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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메이드 떡레시피 - 전통부터 퓨전까지 내 손으로 만드는 영양만점 떡
허지연 지음 / 넥서스BOOKS / 2012년 2월
구판절판


며칠전 친구에게 듣기론 어떤 유치원에서는 아이 생일날 무조건 절대 파는 음식이 아닌 엄마표 음식으로만 생일상을 차려서 보내야한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보통은 그 달에 생일인 아이가 여럿이라 엄마들이 나눠서 음식을 준비하는데 그달에 하필 생일인 아이가 딸 한명이라 혼자서 모든 생일상을 준비하는데 초라하게 하기 싫어서 케잌부터 굽기 시작해 모든 음식을 직접 다 만들어 보냈다는 것이다. 아이 생일상에 대해 약간의 환상을 갖고 있는 나로서는 혼자 준비하는 것보다 여럿이 나눠서 포틀럭 파티처럼 준비한다면 그리 어렵지 않겠다 착각같은 생각을 하고 있었지만, 케잌만큼은 자신이 없었다. 딱 한번 요리책을 보고 티라미수 케익을 만들어보긴 했지만 그때 이후론 빵을 제대로 구워본적도 없고, 영 용기가 나질 않았기 때문이었다. 더더군다나 떡은 만들어본적도 없었던 것 같다. 이 책 홈메이드 떡 레시피를 읽어보니 건강에도 좋고 맛도 좋은 떡을, 케잌 모양으로 쉽게 쪄낼 수 있는 방법들이 속속 소개되어 있어서 눈길이 갔다.

안 그래도 서양 케잌이 부드럽고 맛은 좋지만 워낙 많은 재료가 들어가고, 또 그런 재료들이 아토피가 있는 아이들에게는 안 좋을 수도 있고, 아토피가 없더라도 너무 달게 먹이고 싶지 않은 아이들에게도 부담스러울 정도의 설탕, 버터, 계란 등이 잔뜩 들어가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떡이라면? 하는 생각이 들었다. 사실 우리 아이도 떡카페에서 떡을 무척 즐겨 먹는다. 무지개떡부터 시작해서 꿀떡까지.. 오히려 일반 카페에서 먹는 빵보다 떡은 먹이는 엄마도 안심이 되어 즐겨 사게 되는 아이템인 것 같다.



그런 떡을 집에서 내가 찐다는 것을 사실 예전에는 미처 생각지 못했다. 워낙 떡카페가 활성화되다보니 손쉽게 구입할 수 있어 더 그랬는지도 모른다. 늘 빵에 관심이 많아 베이킹 레시피만 살펴보다가 떡 레시피를 보고 재료의 간결함과 방법의 순수함에 놀라고 말았다. 부모님 세대의 어른분들이나 잘 만드실 수 있다 믿었던 떡이 레시피로 정형화되면 젊은사람들도 얼마든지 도전할 수있겠단 욕심이 생겼다. (물론 많은 젊은 엄마들이 진작에 떡을 찌고 있었겠지만 나는 참 뒤늦은 충격을 먹었달까? )

작가또한 베이킹에 한참 빠져 있다가 뒤늦게 설탕, 쌀가루, 물 세가지로만 만드는 백설기 앞에 당황을 했다고 한다. 너무 많은 재료와 기술이 필요한 제빵, 그러나 그에 반해 너무나 소박한 재료와 찌기만 하면 되는 간단한 백설기가 과연 어떤 맛이 나려나 싶었는데 의심을 접어두고 맛도 좋고 몸과 마음이 가득 채워지는 그 기분이 너무나 좋았다 한다.

화려한 베이킹 세상에 흠뻑 빠져 있던 제게 단순한 재료만으로도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맛있다'라는 말이 절로 나오게 만드는 떡은 충격 그 자체였어요. 그렇게 떡이란 새로운 세상 속으로 발을 들여놓게되었어요. 사랑은 어느날 갑자기 찾아온다는데 저에게는 떡이 그랬어요. 5p,7p

양가 부모님 생신서부터 아이 생일에 이르기까지 식구들 모든 생일날 손쉽게 구입했던 케잌, 아이의 입맛에 맞게 대부분 고구마 케잌을 구입했는데 끝까지 다 못 먹고 얼리거나 혹은 깜빡하고 냉장고에 오래 두어 버리기도 여러번이었다. 그런데 직접 만든 떡 케잌이라면? 양가 부모님들도 맛있게 잡수실수 있을 것 같았고 설기떡 좋아하는 아이에게도 건강한 맛의 즐거움을 선사할 수 있을 것 같았다. 내가 조그만 부지런을 떨면 정성어린 생일 떡을 만들 수 있겠구나.

