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상위 0.1%의 자식교육 - 성공한 명문기업가의 자녀들은 무엇을 배우는가
이규성 지음 / 행복에너지 / 201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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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를 키우다보니, 키우기 전과의 마음이 많이 달라졌다. 예전엔 예사로이 볼 것들도 한번씩 더 관심을 기울이게 되었고, 다양한 육아서를 읽어보면서 모든 걸 다 적용해볼수없으니 취사선택할 것도 많다는 것을 깨닫는다. 아이의 모든 것에 관심을 보이는 헬리콥터 맘은 될 생각도 없고, 자질도 없지만 아이 교육에 있어서는 흥미 이상의 관심이 있다. 평범한 집안이고, 꿈이 대한민국을 가로지를 만큼의 배포가 큰 사람이 아니기에 대한민국 상위 0.1%의 자식교육까지 내가 읽을 필요가 있냐 싶기도 했지만, 또 전국 1등 학생들의 인터뷰처럼 "교과서만 팠어요." 식의 보여주기 위한 일반적이고도 원론적인 이야기 일색이면 어떠냐도 생각되었지만, 그래도 그들의 생각과 가치관은 평범한 사람의 것과 어떻게 다른지는 궁금한 점이었다.

 

알만한 사람들은 이미 다 알고 있을, 하지만 나처럼 모르고 있는 그런 족벌 가계도도 살짝 등장한다고 할 수 있다.

삼성, 신세계, cj, 한솔 등이 모두 고 이병철 회장의 자녀들이 운영하는 회사라는 것도 놀라웠다. 삼성과 신세계가 같은 소속에서 출발한 것은 알았지만 cj는 긴가민가 한솔은 처음 안 사실이었다. 부친이 키워낸 그룹을 세계적인 글로벌 기업으로 자리잡게 만든 더욱 큰 그릇을 보인 사람이 바로 이건희 회장이다. 말수가 적은 그의 품성 등은 어려서부터 가족과 떨어져 지내며 혼자 일본, 미국 등에서 유학하며 외로움을 극복해야했던 것이 그를 내성적이면서도 생각을 아주 깊이있게 하는 사람으로 만들었다고 한다. 가족의 사랑이라는 울타리를 무척 중시하는 내 관점에서는 최고의 경영자가 된다는 것이 (드라마 상에도 딱딱한 상류사회의 느낌이 많이 나오긴 하지만) 어려서부터 부모님의 사랑을 충분히 느끼지 못할 만큼의 거리를 느낄 수도 있겠구나 싶은 (책의 논점에서 살짝 벗어난 나만의)다른 생각도 느끼게 해주는 부분이었다. 엄격했던 이병철회장에 비해 이건희 회장은 어려서부터 자식들을 끔찍히 사랑하고 가정에 충실함을 잃지 않는 모습을 보였다는 것은 무척 인상깊었다.

 

그는 끈기있게 생의 데이터를 모아야한다고 줄곧 강조해왔다. 그것이 중요한 것인지 그렇지 않은 것인지는 훗날 판명되며, 역사의 차이는 곧 기록의 차이라는 것이다. 데이터, 경험, 역사, 이것은 돈주고도 못 사는 것이란게 이회장의 생각이다. 40p 삼성 이병철 회장

이건희식 입체 영화보기, 신문활용을 통한 자식 경제교육 하기 등은 원론적인 내용 일색일거라 생각했던 나의 예상을 뒤엎는 부분이기도 했다. 국가에 영향을 미칠만큼의 대기업들을 이끌어가는 총수와 그들의 자녀 교육이 일반인들의 그릇 크기와 다른 큰 인재 육성에 초점이 맞춰지기도 하겠지만 일반인들 또한 어려서부터 강조해야할 인성 교육의 측면이나 글로벌 인재로 육성되기 위해 초점을 맞추면 좋을 부분들을 말뿐인 교육보다 조금 더 구체화된 느낌으로 만난 느낌이었다.

