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마를 목욕시켜 주는 동물은? - 동물들의 특별한 공생 관계 웅진 지식그림책 42
스티브 젠킨스.로빈 페이지 지음, 황주선 옮김, 최재천 감수 / 웅진주니어 / 2012년 2월
절판


그림이 무척 마음에 드는 지식 정보 그림책을 만났네요.

스티브 젠킨스. 많은 엄마들이 이미 알고 있는 작가분 같은데, 저는 처음 봤지만 그림이 한눈에 쏙 들어오는 완소 그림책이었답니다.

세밀화를 좋아하는 편인데, 완전히 세밀화라고 할수 없으면서도 지나치게 단순화시키지도 않고, 각 동물들의 특징을 잘 살려서 아이들과 어른들 모두 눈에 쏙 들어오는 편안하면서도 재미난 그림을 그려내서, 어떤 기법인가 궁금했거든요. 작가 소개를 보니 독특하면서도 사실적인 콜라주기법의 정보 그림책을 주로 그렸다고 나와있네요.



41개월 우리 아들도 이 책을 무척 좋아합니다. 지식 정보 그림책이라 내용이 재미가 없을 것 같기도 한데 남아라 과학책을 좋아하는 건지 아니면 동물들의 모습에서 하나하나 뭔가를 배워가는 것인지 어쨌거나 처음부터 좋아한 책이 드문 편인데 이 책이 그 중 한권이 되었네요.



하마를 목욕시켜 주는 동물은?

사실 알고 보니 하마란 동물이 성격이 그리 유순한 편이 아니라고 하네요. 생각보다 많이 포악하다는 이야기가 있던데 (모 아이들 책에 보니 맹수에게 살해당하는 사람의 숫자보다 하마에게 공격당해 죽는 숫자가 더 많다는 이야기에 놀라기도 했답니다.) 그런 하마를 목욕시켜주는 동물이 과연 무엇이 있을까? 싶었어요. 주로 공생관계라면 떠오르는 것이 악어와 악어새, 진딧물과 개미 정도였고, 아 말미잘과 어느 물고기 정도까지도 생각이 났어요. 그럼 하마를 목욕시키는 동물은 누구일까요?



전혀 다른 성격이나 식성 등을 갖고 있으면서도 서로에게 필요한 존재가 되어 공생관계를 유지하는 여러 동물들이 나옵니다.

동물들의 몸에 붙은 진드기를 먹고 사는 소등쪼기새는 기린 뿐 아니라 코뿔소, 사슴, 아프리카 물소, 얼룩말 등 다양한 동물들에게 유용한 도움을 주지요. 우리 아이는 아프리카 물소의 정면 그림을 보더니 이거 코끼리 아니냐고 반가워하더라구요. 그러고보니 아이가 좋아하는 3종 동물 중 기린, 얼룩말만 나오고 코끼리가 안나와서 아쉬웠나봅니다.



수면위에 지느러미를 흔들거려 가끔 사람들에게 상어 지느러미로 오해받곤 한다는 개복치도 갈매기들에게 맛있는 저녁 밥상을 제공하기도 한다네요. 바로 몸에 붙은 가려운 기생충을 갈매기에게 바친다는 거지요. 아, 물고기 몸에 기생충이 많다고 하니 갑자기 맛있는 물고기 맛이 떨어지는 것 같았어요.



하마의 몸을 목욕시켜주는 것은 바로 거북이었답니다. 아프리카 헬멧 거북 (아들 왈, 헬멧은 어디 있냐 묻네요.)이 하마 몸에 달라붙어서 조류나 수초 등을 먹어 치우고, 하마는 등 위에 거북을 올려 두어 햇볕을 쪼이게 도움을 준다고 합니다.



