헝거 게임
북폴리오 / 2009년 10월
품절


책을 좋아하다보니 같은 취향을 지닌 많은 이웃분들을 만나게 되었는데, 초면이신분이나 구면이신 이웃분들이나 할것없이 모두 한목소리로 추천해주신 책이 바로 <헝거게임>이었다. 그 책이 벌써 3부로 완결이 되었건만 여태 못 읽어봤다가, 영화로 개봉이 되니 그제서야 책을 읽기 시작한 게으른 나. 영화도 좋아하지만, 원작인 책을 더욱 좋아하기에 영화를 볼거라면 그에 앞서 책부터 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었다.

책 제목만 들어보고 언젠가 읽어볼것이기에 주위 분들의 리뷰도 꼼꼼히 읽어보질 못했었는데 읽기 전 간단히 책 표지를 훑다가 내가 몹시 싫어하던 잔인한 설정극이었던 <배틀로얄>이 생각나는 줄거리에 호감도가 떨어지기도 했다.

미래의 어느날, 지금의 북미대륙이 있던 자리에 독재국가 판엠이 건설되고, 수도인 캐피톨을 제외한 다른 12구역의 주민들은 거의 억압받는 상태로 불평등한 생활을 지속해야했다. 과거 캐피톨에 대한 반란의 대가로 매년 헝거게임이라는 명목하에 각 지역의 소년 소녀 한명씩을 뽑아 한 명이 살아남을때까지 서로 죽고 죽이는 게임을 하게 만드는 잔악한 형벌제도를 만들어 무력하게 그 게임에 선출되어 나오는 아이들의 운명을 그리고 있었다. 일본 영화 배틀로얄에서도 친구들을 서로 죽여야하는 잔인한 게임이 진행되었고, 기시 유스케의 소설 크림슨의 미궁에서는 헝거게임과 닮은 듯 살짝 다른 게임 참가자들끼리 서로 죽이는 운명만큼은 같은 그런 이야기가 소개되었다. 배틀로얄은 그 설정이 너무 싫어 보지 않았고 크림슨의 미궁은 보게 되었는데 생각했던 것보다 더 끔찍해서 헝거게임도 그럴까 걱정이되었다. 다만 그런 이야기인데 왜 이리 사람들이 열광을 했던 것일까. 그점 하나만을 궁금증으로 안고 읽기 시작했다.



탄광에서 일하시던 아빠가 돌아가시고, 우울증으로 짐작되는 증세에 처한 엄마는 딸들도 잊어버린채 자기만의 세계에 고립되어 버린다. 생사의 갈림길에 놓이게 된 캣니스는 사랑하는 동생을 살리기 위해 스스로 집안의 가장이 될 수 밖에 없었다. 불법인 사냥을 몰래몰래 하고, 사냥을 하다가 만나게 된 친구 게일과 서로 돈독한 우정을 쌓는 소중한 사이가 되어갔다. 책 초반부를 읽으면서 캣니스가 여성임을 알고 놀라기도 했다. 책에 대해 미리 아무런 정보없이 읽으니 놀라움의 순간이 연속이 되었다.

너무나 가난해서 끼니도 잇기 힘든 캣니스네 마을 사람들, 살아남기 위해 가장이 되는 소년 소녀들은 식량 배급표를 얻기 위해서 사지로 내몰리는 무서운 투표에 자신의 이름을 더 적어 넣기도 하였다. 12세부터 한장씩 쌓이기 시작하는 그 추첨표의 숫자가 나이도 많지 않은 캣니스는 어느새 스스로 20장이상에 육박하고 친구 게일은 40장을 넘어서버렸다. 그리고 올해 처음 참여하게 된 자신의 사랑하는 동생 프림.

바로 그 여린 여동생, 그녀가 지켜주려 한 여동생이 수천장의 경쟁률을 뚫고 뽑혀 버리고 말았다. 머릿속이 하얘진 캣니스는 동생을 대신하여 스스로 자원한다. 아무것도 할 수 없을 여린 그녀를 사지로 내몰 수 없었기 때문이었다.

게다가 남자로 뽑힌 사람은 그녀의 가족이 굶어죽을 수 밖에 없던 그 상황에 단 한명 그녀에게 손을 내밀어준 빵가게 아들 피타가 뽑히고 말았다. 그애 만큼은 안 뽑히기를 바랬던 (게임에 나가면 서로 죽여야 하는 상황이기에 ) 아이였는데..