초보자를 위한 초간편 떡에서부터 시작이 되는데 사실 동그란 틀에 넣어 예쁘게 찌기만 해도 초간단 떡이라도 떡케잌처럼 보일 것 같았다. 초보자가 처음부터 넘 어려운 떡에 도전을 하면 용기가 나지 않을 것 같으니 쉬운 것부터 도전하고픈 마음이 든다.



또 요즘은 얼려두었다 꺼내먹기 좋은 떡이 아침 식사, 간식 등으로 인기 만점인데 여자들의 티타임을 위한 떡 (간식거리와 다이어트로 나뉜다)부터 연인을 위한 아이디어 떡 등이 눈에 띄었다. 부모님, 남편, 아이 입맛에 맞는 떡 레시피도 따로 분류되어 있었고 각종 기념일에 선물하기 좋은 멋드러진 떡 레시피도 따로 분류되어 선물용으로 근사하게 만들 떡을 따로 궁리하지 않아도 좋을 것 같았다. 떡카페가 떠오르듯 떡과 어울리는 음료와 수프 등도 소개가 되고 남는 떡으로 인절미 와플, 증편 와플, 단호박 떡퐁뒤 등을 만들어냄도 작가의 멋진 활용법이 아닐 수 없었다.

떡 찌는 재료와 도구의 무궁무진한 소개에도 놀랐지만 좀더 쉽게 요리하기 위함이지 모든 재료를 구비하고 시작할 필요는 없을 것 같았다.

하지만 기본 재료인 멥쌀과 찹쌀 손질법부터는 좀더 찬찬히 들여다볼 필요성을 느꼈다. 저자님의 노하우에 나온 쌀가루에 대한 노하우들은 미리 꼭 알아두고 들어가면 좋을 법 했다. 게다가 지방에 살아서 재료를 구입하기 힘든 것들은 온라인 사이트에 소개된대로 구입하면 좋을 것 같았다. 도정한 기일이 짧으면 밥맛이 좋듯, 떡 또한 도정기한이 짧은 쌀로 찌면 더 맛있다 한다. 갓 도정한 쌀을 바로 보내주는 사이트와 브랜드까지 소개되어 이왕 만드는 떡 보다 더 신경쓰는 떡을 할 수 있게 도움을 주었다.

초보 떡 레시피에 소개된 콩설기, 모양도 너무나 예쁜데 건강에도 좋을 것 같은 떡케잌이었다. 아이가 콩을 싫어해 몸에 좋은 콩을 못 먹여 아쉬움이 많았는데 떡에 이렇게 섞어 만들면 콩인지도 모르고 맛있게 잘 먹일 수 있어 좋은 아이디어가 아닐수없었다. 콩의 상태만으로도 벌써 손질법이 달라서 풋콩, 마른콩, 묵은 콩 등에 따라 불리는 시간과 삶는 방법 등이 다르니 좀더 꼼꼼히 참고하여 떡을 만들면 초보라도 손쉽게 쪄낼 수 있을 듯 싶다. 단호박, 무지개, 쑥 등의 익숙한 재료로 만든 설기떡들도 소개되었지만 예상치 못한 재료인 버터,초코, 너트, 커피,두부, 흑마늘 등을 넣은 설기 떡도 있었다. 바나나 떡은 그냥 바나나를 까놓은 줄 착각했을 정도로 잘 만들어 먹는 이들을 깜짝 놀라게 할 재미난 떡이라 생각되었다. 붕어빵에는 붕어가 없어도 바나나떡에는 생바나나의 맛과 향이 가득하다니, (생바나나 외에 바나나우유까지 들어간다.) 아이들 또한 신기한 마음에 더욱 잘 먹는 떡이 될 것 같았다.

제38호 중요 무형 문화재인 정길자 교수님께서 손수만들어주셨다는 물호박 떡도 인상 깊었다. 먹는 순간 정말 맛있었다고 저자분이 설명한 떡이었기에 엄마가 어릴적 가끔 쪄주시던 늙은 호박 설기가 다시 생각나면서 그 순수하고도 깊은 맛이 다시금 그리워졌다. 늙은 호박 자체에 수분이 많아 물주기 양을 좀 줄이라는 팁도 있었다. 또 지난 주말 여행때 엄마께서 직접 쪄주셨던 쑥개떡도 나와 있었는데 책에서의 명칭은 쑥갠떡이었다. (개떡이라고도 많이 부르는 떡이다.) 입에 쩍쩍 붙는 그 맛이 참 좋은 떡인데 봄마다 쑥을 직접 뜯어서 쪄주시는 떡이라 더욱 좋아하는 떡이었다. 저자분도 어린 시절의 그리움을 담은 떡이라 부르는 떡이기도 하였다.