흰동가리와 말미잘 이야기는 엄마 아빠도 처음 듣는 이야기가 나왔어요 말미잘속에 흰동가리(이름을 여기에서 배웠네요)가 적으로부터 몸을 숨긴다는 이야긴 들었지만, 독에 대한 면역력이 처음부터 생겨난 것이 아니라, 조금씩 독침 촉수에 비비면서 독에 익숙해지는 것이고, 친한 말미잘이 아니라면 그 독에 중독될수도 있다는 사실들을요. 아이 아빠도 옆에서 같이 듣다가 "그런 거였어?" 하고 놀라워했답니다. 유아 그림책이지만 아이와 함께 좋은 정보를 같이 얻을 수 있으니 엄마 아빠에게도 참신한 그림책이 되었네요.



그 외에도 많은 공생관계의 동물들이 등장합니다.

사진보다 특징을 잘 살려내면서도 알록달록 그림의 색깔까지 아이들 눈높이에 맞춰 잘 그려낸, 보기에도 편안한 그림책이라 지식 정보 그림책으로 딱 좋았던 것 같아요. 오늘 아침에도 아이가 눈뜨자마자 이 책부터 읽어달라고 했을 정도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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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전 POP 윈도우 페인팅 배우기]를 읽고 리뷰 작성 후 본 페이퍼에 먼 댓글(트랙백)을 보내주세요.
실전 POP 윈도우 페인팅 배우기 - POP 전문가를 위한 라인 아트 청솔 POP 예쁜글씨
옥영식.이지영 지음 / 청솔 / 201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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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나가던 길에 카페에 누군가가 윈도우 페인팅을 하고 있는것을 보았다. 누군가 그려넣은 그림이려니 했지만 직접 작업하는 모습을 보니 무척 신기한 기분이 들면서, 그런 재주를 지닌 그 사람이 부러워졌다.

그림그리기를 좋아해서 어려서부터 미술과 관련된 일들에 관심이 많았지만, 커피를 좋아해 그런지 몰라도 카페에서 자주 볼 수 있는 윈도우 페인팅 그림들에 유독 눈길이 많이 갔다. 창밖을 비춰주는 통 유리에 그려넣은 그림에서부터 메뉴판을 적어넣은 손글씨, 한쪽 벽을 장식한 멋스러운 그림들까지.. 잘 그려넣은 윈도우 페인팅은 작품을 넘어서서 하나의 조화로운 공간이 되어 편안하면서도 멋스러운 분위기를 제대로 연출해주는 느낌이었다.

사실 그 명칭이 윈도우 페인팅인지도 이 책을 보고 처음 알았다.

처음 책 제목만 보고서는 컴퓨터 윈도우를 먼저 떠올릴정도로 윈도우라는 말은 곧 창문이 아닌 컴퓨터 화면으로 인식되기에 이르렀는데, 이런 윈도우 페인팅이라는 이름이 정착된 것은 2009년이고, 윈도우 페인팅이 시작된 것도 1995년으로 그 역사는 무척 짧은 편이라 하였다.

그림 그리는 장소와 공간도 아주 자유롭다. 흔히 보는 카페 창문 말고도, 호프집, 유치원, 학원, pc방, 레스토랑 등 갈수록 그 영역을 넓혀가고 있고 그림 그릴 수 공간도 창문 뿐 아니라 우산, 컵, 병 등 다양한 곳에 활용이 가능하다고 하였다. 그림을 잘 그리는 사람이 유리할 것 같긴 하지만 꼭 그렇지 않아도 도안을 따라 그리는 실력만 구비되면 따라하는데 큰 무리가 없다고 하니 기초부터 창업 노하우까지를 꼼꼼히 다룬 이 책을 보고, 기초부터 조금씩 도전해봐도 좋을 것 같았다.


POP 예쁜 글씨, 초크아트 등이 많이 대중화되어 이제는 굳이 전문가 뿐 아니라 일반 주부들도 습득해서 아이 환경미화나 과제를 돕는데 적극적으로 활용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놀란 적이 있었는데, 윈도우 페인팅 역시 배워두면 다양하게 활용해봄직 하였다. 솔직히 난 POP글씨보다 배울 수 있다면 윈도우 페인팅을 더 배워보고 싶었다. 예전에는 수정액느낌의 하얀 선으로만 그림을 그리는게 보편적이었지만 요즘에는 다양한 컬러를 살려 그림을 그려넣기도 하고, 그냥 드로잉으로만 그리기도 하는 등 원하는 대로 얼마든지 활용이 가능하다고 하였다.