너무나 잔인한 설정이었는데, 그 헝거게임에 돈을 걸고 24시간 방송으로 시청하며 마치 드라마 보듯 이야기하는 캐피톨의 사람들이 원망스러웠다. 반란군을 진압하기 위한 설정이라기엔 인간의 그것이 너무나 잔인하였다.

하지만 다수를 위한, 그리고 서로를 죽이는 것을 게임으로 삼았다는 것 등의 여러 차이가 존재하긴 하지만 인류의 역사상 분명 이렇게 잔인한 일들은 충분히 있어왔다. 아프리카 원주민 중에 흥미 대상이 될 신체구조를 갖고 있다고 해서, 유럽으로 끌려가 거의 살아있는 박물관 신세로 전락해버린 여성의 이야기도 있었다. 일제 또한 우리나라에게 얼마나 몹쓸짓을 많이 했던가. 헝거게임을 보며, 인간의 잔인한 본성에 대한 씁쓸한 생각을 감출 수가 없었다.



읽는내내 마음이 불편할줄 알았던 그래서 읽다가 마는 사태가 발생할 줄 알았던 헝거게임.

내가 그런 상황에 처한다면 살아남을 생각을 하기도 전에 겁에 질려버릴거란 생각에 사냥으로 단련되어진 캣니스였지만 그녀가 어떻게 힘과 전략까지 센 프로 자원자들을 이겨낼수있을까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다. 그리고, 거의 우승자가 나오지 않았기에 더욱 희망이 적었던 12구역 이야기.



11구역에서는 프림처럼 어린 12살 소녀 루가 뽑혀오고, 늘 따뜻했지만 자신의 가족을 위해서라도 살아남기 위해서 죽여야 할 피타가 있다. 캣니스는 긴장하지 않을 수 없었다. 살기 위해 감상따위에 젖을 여력도 없었다.



헝거게임은 소년 소녀들이 죽고 죽이는데만 치중하지 않는다. 그 잔인한 게임이 시작되기 전의 해프닝과도 같은 화려한 연출에 오히려 사람들의 혀를 내두르게 만든다. 12개 구역 사람들에게는 잔인하고 슬픈 현실이지만 캐피톨 사람들에게는 단지 유흥이었기에 그들은 화려한 볼거리를 기대하고 즐기는 것이었다.



예상외의 줄거리를 지녔던, 그래서 다 읽고 몹시나 만족스러웠던 헝거게임이었기에 어느 새 책장을 다 덮고 캣칭파이어와 모킹 제이 구입을 서두르고 있는 나를 발견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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삿갓 보살 - 일본 색동다리 다문화 시리즈
나리타 마미 글, 차은영 그림, 원진숙 감수 / 정인출판사 / 201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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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어릴적에 어른들이 세상 참 좋아졌다. 많이 달라졌구나 하시면, 실감이 나지 않았는데 이제 엄마가 되고나니 아이들 클때랑 엄마 어릴적이랑 너무나 차이남에 놀라게 되는 일이 한 두가지가 아니네요. 그 중에서도 정말 보기 힘들었던 외국인들이 이제는 우리나라에서도 많이 같이 살고, 또 자주 만날 수 있음에 어려서부터 외국인들을 많이 접하고, 같이 커나가야할 우리 아이들에게 다문화 동화책을 일찍부터 읽어줄 필요성을 느끼게 됩니다.

그동안 읽어준 다문화동화는 주로 각 나라의 특징 등을 잘 살린 동화가 많았어요 이번에 본 색동다리의 다문화 이야기는 바로 그 나라의 특색을 잘 살린 전래동화를 소개한 이야기라, 아이들이 재미나게 읽으면서 각 나라의 전통의상이나 풍습 등을 자연스레 익히는 기회가 될 책이랍니다. 엄마도 어려서부터 전래동화 및 세계 각국의 민화, 설화 등을 많이 접해봐서 옛날이야기라면 마냥 신이나면서도 어떤 이야기가 있나 싶은 반가움에 얼른 읽어보게 되었지요.

