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하게 자라요 - 질병으로부터 나를 지키는 방법 Safe Child Self 안전동화 6
최윤정 지음, 하의정 그림 / 소담주니어 / 201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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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하게 자라요, 씩씩하게 자라요.

만 41개월 우리 아이가 이 책을 부르는 이름입니다.



소담의 안전동화 시리즈 중 세권을 읽어주었는데, 그 중 이 책을 가장 좋아하네요.

신기한 점은 아이가 좋아하는 탈것이 많이 등장하는 책보다도 이 책을 더 좋아한다는 점이었어요.



안전교육은 유아들에게 아무리 해도 지나침이 없는 것 같아요. 나쁜 일이 생기기전에 미리 예방하는 것만큼 중요한게 없으니까요.

이번 편은 질병으로부터 나를 지키는 방법이예요.

맨 처음 등장하는 감기 편에서 진영이가 외투만 걸치고 밖에 나와 눈사람을 만들다가 손발이 시려워하며 집안으로 뛰어들어가는 장면이 나왔어요. 대화박스 안에 부모님이 아이에게 그 다음 상황에 대한 대답을 유도해보라는 란이 있어서 아이에게 물어보니 곰곰 생각하다 대답을 합니다. 그러면서 이 책을 읽어줄때 주고 받는 그 대화를 즐기게 되더라구요. 보통은 아이가 책에 나오는 이야기를 듣고 다른 이야기를 떠올리며 자꾸 질문을 해서 맥락이 끊기곤 해서, (사실 아이의 질문은 언제든 오케이, 반갑게 대답해주어야하는데, 외우려고 그러는건지 한번 묻고 대답한 것도 여러번 몇번이고 반복하는 통에 자꾸 제가 짜증을 내게 되었거든요.) 그냥 무시하고 책만 읽어주기도 하고 그랬는데, 아이와 오가는 질문과 대답이 이렇게 즐거울 수 있다는 것을 다시 깨달았습니다.

예전엔 없던 버릇 하나가 최근에 생긴 것이 아이가 손을 물거나 소매 끝을 자꾸 입에 물기 시작했다는 거예요.

제가 자꾸 다섯살 되었다고 다그치고 해서 아이가 스트레스를 받는 것 같아 미안해졌답니다. 민우의 경우 모래놀이를 하다가 손을 안 닦고 입에 쏙 넣는 바람에 집에 가다가 똥꼬도 간질, 배도 아프고 하는 기생충이 생기는 이야기가 나오지요. 아빠와 식사하는 도중에 책을 읽어달라고 (밥만 먹어야하는데 책 읽어줄때도 종종 있습니다. 장난감 놀이도 하구요. 참 이런거 바로잡아야하는데 ) 해서 기생충, 대변 소변 등의 이야기가 나오는데도 아빠와 엄마 묵묵히 밥먹으며 잘 읽어줍니다. 이젠 아이 부모가 되었으니까요.

애완동물을 키울때 주의할점, 호기심으로 먹는 약이나 과량의 비타민제 등의 복용 등의 주의점 등도 소개되어 나왔어요.

이에 좋은 먹거리, 이에 나쁜 먹거리 등도 소개가 되었구요.

아이에게 이래라 저래라 잔소리만 하다가 책을 통해 이야기해주니 훨씬 더 수월합니다.

책 속 주인공 친구들을 따라 이렇게 저렇게 해야겠다, 혹은 이건 하면 안되겠다 하는 것들을 배울 수 있으니 아이도 훨씬 더 잘 이해를 하게 되었거든요.

안전동화라고 해서 지식 전달에만 치우치고 딱딱한 내용으로 재미가 없으면 아이도 싫어할텐데 우리 아이가 먼저 찾고 재미있어 하는 걸 보면 아이들이 공감하고, 이해할 그런 스토리와 그림으로 채워진게 아닌가 싶네요. 사실 엄마가 보기에도 재미나기도 하거든요.

아이가 행복하고 건강하게 자라나길 바라는 마음으로 이 책 읽어달라고 하면 좀더 명랑한 기분으로 읽어주게 된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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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인청부업자의 청소가이드 일루저니스트 illusionist 세계의 작가 24
하들그리뮈르 헬가손 지음, 백종유 옮김 / 들녘 / 201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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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찰나의 기발한 발상에 의해 구상되기 시작한 소설.