집이건 직장이건 카페같은 여유롭고 아늑한 공간을 꾸미고 싶은 나같은 사람들에게 윈도우 페인팅은 참신하면서도 멋스러운 공간, 특히 내가 구상한 어떤그림이건 그려넣을 수 있는 손재주로 배워두면 좋을 그런 기술이었다. 그러기에 윈도우 페인팅을 소개하는 이 책자의 내용과 그림들이 더욱 눈에 잘 들어왔는지 모르겠다. 아주 우연히 선물받은 책이었지만, 내 마음 속 생각을 마치 누가 들여다보고 선물해준것같은 착각마저 들었으니 말이다.



책 한권을 갖고서 윈도우 페인팅에 대해 많은 것을 배우고, 솜씨 좋은 사람들은 창업하고 강의할 수 있는 꿈까지 갖게 만들수있다니 책으로 참 많은 것을 할 수 있는 세상이 된 느낌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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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나게 될 거야 - 사진작가 고빈의 아름다운 시간으로의 초대
고빈 글.사진 / 담소 / 2012년 3월
절판


인도, 티벳, 히말라야 등의 여행기을 읽어본 적이 있는데, 이 책은 그 안에 동물들과의 만남과 헤어짐을 반복하는 독특한 이야기를 담고 있는 특징이 있었다. 사진 속에서도 동물과 그 지방의 어린 아이들의 모습을 많이 볼 수 있었다.

자연을, 그 중에서도 특히 동물을 유난히 사랑하는 사람이구나 싶었다.

인도, 네팔, 티벳 등지의 여행을 다니는 사람들을 보면, 먹고 마시며 즐기는 단순함을 즐긴다기보다 영혼을 채우는 여행을 즐기는 순례자들 같은 느낌을 받고 한다. 물론 여행기에 따라 다른 느낌이 주어지기도 하지만. 나처럼 긴 여행은 생각도 못해보고, 가더라도 편하게 쉬다가 오는, 내지는 뭔가를 즐길거리가 있는 곳으로 가보고 싶은 그런 여행을 꿈꾸는 사람과 달리 충분한 시간을 두고, 천천히 그 지역 사람들에게 동화되다 시피하면서 다소 불편하더라도 불편함을 견디고, 사람들 속 이야기를 담아내는 그런 여행기가 많았기 때문이었다.



특히나 이 책은 다른 여행자들이라면 아무리 여유를 부린다 해도 그 지역의 길거리 개들, 혹은 야생 소, 당나귀에까지 깊은 정을 나눠주기 힘들 법한데, 그 귀한 시간과 사랑을 동물들에게 아낌없이 흐르는 대로 나눠줌을 보면, 확실히 평범함 여행자가 아닌 그 무언가를 담고 있는 사람 같았다,



버스비를 미리 다 치뤘는데도 다른 승객들이 내리자 갑자기 혼자 남은 그를 버스 기사가 혼자 남겨둔채 시동을 꺼버렸다. 사설 버스 회사이기때문에 그 하나만 태우고 고개를 넘을 일은 하지 않겠다는 것이었다. 다른 차를 구하기도 어려웠던 그가 꼼짝없이 발이 묶였다가, 당나귀 한마리를 사게 되는 (빌리는 값인 줄 알았는데 사는 값이었다.) 이야기부터 시작이 되었다. 몽골 여행을 할때 말을 한마리 사서 여행을 하고 도로 팔고 오는 경우가 있다는 이야긴 들었지만, 파키스탄에서 당나귀를 사서 고개를 건넌 이야기는 저자의 이야기로 처음 만나게 되었다.

동물들을 무척 좋아한다는 그답게, 그는 학대받는 당나귀가 불쌍한 마음이 들었다. 값을 되받고 팔수도 있었으나 자유를 주기 위해 고개를 건넌후 당나귀를 풀어주었는데, 건너마을 양치기 소년에게 붙들려오고 만게 아닌가. 그는 그 또한 소년의 몫이다 싶어 자신이 주인이라는 말을 하지 않았다.

