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랄발랄 하은맘의 불량육아 - 0-10세 아이 엄마들의 필독서 지랄발랄 하은맘의 육아 시리즈
김선미 지음 / 무한 / 2012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처음에 이 책 제목을 접했을 적에는 다소 심기가 불편했었다. 아니, 왜 엄마 앞에 이런 말이 붙는 거지? 지나가는 아이들이 하는 욕설과 비속어도 귀에 거슬리는 마당에 왜 아이엄마가 이런 말투로 지은 제목으로 책까지 낸 거지? 하는 생각이 들었다. 100만 어뭉들의 뒷목을 후려쳤다는데, 이젠 100만 1명이 된건가? 하핫. 뒤늦게 하은맘을 알게 되었는데, 책 속 이야기들이 사실 제목을 읽을때처럼 껄끄럽게 느껴지지는 않았다. 오히려, 속이 후련해지는 느낌이 들었달까. 읽으면 읽을수록 그녀의 맺힌 이야기들이, 고상하게 살고자하나 육아의 삶은 고단할 수 밖에 없는 우리 엄마들의 현실을 제대로 반영해주는 것 같아 있는 그대로 속이 다 후련해졌다.

그리고 진심으로 미안해졌다.

늘 반성하는 나지만, 정말 어떤 육아서를 읽어도 늘 나는 아이 앞에서 미안한 엄마였는데, 이 책에서는 정말 제대로 더욱 뼈저리게 나의 잘못을 짚고 있었다.

 

늦은 나이에 아이 엄마가 되어서, 해줄 수 있는게 책 육아밖에 없어 책 읽기만 해줬다는 엄마. 사실 그 말에 나도 좀 공감을 했다. 그러고 싶었다. 아이를 일찍 원에 보낸 것도 아니고, 다른 엄마들처럼 여기저기 학원에 문화센터에 보내지도 않고 홈스쿨 두개 하고 있으나, 따로 복습도 안해주는 게으른 맘인지라, 책만 읽어준다는 것에 공감하고 싶었지만, 하은맘이 말하는 책 육아는 나의 것과는 질적으로도 양적으로도 판이하게 달랐다. 아주 비싼 전집이나 교구를 들이지 않는다는 것만 같을뿐, 그녀는 중고로라도 질좋은 전집들을 마구 들여서 (비싸지 않더라도 검색 후에 얼마든지 들일 수 있다 하니) 정말 새벽 몇시가 넘도록, 아이가 원하는 한 목이 터져 나가더라도 읽어줬다고 한다.

나? 아이가 책 읽어 달라 내밀때가 주로 밤인지라, 욘석이 자기 싫어 그런가 보다 싶어서, 이거 하나만 읽고 자자~ 하면서 딸랑 한 두권 읽어주고 억지로 재우기 일쑤였다.

낮에는 책 열권 가져와~ 엄마가 읽어줄께 하면, 가끔은 먹혔지만, 자기도 찾기 귀찮을터, 슬슬 빠져들기 시작한 레고에 심취해 하루 종일 레고만 만들고, 엄마랑도 레고만 하자고 하는 사태가 빚어지고 말았다. 한동안은 정말 그림만 그려대더니..이젠 레고만..

아기가 좋아한단 핑계로 엄마와 아빠, 친척들까지 모두 레고를 사주고, 아이는 레고만 만든다. 책 열권을 커녕 아무데도 안다니는 울 아들, 책 한권 읽어주지 않고 지나가는 날들도 많아지고 말았다.

 

가장 찔렸던 점. 하은맘은 콕콕 집어내고 있었다.

아이 육아 핑계로, 보다 좋은 전집, 육아 자료를 찾겠단 일념으로 좋아보이는 육아 파워 블로거 방문하고, 카페 등에서 정보 접하느라 날밤 지새우고 다음날 까칠한 컨디션으로, 놀아달라는 내 소중한 아이에게 소리 꽥꽥 지르며 짜증부리는 엄마들, 이 땅에 너무 많다는데 바로 여기 하나 있었다. 게다가 그렇게 육아서니 육아 정보니 찾는것 외에도 난 너무 내 책 읽기와 인터넷 삼매경에 소모하는 시간이 너무나 많았다. 지금도 새벽 세시반이다. 이러고 낮에는 아이 앞에서 낮잠 좀 자겠다 뻔뻔하게 졸라대겠지. 이런 엄마가 어디 있을꼬.

