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정엄마네 레시피 - 콩나물무침부터 갈비찜까지 엄마가 해주시던 '그 맛'내는 요리 비법
중앙M&B 편집부 엮음 / 중앙M&B / 2011년 12월
평점 :
절판


 

작년에 이 책이 처음 나왔을때부터 눈독을 들였었다. 신랑도 보더니, 와, 정말 책 이름 잘 지었다. 하며 관심을 보일 정도였다.

외할머니, 엄마 모두 요리솜씨가 탁월하신 편이라 딸인 나도 요리를 잘하려니 하고들 생각을 한다. 하지만, 요리에 큰 관심이 없었기에 결혼 전에 열심히 해볼 생각도 안했고 자취할때도 몇번 실패를 거듭하고, 난 소질이 없나보다 하고 자책하며 지내기도 하였다. 상견례 자리에서도 아버지께서 제일 걱정하신게 "밥도 제대로 못하는 딸"을 시집보내 죄송하다고 말씀하실 정도였다.

막상 당사자인 나는 요리책 몇권 사면 되지 않을까 막연한 생각만 하고 있었을뿐.

 

직장 생활할때 새내기 주부였던 선배님들이 추천해준 요리책이 있었다. 그 책만 따라하면 어떤 초보라도 맛을 낼수있다고 하여, 나 또한 요리백과 이런건 사오지 않더라도 그 책한권은 필수로 사왔다. 그리고 한 일년 그 책의 이런 저런 레시피들을 다 따라하며 밥상을 채워나갔던 것 같다. 신랑도 라면이나 얻어먹을까 했던 마음이었다가 요리책을 보고 시늉을 낸 것이긴 하지만, 꽤 먹을만한 메뉴여서 놀랐다고 하였다. 웃긴 것은 밑반찬부터 차근차근 차려진 다소곳한 한식보다 식당에서 사먹을 것 같은 일품요리를 더 자주 상에 올렸다는 것이다. 하나만 만들면 되니, 어려워보여도 그런 요리에 더 도전을 하였다.

 

벌써 아이도 태어나 네살이 되었고, 처음의 열정만 생각하면 지금쯤 요리 베테랑에 올라있을 법한데 (정작 나는 잊고 살았는데 요리포스팅을 본 친구들이 해준 말이다.) 임신하고 입덧 핑계로, 또 육아 핑계로 자꾸 부엌 살림을 등한시하다보니 요리실력은 크게 나아지지 않았다. 다만 요리학원을 다니지 않아도 요리책만으로도 충분히 힘을 얻을 수 있다는 생각에 다양한 요리책에 욕심을 내고 찾아보며 뭔가 다른 요리가 없을까 찾아보는 잔머리는 늘었다. 그러던 와중에 만난 이 책. 친정엄마네 레시피. 사실 가장 닮고 싶은 건 나도 친정엄마의 손맛이건만. 엄마께 여쭤보면 친절하시긴 해도 뭐든 정확한 계량이 아닌 엄마의 짐작에 의한 계량이 많아 수치화하기가 힘들었다. 초보자다보니 그냥 내 입맛에 맞춰 간을 하면 신랑 입에는 좀 달게 되기도 하였고, 때로는 간을 맞추다가 정작 맛이 산으로 가기도 하는 우를 범하기도 하였다. 그래서 엄마의 솜씨를 닮고 싶으면서도 계량화된 수치가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늘 바래오던 찰나 이 책을 만났으니 제목만큼의 값을 하기를 진심으로 바랬다.

 

요즘 요리책들이 주제도 참 다양하고 내용도 풍성하니 잘 나온 책들이 많지만, 문제는 요리책의 본질은 바로 누구나 따라해도 맛을 낼 수 있는 요리를 완성하는데 있다는 것이다. 겉이 아무리 그럴싸해도 소설이 아닌 이상 결과물인 요리의 맛이 훌륭하지 못하다면 요리책의 바른 효과를 보았다 할수가 없다. 예전 신혼때처럼 누군가가 그 책으로 요리를 해보니 정말 다 맛있더라 하고 입소문이 날 책은 사실 많지 않았다. 그런데 알라딘에서 어떤 분의 글을 얼마전 읽었는데 이 책으로 요리를 하면 "우리 엄마도 아닌데, 우리 친정엄마가 내준 맛 그대로를 낼 수 있어서..너무 좋았다. 그래서 책 속 레시피를 자꾸만 더 따라하게 된다."라는 내용의 글을 읽게 되었다. 바로 내가 바라던 대목이었다. 다른 누군가의 입맛을 사로잡을 맛이 될 수 있다면 나 또한 따라해도 실패할 확률이 적었다.

