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삼촌 브루스 리 1
천명관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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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고보니 책의 목차가 모두 이소룡의 영화 제목으로 되어 있었다. 이소룡을 무척이나 사랑하고 그와 혼연일체가 되고 싶었던 짝퉁 인생, 영화만 보고서도 스스로 무술을 닦아가면서 무도인의 길을 걸으려 했던 나의 이소룡 삼촌의 영화와도 같은 인생 이야기가 담겨 있기 때문이었다. 

 

책 초반에 서출 이야기가 나와서, 설마 홍길동전의 그 서출? 했더니 역시나 ..내가 잘못 읽은 것이 아니었다.

공부는 잘했지만, 남의 감정 고려않고 불쑥 말 내뱉기를 좋아했던 형이 밥상머리에서 삼촌이 서자출신이냐고 물었던 것처럼, 삼촌은 나와 우리 형과 몇살 차이 나지 않은 형제같은 연배였으나 할아버지의 숨겨놓은 아들, 즉 이 집안의 서자 출신이었다. 그러다보니 문중 사람들이 대부분인 씨족사회 농촌에서 삼촌은 어려서부터 늘 아이들의 놀림 대상이었고, 눈치를 주지않아도 스스로 눈치를 보며 살아가는 신세기도 했다. 그런 그를 받아들여준건 할머니였고, 살가운 정을 베풀어주진 않았어도 늘 울타리처럼 삼촌에게 기댈 그늘막이 되어주는 존재기도 했다. 공부는 잘 못했지만 몸 쓰고 싸움 하는 일에는 재능이 있어, 이소룡의 무술 영화에 심취하여 혼자서 영화를 보고 무술을 닦은 솜씨가 제법이 될 정도로 짝퉁이지만 그 나름대로는 처절한 나름의 인생 이야기가 펼쳐지기 시작하였다.

 

어릴때 문중 제사에 나서야 해서, 그 후로 말을 심하게 더듬게 되었고, 사람들 앞에서 나서기 좋아하는 성격도 아닌터라, 자신의 무술 솜씨를 과시하지도 않았다. 그런 그에게 괜히 시비를 걸어온 도치를 비롯한 여러 불량배 앞에서 나중에는 아비요~ 소리를 절로 내며 홀연히 상대하고 사라지는 학원계의 전설과도 같은 인물이 되기도 한다.

 

초반은 그렇게 쿡쿡 웃음을 주는 일들이 많았다. 우여곡절 끝에 독극물의 귀재가 되어버린 오순이, 하루 호떡 100개씩을 먹다 결국 토사물로 장관을 연출해낸 도치와 수렁에 빠진 토끼 등등, 삼촌과 그의 주변상황이 알고보면 힘든 인생사들임에도 웃을 수 있었던 것은 작가의 입담이 무척이나 재미났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이소룡을 갈망하는 그가 앞으로 어떤 역경을 헤쳐나갈지 모르겠다는 암시의 글들을 읽으면서도 배우가 되지 못한채, 혹은 단역배우가 되어 코믹한 일상을 들려주는 이야기가 아닐까 잠깐 착각하기도 하였다.

 

하지만, 중반부를 넘어서면서부터는 그리 밝은 분위기로만 흘러가지는 않는다. 그 어두운 면은 당시 시대적 분위기를 반영한것이기도 하고, 어렸을때부터 언제나 그랬듯이 삼촌이 잘못한 것은 하나도 없는 상황인데도, 그냥 지나가던 그를 삼청교육대로 끌고 가 거의 사람을 반 죽음 상태로 만들어 돌려보내기도 한다. 운좋게 살아남았을뿐, 거의 재미삼아 혹은 본보기로 죽임을 당해야했던 무고한사람들의 이야기에는 연관없는 사람이 읽어도 치가 떨리고 두려워질정도로 극악 무도함만이 남아있었다.

 

피해갔으면 좋았을 그런 시절을, 삼촌은 아무 잘못도 없이 수렁처럼 엮여 모진 고초를 겪고 나오기도 한다. 삼촌의 인생에 전과라는 것이 생긴것도 사실 우연과도 같은 일이었다. 자꾸만 꼬여가는 인생, 단지 그는 이소룡을 흠모하고 무도인의 길을 걷고 싶었을 뿐인데 자꾸만 인생은 평범함을 넘어서 시련으로만 치닫는 느낌이었다.