또 길거리 개들에 관한 이야기도 남다르다. 유난히 동물들이 잘 따르는 사람이 있기 마련인데, 낯선 여행지에서 길거리 개가 자신을 따른다고 해서 며칠 이상의 관심을 보이는 이가 얼마나 될까. 그는 자신을 따르는 개에게 이름까지 붙여가면서 친근하게 사귀었다. 때로는 개를 안고 차에 타기도 하고, 사원에 같이 들어가기도 한다. 여행을 쭉 같이 할 수는 없었기에 개가 정착할만한 마을에서 자유로이 다른 개들에게 동화되는 모습을 보며 안도하기도 하였다. 그렇게 그가 정을 주어 만나고 헤어진 개의 이야기가 두 건은 나온다. 그 중 한 건은 그 개를 데리고 영국에 돌아가고 싶었던 사람, 그러나 동물 반입이 쉽지 않은 규정상, 사람과의 정을 어느 정도 떼고, 자연스럽게 다른 개들처럼 지역의 삶에 동화되도록 만들어줘야함을 (동물을 사랑하기에 지나친 사랑만으로 그들의 삶을 옭아매는게 옳지 않음 또한 그는 알고 있었던 것, 베풀 수 있는 정도까지, 또 헤어짐의 순간을 겸허히 받아들이는 것 또한 그의 몫이었다.) 알고 있었기에 힘들어하는 그녀를 도와 저자는 서서히 이별하도록 도움을 주기도 하였다.

닐가이라는 동물은 야생동물이라 사람에게 잘 다가오지 않아요. 이런 신성한 동물이 당신을 따르는 것을 보니, 당신은 영적으로 특별한 기운을 가지고 있는 것 같군요. 200p

사막에서 그는 자신을 따라오는 파란소, 닐가이라는 야생동물을 만나게 된다. 동물은 저자가 준 음식때문일 수도 있겠지만,야생동물같지 않은 친근함으로 자연스럽게 저자를 따라 마을까지 들어왔고 소, 그중에서도 파란소는 특히나 더 숭배하는 마을 사람들 덕분에 이방인 성자같은 대접까지 받게 되었다.



나라면 꿈꾸기 힘들었을, 평범하게는 가기 힘든 여행지의 현지인 같은 삶, 아니 그보다 더 깊숙한 동물들과의 교감이 녹아들어있는 사진과 여행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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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아이들 시몬과 누라처럼 - 매일 신나는 모험처럼 살아가는 시몬과 누라 이야기
지은경 지음, 세바스티안 슈티제 사진 / 예담 / 201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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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로의 짧은 여행을 다녀오는 길에 이 책을 차 안에서 읽었다. 옆자리 카시트에서는 아이가 내 팔 한쪽에 기대어 불편한 자세로 잠이 들었고, (자꾸 목이 까닥까닥 앞으로 쏠리다가 아예 내 팔을 베고 옆으로 비스듬히 자는 쪽을 택한 듯, 팔은 좀 저려왔지만 아이가 선택한 자세이기에 한시간 넘게 그 자세로 왔다.) 한쪽 손만을 이용해 책장을 넘겨가며 벨기에의 아이들 삶 속으로 빠져들었다.

위 사진은 아이들이 어릴적에 찍은 사진이다.





아홉살 시몬과 여섯살 누라, 그런데 뒷장을 읽다보니 아이들이 초등학교 4학년과 1학년이란다. 여섯살이 벌써 학교를? 하고 놀라 다시 앞 에 나온 출생 연도를 보니 우리 나이로는 11살, 8살쯤 되는 나이, 벨기에에서도 미국 등의 나라차럼 만 나이를 적용해 약간의 문화적 혼선이 온 것 같았다. 어릴 적에는 만 나이에 대한 큰 거부감이 없었는데 아기를 키우다보니 아직 세돌도 되지 않았는데 나이는 다섯살을 먹어버리기도 하는 등 참 애매한 기준이다 싶을 때가 종종 있었다. 어린 아이들에게는 개월 차이가 무척 크게 느껴지기 때문이었다.



