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러드 레드 로드
모이라 영 지음, 김지원 옮김 / 북폴리오 / 2012년 6월
평점 :
절판


 

 

 

동짓날 태어난 쌍둥이 남매.

루와 사바.

금발머리에 빼어난 아름다운 외모를 갖고 있고, 모든게 출중한 루에 비해 여동생이면서도 두시간 늦게 태어난 사바는 검은 머리에 외모도 루만 못하고, 모든 것이 루의 뒤를 따르는 그림자 같은 존재라 스스로 생각한다. 모든 것을 루를 위해 양보하고 희생하면서도 당연히 그러는게 자신의 몫이라 생각한다. 쌍둥이 남매의 운명이란 어떤 것일까. 보통은 서로가 각자의 운명을 찾게 되는 것이 일상이겠지만 다른 형제들과 달리 같은 날 같은 배에서 태어난 이들 사이에 보다 더 끈끈한 끈이 있을 거라는 그 생각은 책 등에서는 더욱 신비한 힘으로 승화되어 나아타는 것 같다.

 

평범한 날도 아니고 동지에 태어난 아름다운 외모를 지닌 루.

그리고 별을 읽을 줄 아는 아버지.

여동생인 에미를 낳다가 돌아가신 어머니.

루를 동경해 마지않으나, 여동생인 에미는 엄마를 죽게했단 생각에 눈에 가시처럼 여기는 사바. 이들 네 가족은 단란까지는 아니더라도 그럭저럭 행복한 삶을 살고 있었다. 그리고 쌍둥이 남매가 열 여덟살이 된 어느 날.

 

웬 정체불명의 남자들이 그들의 유일한 이웃인 존 프록터와 함께 나타나 루를 발견하고 그가 동지에 태어난 열여덟 남아라는 것만 확인한채 잡아가고 말았다. 사바는 루에게 외친다. 그녀가 그를 쫓아가 구해낼 것임을 약속한다.

아빠는 루를 구하려다 돌아가시고, 오직 루만을 생각하는 사바에게 여동생 에미는 귀찮은 존재일 따름이었다. 왜 에미가 대신 잡혀가지 않았을까 싶은 심한 생각을 할 정도로 말이다 자신의 목숨보다 루를 더 중시하는 사바. 오직 사바에게는 루를 구해야겠다는 일념 하나만이 남았다.

 

여기까지만 읽고서 예전에 읽은 만화가 생각났다.

바사라.

정말 재미나게 읽은 만화였는데, 일본 만화 시리즈의 특성상, 워낙 길고 길게 연재가 되는 터라 끝까지는 보지 못했던 아쉬움이 있었다.

거기에서도 쌍둥이 남매가 나온다.

예언자에 의하면 그 중 남자아이인 타다라가 나라를 구할 운명임이 점지되어 있었고, 국왕은 그 타다라를 죽이기 위해 사람들을 보내 마을을 불태워버렸다. 그 와중에 실제 타다라는 죽음을 당했고 한날 한시에 태어난 여동생 사라사가 사람들을 구하기 위해 오빠 타다라 행세를 하게 되었다.

 

국왕의 아들인 적왕 슈리. 타다라와 싸워야하는 그는 배다른 형제들에게 배척을 받는 외톨이같은 존재였다. 그가 적왕이라는 신분을 숨기고 우연히 만난 사라사와 사랑에 빠지는 로미오와 줄리엣 같은 비극적이고 안타까운 로맨스가 바로 바사라의 주된 줄거리였다.

 

쌍둥이 남매, 하늘의 운을 타고 난 평범하지 않은 그들 중 남자는 의외로 연약함을 보인다. 물론 루가 그런 모습을 보인건 아니지만 이 책 속에서도 바사라의 사라사처럼 분연히 떨쳐 일어나 여전사로 성장해 싸우게 되는 몫은 여동생 사바의 몫이었다.