 

책을 처음 읽으며 웃음을 터뜨렸던 대목이 바로 친정엄마 말씀처럼 ~~해라. 넣어라~ 하는 말투로 씌여있다는점이었다. 말투만 흉내내고 맛이 완성되지 않았으면 그저 유머로 끝날 문제였겠지만 엄마 말씀  따라 만든 요리처럼 맛이 나는 요리책이라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메뉴는 우리가 만만하게 장 본 재료로 만드는 기본 반찬서부터 곰탕, 갈비찜 등 속 든든한 메뉴, 그리고 제철 반찬으로 즐길 수 있는 각종 무침류와 친정 김치로 맛을 낼 수 있는 요리들이 다양하게 소개가 되었다.

 

찜닭, 각종 파스타, 게살 스프 등의 메뉴는 만들어봤어도 내가 참 못만드는 것이 바로 달걀찜이었다. 할때마다 전자렌지로 해도 실패하고, 중탕을 해도 잘 안되고, 뚝배기를 태워먹을까봐 엄두도 나지 않았다. 가장 만만하게 만들 달걀찜의 문제는 바로 잘못 넣은 물 양이었다. 또 뚝배기 달걀찜을 할때 위는 덜 익고 아래를 태우는 문제에 대해서도 엄마는 차분하게 대답을 해준다. 엄마의 질문 코너에서는 멸치볶음이 딱딱할때, 장조림이 쉽게 상하거나 고기가 찢기지 않을때  등 궁금한 초보 주부들의 마음을 헤아려주는 엄마의 답변이 실려있었다. 

 

항상 엄마가 손질해주셔서 삶기까지 한 냉이를 받아와서 요리를 하곤 했는데, 막상 내가 직접 사서 다듬기부터 시작하려니 손질하는데만 거의 반나절이 걸렸던 것 같다. 무얼 만들어볼까 하다가 냉이조개 된장국을 끓여봤는데, 한번도 안 써본 뜨물도 받아서 쓰고 (그동안은 농약 핑계를 대며 뜨물도 안썼지만, 첫 뜨물은 버리고 그 다음뜨물부터 해서 책에 나온 그대로 따라만들어봤다.) 조금 귀찮더라도 내맘대로 중간과정 생략하지 않고 책에서 하라는 대로 그대로 만들었다. 그랬더니 국물이 흥건해 짤줄 알았던 국이 짜지도 않고 입에 잘 맞으면서 향기로운 냉이 향이 가득한 구수한 된장국이 완성되었다. 집에 있던 된장이 색이 진한 편이 아니라, 좀 흐여멀건하게 사진에 나오긴 했지만 맛은 참 훌륭했다.

 

다음엔 또 무얼 만들어먹을까? 색다르지는 않으나 기본 요리도 충실하고 맛있게 만들 수 있는 레시피들이기에 더욱 소중한 요리책이 되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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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먹는 카페 - 봄 여름 가을 겨울 카페밥 레시피
이미경 지음, 황승희 사진 / 난다 / 201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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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뭐 먹지?

늘상 고민하는 식단이건만, 새로운 것이 톡 하고 튀어나오는 경우가 많지 않다. 게다가 나른한 주말에는 그런 생각이 더욱 강해진다.

뭐 맛있는 것 좀 없을까?

게으름 좀 피우고 싶어서 사먹으러 나가는 것도 좋아하지만, 막상 집을 나서도 이거 먹고 싶다 하고 달려갈 만한 곳도 많지 않다.

깔끔하고 기분좋은 공간에서 정성스레 차려진 밥상을 받는 것. 그것이 카페에서 이뤄지는 밥상이라면 더욱 새로운 기분이 들 것이다.

일본 카페나 식당 등을 검색하다보면 카페에서 차만 마시는게 아니라 간단한 밥을 같이 즐길수있는 곳들이 많아 궁금해지곤 하였다. 차와 케잌, 혹은 샌드위치가 아닌 밥이라.. 카페에서 먹는 밥맛은 어떨까? 우리나라에도 카페와 레스토랑을 결합한 그런 문화가 늘고 있는 듯 하다. 이 책은 홍대에서 밥먹는 카페라는 간판없는 작은 카페를 실제 운영하고 있는 요리연구가 이미경님의 레시피북이라 할 수 있다.



