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간 장화
에쿠니 가오리 지음, 신유희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1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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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생활이란, 게다가 우리나라도 아닌 타국 일본 주부가 느낀 결혼 생활의 감상이란, 참으로 이국적이고, 낯설게 느껴져야만 할것 같은데..어찌 이다지도 공통점을 발견할 수가 있는 건지..

태풍 때문에 한동안 외출도 못 하고 살다가, 며칠 전 두 번의 태풍이 왔다는 것이 믿기지 않을 정도로 오늘 갑자기 날씨가 맑아, 친구와 약속을 잡고, 공원에 놀러 갔다가 이 책 이야기를 꺼내게 되었다. 누군가에게, 특히나 결혼한 누군가에게 하지 않으면 견딜 수 없게 만드는 에쿠니만의 매력. 그렇게 난 이 책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그래, 친구에게도 빌려줘야겠다. 읽어보라고.. 그렇게 우리 둘은 금새 공감하였다.

 

처음에, 띠지의 우리, 둘이 있으면 둘다 외로워지는거야. 와  표지의 불협화음, 그것은 단조로운 화음과 견주어 얼마나 매력적인가. 라는 결혼에 대한 표현들이 참으로 불안하게 들리기만 하였다.

그녀는 자신의 결혼 생활에 불만인 것일까? 그런 말을 들으면 어쩐지 부정한 것만 같아서, 이 책을 읽을 엄두를, 처음에는 못 했었던 것 같았다. 그러나, 에쿠니의 책이었기에 그녀의 이야기였기에 읽고 싶었다. 물론 책은 소설로 씌여져 있지만 어쩐지 그녀 속속들이 들어가 실제 결혼생활의 독백을 듣고 나온 느낌이었다.

 

그리고, 다 읽고 나니, 불안한, 어쩐지 불협화음 속의 부부의 일상을 그리고 있으나 10여년이 넘도록 여전히 낯설어하고 불편해하면서도 서로가 서로를 그리워하는 그 모습이 참으로 매력적으로 느껴졌다. 인터넷 등에 떠도는 결혼 몇년차면, 권태기가 어떻네 하는 식의 이야기에서 읽어보자면, 어쩌면 동화같을 수 있는 그런 부부의 이야기기도 하였다.

 

처음에는 아내 히와코의 시선에서만 이야기가 흘러가다가, 중후반서부터는 히와코, 쇼조 둘의 같은 상황 속 다른 이야기와 생각이 번갈아 흘러나온다. 아, 이럴때 이 사람은 이렇게 생각하는 구나, 그렇게 읽어보고 이해할 수 있는 책이었다.

 

여자라, 주부라 그런지 히와코에게 많이 공감이 간다.

아내의 말을 잘 듣지 않는 남편, 시키는 말을 듣지 않는게 아니라, 그냥 평소 아내가 이야기하는 그 모든 것들에 남편은 무신경하게, 응 하고 대답하는게 대부분이다. 그래서, 두가지 이상을 동시에 묻거나 해도 응이라 대답하기에 차라리 두가지 질문은 하지 않는게 낫다. 상대방을 배려하고, 대화에 큰 비중을 차지하는 여성들에게는 그런 남편의 태도는 정말 빵점으로 느껴질수도 있다.

 

게다가 집에서는 손 하나 까딱않는 남편, 아내가 주말에 외출이라도 할라치면, 점심에 먹을 샌드위치마저 아내 손으로 사다주거나, 같이 사러 나가야할 형편이다. 말도 안 듣고, 늘 고집스럽고, 아내가 싫다고 해도 늘 자기 고집대로의 선물을 하는 남편, 크리스마스니까, 내지는 자기가 좋아하는 취향이니까 아내가 반대함에도 불구하고 이야기를 듣지도 않고 자기 멋대로 선물을 하고 만다.

 

그런 남편에게 불안함과 피로함을 동시에 느끼는 아내, 요일제 근무를 하고 있는 직장에서 아무리 못되게 구는 손님이 와도 피로하지않은데, 남편과는 아주 잠깐만 있어도 온 정신을 다 팔린듯, 금새 피로해지고 만다. 이런 저런 불만이 쌓일수밖에 없는 상황, 지쳐버릴 법도 한데, 놀랍게도 남편이 없는 순간순간마다 자유와 행복을 느끼기는 커녕 불안함을 느끼며, 남편 곁으로, 집 안으로 돌아가고픈 그리운 마음을 갖고 있다는 발견에 스스로도 깜짝 놀라고 만다.

 

남편 쇼조, 회사에서는 술자리에 잘 참석 않고 집으로 곧장 향하는 그를 애처가라 부르지만, 스스로는 왜 자신이 애처가인지 모른다.

아내 뿐 아니라 다른 모든 누군가와 대화를 할때, 그 대화의 내용이 겉돌고 귀에 들어오지를 않는다. 어떤 '막'이 쳐진 그런 느낌.

