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방과 후는 미스터리와 함께 ㅣ 코이가쿠보가쿠엔 탐정부 시리즈
히가시가와 도쿠야 지음, 한성례 옮김 / 씨엘북스 / 2012년 2월
평점 :
품절

수수께끼 풀이는 저녁 식사 후에를 시작으로 처음 히가시가와 도쿠야를 만나게 되었다. 그때의 인상이 무척이나 깊어서 히가시가와 도쿠야의 책이라면 이후에는 어떤 일이 있어도 읽고 싶다란 생각이 들게 되었는데, 이번에 나온 책은 아예 유머 미스터리라는 장르로 소개된 고등학교 탐정부에 대한 이야기이다.
책의 주인공은 탐정부 부부장을 맡고 있는 키리가미네 료이다. 일본어를 배우지 않아서 이름이 주는 해프닝을 설명 없이는 이해할 수 없어 아쉬웠지만, 설명에 따르면 에어컨 광고에도 쓰이는 등 에어컨을 떠올리게 만드는 이름이라고 한다. 덕분에 주인공은 "컨"으로 짧게 불리기도 했고, 이름 때문에 스트레스가 이만저만이 아닌 사람이다. 예전엔 굳게 참았으나 이제 누가 이름을 갖고 놀리면 선생님이고 형사고 상관없이 멱살부터 잡으려 든다. (현실감은 조금 떨어진 무대뽀 정신의 코믹한 설정이라 할 수 있다. 아무리 장난이라 한들 실제 선생님 멱살을 잡고도 멀쩡할 학생이 누가 있겠는가.)
"선생님이야말로 위험하다는 생각은 전혀 못 하셨어요?"
"시끄러워, 에어컨!"
"누가 에어컨이란 말예요!"
선생님과 나는 한참 동안 서로의 멱살을 붙들고 옥신각신했다. 선생님이 재차 사건 설명을 시작한 것은 15분 뒤였다. (다시말해 무려 15분이나 실랑이를 벌였다는 이야기다.). 158p
예를 들자면 이런 식이다.
제목에서부터 재미난 느낌이 물씬 들었는데..심각하기만 한 미스터리 이야기를 방과후에 하자니 제대로 즐긴다는 느낌이 한가득 들었다.
탐정부 부부장이니 가능한 일이겠지만..
예전 표지와 달리 어째 만화책 같은 표지가 눈에 띄었는데, 표지에 반전이 숨어있다는 이웃님의 이야기를 단편과도 같은 첫 이야기를 읽고 바로 깨달았다. 아, 그랬구나.
각 소제목에는 줄기차게 키리가미네 료가 등장한다. 항상 탐정의 역할을 해낸것은 아니고, 제대로 탐정 역할을 해낼때도 있고, 주변 인물들이 문제를 의외로 잘 풀어낸 경우, 혹은 탐정부 고문을 맡기고 싶었던 이시자키 선생님의 도움을 제대로 받은 경우 등등 여러가지 경우의 사건 해결 과정이 등장한다.
이 책을 읽고 난 진정한 미스터리 마니아들은 실망하기도 하고, 이런 저런 의견들이 분분했지만, 난 무척이나 재미있었다.
읽을수록 웃음이 나면서, 시체 등의 잔인한 이야기 없이도 얼마든지 재미난 미스터리를 풀어낼 수 있는 작가의 재주에 경외감마저 들었다.
물론 비슷하게 도전하려는 사람이 있었으나, 그분의 이야기는 미스터리도 유머도 아닌 그 무엇도 아니었기에..더더욱 히가시가와 도쿠야가 마음에 들었는지 모른다.


이 책이 코이가쿠보가쿠엔 고등학교 탐정부 시리즈 번외편이라고 하니, <초보 탐정들의 학교>, <살의는 반드시 세번 느낀다 >라는 다른 시리즈들도 얼른 읽어보고 싶다. 아직 번역이 안된건가? 기다리고 있음 또 언제고 히가시가와 도쿠야라는 이름을 빛내며 우리곁으로 다가올테지~(찾아보니 살의는 반드시 세번 느낀다는 벌써 번역이 된 모양이다. ㅎㅎ 기다려지는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