 

사실 여러 재벌가의 이야기를 들으며 공통적으로 강조된 인성교육, 도덕성 교육 등에서 눈길을 떼지 않을 수 없었다. 최고의 그룹 총수가 된다는 것이 쉬운 일도 아니겠지만 (그리고 사실 모든 재벌 총수가 도덕적으로 깨끗한 사람이라고만 볼수도 없겠지만 ) 적어도 어려서부터 주입식 지식 교육에만 치중하기보다는 부모가 직접 효를 행하고 솔선수범하는 모습을 보이거나 연배가 높은 부하직원에게 말을 놓지 않은 정부회장(현대)의 이야기 등도 인상 깊었다.

 

삼성, 현대,LG, SK, 롯데, 한화, 두산, 효성, 코오롱, 대림, 동원, 배상면주가, 샘표식품, 에이스 침대, 안철수 원장 등 위대한 기업가들의 다양한 자녀 교육 방식이 소개되었는데 앞부분의 삼성, 현대, LG 등의 비중이 높았던 반면 상대적으로 다른 대기업들은 좀 많이 축소되어 소개된 것은 아쉽기도 했다. 아마 대중에게 더욱 많이 알려진 기업 위주로 이야기를 정리하다보니 비중 면에서 큰 차이가 도드라졌겠지 싶기도 했지만 두루두루 좋은 정보를 접하고 싶었던 독자 입장에서는 살짝 아쉬운 면이었다.

 

우리나라의 침대 사업의 양대산맥을 차지하는 에이스침대와 시몬스 침대가 형제가 경영하는 두 회사라는 것을 뒤늦게 안 독자로서 놀랍기도 했다. 거기에 형제의 아버지인 안유수 회장이 또다른 침대 브랜드로 두 아들을 괴롭히고 있다니, 더욱 놀라웠다. 2002년 미국 침대업계 2위 썰타침대의 판매 라이선스를 따내 시장에서 아들과 경쟁을 벌이고 있다. 국내 침대시장을 놓고 삼부자가 선의의 경쟁을 하는 셈이다. 319P 어려서부터 침대공장에서 놀다시피한 형제들이 나중에 공장 안내를 받게 될때 이미 모든 것을 다 쉽게 파악한 상태라 따로 세세한 교육을 받을 필요가 없었다는 점도 눈에 띄었다. 짠돌이 경영을 한 부친의 영향으로 직접 용돈 벌이를 하며 어렵게 번 돈의 중요성을 깨달았던 자녀들이었고, 부친에게서 받은 짠돌이 경영 마인드로 남의 돈으로 사업을 이끌지 않는 무차입 경영을 하는 것도 일반 기업에서는 보기 힘든 면이라 주목할만 했다.

 

최고의 인재 등용을 중시하고, 인맥관리의 중요성을 강조한 삼성, 프로가 되기 위한 자세를 갖추고 팀워크까지 갖춰야하는 a자형 인재가 되기를 강조한 안철수 원장의 인재상 등 인재 육성의 중요한 사항들도 눈에 띄었다.

딱딱한 이야기로 일관된 것이 아니라 기업가들의 가족 이야기서부터 몰랐던 재벌 그룹들 사이의 관계들까지 다양하게 소개된 책이라 충분히 흥미를 갖고 읽을 수 있는 책이기도 했다. 그들의 자녀교육 마인드 외에도 여러 가지를 얻어가는 느낌이었다.

 

아이를 낳아 키운다는 것이 참 힘들단 생각을 요즘 들어 더욱 하고 있다. 생각만 많고 정작 아이가 스스로 클 힘 등에 신경을 못 써준게 아닌가 싶어 미안하기도 하다. 소중한 아이가 거친 세상에서 훌륭하게 우뚝 선 인재로 (재벌가 총수 등에까지 이르지 않더라도, 그쪽에는 워낙 생각이 없기도 하고 ) 커나가기 위해서는 유아기때부터 여러 학원, 지식 주입 등에 연연하기 보다 인생의 큰 흐름을 파악하도록 설계하는 것이 더 중요할 수 있겠단 생각이 어렴풋이 들었다. 그리고 그 밑그림을 그리고 아이가 꿈을 키워나가는데 옆에서 보조가 될 수 있도록 엄마도 노력하고, 지나치게 앞서 가는 엄마가 되지 않도록 스스로 다잡는 마음도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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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연발효빵 - 한살림 빵 선생 이주화의
이주화 지음 / 백년후 / 2011년 12월
품절


