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자! 그림책이 참 좋아 6
박정섭 글.그림 / 책읽는곰 / 2012년 3월
장바구니담기


"엄마, 놀자 책 어디있어?"

요즘 우리 아들이 매일 한번 이상 읽는 책 중 하나가 바로 놀자랍니다.

얼마나 좋아하는지 몰라요.



엄마가 먼저 책을 찾아보고, 재미나 보여서 마음에 들긴 했는데 41개월 우리 아들에게는 어떨까 싶었거든요. 그랬는데 처음부터 대박북이 되었답니다. 맨 처음 표지의 고릴라, 그리고 프로레슬링 챔피언 아저씨, 티라노사우르스 등등 아이가 무서워할 것같은 그림이 한가득이었는데 어떻게 아이의 마음을 사로잡았을까요? 엄마가 재미나게 읽어준걸까요? 아니요. 엄마는 늘 언제나 (-.-) 같은 톤으로 국어책 읽듯 읽어줄때가 많아요. 아주 가끔 흥이 나면 억양을 넣어 읽어주기도 하구요. 보통은 단조롭게 읽어주는 편이니 아이가 마음에 들었다는 건 다른데 원인이 있을거예요.


맨 처음에 산더미처럼 쌓인 책이 등장합니다. 잘 보면 영어가 쏙쏙, 1등으로 살아남는 법 등 아이들에게는 다소 버거울 책들이 한아름 쌓여있지요. 왜 엄마는 엄마 눈높이에서 이게 마치 작가분이나 편집자 분이 일거리 쌓인 틈바구니에서 아~ 괴로워~ 하다가 노랑이 캐릭터를 발견하게 되었다라는 동기 설명으로 이해가 되었을까요?다시 읽어보니 그냥 아이일뿐인데 말입니다. 어쩌면 중의법인걸까요? 아이에게 읽어주며 엄마 혼자 몽상 속에 빠져듭니다.


억지로 공부를 하려니 지겨워요.

아, 눈치 채셨나요? 노랑이는 한가지 모양으로 되어있답니다. 그 모양으로 여러 상황에 따라 적절히 변신하는 것이 더 재미나지요. 어린 우리 아들 눈에도 그런게 잘 보이나봅니다.

눈코입이 없어도 충분히 친근할 수 있네요.

노랑이의 상상이 이제 시작됩니다. 자전거를 타고 세계여행을 하다가 월드컵 결승전 골키퍼가 되기도 하고, 프로레슬링 세계챔피언이 되기도 합니다. 비보이도 될 수 있고, 다이빙 선수가 되기도 하네요.

못하는게 뭐있을까요?



노랑이의 상상은 끝없이 이어집니다.

그러고보니 엄마도 학창 시절에 공부하기 싫어 몸이 배배 꼬일 때가 있었네요.

특히나 시험기간엔 왜 그리 지루하던지, 영화도 너무 보고 싶고, 교과서만 빼면 다른 책은 모두 다 재미나고, 심지어 지저분한 서랍 정리도 시험 기간엔 재미났거든요


우리 노랑이의 끝없는 상상력은 정말 재치만점, 웃음 만발하게 만드는 것들이네요.

보리밥충전완료

뽕뽕뽕 뿡뿡뿡 떠오른다 떠올라.

방귀가스로 하늘로 올라가다가 우주선타고 명왕성에 가려고 했는데 카운트 다운을 세다보니..


내가 떠나면 지구 평화는 누가 지키지?

음, 영웅들이 늘 하는 고민이고, 노랑이도 그게 고민이 되네요.

갑자기 등장한 태권브이를 보며 한가지 동작의 주인공 노랑이가 어디 있나 싶었어요.

잘 보면 머리 부분 조종석에 있답니다.



아,아, 괴물 보이시나요?

열공 괴물이예요.

다섯개의 발엔 시계를 하나씩 차고 있고, 여러개의 얼굴은 무시무시하게 아이들을 감시하고, 몸통은 책으로 되어있습니다 그려.