카페 오너를 꿈꾸는 분들이 저와 같은 시행착오를 겪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과 밥먹는 카페의 자연식 메뉴를 집에서 만들어먹고 싶다는 단골손님들의 강력한 요청. '며느리도 몰라'를 실천해야 성공한다고 조언하는 몇몇 사람들의 조언을 무시하고 밥먹는 카페의 모든 노하우를 공개합니다. -prologue

그래서일까 월별 원플레이트 요리들의 각각의 조리법, 도시락으로 싸면 참 좋을 원 런치 박스, 파스타도 즐길 수 있다 원 볼 파스타, 그리고 원볼 샐러드와 테이크 아웃 푸드, 음료로 즐길 사계절 과일청까지 다양한 레시피북을 일반 요리책처럼 두루두루 섭렵하고 나면 7장에 밥먹는 카페의 창업 스토리가 사진과 함께 친절하게 실려 있다. 그냥 꿈이라고 해도 좋을, 나만의 예쁜 공간, 카페의 오너가 되는 것이 많은 여성들에게는 은연중에 꿈처럼 자리하고 있다. 당신이 다 먹을 것 같아. 라는 놀림을 받으면서도 카페에 대한 설렘과 기대를 갖게 되는 것이 비단 나뿐이 아님은 카페 요리, 카페 창업에 대한 많은 책들을 보면 미루어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파스타, 퓨전 요리가 아니더라도 우리 밥상으로도 멋진 카페 요리를 살려낼 수 있음을 보여주는 레시피북.

원 플레이트 요리로 만들어 식구 수대로 상에 올리면 정말 집에서 즐기는 홈카페 분위기를 제대로 즐길 수 있을 것 같다.

꽃샘 추위쯤은 가셔줬으면 하는 3월의 밥상은 무엇이 올라 있을까?

봄꽃인양 무순과 새우가 노뉘는 봄꽃초밥으로 잃어버린 입맛을 되살려보길 권해준다.

레시피 하나하나를 들여다보니 상세 과정 사진과 더불어 따라하기 쉬운 설명으로 되어 있고, 재료도 흔히 접하기 쉬운 재료가 많아 금새 따라해보고 싶은 메뉴가 많았다. 멸치조림처럼 흔히 접해본 메뉴도 있지만 계란 말이에 냉이를 넣어 맛과 향을 새롭게 업그레이드 시킨, 발상의 전환 메뉴들도 눈에 종종 띄었다. 아주 단순한 변화인데도 입을 즐겁게 해주는데는 색다른 재미가 추가되는 것 같다.

된장 소스의 경우에는 카레처럼 밥을 살짝 비벼먹게 변화된 걸쭉한 농도의 된장 소스가 눈에 띄기도 하였다.

요리재료를 보면 계절별로 대체가 가능한 다른 재료까지 소개되는 살뜰함을 보인다. 재료 밑에 소개된 카페 오너의 팁에는 집에서 참고할 조언도 있지만 미리 만들어두고, 빨리 상에 올려야하는 카페의 특성상의 조언이 눈에 띄었다.



쑥밥, 닭고기 찹쌀빱, 유자향 두부 조림, 오색 떡국, 취나물 된장국, 이름만 들어도 입에 침이 고이는 자연식 밥상 메뉴들.

사실 누가 한상 이렇게 차려주면 너무 좋을 것 같은데, 지방에 사니 홍대 카페까지 찾아갈수도 없고 사진으로만, 인터넷으로만 부러워했던 카페 밥상이었는데 카페 메뉴를 그대로 맛볼 수 있는 레시피가 책으로 나오니 집에서도 얼마든지 홈카페 분위기로 즐길 수 있게 되어 더욱 행복하고 소중한 레시피 북이란 생각이 들었다.

도시락과 파스타 등은 카페에서 밥상에 아직 올리지 않고 있는 메뉴라한다. 가을쯤 깜짝 이벤트로 상에 올릴까 한다는 도시락 메뉴들과 카페에 올린다면 하고 구상해본 베스트 오브 베스트 파스타 레시피. 카페에도 없는 맛을 책에서 먼저 즐길 수 있는 맛이라니 얼리 버드를 자처하는 카페의 팬들에게는 희소식이 아닐 수 없다.