그 막을 스스로 걷어내려 노력하지도 않고, 그냥 불편함만을 느낀다. 그런데, 다른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혹은 그보다 더 쓸데없을 것 같은 아내의 모든 중얼중얼하는 이야기들이, 하나하나 소소하게 그의 귀에 들어오지는 않아도, 다른 사람들의 그것처럼 싫지가 않다. 아내의 것, 아내의 목소리만은 편안하게 느껴진다.

 

에쿠니의 이야기를 읽으면 나도 모르게 내 이야기를 하고 싶어진다.

지난번 에쿠니의 책을 읽으며, 모 작가가 했던 작품 추천 후기란에 그런 이야기가 실려서 깜짝 놀란 적이 있었다.

정말 에쿠니는 자신만의 이야기가 아닌, 독자들에게도 나는,,나는 말이지..하고 자신의 이야기를 꺼내게 만드는 재주가 있다.

정말 털어놓고 싶게 만드는 재주. 늘 에쿠니의 책을 읽으며 나는 그런 느낌을 받아왔는데..

그걸 콕 집어 말해낼수있는 다른 작가의 눈길에도 놀라고 말았다. 나만 그런게 아니었단 말이야? 하고 말이다.

 

결혼생활에 대해 여러 감상이 있다.

작품 속 부부의 불협화음은 좀 심하다 싶을 정도지만, 그럼에도 서로를 그리워하고, 서로에게 낯설어하면서도 조금씩 맞춰가면서 그렇게 살아가고 있다. 아주 깨가 쏟아지게 격정적이지는 않더라도, 그들 나름대로 조용조용하게 평온한 삶을 유지하려 애 쓰고 있다.

정말, 애씀이라는 단어가 생각나는 결혼생활이었다.

 

벽을 보고 이야기하는 느낌은 정말 힘든 느낌일 것이다.

대화를 제일로 중시하는 여성들에게는 남편의 무심한 대꾸, 혹은 무관심해보이는 그 모든 것들이 속상하게 느껴질 수 있는 상황인 것이다.

그럼에도 히와코는 남편 쇼조를 그리워한다.

 

그리고 무심해보이는 쇼조 또한, 아내가 테니스를 치러 간다 했을적에 괜찮다 해놓고, 몰래 숨어서 걱정스러운 모습으로 아무 말 없이 몇주째 그녀를 지켜보고 있었다.

 

이런 부부의 사랑도 있다.

우리 부부는 어떤가?

십년까지는 아니지만, 신혼은 벗어났다 싶을 시간이 지났지만. 여전히 서로를 다 알았다 말하기엔 부족한 생활을 살아왔다.

한뱃속에서 나고 자란 형제 지간에도 다툼이 있고, 하물며 서로의 머릿속을 이해하기엔 어려운 남성과 여성이라는 이성 지간으로 만나, 서로를 완벽하게 이해해 나간다는 것은 어려운 난제일 수 밖에 없다.

 

그러기에 이해와 포용이 필요한 것이다.

서로 너무나 행복할때도 있지만 그만큼 서운한 일도 생긴다.

하나하나 말로 풀어 해결하고 싶은 아내와, 굳이 다 말로 할 필요가 있을까 싶은 남편, 처음에는 그 간극을 풀어가기가 참 어렵다 싶었는데, 그래도 풀어야지~ 그런게 결혼 생활인것을..

 

에쿠니가 이야기하는 결혼 생활 속의 이야기는 공감할 수 있는 부분도 많았고 하나하나 다른 부부라 공감 안되는 상황도 있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참으로 이해되는 상황들이었다. 그래, 에쿠니니까, 이렇게 나를 마음 놓게 만드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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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유괴 따위 안 해
히가시가와 도쿠야 지음, 현정수 옮김 / 서울문화사 / 201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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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히가시가와 도쿠야의 코지 미스터리들은 아주 가볍고 발랄한 느낌이라 상업성이 뛰어난 영화로 만들어도 인기가 좋을 것 같다.

이번 책은 거기에 장르 하나를 더 더했다. 유머 미스터리에 로맨스까지 추가요.

 

그의 작품 첫 부분에는 대개 지명 등 배경에 대한 자세한 설명(?)등이 히가시가와 식으로 첨부가 된다. 음, 히가시가와 뿐이 아니었나? 암튼 이런 플롯 여러번 접한 것 같은데.. 어쨌거나 이 작품의 배경이 되는 시모노세키의 적당한 마을 크기(?)에 대한 설명이 작품의 큰 흐름을 잡아주는데 좋은 배경임을 알려 주고 있었다.