괴물을 물리치는 로봇도 재미나지만, 아이가 요즘 흠뻑 빠져있는 자동차들이 가득 등장해 너무 반가웠나봅니다.

탱크, 경찰차, 헬리콥터 작게 등장하는 그 하나하나의 그림들을 아이는 눈이 빠지게 들여다보고 좋아합니다.


너무 좋다네요.

아이가 좋아하니 엄마도 기쁩니다.

그리고 우리 노랑이 실컷 머릿속으로 공상을 마치고 나서,

나는 정말 하고 싶은 것도 많고

할 수 있는 것도 많아

라고 말을 하지요.

노랑이의 다양한 변신으로 가득 채워진 두 페이지 가득한 무리 속에서도 아이는 한눈에 진짜 노랑이를 찾아내더라구요.



그렇게 첫 만남을 강하게 가진 후, 며칠이고 쭈욱 노랑이 사랑을 해오고 있답니다.

엄마, 놀자 읽어요~

책 읽어줄까? 하기 전에 먼저 놀자를 들고 옵니다.

엄마도 아이가 좋아하는 그림책은 더욱 반갑네요.



다섯살이니 일찍 유치원에 다니는 친구들도 많고, 또 다양한 홈스쿨이나 문화센터 등 그외 기관 교육을 받는 친구들도 많더라구요.

우리 아이 너무 집에서만 데리고 있고 놀리는게 아닌가 걱정스러웠는데, 엄마가 제대로 못 놀아줘서 그렇지 지금 아니면 또 언제 놀까 싶은 그런 마음이 들었네요. 이왕 놀 거 , 엄마 늘어져 있지 말고 제대로 놀아야할텐데 말이지요. 혼자서도 잘 놀지만 보통은 같이 놀고 싶어할때도 있거든요. 아이가 엄마를 찾아 줄때, 아이곁에서 호응해주는게 정말 중요한데 그 쉬운걸 잘 못해주어 늘 미안했어요.



아들~ 우리 재미나게 놀자.

내일은 아이와 함께 소방서에 가서 소방차도 보고, 문구사에서 수수깡 사다가 소방차도 만들어보고 그러려고 합니다.

뭔가 늘 하려다 말고 하려다 말고 그랬는데, 스트레스 받지 말고 아이와 그냥 즐겨야겠어요~

엄마도 아들이랑 놀래~

우리 놀아보자.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마법의 빨간 수레 - 2015 오픈키드 좋은그림책 목록 추천도서, 아침독서신문 선정, 동원 책꾸러기 선정 바람그림책 5
레나타 리우스카 글.그림, 김혜진 옮김 / 천개의바람 / 2012년 4월
장바구니담기


매일 하루에 열권씩이라도 책을 읽어주고 싶은데, 생각만큼 그게 쉽지가 않네요. 아직 유치원에 다니지 않으니 시간은 더 많은데도 말입니다. 어쩔땐 엄마가 바쁘고, 또 아이와 책 좀 읽어야지 할때는 아이 마음에 드는 책이 많지 않을 때도 있고 그렇네요.



그런데 이 책은 처음 읽어주고 바로 아이가 세번이나 내리 읽어달라 할만큼 아이에게 쏙 마음에 든 책이었네요.

처음에는 수레가 있어 그런가 했는데 읽어주다보니 우리 아이가 좋아하는 모든 것들이 총 망라되어 좋아하지 않을 수 없었답니다.

얼마전부터 아이가 좋아해 꼬박꼬박 읽고 있는 동화책에, 이 책까지 추가로 해서, 이제 매일 두권은 기본으로 읽게 될 것 같아요.

우선 엄마는 따스해보이는 질감의 그림이 마음에 들었답니다.

빨간 수레를 보면서는 바퀴 모양부터도 어? 모 브랜드의 웨건이 생각났어요. 찾아보니 정말 비슷한 거 있죠.

루시는 여우일까요?

암튼 주인공 루시는 빨갛고 예쁜 수레가 생겨 당장이라도 놀고 싶었어요.

엄마에게 당장 갖고 놀아도 되냐고 물으니, 엄마 왈 물론이지, 시장에 수레를 가져가렴 하고 심부름을 시켰답니다.