테이크 아웃 메뉴로 등장한 각종 빵과 쿠키, 그리고 주먹밥까지 가정에서도 쉽게 즐길 수 있게 밥, 반찬서부터 디저트까지 두루두루 소개된 느낌이 참 좋았다.



밥먹는 카페, 가보지 못한 홍대의 그 공간의 모습도 책에 소개가 되어 있었다. 책을 좋아해서 그런지 카페 안은 물론이고 운동장만한 화장실까지 들어선 책장이 반갑게 느껴졌다. 테라스에서 먹는 김밥 사진도 눈길을 끌었고, 요기저기 예쁜 모습으로 가득한 그 모습에 한동안 마음이 설레기까지 하였다.



사업을 시작하면서 사실 자신의 노하우를 이렇게 모두 공개한다는것이 쉬운 일이 아니었을텐데 (프롤로그에 나와있듯이 주변 사람들이 말렸다하는 말이 이해될 정도로 자신의 모든 속내를 다 드러내었다.) 밥먹는 카페의 창업비용이 내부 인테리어비, 주방 기계, 그릇과 잡화 등의 가격까지 일일이 공개된 것을 보고 참으로 놀랐다. 그냥 말로만 이러저러하게 창업해보세요. 하고 무늬만 창업 소개글을 알리는 기타 책들과 마인드부터가 달랐다.

카페의 예쁜 식기, 소품등을 구입하는 장소와 쇼핑몰까지 소개되어 있었다. 살림을 하는 주부라면, 카페를 창업하지 않더라도 예쁜 카페 소품과 그릇에 욕심이 날때가 종종 있었는데, 집에서도 충분히 홈카페를 즐길 수 있게, 아니 홈카페가 아니더라도 기분좋은 메뉴를 즐길수 있게 예쁜 그릇을 살 수 있는 곳들을 소개받으니 기분까지 날아가는 것 같았다. 결혼하면 쓰고 싶다고 카페 놀이를 할 수 있는 나무 식판 등을 장만한 여동생이 있는데, 이렇게 예쁜 그릇을 살 수 있는 사이트를 추천해주면 반가운 마음에 당장 달려가볼듯 하다.



앞서 소개된 메뉴들이 집에서 따라할 수 있도록 2인분으로 만들어진 것에 비해, 카페에서 만들게 되면 여러 손님들을 상대하게 되니 10인분 기준으로 새로 재료와 분량을 책정해 책의 말미에 소개해둔 점도 주목할 만 하였다. 굳이 카페가 아니더라도 손님상을 치룰 때에도 (엄마들과의 가벼운 브런치 초대라던지) 10인분 기준의 분량이 무척 유용하게 쓰일 듯 하다.



하나하나 꼼꼼하게 훑어보고 더욱 마음에 든 그런 책이었다. 오늘 아침 늦잠을 자고 신랑 아침밥도 맛있게 못 차려주었는데 냉이를 이용해 입맛 살리는 저녁 밥상을 차려볼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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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용/취미> 파트의 주목 신간을 본 페이퍼에 먼 댓글로 달아주세요.

  요리연구가로 정평이 나 있는 한복려님의 책입니다.

매일 아침 최소한 국이나 찌개 하나는 반드시 있어야하는 신랑의 앙침상을 생각해보면 국 찌개는 제게 필수 요리책이 아닐 수 없어요. 매번 비슷한 요리들인 것 같아 아쉬우면서도 재료와 조리법에 따라 천차만별 맛이 달라지는 것을 보면 또 신기한 느낌도 한가득이랍니다. 한복려님의 책을 아직 못 읽어서그런지 더 기대가 되는 책이기도 하네요.

 

 

 

 

 

  최고의 간식과 주전부리 책을 읽고, 이웃님께 추천해드렸더니 너무 좋아해하시면서 친구분 선물까지 여러권 구입하시더라구요. 딱 찾던 아이 간식 책 그대로라고 하면서요. 저 또한 최고의 간식과 주전부리, 고베 밥상등 동녁의 눈에 띄는 요리책을 무척이나 좋아하는 터라 최고의 요리, 버섯,브로콜리, 양파로 만든 밥 반찬 등에 눈길이 아니갈 수가 없네요. 기대되는 요리책입니다.

