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상의 파트너 1
김예린.장유라 글 그림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1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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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려동물에 대한 사랑을 다룬 웹툰은 나의 어린 고양이와 늙은 개라는 웹툰이 책으로 나온 것을 처음 읽었다. 그리고 다음 웹툰에 인기리에 연재된 환상의 파트너가 단행본으로 나와 세권을 연달아 읽어보았다. 나의 어린 고양이와 늙은 개가 실제 자신의 반려 동물과의 에피소드를 담담히 그려내고 있다 한다면, 환상의 파트너는 여기에 하나하나의 스토리로 나뉘긴 하지만 전체적으로는 두 사람 주인공의 이야기를 내세운 독특한 스토리가 눈길을 끄는 책이었다. 순정만화와 같은 그림에 독특한 능력을 갖고 있는 두 주인공의 만남.



한번 손에 붙잡자마자 가슴한켠이 시린 느낌이 들면서도 이내 푹 빠져들어 금새 세권을 내리 읽어버리고 말았다.

여주인공인 한우물은 드라마 작가지만 작가로서의 재능은 뛰어난 편이 아닌 듯 하다. 어릴적 키우던 동물부터 시작해 자신이 동물의 말을 들을 수 있는 능력을 갖고 있음을 알게 되었지만, 행복한 삶을 살아가는 동물들보다 대개는 가슴아픈 도움을 요청하는 동물들의 이야기가 많아 모두 도움을 주지 못하면서 듣기만 할 수 있는 자신의 능력을 저주받았다 생각하기까지 한다.



김태희, 우리나라 최고 여배우를 연상케 하는 이 이름은 너무나 잘생긴 애니멀 커뮤니케이터 남성의 이름이었다.

하필, 한우물의 바로 옆집에 살고 있던 그는 직업은 애니멀 커뮤니케이터지만, 실상은 사람의 마음을 들을 수 있는 능력을 갖고 있었다. 사람의 마음을 읽는다는 것 또한 그리 행복한 일만은 아닐터, 그 역시 곤혹스럽기는 매한가지였던터라 마음을 읽을 수 없는 동물들과 있을때가 행복하게 느껴져 애니멀 커뮤니케이터를 선택했지만, 그러면서도 동물들의 마음을 헤아리지 못하는 직업의 아이러니함에 결국 한우물에게 SOS를 요청하게 되었다.

이 두 주인공의 다소 악연과도 같은 만남이 1권에서 이루어졌다.

부업으로 오피스텔 관리인을 맡고 있는 한우물, 바로 옆집의 전구를 갈아끼워주려 들어갔다가 혼자 있던 어린 여자 아이가 깨진 유리조각을 만질뻔한 상황에 놓임을 목격한다. 너무나 커다란 티브이를 보고, 호기심에 티브이를 틀었다가 주인인 김태희가 들어와 깜짝 놀란 한우물, 여차저차 전구는 갈고 돌아왔지만 김태희는 이미 한우물의 마음을 모두 읽어버린 상태. 게다가 그 일을 계기로 한우물의 능력을 알아채 버리기까지 한다.

자신이 하는 일에 더없는 도움을 줄 수 있는 한우물의 능력을 알고, 미안하지만 살짝 그녀의 도움을 얻기로 한 김태희.

엄청 부자에 다소 쌀쌀한 냉정남이긴 하지만 동물들에게는 따뜻한 마음을 보여주는 김태희기도 하다. 그와 한우물의 앞으로의 사랑이야기 뭐 이런 스토리가 진행될 것 같기는 한데, 어찌 됐건 두 사람이 풀어나가는 유기동물들의 이야기는 참으로 환상적인 콤비가 아닐수 없었다.