삿갓보살은 읽어본듯 안 읽어본듯한 그런 느낌의 동화였어요.
일본 편이었구요 처음 읽는게 분명한데 워낙 권선징악의 이야기가 옛 이야기에서는 공통적으로등장하는 이야기다보니 낯선 느낌이 들지 않더라구요.

삿갓을 만들어 팔면서, 근근이 살아가는 할아버지 부부가 있었어요.
다음날이 설날인데 집에 아무것도 먹을 것이 없어서 할머니 할아버지는 삿갓을 만들어 팔기로 했지요.
"할멈, 이 삿갓만 팔면 설날에 먹을 떡도 사고, 당근과 우엉도 살 수 있을게야."
우리나라에서는 설날 떡국을 끓여먹는데, 일본에서는 (우리나라와 비슷하게 떡국같은 것을 끓여먹지만 좀 다르더라구요. 그건 티브이에서 본 거였고.) 떡과 함께 당근, 우엉도 꼭 필요한 재료인가봅니다. 당근, 우엉 하니 뭘 만들어먹을까 궁금했는데, 오세치라는 요리를 해먹는게 아닐까 생각했어요. 유아 그림책이라 오세치 이야기까지 나오지는 않습니다.

북적북적한 장날, 사람들은 많았지만 삿갓 할아버지는 단 한개의 삿갓도 팔지 못하고 빈손으로 집에 가야했어요. 눈보라가 치는 밤에 집에 가다보니 지장보살님 여섯이 눈을 맞으며 나란히 서 있는게 아니겠어요?
마음씨 착한 할아버지는 전재산이나 다름없는 삿갓들을 하나씩 모두 씌워주고, 남은 하나의 지장보살에게는 낡은 보자기지만 할아버지가 쓰고 있던 것을 벗어서 잘 묶어주었답니다.

이렇게 착한 사람이 어디 있을까요. 당장 내 배가 고프고 힘이 든데, 전재산이나 다름없는 삿갓들을 모두 돌로된 지장보살들에게 씌워주고 오다니요. 그런 할아버지에게 할머니는 쓴 소리 한마디 없이, 잘하셨다고 오히려 칭찬을 해줍니다.
하지만 특식은 커녕 당장 먹을 쌀 한톨도 없던 노부부는 뜨거운 물로 빈속을 달래고 잠을 자야했지요.

현실의 이야기같았으면 할아버지 할머니는 초라한 명절을 맞이해야했겠지만 전래동화속에서는 늘 착한 일을 하면 복을 받습니다.
실제로도 그러면 얼마나 좋을까요 어른이 되니 이런 동화를 읽을때마다 어릴적의 순수했던 마음이 바래버려 아쉽기만 합니다.
그날 밤 쿵쿵 영차영차 하는 소리에 너무 놀라 일어난 노부부 앞에 지장보살 여섯이 끌고 온 보은의 선물이 한가득 놓인답니다.

뜨거운 물 한잔으로 명절전날밤을 보낼뻔했던 할아버지 할머니가 행복한 명절을 보내게 되어 보는내내 마음이 따뜻했어요.할아버지 할머니가 새 옷을 차려입고 맛있는 음식을 먹는 장면이며, 설날이라 방안을 장식한 물건들을 보니, 일본의 설 전통문화를 그림으로 이해하고, 글로 만나게 되는 재미난 동화가 되었지요.

다른 나라의 동화는 또 어떤 내용일지 기대가 되는 전래동화였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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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머리 아가씨 - 중국 색동다리 다문화 시리즈
장소 글, 박선영 그림, 원진숙 감수 / 정인출판사 / 201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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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렸을적에 옛날 이야기를 좋아해서 웬만한 전래동화나 설화, 세계 각국의 우화 등을 두루두루 섭렵했다고 생각했는데 이 책의 그림을 보고 못 본 이야기구나 싶어 꼭 읽어보고픈 마음이 들었답니다. 긴머리 아가씨 이야기라면 서양에서는 라푼젤 이야기가 유명한데 중국의 긴머리 아가씨 전래동화는 어떤 이야길지 궁금해졌지요.



이제는 세계각국의 여러나라 사람들이 우리나라에 모여 다같이 살게 되니 다문화 동화등을 통해 어린 아이들부터 다른 나라의 문화 등을 이해하는데 도움을 주는 다양한 책들이 소개되고 있네요 그중 색동다리의 다문화 동화는 각 나라의 전래동화를 들려주면서 풍습과 문화 등을 자연스럽게 소개해주는 그런 시리즈랍니다.