 

그리고 그의 이야기를 풀어놓는 화자는 그보다 몇살어린 나, 조카인 나 상구였다.

그러기에 삼촌의 이야기 속에 중요한 화자로 등장함과 동시에 나의 친구인 종태의 이야기또한무시못할 비중으로 등장했다.

사실 나와 종태는 참으로 가까운 친구라 할 수 있었는데, 나의 치졸한 질투의 희생양이 된 종태는 아버지가 농약먹고 자살한 아들은 교도소나 들락거리는 인생이 되는 거라는 그의 말처럼 처절한 나락으로 떨어져 버리고 말았다.

 

어린 소년의 질투어린 장난이라고 하기엔 많이 지나치기도 했다.

그럴수도 그럴수도.. 하고 주억주억하던 고개가 차마 더이상 주억거릴 수 없는 상태가 되어버리고 말았다. 꼬여버린 삼촌의 인생만큼이나 종태의 그것도 참으로 안타까움 그 자체가 아닐 수 없었다.

 

그들의 이야기는 아직 다 끝나지 않았다. 이것저것 재어보는 사람이 아니라 그저 순박하기만 했던 삼촌과 종태가 어둠의 그늘로 깊이 빠져 앞이 보이지 않는 듯 보이는데,2부에서는 어떻게 그들의 이야기를 이끌어낼지 궁금해진다.

 

어쩌면 모든 소설은 결국 실패담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비록 그것이 커다란 행복을 가져다주진 못하더라도 그리고 구원의 길을 보여주진 못하더라도 자신의 불행이 단지 부당하고 외롭기만 한 일이 아니라는 것을 깨닫게 된다면 그래서 자신의 불행에 대해 조금 더 잘 이해할 수 있다면 그것은 충분히 의미있는 일이 아닐까요? - 천명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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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리젬 명작 클래식 1
루이스 캐럴 지음, 야센 기젤레프 그림, 조현진 옮김 / 리잼 / 201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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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는 워낙 유명한 작품이라 다양한 버전으로 많이 세상에 나와 있다. 세상에 널리 알려진 존 테니얼의 삽화서부터 디즈니 특유의 만화 (내가 기억하는 것은 디즈니의 앨리스였다.) ,그리고 팀 버튼의 영화 앨리스까지.. 이번에 어른이 되어 읽은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는 어릴적 디즈니 만화에서 본 파란 치마에 하얀 앞치마를 두른 노란색 긴머리 소녀가 아니라, 날카로운 눈빛이 예사롭지 않은 앨리스가 등장하고, 공중에 떠다니는 물건 등의 무중력 상태가 그림에서 그대로 전해오는 신비한 삽화의 앨리스였다. 그림을 그리는데만 장장 6년이 걸렸다고 하니 더욱 주의깊게 그림을 보게 되었다. 사실 아이들이 보기에는 좀 무섭지 않을까 싶은 표지였는데 아니나다를까, 아이보다는 청소년, 성인을 대상으로 한 그림이라 한다.

 

초등학교 입학전에 읽은 그림책이 많지 않았던 것 같은데 (요즘과는 참 격세지감이다. 요즘 아이들은 백일서부터 그림책을 보여주고 노출시키는데 우리 어릴적엔 그런 일이 많지 않았던 듯) 지금까지 기억에 남는 것이 바로 디즈니 만화로 된 그림동화 앨리스였다. 내용은 많이 생략된 간단한 그림책이었는데 그림이 기억에 강하게 남아 앨리스가 자기 눈물에 빠져 유리병 속에 들어가있는 장면 하나가 아직도 신비하게 기억에 새겨져있다.

 

이 책에서는 원작의 글의 느낌 그대로를 살려내었고, 그림 또한 새로운 기법,고무를 투명한 수채화 물감에 섞어 그려 불투명한 느낌을 살려주는 구아슈라는 공법으로 그림을 그려, 그만의 독특한 색감과 재질감의 그림을 완성해내었다. 아마 존 테일러 이후 수많은 삽화가들의 작품이 있어왔으나 존 테일러의 그림의 인상이 워낙 깊어 새로운 작가의 그림이 빛을 발할 기회가 없었기에 (원작을 넘어서는 후속작은 만들기 어렵다는 속설처럼) 더욱 고심을 해서 자신만의 앨리스를 완성해낸게 아닌가 싶다. 그리고 정성이 깃든 그림이라 작품을 대하는 심정으로 보고 또 보게 되는 끌림이 있었다.