이 책의 저자는 하들그리뮈르 헬가손으로 아이슬란드 출신 작가이다.

소설은 아이슬란드를 배경으로 주된 이야기가 진행되지만, 주인공은 크로아티아 출신의 현직 킬러인 토미이다. 그가 66번째로 죽인 사람이 FBI임을 알고, 위기를 모면하기 위해 출국하려다가 경찰의 추격을 받고, 화장실에서 죽이고 옷을 바꿔입은 사람은 하필 신부님이었다. 그것도 아이슬란드로 막 건너가려는..

 

그리하여, 살인청부업자였던 톡시의 웃지못할 아이슬란드 이야기가 시작되었던 것이다. 하필 신부로 분해서, 종교 방송에 출연해야 하는가 하면, 툭툭 튀어나오는 언행이 불손해 사람들로 의심을 살까봐 웃지못할 해프닝들이 발생하기도 한다.

톡시의 언행이 다소 자극적이거나 경박해보이는 말투가 많아, (여성을 성적인 대상으로만 평가하는) 귀에 살짝 거슬리기도 했지만, 그에게도 참아내기 힘든 아픔들이 속속 자리하고 있었다.유고슬라비아의 내전은 어린 토미를 전쟁 소년병으로 내몰았을뿐 아니라 현재의 킬러로 만들기도 하였다. 전쟁과 살인이 없는 아이슬란드 속에서 철저한 킬러였던 톡시의 과거들이 톡톡 튀어나와 그의 아픔과 상처를 고스란히 드러내주었다.

 

나는 아이슬란드 경찰청에게 감사편지라도 한 장 써줘야할 것 같다. 길이가 182센티미터가 되고, 무게가 110 킬로그램이나 되는 거대한 개구리가 지붕 위에 찰싹 붙어 있는데도 못 보고 넘어갔다는 것은 지금까지도 수수께끼이다. 191p

 

아이슬란드에서 얼렁뚱땅 넘어가려 했던 그의 은둔생활이 경찰과 FBI의 추적을 받기 시작해 그가 도피처로 삼은 곳은 전도사의 딸 집이었다. 어쩐지 부모에게 반항하는 귀여운 금발미녀인 귄힐뒤르는 자신이 킬러신분이라도 외면하지 않을 것 같았고, 그의 예측은 맞아떨어졌다.

 

처음 이 책을 읽기 시작했을때는 킬러의 얼렁뚱땅 신부화에 초점이 맞추어져 다소 코믹하기만 한 기발한 상황만이 진행되며 우스갯소리만 가득한 이야긴줄 알았더니 웬 걸, 블랙유머 사이사이로 비춰지는 톡시의 아픔이 더욱 진하게 배어있기도 하다.

사랑했던 여자 센카와는 국적이 다를뿐 아니라 전쟁터에서는 서로 총칼을 겨누어야할 적군으로 만나게 되었다. 전쟁터에서 다시 만난 연인이 기쁨의 순간을 누리기도 전에 자신의 동료들이 들어와 총으로 위협하며 그녀를 범하는 장면을 지켜봐야만 했다. 그들에게 저항했다간 그녀를 죽일수도 있었기때문에.. 그렇게 멀어져간 옛사랑.

그리고 현재의 사랑 무니타. 육체든 무엇이든 그녀에게 담뿍 빠진 그의 모습은 사랑하는 사람의 모습 그 자체였다.

너무나 인기가 많은 그녀가 계속 연락이 되지 않아 바람이라도 피우는건가 의심하던 찰나에 자신의 아파트에서 잘린 목만 냉장고에서 발견되는 끔찍함을 경비와의 통화를 통해 듣게 되었다.

 

귄힐뒤르와도 사랑을 시작하게 되었지만, 무니타의 죽음 이후 크나큰 충격을 받은 톡시가 자살을 하기 위해 자동차를 향해 투신을 했다가 그만 실패하고 심한 중상만 입고 말았다. 그런 그가 그대로 죽지도 못한채 찾아간 곳은 처음에 신부인줄 알고 자신을 받아들인 전도사 부부의 집이었다. 그들은 신부님을 죽인 킬러를 경찰에게 받아들이지 않고 집에서 치료하며 살려주었다. 그리고 그를 갱생하기 위해 부단한 노력까지 기울였다. 여권까지 만들어줘가면서 말이다. 자신들이 믿고 받아들이는 종교인을 살해한 킬러를 경찰로부터 보호하고, 종교의 힘으로 극복한 부부의 노력도 대단해보였지만, 그런 와중에 점차적으로 킬러의 때를 벗고 평범하게 살아가려는 그의 의지 또한 빛나는 듯 보였다.