 

 

 

 

 

 

 여행은 늘 제게 설렘을 안겨다줍니다.

제목이 좀 불편해서, 이게 뭐야~ 하고 읽었다가 여행전문기자가 추천하는 여행팁이 모조리 실린 책이라고 하니 눈이 뜨이는 책이 되었네요. 패키지 관광이 아니라, 자유 여행을 할 것이라면 인터넷 수십시간을 뒤져야 얻을 수 있는 알짜배기 정보를 전문가에게 한 권의 책으로 너무나 손쉽게 배울 수 있다면 그보다 좋은 여행 참고 가이드북이 없을 것 같아요.

 

 

 

 

 

 

 

  지금은 수제카드를 잘 안 만들지만, 학창시절에는 너무나 당연하게 만들어 선물하던 카드였어요 그중에서도 팝업카드는 만드는것도 받는 것도 너무나 매력적인 즐거운 카드였지요. 팝업카드 만드는 법이 많이 궁금했는데 일본 작가의 안목으로 소개된 책이 RHK에서 나왔다고 하니 꼭 한번 만나보고 싶네요. 선물용으로도 해보면 너무 좋을 것 같아요.

 

 

 

 

 

 

 

 

 

 

  오호..너무너무 예쁜 인형이 한가득이네요. 손바느질로도 얼마든지 도전할 수 있으면서 장식용, 혹은 아이 선물용으로도 너무 좋을 이런 앙증맞은 실용서적 꼭 소장하고 싶은 책이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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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한국의 야생마 - 환경이야기 노란돼지 창작그림책 14
이재민 글, 원유성 그림 / 노란돼지 / 201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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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말 책 읽어줘요."

아이가 요즘 들어 이 책을 무척이나 좋아한다. 41개월 우리 아들이 좋아하는 책들이 대부분 자동차 관련 책들인 점을 감안하면 안 보이는데 일부러까지 찾아가면서 읽고자 하는 것은 꽤나 아이의 호기심과 흥미를 잘 이끌어낸 대박북이라 할 수 있다. 그림도 세밀화처럼 사실적으로 그려져있고, 아이가 이해하기에는 좀 어렵지는 않을까 싶었는데 예상보다 훨씬 더 재미나게 이해하는 눈치였다.



한국에 야생마라니.

이 책을 읽기전까지 나도 미처 몰랐던 사실이었다. 실화를 바탕으로 한 감동적인 이야기라는 말에 우리나라에 야생마가 있기는 있었구나 (어디? 제주도인가? ) 했는데 강원도 홍천이라는 말이 더욱 새롭게 느껴졌다. 야생마 하면, 미국 벌판을 가로지르고 인디언들이나 카우보이들의 추격을 받는 미국판 야생마가 더 먼저 떠오르는 세대였는데..한국의 야생마란 어떤 이야길까? 아이 책이면서도 엄마까지 궁금증을 자아내는 책이었다.

눈물을 흘리고 있는 한필의 말 그림.

엄마, 아빠 말이 고된 노역을 하는 동안 망아지는 집에서 엄마, 아빠를 기다리며 구슬피 울곤 했다. 그러던 어느 날 딱 하루 말 가족에게 휴식이 주어지고, 재롱을 떨며 행복한 하루를 보낸 말 가족이었는데 다음 날 아빠와 엄마, 망아지가 떨어져 각각 다른 농장으로 팔려가게 됨을 알게 되었다.

"말은 팔고, 트럭을 사던지 해야지 원."

그러고보니 우리나라도 소가 아닌 말의 힘으로 일을 하던 그런 때가 있었구나 싶었다. 말 하면 타고 다니는 말만 생각했지 이렇게 농장일을 하는 말이 제주도가 아닌 전국에 있다는 생각(트럭이 있기전)을 왜 미처 못하고 살았을까.

아이는 그나저나 책에 몰두하다 말고 "원"이 무슨 뜻이냔다. 그저 의미없는 감탄사처럼 포함된 원에 대해 설명하기가 아직은 무척 힘들었으나 아이는 참으로 궁금해했다.그리고 웬 까닭인지 모르겠지만 처음부터 이 페이지까지를 유난히 반복해서 다시 읽어달라고 조르곤 하였다. 처음부터 여기까지가 가장 재미나게 느껴진걸까? 몇번 다시 읽어주다가 나중에 끝까지 같이 읽고 다시 보자 이렇게 달래야했다.