헉, 이런 반전이..아이와 먼저 세번이나 읽어줬음에도 아빠가 오니 자랑삼아 또 읽어달라고 하더라구요.

엄마, 수레책, 루시 수레책 하면서 말이예요. 그래서 읽어주기 시작하니 아빠도 무척 좋아했답니다.

아이보다도 더 까다로운 아빠의 취향까지 만족시킨 책이었네요. 그림도 재치있는 설정도 모두 괜찮다 하더라구요.

엄마들에게는 아주 당연한 일일 수 밖에 없었겠지만, 순수하게 놀고만 싶었던 루시는 좀 실망을 했지요 그래도 엄마 심부름을 하러 수레를 끌고 시장으로 향합니다.



혼자서 심부름을 갔으면 더 외롭고 심심했을텐데 루시에게는 친구들이 아주 많네요. 너구리, 토끼, 고슴도치, 청설모 모두 루시를 따라옵니다. 언덕을 올라가며 왜이리 무겁냐 하는 루시. 수레에 친구들이 타고 있어서 루시를 골려주는건가 하고 웃었는데 다시 보니 또다른 친구는 또 밀어주고 있었어요. 착한 루시가 친구들을 태워준거였던 거죠.



갑자기 비가 오기 시작하더니, 비바람이 심해져서 다 내려왔을 무렵 파도도 엄청났지요.

우잉? 파도? 그들이 바다를 여행한 걸까요? 아니요. 그냥 비가 많이 왔다는 것인데, 파도를 경험할만큼 아이들의 상상력이 무한함을 드러내주는 것이었겠죠.

비가 그치고 갑자기 수레는 포장마차로 변신을 했답니다. 시장에서 루시와 친구들은 서커스하듯 채소를 사구요.돌아가는 길은 우와~

우리 아이가 입을 떡 벌리고 빠져들었던 장면이 드디어 등장하기 시작합니다.

언덕위로 올라가는 수레가 갑자기 기차로 변신했어요.



엄마도, 또 나중에 읽기에 합류한 아빠도.. 수레가 몇개였는데? 어떻게 기차가 되는 거야?

하고서 1+0=3이 되는 그 상황을 논리적으로만 이해하려고 억지를 썼답니다.

그저 상상력의 힘으로 이루어진 그 모든 것이었는데 말이예요.

가장 주된 독자가 될 우리 아이는 그런 걱정 하나도 없이 수레가 기차가 되고, 우주선이 되고 하는 그 과정을 그냥 즐겼을 뿐인데..

심각했던 건 아빠와 엄마였지요

멋진 기차 객실 위에 사과가 세알 있었던 것도 아들이 발견해내었구요.

비탈진 언덕을 다 내려올 무렵 그만 돌멩이에 부딪혀서, 피용~

뭐가 날아가고 있네요. 수레가 갑자기 우주선으로 변신했어요.

아, 너구리 보이시나요? 눈이 세개인 외계인이 되었어요.

아들이 한참 좋아하는 온갖 탈것들과 우주선 등이 총 등장을 하니 우리 아들 완전히 신났답니다.

넘어진 이후의 상황을 정리하는 것은 공사장의 모습이었지요.

아들이 좋아하는 포크레인 (크레인일까요?) , 불도저가 등장해 수레 트럭에 짐을 정리해 실어줍니다.

이 딱 한 컷만 있었어도 완소북이 되었을 것을.. 이전까지의 장면들이 너무나 세세하게 아이의 마음을 사로잡아버렸으니, 아이는 루시의 수레를 잊을 수가 없었나봅니다.

게으른 엄마는 독후활동을 제대로 못해주곤 했어요. 그냥 책 읽고, 책을 읽고 갑자기 그리고 싶은 영감이 떠오르면 아이 혼자 그림을 그리곤 했지요. 그래도 워낙 아이가 탈것을 좋아해서 집에 바퀴도 많겠다, 수레 좀 만들어보자 했더니 싫다네요.