떡에 대한 많은 이야기들이 소개되었기에 카페등에서 인기리에 판매중이라는 찹쌀모플, 인절미 와플 등도 빠지지 않고 소개되었다. 카페에서 먹어본 적은 없었지만 예전 카페 책에 소개된것을 보고 관심갖고 있던 차라 직접 만드는 레시피를 보니 따라해보고 싶어졌다. (와플기가 필요하지만 말이다.)



다양한 떡 레시피가 계랑된 재료와 상세 사진 설명, 그리고 만들기를 더욱 구체화할 팁까지 꼼꼼히 갖추어져서 떡만들기의 길로 초보자를 좀더 빠르고 쉽게 안내해주는 책이란 느낌이었다. 우리 아이의 건강을 위해서라도 떡만들기, 올해는 꼭 도전해볼 생각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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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이네 동네 이야기 한이네 동네 이야기
강전희 지음 / 진선아이 / 2012년 4월
구판절판


42개월 우리 아들이 요즘 너무너무 사랑해주시는 책 중 하나가 바로 한이네 동네 이야기랍니다.

사실 이 책은 아이들 책 카페에서 신간 소개글을 보고 엄마가 먼저 반한 책이었지요. 우리 아이 꼭 보여줘야지 싶었는데, 아니나 다를까 엄마 마음을 읽기라도 한듯 아이도 너무너무 좋아하네요. 아이는 어떤 기분일까요. 아직은 어려서 엄마가 읽어주는 대로 이해하고 숨바꼭질하듯 찾아내는 세밀한 그림에서 매력을 느끼겠지만, 좀더 자라면 엄마 어릴적에 그랬듯이 하나하나의 세심한 그림들을 바라보며 이야기를 만들어내고 마음껏 상상의 나래를 펼칠 수 있을 것 같아요.

그냥 위에서 내려다본 마을 전경이 다가 아니라, 그림 속 사람들이 하나하나의 사연을 담아 살아움직이고 있거든요.

표지만 보고서도 엄마가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해주었는데 (사실 우리 아이는 책 읽기에 한정된 것보다 이렇게 그림을 보며 이야기를 지어내고 설명해주는 것을 더 좋아합니다. 귀찮아서 자꾸 안해주어서 그렇지요.) 책장을 넘겨 이야기를 읽다보니 표지의 장면이 나온 곳에서 만화처럼 말풍선을 넣어서 사람들에게 대화를 입혀주었더라구요. 어느 것 하나 소홀하지 않는 작가의 재치에 저도 놀랐답니다.

우리 아이도 먹어보지도 않은 떡볶이 (아, 궁중 떡볶이는 먹어봤네요) 주문을 다 하더라구요. 책에 나온 내용이랍니다. 떡볶이 일인분만 주세요. 라고 말입니다. 예사로 듣는것 같아도 책에 나온 내용을 어디선가 응용해 말하고 있는 아이를 보면 참 신통방통하단 생각이 들곤 한답니다.

작가의 상상력에서만 나왔다 하기엔 마을이 너무나 정교하답니다. 실제 어느 마을을 내려다본 모습이겠거니 했는데 2010년에 한강 근처 어느 동네의 모습을 그대로 그린 것이라 하네요. 실제 그 동네 사시는 분들은 어? 우리동네다 하고 한눈에 알아보실 수 있겠더라구요. 그만큼 정교하답니다. 세밀화가 아이들 어릴적에 보여주던 동식물 세밀화는 많이봐왔지만 이렇게 동네 모습을 재미나게 살려낸 세밀한 그림 또한 너무나 마음에 드네요. 엄마 머릿속에서 무궁무진한 이야기들이 펼쳐집니다.