밥을 먹고 소화불량이라는 사람보다는 빵이나 국수 등의 밀가루 음식을 먹고 소화가 잘 되지 않는 사람은 흔히 봐왔다. 워낙 밀가루 음식을 좋아하는 나는 밀가루 때문에 소화불량이 걸리는 일은 못 겪어봤으나 나 못지않게 빵과 국수 등을 좋아하셨던 어머니께서 나이가 드신 탓인지 위장 기능이 저하돼 소화가 잘 안되는 밀가루 음식은 이제 거의 잘 못 드시는 모습을 보자, 좋아하는 음식을 마음껏 먹지 못하면 어떡하나 걱정이 되었다. 이 책에서는 빵만 먹으면 늘 더부룩하고 소화가 되지 않던 저자가 우리밀로 만든 빵을 먹고는 속이 편했던 경험을 바탕으로 좋은 재료로 정성껏 만들어내는 빵이라면 밥 못지않게 주식으로 활용될 수 있음을, 건강한 빵 만들기의 중요성을 소중한 노하우와 함께 정성껏 풀어낸 책이다.



한살림이라는 브랜드는 이유식 등으로 친환경 식재료에 관심이 많아진 아기엄마들에게 친숙한 가게이다. 친정 근처에도 있는데, 따로 회원 가입하는게 번거로워서 가입은 못했지만, 다른 곳에 비해 유난히 붐비는 매장을 보며 또 직접 이용해본 친구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늘 관심이 가는 그런 곳이었다. 그 한살림에서 건강빵을 만들어온지 십여년의 경력이 되었다 한다. 우유, 설탕, 버터 등의 재료를 모두 빼고, 직접 만든 발효액과 물, 우리 밀가루 만으로 기적과도 같은 건강빵, 다른 책에 나온 빵과는 확연히 차별화된 정말 순수한 "건강빵"을 재현해낸 책이라 할 수 있다.




인스턴트 효모빵과는 달리 천연효모빵은 공기 중의 미생물을 천천히 불러 모으고 천연효모와 천연 유산균, 유기산, 초산 등의 유익균을 남긴다. 이들은 발효 중에 생기는 악취나 잡내를 제거하면서 특유의 풍미를 남기고 글루텐을 소화하기 쉬운 형태로 분해해서 소화가 잘되도록 만들어준다. 또 곰팡이균이 번식하는 것을 억제시켜 빵을 신선하게 보존하는 역할을 하므로 빵 보존제를 따로 넣지 않아도 된다. 이것이 바로 겉모습은 같아 보이지만 질적인 면에서 완전히 다른 인스턴트 효모빵과 천연 효모빵의 차이다. 프롤로그





천연 효모빵을 구분해 챙겨 먹어본적이 없는 나로서는 다소 충격적인 사실이기도 했다. 인스턴트 효모, 즉 드라이 이스트가 없었던 과거 100여년전만 해도 천연 효모로만 빵을 굽는게 자연스럽고 당연한 일이었다고 한다. 갈수록 방법은 쉬워지지만, 몸에는 해로운 인스턴트 식품이 늘고 있듯 효모에도 인스턴트가 도입되었던 것이다.


책이나 티브이 등에서 몸에 좋은 효소 등을 직접 발효시켜 먹는다는 이야기를 듣고서도 실천해볼 엄두를 미처 못냈었다. 잘못하다가 부패하게 만들것만 같았고 시작도 하기전에 겁부터 먹었기 때문이었다. 저자또한 처음부터 성공적이었던 것은 아니라며, 시행착오를 거치고, 여러 곳에서 조언을 듣고, 또 경험하여 얻은 노하우 등을 모아모아 책 속에 차곡 차곡 쌓아두었다



천연효모빵을 만들기 위한 가장 중요한 단계인 발효액종 만들기가 사실 쉬워보이지는 않았다. 방법은 쉬워도 실패할 확률이 높아보였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발효액종을 만들고, 그 발효액종으로 발효종(밀가루와 물을 추가한 것)을 만들고,그것에 다시 우리밀과 속재료를 넣어 빵을 완성시키는 과정을 지켜보고 있자 건강 빵을 만드는 것이 발효액종만 성공시키면 그 다음부터는 일사천리로 진행될것만 같았다.