그러더니 쓱쓱쓱 뭔가 그리고 있습니다. 루시의 수레라고 하면서 말이지요. 루시 수레는 빨간건데 이건 색색이 다르네? 하면서 그리는 모습이 참 예뻤어요.

그 다음장에서는 수레를 아주 조그맣게 구석에 그리길래, 수레가 우주선이 되어 날아가는 거야? 하고 물으니 우주선을 아주 신이나서 여러대 그리더라구요. 물론 엄마눈에만 잘 보이겠지만 말입니다.

아이와 즐거이 읽은 마법의 빨간 수레.

루시가 무사히 심부름을 마치고 집에 들어온 막판 순간까지 책은 깨알같은 재미를 잊지 않더라구요.

아, 엄마가 루시에게 심부름을 시킬수밖에 없는 상황이었구나 하고 바로 수긍이 갔으니 말입니다.

재미난 마법의 빨간 수레.

아이와 보고 또 보고 할거랍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엄마가 만든 왕따, 소아비만 - 비만 쇼크, 박민수 원장과 함께하는 소아비만 탈출 프로젝트
박민수 지음 / 국일미디어(국일출판사) / 2012년 3월
평점 :
품절


 

몇년전 엄마의 잘못된 요리습관이 아이를 비롯한 가족의 비만을 부른다는 뉴스를 읽은 적이 있었다. 바로 후라이팬 하나로 모든 요리를 해결하는 엄마들을 꼬집는 글이었다. 나 또한 삶거나 데치는 저열량식 조리법보다 튀기고 볶는 요리를 즐겨했던 지라 가슴이 철렁했던 기억이 있는데, 그때 이후로 나의 식습관이나 요리법에 큰 개선이 이뤄지지는 않았다.

 

신랑은 결혼 전부터 누누히 채식을 강조하며, 채소와 해산물을 많이 먹자고 강조해왔는데 엄마인 내가 고기를 좋아하다보니 아이에게도 자꾸 고기를 먹이게 되었고, 이유식때는 골고루 먹었던 아이가 언젠가부터 채소를 덜 먹게 되어 엄마의 걱정이 늘기 시작했다. 아직은 아이가 편식도 하고, 식탐이 많은 편이 아니라 (신랑이 그렇다. 사실 그런 신랑도 어렸을 적엔 제법 식탐이 있었다고 해서 아이가 앞으로 어떻게 나올지 좀 걱정이 되기도 한다.) 체중이 많이 나가는 편이 아니라 걱정이 덜 되었는데, 엄마의 조리법이나 식습관이 비만을 부를 확률이 높아서 조금씩 걱정이 되기 시작했다.

 

사실 소아비만이 성인 비만에 비해 더 무서운 이유는 소아비만에서는 지방세포의 숫자가 늘어나는 것이고, 성인 비만에서는 그 늘어난 지방세포의 크기가 늘어나는 것이기때문에 지방세포 자체의 숫자를 늘리는 소아비만이 훨씬 더 위험한 악순환의 고리를 시작하는 것이었다. 서양에서는 소아 비만을 심각한 질환으로 인식하고 (사실 미국의 비만 아동들은 우리나라 아동들에 비하면 훨씬 더 정크 푸드를 많이 섭취하고, 비만 정도도 심각한 경우가 많긴 하지만 ) 국가적인 차원에서 대책 마련에 부심하는 것과 반대로 우리나라에서는 그저 외모상의 문제 정도로만 가볍게 치부하는 것이 심각한 문제라고 하였다.

 

저자는 케이블 티브이에서 진행한 비만 아동 치료 프로그램에서 아이들의 성공적 체중 감량을 도운 다이어트 주치의 박민수님이다.

어른에 비해 아이들의 체중 감량이 훨씬 어렵다고 느끼는 우리나라 부모들처럼 저자 역시 (머리로는 외국의 데이터대로) 소아의 비만 해결이 더 쉽다는 것을 알고 있으면서도 막상 눈으로 보기까지는 그 훌륭한 결과를 받아들이기 어려울 정도였다 한다.