사바가 루를 구하러 가겠다 약속을 할 적에 어떻게 혼자 구하러 가겠다는 건지 읽는 나까지 막막하였다. 대부분의 여성들이 현실에서나 책 속에서 연약한 모습을 보이기 일쑤여서 위험에 처한 오빠를 구하러가겠다는 사바의 이야기가 어떻게 진행될지 궁금하였다.

 

사바는 어린 아홉살 여동생 에미에게 평소에도 그다지 정을 느끼지 못한 데다가 위험한 여정을 따르려니 더욱 짐처럼 느껴졌다. 루는 에미를 여동생으로 사랑하고 아꼈으나 사바는 친언니가 맞나 싶을 정도로 유독 에미에게만 함부로 하고, 루만을 아꼈다.

에미는 그럼에도 꿋꿋이 사바를 따라왔고, 사바와 에미가 루를 구하러 가다가 그만 인간 사냥꾼들에게 걸려 격투기 전사로 키워지게 된 것이었다. 그곳에서 사바는 죽음의 천사라는 별명이 붙은채 상대 호적수들을 모두 다 제압하며 최고의 인기를 구가하게 되었다.

 

사바가 루를 구출하게 되는 과정, 그리고 사바가 튼튼하고 강인한 여전사임에도 불구하고 아름다운 사랑을 하게 된다는 설정 (어쩐지 연약한 여성만 사랑을 할것같은 편견을 깨뜨리고 말이다.) ,기존의 책에서는 볼 수 없는 신선한 재미를 주었다.

그리고 끝이나기는 하였으되 어째 좀 완결된 것 같지 않다 했더니만..

역시나 투비 컨티뉴드~

더스트랜드 3부작의 첫권이며 2권은 2012년 후반 미국에서 출간될 예정이라고 한다.

3권까지 모두 완결로 보고 싶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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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아/어린이/가정/실용 주목 신간 작성 후 본 글에 먼댓글 남겨 주세요.

  언제쯤 되면 주방 일을 자유로이 할 수 있게 될까요? 늘 손이 느리다 탓하게 되는 제 자신이 초라하네요. 특히나 시간다툼인 아침에 건강한 밥상을 빨리 차리는 비법을 배우고 싶어요.

 

 

 

 

 

 

 

 

  홍콩에 이어 핫스폿으로 부상하고 있다는 싱가폴.

시크릿 시리즈가 숨겨진 명소, 맛집 등을 찾아주는 책이라 시크릿으로 만나보면 더욱 특별할 것 같아요.

 

 

 

 

 

 

 

 

 

 채식을 듬뿍먹었으면 하면서도 정작 어떤걸 어떻게 먹을지 몰라 실행하지 못할때가 많아요 새로이 배워보고 싶습니다.

 

 

 

 

 

  그릇이 한아름 나오는 한식 정통식에 비해 원디쉬 요리들은 주부를 여러모로 기쁘게 해주는 요리가 아닐수 없어요 맛있고 건강한 요리를 한 접시에 깔끔하게 차리는 법을 배울 시간이 되겠어요.

 

 

 

 

 

 

 

 

 

  제주도 여행도 게스트하우스로 다녀오는 젊은이들이 많더라구요 저야 아기가 있어 게스트하우스를 생각해본적이 없지만, 아기가 생기기전이라면 그런 여행도 나쁘지 않을 것 같아요 게다가 한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일이라 즐거울 것 같기도 하구요 게스트하우스와 쥔장들의 이야기, 재미나게 읽어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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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자의 밥 - 한 끼의 식사가 때론 먼 바다를 건너게 한다 여행자의 밥 1
신예희 글 그림 사진 / 이덴슬리벨 / 2012년 8월
구판절판