 

 

오늘 하루 몇권의 책을 읽었느냐를 고민하는 애미는 '하수'다.

지 블로그에 북트리랍시고 그날 읽은 책 사진 찍고 제목까지

일일이 치고 앉았는 애미는 더 하수다.

그 시간에 잠을 자든가 육아서를 보든가 휴식을 취해야

담날 피곤에 쩔어 애한테 진상 떨지않고 웃는 낯을 들이밀지. 쯧쯧쯧..

지가 꽂힌 책 한권을 애는 종일 수십번 보고 또 보고,

읽어주는 애미는 돌아버리고 욕이 나온다.

그러면서 소가 되새김질하듯 먹고 또 먹고 되뇌이고 소화키셔

피를 만들고 살을 만든다.

반복해서 읽은 1~2권이 권수 세며 뻘짓한 30~40권 보다 120배는 더 의미가 있다.

그걸 깨달은 애미가 비로소 '고수'를 향해 간느 거다.

파도를 타듯이 유유히 포물선을 그리듯 여유롭게, 하지만 뜨겁게...

책에 빠져들게 하기 위해 내 무릎에 슬쩍 눕듯이 앉혀 책을 읽어줬다.

애 잘때 하고 있던 쥐시장질, 소똥이네질 마저 하고 싶어 디지는 줄 알았고

이비에쑤, 투니전철 틀어주고 싶어 죽는 줄 알았다.

근데 그래버리면 그냥 오전은 땡~! 낮 동안 책은 그냥 꽝!이

되어버린다는 걸 너무나 잘 알기에 욕구를 참고 자제했던 거다. 158.159p

 

 

 

다 집어치우고, 아이 잘때 자고, 아이 놀아달랄때 놀아주고, 나가기 싫다면 억지로 나가지 말고 집에서 에어컨 틀고 책 읽어주라 말한다.

친구들 만나 밥 사먹고, 아이 손에 핸드폰 쥐어줄 시간에 집에서 아이와 편안하게 책 보고, 재미나게 놀아주고 그렇게 아이의 어린 시절을 보내주라 말한다. 아낀 돈으로 한달에 저렴하게 들인 전집 한질이 아이의 소중한 자양분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아이 영어도, 한글 책 읽기처럼 그렇게 방대한 양이 쌓여야 한다 말하고 있었다.

그녀의 말이 사람들에게 씨알이 먹히는 까닭은, 그 모든 것을 아웃풋으로 표현해내는 그녀의 소중한 딸 하은이가 있어 가능한 일이었다.

11살 하은이는 네이티브 스피커 부럽지 않은 원어민 발음에 해리포터, 39클루스 같은 책들을 원서로 줄줄이 읽어내리는 아이가 되어 있었다.

 

아이 다섯살에 정말 생판 놀리기만 하고 있는 나, 하은맘 말대로 바지 뒷 주머니에 포스트잇과 매직 하나 들고 다니지 않던 나, 반성 많이 해야함을 알았다. 한글이 야호 남들 다 보는데 울 아들만 호랑이 무섭다고 싫어한다고 걱정하며 엄마표 한글 우리집에선 못하겠다 걱정했던 내가 얼마나 무심했던건지 깨닫게 되었다. 한글 떼기, 영어 떼기, 하은맘표 식으로 하는거, 절대 쉬워보이지 않지만, 아이를 위해 손놓고 있다, 나중에 갑자기 아이 혼자 천재 되기만을 바라는 간 큰 엄마 아니라면, "애씀" 정말 말 그대로 그녀가 좋아한다는 그 애씀을, 육아를, 아이를 위해 해봐야함이 아닌가 싶었다.