각설하고. 다시 벨기에의 삶으로 들어간다.

벨기에의 교육의 도시 겐트에 사는 시몬과 누라.

평범하다고 하지만, 아이들은 생물학 교수 아빠와 사회복지사 엄마를 둔 중산층 이상의 가정이라 할 수 있었다.

그들의 단짝 친구들은 알리스와 루이자 가정도 나오는데 아빠는 정형외과 의사, 엄마는 화가이다.

우선 그들의 집은 무척이나 자연친화적이었다.


아이들이 집을 가장 좋은 놀이공간으로 생각할 정도로 집안에는 아이들의 꿈과 희망을 자극할 모험같은 공간들이 마련되어 있었다. 집에서 외부 주방으로 이어지는 좁은 야외 공간에 꽃을 심는 것은 물론이고 사다리 타고 올라갈 작은 오두막까지 아빠가 직접 만들어서 아이들이 신나게 놀고 즐기는 공간을 마련해주었다. 알리스네 가정도 마찬가지였다. 알리스 아버지 행크는 집 바로 옆에 병원을 지어 운영중이었기때문에 가족과 함께 보내는 시간이 무척 많단다. 집을 만드는 것도 좋아해서, 집안에 복층 다락방을 아이들을 위한 공간으로 꾸며 친구네 아이들까지 네 아이 모두 사다리를 오르내리며 재미나게 놀 수 있었다.



초등학교는 더욱 판에 박힌 틀로 운영되는 우리나라지만, 유치원 또한 세분화가 되었다고 하나? 일반 유치원, 영어 유치원, 놀이학교 등 유치원에서부터 자기네가 내세우는 각종 교구, 교재 들로 아이들을 가르친다며 자랑하는 곳들을 많이 볼 수 있었다. 그런가하면 일부 엄마들은 유치원에서부터 아이들을 옭아매기보다 자연친화적인 환경에서 아이들을 키우고 싶다며 텃밭도 가꾸고 모래밭에서 뛰어놀수있는 일부 자연친화적 유치원을 선택하기도 한다. 내가 사는 지역에도 그런 유치원이 있는데 집에서 제법 멀어서 차를 타고 통원해야하는 곳이라 결정이 쉽지 않았을 뿐더러 무엇보다 엄청난 경쟁률에 줄설 엄두가 안나는 곳이기도 하였다. 다섯살인 올해(벨기에 나이로는 만 세살이겠지만) 부터 놀이학교부터 시작을 하려다가 사정이 있어 안보내게 되었는데, 초등학교를 대안학교로 다니면서 초등학교 시절마저 우리나라 유치원보다 더 재미나게 보내고 있는 시몬과 누라를 보니 부러운 마음이 들었다.

유아기때부터 일찍 한글과 영어까지 떼고, 초등학생들 못지않게 많은 학원을 거의 과목별로 다니며 어른들 자라온 어린 시절보다 훨씬 바쁜 삶을 살고 있는 한국의 아이들을 생각하니 학력 걱정보다는 지금 즐기고 느끼는 그 행복한 가치를 더욱 크게 염두에 두고 자연이 주는 즐거움을 있는 그대로 배우고 자라나는 시몬과 누라가 정말로 부럽게 느껴진 것이었다. 누라네 수업은 숲속 탐험에서 주워 온 나무 껍데기들을 붙여놓고 설명하면서 나무의 종류와 쓰임애세 대해 공부하고 토론하는 수업을 하고 있었다.한 과목이 끝나면 책상에 앉아 하는 복습대신 연극을 하기도 한다고 한다. 공부가 재미있는 놀이라는 사고방식을 어릴적부터 교육시키는 것은 학교의 주요 방침 중 하나이다. 64p