대학교때 친구 하나가 연애할때 미리 말해두기를, 난 배가 고프면 화가 나는 성격이다. 라고 해놓아서, 남자친구가 늘 밥부터 사준다는 이야기를 듣고 웃어넘긴 적이 있었다. 그런데, 사실 듣고 보니 나도 그런 편이었다. 첫 해외여행인 2박3일 여행기간 중, 여자친구 셋이 함께 어울려다니다보니 아무래도 의견충돌이 날 수도 있고, 많이 걷는 여행이 지칠 법도 한 터라, 서로 한 사람이라도 짜증난 티가 나면, 다른 친구들이 나서서 망고 디저트 먹으러 가자는 의견을 내곤 하였다. 그럼 신기하게도 시원하고 맛있는 먹거리 앞에서 짜증났던 기분이 스르르 풀려버리곤 하였다. 음, 맛있는 것으로 기분 풀어지는 사람들이 제법 있긴 하겠지만, 나도 꽤 그런 사람 중 하나인가 보다 싶었다.

이 책 속의 저자는 아예 대놓고 그렇게 이야기를 한다. 그녀의 책 중에는 심지어 제목이 <배고프면 화나는 그녀, 여행을 떠나다>라는 책도 있었다.



여행도, 여행지에서의 맛집도 무척이나 중시하는 나로써는 그러기에 먹거리를 사랑하고, 즐기는 것을 행복으로 여기는 저자의 이야기가 참으로 행복하게 읽히는 이야기였다. 사실, 난 좀 먹는 이야기는 덜 찾아 읽어도 될 터인데 이런 책들이 워낙 재미가 있으니 이거야 원.

저자가 다녀오고 실은 밥 이야기들은 불가리아, 신장 위구르, 말레이시아, 벨리즈 등 조금 낯설게 느껴지는 곳들의 먹거리였다. 그러니 당연히 생소하면서도 호기심이 들지.

사실 이 중 말레이시아는 한번 가봤다. 코타키나발루라는 휴양지에 다녀왔는데, 저자처럼 발품을 팔고 자유로이 길거리 먹거리서부터 현지 먹거리를 체험하고 온 여행이 아니라, 관광객들만 가득한 휴양지 리조트에서 현지 음식이라기보다는 전세계 어느 호텔에 가나 비슷비슷할 (동남아라 그래도 밥이 있다는게 장점인) 뷔페식 위주로 식사를 하고 와서, 사실 말레이시아 현지음식을 맛보지 못했다는 아쉬움은 남았다. 그래서 저자가 소개한 말레이시아 음식들이 모두 다 낯설었다!

그럼, 그녀가 반하고 온 그 음식 이야기들로 들어가볼까?

여행자들에게 있어 아름다운 자연풍경, 특색있는 건축양식들을 둘러보고 오는 여행 일정도 중요하지만, 사실 현지 음식을 제대로 즐길 수 있는 것도 여행의 백미 중 하나가 아닐까 싶다. 언젠가 동생과 일본 여행을 갔다가 비교적 우리 입맛에 잘 맞는 일본 음식들 또한 한 입도 입에 못 대고, 료칸 정식을 앞에 두고 호텔에 뜨거운 물을 요청해 컵라면을 먹고 있는 한 젊은 여자를 보고 안타까운 마음이 든 적이 있었다. 어르신들이 유럽 등지에 가서 현지 빵과 고기 등이 입에 안 맞아 햇반을 챙겨가시는건 봐왔지만 30대 남짓의 여성이 일본 밥도 입에 안 맞아하는 걸 보고, 여행 체질은 아니구나 싶은 생각이 들었다. 그에 비해 이 책 속 저자는 참으로 타고난 여행가의 식성을 지니고 있다 할 수 있었다. 뭐든 너무나 잘 먹고 현지에서도 참으로 빠른 적응력을 보인다. 오히려 현지인들이 놀라워할 정도로 말이다.


나도 두루 잘 먹는다 자부했지만 사실 따지고 보면 제법 못 먹는 것들이 많은 편인데..

우선 저자가 불가리아에서 너무나 맛있게 즐겼다는 각종 고기의 특수부위들. 일명 내장 등을 거의 입도 대기 싫어하였다. 그런데 우리 저자 참으로 즐거이 맛나게 잘 먹었다. 고기만 좋아하는가 하면 또한 신선한 야채의 제맛인 샐러드도 기쁘게 즐길 줄 안다.