중국을 대표하는 이야기는 긴머리 아가씨였어요.

아주먼 옛날 두고산 자락 밑 마을에는 물이 너무나 귀했어요.

그 마을에 살던 착하고 예쁜 긴머리 아가씨가 있었는데,어느날 산에 나물을 캐러갔다가 너무나 맛있어보이는 무를 발견하고 뽑게 되었지요.

그런데 그 무는 빨갛고 커다란 무였네요.

우리나라의 무 하면 대개 하얗고 길쭉한 무가 대부분인데 빨갛고 동그란 무라니요.

기존에 우리나라에 세계 전래동화 등이 번역되어 나온 책들이 있긴 했지만 사실 그나라의 특색을 잘 살린 그림 등을 살려내지는 못했던 것 같아요 우리나라 실정에 맞춰 바꾼다던지 하는 식이었는데 이 책은 있는 그대로의 이야기를 담아내어 더욱 와닿았답니다.



사실은 이 전래동화를 소개해주는 이가 바로 다문화가정 엄마들이었어요.

외국에서 한국으로 시집와 살고있는 다문화가정의 엄마들이 전래동화 이야기를 풀어낸 이야기라 정말 더욱 뜻깊은 이야기가 아니었나 싶네요.

무를 뽑아내니 그 자리에서 너무나 맑고 시원한 샘물이 퐁퐁 솟아났는데, 어디에선가 세찬 바람이 불어와 긴머리 아가씨를 동굴속으로 빨아들였어요.

동굴속에서는 무시무시한 목소리가 아가씨를 협박했지요.

"샘물이 있다는 것을 절대 다른 사람들에게 알려주면 안된다. 만약 내 말을 지키지 않으면 반드시 너를 죽일 것이다."

아가씨는 마을 사람들이 물을 길으러 십리나 떨어진 곳으로 다니는 것을 보고 가슴이 아팠지요. 목숨이 위태롭기에 말도 못하고 마음 착한 처녀는 그렇게 끙끙 앓다가 그만 머리가 하얗게 새버리고 말았답니다.

그러던 어느날 마을에서 가장 나이많은 할머니가 물을 길어오다가 넘어져 다리에 피가나는 것을 보고, 그녀는 자신의 목숨을 포기하고 마을 사람들에게 샘물의 존재를 알리고 말았어요.



그 누가 그럴수있을까요. 무시무시한 존재에게 생명의 위협까지 느낀 그런 상태에서 말이지요.

무시무시한 목소리는 결국 긴머리 아가씨에게 말을 했지요.

"나는 너를 쉽게 죽이지는 않을 것이다. 만년 동안 이 샘물이 네 몸을 때리게 할것이다." 라고 말입니다.

정말 무섭고 끔찍한 일이었지요. 목소리의 주인공은 누구였을까요? 왜 사람들이 물을 못 마시게 숨겨왔을까요?

정체는 밝혀지지 않았지만 대자연의 그 누군가가 아니었을까도 싶고, 아뭏든 그 희생양이 되어야할 아가씨만 불쌍했지요.

노모를 둔 아가씨는 자신이 죽는 것은 괜찮으나 노모를 보살필 사람 하나만 붙여주고 오겠다 허락을 맡고 돌아옵니다.

그리고 눈물을 흘리며 슬퍼하는데 아가씨에게 도움의 손길을 내미는 착한 나무 한그루가 있었어요.

아가씨는 이 난관을 어떻게 헤쳐나갈까요. 나무는 어떻게 아가씨를 도울 수 있었을까요.



전에 들어보지 못한 새로운 옛날 이야기를 읽으니 어른이 되어 읽어도 재미나더라구요.

다섯살 우리 아들에게는 두루두루 많은 책들을 접해주려 하는데 창작 동화 위주로 읽어주다보니 전래동화는 소홀해졌었네요.