 

어릴적에 읽은 앨리스는 그냥 스토리 그 자체였다.

정말 말 그대로 이상한 나라에 들어가버린 앨리스의 이야기였는데, 원작을 잘 살린 이 책을 다시 읽어보니 영미 문화권의 아이들에게는 더 재미났을 영단어 말장난 같은 유머가 곳곳에 숨어있었다. 번역이 되면 그 뜻이 많이 무색해졌을테니.. 우리 어릴적에 그런 대화가 더욱 이해되지 않는 것은 당연한 노릇이 아니었을까.

 

지금도 기억나는건 왜 공작부인의 아기가 뭘로 변했냐, 무화과냐 돼지냐 묻는 체셔 고양이의 질문이었다. 무화과와 돼지가 어쨌다는 거지? 뜬금없이 등장한 무화과가 이해되지 않았는데, 무화과가 영어로 fig이고, 돼지는 pig이니 잘 못 알아들었으면 그렇게 물어볼만도 한가보다. 아뭏든 발음이 비슷한 단어를 갖고 비슷하게 말장난하는 경우가 종종 등장한다. 이상한 나라의 여러 설정 뿐 아니라 놓치지 않았어야할 부분들이었는데 이제서야 제대로 이해하고 읽으니 이런 내용이었구나 싶었다.

 

"우리는 바닷속 학교에 다녔어. 교장선생님은 연세가 많으셨어. 우린 그를 종종 민물거북 선생님이라고 불렀어."

"바다거북을 왜 민물거북이라고 불렀어요?"

앨리스가 물었다.

"우리를 가르치셨으니까 민물거북(tortoise)이라고 부른거야! 넌 정말 둔하구나!"(영어로 '우리를 가르쳤다(taught us)'와 '민물거북(tortoise)'는 발음이 비슷하다-옮긴이) 169.170p

 

어릴 적 이 장면은 왜 있는건가 싶었던 부분이 모자장수와 3월 토끼, 그리고 겨울잠 쥐의 다과회에 끼여든 부분이었는데, 특히나 맨 끝부분 찻주전자에 겨울잠쥐를 집어넣는 모자장수와 토끼가 이해가 되지 않았던 부분이었다. 휘그당과 토리당을 상징한다는 모자장수와 토끼, 그리고 그 사이에 어정쩡 불편하게 끼어있던 겨울잠쥐는 바로 국민이라고 한다. 원작뿐 아니라 옮긴이의 말에 우리가 몰랐던 앨리스의 배경에 대한 여러 이야기가 있어 책의 전반적인 내용을 이해하는데 더욱 도움을 주었다. -어른들은 빅토리아 여왕 시대의 양 정당이 어떻고, 국민이 어떻고 이렇게 이해하며 복잡다단하게 책을 이해하려 들지만, 아이들은 순수한 마음으로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를 좋아한다고 한다. 그저 재미날 뿐이고 (지금 읽으려니 어릴 적 읽던 재미보다는 더 난해하게 느껴졌다. 지금 백프로 이해를 다 해야만 읽을 수 있다 믿었던 그림책들이 아이입장에서는 그렇지 않을 수 있음을 어릴적, 또 어른이 되어 읽은 앨리스의 차이를 인정하며 느끼게 되었다. 어른의 시선과 아이의 시선은 충분히 다르고 받아들이는 감정도 다르다.) 그 재미를 진정 느끼기 위해서는 단어의 말장난까지 이해할 수있었으면 좋았으련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그렇지 않더라도 홍학과 고슴도치로 크리켓을 치고, 몸이 계속 늘었다 줄었다 하면서 말하는 토끼와 카드 여왕, 병정들을 만나보는 경험도 충분히 색달랐지만 말이다.