불가리아하면 광고의 여파인지 다들 요거트를 떠올리곤 하는데 저자는 불가리아에서 정말 제대로 된 참맛을 즐기고 왔다. 고기를 좋아하는 여행자에겐 거의 천국이나 다름 없는 곳이자, 신선한 생야채 그대로 시레네 치즈만 듬뿍 얹어먹는 샐러드 또한 천하일미라 하니, 가서 맛보고 싶은 욕구가 마구 샘솟았다. 하지만, 밥 사먹으려면 키릴 어 좀 공부해야겠지? 하는 그녀의 열공 모드에 쓰여진 글자, 아니, 전혀 알아볼 수도 읽을 수도 없는 이런 문자, 어쩜 좋단 말인가! 어우야, 여행가지 말까 진지하게 고민했어요 라는 그녀의 말에 절대공감하게 만드는 해독불가 난감문자였다.


다시 불가리아 요리로 되돌아와서 유명한 불가리아 요거트로는 다양한 전채요리를 만들 수 있는데 그녀는 거기에서 불가리아 요거트 튀김까지 먹고 왔단다. 아이스크림 튀김이라는게 있다고 들어봤지만, 요거트 튀김이라. 허허. 어떤 맛이려나.

불가리아의 다양한 맥주, 식전주인 라키아 등을 즐기고 해장을 위해 우리네와 비슷한 내장탕같은 쉬켐베 초르바를 먹은 이야기도 들려준다. 우리식 곰탕과 같은 쉬켐베 초르바는 양의 내장을 통째로 몇 시간 푹푹 삶아 꺼내어 잘게 자른후 다시 국물에 집어넣고 계속 끓인 요리라 한다. 여기에 볶은 파프리카, 우유, 밀가루를 넣어 만든 요리인데 개운하고 시원하게 잘 즐기고 왔다 한다. 불가리아식 내장탕이라 먹어보지 않고는 예상하기 힘들 것 같다.


신장 위구르. 세계사 책에서나 접했던 그 곳, 베이징에서 기차를 타고 50시간을 달려야 위구르 자치구 구도인 우루무치에 닿고, 거기에서 다시 하루를 기차로 달려야 위구르의 마음 속 고향인 카스에 도착한다 한다. 저자는 차마 기차 타고 그리 여행할 수가 없어 카스행 비행기표를 끊었단다. 그럼에도 우리나라에서부터 두번 비행기를 갈아타고, 24시간이나 지나서야 도착했단다.

중국의 서쪽 끝 신장 위구르, 중국보다 오히려 터키나 중동의 아우라가 느껴진다는 곳.

베이글과 비슷하지만, 발효과정없이 구워서 무척 딱딱한 낭, 유목민이었던 위구르인들의 주식인 빵이란다. 거의 식으면 돌덩어리처럼 굳어버린다는, 그러나 6천년 이상의 역사를 품은 유서깊은 빵이란다.



그녀를 따라 노래부르게 한 당신에게선 양내음이 나네요.

한국에서부터 깊이 반한 양꼬치의 원조를 찾아 그녀는 멀고 먼 카스까지 찾아갔다. 원조 양꼬치는 물론 새벽부터 가죽 벗겨진 양들의 통몸뚱아리를 보고 정신적 문화적 충격을 받기도 한다. 어우! 깜짝이야. 잠이 확 깨네. 양이란게 이렇게 큰 동물이었나? 123p

하루, 이틀, 사흘, 나흘, 구운양에 질리면 볶은 양을 먹고, 볶은 양이 물리면 삶은 양을 먹는다. 튀긴 양, 찐 양, 매콤하게 양념한 양, 심심하게 익힌 양, 양고기 만두, 양고깃국, 양고기 장조림, 양고기 고명을 얹은 국수. 동네 개들이 앞발로 꼭 움켜쥐고 으드득으드득 뜯는 것도 당연히 양갈비다. 벗어나려야 벗어날 수 없는 양고기의 블랙홀이다. 128p