처음 시도하기 가장 쉬운 방법으로 건포도를 이용한 방법을 추천해주었으며 까다로운 천연 효모 배양에 성공하기 위해 기억할 점 등을 따로 플러스 상자로 짚어주기도 하였다. 천연 발효로 만드는 87가지 빵은 이제 발효액종이 성공한 이후에 시도할 재미난 제빵의 세계가 될 것이다.

"레시피를 좀 알려주시겠어요?" 이렇게 물어올때마다 나는 대답한다.

"천연효모로 빵을 만들면 레시피가 필요없어요."라고. 53p


서양사람들이 주식으로 삼았던 캄파뉴, 농부의 빵, 바게트 등이 먼저 소개되었다. 그리고 우리에게 식사로 인식되는 빵인 식빵 만드는 법도 소개가 되었다. 슴슴한 주식이 되는 빵들에 속재료를 넣어 달지 않고도 맛있게 즐기는 빵 만드는 법을 알려주기도 한다. 기억하고 싶은 부분에 형광펜을 치던 우리 버릇처럼 책 속 포인트에는 미리 형광펜이 쳐져있기도 한다.



미술을 전공했던 저자가 취미로 배운 제빵으로 39세에 새로운 직업인 제빵사의 길로 접어들게 된 인생 제 2막의 이야기 등도 짬짬이 소개가 되었다. 빵 레시피와 노하우 뿐 아니라 그녀가 들려주는 빵에 얽힌 인생 이야기들이 단락단락 우리의 눈길을 잡아끌며 빵에 얽힌 추억들을 하나하나 다시떠올리게 해주는 것이었다.


혀가 아릴 정도로 단 빵은 이제 그만, 제철 재료와 몸에 좋은 친환경 재료만 골라서도 충분히 맛있게 즐기는 빵들이 하나 가득이다. 그동안 너무나 달고 부드러운 빵맛에 길들여졌던 내 입맛이 쉽게 건강빵에 적응되지는 않겠지만 씹다보면 더욱 고소한 그 빵맛에 길들여지기만 한다면 단 케익과 빵은 더이상 눈에 들어오지 않을지 모를 일이다.



채소를 넣고도 맛있게 즐길 수 있는 피자, 또띠아 채소말이, 두부와 구운 가지 등을 넣은 채식 샌드위치 등등 건강한 빵이라면 이런 모습을 갖추었겠다 싶은 다양한 빵과 관련된 레시피들이 아이를 둔 주부의 마음을 설레게 해주었다.



간식으로써의 빵이 아닌 이 정도라면 엄마표 건강밥상이라는 말이 어울릴 최초의 제빵 레시피를 본 느낌이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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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을 뿌리는 자 스토리콜렉터 8
넬레 노이하우스 지음, 김진아 옮김 / 북로드 / 201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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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에 나온 베스트셀러 책 중 가장 읽고 싶었던 책이 <7년의 밤>과 <백설공주에게 죽음을>이었다.

너무나 읽고 싶어해서, 결국은 두 권 다 읽으려고 책장에 꽂아둔 상태지만, 백설공주에게 죽음을의 작가 넬레 노이하우스의 신간이자 그 후속작인 바람을 뿌리는 자가 올해 새로 출간되었고, 두 권을 모두 읽어본 이웃님들의 평을 읽어봐도 바람을 뿌리는 자가 더욱 재미났다는 글을 접하자 더욱 바람을 뿌리는 자에 대한 기대감이 솟아났다. 도대체 어떤 내용일까?

 

아무런 정보없이, 그저 이 책이 미스터리 소설이라는 그 한가지 정보만 접하고 책을 읽어내리기 시작했다.

그런데, 스웨덴의 밀레니엄을 읽을때와 비슷한 컬쳐 쇼크를 살짝 경험했다. 그때만큼 등장인물들의 이름이 낯설지는 않았지만(베네스트룀, 블롬크비스트 등의 낯선 인명과 지명, 회사명 등 모든 것이 낯설다) 그래도 영미권이나 일본 등의 이름에 비해 독일식 이름도 살짝 낯설기는 하였다. 그 외에 또 특이사항이 바로 등장인물들이 무척이나 많이 한번에 쏟아져 나온다는 것이었다. 밤늦게 책을 펼쳐들었다가 처음에는 너무 많은 낯선이들이 동시에 등장해 (거의 한컷에 네명 정도의 사람들이 새로 등장하는 것이 여러 장면씩 중첩이 된다.) 혼란스러웠는데, 아, 그래도 재미나다는데 끝까지 읽어보자 하고서 끈기있게 책을 잡고 있자 중반 이후부터는 정말 앞부분의 헷갈렸던 사람들이 한번에 싹 일목요연하게 정리가 되면서 슥슥 자리배치를 하며 하나의 그림으로 그려져나갔다.