 

사실 이 책이 쓰여진 배경이 저자 루이스 캐럴이 같은 대학 총장의 어린 딸 앨리스를 위해 들려주던 이야기에서 비롯되었다는 것은 얼마전 다른 책을 읽고 알게 된 사실이었다. 어릴적에야 저자의 작품 서술 후기까지 생각지도 못했던 바였고, 자신은 정작 아이가 없는데 어린 앨리스를 무척이나 예뻐하여 이렇게 길고도 긴 이상하고 재미난 이야기를 만들어주게 된 배경을 생각해보니 (옥스퍼드 대학강사였던 루이스 캐럴과 옥스퍼드 대학 총장딸인 앨리스덕분인지 많은 사람들이 영국 옥스퍼드에 가서 앨리스를 떠올린다는 그런 이야기를 영국 여행서적에서 읽었다.) 아련한 기분이 들었다. 이 책에서는 그 배경에 대해 좀더 언급이 되었다. 저자가 평생 독신으로 지내며 아이를 갖지 않은 것은 옥스퍼드에서 장학금을 받을때의 조건이었다한다. 독신으로 살며 성직자가 될 것이라는 단서하에 집안의 장남이었던 그가 독신을 결심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어린이에 대한 사랑을 멈출 수 없었으니 그 사랑이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라는 최고의 고전으로 다시 태어나기는 하였으나 한 사람의 소중한 인생을 위해서는 참 안타깝게만 느껴지는 부분이기도 했다.

 

더 사달라 말할 것도 없이 그저 있는 책만큼만 읽었던 어린 시절이기에 또 지금처럼 검색이 원활히 이뤄지는 시기도 아니었고,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후속편 거울나라의 앨리스가 나와있는지도 몰랐다. 다른 사람이 쓴 아류작도 아니고, 루이스 캐럴이 쓴 원작 후속편이라고 하니, 조만간 꼭 찾아 읽어보고픈 마음이 들었다. 그리고 아주 짬짬이 케이블 티브이로만 보았던 영화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도 제대로 찾아 처음부터 다시 보고픈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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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스카 필 1 - 메디쿠스의 계시
엘리 앤더슨 지음, 이세진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1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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띠지를 떼기전 멘트를 잊고 있었는데.. 아, 그렇구나.

-이 책을 읽다가 잠을 잊을 수 있으니 주의하라-라는 경고문이 붙어있음을 잊고 있었다.

정말 난 오늘 새벽 5시반이 되는지도 모르고 날을 꼴딱 새워가며 이 책을 다 읽고 말았다.

 

어른 문학 못지않게 청소년 소설도 즐겨읽지만, 이 책은 보기 드문 의학 환타지 소설이었다. 청소년 소설이라 스릴러 느낌은 (어느 분류에서는 스릴러라는 이야기가 있길래) 강렬하지 않았으나 재미는 해리포터 못지않은 그런 느낌을 안겨주었다. 저자는 소아과 의사 출신의 엘리 앤더슨이다. 자신의 의학적 지식을 배경으로 해서 쓴 소설이라 그런지, 책 속에 등장하는 인물들도, 실제 인체 세포 이름을 그대로 따고 있어서 더욱 흥미를 높여주었다.

예를 들어서 랑거 한스(난 랑게르 한스로 기억했으나 영어 발음은 랑거 한스가 맞겠지), 멜라닌을 의인화한 멜라노 맨 등의 등장이 세포를 의인화해서 메디쿠스 소년의 모험을 더욱 극적으로 만들어준다.

 

오스카 필.

태어나기도 전에 돌아가신 아빠를 그리워하는 소년이었다. 엄마는 오스카가 의학서적은 물론이고 과학 책 보는 것도 용납하지 않았고, 오스카의 특별한 능력, 자신의 상처가 스스로 치유되고, 그가 손대는 상처가 스스로 아무는 것도 두려워하기까지 하였다.

그러던 어느 날, 위더스부인이라는 노부인이 찾아오면서 평범했던 소년 오스카는 아버지의 진짜 직업을 알게 되었고, 자신 또한 메디쿠스의 능력을 타고났음을 깨닫게 되었다.

 

의사와 비슷하지만, 그와는 또다른 마법과 같은 메디쿠스.

사람들의 몸 속에 들어가 심각한 병을 유발하는 파톨로구스와 싸워 인간을 보호하는 것이 메디쿠스의 진정한 임무였다.