 

정말 절절하게 공감되는 책이어서, 백점 만점 주고 싶은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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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 부식 열도 1 금융 부식 열도 시리즈 1
다카스기 료 지음, 이윤정 옮김 / 펄프 / 2012년 7월
평점 :
절판


 

 

사실 물가가 너무 오르다보니, 책 한권 값이 만원을 호가하고, 이만원 가까이 되는 책들이 늘고 있는 것에도, 책에서 얻을 수 있는 기쁨의 크기를 생각해본다면, 아깝다 할 부분이 아니기는 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책보다는 손이 더 빨리 가는 것이 인터넷이나 영화 등의 영상 정보인지라, 다시 책으로 눈길을 돌리게 하는 대안 중의 하나가 책가 인하가 될 수 있다면, 책으로 손길을 뻗으려는 사람들이 하나 둘 더 늘게 되지 않을까?

 

아이들 책인 비룡소, 세계 문학 전집과 다양한 양서로 유명한 민음사에서 새로이 만든 펄프는 이런 목적에서 만들어진 출판사가 아닐까 싶었다. 커피 두 잔 값으로 책 한권의 기쁨을 맞이할 수 있다. 게다가, 그 내용 또한 가벼운 문고판이 아니라, 권당 500페이지가 넘는 방대한 두께와 내용 역시 충실해서, 읽는 재미가 만원 이상의 책에 절대 뒤지지 않는다.

 

책을 본 사람들은 알겠지만 아낀 부분은 책 표지를 이중으로 하거나, 선전을 과대하게 하는 등의 과대 포장, 광고 등의 부문이 확 줄어들었음을 알 수 있다. 또한, 펄프라는 이름에 알맞게 책의 종이 또한 두께가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가벼우면서도 일반 책의 종이보다는 품질은 좀 떨어질 것 같은 그런 느낌이 팍팍 드는 종이를 사용하여 다양하게 원가 절감을 시도했음을 알 수 있었다. 이런들 어떠하고 저런들 어떠한가. 내가 좋아하는 책을 보다 저렴한 가격에 즐길 수 있다면.. 이런 방법 또한 하나의 대안이 될 수 있음에, 그 길에 앞장 서준 민음사에게 고마운 마음이 드는 것을.

 

펄프에서 나온 책들로는 금융 부실 열도 1,2권, 디킨스의 최후 1,2권, 모르페우스의 영역, 데드 조커 1,2권 등이 있었다. 앞으로도 새로운 흥미진진한 신간들이 쭈욱 연달아 나올 예정이다. 글자만 강조된 표지가 다소 갑갑한 느낌을 주기도 하지만, 평소 일본 소설들을 재미나게 읽어온 터라 (요즘같이 독도 망언들을 일삼을때면 그나마 애용하는 일본 작가의 책마저 손에서 놔야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경제 방면에 둔감한 나였지만 박진감 넘치는 대작 금융 소설이라는 이 작품에, 지루해보이는 표지 따위는 잊기로 하였다.

 

 

 

역시나 한번 손에 잡으니 금새 휘리릭 넘어가는 이야기가 진행되었다.

흔히 일본의 경제 상황이나 여러 악조건 들이 우리가 조금 늦게 답습하고 있다라는 이야기를 많이들 한다. 부동산 버블이 빠진 상황도 그랬고, 신의 직장이라 믿었던 은행의 줄이은 도산과 부패가 드러나는 것도 우리에게는 현재의 일이나 일본에서는 이미 90년대에 몰아친 일이었다 한다. 이 책은 90년대의 일본 경제 위기를 다루고 있는 내용이라 하였다. 금융 부식 열도, 금융위기의 일본을 드러낸 제목이었다.

 

잘 나가는 엘리트 사원이었던 다케나카에게 어느 날 믿을 수 없는 인사조치가 행해졌다. 강등이라고밖에 생각할 수 없는 총무부의 섭외반으로 발령이 난 것이었다. 너무나 기가 막혀하던 그에게 동기인 스기모토로부터 연락이 왔다. 도쿄대 법학부나 경제학부 출신자로만 구성이 된 MOF 담당들은 소위 최고 잘 나가는 엘리트들이었기에 차기 은행장까지 노리는 사람들도 적지 않았다. 스기모토는 바로 mof 담당이었다. 줄을 잘타 차차차기 은행장을 노리고 있던 스기모토는 동기인 다케나카를 이용해 총회꾼들의 골치아픈 문제, 특히나 극비리에 진행되어야하는 교리쓰 은행 최고 권위자인 회장의 딸의 바람 문제를 해결하려 하였다. 동기임에도 스스로 다케나카의 상사인척, 보고서를 작성해 올리라는 등, 실제 일을 해야하는 건 섭외반 상부 명령이 아닌 자기 명령에 의한 것이라는 등, 다케나카를 좌절하게 만드는 말들을 일삼으면서 말이다.