소아비만 치료에 가장 중요한 점은 아이들에게 대화와 교육으로 먼저 자신의 굳건한 의지를 확립하는데 있다고 한다.

부모들이 주위 어른들의 다이어트 사례를 참고하여 무분별한 다이어트 약과 한약등을 어린 아이들에게 먹이기 시작하는 것은 오히려 아이들이 직접 운동과 절식 등으로 스스로 다이어트 하는 의지를 더욱 깎아내고, 앞으로의 다이어트를 더욱 힘들게 한다는 것이었다.

 

소아 비만으로 인한 아이들의 학업 성적 저하뿐 아니라 우울증, 사회적 도태 등의 무서운 결과 등을 읽고 나니 진정한 아이를 위하는 길이 공부 공부를 내세우며 아이의 주변을 전혀 돌아보지 않는 것이 아니라, 건강한 어른, 건강한 삶을 갖게 하기 위해서 건강한 신체가 우선이 되어야함을 배울 수 있었다.

 

나 또한 손과 입에 익은 요리보다 아이의 건강을 생각하는 요리를 해야겠다고 반성하게 되었고, 시간을 딱딱 지키는 규칙적인 식사의 중요성과 아파트에서는 활동이 줄어들 수밖에 없는 현실을 인식하며 의도적으로라도 아이와 자주 외출을 해야겠다는 생각도 얻게 되었다.

소아 비만, 늦기 전에 미리 대비하는 것이 중요하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따뜻한 가족 밥상]을 읽고 리뷰 작성 후 본 페이퍼에 먼 댓글(트랙백)을 보내주세요.
따뜻한 가족밥상 - 챙겨 먹을수록 건강해지는 집밥의 힘
김외순.김영빈 요리 / 반찬가게 / 2012년 1월
구판절판


크기도 크고 두께도 무척 두툼한 따뜻한 가족 밥상입니다.

여성 월간지 정도의 사이즈와 두께라고 하면 이해가 빠르실까요?



친구네 집에서 보고, 괜찮다 생각했는데, 친구도 마음에 들어 구입한 책이라고 하더라구요.

저도 받아보고 요리해본 결과물이 마음에 들어 흡족한 상태랍니다.

무엇보다도 구성이 주부들 고민을 해결해주기 딱 좋게 되어있네요.

이렇게 진화하는 요리책들 참 마음에 듭니다.

저자분은 김외순님과 김영빈님이신데, 지난번 만원 도시락의 저자이신 김외순님의 책을 또 이렇게 만나게 되었네요.

각 식단은 제철 재료를 재료로 만들수있게끔 두달씩 묶어서 소개되어 있어요. 매달 저녁, 아침,점심 밥상이 따로 나오고 도시락과 간식 레시피까지 소개가 됩니다.

각각의 밥상은 또 한끼 반찬을 모두 다 망라해서, 메인 반찬과 사이드, 그리고 플러스 반찬과 밥 등으로 소개가 된답니다.

오늘 뭘 차리지? 하고 메인 반찬을 구상하고, 곁들이 밑반찬까지 고민이 된다면 한번에 밥상 고민을 끝낼 수 있는 책이란 뜻이죠.

또 각각의 레시피에는 밑줄 쳐진 포인트 설명이 덧붙여져 있어요. 레시피 노트를 보는 느낌입니다. 요리전문가가 빨간펜 첨삭해주듯, 파란 펜으로 밑줄 그어주고, 요리의 핵심이 되는 설명을 해주는 것이지요.

쿠킹팁은 또 따로 있구요.

뭘 먹을까 책을 보며 고민하는 순간이 행복해지더라구요.

먹어본 메뉴도 있지만 새로운 메뉴들이 눈에 많이 띄어서 이것도 저것도 해봐야지 싶은 메뉴가 많았거든요.

해물짬뽕밥을 보고서, 이거 해줄까? 하고 물으니 신랑 정말 좋아합니다.