말레이시아에서 코코넛 밀크를 넣어 지은 밥인 나시 레막을 먹고, 시원한 국수인 아쌈 락사를 즐긴다. 그리고 그녀는 마성의 음료인 떼 따릭에 중독이 되었다. 엄청나게 긴 거름망을 통해 홍차를 거르고걸러서 진하게 걸러지면 여기에 연유와 설탕을 넣어 다시 또 거르고 거른다. 이렇게 손품을 팔아 완성된 떼 따릭 위에는 마치 우유 거품처럼 거품이 가득하다고 한다.

콸라룸푸르에서 두시간 버스 거리인 말라카에서 그녀는 바바노냐 요리를 맛보고 반하게 되었다. 명나라 공주가 말라카 왕국의 술탄에게 시집을 와 말레이시아와 중국의 조미료가 섞인 복잡 다단한 음식들이 발달하게 되었는데 바로 그것이 바바노냐 요리라는 것. 그 중 그녀는 하이난 치킨 라이스를 맛보고 한국에 수입하고픈 쩍달라붙은 감동을 맛보았다나?


그녀가 끝으로 소개한 벨리즈는 나도 처음 들어본 곳이었다. 티브이에서 가끔 세계 테마 기행을 보곤 했는데 (아버지께서 좋아하시는 프로라 친정에 가면 가끔 보게 된다.) 저자 또한 운좋게 그 여행을 통해 벨리즈를 다녀오게 되었단다. 티브이에서 그녀 이야기를 볼 수도 있었을텐데 미처 못 봐서 아쉬움이 더해진다. 어찌 됐건 벨리즈에서도 그녀의 미식 여행은 즐거이 계속 되었다.

멕시코와 과테말라 사이에 자리한 아주 작은 나라. 벨리즈의 주식은 라이스 앤 빈즈란다. 또 플란테인이라는 굵직한 초록색바나나를 튀겨만드는 플란테인 튀김도 인기란다. 거기에 벨리즈의 대부분 식사가 얼마나 고열량식인지를 잘 알려주는 이야기들이 한가득이었다. 다이어트에 눈이 튀어나올 지경인 여성들이 보면, 왜 이리 칼로리가 높아? 하겠지만 살찌는 요리가 맛있는 요리라는 서글픈 진리를 생각해보면, 벨리즈의 음식들이 기대가 되는 것은 어쩔 수 없는 현실이었다.

벨리즈까지 여행가지 못할 사람들을 위해, 그녀가 배워온 조니케이크 만드는 방법을 따라해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단, 밀가루 1kg 기준으로 쇼트닝이 120g,코코넛 크림 250g이 들어가기 때문에 열량은 말도 못할 정도겠지.



만화 속 그녀의 해프닝이 정말 와닿는 이야기들이었다. 맛있는 음식이 칼로리가 높음을 늘어난 체중으로 실감한 그녀의 이야기였으나, 다이어트를 해야할 판임에도 그녀의 여행자의 밥 이야기들은 참으로 매혹적이지 않을 수 없었다. 벨리즈, 언제 꼭 한번 가고 말테얏.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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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전드 레전드 시리즈 1
마리 루 지음, 이지수 옮김 / 북폴리오 / 201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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헝거게임을 읽고 나서, 배틀로얄을 연상케하는 그 줄거리는 마음에 들지 않았으나 이내 빠져드는 스토리에 깊이 매료되었던 적이 있었다. 왜 사람들이 헝거게임을 꼭 읽어보라 하였는지 뒤늦게 읽기는 하였으나 깊이 공감하였었다. 그리고, 레전드. 이 책을 읽고 나니 헝거게임을 읽을때의 감흥이 되살아났다. 미래의 소년소녀들이 주인공이 되어 펼쳐지는 이야기가 지금 우리가 상상하는 경쟁 따위와는 비교가 될 수 없을, 생존을 위한 경쟁이기에 더욱 헝거게임과 비슷하다 느껴졌는지 모른다. 닮은 듯 다른 이야기.