 

소설을 쓰는 사람들의 역량이란 참으로 놀랍기만 하다. 발명가들 뿐 아니라 소설가들에게도 경외감을 느끼는 것이 바로 그러한 이유에서이다. 하나의 소설을 쓴다는 것은 유용한 발명품 하나를 개발해내듯, 창조의 고통 끝에 나오는 결과물일테니 말이다. 그 결과물이 우리에게 어떤 만족감을 줄수있느냐에 따라 작가에게도 희비가 갈리는 것이겠지만 이 책은 결말까지 다 읽고 보면 확실히 재미난 소설임에는 틀림이 없었다.

 

"제발 도와주세요. 다 이유가 있었어요. 제발..."

마음 속에 타오르던 마지막 희망의 불꽃은 그의 차가운 눈빛에 의해 무참히 꺼졌고, 그녀가 호숫가에 지어놓은 예쁜 집처럼 흰색 재만 남았다. 6p

몇달째 악몽을 꾸고 있는 누군지 모를 그녀의 이야기로부터 소설은 시작되었다.

 

그리고 풍력에너지 개발 회사 윈드프로의 야간경비원이 살해당한 사건이 발생하고, 휴가 갔던 피아 형사는 이번 사건을 계기로 긴급히 불려오게 되었다. 상사 보덴슈타인과 함께 이 일을 파고드는 와중에 풍력발전소 건설을 반대하던 또다른 사람이 살해당하고, 두 건의 살해사건을 파헤치는 것만으로도 머리가 아픈데, 반장인 보덴슈타인까지 수시로 잠적하며 사건 해결에 도움을 주지 못하자 피아 형사 혼자 전전긍긍하며 사건 해결에 앞장서게 된다.

 

야간경비원의 죽음을 파고들다보니, 사장이 다녀간 흔적이 cctv에 찍혔고, 사장의 대꾸도 뭔가 수상쩍은 냄새를 풍겼다.

두번째 살인사건의 희생양이 된 히르트라이터는 자신의 땅이 엄청난 가격으로 오르자 세 자식들에게서 땅을 팔고 상속해달라는 시달림을 받는 중이었고, 죽기 직전 보덴슈타인의 아버지에게 자신의 그 땅을 상속하기로 유언장을 바꾸어서 보덴슈타인 반장과 그 아버지까지 사건에 연루되는 복잡한 일이 벌어지기도 하였다.

   

또 봅시다! 타이센 씨. 바람을 뿌리는 자는 폭풍을 거두는 법입니다. 331p

제목 바람을 뿌리는 자에 대한 의문은 바로 이 대목에서 결정되었나 보다 싶었다.

사람에 대한 원망과 증오가 커지면 그 분노가 걷잡을 수 없이 불어나는 듯 하였다. 명목상으론 풍력발전소 건립을 추진하는 회사와 생태계 보호를 위해 풍력발전소 건립을 반대한다는 건전한 취지를 지닌 시민단체의 대립으로 보였지만 파고들다보니, 그 취지라는 것이 인간의 증오에서부터 비롯된 복수의 마음 한가지였음이 추악하게 드러난다. 그리고 그 틈을 이용해 자신의 잇속을 차리려는 뒷통수를 강하게 때리는 이까지 등장한다.

 

이해할 수 없었던 초반의 많은 부분들이 소설을 끝까지 읽어내려가다보면 정말 명쾌하게 정리가 되는 느낌이었다.