여름이 되면 아이들은 세달이나 되는 방학, 어른들은 5주이상의 휴가를 갖는다. (겨울에는 어른은 2주의 공식적인 휴가, 아이들에게도 2주의 방학치고는 짧은 방학이 주어진다.) 그래서 여름에 시몬과 누라의 가족은 알리스, 루이자의 가족과 함께 3주간의 캠핑 여행을 같이 즐기고, 거기에 추가로 시몬네 가족은 따로 1주의 여행을 즐기다 온다 하였다. 여행을 좋아하기에 길고 긴 그들의 휴가 (나라에서 법정 규정한 휴가 기간이란다.)가 무척이나 부럽게 느껴졌다. 워낙 자연친화적인 삶이다보니 어려서부터 강과 산, 바다 등을 가까이 하는 삶이 몸에 배었고, 커다란 카누를 차에 꽁꽁 묶어 텐트에서 잠을 자고, 카누로 여행을 하는 것이 그들 가족에게는 아주 당연한 일상이 되어버렸다.



우리나라완 달라도 너무 달라. 하면서 읽으면서도 정말 낯설기그지 없는 삶이었다.

아이들의 미소는 건강하고 행복해보였고, 미리부터 입시를 걱정하고 준비하는 것 따위는 아이들의 표정에서 살펴볼수조차 없었다. 지금은 까르르 밝게 웃어주는 우리 아기가 수년이 흐르고 나서 시몬과 누라처럼 나이를 먹고서도 이들처럼 해맑게 웃을수 있을지 생각해보면 다소 막막하기만 한 답답한 심정까지 들기도 하였다. 아이들 또한 시몬과 누라처럼 행복하게 즐기고 건강하게 자라나고 싶을텐데..



도시에 사는 아이들도 캠핑 여행을 떠나 야생으로 채취한 버섯으로 신선하고 맛있는 요리를 즐겨먹고, 어려서부터 몸에 배인 카누, 스노클링 등의 다양한 활동으로 안전하면서도 재미나게 즐기는 신체활동에 흠뻑 빠져들 수 있다. 친구네 아이를 서로 봐주고 재워주기가 몸에 배인 사람들이라 부부 모임 약속이 있으면 베이비 시터를 부르는 대신에 믿고 의지할수있는 친구 부부네 집에 아이들을 하루 재우며 마음놓고 다녀오기도 한다. 아이들은 그렇게 품앗이 육아 속에 더욱 돈독한 우정을 쌓으며 자라날 수 있었다.



부럽고 또 부럽다. 이런 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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훔치고 싶은 그녀들의 주방 - 소문난 주방 38곳 셀프 스타일링
김하나 지음 / 수작걸다 / 201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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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얼마전에도 주방에 관한 책을 읽었는데, 요즘에 이런 책이 많이 신간으로 나오고 있나보다.

사실 나같은 주부들 못지않게 결혼적령기의 여동생 같은 미혼 여성들도 멋진 주방, 멋진 살림 살이 등에 대한 로망은 누구나 갖고 있지 않을까 싶다. 나도 참 게을러서 예쁘게 꾸미고 사는 것을 기대하기가 힘든 사람이지만, 그러면서도 카페처럼, 혹은 호텔처럼 멋지게 집을 꾸미고 사는 사람들을 보면 부럽다라는 탄성부터 절로 나온다.



얼마전 봤던 책과 자꾸 비교하게 되는데, 비슷한 듯 완전히 다른 느낌의 책이었다.

이 책은 정말 주부들이 혹할만한 예쁜 주방들이 많이 보인다. 인테리어 전문가들의 주방 뿐 아니라 주부 중에서도 인테리어에 관심 많은 사람들의 실제 시공 사례가 실려있는 책이다. 내츄럴, 스칸디나비아, 로맨틱 앤틱, 모던, 컨트리, 스페셜 등으로 구분해서 다양하고도 멋진 주방들을 모아놨다.