 

거의 반강제적인 임무를 떠맡으면서 다케나카는 썩을 대로 썩고 곪을 대로 곪은 은행의 이면에 도달하게 되었다.

자신의 이윤과 상관 없다면 다른 사람, 다른 회사 쯤이야 어찌 되든 상관 안하는 사람들의 이야기, 그 속에서 다케나카는 어떻게 벗어날 수 있을까.

 

은행에서 거액의 융자를 얻어 내기 위해 계획적으로 유부녀인 회장 딸에게 접근해 눈먼 돈을 얻어낼 궁리 중인 사람의 치밀한 계획이 드러나는 가 하면, 접대를 위해서 남자들이 가는 곳이 극한적으로 어떤 곳이 나올지 모르는 것에 대한 이야기까지도 드러난다. 여자들이 좋아할 말랑말랑한 러브 라인은 쏙 빠지고, 그저 딱딱하게 느껴질 금융 부패의 이야기들이었지만, 그 몰입도는 상당히 센 편이었다. 정당하게 국민의 돈을 관할해줄거라 철썩같이 믿었던 금융권에서의 알고 보면 너무나 허무하기만 한 비뚫어진 부정부패들이 줄줄이 드러나는 모습은 차라리 눈을 감고 있으면 싶은 그런 부분들이기도 하였다.   

 

 

거의 예견되다 시피한 주인공의 수렁에서 벗어나는 과정은 어찌 진행이 될지, 2권의 내용이 궁금해졌지만 날을 꼴딱 새우고 나니 잠깐이라도 눈을 붙여야겠단 생각이 먼저 들어, 2권은 자고 나서 읽기로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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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집이 좋을까, 저 집이 좋을까? 알이알이 명작그림책 15
다비드 칼리 글, 마르크 부타방 그림, 홍경기 옮김 / 현북스 / 2012년 7월
절판


아이와 함께 알콩달콩 말풍선을 읽어나가는 재미가 있는 그림책이랍니다.
알콩달콩 사이 좋은 무당벌레 부부,날씨 좋은 날, 산책을 나왔다가 버섯도 다까고, 미모사 꽃도 따고, 해바라기 씨도 챙기고, 하다 보니, 짐이 너무 많아져서, 안 그래도 좁은 집에 더 놓을 데가 없어져 버렸어요. 옆집에 살던 친절한 이웃인 거미 아줌마가 바구미 부동산을 추천해줍니다.

이 집이 좋을까, 저 집이 좋을까?

공인중개사 바구미 씨가 소개해주는 집들이 다들 재미나네요.
개암나무로 만든 바구미님네 집은 열쇠가 없어 집 안으로 못 들어간다는데, 잘 보면 문도 그림이라 어차피 들어갈 수가 없어요.
아이들의 다양한 장난감과 우표 등의 주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물건들서부터 자연 환경에까지 다양한 집들이 등장합니다.

정말 바쁘게 바구미씨와 함께 집을 보러다니는 무당벌레부부. 같이 따라다니기만 해도 정말 정신이 없어질 정도지요.

부들부들, 숲 속의 하얀 집을 꿈꾸는 멋쟁이들에게 딱 좋은 말불 버섯. 그런데 구멍을 내니, 펑하는 소리와 함께 매캐해보이는 연기가 피어오르네요. 말불 버섯,들어 본 것 같은데 검색해봐도 잘 모르겠어요. 아뭏든 특이한 버섯임에는 틀림없어 보이네요. 다른 식물이 구멍을 낸다고 연기가 피어오르거나 하지는 않으니 말입니다.

무당벌레 부부가 금슬 좋은 신혼부부다 보니 낭만적인 것도 많이 따지더라구요.
별을 바라보기 좋은 곳, 발코니, 부드러운 이끼까지 모두 마음에 드는 곳을 발견했는데? 그 곳이 민달팽이들의 집임을 알고 서둘러 도망가는 무당벌레 부부지요.