 

내 아이의 아이, 또 그 아이의 아이가 살아야할 미래. 그 미래가 이렇게 불투명하고 암울하다면 정말 선조된 입장에서 가슴아프기 그지 없을 것이다. 언젠가 신랑이 사랑하는 우리 아이건만, 우리 아이 앞에 펼쳐진 미래는 지금의 그것과는 다를 것 같아 걱정이 된다 했던말이 기억이 났다. 우리가 상상할 수 없을 미래, 하지만 이런 식으로 진행되는 거라면 어떻게든 미리 막고 싶어질 것이다.

 

미래의 어느 날.

아이들은 열살이 되는 나이에 트라이얼이라는 시험을 치루어야 한다.

트라이얼 시험 점수에 따라 아이들의 운명이 강제로 결정된다.

1450점 이상의 경우 리퍼블릭에서 6년간의 고등 교육을 받고, 상위대학에서 4년간 공부 후 국회에 취직을 한다.

1250점 이상의 경우 대학에 갈 수 있다.

1000~1249점의 경우, 고등학교 입학을 금지당하고 빈민의 대열에 끼게 된다.

탈락자들은 대부분 빈민가 아이들이다. 그 그룹에 낀 아이들은 공무원이 강제로 부모와 떼어놓고 수용소로 데려 가게 된다.

 

트라이얼에서 탈락 후 죽을 뻔한 위기에 처했으나 운좋게 탈출한 후 리퍼블릭 공공의 적이 되어 버린 데이, 그는 숨어 지내지만, 우연히 길동무를 하게 된 테스라는 여자아이와 함께 은밀히 자신의 가족을 돌보며 거리를 떠돈다.

 

그리고, 전무후무하게 놀라운 성적, 트라이얼 만점으로 승승장구중인 상위층 소녀 준, 그녀는 머리만 비상한 것이 아니라 신체적 조건 또한 우수하다. 월반을 해서 상위클래스에 진학한것은 물론이고, 그 반에서조차 우수한 성적으로 졸업할, 많은 곳에서 이미 그녀를 채용할 준비가 되어 있는 앞길이 보장되어 있는 엘리트 예비 군인이다.

 

트라이얼 시험 최대의 수혜자와 그 탈락자로 범죄자 중 가장 큰 표적이 되어 버린 데이, 그 둘은 만날 이유 없이 전혀 다른 상반된 길을 걸어 갈 것 같았으나 데이의 남동생 이든이 전염병에 감염되어 그 치료제를 구하기 위해 데이가 병원에 잠임하게 되면서 준의 오빠 메이셔스를 만나게 되면서 관련을 맺기 시작한다. 준에게는 부모가 없이 단 하나의 혈육이자 보호자였던 메이셔스 오빠가 하필 데이에 의해 살해되었다 밝혀지고, 준은 데이를 없애는데 온 정신을 집중하기로 한다.

 

미래의 일이고, 생존까지 결정지어진다는 문제이긴 하나 오늘날의 대입 경쟁 구도를 좀더 비약적으로 발전시켜놓았다고도 볼 수 있다.

대학에 떨어졌다고 그 결과 곧바로 목숨을 잃거나 하지는 않지만, 정말 사생결단하는 각오로 대입에 목을 매는 학생들이 많은 실정이니 말이다. 물론 아이들이 그렇게 하고 싶다기보다 사회가 그런 분위기를 자꾸 조장해나가는 탓도 크지만.

 

다시 우리의 먼 미래 준과 데이의 이야기로 되돌아와서.

책은 준과 데이의 시점에서 교차적인 이야기를 서술하고 있다.

낙오자인 데이와 엘리트인 준이 어떻게 서로에게 끌리게 되었는지..

다소 상투적일수 있어보이는 이들의 사랑이 사실은 가려진 비밀을 드러내는 계기가 됨을 알려주고 있다.

