었던 줄리에타. 쌍둥이인 자노차에 비해 오히려 외모와 자신감도 떨어졌지만, 그럼에도 꼿꼿한 기분만은 살아있었던 그녀. 그녀가 이탈리아 시에나에 돌아와 엄마의 보물을 찾아나서는 과정에서 알 수 없는 그런 추적을 겪는 과정들이 1부에서 펼쳐졌다면, 2부에서는 성모마리아의 저주, 그리고 띠지의 광기의 줄리엣이라는 말에 대한 이해를 할 수 있는 부분들이 등장한다.

 

사랑하는 로미오의 죽음 이후 부모의 원수이자 연인의 원수인 살림베니 영주에게 강제결혼을 당해야했던 비련의 여주인공 줄리에타.

로미오처럼 잇따라 자살하고 싶었으나 그의 시신을 안전하게 묻어주고픈 욕망에 쉽게 목숨을 끊지도 못했던 그녀였다. 그리고 살림베니에 대한 그녀의 원한 또한 자신의 자살로 쉽게 묻을 수 없는 것이었기에..

 

2부에 대해서는 정말 하고 싶은 말이 많은데, 자칫 하다가는 그대로 스포가 되어버릴 것 같아서 마치 임금님 귀는 당나귀귀 하고 외치고 싶은 것을 꾹 참아내는게 무척이나 힘들다. 아, 읽고 난 나만 이 재미를 느끼고 있다는게 아쉬울 정도로 말이다.

1부에서 초반에만 등장하고 잊혀진 듯 했던 자노차, 미국식 이름으로는 제니스인 쌍둥이 자매, 그리고 유난히 줄리에타에게 각별했던 집사 움베르토, 처음부터 의뭉스러운 호감을 노골적으로 전해온 수상한 살림베니가의 여인 에바 마리아, 그들에 대한 이야기가 2부에서 좀더 심도있게 다뤄진다. 물론 과거와 현대를 넘나드는 줄리에타와 로미오의 이야기를 근간으로 해서 말이다.

 

앤 포티어를 통해 셰익스피어의 순수 창작물인줄 알았던 로미오와 줄리엣의 원작이 따로 있음을 알게 되었고, 두 가문의 아니 세 가문에 얽힌 비극을 현대적 서사를 통해 이렇게 황홀하게 다시 만들어낼 수 있는 그 글솜씨에 반하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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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신저 블루픽션 (비룡소 청소년 문학선) 56
로이스 로리 지음, 조영학 옮김 / 비룡소 / 201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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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보다 얇은 책임에도 (워낙 요즘 두꺼운 책들을 많이 보다보니) 충분한 내용과 깊이있는 감동에 놀라게 된 책이었다.

책을 읽기 시작하면서 뉴베리상, 칼데콧 상 등 수상작가들의 작품에 사람들이 좀더 몰리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렇게 읽게 된 뉴베리 아너상 수상작들이 재미까지 겸비하고 있어서 이후 뉴베리 아너상 수상작들, 혹은 뉴베리 아너상 수상작가의 다른 작품들에도 많은 관심을 갖게 되었다. 이 책의 저자인 로이스 로리 역시 뉴베리상을 2회나 수상하고, 보스턴 클로브 혼 북 상을 수상한 작가이다. 그의 sf 대표 삼부작 시리즈 중 첫 시리즈, 기억 전달자로 두번째 뉴베리 상을 수상했다고 한다. 이 책은 그 sf 시리즈의 완결판이다. 그러나 전작들인 기억 전달자와 파랑채집가를 읽지 않아도 책을 읽고 이해하는데는 무리가 없었다.

 

기억전달자와 파랑채집가의 주인공들이 다시 메신저에도 등장한다. 하지만, 메신저의 주인공은 소년 맷티였다.

채집자, 보는자, 지도자, 메신저, 독특한 이 이름들에는 그 의미대로의 능력이 부여된 사람에게만 붙여지는 진짜 이름이 되었다. 맷티는 아직 진짜 이름을 부여받지는 못했지만 타인은 받아들여주지 않는 숲을 마음대로 통과하는 능력이 있어 메신저의 역할을 수행하고 있었다.

