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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를 누벼라 - 과학 ㅣ 세상의 모든 지식
이지유 지음, 오정택 그림 / 사파리 / 2012년 4월
구판절판
이 책은 별똥별 아줌마가 들려주는 우주 이야기로 10여년간 아이들의 사랑을 받은 이지유님의 신작입니다. 저학년 아이들을 위한 아주 쉬운 우주 입문서라고 소개되어있더라구요. 아이가 아직 다섯살이라 처음 만나는 작가분의 책이었는데, 이 책 한권만 읽고도 담뿍 반해버리고 말았네요. 정말 재미나게 잘 쓰여진 책이거든요. 제가 학창 시절에 배웠던 따분한 과학이나 자연 이야기가 아니라, 아이들이 쉽게 우주에 흥미를 가질 재미난 이야기들로 태양계를 설명해주고 있어요.
오정택님의 그림도 핵심을 딱딱 짚어 멋지게 표현해내었어요. 특히 태양이 중력으로 다른 행성들을 끌어당기고 있는 그림은 압권이었어요. 한번 보면 절대 잊혀지지 않을 것 같은 그림이었답니다.
어릴적 입체 그림이라고 해서, 책갈피나 책받침 등에 각도에 따라 그림이 여러가지로 변하는 그런 그림이 이용되곤 했는데, 이 책에서는 부록으로 들어있는 태양 그림과 책 표지조차도 바로 그런 입체 그림으로 되어 있어요. 일부가 아닌 표지를 통으로 이렇게 입체그림으로 만든것은 처음 봤네요. 이런 기법을 렌티큘러 기법이라고 하네요. 단순 입체그림이 아니라 꽤 많은 그림이 들어가 있었어요. 태양만 해도 눈동자와 입의 모양과 위치 등이 바뀌구요. 태양 주위에 행성들이 공전하고 있는 모습이 각도에 따라 다르게 표현되고, 심지어 우주인이 날아가는 모습과 외계인이 우주선을 타고 있는 모습 등등을 살펴볼 수 있었어요. 정말 아이들이 우주를 여행하는 기분으로 표지에 사로잡힐 것 같았지요.
초록별이라고 하는 지구가 사실은 별이 아니랍니다. 그럼 누가 별일까요? 태양계에 별은 누구일까요?
바로 태양 딱 하나라고 하네요. 스스로 빛을 내는 것만이 별이 될 수 있다고 하니 말입니다.
그럼 지구와 목성 등 다른 태양계의 구성원들은 바로 행성이라고 하지요. 달은 별도 행성도 아닌 위성이 되구요.
이런 정보들이 마치 그림책 이야기처럼 재미나게 펼쳐지기 시작합니다.
잘난척 하는 태양의 반짝반짝한 전구같은 모습도 재치있구요. "부지런히들 돌아"하면서 거만하게 팔짱끼고 다른 행성들을 공전시키는 태양의 모습또한 신선한 느낌이었답니다.
초등 저학년을 위한 아주 쉬운 우주 입문서라는데, 놀랍게도 꽤 많은 지식들이 녹아 들어있었어요.
그런 지식들을 열거해놓은 백과사전식 책들은 지식은 많을지 몰라도 암기하지 않는 이상 눈에 잘 들어오거나 머리에 남지 않을 법 했는데, 이 책은 그림동화처럼 술술 읽다보면 자기도 모르게 우주의 기본은 꿰뚫고 있는 그런 똑똑한 어린이가 되어 있을 그런 책이었지요.
심지어 엄마도 모르는 정보들도 많았어요.
수성의 움푹 팬 구덩이들에 사람들이 세익스피어, 바흐, 괴테, 톨스토이 같은 소설가나 예술가, 철학가의 이름을 붙였대요. 달에도 아리스토텔레스, 코페르니쿠스, 갈릴레이 같은 과학자 이름들이 구덩이에 붙어있다고 하네요.
서양에서는 아름다움과 사랑의 여신 비너스라고 부르는 금성은 우리나라에서는 샛별이라고 부르지요.
해가 질 무렵 서쪽하늘에 나타나 번쩍번쩍 빛나기도 하고 해돋이 전 동쪽 하늘에 나타나기도 한다는 샛별, 금성.
금성이 노랗고 밝게 보이는 이유는 황산 때문이래요.
또, 둥글게만 보이는게 아니라 길쭉해 보여서 우주선이나 UFO로 쉽게 착각한다고 합니다.
달과 태양 말고는 사실 제대로 별을 관찰해본적이 없었는데 금성 또한 망원경으로 보면 둥글게 보이기도 하고 반달이나 초승달처럼 보이는 등, 태양빛이 금성에 닿는 면만 보여서 달모양이 변하듯 변한 모습만 보인다고 합니다.
마치 우주여행 상품이 실제로 나온 듯한 클릭, 우주여행 체험 홈페이지, 일식과 코로나를 설명해주는 별 번쩍 기자의 우주 인터뷰, 소행성들을 소개한 은하계 뉴스 속보(역시 은하계 일보 별번쩍기자 씀), 은하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행성으로 뽑힌 토성에 대해 반대 성명을 내기로 한 목성과의 번쩍번쩍 인터뷰 등의 재미난 특집 칼럼 등도 재미나게 읽을 수 있는 이야기꺼리였지요.
여러 이야기가 있었지만 가장 흥미로웠던 것은 해왕성의 위성 트리톤이었어요.
트리톤에는 가는 질소 물줄기가 여기저기서 8킬로미터 이상 솟구치는데 8킬로미터라면 지구에서 가장 높은 에베레스트 산 높이 정도라고 하니 정말 놀랄 일이 아닐 수 없었어요. 언젠가 지구에서도 우주여행을 가게 될까요? 그렇다면 트리톤에 꼭 가보고 싶은데 너무너무 멀리 있는 별이라 과연 sf 과학 영화처럼 우주여행을 하게 될 날이 오게 될지 모르겠네요.
재미난 우주를 누벼라. 우리 아이에게는 살짝 글밥이 많았지만 초등 저학년 친구들은 정말 재미나게 읽을 그런 책이었답니다. 엄마가 더 재미나게 먼저 읽기도 했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