가끔 한우물 눈에 아예 사람으로 비춰지기도 하는 동물들의 모습은. 우리가 사람과 동물이 다르다 착각하는 그 순간을, 생명은 똑같이 존엄한 것이라는 잣대로 생각해볼때 충분히 가능한 상상이기도 하였다. 그렇다면 정말 아이들이 가끔 장난으로 저지른다는 생각하기도 끔찍한 동물들에 대한 묻지마 폭력은, 어린 아이에게 가해져서는 안될 폭력이나 마찬가지이기에 더욱 끔찍하게 느껴지는 상상의 장면이기도 하였다. 그냥 단순한 재미로 아이들이 휘두른 폭력은 어린 새끼 고양이가 감당할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 사실 인간으로 재해석하지않아도, 생명을 단순한 재미에서 폭행하는 인간의 모습은 정말 어른 아이 할 것없이 추악하게 느껴지는 부분이었다. 대개가 강자 앞에서 힘을 쓰지 못하는 못나빠진 인간들이 약자나 동물들에게 화풀이를 하는 법이 아니었던가.



동물은, 반려 동물은 가족이라는 생각, 애완동물을 극히 사랑하는 사람들의 내 딸, 내 아들이야 혹은 내 동생이야 하는 그 반응이 당연할 수 있음을 이해하게 하는 그런 웹툰이었다. 반려동물을 장난감이 아닌, 끝까지 책임져야하는 생명으로 인식하게 만드는 따뜻한 웹툰이었기에 재미로 읽기 시작했건 관심으로 읽기 시작했건 사람들의 마음에 생각의 전환을 일으켜줄 조그마한 불씨를 당겨준 책임에는 틀림이 없을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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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른 살을 위한 인생해석사전 : 더 단단하고 더 성숙한 서른을 위한 인생 지침서
센다 다쿠야 지음, 김윤희 옮김 / 명진출판사 / 2012년 8월
평점 :
품절


 

 

갓 스물이 되었을 적에는 20대 후반을 달려가는 인생의 선배들은 당연히 나보다 훨씬 원숙한 어른들이라고 생각을 하였다. 우선 나보다 인생을 오래 살았고, 20대 후반이면 서른을 가까이 달려가니, 인생의 계획이 확고히 수립된 어른이 아니면 무엇이겠는가? 하는 생각을 하였다. 그때 나랑 한참 나이차이가 났던 그 선배님왈 "나도 너희랑 다를 바가 없어. 난 그냥 그 자리에 그대로 서 있는데, 자꾸 시간이 흘러 나를 세상 밖으로 내모는 느낌이야."라는 그 말이 참 낯설게 느껴졌다. 무책임하게 느껴졌달까. 그런데 지금 내 나이 서른을 넘어섰는데도 여전히 스무살의 그때보다 훨씬 원숙해졌다는 그 느낌을 도저히 받지 못하고 살고 있다. 언제쯤 나는 어른으로 완성되는 것일까.

사춘기의 불안정함은 나도 모르게 벗어났지만 어른이 되었다고 완벽해졌다는 느낌은 들지 않는다.

 

서른이 되어도 인생을 해석하는데는 여전히 어려움이 많은 우리들.

여전히 서툴고 어설픈 서른에게 전하는 한다발 꽃 같은 책이라는 띠지의 멘트가 그래서 따뜻하게 느껴진다.

나만 그런게 아니었구나.

 

인생의 어려운 난제들 앞에 좌절하고 쓰러지지 않도록 자신을 굳건히 붙잡게 하는 힘을 키워주기 위해서, 저자는 이 책을 흔들리는 서른들을 위해 내놓았다. 재미난 점은 저자는 일본인 자기계발서 전문가인데, 책의 목차는 ㄱㄴㄷ 순으로 정리가 되어 있다는 점이다. 번역하는 사람이 신경을 써서, 그에 맞게 번역을 해놓은 것일까? 보기좋게 다듬어진 그 문구덕에 어쩐지 한국인 저자가 글을 썼을 거라는 착각마저 들게 하기도 한다.

 

많은 글밥을 내리 읽어야하는 책은 아니다. 한꼭지 한꼭지 바쁜 생활 속에 조금씩 페이지를 접어나가며 읽어나가기에 무리가 없는 책이고, 언제 어디서고 도움을 얻을 수 있는 그런 책이다. 그림과 함께 풀이하듯 쓰여진 그 낱말들이 조금씩 내 안에 들어오는 느낌이었다.