 

요즘과 전혀 다른 세상이다. 미래의 어느 날로 묘사된다는 그 모습은 정말 생소하기 이를데 없었다. 맷티가 예전에 살던 마을에서는 장애가 있으면 가차없이 제거되기도 하였고, 많은 사람들이 박해를 견디지 못하고 떠나기도 하였다. 맷티 또한 자식을 원치않는 엄마의 매질과 방치속에 자라다가 이 마을로 오게 되면서 보는자라는 이름이 붙여진 맹인아저씨와 함께 행복하게 살게 되었다. 예전에 도둑질을 일삼던 어두운 과거는 잊고, 마을 사람들의 따뜻한 환영 속에 바른 심성을 되찾아 성실한 청소년으로 자라난 것이었다.

 

주변 마을의 이주민들을 차별없이 받아들이고, 하나하나 소중한 사람들로 대접해서, 평화로운 공동체를 유지하고 있던 이 마을에 어느날인가부터 불길한 조짐이 불기 시작했다. 거래장을 통해 게임기를 거래했다는 말을 들었을때는 단순한 시장인가 싶었는데, 그것이 아니었다. 그 댓가는 평범한 것이 아니었기 때문이었다. 다른 사람을 사랑하고 따뜻하게 위했던 사람들이 조금씩 달라지기 시작했다.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 그들이 제공한 그 댓가때문에 그들은 진정 소중한 가치를 잃어버리기 시작했다.

 

그리고 맷티에게 진정한 가르침을 주었던 선생님인 조언자, 그가 타 이주민들의 마을 유입을 막는 마을 폐쇄를 주장하는데 앞장서기 시작했다. 거래에 나서기 시작한 사람들은 조언자를 따랐고, 그의 외모의 두드러진 변화와 함께 착한 심성의 사람들 또한 다른 사람의 약점을 놀리기도 하는 등 예전에 보이지 않는 그런 모습을 보이기 시작했다.

 

마을이 폐쇄되기 전 다른 마을에 있는 자신의 딸을 불러오고 싶었던 보는자, 그는 양아들이나 마찬가지인 맷티에게 키라 (파랑채집가의 주인공)를 데려와달라는 부탁을 하고, 지도자(기억전달자의 주인공)에게 맷티가 통과해야할 숲이 이미 적대적으로 변해가고 있다는 충격적인 이야기를 듣고도, 맷티는 키라를 데리러 위험한 여정길에 오르게 되었다.

 

가진 것을 모두 나누고, 베풀며 서로서로의 행복을 바랬던 사람들이 이기적인 마음 앞에서 조금씩 무너져 가는 모습이 안타까웠다.

그리고, 그저 묵묵히 기다리는 줄 알았던 숲이 인간을 직접 공격하기도 하고, 배척해내기도 하는데 놀라움을 느끼게 되었다.

메신저를 다 읽고, 뒤늦은 감이 있지만 기억 전달자와 파랑채집가가 읽고 싶어졌다.

그리고 이 이후의 이야기가 있지 않을까. 3부작이라는 타이틀이 너무 아쉽게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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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나라, 외로움도 그리움도 어쩔 수 없다면 - 서른 살의 나를 위로하는 법
이하람 지음 / 중앙books(중앙북스) / 201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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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른 즈음의 여행에 대한 여성 여행 작가들의 책을 벌써 여러편 읽었다. 내가 서른 즈음이었으면 더욱 와닿았을 그런 책들. 나 또한 서른이 되기 직전 29살의 그 기분이란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이상한 기분이 들었다. 남자친구도 없이 서른을 목전에 두고 있으니 너무 불안했다. 직장이 안정적인 것은 부차적인 것이었고, 당장 결혼할 사람이 옆에 없다는게 나와 내 또래 친구들을 한없이 불안하게 만들었다. 주위 선배님들이 늦도록 결혼안하고 계신걸 많이 봐오기도 했고, 실제 사촌 언니들도 30이 넘어 다들 결혼을 해서, 20대에 결혼하길 바랬던 아빠의 꿈을 이미 난 저버렸기 때문이었다.

 

나 또한 그런 불안감을 친구들과 함께 일년내내 곱씹었던 것 같다. 일찍 결혼한 친구들도 드물게 있었지만 대부분은 나와 비슷한 처지로 남자친구가 없이 30을 맞이하는 친구가 많았다. 그 허전함을 나 또한 여행으로 달랬다. 20대 마지막 여행이라는 제목으로 대학 동기들과는 경주로 처음 여행을 떠났고 (사실 대학때도 내가 한학기만에 휴학을 해서 같이 여행을 즐길 시간이 거의 없었다.) 10월 즈음에는 전 직장 친구, 동갑내기 친구와 함께 우리들의 불투명한(?) 미래를 걱정하며 호주뉴질랜드 여행이라는 내 생애 처음으로 가장 먼 여행을 떠났다.