 

역자의 말에 따르면 다큐멘터리를 제외하고 유고슬라비아 내전에 대해 문학으로 다룬 작품은 아마 이 책이 유일무이한게 아닌가 싶다고 한다. 역자 또한 19세기 초반의 발칸 전쟁, 유고슬라비아 내전을 수없이 검색하며 종식되었다고 말할 수 있는지 가늠조차 할수 없는 상황을 발견했다고 한다. 나 역시 뉴스에서나 멀리 접했던 유고슬라비아 내전이 사실 이 작품 하나만으로 얼마나 더 피부에 와닿았다 말하기는 힘들었지만, 그들에게는 평생 치유되기 힘든 트라우마일수 있음은 짐작할 수 잇었다.

웃으며 받아들이기엔 참으로 아픔이 있는 이야기여서, 작가가 크로아티아 출신인지 아이슬란드 출신인지 자꾸 헷갈릴 정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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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적의 유치원 - 평범한 아이들을 비범하게 바꾼 자녀교육 혁명
조혜경 지음 / 쌤앤파커스 / 201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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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대체 어떤 유치원을 보내야할까?

네살부터도 일찌감치 시설에 보내기 시작한 친구를 보며, 나도 다섯살부터는 어딘가에 보내야겠단 마음을 먹고 있었다. 더 데리고 있고 싶었지만 남들이 누누히 말하는 그 '사회성'이 걱정되었기 때문이었다. 문화센터나 기타 학원 등을 데리고 다니는 것도 아니고 주로 엄마와 집에 있거나 할머니댁에 가는 일이 많아 친구 만날 일이 적어 그것 하나때문에라도 놀이학교나 유치원 등에 보낼 필요성을 느꼈고, 그렇게 나름대로 알아봤다 하는 곳에 아이를 잠시 보냈다가 믿음에 문제가 생겨 잠시 보류하고 아이와 집에 있는 중이다. 2학기때부터라도 보낼지, 아니면 여섯살때부터 보낼지..

사실 우리때는 일곱살때 유치원 다니고 초등학교 들어가도 아무 문제 없었던 것을, 요즘에는 더 일찌감치 어린이집부터 다니는 아이들이 많고, 워낙 유치원을 몇년씩 다니다보니 그렇지 않고 집에만 있으면 많은 문제라도 생길듯 걱정해주는 분위기로 바뀐듯 하다.



유치원도 참 종류가 다양하다. 영어유치원, 놀이학교, 일반 유치원 등에서부터 아이들이 자연에서 뛰어노는 환경을 마련해주는 그런 유치원까지, 아마 내가 잘 알아보지 않아서 그렇지 좀더 다양하게 세분화될 지 모른다. 스웨덴, 덴마크, 핀란드 등의 유치원, 초등학교 환경을 보면, 정말 아이들이 자연을 벗삼아 재미나게 지내고도 학교에 다니며 큰 스트레스를 받지 않는데, 그건 워낙 국가적 차원에서 마련된 풍토라 부모와 아이들이 따로 나설 필요가 없고, 우리나라 실정으로는 따라 하기조차 힘든 꿈같은 일인 경우가 많은데, 그렇다면 우리 아이는 어떤 유치원을 보내거나 또 엄마가 어떤 관심으로 아이를 가르쳐야 하는 걸까.



나만 고민하고 있던게 아닌가 보다.