 

방학이 되어도 놀러갈 궁리는 커녕 학비를 벌어야 하는 가난한 학생 쇼타로는 수입이 짭짤하고, 편하고, 식사비와 교통비를 전부 지급받고, 자유롭게 휴가를 낼 수 있고.. 예쁜 여자애들과 한여름의 추억을 만들 수 있는 9p현실에 없을 아르바이트를 꿈꾸며 구인정보지를 뒤적여본다. 아무리 찾아도 그런건 나올 턱이 없겠지. 별 기대 없이 물었던 한 선배에게서 같이 일을 해보자는 제의를 받았는데, 그게 바로 다코야키 장사였다. 찜통같은 더위에 다코야키를 파는 일이 수월할리는 없을 터, 너무 더워 포기하려는 찰나, 주인인 선배가 먼저 두손두발 다 들며, 은근슬쩍 쇼타로에게 트럭을 넘긴다. 단기 임대형식이라며 계획적인 자기 휴가에 들어간 것이었다.

 

그렇게 나홀로 다코야키 장사를 하게 된 쇼타로가 장사를 위해 시모노세키 건너편 모지항에 건너간 것으로 본격적인 이야기가 시작이 되었다. 아무렇지도 않게 해프닝을 재미나게 이야기하는 덤덤한 말투, 이것이야말로 히가시가와 도쿠야 식 매력이 아닐까 싶다. 사실 그런 건데, 그런 마음을 숨기려는 듯, 숨겨지지 않는 눈에 빤히 보이는 것들. 쿡. 그래도 재미나다. 가벼운 유머가 난무(?)하는 이런 책, 금새 술술 잘 읽힌다.

 

다시 중요 본론으로 돌아와서.

갑자기 양복쟁이 두 남자에게 쫓기는 세일러 복의 미소녀 발견. 게다가 그녀는 쇼타로에게 매달리며 도움을 요청하였다.

쇼타로는 우선 둘을 혼자 상대하기에 역부족임을 깨닫고, 먼저 발을 걸어 둘을 넘어뜨린 후에, 니 드롭, 엘보 드롭, 코코넛 크래시, 플라잉 보디 시저스 드롭, 러시안 레그 스윕, 이어서 러닝 넥 브레이커 드롭 등 마치 자이언트 바바의 재림을 연상시키는 레슬링 기술을 날리며 우위를 점했다. 18p 이런 기술이 다 뭔지 하나도 모르겠다만, 어쩐지 슬로모션처럼 제작해도 좋을 이 장면이 말만 들어도 웃음이 나는걸. 어찌하나.

 

얼떨결에 구출한 소녀. 알고 보니 야쿠자 두목의 딸이다.

이를 어쩌나. 게다가 그녀에게 이끌려 시모노세키에서 이상한 개구리 인형을 뽑아, 병원에 누군가를 면회하러 다녀오다 보니 그녀에게는 아버지가 다른 여동생이 하나 있고, 여섯살 난 그 여동생이 수술비가 없어 신장 이식을 받지 못하고 있음을 알게 되었다.

아버지가 자신을 배반하고 떠난 여자의 아이를 거두어줄 것 같지는 않았기에 쇼타로와 하나조노 에리카는 '가짜 유괴'를 감행하고, 인질 협상금으로 동생의 목숨을 구하기로 결의하였다.

 

아, 여기는 무시무시한 하나조노파의 본당.

야쿠자 하면 무조건 다 어마어마 으리으리한 규모만은 아닌가보다. 우리나라 조폭들도 규모가 큰 것만 있는게 아니듯. 하나조노파는 지금 거의 쇠락의 길을 걷고 있어서 전 조직원을 모두 합해도 7명 남짓한 정도에, 현 보스를 맡고 있는 슈고로는 조직원들과 딸 둘의 신뢰마저 잃을 정도로 보스 자격에는 좀 미달인 감이 있는 사람이다. 사실, 스스로도 인정한, 보스들의 구심점이 될 사람은 바로 큰 딸 사쓰키.

 

"그러면 안되는거야? 저기, 아버지. 야쿠자의 보스는 자기 딸만큼은 일반인하고 결혼해서 정상적인 행복을 누리기를 바라는게 보통이라고. 감동적이잖아. 자신이 해온 고생을 딸만은 겪지 않기를 바라는게 부모 마은 아니야? 아버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 거유? 그렇게 나를 야쿠자의 여자로 만들고 싶어?"

"네가 하는 말은 잘 알겠다. 나도 딸은 행복해졌으면 좋겠어. 하지만 말이다. 하나조노 파에는 하나조노 파만의 특수한 사정이 있다고."

"허어? 무슨 사정인데?"

"잘 들어라. 일반적으로 야쿠자 집안이란 보스의 기량에 따라 성립하는 법이다. 즉 하나조노 파는 하나조노 슈고로란 보스의 기량으로 유지되지. 부하들은 하나조노 슈고로에게 충성을 맹세하고, 때로는 목숨도 바친다."

"물론, 다들 그러잖아."

"그게 아니라고오~~~!"

슈고로는 눈 앞의 테이블을 분한 듯 두번 내리쳤다.

"유감스럽게도 그렇지 않아! 하나조노 파는 내 기량으로 유지되지않아. 하나조노 파는 너의 기량으로 유지되고 있어. 사쓰키! 부하들의 충성심은 내가 아니라 너를 향하고 있어!"