숨겨진 진실, 준은 뒤늦게 그 비밀들을 파헤치게 되고, 자신이 잡아 넣은 그리고,자신이 죽게 만든 데이의 어머니에 대한 강력한 후회감이 들기 시작하였다.

 

잘못 알고 있었던 진실, 데이를 통해 준은 제대로 알게 되었고, 두개의 심장은 이렇게 하나의 불꽃, 하나의 목표를 향해 합쳐지게 되었다.

 

헝거게임과 마찬가지로 이 책은 한권이 끝이 아니었다. 이후의 책이 언제 나올지 모르겠으나 근래 들어 읽은 시리즈물 중에 가장 기대되는 책이라 평하고 싶다. 정말 재미나게 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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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가 샤워할 때 나는 요리한다
황인철 지음 / 경향미디어 / 201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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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책에 비해 요리책의 효용성은 바로바로 음식으로 변화할 수 있는 지름길이라는데서 보다 더 실용적이라는 생각이 든다. 주부들도 다른 책을 읽는데 들이는 시간보다 필요에 의해서라도 요리책만큼은 찾아 읽게 되는 것이 일상 아닌가 싶다. 그래서인지 요즘의 요리책은 신세대 주부들에게 맞춰서, 영양소와 요리와 관련된 필수 지식은 물론이고, 저자의 스토리까지 담긴 재미난 요리책들이 다수 나오고 있다.


이 책은 제목만 보고서는 다분히 선정적인 소설 쯤으로 오해받을 수 있는 책이지만, '순수'한 요리책이다.

게다가, 정말 순수하게, 남편의 아내 사랑, 가족 사랑이 듬뿍 담긴 매력적인 요리책이 아닐 수 없다.

아내가 샤워하는 단 30분의 시간동안, 짤막한 시간을 내어 조리하는 그 시간이 가족을 위한 행복한 대화의 시간이자, 일주일을 위한 보험이 될 수 있음을 (그러고보니 매일 그가 요리하는 것이 아닌, 멋드러진 이 요리들도 바쁜 시간 동안 잠깐 잠깐의 특별식임을 짐작케 하는 말이었다.) 알수 있다.

아기 받는 남자로 유명하다는 산부인과 교수 황인철, 그가 아내와 자녀들을 위해 바쁜 시간을 쪼개 직접 요리하고, 가족들이 즐긴 그 행복한 요리들을, 요리에 얽힌 하나하나의 에피소드와 함께 레시피를 적어낸 것이 바로 이 책의 요점이다. 그래서인지 에세이를 읽는 느낌과 동시에, 사연이 있는 맛있는 요리를 우리집 밥상에도 올릴 수 있다는 장점을 동시에 지닌 책이기도 하였다.


사실 이 책을 식탁 위에 올려두고 여행을 다녀왔더니, 신랑이 힐끗 보고, 이게 뭐야~ 했단다.

뭐 보고서 자기도 하고 싶은 생각이 들었더라면 더욱 좋았겠지만, 아마 대부분의 남성들은 (요리를 좋아하지 않고서는 ) 차마 그런 성의까지 보이는 사람은 많지 않았겠지. 뭐 나야, 내가 직접 해먹을 생각 하고서 보기 시작한 요리책이었다.

책 속에서 저자가 미역국은 남자 요리의 시작이라는 둥,실제로 남편이 해주는 요리를 기대하는 많은 주부들 가운데 1위가 미역국을 차지하는 둥(가벼운 앙케이트 조사)의 사례도 있었으나, 대단한 요리는 아니더라도 나보다 만두 잘 굽고, 국수 잘 삶아주는 남편 정성에 그 정도면 됐다 자기만족하고 넘어가련다. 책에 나온 남편 같이 바깥일과 요리까지 모두 두루 잘하는 사람을 배우자로 만난다는건, 전생에 나라를 구한 정도의 특별한 노고가 필요했던 거 아닐까?