세 딸을 둔 교육방송 pd인 저자 또한 큰 아이는 강남 엄마 못지 않은 열성으로 뭐든 발빠른 정보와 교재, 교육 환경을 마련해주기 위해 노력했는데 막상 학교에 들어가니 늦게 시작한 아이들과 다를 바가 없었다 한다. 둘째는 거기에 실망해 거의 자율적인 분위기 속에 강압적인 것이 거의 이뤄지지 않게 키우니 또 의외로 그 나름의 성과가 있었다는 것. 그러나 방임형 육아도 성공작은 아니었단다. 막상 셋째는 큰 아이 둘과 다르게 또다른 고민, 정말 이제는 어떻게 키워야할지가 더 막막해졌다고 한다. 비슷한 사례를 세 아이를 둔 친구네 사례를 통해 들었다. 거기서도 둘째만 거의 방목 주의였는데, 그집은 또 그런 둘째가 가장 공부를 못한다 하여 어떻게 키우는게 옳은건지 도무지 감을 잡을 수 없었다.


저자는 먼 북유럽 말고 일본의 교육환경을 촬영하다가 교훈을 얻어 이 책을 쓰게 되었다고 한다.

말만 들어도 놀라운 만 5세 아이들의 42.195km마라톤 완주 (한 명도 아닌 참가한 열명 모두 정해진 시간 내에 완주)의 기적을 보여준 세이시 유치원!

아이들이 원하지도 않는 퍼즐을 잔뜩 사주는 것보다 함께 뛰어노는 것이 오히려 더 머리를 좋게 한다는 사실을 엄마들께서는 잊지 마시길 바란다. 아이들이 쿵쿵거리며 뛰어놀아도 번잡하다고 짜증 부릴게 아니라 유산소 운동으로 머리가 좋아진다고 믿어보도록 하자. 한결 조바심이 사라질 것이다. 지금이라도 똑똑한 아이를 염원하는 엄마의 조바심이 오히려 아이의 공부하는 능력을 떨어뜨리는 것이 아닌지 생각해볼 문제다. 36p

유치원, 운동장에서 맨발로 생활하는건 기본이고, 유치원 앞 진흙탕에서 온몸을 적시며 놀아도 아이들은 즐거워하기만 한단다.

워낙 아이 자체가 깔끔한 성격이라 몸에 뭐가 뭍는 것도 싫어하는 편인데도 불구하고 요즘 들어 자꾸 아이가 밖에 나가 아무 벽에나 기대고 난간 등도 덥썩 덥썩 잡고 (당연히 아이는 그러는 건데) 엄마는 아이 손 더러워진다고 너무 윽박을 지른게 아니었나 싶다. 그러고보니 아이가 요즘 없던 버릇이 생겼는데 옷을 자꾸 물어 뜯으려 하는 버릇이 엄마의 짜증 등에서 비롯된 것이 아닌가 싶어 마음이 안 좋았다. 진흙탕에서 뒹굴고도 행복한 아이들도 있는데 그깟 손에 뭐 묻는게 좀 어때서 난 그리 야박하게 굴었던 걸까. 오늘도 아이에게 내내 화를 냈던 것이 너무 미안해졌다. 화내는 엄마가 아이를 망친다는 책도 있었던 것 같은데, 예전에는 정말 너무 심하다 싶을 정도로 잘 참았던 내가 요즘에는 걸핏하면 화를 내서 아이의 기를 꺾기 일쑤였다. 절대 이래선 안되겠구나 아이가 하고 싶은걸 하게 해야지 엄마 스케줄대로 뭐든 해결하려 하니 당연히 아이가 반발할 수 밖에..



세이시 유치원처럼 아예 교실 수업 없이 온종일 마당과 운동장에서 아이들을 놀게 하는 곳도 있지만 최소한의 활동만 실내에서 하고 대부분의 시간을 운동장에서 보내는 유치원도 많다. 아이들은 아침에 등원하면 30분 이상은 운동장에서 논다.(한국은 유치원에 운동장이 없는데 일본은 당연히! 있단다!) ..내가 만난 일본의 모든 유치원 선생님들은 '유아기는 마음껏 뛰어놀며 몸을 튼튼하게 만드는 시기'라는 확고한 철학을 가지고 있었다. 그리고 그들은 이런 생각을 하는 것에만 그치지 않고 곧바로 실천으로 옮긴다. 88p


세이시 유치원 다음으로 나온 토리야마 어린이집의 요코미네식 교육 열풍은 시골의 평범한 아이들을 전부 뛰어난 천재로 만들어 전국을 떠들썩하게 강타한 놀라운 육아법이라 하였다. 저자 또한 고민하였던 셋째의 육아법에 대한 해답을 바로 이곳에서 얻었다 한다. 그 해답은 우리의 불편한 시선을 없앤 아이들의 자발적 경쟁 구도에 있었다. 책에 나온 나이들은 모두 만 나이인듯 하다.