고된 일과 아프게 내리꽂히는 채찍보다도 가족과 떨어져 볼 수 없다는 슬픔에 눈물을 흘려야했던 아빠 말.

그 눈물이 사람의 것인양 너무나 아프게 느껴졌다. 어느 날 아빠말은 농장을 탈출해 엄마말과 망아지를 찾아 떠났다. 힘들었지만 세 가족은 다시 만나 행복하였고, 가족이 같이 살기 위해서는 탈출하는 길 밖에 없었다. 그렇게 말 가족은 강원도의 야생마 원조가 되었다. (맨 뒤의 실화 이야기를 접하다보면 말 가족의 탈출이 아닌 화천 군부대에서 진지 구축용 자재를 나르던 군마들이 야생마의 원조가 되었다 소개되어 있었다.)



다른 농장에서 더 도망쳐온 말들까지 야생마의 수는 늘어났고 산에서의 삶은 행복했으나 사람들이 말들을 발견하고, 잡아다 팔아버렸기때문에 말들은 더욱 깊은 산속으로 도망을 쳐야만했다. 겨울이면 먹을것도 부족했고 추워서 견디기도 힘들었다. 그런 어느날, 덫이 아닐까 싶은 맛있는 사료와 먹거리가 한가득 눈길에 쌓여있는 것을 보고 망설였으나 사진작가가 야생마를 몰래 찍기 위해 나온 것이었다. 말들은 처음에는 망설였으나 곧 사진사를 믿고 먹을것을 먹기 시작했다. 이렇게 신문 등으로 알려지기 시작한 야생마의 사연은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여 마을 사람들도 나중에는 말을 잡아 팔지 않고 야생마의 생존권을 인정하게 되었다는 훈훈한 이야기였다.

세밀한 말 그림이 그려진 동화가 끝나고 나면, 예전에 미처 몰랐던 실제 강원도 홍천의 야생마 사진들이 (동화 속 등장인물이 된 사진작가님의 솜씨로 찍힌) 실려 있었다. 이런 말들이 우리나라 강원도 산에 살고 있었구나. 동화 속 이야기처럼 훈훈한 결말이었으면 너무나 좋았을 것을..지금 강원도 산에서는 야생마를 더이상 볼수 없다는 안타까운 소식을 들었다. 아이에게는 그 부분을 읽어주지 못했다. 그저 행복한 결말로, 강원도 산에 가면 뛰놀고 있을 야생마 가족의 행복한 삶을 상상할 수 있도록, 사람들도 아름다운 마음씨를 끝내 간직했음을 그렇게 기억하도록 해주고 싶었기 때문이었다. 좀더 나이가 많은 아이들은 직접 읽을 줄 아는 아이들은 작가의 말까지 읽고 슬퍼했겠지만 말이다. 나또한 무척이나 짠한 느낌이었다.



어려서부터 엄마인 나도 말을 너무나 좋아해서 항상 말 그림만 그리고, 그런 시절이 무척이나 오래 갔다. 그때 왜 그렇게 말을 좋아했냐고 묻는다면 나도 잘 모르겠다. 나중에 어른이 되면 꼭 말을 길러보고 싶었고, 그저 말과 우정을 쌓아가기만 해도 행복할 것 같았다. 아이가 특별히 좋아하는 동물이 말은 아니었는데 (주로 동물원에 가면 만날 코끼리, 얼룩말, 기린 등의 삼총사를 무척 좋아한다.) 경주 신라 밀레니엄 파크의 마상공연을 보고 온 이후에는 실제 말에 대한 두려움이 많이 없어지고, 말에 대한 관심이 부쩍 높아졌다. 게다가 이 책은 캐릭터처럼 그려진 그림동화가 아니고, 세밀화로 사진에 가깝게 그려진 그림이었는데 아이의 마음을 움직이고 감동시키는 데는 더 없이 좋은 그런 책이 아니었나 싶다.

앞부분만 열심히 읽어달라던 아이가 끝까지 참고 몇번 더 읽어주었더니 나중에는 끝 장면을 보다 더 좋아하게 되었다.

망아지가 다 자라서, 아빠말처럼 훌륭히 컸을때 아빠 엄마를 부르며 달려오는 그 마지막 장면, 아이가 좋아하는 장면이 되었다.

