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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키는 맛있다 - 군침 도는 이스탄불 뒷골목 맛집 기행 ㅣ 여행인 시리즈 7
안셀 멀린스.이갈 슐라이퍼 지음, 나은희 옮김 / 시공사 / 2012년 3월
평점 :
품절

아직 유럽도 못 가봤지만, 꼭 가보고 싶은 나라가 한 곳 있는데 바로 터키다. 서유럽과 동유럽 모두 여행하고 온 사람들이 그 다음에 선택하게 된다는 터키, 그리고 누가 다녀와도 모두가 만족스러운 여행이었다라는 이야기만 들려주었던 터키. 동서양의 문화가 조화를 이루고 있고, 천혜의 자연이 어우러져 다른 곳에서는 절대 볼 수 없는 절경등을 연출하는 그곳이 바로 터키이다.
게다가 세계 3대 진미로 통하는 터키의 요리는 너무나 맛보고 싶었으나 말로만 들었을뿐 제대로 아는 바가 거의 없었다.
우리나라에 대해 우호적인 감정을 갖고 있어서 형제의 나라라 불리기도 하는 터키이기에 여행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는 것도 있겠지만, 무엇보다도 세계 3대진미와 누구라도 칭찬하지 않을 수 없다는 터키의 그 모든 추억들이 당장 떠나고픈 마음을 부채질하지 않을 수 없었다. 어쩌면 유럽보다도 더 먼저 가보고픈 그곳이기에 내년에 칠순이 되시는 시부모님께도 대리만족차원에서 (내가 당장 못 가니) 터키 여행을 권해드리고 싶은 심정이다.
여행지를 선택하고 나서, 가장 먼저 알아보는 것이 관광 명승지 조사보다도 주된 경로에 따른 맛집 조사가 우선이 되었다. 언제부터 이렇게 주객이 전도되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우선 입이 즐겁고 나서야 눈이 즐거운 생각이 들기 시작했기에 몸과 마음을 편히 할 수 있는 안락한 숙소와 더불어 맛집 조사 또한 중요한 여행 준비 단계가 되었다.


이 책은 바로 터키의 맛집, 그것도 현지에서 십여년을 생활한 사람들이 발굴한 숨은 맛집을 가득 실어놓은 고마운 안내서이다. 현재 저자 두명은 이스탄불잇츠 닷컴이라는 터키 맛집 홈페이지를 운영중이기도 하다. 찾아들어가보니 아주 최근까지도 새로운 정보가 신속하게 업데이트 되고 있었다.
우리나라에서도 여행을 가서, 관광객들만 바글바글한 맛집과 현지인들이 숨겨두고 찾아가는 (물론 일부러 숨긴것은 아니겠지만, 관광객들을 위한 식당은 홍보를 많이 해 거창하게 알려진 것에 반해 현지인들이 찾아가는 곳은 뒷 골목 허름한 식당일 지언정 맛은 홍보용 식당과 월등한 차이를 보이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숨은 맛집 중에서 골라보라 한다면 되도록 숨은 맛집을 고르고자 하는 것이 인지상정 아니었던가. 해외라고 다를 바가 없을 것이다. 세계 3대 진미를 자랑하는 터키에서 관광객들을 가벼이 눈속임할 그런 겉맛만 훑고 오기보다 현지인들처럼 즐길 수 있는 맛을 제대로 향유하고 오는 것이야말로 터키 여행을 제대로 다녀왔다 말할 수있는 시작이 아닐까 싶다.
화려하면서도 규모가 큰 음식점은 살짝 접어두겠다. 이 책에서는 요리를 사랑하는 사람들을 위해 훌륭한 음식을 대접하는 '작지만 좋은'식당들만을 소개하고자 한다. ..중략..
동종 업계 내에서도 저렴하거나 중간 수준의 가격을 유지하는 식당이라는 점과 가장 제대로 된 음식을 선보이는 곳이라는 점이다. 9p

주로 케밥과 터키의 쫄깃한 아이스크림 정도만 떠올렸던 내게 역자의 터키 음식에 대한 전반적인 소개는 맛집 소개에 앞서서 기본 정보가 되어주었다. 수프의 세계가 우리가 상상하는 그 이상이라는 점과 타틀르라는 디저트 문화가 상당히 발전되었다는 점들도 말이다. 뒤에 보면 50년 넘게 타틀르만 판매중인 사카리아 타틀르즈스에 대한 소개가 나왔다. 아무 맛도 안나는 모과를 설탕을 가득 넣고 조려서 완전히 다른 새로운 맛으로 재창조해낸다는 것이었다. 78p
악마적이라 할만큼 맛있다는 거리의 수게 식당 메흐메트 데미르의 포장마차의 샌드위치106p도 군침을 넘어가게 만들었다. 비단 잘 차려진 레스토랑의 음식만이 최고의 맛은 아니라는 생각에 깊이 공감하는 바이기에 길거리 음식이라도 현지인들을 장사진을 이루게 만드는 곳이라면 그들이 즐기는 아침식사의 최고봉을 느끼기 위해서라도 꼭 한번 맛을 보고 싶어졌다.

사실 우리나라 사람이 아닌 외국인이 추천하는 현지의 맛이라 어쩌면 우리 입맛에는 그들만큼의 감동까진 없지 않을까 싶은 생각도 들었지만, 담백한 한식뿐 아니라 약간 기름지고 느끼할 수 있는 양식, 중식 등도 두루두루 다 좋아하는 나로써는 외국인이 추천해주는 숨겨진 맛집들의 맛이 입에 잘 맞을 것 같은 생각 또한 들었다.
신선한 생선으로 고객들의 입맛을 사로 잡은 아뎀바바라는 식당의 방금 튀겨낸 바삭바삭한 오징어 튀김에, 다른 곳에서는 절대 맛볼수없는 특별함을 선사해준다는 가자미 튀김 요리까지..142p 같은 생선 요리라도 우리나라와 많이 다를 것 같은 그들의 요리법에 제대로 심취해보고팠다.
한국에서 여행을 떠날때도 늘 숨은 맛집 검색에 열을 올리는 나였기에 이 책이 얼마나 반가웠는지 모른다.
가보고 싶었던 터키의 숨은 맛집이라니, 절대 소장하지 않고는 못 배길 그런 책이 되고 말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