토리야마 어린이집의 아이들은 2세부터 히라가나를 익히기 시작해 3세가 되면 책을 읽고 글자를 쓴다. 5세가 될때까지 무려 2500권의 책을 읽고 3세가 되면 악기 연주하기 시작해 절대음감을 갖게 되고 4세부터는 1인 1악기를 익혀 합주를 한다. 4세에 주산을 시작해 졸업하기 전에 7급 자격증을 딴다. ...놀랍게도 이 어린이집에 다니는 아이들 모두 뛰어난 능력을 가졌다. 103p

방임형 유토리 교육 또한 주입식 교육 못지 않은 문제를 낳았다 한다. 방임형으로 교육한 아이들의 성적이 눈에 띄게 저조했다는 것, 언젠가 접해들었던 친구의 친구네 이야기가 다시 또 생각이 났다. 그렇다고 그 주입식이 문제 많은 강압적 주입식으로 되돌아가지도 않았다.

여기에서 평범한 아이들의 능력을 끌어낸, 할수 없는 아이들을 할수있게 만든 요코미네식 교육법이 등장하게 되었다 한다.



많은 육아서적을 읽어보았지만, 그저 겉도는 이야기의 느낌을 많이 받거나, 그래서? 당장 활용할 부분은 많이 느껴지지 않은 경우가 종종 있었다. 물론 제대로 된 지식을 얻을 수 있는 책도 여러 권 있었지만 유치원 교육법이나 지금 당장 만 3세의 우리아이에게 (책 기준으로는 3세일) 적합한 교육 방식을 찾기에 만족할만한 책이 많지 않았다. 이 책을 읽으니 저자의 심정을 어느 정도 이해할 수 있는 느낌이었다. 같이 취재를 나간 것도 아니었고 다만 그녀의 글을 통해 만난 정보들이지만 정말 눈이 번쩍 뜨이지 않을 수 없었다.

그런 유치원이 없다면 가장 가르치기 좋은 위치에 있는 엄마가 그런 선생님이 되면 되는 것이다.



별것 아닌 일로 아이를 윽박지르고 기를 죽게 하기 보다 아이의 개성을 살려 행복을 키우면서도 아이가 즐기며 배움의 기쁨을 알아가게 하는 것. 내게는 그 중요한 기본 마인드가 부족했던 것 같다. 고등학생들 과외하는 식으로 문제풀이에만 급급했고, 아이가 내 뜻대로 따라주지 않으면 당장 쉽게 포기하려 하는 안이함도 존재했다. 아직은 너무나 어린 아기인데, 하는 마음도 있으면서 그러면서 다른 아이들은 좀더 일찍 좀더 열심히 하지 않는가. 우리 아이는 아직 안한게 많으니 이제라도 좀 뭔가 해보려 하면 갑자기 틀이 매이는 것 같기도 하고, 저자의 복잡다단한 심경을 나 또한 이해못할바가 아니었다.

이제는 조금은 알것같다. 그리고, 다시 또 책을 읽으려 한다. 좀더 머릿속에 쏙쏙 들어오도록 말이다.

아까는 읽으면서 눈으로 소중한 형광펜 밑줄까지 그었다. 그렇게 밑줄 긋고 싶은 책이 과연 얼마나 되던가.

기적의 유치원이 나의 옹졸했던 마음을 열어줄 열쇠가 되어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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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딩으로 리드하라 - 세상을 지배하는 0.1퍼센트의 인문고전 독서법
이지성 지음 / 문학동네 / 201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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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 덕분에 고전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답니다. 이전에는 즐기기 위해 읽는 책에만 주로 치중해왔거든요. ^^ 읽고 마음에 들어 주위분들에게 몇권 사서 선물해드리기도 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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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어 (양장) - 세상의 모든 인생을 위한 고전 글항아리 동양고전 시리즈 4
공자 지음, 김원중 옮김 / 글항아리 / 201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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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점에 직접 나가 보니 논어에 관한 꽤 많은 책들이 시중에 나와 있었다. 그중 베스트셀러에 오른 책도 있었다. 논어를 있는 그대로 번역한 책도 있겠지만 많은 부분 주석본 번역이 많아서, 논어 완역본을 그대로 읽는 것과는 또다른 느낌을 받을 수도 있을 것이다. 아무래도 주석이라함은 주석을 단 사람의 느낌과 감상이 많이 들어갈 수 있기에 말이다. 사실 이 책을 읽기 전까지 논어는 커녕 귀에 익은 수많은 고전들을 거의 읽어보지 않아 부끄러운 마음이 앞섰다.