바구미 씨의 말도 재미나지요.
컴컴한 땅속으로 무당벌레 부부를 안내하면서, "나이를 먹으니까 이런 데가 편하더라구요." 하며 부부를 놀라게 하기도 합니다. 음, 엄마는나이를 먹어도 (아직 덜 먹은건가?) 컴컴한 지하는 싫은데 말입니다. 말 둘러대는 것도 넉살 좋은 공인중개사 다워요.
공기가 너무 눅눅하다는 부부의 말에 "적당히 습해야 건강에 좋아요"라는 이야기로 받아치니까요.

무당벌레의 집 찾기 이야기라고 해서, 좀더 평범하고 지루할 수도 있는 그런 이야기들을 연상했는데, 꽤 다양한 집보기 이야기가 나와서 재미나게 읽었답니다. 다섯살 아이도, 다양한 그림으로 종알종알 엄마와 이야기할 수 있는 상황을 충분히 즐겼고 말입니다.

무당벌레 부부가 결국 어떤 집을 선택하게 될지 궁금했는데, 아마도 표지에 나온 그 집이 아닐까 싶어요.
결론까지는 뒷부분에는 안나왔지만 말이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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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라 덩컨 1 - 아더월드와 마법사들 타라 덩컨
소피 오두인 마미코니안 지음, 이원희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0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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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그 유명하다는 해리포터와 반지의 제왕을 나는 영화로만 보고 책으로 읽어본 적이 없었다. 영화로, 압도적인 풍경과 멋진 움직임을 확인하고 나니 책으로 다시 읽을 생각이 들지를 않았던 작품이 바로 그 두작품이었는데, 해리포터에 비견되는 인기를 누렸다는 (유럽에서) 타라 덩컨은 아직 어떤 작품으로도 접해본적이 없어서 책으로 먼저 만나봄에 두근거림마저 들었다. 아이책, 어른책 가릴 것 없이 두루두루 재미나게 읽고, 환타지 소설도 좋아하는 나로썬 이 책이 무척 반가운 선택이 되었다. 또한 1권 이후의 무수한 책들을 오랫동안 기다려야하는 아쉬움도 없었다. 무려 9권까지 나와있었기때문이었다. 뒤늦게 책을 읽기 시작하는 즐거움은 다음 편을 기다리는 그 기다림의 시간이 확 줄어든다는 장점이 있달까?

 

주인공 소녀 타라는 지구에서는 평범하지만, 극히 친한 친구들을 제외하곤 아무도 모르는 비밀을 갖고 있었다. 바로 아직 스스로 제어하기 힘든 마법을 부릴 수 있다는 것이었다. 특히 화가 극도로 치밀거나 놀라거나 하면 자신도 모르는 마법의 힘으로 주위 사람들을 놀라게 만들 수 있었다. 부모님은 어려서 돌아가시고, 외할머니와 같이 살고 있었는데 외할머니는 극도로 애정 표현을 자제하는 분이었기에 타라는 사실 충분한 사랑을 받지 못하고 자랐다 할 수 있겠다. 그럼에도 그녀는 무척이나 밝고 명랑하다. 또 빠른 판단력이 놀라울 정도기도 하였다. 작가의 두 딸의 성격을 모두 섞어 놓은 주인공이라 하니, 얼마나 애정을 담아 만든 캐릭터인지는 더 말 안해도 알 부분이고, 저자는 이 책을 쓰기 위해 장장 15년이라는 긴 세월을 들여 한 페이지를 수십번 수정해가면서 심혈을 기울여 작품을 썼다. 먼저 발표된 해리포터가 마법학교의 배경을 세우고 있어서, 타라 덩컨에 있던 마법 학교 부분을 대폭 빼버리는 등, 늦게 발표하는 아쉬움을 안고 가기도 하였다. 부모 없이 자란 현실에서는 어려운 형편의 아이, 그리고 마법이라는 힘 앞에서는 그 누구보다 강해지는 주인공에 대한 설정은 두 책에서 비슷하게 나타나기도 하였다.