남들과 거꾸로 이 책을 먼저 읽고 피아와 보덴슈타인이 등장한다는 백설공주에게 죽음을을 후에 읽게 되긴 하였지만 그 책 역시 재미날거라는 기대에 마음 한켠이 든든해진다. 마치 재미난 만화 영화 상영을 앞두고 가슴설레던 어릴적 그 느낌처럼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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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작은 새
에쿠니 가오리 지음, 양윤옥 옮김, 권신아 그림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12년 2월
절판


냉정과 열정 사이라는 책을 읽은 이후 에쿠니 가오리에게 흠뻑 빠져버린 적이 있었다. 그리고, 이후 그녀의 책을 발견하면 기쁜 마음으로 읽고 있는 날 발견하곤 한다. 이상한 편견임에도 난 에쿠니 가오리의 책을 읽으면 그 책이 에세이가 아니라 소설이라고 해도, 꼭 주인공이 여자여야 할 것 같은 착각에 빠져버리곤 했다. 이 책도 앞부분을 읽으며 당연히 주인공이 그가 아닌 그녀인줄 알았다.

그런데 다음 장면에서 그림과 함께 등장한 주인공의 모습을 보고, 나의 착각이었음을 깨달았다.

그리고 작은새, 어느날 문득 그에게로 날아들어온 작은새의 존재에 그는 크게 당황하지 않는다.

사실 예전에 같은 기억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와 한참을 살다가 날아간 작은 참새가 한마리 있었기에, 당연한듯 찾아와 동거를 하게 된 작은 새에 대해 낯설지 않은 감정이 시작되었는지 모른다.



동화같은 소설이 전개가 되는데, 예쁜 일러스트로 가득 채워져서 더욱 신선한 느낌이었고, 근래에 워낙 두꺼운 책만 읽다보니 얇은 동화가 마음 편하게 다가오기도 하였다. 어른을 위한 예쁜 동화같은 느낌이었달까?



몸길이는 약 10센티미터, 새하얗다. 부리와 쐐기풀처럼 야리야리한 다리만 짙은 핑크빛이었다.

"아이, 뭐야. 창문을 어중간하게 열어놓고." 7p



우선 작은 새가 다가와 그에게 말을 걸어도 그도, 작은 새도 그 사실을 이상하게 생각하지 않는다. 거기서부터 동화는 시작되는 듯 하다.

게다가 이 작은 새, 생수를 따라주려는 그에게 자신은 튼튼하다며 수돗물 조금이면 된다고 이야기를 한다.

그에게는 세심하고 적극적인 여자친구가 있다. 그녀가 작은새의 이야기를 듣더니 빵이 아닌 작은새에게 적합한 제대로 된 모이와 조개가루를 사다주라는 조언을 해주었다. 새를 키워본적이 없어서 빵 조각을 잘라줘도 괜찮지 않나 생각했던 나도 여자친구의 제대로 된 설명에 고개를 끄덕이며 한수 배우는 느낌이었다.



그런데, 요 작은 새, 여자친구의 그런 친절을 달가워하지 않는다.

사료는 커녕 자신이 좋아하는 음식은 따로 있다며 럼주를 끼얹은 아이스크림으로 하루 끼니를 모두 채우고 싶다는 작은 소망을 피력한다.

당돌하면서도 귀여운 작은 새가 아닐 수 없다. 건강보다는 맛있는 음식을 즐기며 인생을 살고 싶어요 외치는 그런 청춘 같다.

게다가 잠깐 잠깐 보이는 작은 새의 질투도 귀엽다 아니할 수 없다.

예전의 나와 확실히 많이 달라진 느낌이다.

남자친구인 주인공을 자꾸 독차지하려 하고, 데이트에도 자꾸 끼어들고, 어쩐지 얄미운 구석이 있는 작은 새를 여자친구에게 동화가 되어 생각해보면 질투가 생겨날 수도 있는 법이건만..

작품 해설을 맡은 가쿠타 미쓰요도 그런 질투의 감정으로 처음에 읽었다 하였건만..



엄마가 되어버려서인지 질투의 대상이라기보다 철부지 아이같은 작은새의 투정이 그저 귀여운 아이같이 느껴져 밉지 않게 보이는 것이다.

자신은 주인공의 여자친구를 질투하면서 막상 새초롬한 표정으로 다른 친구를 사귀고,그에게 알게 모르게 살짝 충격을 주기도 한다.

" 나는 너의 작은새지?"

진지한 얼굴이었다. 어쩔수 없이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아, 다행이다." 작은 새는 가슴이 그득하게 큰 한숨을 들이쉬더니 몸을 눕히고 눈을 감았다.