 

옛 사람들이나 혹은 한문 등을 공부하는 사람이나 논어를 공부하지 않을까 생각했던 건 고루한 내 편견이었는지 모른다.

고3때 같은 본고사 학원에 다녔던 남학생 하나가 중학교때 이미 사서삼경을 다 읽었다라는 이야길 듣고, 교과서에서만 들어본 그 제목들을 실제로 책으로 읽은 아이가 있다는 사실에 저런 괴짜같은 인물이 다 있을까 하는 눈으로 그 친구를 바라봤던 기억이 있다. 물론 아주 똑똑한 친구였고, 많은 인문 고전을 읽은 영향인지 몰라도 학원에서도 월등한 기량을 뽐내던 친구였다. 언젠가 내가 논어를 읽을 날이 올까 싶었지만, 나이를 먹어도 고전에 대한 깊은 관심이 생기지는 않았었다.

 

그러던 내가 고전에 관심을 갖게 된건 고전의 중요성을 언급하는 어느 책 한권 때문이었다.

책을 많이 읽는게 중요하다고는 하지만, 어느 정도 자라고 나서는 내가 좋아하는 동화, 소설 등의 문학류 이외에도 고전이나 사회과학, 인문 등의 지식을 얻을 수 있는 그런 책들을 섭렵할 수 있는 것이 필요할텐데, 책 하면 아직도 내게는 읽는 순간의 재미를 충족하기 위한 목적성이 너무나 컸다. 그러나 내 아이에 한해서는 문제가 달라질 법 했다. 고전을 읽고 자란 아이와 그렇지 않은 아이의 차이가 월등할 수 있다는 것, 고전의 중요성에 대해 언급된 책을 읽고 나자 엄마인 나부터 조금씩 달라져야 하지 않을까 싶었다. 내가 읽기 싫은 책을 아이에게 읽으라 할 수는 없었다. 엄마가 먼저 읽자. 그래서 관심을 갖기 시작한게 고전 번역으로 이름이 널리 알려지신 김원중님의 논어와 김영수님의 사기 본기였다.   

 

우리나라에서 고전번역의 양대산맥이라 할 수 있는 두분의 책을 거의 동시에 만나게 되었는데, 먼저 읽어본 사람들이 생각보다 쉽게 잘 읽힌다는 평이 많았음에도 소설 등에 비해 자꾸 어렵다는 편견으로 책을 열기가 무척 어려웠다. 그러다 드디어 책장을 열어 읽기 시작했다.

논어는 공자의 말씀을 제자들이 모아 엮은 책이다. 유학이 중국뿐 아니라 우리나라에까지 깊이 영향을 미친 점, 특히 거의 2500년이나 지난 지금까지도 완전히 유교의 영향이 사라졌다고 볼수없음을 생각해보면 공자라는 한 사람의 파급력이 정말 어마어마한 것임을 알 수 있었다. 그동안은 그분의 이야기인 논어를 읽지도 못하고, 그저 공자라는 사람에 대한 이러저러한 풍설 등을 다른 책들에서 잡다하게 만날 수 있었는데, 가장 중요한 근본을 잊고 주변 이야기만 들으니 공자를 제대로 이해한 적이 한번도 없다는 생각이었다. 게다가 공자가 없었다면 우리나라가 좀더 발전하지 않았겠냐는 책까지 나오고 있는 요즘이 아닌가. 그럼에도 다시금 많은 사람들, 일반인뿐 아니라 정재계 인사들에게까지 두루 읽히고 있다는 최고의 고전 논어의 내용이 궁금하지 않을 수 없었다.