60.61p

 

오호. 슈고로. 무기력해보였지만 실상은 현실을 뚫어보는 통찰력(?) 정도는 갖추고 있었던 것이다.

아뭏든 예사롭지 않은 이 하나조노 파의 두 딸들을 중심으로 이렇게 이야기는 흘러간다.

게다가 알고 보니 그 유괴 사건이란, 사실은 일어나지 않아도 될 사건이었는데, 가족간에 충분한 대화가 미처 진행되기도 전에, 에리카의 독단과 혼자만의 오해에 의해 그렇게 진행이 되었다.

 

사쓰코에게는 늘 함부로 대하면서, 에리카는 예뻐서 좋아한다는 철부지 아버지 슈고로는 에리카의 유괴에 정말 정신줄까지 놓아버렸다.

감히 야쿠자 보스의 (아무리 쇠락하였다 해도) 딸을 유괴한 간 큰 녀석들. (들이 된 것은 하나 더 추가요. 바로 쇼타로의 그 어이 없는 선배까지 가짜 유괴범으로 추가가 되었다.) 의 이야기가 얼마나 더 흥미진진하게 흘러갈 것인가.

 

거기에 자꾸만 미소녀 에리카를 향하는 음흉한 (?) 진심의 쇼타로 군까지.

사실 여자가 두명 등장하다 보니 로맨스도 꼭 한커플 이야기만은 아니구나. 뭐 이건 이 정도로만 이야기하기로 하고.

이야기는 가짜 유괴에 살짝 로맨스라 하기엔 궁상맞은 이야기까지 가미가 되어 흥미진진하게 흘러갔다.

잡자마자 아무리 피곤해도 끝을 보게 만드는 필력.

 

기분이 꿀꿀할때 가벼운 오락영화 한 편 보면 기분이 좋아지듯, 이 책을 읽고 그런 기분전환이 되었다.

아자아자 오늘도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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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이지마 레시피
이이지마 나미 지음, 김경은 옮김 / 시드페이퍼 / 2012년 6월
품절


영화 심야식당, 카모메 식당을 한번도 본 적이 없는데, 그 인기는 누누히 이야기로 많이 들어 짐작만 하고 있었다. 이후, 영화와 관련된 음식 레시피를 담은 라이프 1권(라이프 1권 서평 http://melaney.blog.me/50087215638)을 접하고, 요리레시피와 영화 이야기가 담아있는 그 스토리가 있는 레시피에 쏙 빠져들었던 기억이 있다. 누가 어떤 책을 선물로 받고 싶냐 물었을때 주저없이 새로 나온 라이프 2권을 말해서 선물받은 기억도 있다. 책을 보면서 언젠가 심야식당과 카모메 식당도 꼭 봐야지했는데 금새 또 잊고 여태 못 보고 말았다.



영화나 드라마에서 맛있는 음식이 영화 주인공 못지 않게 주된 주인공 역할을 한다는 것은 정말 놀라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물론 음식 하나하나에만 초점을 맞추는 것이 아니라 스토리 전체를 보는 것이겠지만 이런 영화를 본다면 정말 영화를 다 보고 나서, 그 음식 맛이 그리워질 수 밖에 없겠단 생각들이 들었다. 일본 음식을 맛보고 자란 사람들에게는 향수를, 우리처럼 다른 나라의 사람들에게는 맛보고 싶은 호기심을 들게 만드는 요리를 주된 소재로 다룬 영화들, 이이지마 나미는 바로 그 영화의 인기 소울 푸드를 만들어낸 푸드 스타일리스트였다.

그녀가 이 책에서 다룬 음식들은 총 네 영화 속 레시피를 아우르고 있었다.



카모메 식당 (2006)

안경(2007)

수영장(2009)

마더워터(2010)



이미 영화의 배경이나 주인공, 대강의 줄거리 등은 정해지지만 이후의 추가적인 메뉴 구성이라거나 음식에 대한 체계적인 아이디어는 그녀에게서 나온 것이었다.

이렇게 설정에 맞추어 메뉴를 생각하거나 상상의 나래를 펼치면서 레시피를 만드는 것, 이것이 바로 푸드 스타일리스트만이 느낄 수 있는 즐거움이다. 87p



영화에 나온 음식 레시피뿐 아니라, 영화와 관련된, 혹은 그녀 자신의 요리를 사랑하게 된 배경 등의 에세이가 짬짬이 실려 있어서 스토리를 읽는 재미를 더욱 배가 시켜주는 책이었다. 예쁜 얼굴에 넉넉해보이는 푸근한 웃음을 가진 외모, 그녀가 만드는 음식은 최고의 맛을 내는 화려한 메뉴 뿐 아니라, 가장 만들기 손쉬우면서도 아무것도 없을 것 같은 평범한 오니기리라도, 일본 현지 스탭, 핀란드 스텝의 기억에까지 두루 남을 멋진 요리가 되고 말았다.