그러다 굴탕밥을 발견했어요. 1,2월까지가 제철이라 지난 겨울 열심히 먹었던 굴이었는데 식당에서 굴탕면, 굴짬뽕 등을 두루 즐기다보니 굴탕밥은 또 어떤 맛일까? 궁금해지더라구요. 레시피 보니 칼칼하니 맛도 좋을 것 같구요 주로 굴국밥으로 시원하게 끓였던지라 굴탕밥에 대한 기대치가 높아졌습니다. 이것부터 만들어보자 결심했죠.

목이버섯만 빼고 굴과 얼갈이 배추 등 다른 재료들은 모두 넣고 만들었어요. 고추기름에 굴과 채소를 넣고 볶다가 육수를 부어 끓이고 녹말물 등으로 농도 조절하고 고춧가루 등을 넣어 밥위에 끼얹어 완성하는 메뉴였지요. 그러고나니 고추기름이 들어가 매운 맛이라 아기는 못 먹이겠더라구요.

직접 만든 굴탕밥

그래서 아기 끓여줄 국을 찾다가 쇠고기 콩나물 된장국밥을 찾았어요

콩나물국에 쇠고기가 들어가는 레시피를 처음 해보는 데다가 간을 된장으로 한다는게 제게는 참 색다르게 느껴지더라구요. 과연 어떤 맛이 나려나. 아이는 좋아할까? 걱정도 되었지만 과감히 도전하였고, 결과는 아이와 신랑 모두의 입맛을 만족시킬 맛이 나왔답니다.

정말 신기했어요. 끓일때 된장냄새는 나는데, 국에서는 된장맛이 거의 느껴지지 않고 콩나물의 시원함과 고기 육수의 진한 맛만 느껴졌거든요. 굴탕밥만 신랑 입에 잘 맞을 줄 알았더니 이 국도 맛있답니다.

손이 느려서 한끼에 두가지 국을 끓이기가 부담스러웠지만 고생(?)한 보람이 있는 날이었어요.

해본 메뉴들이 다 맛있어 그런지 따뜻한 가족밥상이 무척이나 만족스럽네요. 다음 식사는 또 무얼 해볼까?

며칠 지났으니 굴탕밥 한번 더해달라는데 그럴까 생각중이랍니다.

^^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뉴욕의 상페
장 자크 상뻬 지음, 허지은 옮김 / 미메시스 / 2012년 3월
구판절판


대학에 처음 입학한후 들어간 동아리가 과내 소모임이었던 '작은 세상'이라는 영화, 책 등의 문화 토론 소모임이었다. 그때 처음 정해진 책이 <좀머씨 이야기>여서, 그때 그시절과 함께 각인된 추억으로 잊혀지지 않는 책이건만, 좀머씨 이야기를 그린 삽화가가 상뻬님이라는 것은 처음 알았다. 꼬마 니꼴라, 얼굴 빨개지는 아이 등의 유명한 그림을 많이 그린 작가분이었는데 작가 이름을 몰라서였을뿐, 그림을 보니 낯익은 그림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얼굴 빨개지는 아이> 같은 경우에는 아직 읽어보지 못한 책이지만, 아이 그림책을 읽어주며 책을 찾다가 꽤 평이 좋은 작품이라 제목이 익숙한 그런 책이었다. 이 책을 읽고 나서 가장 먼저 한 일이 아이를 위해 얼굴 빨개지는 아이를 카트에 담는 것이었다.

일러스트, 풍자화, 삽화 등으로 사람들에게 큰 감명을 줄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있을까.

사실 책을 보면 주로 글을 보지 그림에 일일이 감명을 받거나 인상깊은 느낌을 받는 사람이 적지 않을까 싶다.

여태 아이 그림책을 읽어주면서 글 작가보다 그림 작가가 더욱 조명을 받는 작가로는 로베르토 인노첸티만을 기억하고 있었다.

그런데, 상뻬, 이분도 그에 못지 않는 인기를 누리는 분이었다.

사실 뉴요커라는 유명한 책을 한국에 사는 나는 모르고 있었다.