 

분명한 것은 이 논어라는 책이 공자라는 프리즘으로 그가 처한 춘추시대라는 당대를, 그리고 그 인간의 본질을 뚫어보고자 했다는 점이다. 공자는 냉엄한 잣대로 당대의 인물들을 재단하고 제자들의 일거수일투족도 서릿발같은 말로 단죄했다. 때로는 감성적이고 순진한말로 허심탄회하게 인간 그 자체를 감싸기도 했다. 공자가 고민했던 바로 그 문제들이 오늘 이시점에서 그대로 반복되고 있다는 점을 되새겨본다면 <논어>가 얼마나 인간의 진면목을 꿰뚫었던가를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다. 32p 해제

 

두렵게 생각했던 논어가 대화체로 되어 있어 본문을 읽기 시작하니 번역본을 읽는데 큰 어려움이 없어 놀라울 정도였다. 나는 왜 그토록 거리감을 느꼈던 걸까. 한문으로 직접 읽는게 아니라 번역본을 읽는 거였다면, 중학교 이전에 이미 읽었다라는 친구처럼 그 맘때쯤 읽어도 무리가 없게 느껴질 정도였다.

 

배움의 앞과 뒤 8.17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배울때는 미치지 못할 것처럼 하며, 오히려 그것을 잃어버릴까봐 두려워하듯이 한다." 159p

 

워낙 오래된 고전이기도 하고, 수천년이란 긴세월이 지나면서 현대사회와 고대의 많은 모습이 달라져 있음에 유교의 도리를 강조하는 것만이 옳다고 볼수는 없을 것이다. 그럼에도 논어 속에서 취할 수 있는 얻을 수 있는 지혜가 무궁무진함을 배우는 구절들이 많았다.

 

사람과 말 10.14

마구간에 불이 났다.

공자께서 조정에서 물러나와 말씀하셨다.

"사람이 다쳤느냐?"

(그러고는) 말에 대해서는 묻지 않으셨다.

 

위의 하단 각주를 보면, 본문을 어떻게 끊어 읽는가에 따라 의미가 전혀달라진다라고 한다. 필자처럼 읽는 것이 전통적인 방식이나 "사람은 다쳤는가. 아니구나.(그리고)말에 대해 물어보셨다."라고 번역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사람이 다치지 않은게 가장 중요한 문제임을 알면서도 사소한 상황이거나 할때 우리는 우리도 모르게 물질, 재산에 대비되는 그것에 눈길을 돌릴때가 많다. 또 상대방의 그런 반응에 서운함이 느껴지기도 한다. 성인군자의 마음가짐이란 이런 것이었을까. 물론 공자 역시 제자들에게도 화를 낼때가 있고 노여워하기도 하나 그의 대인의 풍모가 느껴지는 부분이기도 하였다. 각주에 달린대로 새로이 해석되기보다, 전통적인 방식대로 해석되는 것이 사람들에게 더욱 깊은 감동을 줄 것이다. 아이가 사소한 장난이나 부주의한 실수로 무언가를 망가트리거나 엉망인 상태를 만들어놓았을때, 아이의 안전을 챙기는 것이 가장 우선이 되기는 해도, 아이가 다치지 않은 것을 확인하고 난 후에는 엉망이 된 상태 혹은 망가진 물건 등에 대한 화가 샘솟아 아이에게 좀더 조심하지 못했음을 나무라기도 하였다. 공자의 큰 그릇에 비견될 수 없는 나의 평범한 그릇의 크기 차이겠지만 그럼에도 부끄러워지는 순간이었다.

 

논어를 따로 읽은 적은 없었으나 여러 문헌 등을 통해 혹은 학교에서도 인용구절 등을 통해 익히 들은 표현들이 무척 많아 놀랍기도 했다. 논어에 나온줄 모르고 귀에 익은 말들도 또한 많았다. 한자에 능한 편이 아니라, (시험을 위한 한자만 공부했으므로) 한자 원문까지 직접 음미하며 읽을 수는 없었지만 번역자체가 수월하게 이루어져 있었고 매 페이지마다 하단 각주가 친절히 설명되어 있어서 고마운 마음으로 읽을 수 있었다. 요즘 나오는 수많은 명언집들, 자기 계발서들을 읽지 않더라도 고전 중의 고전인 논어에 나오는 말 중 명구절을 기억해 자신의 거울로 삼으면 자기발전의 충분한 도움이 되리라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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