히힝히힝..하면서 망아지가 마구간에서 울고 있는 장면을 보면, 아빠, 엄마를 부르며 달려가는 장면은 언제 나오냐고 다시 그 장면을 찾게 되었으니 말이다.



야생마들의 사진을 보며 내가 미안한 마음이 다 들었다. 그들 행복한 말 가족들을 그저 내 주머니 돈으로밖에 보지 않았던 이기적인 사람들의 마음이 너무나 미안하게 느껴졌다. 야생마로 자유를 누리며 살지는 못하더라도 가족과는 헤어지지 않고 끝까지 살았기를, 그러기가 힘듦을 동화를 읽으며 알았으면서도 무모하게 바라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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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러니 세계사 - 역사의 운명은 우연과 타이밍이 만든다
이성주 지음 / 추수밭(청림출판) / 201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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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의 비하인드 스토리는 읽을때마다 놀라움을 금치 못하게 된다. 마치 반쪽짜리 역사를 잘못 알고 있었던 것과 같은 충격에 휩싸이기도 한다. 이 책은 역사는 딴지일보에서 전문가적 지식으로 무방한 군사 분야 논객으로활약했고, 2006년 엽기 조선왕조 실록으로 역사 대중읽기의 새모델을 제시했던 이성주님의 글이다. 예전 책들을 읽어보지는 못했으나 이 책 한권만으로도 작가분의 입담을 인정할 만 하였다.

 

역사 속 우연으로 벌어진 아이러니한 일들을 더욱 와닿은 느낌, 재미나게 만든 것은 과거의 일이지만, 현대의 시점에서 풀어낸 용어와 표현들이었다. 마치 우리나라의 지금 이 상황에서라면 이런 대화가 이어졌을 법하다라는 것을 재치넘치는 발상으로 어색하지 않게 이루어내었다. 그러다보니 읽는 사람도 너무나 쉽게 공감하고 받아들이게 된다. 아, 이런 뜻이었던거야? 충격적인걸. 하고 말이다.

 

제목만으로도 어느 정도 재미는 있겠거니 흥미로운 주제겠다 정도는 짐작하지만, 실제 책을 잡고 나니 여느 소설보다도 빠른 흡인력으로 끝까지 나를 끌어당기는 느낌이었다. 아니 여느 소설보다도 훨씬 재미있었다. 소설은 어느 정도의 사건에 빠져들기까지의 과정이 필요하지만, 하나하나의 단막극을 보는 양 사건들을 짧고 굵게 다뤄낸 이야기들은 그 하나만으로도 눈이 휘둥그레질, 혹은 아, 이런 거였구나 싶은 그런 사건들이었기 때문이었다. 굳이 절정으로 치달으려 노력하지 않아도 처음부터가 절정인 느낌이랄까.

하마터면 미국내에 프랑스령이 반토막 들어있을뻔했던 사실에 재치있는 편지 한통으로 온전한 미국이 될 수 있었던 이야기도 있었고, 반쯤은 알고 있었으나 남은 반쪽을 몰라 완성되지 못한 이야기 등, 다양한 역사 속 아이러니를 만나게 되는 책이었다.

 티브이 방송에 모자이크처리된 방송화면을 보다보면 참으로 어색한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 미켈란젤로 최후의 심판이 올 누드여서 음란논란에 휩싸이다가 그의 제자에 의해 자체 모자이크인 속옷을 입게 되었다는 사실부터가 재미난 시작이었다.

 

아이엄마다보니 아이 양육에 관련된 문제들이 더욱 눈에 쏙쏙 들어왔다. 마치 임산부 눈에는 지나가는 임산부들만 보이고, 구두를 사고 싶은 사람 눈에는 지나가는 사람 구두만 눈에 밟히듯. 유모의 유래에 대한 배경도 재미났다. 젖이 모자라서가 아니라, 귀족의 품위를 위해 시작된, 아니 사실은 수유시 섹스 금지를 주창한 고대 로마의사 갈레노스의 주장이 가톨릭 교단에까지 이어져 젊은 아빠들을 간통의 유혹에서 벗어나게 하려면 엄마가 아닌 다른 여자의 젖, 즉 유모를 구함이 어떠냐는 의견이 제기되었다는 것이다. 상류층은 비싼 돈을 물어 유모를 구했고, 중산층은 식민지 여성, 해외 유모들에게 자식을 맡기게 되었다. 그러다보니 고아들을 위한 수유가 문제가 되어 동물의 젖에 눈길을 돌리기 시작, 당나귀와 염소젖이 모유 대체제로 선택되었다 하였다.