사실 지금 살고 있는 곳은 아파트라 8층이긴 해도 내려다보이는 곳이 너무나 밋밋하기만 하답니다. 놀이터가 보이고, 아파트 단지 내 주차장이 보이고 이런게 전부거든요. 그런데 이렇게 다양한 사람 살이 냄새를 맡을 수 있는 일반 주택.그 이야기를 들여다보니 엄마 어릴적생각도 나고 예전 살던 동네도 생각납니다. 아이는 아파트 생활만 해봐서 잘 모를 것이기에 할머니댁이 일반 주택이라 그 이야기를 들려주었어요. 또 엄마 어릴적에 보던 흔들목마 할아버지도 너무 반가웠네요 요즘에도 다니실까요? 아파트에선 뵐수가 없어 말이지요.



옥상에서 강아지 똘이와 함께 동네를 내려다보던 한이가 똘이와 함께 동네 산책에 나섰습니다.

글은 짧지만 그림이 너무나 많은 이야기를 담아내고 있어서 하나하나 설명해주다보면 시간가는 줄 모른답니다. 그래서일까요. 우리 아이 이 책을 너무 좋아해 매일매일 한이네 동네 이야기, 동네 이야기 등등 생각나는대로 부르며 이 책을 찾아 읽어달라 한답니다.

흔들 목마를 타려 했는데 그만 똘이가 어디론가 향해 달려가버렸어요. 똘이가 달려가는 곳을 바라보니 고양이들이 쓰레기봉투를 뒤지고 있었네요. 개들의 본능에 따라 질주하는 똘이. 그리고 대여섯살밖에 안되어 보이는 귀여운 한이가 똘이를 따라 찾아나서는 이야기가 주된 줄거리랍니다. 똘아 기다려~카메라 앵글이 화면을 줌인 했다가 줌 아웃했다가 하는 식으로 가까운 곳에서 똘이와 한이를 잡아내었다가 다시 먼 거리 초점에 맞춰서 위에서 내려다보는 구도로 그림을 그려내기도 합니다. 여기저기 박혀 있는 똘이와 한이를 찾아내는 것도 정말 쏠쏠한 재미네요 우리 아이가 좋아하는 리처드 스캐리 그림책 시리즈 중에서도 그렇게 숨어있는 인물이나 그림 찾기 등이 아이들의 호기심을 더욱 자극하거든요. 최근 보고 있는 코코몽 책도 그렇구요. 그래선지 똘이와 한이 찾기에 더욱 열심인 우리 아들이었징. 물론 워낙 작은 그림에서는 찾기 어려울 수 있겠지만 그래도 너무나 재미있어 하네요



똘이를 찾아 놀이터까지 나왔는데 분명 여기로 온 것 같은데 그새 보이지 않는 똘이.

어느덧 한이는 복잡한 시장골목에까지 들어서고맙니다.

아이 엄마라 그런지 혼자 그렇게 길을 헤메는 한이가 너무나 안타깝고 걱정이 되었네요. 똘이보다도 우리 아이같은 한이가 걱정되어 말이지요. 한이는 똘이 걱정과 길을 잃었단 생각에 울음을 터뜨리고 맙니다. 똘이 녀석은 용케 집에 찾아갔는데 말이예요.

맨 끝에 아이와 똘이가 한바퀴 돈 지도가 그려져 있어요. 우리 아이 그걸 보더니 갑자기 미로찾기라도 되는 양 색연필을 들고 열심히 따라그리며 똘이와 한이의 여행을 따라다니더라구요. 얼마나 열심이었는지 모른답니다.



동네 여러 곳곳을 잘 담아낸 책이었기에 소방서, 우체국, 분식집 , 성당 등 여러 모습들이 빼곡히 생동감 있게 담겨 있었어요.

아이가 너무 좋아하는 소방서도 보이길래, 집근처 가까운 곳에 간이 소방서가 있던 것이 생각나서, 우리 거기 한번 걸어가볼까? 하고 하필 가장 더웠던 어느 날 길을 나섰네요. 예전에 벼르기만 하고 가까워도 못 가본 곳이었는데 아이와 함께 더운날 걸으려니 꽤 오래 걸어간 느낌이었답니다. 그렇게 도착한 소방서에 다행히 소방차 한대가 있었어요. 아이도 신이 나서 가까이에서 구경하고 있는데 소방관 아저씨께서 나오셔서, 인사를 하시면서 아이에게 소방차 태워줄까? 하고 다정하게 말을 걸어주셨는데, 낯 가림 쟁이 우리 아들, 소방차 태워준다 했다고 울먹울먹합니다. 음, 좀더 자라면 얼싸 좋다 하고 타지 않았을까 싶은데 아직은 좀 어린가봅니다. 그렇게 소방차 구경까지 재미나게 하고 돌아온 마을 구경이었어요. 보통은 근처 아파트까지 크게 한바퀴 돌고 엄마 은행이나 가고 아이 아이스크림 하나 먹으면 동네 마실 끝이었는데 말이지요. 아이가 좋아할만한 소방차 보여주고 오니 엄마도 기분이 좋았답니다.