 

그래서 친구들의 결혼 소식에 더 불안하고 막막했을 저자의 심정이 너무나 절절히 와 닿았다.

사실 29살은 너무나 불안정했지만, 오히려 지각 변동이 일어날 것 같은 30이 되자, 세상은 아무것도 달라질게 없었다. 오히려 불안했던 마음이 딱 사라져서 너무너무 편해졌다. 딱 하나 졸업앨범을 보고 전화를 걸어온 중매쟁이 아줌마에게 틱틱거리자 (그땐 정말 그런 전화가 너무너무 싫었다.)  "뭐 이제 꽃띠가 아니잖아요.(그러니 너무 튕기지 말라구요 라는 의미가 내포된)" 이런 소리로 나를 열받게 했을뿐. 사실 내가 아는 동료 한분도 워낙 동안이었는데도 결혼이 늦어지니 전화가 와서 "이제 예쁜 나이는 다 지났고.."라는 말로 속을 박박 긁어놓았다 하였다.

 

책 속 저자는 여행 작가로 두번째 책을 내었다. 서른을 갠지스 강가에서 보내기 위해, 자신이 생각하는 가장 먼 곳이었던 인도로 무작정 여행을 떠났다. 나 또한 멀다고 느꼈던 호주로 떠났긴 했지만 가이드와 함께 대부분 중년 부부인 팀에 끼여서 드문 미혼 여성들로 여행을 다녀왔다. 일주일보다 약간 길었던 우리 여행이었지만 저자의 여행은 훨씬 더 힘들고 고된 자유 여행, 그것도 많은 사람들의 호불호가 갈리는 인도 여행이었다. 다행히 잠자리가 까다로웠던 그녀가 인도에서는 식성, 잠자리 모든 것에서 마음을 놓고 적응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그러니 여행을 다닐 수 있었던 것이겠지.하나하나 불평을 하다보면 아마 인도란 곳은 끝도 없이 불만을 갖게 될지 모를 곳이었다.

 

인도는 끝없는 반전의 놀라움이 기다리는 곳이라 했다. 전혀 기대하지 못한 곳에서 친절을 받고 최소한의 친절을 기대한 곳에서는 쌀쌀한 냉대를 받기도 한다. 저자가 적은 그 따스한 경험들이 인도에 대한 내 거부감을 조금씩 상쇄시켜 주었다. 2등석 표를 못 구해, 3등성 칸에 타고, 관광객들을 드물게 볼 가난한 현지인들을 그저 경계의 대상으로만 보았을때 현지 남자들이 그녀의 표를 보고, 자리를 찾아주고 (이미 다른 사람이 앉아있는 것은 기본임에도 일어나라고 해주고) 그녀가 깜빡 잠이 들어 못 내릴뻔 하자, 서둘러 그녀를 깨워 제대로 내리게 도와주기도 했다.

여행사 직원조차 고아행 표를 못 구한다며 모르쇠로 일관할때, 택시기사였던 사람이 그녀의 고충을 듣더니 버스표가 남은 것을 알아내고 그녀를 미터기 요금만 받고 버스터미널까지 태워다주기도 했다. 인도여행을 다녀온 많은 이들이 사기 당한 이야기를 주로 담아내는 것에 비해 그녀가 받은 친절들은 유난히 더 기억에 남는 대목이었다.

 

인도여행 짬짬이 여행을 가기전, 혹은 다녀온 후의 그녀의 이야기가 곁들여진다. 갑자기 읽다보면 어느새 그녀의 작업실 혹은 그녀의 글 쓰는 아지트인 여의도 근처 커피숍에 와 있는 가 하면, 한국의 그녀의 전 애인과의 이야기가 잔잔하게, 혹은 좀 안타깝게 흐르다가도 애슈턴 커쳐와 젊은 시절의 레오나르도를 닮은 인도여행중인 덴마크인 모르텐에게 넘어가기도 한다.

 

그런 서술이 어색하게 느껴지지 않았다. 한 구절 써내려가기가 너무나 힘들다는 그녀. 하지만 그녀의 글은 읽는 이에게는 솔직한 그녀의 심정이 그대로 와닿는 평온함을 주었다. 작지만 알찼던 책 한권이 그렇게 아쉽게 마지막 장을 향해 가고 있었다.