게다가 그녀의 이름, 이이지마 나미 중 나미라는 말은 핀란드어로 "맛있다"라는 뜻이란다. 나는 핀란드에 오기로 정해져 있었는지도 모른다. 아니 이것은 '우연'이 아니라 '운명'이라고 생각한다. 19p 이이지마라는 뜻이 일어로 밥의 섬으로 풀이가 된다는데, 어쩜 요리라는 자신의 즐거움을 일로 생활로 사랑하고 있는 그녀에게 딱 어울리는 멋진 이름이란 생각이 들었다.


그녀가 이 책에서 다룬 음식들은 총 네 영화 속 레시피를 아우르고 있었다.



카모메 식당 (2006)

안경(2007)

수영장(2009)

마더워터(2010)



이미 영화의 배경이나 주인공, 대강의 줄거리 등은 정해지지만 이후의 추가적인 메뉴 구성이라거나 음식에 대한 체계적인 아이디어는 그녀에게서 나온 것이었다.

이렇게 설정에 맞추어 메뉴를 생각하거나 상상의 나래를 펼치면서 레시피를 만드는 것, 이것이 바로 푸드 스타일리스트만이 느낄 수 있는 즐거움이다. 87p



영화에 나온 음식 레시피뿐 아니라, 영화와 관련된, 혹은 그녀 자신의 요리를 사랑하게 된 배경 등의 에세이가 짬짬이 실려 있어서 스토리를 읽는 재미를 더욱 배가 시켜주는 책이었다. 예쁜 얼굴에 넉넉해보이는 푸근한 웃음을 가진 외모, 그녀가 만드는 음식은 최고의 맛을 내는 화려한 메뉴 뿐 아니라, 가장 만들기 손쉬우면서도 아무것도 없을 것 같은 평범한 오니기리라도, 일본 현지 스탭, 핀란드 스텝의 기억에까지 두루 남을 멋진 요리가 되고 말았다.

게다가 그녀의 이름, 이이지마 나미 중 나미라는 말은 핀란드어로 "맛있다"라는 뜻이란다. 나는 핀란드에 오기로 정해져 있었는지도 모른다. 아니 이것은 '우연'이 아니라 '운명'이라고 생각한다. 19p 이이지마라는 뜻이 일어로 밥의 섬으로 풀이가 된다는데, 어쩜 요리라는 자신의 즐거움을 일로 생활로 사랑하고 있는 그녀에게 딱 어울리는 멋진 이름이란 생각이 들었다.


일본 요리를 많이 먹어보지는 않았지만 우리네 음식과 크게 다르지 않으면서 조금씩 맛이 다른 그 맛에 매료되어 즐겨 찾는 레시피북이 바로 일본 가정요리 레시피북이었다. 이 책에도 다른 책에서 많이 만나 본 그런 요리들이 제법 등장한다. 오니기리, 돼지고기 생강구이, 닭고기 가라아게, 지라시 스시 등이 그랬다. 그럼에도 이 책이 특별할 수 있는 것은 흔히 접할 수 있지만 영화와 혼연일체가 된 바로 그 소울푸드들을 우리집 식탁에 오르게 만들 수 있는 바로 '그 레시피'이기 때문이었다.


영화를 찍으며 현지에서 요리를 배우기도 하였다. 핀란드 현지식당에서 시나몬 롤 굽는 법을 배우기도 하고, 일본에서는 절대 맛을 낼 수 없던 바나나튀김도 태국의 노점에서 할머니에게 직접 배우기도 하였다. 일본에서 찍은 영화도 있지만, 수영장, 카모메 식당처럼 핀란드, 태국 등에서 찍은 영화도 있어서 현지의 음식이 추가가 되거나, 현지 재료로 응용된 일본 요리를 맛볼수 있다는 장점도 있었다.



정말 어떤 맛일까?

솜씨는 부족하지만, 레시피 그대로 따라하기를 좋아하는 주부로써, 영화 속 그 맛을 그대로 식탁에 차려낼 생각에 작은 기대감이 부풀기 시작하였다.

하나같이 맛있어 보이는 풍성한 메뉴들.



영화 좋아하는 신랑과 함께 더운 여름밤 시원한 집에서 영화 한 편 보면서, 그 속의 메뉴는 다음날 식탁에 올리는 그런 낭만을 꿈꾸게 하는 책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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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열 살 지원이의 영어 동화
배지원.최명진 지음 / 남해의봄날 / 201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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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런던 근교에 살고 있는 지원이라는 한국 아이의 작문을 모아 만든 한권의 영어 동화집, 행복한 열살 지원이의 영어 동화를 읽었다.

사실 이 책을 읽을때는 열살 아이가 쓴 영어 동화라 어떤 내용일까? 우리 아들이 자라면서 도움 받을 내용이 있을까 싶은 호기심과 동시에 외국에 살고 있으면서 영어를 쓰는 것은 당연한 일이 아닐까 싶은 안이하고도 약간은 삐딱한 마음까지 동시에 자릴 하고 있었다.