고단했는지 늦도록 쿨쿨 자고 있는 울 아이, 오늘도 아이와 즐거운 동네 마실에 나서볼까 합니다.

이 책을 보고 나니 엄마도 아이와 함께 하는 동네 마실이 더욱 즐거워졌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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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키는 맛있다 - 군침 도는 이스탄불 뒷골목 맛집 기행 여행인 시리즈 7
안셀 멀린스.이갈 슐라이퍼 지음, 나은희 옮김 / 시공사 / 2012년 3월
평점 :
품절


 

 

아직 유럽도 못 가봤지만, 꼭 가보고 싶은 나라가 한 곳 있는데 바로 터키다. 서유럽과 동유럽 모두 여행하고 온 사람들이 그 다음에 선택하게 된다는 터키, 그리고 누가 다녀와도 모두가 만족스러운 여행이었다라는 이야기만 들려주었던 터키. 동서양의 문화가 조화를 이루고 있고, 천혜의 자연이 어우러져 다른 곳에서는 절대 볼 수 없는 절경등을 연출하는 그곳이 바로 터키이다.

게다가 세계 3대 진미로 통하는 터키의 요리는 너무나 맛보고 싶었으나 말로만 들었을뿐 제대로 아는 바가 거의 없었다.

 

우리나라에 대해 우호적인 감정을 갖고 있어서 형제의 나라라 불리기도 하는 터키이기에 여행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는 것도 있겠지만, 무엇보다도 세계 3대진미와 누구라도 칭찬하지 않을 수 없다는 터키의 그 모든 추억들이 당장 떠나고픈 마음을 부채질하지 않을 수 없었다. 어쩌면 유럽보다도 더 먼저 가보고픈 그곳이기에 내년에 칠순이 되시는 시부모님께도 대리만족차원에서 (내가 당장 못 가니) 터키 여행을 권해드리고 싶은 심정이다.

 

여행지를 선택하고 나서, 가장 먼저 알아보는 것이 관광 명승지 조사보다도 주된 경로에 따른 맛집 조사가 우선이 되었다. 언제부터 이렇게 주객이 전도되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우선 입이 즐겁고 나서야 눈이 즐거운 생각이 들기 시작했기에 몸과 마음을 편히 할 수 있는 안락한 숙소와 더불어 맛집 조사 또한 중요한 여행 준비 단계가 되었다.

 

 

이 책은 바로 터키의 맛집, 그것도 현지에서 십여년을 생활한 사람들이 발굴한 숨은 맛집을 가득 실어놓은 고마운 안내서이다. 현재 저자 두명은 이스탄불잇츠 닷컴이라는 터키 맛집 홈페이지를 운영중이기도 하다. 찾아들어가보니 아주 최근까지도 새로운 정보가 신속하게 업데이트 되고 있었다.

우리나라에서도 여행을 가서, 관광객들만 바글바글한 맛집과 현지인들이 숨겨두고 찾아가는 (물론 일부러 숨긴것은 아니겠지만, 관광객들을 위한 식당은 홍보를 많이 해 거창하게 알려진 것에 반해 현지인들이 찾아가는 곳은 뒷 골목 허름한 식당일 지언정 맛은 홍보용 식당과 월등한 차이를 보이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숨은 맛집 중에서 골라보라 한다면 되도록 숨은 맛집을 고르고자 하는 것이 인지상정 아니었던가. 해외라고 다를 바가 없을 것이다. 세계 3대 진미를 자랑하는 터키에서 관광객들을 가벼이 눈속임할 그런 겉맛만 훑고 오기보다 현지인들처럼 즐길 수 있는 맛을 제대로 향유하고 오는 것이야말로 터키 여행을 제대로 다녀왔다 말할 수있는 시작이 아닐까 싶다.

 

 화려하면서도 규모가 큰 음식점은 살짝 접어두겠다. 이 책에서는 요리를 사랑하는 사람들을 위해 훌륭한 음식을 대접하는 '작지만 좋은'식당들만을 소개하고자 한다. ..중략..