마법과도 같은 치유의 세계.

마법사처럼 노란 띠를 두르고, 망토를 입은 소년 오스카의 모습은 해리포터로 각인된 마법사를 떠올리게도 만들지만, 그는 엄연한 히포크라테스의 후예 메디쿠스였다.

 

600페이지 가까운 분량에 처음 읽을때 언제 다 읽게 될지 살짝 겁을 먹기도 하였지만, 손에 잡자 날이 새는 것을 잊을 정도로 빨리 읽어내릴 수 밖에 없었다.

한참 호기심 많은 소년이기에 어른들의 정해진 규율을 따르는게 힘들어, 금새 소란과 말썽이 일기도 하지만, 위험을 감수하고서 그를 도와주는 친구들이 있어 아직 완성되지 않은 메디쿠스 (그는 이제서야 메디쿠스의 존재를 알게 된 수련생이기때문에 아직 제대로 활동할 단계가 아니었다.)임에도 위험한 고비들을 잘 넘기게 되었다.

 

그의 친구들이라 하는 존재들도 사실 놀라웠다.

그리고 그가 도와줬음에도 슬슬 피했던 비겁한 소년 에이든이 나중에 뜻밖으로 그를 돕게 되는 상황도 놀라웠다.

프랑스에서 청소년 판타지 분야 종합 부문 1위를 차지하고 있다는 오스카 필. 그곳에서는 3부까지 나와있다는데 우리나라 번역본은 지금 2부까지 나와있다고 한다. 1권을 후루룩 다 읽어내리고 나니, 2부가 몹시 기다려진다.

 

새롭게 다가온 인체 탐험의 신비한 세계.

신경질적인 카나리아 빅터의 몸속으로 들어가기도 하고, 느릿느릿 졸리운 강아지 몸속으로 들어가기도 한다. 그리고 사람의 몸 속에 들어가서는 그보다도 더욱 놀라운 일들이 벌어진다. 메디쿠스와 파톨로구스와의 대립. 그리고 아버지의 죽음의 비밀을 캐내고 싶은 어린 소년 오스카 필. 평범하지 않은, 놀라운 능력자 비탈리 필의 아들인 오스카 필. 그가 메디쿠스로 온전히 성장하게 되는 과정과 그를 위협해오는 파톨로구스의 이야기가 새로운 환타지 세계로 나를 바짝 끌어당겨주는느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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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는 나 없을 때 뭘 할까? / 아이는 나 없을 때 뭘 할까? (양면북) - 일하러 간 엄마와 아이의 마음을 이어주는 책
이민경 글, 강산 그림 / 행복한상상 / 201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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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이웃이신 병아리현아님께 추천받아 읽게 된 그림책이었다. 그림책 두권이 한권으로 되어있는 앞뒤에 두권의 그림책이 맞붙어있다고 해야하나? 엄마의 이야기와 아이의 이야기가 서로 중간에서 만나게 되는 신기한 그림책이다. 일하러간 엄마와 아이의마음을 이어주는 책이라는 부제가 붙어있는데, 이 책을 아이에게 읽어주면서 아이 사랑에 대한 그 짠한 마음에 내가 계속 울어버리고 말았다.



아들녀석이라 그런지 평소 애교가 많은 편인데도 엄마가 그림책을 읽고 울어도 큰 반응을 보이질 않아 그게 좀 아쉬웠지만 어쨌거나 아이 또한 이 책을 무척 좋아한다. 읽고 읽고 또 읽어달라고 해서 어제도 한참을 읽어주었다. 앞뒤로 읽어주니 두권의 효과가 있고 아이도 자신의 사랑을 표현할 수 있어 더욱 마음에 드는 책인가보다.



보기만 해도 사랑스러운 우리 아들, 막상 깨어나면 해달란대로 다 못해주어 늘 미안한 마음이긴 한데, 부족한 표현일지라도 아이에 대한 내 사랑은 정말 말로 어찌 다 표현할 수 있을까 싶다. 책에는 그런 마음이 정말 글로, 그림으로 너무 예쁘게 잘 표현되어 있었다.

직장을 다니고 있진 않지만, 내가 직장까지 다니고 있으면 정말 더욱 울었을 그런 그림책이 아니었을지..