79p

누군가의 무엇이 된다는 것, 아주 소중한 감정이 아닐 수 없다. 중요한 의미가 된다는 것, 그의 소유라는 이름이 붙어도 행복하다는 그런 감정이 든다는 그런 느낌 말이다.

작은 새의 그런 느낌이 그래서 나는 더 따숩게 느껴졌는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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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코몽2 두들북 - 물로 그리는 그림책 물로 그리는 그림책
아이즐북스 편집부 엮음 / 아이즐북스 / 2012년 1월
품절


붓에 물을 채워 책에 칠하면 하얀색의 바탕화면에 색깔까지 골고루 입힌 그림이 마법같이 뿅~ 하고 나타납니다.



그리고 마르면 또다시 그림이 사라져버려서, 말랐다 그렸다를 반복하면 몇번이고 재사용이 반복가능한 재미난 책이지요.



이전에 두들북을 뽀로로, 브루미즈 등을 사준 적이 있어서 익숙한 패턴의 책이다 싶었는데, 코코몽이 나오니 아이가 더 좋아하더라구요.



같은 물놀이 그림책이라도 아이가 좋아하는 캐릭터와 그림에 따라 반응이 또 달라질 수 있음을 깨달은 순간이었지요.



평소 아이 책에 대한 평이 인색한 편인 신랑도 "이번 책은 유난히 더 좋아하네." 라고 말을 할 정도였으니 아이가 얼마나 좋아했는지는 더 말할 필요가 없지 않을까 싶어요.


두들북, 물놀이 그림책 다양한 표현으로 불리는 이 마법같은 책, 엄마가 해봐도 신기한 재미난 책이었는데 코코몽 두들북이 특히 더 좋았던 점은 붓을 잃어버리지 않게 넣어두는 케이스가 따로 있었다는 점이었어요.



두들북 여러권을 써봤는데, 끈 고리 같은게 있어 끼워 넣게 되어 있어도 자꾸 아이는 갖고 놀다가 잃어버리더라구요 그래서 붓이 없어서 못 하는 경우도 많았거든요.



그런데 케이스가 있으니 넣어두고 뚜껑을 닫아두면 엄마 마음까지 편안, 든든해집니다.


여행을 갈때마다 사실 아이들이 좋아할만한 놀이북을 한두가지 이상 꼭 챙겨가는 편인데, 이번에는 스티커북, 만들기 책 외에 이 책을 한 권더 (서프라이즈로) 챙겨갔어요. 택배를 받고 아이 앞에서 끌러주지 않고 살짝 숨겨두었다가 여행지에서 꺼내줄 요량으로 챙겨갔더니 정말 그 효과가 더욱 배가 되었지요.



여행지에서 무척 재미나게 잘 놀기도 하지만, 숙소 등에서 아이가 지루해하거나 컴퓨터 등을 하자고 조를 수 있는데 그럴때 아이와 토이북으로 놀아주면 너무너무 좋아하거든요. 두들북은 엄마 아빠가 따로 간섭하지 않고, 그저 붓에 물만 채워줘도 아이 혼자서 재미나게 즐길 수 있는 책이기도 하구요.


얼마나 좋아했는지 낮에도 밤에도 눈에 띌때마다 들고 하더라구요.



지금은 만 41개월, 다섯살 우리 아이인데, 더 어릴 적부터 보여줘도 잘 하는 책이 바로 두들북 같아요 뭔가 잡을 나이가 되기만 하면 물칠을 해서 그림이 나타나는 신기한 책에서 눈길을 뗄 수 없을테니 말이지요.


그림은 봄, 여름, 가을, 겨울, 총 사계절의 네장의 그림이 실려 있었구요. (엄마 욕심에는 더 많았으면 하는 바램도 있었지만 ) 아이는 네장의 그림임에도 충분히 즐기고 잘 갖고 놀더군요.



몇번 물칠 쓱쓱 하다가 다음장으로 넘겨버리던 예전과 달리 이제는 한 페이지 꼼꼼히 모두 다 칠하는 정성을 보이더라구요 아이의 성장이 보이는 순간이었어요.



사실 엄마가 해도 재미나기에 두루두루 다양한 연령의 아이들이 즐길 수 있는 두들북이 아닐까 싶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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