동종 업계 내에서도 저렴하거나 중간 수준의 가격을 유지하는 식당이라는 점과 가장 제대로 된 음식을 선보이는 곳이라는 점이다. 9p

 

 

주로 케밥과 터키의 쫄깃한 아이스크림 정도만 떠올렸던 내게 역자의 터키 음식에 대한 전반적인 소개는 맛집 소개에 앞서서 기본 정보가 되어주었다. 수프의 세계가 우리가 상상하는 그 이상이라는 점과 타틀르라는 디저트 문화가 상당히 발전되었다는 점들도 말이다. 뒤에 보면 50년 넘게 타틀르만 판매중인 사카리아 타틀르즈스에 대한 소개가 나왔다. 아무 맛도 안나는 모과를 설탕을 가득 넣고 조려서 완전히 다른 새로운 맛으로 재창조해낸다는 것이었다. 78p

 

악마적이라 할만큼 맛있다는 거리의 수게 식당 메흐메트 데미르의 포장마차의 샌드위치106p도 군침을 넘어가게 만들었다. 비단 잘 차려진 레스토랑의 음식만이 최고의 맛은 아니라는 생각에 깊이 공감하는 바이기에 길거리 음식이라도 현지인들을 장사진을 이루게 만드는 곳이라면 그들이 즐기는 아침식사의 최고봉을 느끼기 위해서라도 꼭 한번 맛을 보고 싶어졌다.

 

 

 사실 우리나라 사람이 아닌 외국인이 추천하는 현지의 맛이라 어쩌면 우리 입맛에는 그들만큼의 감동까진 없지 않을까 싶은 생각도 들었지만, 담백한 한식뿐 아니라 약간 기름지고 느끼할 수 있는 양식, 중식 등도 두루두루 다 좋아하는 나로써는 외국인이 추천해주는 숨겨진 맛집들의 맛이 입에 잘 맞을 것 같은 생각 또한 들었다.

신선한 생선으로 고객들의 입맛을 사로 잡은 아뎀바바라는 식당의 방금 튀겨낸 바삭바삭한 오징어 튀김에, 다른 곳에서는 절대 맛볼수없는 특별함을 선사해준다는 가자미 튀김 요리까지..142p 같은 생선 요리라도 우리나라와 많이 다를 것 같은 그들의 요리법에 제대로 심취해보고팠다.

 

한국에서 여행을 떠날때도 늘 숨은 맛집 검색에 열을 올리는 나였기에 이 책이 얼마나 반가웠는지 모른다.

가보고 싶었던 터키의 숨은 맛집이라니, 절대 소장하지 않고는 못 배길 그런 책이 되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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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 만날 준비됐니? - 알을 품은 아빠 황제펭귄 이야기 네버랜드 자연 그림책 6
김영미 지음, 황정하 그림 / 시공주니어 / 201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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뱃속에 있을땐 어찌 생겼을까 궁금하였고 건강하기만 또 바랬던 그런 아들이 어느새 다섯살이 되었네요. 얼마전까지만 해도 절대로 동생은 낳지 말라고 반대했던 아이가 웬일인지 요즘 들어 동생 이야기를 조금씩 꺼내기 시작했답니다. 자기가 엄마 뱃속에서 태어났다는 이야긴 들려주었는데, 그런데 왜 지금은 엄마 뱃속에 아기가 들어있지 않냐고 궁금해하면서 말이지요. 어떻게 하면 아이가 생겨요? 를 묻기도 하네요.



아빠 만날 준비 됐니?

아이와 태담을 나누고, 뱃속에 품으며 열달동안 고이고이 길러낸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많은 동물들 중에서도 대부분은 엄마들이 아기를 품고 낳는 경우가 많지요. 펭귄의 경우도 마찬가지로 암컷이 알을 낳기는 하되, 4개월간 알을 품어 세상 밖에 나오게 도움을 주는건 수컷이라고 하네요. 추운 겨울동안 아빠 펭귄이 알을 품고 있는동안 엄마 펭귄이 영양 섭취를 하고 돌아온 후에 역할 체인지를 하게 된다고 하더라구요. 어디선가 들었던 내용이었는데, 계속 잊고 있다가 이 책을 보고 다시 떠올리며 정확한 내용은 위키피디아를 찾아보고 알았답니다.

오랜동안 알을 품고 있는 동안 아빠 펭귄은 무슨 생각을 하였을까요?

사람들이 하듯, 뱃속의 아가와 태담을 나누었을까요? 실제든 그렇지 않든, 아빠펭귄의 그런 마음을 예상하며 그림책 작가가 쓴 이야기는 정말 아름답기 그지 없습니다. 그리고 열달간 아이를 품었던 그 엄마의 심정으로 되돌아간 숭고한 기분이 들었네요.