우리의 전래동화뿐 아니라 이렇게 세계 각국의 이야기를 읽어주며 다문화 가정 친구들과도 더욱 잘 교감하고 바르게 성장할 수 있는 친구로 만들어주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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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과 후는 미스터리와 함께 코이가쿠보가쿠엔 탐정부 시리즈
히가시가와 도쿠야 지음, 한성례 옮김 / 씨엘북스 / 2012년 2월
평점 :
품절


 

 

수수께끼 풀이는 저녁 식사 후에를 시작으로 처음 히가시가와 도쿠야를 만나게 되었다. 그때의 인상이 무척이나 깊어서 히가시가와 도쿠야의 책이라면 이후에는 어떤 일이 있어도 읽고 싶다란 생각이 들게 되었는데, 이번에 나온 책은 아예 유머 미스터리라는 장르로 소개된 고등학교 탐정부에 대한 이야기이다. 

 

책의 주인공은 탐정부 부부장을 맡고 있는 키리가미네 료이다. 일본어를 배우지 않아서 이름이 주는 해프닝을 설명 없이는 이해할 수 없어 아쉬웠지만, 설명에 따르면 에어컨 광고에도 쓰이는 등 에어컨을 떠올리게 만드는 이름이라고 한다. 덕분에 주인공은 "컨"으로 짧게 불리기도 했고, 이름 때문에 스트레스가 이만저만이 아닌 사람이다. 예전엔 굳게 참았으나 이제 누가 이름을 갖고 놀리면 선생님이고 형사고 상관없이 멱살부터 잡으려 든다. (현실감은 조금 떨어진 무대뽀 정신의 코믹한 설정이라 할 수 있다. 아무리 장난이라 한들 실제 선생님 멱살을 잡고도 멀쩡할 학생이 누가 있겠는가.)

 

"선생님이야말로 위험하다는 생각은 전혀 못 하셨어요?"

"시끄러워, 에어컨!"

"누가 에어컨이란 말예요!"

선생님과 나는 한참 동안 서로의 멱살을 붙들고 옥신각신했다. 선생님이 재차 사건 설명을 시작한 것은 15분 뒤였다. (다시말해 무려 15분이나 실랑이를 벌였다는 이야기다.). 158p

 

예를 들자면 이런 식이다.

제목에서부터 재미난 느낌이 물씬 들었는데..심각하기만 한 미스터리 이야기를 방과후에 하자니 제대로 즐긴다는 느낌이 한가득 들었다.

탐정부 부부장이니 가능한 일이겠지만..

 

예전 표지와 달리 어째 만화책 같은 표지가 눈에 띄었는데, 표지에 반전이 숨어있다는 이웃님의 이야기를 단편과도 같은 첫 이야기를 읽고 바로 깨달았다. 아, 그랬구나.

 

각 소제목에는 줄기차게 키리가미네 료가 등장한다. 항상 탐정의 역할을 해낸것은 아니고, 제대로 탐정 역할을 해낼때도 있고, 주변 인물들이 문제를 의외로 잘 풀어낸 경우, 혹은 탐정부 고문을 맡기고 싶었던 이시자키 선생님의 도움을 제대로 받은 경우 등등 여러가지 경우의 사건 해결 과정이 등장한다.

 

이 책을 읽고 난 진정한 미스터리 마니아들은 실망하기도 하고, 이런 저런 의견들이 분분했지만, 난 무척이나 재미있었다.

읽을수록 웃음이 나면서, 시체 등의 잔인한 이야기 없이도 얼마든지 재미난 미스터리를 풀어낼 수 있는 작가의 재주에 경외감마저 들었다.

물론 비슷하게 도전하려는 사람이 있었으나, 그분의 이야기는 미스터리도 유머도 아닌 그 무엇도 아니었기에..더더욱 히가시가와 도쿠야가 마음에 들었는지 모른다.

 

 

이 책이 코이가쿠보가쿠엔 고등학교 탐정부 시리즈 번외편이라고 하니, <초보 탐정들의 학교>, <살의는 반드시 세번 느낀다 >라는 다른 시리즈들도 얼른 읽어보고 싶다. 아직 번역이 안된건가? 기다리고 있음 또 언제고 히가시가와 도쿠야라는 이름을 빛내며 우리곁으로 다가올테지~(찾아보니 살의는 반드시 세번 느낀다는 벌써 번역이 된 모양이다. ㅎㅎ 기다려지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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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는 나의 보물이야! 푸른숲 그림책 8
사사키 마사미 글, 이은경 옮김, 사타케 미호 그림 / 푸른숲주니어 / 2012년 3월
절판


아이가 놀랍게 빨리 자라고 있습니다.