올해부터 아이를 놀이학교에 보내기로 해서 3월 입학을 앞두고 벌써부터 마음이 짠해지고 있다. 보내는게 과연 옳은일인가도 싶고..아이의 사회성만 아니라면 그냥 이렇게 마냥 끼고 살고만 싶다. 옆에있음 잘 놀아주지도 않으면서 그래도 옆에 데리고 있고 싶다.


엄마는 나없을때 뭘할까?

아이는 나 없을때 뭘할까?



직장에 간 엄마와 어린이집에 간 아이가 서로를 그리워하면서 하루를 보낸다. 그리고 만나는 순간, 달려가는 것도 부족해서 날아가서 둘은 서로 만나 품에 꼭 껴안는다. 아, 정말 눈물난다. 왜이러는지..정말 수도꼭지처럼 눈물이 흘러내린다.



사실 이 책 읽고 우는 엄마는 많지 않을지도 모른다. 책 자체는 무척 재미나다.

우선 아이의 생각부터~


아침에 일어나 엄마가 화장하는게 싫은 아이. 엄마가 예뻐지면 헤어져야하기때문이다.

그래도 어린이집에서 친구들과 재미나게 잘 놀며 하루를 보내는데, 자꾸만 엄마는 뭐하고 있을까? 아이의 눈으로 바라본 세상의 엄마는 어떤 모습일까?


회사에서 어떤 일을 하는지 아직 잘 모르는 어린 아이는 엄마가 자기몰래 아이스크림을 먹지는 않을까. 혼자 공주 분장을 하고 악당놀이를 하지는 않을까 이런 저런 생각을 한다. 엄마의 악당 놀이는 정말 웃겼다. 우리 아이도 정말 좋아하는 대목이다. 때마침 옆에 있던 레고 인형의 광선검과 기관총을 들려주니 그림속 엄마 손에 딱이다. 아이가 어찌나 좋아하던지..그림속 아이도 입을 가리고 키득키득 웃고 있다. 글도 참 따스하게 엄마 아이의 사랑을 그리고 있고 그림 또한 참으로 와닿았다. 만화 예술과를 졸업한 이의 일러스트라는데 뭐랄까 배경에서부터 인물 표정에 이르기까지 참 풍부한 느낌을 잘 살려 그렸던 생각이 들었다.


이런 저런 활동을 하다 공작 시간에 꽃을 만든 아이, 제일 예쁜 꽃은 울 엄마 줄거란다. 그리고 아이들이 하나둘 집에 가고 오늘따라 늦는 엄마를 기다리며 살짝 눈물이 맺힌 아이.


엄마는 아침에 사랑스러운 아이를 깨우고, 화장을 하며 거울에 비친 아이의 시무룩한 모습에 가슴이 아프다. 엄마도 가기 싫어요.아이와 있고 싶어요. 직장을 다니는 세상 모든 엄마들의 아침마다의 고민이 아닐까.

어린이집에 아이를 데려다주고 일을 하면서도 아이 생각이 머릿속에서 떠나질 않는다. 착한 우리 아이임에도 혹시 코딱지나 지렁이로 친구들을 괴롭히진 않는지, 선생님 화장품을 엎질러 스케이트를 타는건 아닌지 혼자 이런 저런 생각을 한다. 그리고 회사에서 조금 늦어서 아이에게 달려가는 그 느낌은 거의 애가 끊기는 심정이다.


아, 다시 울컥한다.

그리고 둘은 아름답게 포옹하며 끝이 난다.

엄마가 개구쟁이 왕자에게 뽀뽀하는 장면, 사랑스럽게 아이를 안아주는 장면에선 꼭 우리 아들도 나에게 뽀뽀하고 안긴다.

정말 아이를 사랑하는 마음이 더욱 새삼스렇게 와닿는 그런 책이 아닐수 없었다.


