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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1세 아이가 있는 집에 딱 좋은 가족밥상
마더스고양이 김정미 지음 / 레시피팩토리 / 2012년 3월
아이와 어른이 먹는 반찬이 달라서 아예 두가지 반찬을 따로 해야할때가 많았다. 사실 손이 느린 편이라 한번에 하나 만들기도 힘들어서 반찬을 따로따로 만든다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닌데 아이 반찬을 만들다보면 아빠 먹을게 없고 아빠 입에 맞는 반찬을 만들다보면 아이 먹을 게 없어서 곤혹스러울때가 많았다. 이 책은 아기가 잘먹는 이유식은 따로 있다와 마더스 카페 운영자로 유명한 마더스 고양이님의 유아, 어린이가 있는 가정을 위한 가족 전체 레시피라 할 수 있다. 처음에 이유식 레시피책은 많은데 아이가 이유식을 떼고 유아식, 어린이식에 들어가면서는 참고할 레시피가 많이 부족해서 정말 힘들었었다. 그냥 어른 반찬에 간을 약하게 해서 먹이면 된다는데 아이가 못 먹는 것이 많아서 그게 쉬운 일이 아니었기때문이었다. 지금도 끼니때마다 막막하기는 마찬가지이다. 그래서 구입하게 되었던 이 책.
처음에 책을 받고 대부분의 요리책에 비해 훨씬 작은 책이 와서 깜짝 놀랐다. 요리책 사이즈인 A4 사이즈가 아니라 일반 소설책등의 작은 사이즈였던 것이다. 놀랍게도 189가지나 되는 레시피가 이 작은 책에 빼곡히 담겨 있었다. 이웃님 중에 일반 큰 요리책은 부엌에 펼쳐놓을 공간이 없어 불편하다는 분이 계셨는데 아마 부엌 공간 등의 효율성을 고려해 작게 만들어진게 아닌가 싶었다.
가장 고마웠던 점이 아이와 어른이 함께 먹는 밥상이었다는 점이었다. 아이책 따로 어른책 따로 레시피 두권을 펼쳐놓고 요리하기가 번거로웠던 지라 아이반찬이 한번에 어른반찬이 된다거나 양념만 달리한다는 식으로 참고할 사항이 있어 한권으로 모두 해결이 될 것 같았다. 메뉴를 보면 아이가 매운 맛을 연습하기에 좋은 레시피는 h로, 어른용, 아이용에 양념만 달리해 완성하는 것은 d로, 넉넉히 만들어 냉동보관이 가능한 것은 f로 표기해 메뉴에서부터 미리 한눈에 쉽게 볼 수 있게 도움을 주었다. 꼼꼼한 배려란 이런 것인가보다.
또 아이가 커감에 따라 밥량은 얼마나 먹이면 좋은지 하루에 무엇무엇을 어떻게 얼마나 먹이면 좋은지 막막할 나같은 엄마를 위한 좋은 조언들도 눈에 띄었다. 채소량이 적은 편인데 하루에 푸른 채소와 흰 채소 1/3 접시씩은 먹여야하는구나 싶었다.
책을 산지는 얼마 안되었는데 벌써 따라해본 레시피가 제법 되었다.
화려한 메뉴도 많았지만 어떤 요리를 해먹일지 몰라 막막한 엄마들에게 너무나 손쉽고도 간편히 활용할 가정용 레시피가 많이 소개된 점이 눈에 띄었다. 김치를 씻어 볶아주는 것은 아이들 반찬으로 많이 해주긴 하지만, 막상 또 해주려면 뭘 먹일지 생각안나는 레시피일수 있는데 계란 비빔밥과 마찬가지로 초간단하면서도 이렇게 먹일 수도 있다는것을 배울 수있는 것들이 많아서 (굳이 일러주지 않아도 될것같은 레시피들이 아이엄마들에게는 일일이 도움이 될때가 제법 있다.) 보면서 이것도 해봐야지 저것도 해봐야지 싶은게 참 많았다.
아이에게 책을 주면서 뭐가 제일 먹고 싶냐 하니, 표지에 나온 비빔밥을 먹어보고 싶다 하였다. 때마침 쇠고기 볶음 있던 것을 떡볶이로 모두 해먹어서 비빔밥에 들어갈 고기는 없었지만 야채가 있었기에 야채만 넣고 비빔밥을 해주기로 했다. 책에는 당근과 호박을 따로 다져 볶아주라 했지만 얼마전 볶음밥을 해주려고 애호박, 당근, 양파를 잘게 다져 모듬으로 냉동실에 얼려둔게 있길래 한번에 꺼내 볶아주었다. 볶음밥 말고도 비빔으로 만들 수있다는 발상이 신선했다. 비빔밥은 주로 나물 등만 넣어 비비는줄 알았는데 야채를 볶아 얹어 비비니 좀더 고소하면서도 아이들도 쉽게 먹을 수 있는 비빔밥이 완성되었다. 이 메뉴는 손쉽고도 아이가 좋아해 벌써 몇번을 해주었나 모른다.
새우 마요네즈는 내가 너무나 좋아하는 메뉴라 사실 아이 먹인다는 핑계를 댔지만 내가 먹고 싶어서 분주하게 만들었던 메뉴였다. 새우튀김을 멋스럽게 못 튀기고 검뎅이 뭍게 튀겨서 좀 아쉬웠지만 맛만은 정말 좋았다. 거의 다 내가 먹은 메뉴였다.
비빔국수는 아이용 양념장에 땅콩버터와 갈은 사과가 들어가는 점이 무척 신선하였다. 때마침 집에 땅콩버터가 있길래 만들어보았는데 무척 달콤하고 고소한 맛이 났다. 우리 아이는 아직 고추장을 못 먹어서 고추장은 빼고 만들었는데 매운 맛을 조금씩 연습하는 아이들이라면 약간의 고추장을 레시피대로 섞어 넣어도 좋을 것 같았다. 비빔국수의 양념장으로 어른 것은 일반 양념장과 비슷한 레시피였다. 동시에 아이용과 어른용을 같이 만드는 한그릇 요리라 수월했는데 아쉽게도 우리 아이는 비빔국수(소면도 처음 비빔도 처음이었다)가 처음이라 맛있는 양념에도 불구하고 낯설어해서 많이 먹이지 못했다.
닭갈비는 국수를 만들면서 동시에 만드느라 정신이 없었다. 닭다리살을 발라내 만들었는데 이건 우선 어른용만 만들어봤다. 갑자기 만들게 된 메뉴라 깻잎과 고구마 등 주요 채소가 없이 만든 점이 좀 아쉬웠다. 그래도 국수를 다먹은 신랑이 닭갈비 양념에 밥까지 비벼먹은걸 보면 맛은 있었나보다.
여름이 다가오니 아이가 자꾸 아이스크림만 찾는다. 그래서인지 간식 레시피도 눈길이 자꾸 갔다. 딸기를 넣어 만드는 수제 아이스크림 레시피도 눈에 띄었고 엄마가 먹는 팥빙수에 관심많은 아이를 위해 집에서 우유를 직접 얼려 만드는 우유 빙수 레시피도 따라해보고 싶었다. 우유도 저자는 유기농 우유를 추천한다고 한다. 육아와 살림, 또 카페관리까지 몸이 여러개라도 모자랄 저자분이 아이를 위해 이렇게 정성껏 요리를 만들어낸다는 것이 참으로 대단하다 싶은 일이 아닐수없었다. 뭐든 초간단 쉽게 살아가려던 내게 경종을 울렸달까. 아이를 위해 내일은 무엇을 해줄지 책을 보며 다시 고민을 해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