꽤 역사가 깊고 유명한 잡지라는데, 특히 뉴요커의 특징으로는 표지에 구구절절 사람들을 낚는 여러 문구가 난무한 다른 책들과 달리 그저 깔끔하게 풍자화 그림 한 컷만 실린다는게 두드러진 특징이었다. 지나가는 행인의 발길을 잡기 위해 각종 선정적인 문구가 난무하거나 낚시성 기사가 난무한 잡지만 생각하다가 깔끔한 풍자화 하나만 톡~ 올려져있는, 그것도 수십년을 그렇게 고수해오고 있다는게 더욱 신선하게 느껴졌다. 그림 하나만으로 사람들에게 호기심을 불러일으키고, 더불어 책을 펼쳐 읽고 싶은 그 마음을 불러일으키는.. 말 그대로 표지로 말하는 그 중요한 작업. 그러기에 그 잡지의 표지로 선정된다는 것은 삽화가들에게는 무척이나 영광스러운 일이고, 그만큼 어려운 일임을 상뻬와 편집장의 길고 생생한 인터뷰 내용을 통해 알 수 있었다.

또한 많은 사람들에게 재능을 인정받았으나 상뻬 본인이 얼마나 겸손하고 성실한 사람인지를 알 수 있는 인터뷰기도 했다.

마르크 르카르팡티에 : 인간의 영혼에 청진기를 대는 존재라는 말을 들을 때는 어떤가요? 웃음이 나옵니까?

장 자끄 상뻬 : 요즘 사람들은 다큐멘터리를 아주 싫어하던데, 나는 그런 프로그램을 굉장히 좋아합니다. 어젯밤에도 프랑스에 관한 다큐멘터리를 보았지요. 그런데 말입니다. 내가 하는 일은 약간 변형된 다큐멘터리라는 생각이 듭니다. 변형된 것이 확실한 게, 내가 기록하는 내 글과 그림으로 기록하는 것이니까요. 사람들의 행동, 그들의 번민, 혹은 존재에 대한 불안, 혹은 두려움이라 부를 수 있는 것들을 일시적으로 떠올리게 하는 덧없는 기록이라고나 할까요? 아무튼 그렇습니다. 75p


까다롭기로 소문난 숀사장은 무리한 요구를 하기도 했다.

이미 그린 수채화 속의 소녀를 지우라고 하질 않나. 어느 그림의 팔의 위치가 마음에 안든다고 해서 몇번을 수정하다보니 종이가 너무 얇아져 더이상 수정할 수 없는 단계에 이르러서야 처음대로 다시 그렸더니 이제야 마음에 든다고 하기도 한다. 그러나 상뻬는 그의 까다로운 요구를 모두 수용하였다.

사장이 뉴욕 스케치라는 구상안을 내놓자, 자신이 해결하기엔 너무 애매하면서도 어려운 작업같아 거절하니 숀 사장은 자신이 하라면 할 수 있는 거라고 못을 박기도 한다. 사실 그런 무리한 요구에 응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었을텐데, 안목이 까다로운 만큼 그것을 지켜낸 상뻬의 작품은 그만큼 사람들에게 널리 인정을 받게 되었는지 모른다.


솜씨 좋은 작가들이 스스슥 그리는 그림인줄 알았는데 전혀 그렇지 않았다. 상뻬의 삶과 노력이 모두 녹아들어있는 소중한 하나하나의 작품이었다. 2011년에 우리나라에서도 상뻬전이 열렸던데 많은 이들이 다녀오고 그의 작품과 책에 깊이 매료되었던 시간이었던 것 같다. 지금 내게 뉴욕의 상뻬, 그가 그토록 원하던 뉴요커에 수십년의 인연으로 표지장식을 해오고 있는 상뻬의 주옥같은 작품들이 가득 실려진 뉴욕의 상뻬가 앞에 놓여있다. 그리고 언제고 꺼내어 그의 그림 속에 풍덩, 그저 바라만 보고 있어도 행복한 그 따스한 그림 속에 빠져들 수 있어 행복한 그런 시간이다. 많은 사람들이 왜 그토록 상뻬를 보고 싶어하고, 소장하고 싶어했는지, 또 보고난 사람들이 한결같이 호평하는 그 이유를.. 이제야 알 것 같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