아이도 엄마도 좋아하는 그림책, 아이는 나 없을때 뭘 할까 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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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천만이 좋아하는 오늘의 면 요리 - 네이버 최다 검색 면 요리 메뉴를 파워블로거 요안나가 쉽고 맛있게 4천만 요리책
이혜영 지음 / 중앙books(중앙북스) / 2012년 1월
절판


4천만이 ~ 요리 시리즈는 정말 메뉴 구성이 풍부하고 다양해서, 하고 싶은 메뉴가 있거나 뭐 만들까 고민이 될때 찾아보기 정말 편한 책이다. 그 중 4천만이 검색한 오늘의 요리와 4천만이 검색한 오늘의 술안주를 보고 특히 마음에 들어하고 있었는데, 내가 정말 좋아하는 면요리가 나왔다길래 안 읽어볼 수가 없었다. 파워블로거 요안나님의 144가지 면요리가 수록되어 있다. 그동안 여러 요리책에 산재해있던 면요리가 한 책으로 집중되어 나오니 더욱 고르는 재미가 물씬 나는 그런 책.



면요리의 기본이라면 다들 어릴적 처음 끓여본 라면을 떠올리지 않을까? 물 조절만 잘해도 맛있게 완성되는 라면, 처음에는 그게 어려워서 계량컵으로 물량을 맞춰 끓이곤 했다. (사실은 요즘도 눈대중으로 물 넣었다가 짜거나 싱거울게 싫어서 계량컵을 애용하곤한다.) 이 책에는 면요리의 기본기부터 다루기 시작하기때문에 다양한 면소개는 물론이고, 각각의 면을 쫄깃쫄깃하게 삶는 법이 나와 있다. 그 중 라면 끓이는 법에서 라면이 끓을때 면을 들어올렸다 내렸다 해서 공기와 많이 접촉시켜야 쫄깃해진다는 것을 나도 티브이의 어느 라면 가게 사장의 노하우에서 보고 배웠었는데 여기에도 나와있었다. 또 기름내와 밀가루 냄새가 나는 일부 인스턴트면은 식초나 커피를 약간만 넣어주면, 잡내는 사라지고 맛은 좋은 라면을 즐길 수 있다고 한다.



요리의 초보자가 늘 고민거리인 (이 소스는 꼭 사야하는가, 처음에 정말 고민되었다.) 다양한 기본 소스들에 대해서도 소개가 곁들여진다.면요리에 필요한 소스와 양념 만들기는 각종 레시피를 찾기전 소스 레시피만 따로 모아두어, 다양한 요리에 활용할 수 있도록 (꼭 책에 나온 레시피가 아니더라도, 소스 하나만 잘 만들어져도 풍부한 맛을 즐길 수 있다.) 도움을 주고 있었다. 예를 들어 주로 쯔유를 희석해 만들어먹었던 메밀장국간장도 가다랑어포로 손쉽게 만드는 방법이 소개되었고, 예전 산모도우미께서 맛있는 샐러드 만들때 해주셨던 발사믹드레싱이 궁금했는데, 꿀과 레몬즙을 더한 발사믹 드레싱 소스도 소개되어 있어 더욱 반가웠다. 흔히 시판 소스로 사먹는 스파게티 소스도 생토마토를 이용한 방법이 잘 나와 있어서 40분간 은근히 졸여서 집에서도 만들수 있게 소개된 점이 눈에 띄었다.

면요리의 기본이랄 수 있는 육수와 국물도 멸치, 쇠고기, 닭 등의 육류서부터 조개국물, 새우국물, 다시마, 가다랑어포 국물 등 해물 육수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방법이 소개되어 입맛대로 골라 나만의 요리를 만들어낼 수 있었다.


비빔면이 맛있기는 한데 비빔라면은 그 특유의 조미료 맛이 양념에 강하게 밴 것 같아서 먹고 나면 느끼함이 가득했다. 책에서는 매실청, 사과즙, 동치미국물들이 들어가 색다른 맛이 더해진 맛있는 비빔국수 양념이 재탄생했다. 보기만 해도 화려한 쟁반국수는 또 어떠한가. 예전에 한번 닭고기를 이용해 만들어보니 맛도 좋고 모양도 좋아서 어른들께도 칭찬받은 적 있는 요리라 더 관심이 갔는데 이 책의 메뉴로도 한번 도전해보고 싶었다. 그러고보니 예전에 요리할때 요안나님의 레시피를 보고 한것도 같다. 레시피가 낯익었다.