 

타라는 할머니가 죽을 뻔한 위기에서 구해드림으로써 비로소 자신이 마법을 쓸 수 있다는 것과, 할머니 역시 마법사라는 것, 그리고 아더월드라는 놀라운 세계가 있다는 것을 동시에 알게 되었다. 또 자신이 마법을 쓰면 할머니가 죽을 수 있다는 놀라운 이야기를 접하고, 할머니가 상그라브라는 악의 무리로부터 받은 공격으로부터 재건하는 동안 타라를 돌보기가 힘든 상황이었기에 아더월드의 최고 마법사 솀과 함께 아더월드에 잠시 맡겨지게 되었다. 그 곳에서 타라는 지구에서부터 친구였다 같이 마법사가 된 파브리스, 아더월드에서 처음으로 소개를 받게 된 칼, 말을 더듬지만 놀라운 능력과 비밀을 갖고 있던 친구 무아노까지 단짝 친구들을 만나게 되었다. 홀홀 단신의 힘으로 모든 것을 헤쳐나가기도 하는 어른들의 영웅담과 달리 아이들의 이야기에는 또래집단의 중요성이 부각되는 점이 눈에 띄었다.

 

500페이지가 넘는 꽤 두꺼운 책이었음에도, 그리고 앞으로 장장 몇권이 더 이어질지 모르는 두꺼운 시리즈임에도 불구하고, 정말 빠른 내용으로 스토리가 진행되는 놀라움을 보여주었다.

마법을 절대 써서는 안될 것 같았으나 아더월드에서 조금씩 나타나는 타라의 마법은 다행히 지구의 외할머니에게 안좋은 영향을 미치는 정도가 아니라고 해서, 자극적이지 않은 선에서, 그녀는 자신의 마법을 조금씩 활용하기 시작하였다. 물론 적극적이게는 못했지만.

 

게다가, 새로운 세상 아더월드에는 지구와 다른 것들이 너무나 많았다. 최고 마법사인 솀은 알고 보니, 원래가 용이었다. 또 일정 능력이 있는 마법사들에게는 패밀리어라는 수호 동물이 나타나게 되었는데 남다른 마법사인 타라에게는 너무나 멋진 페가수스 갈랑이 패밀리어로 나타나 모두에게 놀라움을 안겨 주었다. 호시탐탐 타라를 눈엣가시처럼 여기는 안젤리카라는 아이에게는 정작 패밀리어가 보다 더 늦게 나타났지만 말이다. 안젤리카의 질투로 타라를 비롯한 다른 아이들 또한 자칫 목숨을 놓칠 수 있는 (아니 한 아이는 이미 목숨을 잃었을 )상황에 놓이기도 해, 주인공을 향해 독자들을 똘똘 뭉치게 하는 역할로 안젤리카가 안성맞춤임을 알 수 있었다.

 

뱀파이어, 용, 페가수스, 난쟁이, 요정, 환상의 세계에서나 만날 그 모든 이들을 타라와 친구들과 함께 아더월드의 일원으로 만날 수 있는 즐거운 책이었다.

 

1부에서는 타라가 절대 평범하지 않은 마법사임을.. 그리고 그녀의 출생의 비밀(?) 같은 것까지 알게 되는 놀라운 스토리가 펼쳐졌다. 2부에서 타라와 그 친구들의 활약이 어떻게 이어질지, 더욱 기대되는 내용이 아닐 수 없었다. 두껍지만 동심으로 돌아가 정말 재미나게 읽은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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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 터키에 꽂히다 - 걷기의 여왕 오마이뉴스 파워블로거 유혜준 기자 터키에 뜨다
유혜준 지음 / 미래의창 / 2012년 8월
절판


서유럽을 다녀온 후에는 동유럽을 다녀오고, 또 그 이후에는 터키를 찾는게 여행의 수순이라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아직 유럽도 못 가봐서, 터키 여행까지 관심을 갖지 못했는데, 이 곳이 의외로 다녀온 모든 사람들에게 호평을 듣는단 말을 들었기에, 가보지 못한 터키에 벌써부터 호감을 갖고 있는 터였다. 특히나 우리나라와 형제의 나라와 같은 곳이라 우호적이고, 특히나 터키 남자들이 한국 여성들에게 친절하다 하니 그것 또한 기분 좋은 일이 아닐 수 없었다.