 

서른의 나이를 끝없이 반추하며, 고생길일 수도 있는 인도에서 내려놓는다는 것을 배워간 저자의 이야기가 30이 아닌 사람에게도 잔잔한 감동을 주겠지만 특히나 잊혀지지 않았던 29세의 불안했던 나 자신으로 되돌려주었다.

 

지금껏 살아오던 방식이 와르르 무너져 내리는 곳

그곳이 인도다. 220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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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40 임신출산 - 남보다 조금 늦은 임신, 계획부터 산후조리까지 완벽 가이드
김영아.박현주 지음 / 담소 / 201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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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저자분인 김영아님은 일산 백병원 아기희망클리닉 교수로 엄마 산부인과의사입니다. 37세에 결혼을 해서 체외 수정 시술로 예쁜 남매를 얻게 된 저자는 자신 역시 늦은 결혼과 임신, 출산을 경험했기에 남보다 조금 늦게 임신하는 많은 여성들의 마음을 자신의 체험으로 더욱 깊이 이해하게 되었겠지요. 이 책은 걱정이 많을 3040 예비 맘들을 위한 전문가의 조언과 지식, 정보가 가득한 책입니다.

 

제 주위에는 30대 중후반에 첫 임신, 출산을 경험한 선배님들이 무척이나 많습니다. 결혼 자체가 30대 중후반에 이루어졌기에 임신 출산이 늦어지는것이 어쩔 수없는 일이었지만 책에서처럼 대다수의 사람들이 노산을 걱정해도 다행히 거의 대부분의 선배님들이 건강한 아들 형제, 건강한 아기를 낳아 행복한 엄마로 살고 계시지요.

 

저도 첫 아이는 30대 초반에 낳았지만, 둘째를 금방 갖지 않고 터울을 두다 보니 둘째를 만약에 갖는다면 30대 중반에 낳게 되는 셈이더라구요. 그리고 아직도 결혼 안한 친구들이 많아서 저뿐 아니라 친구들을 위해서도 추천해줄 책인가 싶어 더욱 관심을 갖고 읽어보게 되었습니다.

 

주위 사람들이 불임을 판단하는 기간이 얼마가 되는가를 물어온 적이 있습니다. 보통 1년 정도 건강한 결혼 생활을 유지하고도 아기가 생기지 않는다면 산부인과에 가보는 것이 필요하지 않을까 하는 이야기를 한 적이 있습니다. 의학적으로 불임이란 건 건강한 부부가 피임을 하지 않고 정상적인 성생활을 하는데도 1년 이내에 임신이 되지 않는 경우를 말합니다. 여성의 나이가 만 35세 이상인 경우에는 6개월 이내에 임신이 되지 않을때 불임이라고 합니다. 아무리 건강한 30세부부일지라도 1년 이내에 임신이 되지 않는 경우가 25% 이상입니다. 불임은 결국 확률의 문제입니다. 98p 보통은 1년 안에 산부인과를 찾기보다는 몇년의 시간이 흘러 찾는 경우가 많다고 하네요.

책에서도 거의 결혼후 10년이 지난 38세 여성이 심한 복강내 염증과 종양으로 응급실을 찾았는데 자궁에 근종과 선근종이 있고 난소와 나팔관이 심하게 손상되어 있어 임신이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었다 합니다. 보통 1~2년이 지나도 임신이 되지않으면 병원을 찾기 마련인데 왜 병원에 가보지 않았냐는 말에 생기겠지 뭐 하며 10년을 보내다보니 자궁내 이상을 늦게 발견하였고, 수술로 난소를 살려내긴 했으나 이미 호르몬이 나오지 않는 사실상 폐경에 이르렀다 하는 이야기에 가슴 아팠습니다.

 

결혼 후 허니문 베이비인 듯 바로 임신이 되어 기뻐했다가 3개월도 못되어 아이를 하늘나라로 떠나보낸 적이 있었습니다. 그때의 정신적인 충격은 이루말할 수 없었지요. 현대 여성의 경우에 첫 아이를 자연 유산하는 경우가 많다라는 이야기를 들어도 제 일이 되니 크게 위안이 되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자궁이 회복될때까지의 시간을 기다린 후에 몇달 후 임신이 가능하다 했지만, 거의 일년을 몸과 마음을 평안히 한 후에 다시 아이를 갖기로 해서, 지금의 아들을 얻었습니다.

