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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킹 요리킹 : 김치찌개 편 - ‘놀라운 대회 스타킹’이 찾아낸 세계인의 입맛을 사로잡을 김치찌개
SBS 놀라운 대회 스타킹 팀 엮음 / 토트 / 2012년 6월
평점 :
절판

직장다니며 혼자 자취생활을 할 적에 텅 빈 집으로 퇴근하면서 다른 집에서 풍겨오는 김치찌개 냄새를 맡을때처럼 집이 그리운 적이 없었다. 어쩔땐 눈물까지도 찔끔 나게 하는 그런 냄새가 바로 김치찌개 냄새였다. 대학 4년과 직장생활 6년을 서울에서 생활하다보니 외식을 좋아하는 내가 드디어 집밥, 엄마표 김치찌개를 눈물나게 그리워하는 그런 날이 온 것이었다. 대학때도 김치찌개가 먹고 싶은 날은 사서라도 먹고 했지만 엄마가 해주시는 것만큼 맛있다 느낀 적은 별로 없었다.
결혼 후 다른 요리들을 하려면 요리책부터 찾느라 바쁜데 그나마 요리책 없이 금새 만들어내는 것이 김치찌개였다. 멸치육수와 참치를 넣고 끓이는 김치찌개는 정말 뚝딱 끓이면서도 맛이 괜찮아 나도 좋아하는 메뉴였다. 아기는 아직 김치를 못 먹어서 두 식구 먹는 밥상인데다가 집에서 먹는 날이 많지 않아서 금새 김치가 시어버렸기에 신김치를 많이 소비할 김치찌개를 더 애용했던 까닭도 있었는데, 언젠가부터 위염이 생겨서 신 것을 먹기 싫어하는 신랑이 김치찌개도 피하게 되어서 요즘에는 김치찌개를 많이 못 하고 있다.
그래서 친정에 가면 엄마표 김치찌개 먹는것을 무척 좋아하는데 요즘에는 김치찌개 외에 다른 반찬을 더 자주 해주셔서 막상 김치찌개를 잘 먹지 못하고 지내는 요즘이다.
스타킹은 가끔 재미나게 보곤 했는데 요리킹이 진행된것은 미처 몰랐다.
책을 좋아하면서 티브이를 좀 멀리하게 되서이기도 했지만, 요리 경연대회라 재미났을 것 같았다. 예전에 이경규의 꼬꼬면이 나왔던 라면 경연대회 프로그램도 한참 재미나지 않았던가. 스타킹 요리킹은 연예인들보다 실제 숨은 고수, 혹은 요리 파워블로거 등이 다수 참여한 실전 요리대회여서 더욱 맛 면에서 보장하는 대회가 되지 않았을까 싶다.
얼마전 정범균이 티브이에서 인터뷰한 내용을 봤는데, 엄마가 요리대회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뒀던 바로 그 등갈비 김치찌개는, 티브이 방송분에서 본인도 처음 본 메뉴였다 하였는데 그게 바로 이 내용이었구나 싶었다. 책에서는 아들이 집에서 늘 먹던 맛이라고 표현이 되어 있었는데 정작 본인은 처음 먹어보는 엄마표 신메뉴 개발이었던 것. 그 프로에 출연했던 다른 이들이 정말 맛있었다 강추하는 말을 들으니 등갈비 김치찌개 도대체 어떤 맛일지 꼭 만들어보고 싶어졌다.

김치명인 강순의님의 김치에 대한 책을 읽은 적이 있었는데, 종부이자 김치 명인인 그 분 또한 대회 본선에 올라 작품을 선보이셨다. 돼지고기와 고추씨를 넣은게 특징인 김치찌개였다.

1등은 어릴적 아버지가 먹고 남긴 김치찌개 맛을 잊지 못해 전국 김치찌개식당을 돌며 맛을 보고, 옛 어머니의 손맛을 되살리려 노력한 김기홍, 김정훈 부자의 김치찌개가 차지하였다. 양지육수와 콩나물육수, 그리고 밝히지 않은 비밀 육수를 넣어 만든다 하였는데 비밀 육수가 뭘지 궁금해졌다. 노력이 들어간 김치찌개는 어디에서건 빛을 발휘한다.
다양한 퓨전 김치찌개들도 실험작으로 많이 소개되었다.
막걸리를 넣은 김치찌개, 단무지를 넣은 김치찌개, 심지어 인삼을 넣은 김치찌개도 있었다. 샤브샤브나 보쌈으로 즐기는 김치찌개가 있는가하면 라자냐 김치찌개, 김치비스큐 수프, 피자 김치찌개, 포도 김치찌개 등이 다양하게 선보였다.
임꺽정 김치찌개 대표가 만든 피자 김치찌개는 티브이에서 봤던 기억이 났다. 가게에서도 판매중이고, 자녀들에게도 인기가 많다는 피자 김치찌개, 요리에 치즈 들어가는 걸 질겁하는 우리 신랑은 안 좋아하겠지만 혼자서라도 꼭 해먹고 싶은 메뉴가 아닐 수 없었다.
기본 김치찌개서부터 다양한 김치찌개 응용편까지 숨은 고수들의 맛과 솜씨를 배울 수 있는 내용을 레시피로 배울 수 있어 정말 소중한 시간이라고 생각을 하였는데..
한가지 아쉬운 것은 레시피보다 사연이 주가 되고, 스타킹 내용에 많은 초점이 맞춰져 있다는 점이었다. 그런 부분은 요리책에 있어 흥미면으로 볼 수도 있겠지만 스타킹보다 김치찌개 레시피가 궁금했던 내게, (게다가 늘 초보라 자부하는 나이기에) 몇몇 레시피는 재료 분량도 기재되지 않고, 그냥 두루뭉술하게 재료만 나열되어 있어 아쉬움을 더해주었다. 또 많은 부분 비밀 육수라며 비법을 고수하는 레시피가 많아서, 과연 비밀 육수가 빠진 맛을 독자들이 흉내낼수 있을까 싶은 아쉬움이 있었다.
김치찌개를 이렇게도 응용해볼수있다 정도를 참고한다면 모를까, 처음부터 끝까지 따라만들 레시피를 찾는 사람들에게는 다소 아쉬운 책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