우리 아이 만 41개월, 이제 말도 잘 하고, 그림도 제법 잘 그리는 다섯살 꼬마아이가 되었지요.

바로 얼마전인데도 아이 어릴적 모습이나 행동이 잘 기억이 나질 않더라구요.

아이가 예전에 경주에 가서 말 보고 온 것 동영상으로 보여달라고 해서 오랜만에 컴퓨터에 저장한 동영상들 검색하다가, 정작 아이가 원하는 것은 못 찾았는데 우리 아이가 아직 말을 하기 전의 모습을 담은 동영상을 찾아 보게 되었답니다. 정말 아주 얼마전 일 같은데..

그때 일들이 새록새록 머릿속에 남아있는데..

얼마 안된 기간이 지난후 아이는 벌써 이렇게 말도 잘하고 (거의 못 하는 말 없이) 그림책을 꺼내어 원하는 그림을 척척 따라그리기도 하는 등, 이렇게 쑥쑥 자라버렸네요.

아이가 어릴 적에는 아이 옆을 떠날 수가 없어 힘들다 느껴졌는데 이제 아이가 혼자서도 제법 잘 놀고 그러지만, 그래도 엄마의 손길을 한없이 필요로 합니다. 그런데 아이가 이만큼 자라준것에 고마움을 느끼기는 커녕, 장난감 안 치운다, 뭐 안한다 이러면서 자꾸 혼을 내고 있네요. 정작 엄마인 제가 아이와 잘 놀아주고 그러지 못하면서 말이지요. 그림책을 읽으며, 또 아이의 어릴적 동영상을 보면서 마음이 아프고 미안해졌습니다.

늘 이렇네요 컴퓨터 앞에 앉으면 반성하고 아이 앞에 서면 또 짜증부리고.. 전 정말 못된 엄마인가봅니다.

인형처럼 작고 앙증맞았던 아이가 하루하루 자라갑니다.

먹기 싫은 것 안 먹겠다 떼도 쓰고, 마음에 안 든다고 세발 자전거를 발로 차버리기도 합니다.

귀여운 면도 있고 투정 부리는 면도 있습니다.

아이는 그렇게 쑥쑥 커나갑니다.

우리 아이 이 책을 참 좋아하는 이유가 자신의 어릴적부터 앞으로의 모습까지를 볼 수있어서인가 봅니다.

그 중에서도 아빠랑 언덕에 앉아 비행기를 들고 노는 장면을 좋아하네요.

자기 비행기를 꺼내들고 와서, 책에 갖다 대며 반가워하더라구요.



엄마 손이 한없이 가던 아이가, 어느 새 자라 단추를 스스로 채우고 신발도 맞게 바로 신고 그렇게 자라더니 학교에 간답니다.

엄마 마음은 얼마나 뿌듯할까요.

우리 아이가 학교에 갈 모습, 생각만 해도 가슴이 두근두근합니다.

사실 앞으로 얼마 안남았거든요. 3년이라는 시간이 그렇게 길지만은 않을 것 같네요.



학교에 가게 되면, 휘유~ 아이가 받게 될 스트레스도 많겠지만 지금처럼 아이와 행복하게 지낼 꿈결같은 시간들이 이렇게 많지 않을텐데..

책 읽는다, 인터넷 한다 자기 시간 보내는데 치중하는 엄마는 갑자기 가슴이 먹먹해져 오네요.

너무나 소중한 이 시간에 내가 무얼 하고 있는 거지?



..



사랑하는 우리 아들, 너는 나의 보물이야.

얼굴에 가득 침칠해주는 뽀뽀만으로는 부족할 것 같네요.

맛있는 엄마표 밥상도 정성스레 차려주고 아이가 좋아하는 책들도 더 많이 읽어주고, 물감놀이며 모래놀이 등 아이가 좋아하는 놀이에 즐거이 동참해봐야겠습니다.

이 책이 더 좋았던 점은 짧은 글과 그림만 있는 것이 아니라, 맨 끝에 엄마들이 참고할만한 육아법이 자연스럽게 장면과 함께 연결지어서 나온다는 점이었어요. 아이가 이렇게 하며 자랄때 엄마는 이렇게 대응하면 좋을 것이다 라는 것들 말이지요. 그림책에 더불어 육아법은 선물처럼 느껴졌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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