 

두번의 자연유산을 경험한 여성이 마음이 워낙 여린데다 임신의 실패로 상처가 힘해져 눈물부터 쏟은 이야기가 나왔습니다. 저라도 그랬을 것 같아요. 저 또한 두번째 임신 후 아이의 심장소리를 듣고 얼마나 울었는지 모르니까요. 저자는 당분간 병원에 오지말고 마음을 편하게 갖고 자연스럽게 임신을 시도해보라 조언하고, 얼마 후 그녀의 임신 소식을 들었습니다. 불임 문제에 대처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편안한 마음을 갖는 것입니다. 불임이라고 진단받은 경우에도 그냥 자연스럽게 임신에 성공하는 경우가 꽤 많습니다. 122p

 

첫애를 문제없이 나았다고 해도 그 사이에 모체의 상태가 바뀌어서 임신하기 어려운 몸이 되는 경우도 많습니다. 122p 라는 것은 이 책에서 처음 알게 되었네요. 몰랐던 이야기를 새로이 알게 된 부분이 많아서 너무 안심하고 있을 일도 아니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3040 고령 임산부들이 걱정하는 여러 문제에 대해 정말 두루두루 많은 부분을 짚어낸 책이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몰랐던 것을 많이 배울 수 있었고, 그중 또 한가지는 엽산을 아내뿐 아니라 남편도 임신 전 미리 같이 복용해야한다는 사실이었지요. 또 임신 가능성을 높이는 불임치료에 대해서도 불임검사 (남녀의 경우를 각각), 배란유도서부터 인공 수정, 체외수정시술, 세포질내 정자주입술 등의 보조 생식술, 그리고 임신을 한 후의 3040 엄마들이 알아야할 건강관리법 등이 정말 읽는 사람에게는 고마울 정도로 잘 나와 있었지요. 임신 중 영양관리중 내 아이를 위한 10개월 영양만점 추천 식품 등이 눈에 띄었네요.

출산과 산후조리 등에 대한 이야기도 나옵니다. 두루두루 그야말로 3040 임신의 거의 모든것을 짚어내고 있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었어요.

 

 첫 아이 출산 후 꽤 긴 시간 모유수유를 했는데 대부분 엄마들이 모유수유를 하면서 식이 조절과 운동 등을 하는데, 저는 잠이 부족하다는 핑계로 또 모유가 잘 안나온다는 핑계로 무척이나 잘 먹고 밤에 잠을 못 자서 낮에는 되도록 잠을 청하곤 했습니다. 그래서인지 체중이 많이 불어났어요.

많은 사람들이 임신 중 체중 증가를 걱정하지만, 중요한 것은 임신 전 체중관리부터 해야한다는 사실이었습니다.

 

 

임신 중 체중보다 임신 정 체중이 더 중요합니다. 임신 전 비만이었던 여성일수록 임신 중 임신성 고혈압과 조산의 위험이 높아지며 미숙아를 낳을 가능성도 2배 가량 높게 나타납니다. 게다가 비만 여성은 임신 후유증의 위험이 크고 아예 임신 자체가 어려운 경우도 있습니다. 비만은 난소 기능을 저하시켜 배란 장애를 가져옵니다.

.. 정상 체중의 여성일지라도 운동을 통해 체중의 5~10%를 감량하고 규칙적으로 엽산이 포함된 종합 비타민을 먹은 경우 배란 장애 불임이 40% 감소했습니다. .. 단순히 체중을 감량하는 것만으로도 임신 확률을 높일 수 있습니다. 54p

 

정상 체중일 경우 체중이 증가할 수록 출생아의 체중도 증가하지만, 과체중과 비만을 가진 여성의 경우는 오히려 체중이 증가할수록 태아의 체중이 줄어듭니다.즉, 체중 증가를 줄이는 것이 태아의 성장에 도움을 줍니다. 임신중 체중증가는 일주일에 0.3kg이내, 기간 중 6.8kg이내가 적당합니다. 가급적이면 임신 전에 미리 체중을 줄여 정상 체중 범위 내에서 임신을 하는 것이 좋습니다. 210p

 

 

 둘째를 계획하는 것이 사실 막연한 일이기는 합니다. 둘째를 꼭 낳겠다는 마음까지는 아니지만, 큰 아이를 위해서라도 (당장은 아이가 힘들어하겠지만 아이가 자라서 형제가 필요할 것 같아서요) 가져야하지 않을까 하는 마음을 먹고 있습니다. 고령 임신일수록 계획임신이 꼭 필요하다고 합니다. 임신하기 좋은 건강한 몸을 만들고, 건강한 출산을 위해 더 많은 공을 들여야하지 않나 싶네요.