전국 곳곳을 발로 걸어 여행한 것도 모자라, 히말라야와 백두산, 만리장성 트레킹까지 마친 오마이 뉴스의 기자, 필명 올리브인 유혜준 기자가 터키에 한달간 여행한, 그 뜨거웠던 여름의 기록을 남겨주었다. 사진과 함께. 여행을 좋아하지만, 언제든 떠날 여건이 되지는 않는 아기엄마로써, 주로 책을 통해 대리만족을 하거나 미리 계획을 세우길 좋아하는 독자의 한사람으로써 그녀의 책 속에 깊이 빠져들게 되었다.



동생과 단둘이 30일간 터키 자유여행을 하게 되었다는 그녀. 사실 그 긴 시간의 휴가와 여행일정도 부러웠지만 겁이 많은 터라, 자유 여행으로 낯선 곳을 돌아다니는 것에 대해서는 두려움이 앞서는 터라 그녀의 꼼꼼여행 후기를 자세히 들여다보는 것으로 우선 만족해야했다. 그리고 언젠가 가게 될, 가보고 싶은 바로 그 곳 터키의 이야기를 그녀의 후기를 통해 만날 수 있었다.

가보지도 않은 터키를, 난 주위 분들께 참 많이도 추천한다. 이것도 오지랖이라면 오지랖이다. 다양한 오지랖. 진짜 가본 곳만 추천하자면, 동남아, 일본, 호주, 뉴질랜드, 홍콩 정도인데 어른들께 추천할 곳으론 그리 마땅한 곳들이 아니었다. 시부모님께서 서유럽과 일본, 호주는 다녀오셨는데 내년에 칠순이라 여행을 계획 중이시라 어디를 추천드릴까 하다가 동유럽과 터키를 말씀 드렸더니 동유럽은 별로다 하시고, 터키가 모두 괜찮다 하니 그곳에 가보고 싶다 하시었다. 그래, 가보지 못한 곳이지만 두루두루 책으로라도 정보를 접해서 어디어디는 꼭 관심있게 보시라고 말씀드리고 싶었다.



그녀의 여행일정을 둘러보니, 정말 터키를 두루두루 넓게 경유하고 왔다. 그러면서도 빡빡한 일정을 잡지 않고 한 곳에서 사흘 정도씩 묵으면서 여유롭게 주위를 둘러보았다 한다. 여행에서 뺵빽히 깃발만 꽂고 다니는 점찍기식 여행은 정말 나중에 내가 뭘 보고 왔나 하는 아쉬움만 남을 때가 많다. 그녀는 그 단점을 보완하는 여행을 즐기고 온 것이다.


과거와 현재, 동양과 서양이 공존한다는 매력적인 나라 터키, 그 곳에서 유독 동양 여성들에게 관심 많고 친절한 터키 남성들도 많이 만나고 (때론 과잉 친절에 잘못 속아넘어갈 수 있으니 조심해야한다.) 이스탄불에서는 우리나라에서는 볼 수 없는 트램을 만날 수 있다. 관광객들도 많이 이용하고, 사실 편리하기도 해서, 때론 짐짝처럼 실려다닐 수도 있다니 이건 조심해야할 문제. 트램을 보니, 이층 버스 타러 영국 가자고 졸라대는 다섯살 아들이 생각난다. 트램 보면 이건 또 무슨 차냐며 얼마나 신기해할까? 자동차라면 무조건 열광하는 아이들에게도 신기한 볼거리가 될 것이다.


인간이 만든 가장 위대한 건축물이라는 아야 소피아 대성당은 술탄 아흐멧 모스크 바로 앞에 있다. 31p

아야 소피아 대성당은 술탄 아흐멧 모스크보다 훨씬 이전인 537년에 세워졌다. 아야 소피아 대성당은 같은 자리에 세 번이나 세워진 역사를 갖고 있다. 32p 파괴되고 재건되는 것은 물론 종교의 화를 입기도 한다. 모스크로 개종되기도 하고, 박물관으로 바뀌기도 하였다.

터키의 독특한 자연 풍광들도 볼 거리가 많다지만, 동서양의 문화가 절묘하게 혼합된 문화와 건축 양식 등 사람들이 남긴 양식 또한 다양하게 두루두루 볼거리가 많다는 이야기를 종종 접했는데, 인간이 만든 가장 위대한 건축물이라니.. 입장료가 세다고 저자가 불평하기는 했지만 정말 꼭 눈으로 확인해보고 싶은 곳이었다. 7~8월은 터키 여행 성수기라니 그 때를 피해서 다녀와야할것같다.