 

대문호 톨스토이의 문란한 사생활 이야기도 내게는 충격이었다. 그의 아내 소피아가 3대 악처로 소문난 여성임도 처음 알았다. 그러나 소피아가 과연 악처였을까? 톨스토이의 심각한 바람때문이었을까? 생각했던 의문을 마저 책을 읽으며 금새 해결되었다.

20대를 거의 술과 여자로 흘려보낸 그가 결혼에 눈길을 돌리며, 첫눈에 반했던 여성이 바로 친구의 딸이었다. 친구는 펄쩍 뛰었으나 톨스토이의 절실한 구애로 결혼에 성공하여 18세의 소피아와 34세의 톨스토이가 결혼을 하였는데 모든 걸 보여주겠다며 톨스토이가 일기를 교환해보자 하였건만, 그의 일기 속에는 거의 야설과도 같은 그의 방탕한 연애사가 적나라하게 담겨, 소피아를 질리게 만들었다고 한다.

톨스토이이의 여성 편력은 어려서 일찍 잃은 엄마로 인한 모성애 결핍에서 비롯되었다고 하였다. 그러기에 그의 모성 집착은 과도한 것이어서, 아내를 목석과 같다 표현하면서도 피임을 못하게 한 결과 열 세명의 아이들을 계속하여 낳게 되었다 한다. 유모를 절대 들이지 않겠다는 톨스토이의 고집으로 인해, 배가 꺼지는 날이 없던 소피아는 젖이 마를 날이 없었다.

"그게 무슨 소리야? 애들 걱정은 안해? 빨리 크려면 젖을 많이 먹여야하는데, 겨우 두개 가지고 저 많은 입을 어떻게 감당할거야?"

톨스토이의 고집때문인지, 아니면 원체 허약하게 태어나서인지는 모르나 태어난 열세 명의 자식들 중 여섯은 어려서 죽게 된다. 72p

거기에 악필로 소문난 톨스토이의 원고를 사람이 볼 수있는 글로 교정하는 것도 소피아의 몫이었다. 육아에 교정작업까지 떠맡고도 참았던 소피아가 악처가 된 까닭은 따로 있었다. 소피아의 인생을 읽다보니 그녀가 악처 소리를 듣는게 참으로 억울할 일이었다.

 

잔다르크의 원래 죄목 중 마녀 부분은 영국군에 의해 제기된 것이었고 진짜 죄목이었던 "반바지, 남성복 착용"이라는 것은 정말 헛웃음밖에 안 날 일이었다. 전쟁터에 나가 싸우기 위해서 치마를 입을 수 없었던 잔다르크, 그녀가 반바지를 입었다는 것이 주요 죄목이었다는 것이다. 사실 비슷한 이야기를 어려서 이런 비슷한 책에서 보기는 하였으되 거기에는 잔다르크가 마치 남성이 되고 싶어했다는 식으로 매도되어 있었다. 이 책에서는 그녀가 싸우기 위해 반바지를 입기도 했지만 감옥에서까지 반바지를 고집했던 것은 교도관에 의해 강간을 당할까 염려했기 때문이라는 이야기가 있다. 그녀에게는 치마보다 안전한 반바지였건만 중세 사회의 눈으로는 그녀를 마녀로 몰아가는 황당한 이유가 되어버렸던 것이다.

또한 퀴리부인을 노벨상 공동 수상자로 올리기 위해 고군분투했던 피에르 퀴리의 노력 등이 소개되면서 충격적이었던 마리 퀴리의 불륜 이야기까지 접할 수 있었다. 작가 말 마따나 우리는 반쪽짜리 위인전을 읽고 있었던 것이었다.

강압적인 인구 증가 정책을 펼쳤던 루마니아의 차우셰스쿠의 아이들 이야기도 읽는 내내 충격적이었다. 국민이원해서가 아닌, 국가 인구 증가 정책을 위해 육아 대책은 마련되지 않은채 무조건 출산만 강조, 장려했으니 그의 비참한 말로는 어쩌면 당연한 것인지도 모르겠다.

 

이런저런 복잡한 생각이 많이 들어 책에 몰두하기 힘든 상황이었음에도 흥미로운 이야기에 정신이 쏙 팔려 읽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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