 

예전에 비해 확실히 오늘날의 여성들이 대학교, 대학원까지 나오고, 직장 생활에서 커리어를 쌓다보면 결혼이 많이 늦어지는 경우가 많더라구요. 그래서 고령임신이 더이상 소수의 남의 일만은 아니라는 생각입니다. 예쁜 아이를 갖고 싶은데 내 나이가 걱정이 된다면 이런 책을 읽어보고 계획임신에 임하는게 어떨까 싶더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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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 부는 날이면 나는 점 보러 간다 - 답답하고 어수선한 마음 달래주는 점의 위로
이지형 지음 / 예담 / 201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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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책에선가 전갈자리를 가진 사람은 별자리 운세 등에 관심이 많고 사행심리도 높다는 글을 읽었다. 그게 온전히 내 모습이 될 수는 없겠지만, 대학 때 특히나 20대 말 결혼 적령기가 되었을때는 사주 카페에 가서 이야기를 들어보는게 그리 부담스러운 일이 되지 않았다. 어릴적에 보던 개그 코너에 부채도사라는 코너가 있어서 개그의 소재가 되기도 했던 사주, 점 등이지만, 막상 직접 보러 가면은 내 운명에 대해 진지한 마음으로 열중하게 되기도 한다. 사실 사주 카페는 일반 점집 등에 비해 좀더 가볍고 경쾌한 느낌이다. 어른들이 보시는 것처럼 어려운 느낌이 없고, 차 한 잔 마시고 인연을 언제 만나게 되나요? 등의 이야기를 친구들에게 넋두리하듯 물어볼 수 있는 곳이기도 하였다. 마침 학교 근처에 사주카페가 유독 많기도 했고 말이다. 결혼 적령기가 되었을때는 압구정동 사주 카페에 일부러 찾아가기도 했다. 재미삼아라는 명목으로 말이다.

 

대학때도 연애운이 궁금하기는 했지만 전반적인 운세도 궁금하기도 했다. 그 중 기억에 남는 말은, 열이면 열 모두 재주를 갖고 있으나 그렇기에 한 우물 파기 힘든 형세기도 하다. 연말만 되면 자꾸 뛰쳐나가려고 하는데, 결국 세월이 흐르고 나면 원점이니 그냥 한 우물에 집중하라 라는 이야기였다. 그 말을 전부 다 믿을 것은 아니었지만 사실 이미 한번 다니던 대학을 관두고, 다시 수능을 봐서 다른 대학, 다른 과에 입학한 후에 또다시 재수를 망설이고 있었던 터라, 뜨끔하였다. 결국 원점일 수 있다는 거지..하는 생각이 머릿속을 맴돌아 만족하지 못했던 결과라도, 더이상 일을 벌이지 않고 현실에서 열심히 해보기로 나자신과 타협을 했다.

 

점, 운, 사주 등을 모두 믿지는 않는다. 하지만, 아주 가볍게라도 스쳐 지나간 말들이 가끔 머릿속에 콱 와박힐 때가 있다. 안 좋은 말보다 주로 좋은 말을 많이 들어서인지 모르겠지만 피그마리온 효과처럼, 그래 다 잘 될거야 하는 바램으로 힘든 때가있으면 굳건히 일어날 때도 있다는, 다 잘 될거라는 생각으로 이겨내곤 하였다. 내가 간 곳이 점집이 아니라 사주 카페여서 그런지는 몰라도 유독 좋은 말만 골라서 해주는 느낌이었는데 사주카페라고 다 좋은 이야기만 해주는게 아니라는 것을 일행과 같이 가서 듣고 놀란 적도 있었다.

 

이 책은 점을 보러다닌 사람이 아닌 점을 치는? 아니 사주를 보는 그런 분의 이야기이다. 서울대에서 경영과 미학을 공부하고 대기업 부장으로 있다가 퇴근 후에는 다른 필명으로 명리연구가로 활동을 했다는 이색 경험을 가진 이지형님의 책이었다. 그래서인지 단순한 에피소드 위주라기 보다는 점을 보러 오는 사람들의 심리라던지, 사주에 대한 지식적인 부분 그런 것들을 두루두루 아우르고 있는 책이었다.