아가사 크리스티의 소설 오리엔트 특급 살인을 떠올리며 오리엔트 특급 열차의 종착역인 시르케지 역을 찾기도 한다. 사실 책을 좋아하는 한 사람으로써, 좋아하는 책의 관련 배경을 이렇게 직접 찾아보는 것도 의미가 깊겠다 싶었다. 따라해보고 싶은 여행 중 하나였다. 우리나라의 관광 명소 중에서도 유명한 드라마나 책의 배경이 되는 곳들이 있는 것과 마찬가지로 말이다.



터키의 음식이 그렇게 맛있다던데, 그 중 고등어가 들어간 케밥이 맛있대서 처음엔 좀 의아스러웠던 적이 있었다. 그런데 고등어를 맛있게 구워 넣는다면 제법 어울릴 법도 하겠단 생각이 들었는데 저자는 맛있게 먹고 동생은 좀 비려 했단다. 생선을 좋아하시는 어머님께 현지 요리로 추천드릴까 하는 메뉴 중 하나가 고등어 케밥인데 어떠실지 모르겠다.

그랜드 바자르 근처 식당에서 저녁 식사로 치킨 케밥을 먹었다.

짜다, 짜. 누가 그랬나. 우리나라 음식이 너무 짜다로. 터키의 음식은 우리나라 음식보다 더 짠 편이었다. 소금을 그릇째 들이부은것이 아닐까 싶을 정도로. 86p 음, 좀 싱겁게 드시는 우리 어머님, 짠 음식 싫어하실텐데 요건 좀 걱정이 된다.



저자의 눈을 따라 여행하다 보니, 턱턱 숨이 막히는 터키의 더위를 몸소 체험한 것도 같고, 별 다섯짜리 호텔비도 흥정이 되는 놀라운 모습을 직접 체험해보고 싶은 생각도 들었다. 심지어 아침 여덟시에 이른 체크인을 해서 28시간이나 일박 요금에 머무를 수 있었다니 (아침을 두번이나 먹으면서 말이다.) 정말 부러운 일이 아닐 수 없었다. 다만 별다섯 호텔이긴 하였으나 예전 명소를 호텔로 바꾼 것이라, 유서가 깊은 것이지 호텔의 시설까지 빼어나진 않아 아쉬웠다는 점도 지적되었다.




반이라는 이름의 도시의 대표 상징이 고양이, 그것도 오드 아이를 가진 고양이라는 것이 무척이나 독특하였다. 흔하지 않은 이 고양이가 그 도시의 상징이자, 그 도시에는 상당히 흔한 모양이었다. 꽤 많은 오드 아이 고양이 들이 있다고 하니 말이다. 한쪽 눈이 파랗고, 한쪽 눈은 노란.. 파란 보석같은 눈으로는 앞을 볼 수가 없다니 그 점은 무척 안타까웠지만, 오드 아이라는 이름으로 우리나라에서도 가끔 접해본 적 있었던 그 고양이를 아예 한 마을의 상징이 된다고 하니 처음 접하는 놀라운 이야기기도 하였다.





사람들이 흔히 가는 터키의 관광지 이야기만 나오는 것이 아니라, 저자와 동생이 다닌 여행들을, 스릴감 있게 만날 수 있는 즐거움을 만끽할 수 있는 책이었다. 스릴이 있다 함은 맨 처음 숙소만 예약을 하고 이후의 교통편과 숙소는 모두 즉석에서 알아보고 다닌 그 용기 있음에 놀라운 마음이 들었기 때문이었다. 그녀 스스로 영어가 짧다 말하고, 또 터키사람들 중에 영어를 아예 못하는 사람들도 많아 대부분 바디 랭귀지 등으로 의사소통 하기도 하였다 한다.



터키, 많이도 궁금했는데 여성의 눈으로 쓰여진 글을 읽으니 더욱 호기심이 인다.

어떤 곳일까? 나도 그녀처럼 아들을 군대에 보낼 나이에 과감히 여행을 떠나볼 수 있으려나? 그 전에 아이와 패키지로 떠날 확률이 훨씬 높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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