아이 아빠가 원래 아이를 별로 좋아하지 않아, 뱃속의 태아에게 태담 들려주고 하는 일에 큰 관심을 기울이지 않더라구요. 아이 낳고 나선 어떻게 바뀌긴 하겠지 싶었지만 나름 서운한 일들이었답니다. 그런데 놀랍게도 아이가 태어나자 정말로 아이만을 위한 아빠로 180도 바뀌어버려서 저보다도 더 아기를 먼저 챙기는 그런 열성 아빠가 되었답니다. 우리 아이가 예쁘니 이젠 세상 모든 아이들이 다 예쁘다면서 말이지요. 그래서인지 직장일이 아무리 고되고 힘들어도 아빠 퇴근만을 고대하는 아들을 위해 집에 돌아오면 늘 정성껏 아이의 눈높이에 맞춰 놀아준답니다. 남자아이라서 자동차, 비행기 등을 갖고 역할 놀이하는 것을 좋아하는데 아빠는 정말 잘 맞춰주며 놀아줘요. 엄마는 차라리 소꿉장난이라면 하겠는데 이건 영 재미가 없어서인지 못놀아주는데 말입니다.

아빠의 그런 모습을 보면서 임신했을때의 조금 서운했던 감정들이 눈녹듯 사라져버렸네요.

그리고 다시 아빠 펭귄을 바라봅니다.

알 속 아기 펭귄에게 조심스레 말을 건네는 아빠펭귄을 말이지요. 아빠의 부성애이자, 사람들로 말하면 엄마의 모성애까지 동시에 느낄 수 있는, 그러니까 부모의 마음이 고스란히 전해지는, 이 세상 단 하나뿐인 내 아이에 대한 그 소중하고 아름다운 마음을 조금씩 조금씩 알 속 펭귄과의 대화로 이어갑니다. 내 소중한 아이가 나올 날을 기다리며 하루하루의 매서운 추위를 버텨내는 아빠에게 아이는 바깥 세상은 너무 춥다며 알 속에서 좀더 있다 나가겠다 말을 합니다. 그러자 아빠는 아기 펭귄이 궁금해할 바깥 세상의 아름다운 모습과 아기를 기다리는 친구 이야기 등으로 아이가 세상 밖으로 나올 용기를 갖도록 북돋워주었지요.

오랫동안 기다려 온 이 순간!

오 이 감격!

오 내사랑!

아기를 맞이한 이 기쁨은 영원하리라.



태교 이야기를 읽던 그때 그심정으로 돌아간 기분이었답니다.

우리 아이도 좋아하는 펭귄 이야기를 책으로 읽으며 아빠가 알을 품는다는 사실을 놀라워하더라구요.

읽고 또 읽어도 가슴이 참 훈훈해지는 따뜻한 사랑이야기였답니다. 화내지 말고 늘 아이에게 사랑만을 채워주고 싶은데, 아이가 조심하길 바란다는 이유로 자꾸만 소리를 지르고 화를 내는 제 모습에 스스로 실망하게 되네요. 그러지 말자 내 소중한 아이에게 그러지말자 다시한번 되뇌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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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크릿 교토 - 느릿느릿 즐기는 골목 산책 시공사 시크릿 시리즈
박미희 지음 / 시공사 / 2012년 3월
품절


흔히들 많이 다녀오는 일본 여행지가 도쿄 아니면 오사카인 경우가 많다. 내 경우에는 딱 한번 다녀온 여행지가 하우스텐보스를 겨냥한 여행이었기에 후쿠오카와 나가사키를 둘러보고 왔지만, 그냥 일반적인 첫 여행으로는 많이들 도쿄 등지에 다녀오는 듯 싶다. 대도시라 우리나라와 많이 흡사한듯 하면서도 빠르게 변화하는 핫스폿들이 많아 사람들의 기호에 쉽게 부합하는 까닭도 있을 것이다. 교토는 일본 여행 책자 등을 통해 가끔 만나게 되었는데, 옛 수도였던 곳이라 그런지 도시의 화려함보다는 오래된 고찰이나 문물들을 많이 접할 수 있는 곳이라는 느낌이었다. 이 책에서도 교토의 느림에 대한 이야기를 언급한다. 그러면서도 사계절 언제라도 카메라를 들이대기에 아름다운 교토의 풍광을 칭찬하기도 한다.