사진을 보면서 정말 눈이 혹 했지만, 그러면서도 배가 아픈 나, 이렇게 예쁘게만 꾸며놓으면 실제 수납은 어떻게 하는 걸까? 하면서 심통을 부렸다. 요즘 추세인건지 씽크대 상단을 없애버리고, 따뜻한 느낌의 원목으로 선반을 만들어 장식해놓은 주방이 맨 처음부터 등장해 나의 배를 아프게 했던 것이다. 동생에게 물어보니 요즘 그렇게 예쁘게 꾸미는 사람들이 많단다. 평범한 일반 싱크대를 갖고 있으면서도 수납할 공간 없다고 우는 소리 하는 나로써는 예쁜 것도 좋지만 실용성 면에서 어떻게하는걸까가 가장 궁금했다. 책에 나온 여러 주부들이 그 고민을 해결하기 위해 맞은 편에 수납 공간을 따로 둔다던지, 아일랜드 식탁 아래에 수납공간을 숨기는 식으로 멋과 실용성을 같이 잡으려 노력하였다.

또 여러집에서 공통적으로 식탁을 거실로 아예 빼버리는 것도 등장했다. 내게는 무척 파격적으로 느껴지는 공간 배치였는데, 틈틈이 인터넷 검색 등을 하며 예쁜 집 인테리어 등에 관심을 많이 갖고 있던 여동생은 이것도 이미 알고 있던 사실이라며, 자신은 나중에 결혼하게 되면 거실에 커다란 6인용 탁자를 맞춰서 들여놓고 식탁겸 공부할 책상 등으로 활용할 계획이라고 했다.



내가 아기엄마여서일까? 아기 키울때는 거실에서 아이 놀이방 매트 깔아놓고 부딪히는 공간 없이 편하게 놀게 해주어야 할텐데 하는게 가장 먼저 걱정이 되었지만 아이가 어느 정도 자라고 나서는 그런 구성도 괜찮을 것 같았다. 가족이 다 같이 나와서 책상에 마주 앉아 책도 읽고 공부도 하고.. 안 그래도 나중에 넓은 평수로 이사가게 되면 거실에 전체적으로 책장을 맞춰서 짜넣고 싶었던 나로서는 소파대신 식탁 겸 탁자가 중앙에 자리하는 것도 괜찮은 생각 같았다.



멋진 주방 이야기들은 그녀의 주방 베스트라고 해서, 각집의 특색있는 장점들을 사진과 함께 세세히 소객해주었고, 주부들의 고민인 핵심 수납법도 각 집의 이야기를 따로 수록하면서 그에 따른 쇼핑 품목들(수납장, 소품, 조명 등등) 구입처까지 소개해주었다. 비슷한 느낌으로 분류해 묶어놓은 한 파트가 끝날때마다 각각의 주방 시공에 따른 전문가의 조언이 따로 수록되었는데, 내츄럴 키친에 소개된 전문가 조언을 들으니, 작은 평수일 경우 주방을 넓게 사용하기 위해 거실에 원목 식탁 겸 테이블을 놓는 경우를 추천해준다고 하였다. 나만 모르고 있었구나.



주방에 전혀 관심이 없는 줄 알았던 신랑과 주방 관련 책들을 읽다 이야기를 나누다보니 신랑도 나름, 원하는 주방에 대한 안목이 있었다. 수납 공간만 마련된다면 싱크대 상단을 생략하는 구조도 마음에 든다고 하였고, 아일랜드 식탁이 있어서 간단히 야식을 먹거나 할때 활용했으면 좋겠다 하였다. 또 베란다에 티테이블 등을 꺼내 카페처럼 활용하고 싶다는 내 의견에도 신랑도 동의를 하였다. (베란다 카페 이야기는 사실 밖에 경치가 괜찮을때 실천 가능한 일이고, 지금은 맞은편 아파트가 휑하니 보이는 구조라 사실 실천하기 어려운 일이긴 하다.)

멋진 주방, 멋진 공간을 갖게 되는 것은 꿈이 아닐 수 있다는 생각이 조금씩 들기 시작했다.

물론 새로 이사를 가면서 이런 저런 인테리어를 하고, 바꾸는 가전, 가구들까지 생겨난다면 금액이 늘어나 당장 부담이 너무 커질 수도 있겠지만 많이 알아보고 실천한다면, 평범한 주방이 아닌 멋진 나만의 공간을 계획해본다는 것이 전혀 실천 불가능한 일은 아니겠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한 것이다.

아, 눈만 높아지고 있는 것일까?

그래도 부럽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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