그런데 사실 생각해보면 한국의 열살 아이가 한국어로 동화를 쓴다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니다. 게다가 영국에서 나고 자란 아이도 아니고, 한국에서 세살 반에 런던에 건너간, (물론, 자라면서 영어를 쉽게 접하게 되긴 하였겠지만) 지원이가 작문 시간에 선생님이 주시는 제시어 다섯 단어 정도를 갖고, 한편의 이야기가 아닌, 매편의 이야기가 모두 연계되는 동화를 완성해 나갔다는것은 놀라운 일이 아닐 수 없었다.

게다가 아이가 그린 그림이라곤 믿기 힘들 정도로 깜찍한 등장인물들의 캐릭터도 손수 그렸다. 그림을 잘 그리는 아이가 그릴 법한 그림이기는 하되, 그래도 지원이가 다방면에 두루 재주가 있음을 깨닫게 해주는 순간이었다. 아이들이 손쉽게 떠올릴 수 있는 이야기는 주로 자신의 일상에서 일어나는 이야기를 다룬 경우가 많다. 그래서, 완전히 새로운 동화를 창작해내는 것보다는 일기를 쓰는 일이 좀더 쉽게 느껴지기도 한다. 지원이는 자신의 일상을 바탕으로 글을 쓰되, 베지랜드라는 가상의 공간을 만들어내고, 그 안의 토끼 캐릭터와 마을을 만들어 스무 편이 넘는 에피소드들을 만들어내었다. 출판사에서는 지원이가 써내려간 27편의 에피소드 중 17편을 골라 책에 담았다.

책에는 지원이의 작문을 읽으며 첨삭 조언을 아끼지 않은 선생님의 멘트 또한 고스란히 수록되어 있었다.

학창 시절에 매일 쓰는 일기가 다소 귀찮기는 하였으나, 검사받은 일기장 밑에 실려있던 두 세줄 남짓한 빨간 색의 선생님 멘트가 그렇게 반갑게 느껴질 수가 없었다. 선생님과 편지를 주고 받은 느낌이랄까. 학창시절에는 선생님의 존재가 정말 크게 느껴지기때문에 선생님의 한말씀 한말씀을 일기장에 간직할 수 있다는 것이 행복한 기억이었다.

지원이는 작문 숙제 하나하나에 정성어린 선생님의 멘트를 받고, 다음 작문에는 그것을 반영해 잘못을 수정해간다.

아이의 작문이다 보니 완성도가 높은 것은 아니나, 그 글이 다듬어져 가는 과정을 바라보는 것이 뜻깊은 순간이 될 수 있었다.

아이의 영어 원문부터 읽어봐야했는데, 나쁜 버릇 중의 하나가 한국어 번역이 있으면 눈에 익은 번역부터 읽는다는 점이 있었다.

아이는 원문 영작을 하였고, 번역은 엄마가 직접 해서 올려준 내용이었다. 게으른 나는 영어원문부터 읽지를 않고, 나쁜 습관대로 번역부터 읽어내려가기 시작하였다. 나니아 연대기나 해리포터와 같은 환상적인 이야기라기보다는 평범한 아이의 일상이 투영된 토끼가족의 이야기라 할수 있었지만, 열살 아이의 머리에서 나온 순수 동화라는 점은 정말 믿기 힘들 정도였다.

이러한 행복한 영어 동화를 쓰기까지의 지원이를 있게 만든 영국의 일상이 어떠했는지는 지원맘의 이야기를 통해 사진과 더불어 즐거이 만날 수 있었다. 한국에서의 치열한 삶을 뒤로하고, 다소 시간이 느리게 흘러가는 듯한 런던에서 아이들과 더욱 같이할 시간이 많아진 지원이네 부모, 아이들은 부모님들의 밝은 관심 속에서 행복하게 성장해나가는 모습이 참 보기좋았다.



아직 아이 나이가 다섯살 밖에 되지 않았는데도 한글이다 영어다 떠들썩하게 공부하는 집들이 많다보니, 마냥 놀리고 있는 내가 반성이 되고 있는 요즘이었다. 열살 아이의 영어 동화가 그래서 다소 멀게 느껴지는 부분(아이와 나이차가 있다보니)도 있었으나, 영국에 살지 않더라도, 아이의 영작습관을 들여주는데 보탬이 될 것 같아, 읽기 시작했는데 읽은 보람이 있다 느껴진다.

어른들에게도 성문 영어 등에 수록된 영작을 해보라고 하면, 정말 지겨운 생각이 들기 마련인데, 사실 맨 처음 영어를 배울 적에 다른 것이 아닌 영작부터 배우기 시작했을때는 그 당장에는 무척 재미나게 느껴졌었다. 그런 영어를 자꾸 문법 위주로 국한해 배우다보니, 나중에는 영작도 어렵고 부담스러운 것으로 느껴지게 되었는데 아이 영어 시작할때 회화 위주로 시작하는 요즘 영어 공부법에다가 영작을 하게 될 적에도 한국어 못지않게 재미나게 느낄 수 있도록, 영국 초등학교처럼 제시어를 주고 간단히 재미난 에피소드를 지어가기 시작하는 것으로 시작해봐도 좋겠단 생각이 들었다.

