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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노우 화이트 앤 더 헌츠맨
릴리 블레이크 지음, 정윤희 옮김 / 북폴리오 / 2012년 5월
평점 :
절판

줄리아 로버츠가 왕비로 등장한 영화 백설공주가 개봉되었을때 비슷한 시기에 스노우 화이트 앤더 헌츠맨도 개봉되었다한다.
극장에서 영화를 보지는 못했지만 원작이 소설로 나와 집에서 읽을 수 있었는데 내가 알고 있던 백설공주와 내용이 많이 달라 놀라운 소설이었다. 말 그대로 당하기만 하는 백설공주가 아니라, 여전사로 거듭난 백설공주랄까? 그동안 공주의 이미지 하면 남의 도움을 받아 자신의 고귀함을 유지하던 그런 모습이 떠오르곤 했는데, 여기 나온 백설공주 -스노우 화이트야 말로 혁신적인 현대여성을 보는 듯 하였다.
우선 왕비 샤를리즈 테론
이블 퀸으로 나오는 그녀의 아름다움은 정말 눈이 부실 정도였다.
아이들 동화책에서는 사악하게만 그려졌던 왕비가 영화 속에서는 말 그대로 눈부신 아름다움을 뽐내, 거울아 거울아 세상에서 누가 가장 예쁘니?를 물을때 거부감이 없게 만들었다. 그림책 속의 왕비가 물으면 사실 거부감이 들지 않겠는가. 백설공주만 예쁘고 왕비는 영 무섭게 생겨서 말이지.
일반 마녀가 아닌 이블 퀸.
그녀는 그녀 나름대로의 사정을 안고 있었지만 그럼에도 그녀의 아름다움과 젊음에 대한 갈망은 백성을 공포로 몰아넣기에 충분하였다.

스노우 화이트, 크리스틴 스튜어트
어디서 많이 봤더라? 싶었는데, 너무나 유명한 트와일라잇의 여주인공이란다.
세상 물정에 어찌나 어두운지, 그녀가 트와일라잇의 남자주인공 로버트 패틴슨과 사귀었다는 사실도 미처 몰랐고, 이 영화의 감독이자 유부남인 루퍼트 샌더슨과 바람을 피웠다는 사실 역시 몰랐다. 영화 원작인 소설을 읽으니, 책 속 등장인물들을 영화로, 사진으로 만나볼 수 있음에 반가운 마음마저 들었다. 영화나 드라마의 아름다운 두 주인공이 사랑에 빠지는 설정은 너무나 로맨틱하지만, 그 사랑이 불륜으로 얼룩졌다니 아쉬운 마음 역시 들었다.
자, 그럼 본론으로 돌아가서..
스노우 화이트 앤더 헌츠맨은, 책을 읽고 이미 한권의 내용이 끝난 줄 알았다.
그런데 결말이긴 하나, 어째 좀 아쉽다 싶었는데 영화가 3부작이란다. 그럼 책도 3권까지 나오는걸까?
라벤나 여왕(영화의 이블 퀸 역)이 백설공주의 아버지를 죽이고 나라를 차지한데는 나름의 이유가 있었다.
집시였던 자신의 어머니와 마을 사람들을 몰락시킨 것이 바로 백설공주의 아버지, 왕의 군대였던 것. 라벤나의 엄마는 라벤나와 오빠 핀을 생명의 끈으로 묶어 연결해주고, 라벤나에게 젊음과 아름다움을 빼앗을 능력을 주었다. 다른 어떤 마법보다도 강력한 힘, 아름다움이야말로 현대에서도 가장 강력한 힘이 되는 것을 라벤나를 통해 간접적으로 시사해주고 있었다.
아름다운 라벤나를 왕비로 맞아들이던 날 밤, 왕은 라벤나에 의해 목숨을 잃고, 핀의 어둠의 군대에 의해 궁궐은 함락되고 말았다. 잔인하게 귀족의 씨를 말리고, 단 하나 남은 백설공주만 탑에 가둔채 내버려두었다.
그러던 어느날, 거울을 향해 누가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지를 묻자, 거울은 늘 왕비가 아름답다 이야기한 날과 다른 의외의 대답을 들려주었다. 백설공주야말로 라벤나의 영생의 댓가가 될 수 있다는 것이었다.
진시황 또한 최고의 강력한 힘과 나라를 소유했으나 영생을 얻지 못해 세상을 떠나고 말았다.
라벤나 역시 최고의 아름다움과 젊음을 유지하나, 매번 소녀들을 통해 빨아들이는 힘에는 한계가 있었는데, 그녀에게 영생을 줄 존재가 바로 그녀가 살려두었던 백설공주라니, 알게 모르게 연결된 백설공주와 자기와의 인연을 생각하며 기쁨에 빠져 있었다.
백설공주는 자신의 목숨을 해하려는 라벤나로부터 운좋게 도망쳐 어둠의 숲으로 들어갔다.
그리고, 라벤나는 그 어둠의 숲에서 마지막까지 살아남았던 헌츠맨, 사냥꾼 에릭을 고용해 백설공주를 찾아 대령하라고 이른다.
백설공주, 왕자, 왕비, 난장이,사냥꾼, 원작에 등장한 인물들이 모조리 등장하지만, 조금씩 역할이 다르게 재설정되었다.
백설공주가 불쌍해 살려두었던 사냥꾼의 역할은 백설공주와 아옹다옹하다가 정이 들어버리는 남자주인공의 자리까지 급 상승하였고, 마지막에 느긋이 등장해 멋진 마무리를 장식하는 왕자는 그저 제 몸 아끼려 몸을 사리는 좀 비겁하게도 보이는 캐릭터로 전락하였다.
무엇보다도 기다란 치마 펄럭이며 난장이 집에서 살림이나 하던 백설공주가 가장 크게 변화하였다.
3부까지 이어지는 스노우 화이트의 내용은 어떠할까?
1권으로 끝나는 줄 알고 결말이 약하다, 어째 좀 아쉽다 싶었던 마음이 다음 권에 대한 기대감으로 차오르는 느낌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