작가의 눈에 아름답게 비춰진 교토의 모습이 책 속에서 멋지게 소개되어, 어디든 당장이라도 떠나고 싶은 곳으로 만들어 놓았다.

앙증맞은 뒷태를 자랑하는 고양이 표지는 애플사 디자이너가 디자인하고 운영하는 카페의 한 켠 모습이었다. 사실 일본 여행서들을 읽으면서 여성들의 취향에 부합하는 앙증맞고 예쁜 많은 볼거리 들이 가득한 곳들을 보면서 부러운 기분이 들었던 것도 사실이었다. 이왕이면 우리 나라에 이런 곳들이 많아서 관광객들이 좀 많이 오면 좋을텐데 싶은 그런 생각말이다. 카페나 음식점, 다양한 상점들도 우후죽순 새로 생기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수십년, 수백년 길게는 천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그런 곳들이 소개되었다. 이치몬지야라는 곳은 1000년에 창업하여 24대째 영업을 하고 있는 아부리모치 전문점으로 꼬치에 꽂은 찹쌀떡을 콩가루를 뿌려 즉석에서 숯불에 구워 내는 집이라 한다. 여기에 달달한 특제 된장소스를 끼얹어내오는 요리가 아부리모치라는데 바로 앞에 400년 된 또다른 가게 가자리야가 있어 400년동안 라이벌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고 하니 그저 입이 떡 벌어질 따름이었다.



시크릿 시리즈를 몇권 읽어보았는데, 여행다닐때 소장하기 좋은 핸드북 사이즈임에도 꽤 많은 정보의 시크릿 스폿들을 담고 있는게 눈에 띄는 여행서였다. 여행을 미리 눈으로 즐기고 계획할 수 있게끔 충분한 사진이 크고 작은 사이즈로 다양하게 수록되어 있었고, 관광객들에게만 인기끄는 집이 아니라 현지인들이 주로 찾는 맛집이나 핫스폿들까지 꼼꼼히 수록하여, 뜨내기 관광객으로써 다니는 여행보다는 좀더 깊이있게 즐길 수 있는 여행이 되도록 도움을 주었다.

가을에 가장 단풍이 멋진 명소로 꼽힌다는 교토, 그중에서도 가을단풍이 가장 아름답다는 단풍 시즌 인기 최고의 사찰이 에이칸도라고 한다. 절과 관련해서는 에이칸 율사가 아미타여래의 주위를 돌고 있을때 아미타여래가 단에서 내려와 함께 걸으며 "에이칸 너무 느려!"라고 말했다는 재미난 에피소드도 전해진다. 또 교토에서 가장 매력적인 벚꽃 산책길은 철학자의 길은 봄에는 벚꽃, 가을에는 단풍으로 매년 인산인해를 이루는 명소라 하였다. 40.41p



가끔 일본 대표 작가들, 아티스트들이 자신의 블로그에 지금 교토의 게이분샤에 와있습니다.라는 글을 올린다고 할 정도로 인기몰이가 되는 게이분샤는 일본 뿐 아니라 해외 관광객들에게도 그 인기가 대단한 곳이라 한다.69p 책을 좋아하다보니, 구하기 힘든 고서, 절판된 서적 등을 구할 수있는 곳이나 책과 관련된 그 어떤 에피소드를 간직한 곳일지라도 우선 한번 더 눈길이 가기 마련이었는데 워낙 인기가 높은 곳이라 하니 한번쯤 들러볼 수 있음 좋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절벽에 세워져 명실상부한 교토 최고의 인기 사찰로 인기가 드높은 기요미즈데라는 백제 후손 다무라마로 장군이 건립했다라는 설화로 유명하다고 하였다. 77p 알면알수록 백제에서 헤어나올 수 없는 일본이건만 자꾸 역사를 왜곡하는 일본에 대한 아쉬움이 깊게 배어났다. 그리고 일본 속의 백제인들에 대해 언제 좀더 깊게 찾아 읽어보고 싶어졌다.

아기자기한 각종 소품들, 그리고 풍미가 가득하니 맛있을 것 같은 정성스러운 음식 사진들, 유서깊은 고찰들과 자연의 신비로운 조화 등을 보면서 교토의 싱그러운 멋에 제대로 취하는 것 같았다. 언제 꼭 둘러보고 싶은 여행지가 또 이렇게 하나 추가가 되었다. 그땐 꼭 시크릿 교토를 옆에 끼고 캐리어를 끌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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