첫술에 배부를 수는 없을테니 처음에는 동화가 아닌 단문부터 시작하고, 차츰차츰 이야기를 늘려나가면 일기건, 동화건 자신만의 이야기를 얼마든지 영어로 자신있게 쓸 수 있지 않을까.



아이들뿐 아니라 어른들에게도 유용한 방법이 되지 않을까 싶은 방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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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병호의 고전강독 3 - 아리스토텔레스에게 진정한 행복을 묻다 공병호의 고전강독 3
공병호 지음 / 해냄 / 201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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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 시간 두고 읽어도 그 빛이 바래지 않는 것, 바로 고전이 갖고 있는 매력이다.

많은 사람들의 책의 중요성을 강조하는데, 사실 그 내용의 깊이를 따져 보자면, 재미 위주로 쓰이는 소설을 몇백권 읽는 것 보다 고전 몇권을 독파해서, 온전한 지혜를 얻는 것이 더 내실 있는 행동일 것이다. 고대 성인들로부터 지혜를 배우고, 답습하기 위해서라도 고전에 좀더 관심을 기울여야하는데 그동안의 나는 주로 당장 재미있는 소설 등에만 심취해왔다가 올 초에 고전의 중요성에 대해 다시금 생각해보고, 고전을 읽기 위해 노력이라도 해보자 하는 생각을 갖게 되었다. 동양의 고전인 사기, 논어를 읽어보았고, (사실 한번 읽어본 거라 거의 훑어봤다 표현함이 옳을 것이다.) 서양의 고전은 공병호님의 고전 강독을 통해 만나게 되었다. 그리고 지금 다시 그 3권인 아리스토텔레스의 니코마코스 윤리학을 만나게 되었다. 이 책은 니코마코스 윤리학의 여러 주제 중에서 행복과 탁월성에 대한 내용을 중점적으로 다룬 책이다.

 

공병호의 고전강독은 말 그대로 고전을 읽고, 해석해주며 한 구절 한 구절 곱씹어야할, 고전의 중요성을 쉽게 체득하기 힘든 일반 독자들을 위해 깊이 있는 성찰 끝에 분석한 내용을 곁들여, 이해를 돕는 그런 내용이었다. 사실 당장 눈앞에 니코마코스 윤리학이 펼쳐져 있다고 해도, 원문이 아닌 번역본이라고 해도, 그것 자체만 읽어보고서는 딱딱한 내용에 쉽게 와닿을 것 같지 않더란 말이다. 그런데, 이해를 돕기 위한 실례 등이 첨부된 해설을 곁들여 읽으니, 아리스토텔레스와 공병호 두 사람의 이야기를 동시에 만나며, 수천년전 철학자의 이야기를 이해하는 것이 그리 어렵지 않다는 생각이 들게 만들었다.

눈 앞에 차려진 밥상을 받기까지 작가의 고된 노력이 뒷받침되어 있었음을 알 수 있었다.

고전은 실상 읽기가 참으로 힘든 책이라는 점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런만큼 수십 번의 독서와 내용 해부를 거친 다음에 현대인에게 맞게 재정리되고 재해석된 이 책이 여러분의 영적 오디세이에 길잡이 역할을 하리라 믿는다. 8p 시작하는 글 중

 

오늘날 많은 사람들이 추구하고자 하는 행복을 수천년전의 성인인 아리스토텔레스의 생각을 고스란히 전해주며, 풀어내고 있었다.

나 또한 행복해지고 싶다. 각자가 추구하는 삶의 목표가 다르겠지만 그 목표들을 모아모아 궁극적인 것들에 도달해보면, 자신의 행복, 가족의 행복, 그리고 사람들의 행복 등에 초점이 맞춰져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최고의 좋은, 즉 행복은 어떻게 얻을 수 있을까? 다행스럽게도 '니코마코스 윤리학' 1권의 9장은 행복을 성취하는 방법을 정확히 설명해준다.

행복을 얻을 수 있는 방법은 모두 세 가지이다. 첫째, 배움을 통해서 얻을 수 있고, 둘째 좋은 훈련이나 습관을 받아들임으로써 얻을 수도 있고, 셋째 신적인 운명이나 우연에 의해 생겨날 수도 있다. 특히 아리스토텔레스는 이 방법들 중에서도 "탁월성을 획득하는 능력이 손상되지 않았다면 누구나 배움과 노력을 통해 행복을 성취할 수 있다"라고 말한다.  71.72p

 