 

인상 깊은 부분은 아무리 힘든 때라도 6개월만 지나면 나아지는 형국이 될 수 있다는 것이었다. 최악의 슬럼프다 하고 잠겨있는 사람이 몇달을 참아내기는 사실 쉬운 일이 아니다. 하지만 봄이 가고, 6개월이 지나면 가을이 오듯이 인생의 사주도 그런 형국으로 흘러간다고 한다. 좋은 일이 있다가 나쁜 일이 올수도 있고, 일이 안 풀리다가 잘 풀리는 시기가 올 수도 있고.. 힘들때 지나치게 좌절하고 잠겨있기 보다 시간이 해결해준다는 말처럼 (우리 신랑은 그런 말을 무척이나 무책임하게 생각하지만, 나는 시간이 해결해주는 문제가 많음을 은연중에 믿고 있다.) 자신이 너무 수렁에 빠져있지 않게 어느 정도 추스릴 수 있는 자세가 필요한 것 같다. 명리연구가의 조언 아닌가. 누구나 기복이 있듯, 6개월만 버티면 더 나은 시기가 온다는데 말이다.

 

또 언젠가 들었듯 자기 인생을 개척하기 위해 손금을 강제로 파가면서 성공했다는 사람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었다. 자기에게 주어진 운명이 좋지 않다면 스스로 개척하겠다는 그 강한 의지가 그 사람을 성공의 길로 이끈게 아니었나 싶다. 책에서는 운명을 극복한 사람으로 명나라 시기의 원황이라는 사람 이야기를 하고 있다. 어린 시절 점을 보러 갔더니 어느 노인이 " 현에서 보는 시험에서는 14등 부에서 보는 시험은 71등, 마지막으로는 성이 주관하는 시험에서는 9등을 할것이다."라고 예언해주었고, 정말 등수까지 딱 맞아떨어졌다는 것이다. 그가 다시 노인을 찾아가 평생의 길흉을 듣자, "오십삼 세 팔월 십사일 축시에 거실에서 운명할 것인데 안타깝게도 대를 이을 자식은 없겠소"라는 천기누설에 가까운 이야기를 듣고 말았다.

대를 잇는게 무엇보다 중요한 시기에 살았던 원황이기에 일찍 죽는것보다 무자식이라는 말이 사무쳤을 것이다. 그런 그의 삶은 다른 예언들이 너무나 노인의 말과 맞아떨어져 더욱 불안한 30대를 보내고 있다가 어느 선사를 만났다. 그는 "지극히 선량한 사람은 운수가 완전히 속박하지 못하고, 지극히 사악한 사람도 역시 운명이 완전히 구속하지 못하는 법이오"라는 말을 듣고 전자의 길을 택했다. 그리고 아들을 낳고 일흔을 넘기며 장수했다고 한다.

 

정말 천기누설과 같은 점괘를 듣고 맞아떨어지면 얼마나 무섭고 두려운 마음이 들을까? 사실 점을 보러 갈 적에 좀더 나아진다는 말을 듣고 싶어 보고 싶다가도 미래를 모두 다 맞춰버리고 알아버리면 세상 사는 재미가 없을 수 있겠다.싶기도 하다. 게다가 원황처럼 언제 어떻게 죽을 것이다라는 말까지 들으면 세상 사는 낙이 더욱 줄어들고 말지도 모른다. 그가 뛰어난 선사를 만나 운명을 극복할 계기를 마련하지 않았더라면 이렇게 후대에 기억하는 사람도 없겠지만 말이다.

 

점을 보러 가든, 그렇지 않든 (점을 좋지 않게 보는 사람도 있지만 삼성 대기업 회장마저도 유명한 관상전문가를 옆에두고 면접에 임했다는 이야길 들은적도 있다.) 자신의 불행한 운의 개선, 혹은 한치 앞의 미래 등이 궁금하지 않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다만 스스로의 힘으로 잘 극복해낼수있는 사람과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심정으로 이야길 들어보고 싶은 사람 등, 기타 등등으로 나뉘겠지만 말이다. 책을 재미로 읽어내리진 못했지만 궁금했던 부분들이 해소되어, 읽길 잘했단 생각이 들었다.

참아내면 되겠지. 지금 이 순간도 이렇게 또 흘러가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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