밖에서 맛보았던 어지간한 외식 면요리 메뉴는 거의 다 나와있다. 명동 칼국수, 쌀국수, 까르보나라, 얼큰 닭 칼국수, 짬뽕, 냉면, 메밀 소바 등 베스트 요리들이 빠짐없이 등장하고, 요리 재료에 따른 소면, 우동, 라면, 파스타 등의 분류에 따라서도 또 각각의 면요리가 이어진다.

짬뽕은 요즘 추운 날씨라 그런지 집에서 라면으로 즐겨 먹는 메뉴였는데 다양한 해물을 넣어 직접 집에서 칼칼하게 신랑을 위해 만들어주고픈 요리였다. 요즘 아쉽게도 배달 중국음식이 입에 맞는 곳이 없어서 아쉬웠는데 맛만 제대로 낼 수 있다면 가족들을 위한 요리니 재료도 아낌없이 가득 넣고 정말 맛있게 끓여낼수있지 않을까. 안 그래도 짬뽕 끓여보고 싶어서 여기저기 짬뽕 레시피 찾던 중인데 더욱 반가웠다.



집에서 익숙하게 만드는 레시피들도 있지만, 각각의 메뉴가 더욱 세분화되어 있어서 새로운 메뉴가 된 케이스도 많았다. 비빔국수도 주로 매콤하게만 비벼봤는데 간장비빔국수, 김치를 추가한 김치 비빔국수, 참치회 비빔국수 등이 있고, 임금님처럼 골동면을 차려 가족들을 왕의 밥상을 받게 만들수도 있다.



소면보다는 뜨끈하고 개운한 국물의 칼국수를 좋아하고, 우동도 국물도 좋아하지만 볶음 우동을 좋아하는 등 면요리를 좋아해도 나 나름의 기호 식품이 더 있었다. 각 요리를 정말 다양하게 즐길 면요리가 레시피로 소개된 점이 마음에 더욱 들었다. 주로 바지락으로만 국물낸 칼국수를 끓였는데 전복, 키조개, 매생이 등을 넣어도 참으로 국물이 개운한 칼국수를 끓일 수 있다고 한다.


키조개는 요즘 제철인지 마트에 많이 선보여 (밤시간에 할인도 많이 하고) 종종 사와서 양념구이만 해먹었는데 키조개 칼국수, 키조개 파스타를 보자 그야말로 입이 떡 벌어졌다. 양념구이 해먹은지 얼마안되었기에 또 해먹긴 질릴 것 같아 얼려둔게 있었는데 키조개 파스타를 차려놓으면 먹는 이까지 정말 대접받는 기분이 드는 별식이 될 것 같았다. 크림 소스와 키조개가 맛있게 어우러진 파스타를 키조개 껍데기에 담아 레스토랑 외식 부럽지 않게 근사한 모습이 완성되었기 때문이었다.


요리책을 보며 먹고 싶은 메뉴가 너무나 많아 뭣부터 만들어야할지 고민이 되었다. 그러다 지난 주말에 신랑이 뜨끈한 우동이 먹고 싶다고 해서 국물 우동을 끓이다가, 나는 볶음 우동이 땡겨서 두가지 요리를 다 만들어버렸다. 다행히 우동은 쯔유로 간단히 끓이고, 볶음 우동은 해물볶음우동 레시피로 만들었더니 맛도 살짝 얼큰하면서도 개운한 그런 맛있는 우동이 되었다. 기존에 볶음우동 레시피가 인터넷에 다양하게 소개되었는데 사실 그동안 딱 마음에 드는 것이 없었다. 고추기름과 굴소스, 간장등을 활용한 이 레시피는 맛도 모양도 꽤 괜찮은 그런 메뉴였다. 이 외에도 굴김치 볶음우동, 야끼소바, 볶음 짬뽕등이 소개가 되어, 다음에는 또 어떤 맛을 골라볼까 하는 기대감마저 심어주었다.



너무 몰입해서 좋아한 책이 아닌가 싶다.

신랑과 나 모두 면요리를 좋아하다보니 (파스타는 나만 좋아한다.) 레시피 찾아 만드는게 더욱 즐거운 면요리다. 이제는 검색하지 않고 여러 책 뒤적이지 않고 면요리 하면 이 책 한권 꺼내 뚝딱 만들면 되니 시간도 더 단축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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