삶이 팍팍하게 느껴지는 보통 사람들에게 있어 행복의 원리가 무엇이냐, 어떻게 하면 행복해질 수 있느냐 등 손에 잡히지 않는 생각을 분석하는 철학자들의 생각은 다소 배부른 고민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대다수의 사람들이 눈앞의 경제활동에 치중을 하고, 하루하루 삶을 살아가다보니, 행복의 원리를 생각하며 분석하는데 시간을 보내는 사람은 많지가 않다. 최소한, 아니 일정 수준의 경제적 생활이 보장되고 난 이후에 비로소 이후의 것들에 눈길이 가기 마련이지만, 마음가짐 하나만 달리해도 현재의 삶을 즐기고, 행복하다 여길 수 있다고 누누히 배워왔다. 실제로 고대부터 현대까지 제왕의 자리에서부터 또 대기업 총수에 이르기까지 최고의 위치에서 모든 것을 누린 사람들 또한 평생 행복하다고만 할 수는 없는 삶을 살아온 예가 많았다. 말년에 자식을 앞세운다거나, 자신이 소신있게 지켜온 나라, 기업 등이 무너져 내리는 것을 봐야하는 고통을 경험하기도 한다. 행복이라는 단어는 그 앞에서 무색하게 느껴지기도 하였다.

 

행복하다 느낄 수 있는 사람들에게 우연이건 필연이건 무조건 좋은 일만 있는 것은 아니다. 인생의 쓰고 단맛을 모두 경험하고, 고통스러운 삶을 딛고 일어선 사람들이 행복해질 수 있는 것은 그 시련의 시기를 참고 다스릴 줄 아는 성숙함이 뒷받침되기 때문일 것이다.

아리스토텔레스가 말하는 탁월성을 키워나가는 과정은 비단 지적 탁월성 뿐 아니라, 성격적 탁월성을 갈고 닦아야하는 것에도 큰 비중을 두고 있다.

 

학창 시절 공부하는 목표를 대부분은 훌륭한 사람이 되기 위해서라고는 하지만 구체적으로는 , 그것이 곧 경제적 자립을 하기 위한 준비 과정으로 일정 학력을 취득하고, 시험 등을 통과하여 원하는 직업을 얻고자 하는게 많았다. 철학자들의 그것처럼 지혜와 지식 자체를 습득하는 일 자체가 행복이다 느끼는 사람은 사실 많지 않을 거란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지적 욕구가 경제적 자립을 위한데만 쓰인다면, 학교 등에서의 학문 성취 말고 사업이라거나 다른 방법을 통해 부를 축적하는 일이 더 빠를 수도 있을 것이다. 지적인 욕구 충족, 즉 지혜를 쌓아가는 과정 하나하나가 곧 행복의 지름길임을 책에서는 일깨우고 있었다.

 

먹고 사는데 도움이 되는 실용지식을 쌓는데 바쁜 시대이다. 이러한 때에 당장 도움이 되지 않는 철학과 같은 인문학 공부가 왜 필요한가? 여러가지 지적 탁월성은 개인에게 어떤 도움을 주는가? 겉으로만 보자면 철학적 지혜는 무엇인가를 제작하거나 개선하는 일에 관여하지 않기 때문에 인간의 행복에 별다른 쓸모가 없는 것처럼 보인다. 242p

이에 대해 아리스토텔레스의 입을 빌어 세 가지 이유로 반박하고 있다.

첫째, 실천적 지혜나 철학적 지혜는 영혼의 각 부분에 있는 고유한 탁월성들이다. 이들은 지적 탁월성의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기때문에 그 자체로서 선택할 가치가 있다.

둘째, 철학적 지혜는 그 자체가 행복을 만들어낸다. 부분이 아니라 전체적으로 지혜로운 것을 뜻하는 철학적 지혜는 자신에 대한 이해, 타인에 대한 이해, 그리고 세상에 대한 이해를 도움으로써 세상의 분위기와 유행에 영향을 받지 않고 뚜렷한 주관을 갖고 최고의 삶을 살아가도록 돕는다.

물질과 같은 외부 조건이 어느 정도 충족된 상태에서 사람마다 느끼는 행복의 정도가 다른 이유는 무엇일까? 자신과 타인, 그리고 세상에 대해 정확하게 이해하면 할수록 불필요한 것, 사소한 것, 덧없는 것에 집착하지 않게 된다.

셋째, 사람들이 자신의 고유한 기능을 최고로 발휘하는 일은 실천적 지혜와 성격적 탁월성에 따라 가능하다. 성격적 탁월성은 우리에게 올바른 목표를 선택하도록 도움을 주고, 실천적 지혜는 우리로하여름 올바른 수단을 사용하도록 도와준다. 245p

 

행복을 주제로 많은 자기계발서들이 나오고 있고, 바쁜 짬을 쪼개어 다양하게 쓰여진 그 책들을 읽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철학적 성찰까지는 힘들겠지만, 내가 이토록 치열하게 사는 이유는 무엇일까? 내지는 자신을 되돌아보려는 생각으로 책을 찾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고 보여진다. 현대인들의 시각에 맞춰 동화등을 인용해 손쉽게 쓰여진 책들도 와닿을 수 있겠지만, 아리스토텔레스의 고전을 심도 있게 분석해 행복의 원점에 도달하고자 하는 진리를 배워봄도 인생에 깊이있는 자양분을 줄 행복한 시간이 되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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