아내가 임신했을때 아내와 아기를 위해 어색하게 시작했던 요리가, 가족을 기쁘게 한단 생각에 그를 부엌으로 이끌기 시작하였단다. 사실 그는 학창시절에도 친구들을 위해 찌개 레시피를 엄마에게 배워갈 정도로 요리에 소질과 흥미를 갖고 있는 사람이기도 하였다. 호텔의 메인 쉐프들도 남자들이 많은걸 생각해보면 남성들이 요리를 못할거라는 것은 편견에 지나지 않는다. 나도 예전에 흥미있게 지켜보았던 제이미 올리버의 요리프로그램을 그는 레지던트 시절에 바쁜 짬을 내어 즐겨보았고, 노트에 틈틈이 기록까지 하여 부엌에서 음식을 만들 용기를 주게 된 원동력이 되었다 한다. 그때 제이미 올리버가 얼마나 유명한 사람인지 미처 모르고 나도 그 프로를 보았는데 요리 프로가 이렇게 재미있는 프로인지 나도 그때 처음 알았었다. 아주 기본적인 소금과 허브 등으로 생선을 구워내고, 고기를 구워내는 것이 어렵게만 느껴진 서양 요리의 기본임을, 저 정도면 나도 따라해볼 수 있겠단 생각이 들게 하였으나, 미처 적어보지 못하고, 시도해보지못했던 것과 달리 책속 저자는 그 프로에서 받은 영감을 바탕으로 요리 블로그로 인기를 얻고, 매스컴에까지 나가고 책을 내기에까지 이르렀다.


사연이 있는 그의 요리 레시피를 읽고 있자니 일기장을 들여다보는 느낌도 들고, 맛나 보이는 음식 사진에 배가 고파오기도 한다.

첫 과외 제자의 막내 누나라는 인연으로 만나게 된 지금의 아내, 그 사랑이야기도 재미나다. 남동생 과외 선생님 월급 날 월급 봉투를 노리고, 술마시거나 영화 보자는 제안을 하였다는 누나들의 이야기도 흥미로웠다. 그 중 막내 누나와 연인이 되어 결혼에 이르게 되었다니 참 로맨틱한 이야기가 아닐수 없었다. 단지, 월급 봉투를 뜯어낼 생각이었을까? 과외 선생에게 마음이 있어서 여자들 쪽에서 더욱 적극적인 장난을 칠 수 있었던게 아니었을까?


아내의 기분을 풀어주기 위해 오븐에 새우를 구워내기도 하고, 식당에서 파는 갈비탕에 정체불명의 통조림을 쓴다는 뉴스 소식에(나도 그 뉴스를 전해들은 기억이 있다.) 고기 한 점이라도 자녀에게 더 먹이고 싶어 건져먹였던 부모의 가슴에 생채기가 나, 집에서 직접 갈비탕을 끓여주기도 하였다. 아이에게 좋은 것을 먹이고자 외식을 거의 시키지않고, 집에서 해먹이자, 아이가 패밀리레스토랑에서 김치찌개를 주문하는 망신을 당했다며 앞으로는 외식을 하겠다 해서, 아이가 맛있게 먹었다는 바베큐 립을 아빠표로 만들어주기도 한다.


사랑이란 이런 것일까?

요리와 아기받는 지금의 일 모든 것을 사랑한다는 저자.

그가 붙인 취미는 대한민국 주부들이 보기엔 정말 부러울 수 밖에 없는 생산적인 취미였다.

그냥, 신랑이 해주길 기대하기보다, 나 또한 가족에 대한 사랑을 생각하며, 먹고 싶은 요리를 레시피북에서 찾아 식탁에 올려보고픈 충동이 생겼다.



흔하게 만들어볼 메뉴들도 많았으나 새롭게 시도할 메뉴들, 외식에 적당하지만 집에서 해먹으면 더 맛있을 것 같은, 그러면서도 조리법은 쉬워보이는 레시피가 많아 과감히 도전해볼 용기가 생겼다. 요즘 주말에 주로 외식을 해왔는데 오늘은 용기있게 한번 맛있는 요리에 도전해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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