흔히 들어온 그런 식상한 이야기만 있는 것도 아니다. 오히려 새로운 이야기가 더 많이 있었다. 어? 그래? 그렇구나! 물음표가 느낌표가 되어가는 그런 느낌. 이 책을 샘플북 삼아서 내 안의 지혜를 튼튼히 하고, 자신만의 의미를 찾아야 한다는 저자의 설명, 그렇게 어렵지 않게 씌여진 책을 소중히 내 것으로 만들어가는 과정이 필요한 책이다.

 

읽고, 내 것으로 만들어야 자기 발전을 할 수 있는 그런 책.

어렵게 생각하지 않고 편안히 읽고서, 깨달음을 조금씩 얻어나가도 이미 반은 이루었다 느껴지는 그런 기분좋은 책과의 만남이었다.

 

남들이 다 하는 연애, 젊을 적에 안 하고 있으면 나만 바보 같고, 누군가와라도 만나야만 할것같아 가벼이 시간을 낭비하고 있다면 인생이 아닌 영혼까지 피폐해진다는 일침이 따갑다. 진정한 사랑이 아닌 필요없는 가치없는 연애를 하느니 집에 가서 자기만의 시간을 가져보라는 따끔한 충고를 받아들일 젊음들도 많을 것이다.

 

타고난 능력은 서른이 지나면 빛을 바랜다라는 말도 가벼운 충격으로 와닿았다.

사실 말은 하지 않아도 그런 느낌은 진작이 받아왔다. 이젠 정말 내가 후천적으로 노력한 그 능력만으로 버티고 살아나가야할 시기이건만, 직장생활을 하지 않는다고 해도 나는 너무 나태한 삶을 살았던게 아닐까.그런 후회조차 들었다.

 

어렵게 내놓은 의견에 반론을 제기하는 사람이 있다면 사실 껄끄러울 수도 있다.

그런 그 어색한 느낌을, 반론이 있다는 것은 제대로 하고 있다는 증거라는 역발상으로 재해석해봄도 신선하였다.

반론이 들어온다면 나의 의견을 다시 돌아볼 필요가 있을 것이다. 무조건 다른 사람에게 동조하거나 기분나빠하지말고 의미없는 반론은 잊어버리고, 실수는 쿨하게 인정하는 것. 어른이 되어가는 시발점이 아닐까 싶었다.

 

하면 된다의 부분에서는 크게 웃고 말았다.

대개 해도 안되는 분위기의 교실에 급훈으로 붙어있는 말이라는 멘트를 보고 난 반응이었다.

하면 된다라는 말은 졸업과 동시에 잊고 해서 될일에만 도전하라는 말이 어쩐지 사회경험상 더욱 와닿는 결론이다 싶었는데, 정말 쿨하게 씌여 있어서 아, 말뿐인 책이 아니라 정말 생각해볼 말들이 많은 책이로구나 싶은 안도감이 들었다.

 

자꾸 벽에 부딪혀 힘들다 투덜대는 사람들에게 더욱 필요한 책이 아닐까 싶다.

지금은 집에 있어서 좌절을 덜 겪고 살고 있지만 예전 직장 생활을 할적에는 정말 하루하루가 고단한 그런 나날들이었다.

사실 지금 그냥 있는 그대로의 시간을 보내는 것에도 약간의 불안감은 자리하고 있는데 직장생활을 하거나 하면 더욱 그런 불안감이 가중되지 않을까 싶다. 조언이 되는 책을 찾고 있다면 그럴때 읽어봄직한 책이라 말해주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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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1세 편식 걱정 없는 매일 아이밥상 - 성장기 두뇌발달에 좋은 레시피 134
김윤정 지음 / 지식채널 / 2012년 7월
품절


요즘은 어른 요리책보다 아이 요리책 보는 재미와 궁금증에 더 빠져 있다. 이유식을 지나고나면 간도 비슷해지고 어른 먹는것 비슷하게 차려서 유아식을 만들면 된다고들 생각하지만, 어른 밥상이 좀 짜고 매운 요리가 많다보니, 아이를 위해서는 따로 반찬을 만들어야할일이 많았다. 아니면 내가 할 줄 아는 레시피가 아주 적다던가. 어찌 됐건 안 그래도 입 짧은 우리 다섯살 귀염둥이 아들을 위해 건강한 밥상을 차려줄 필요성을 깊이 느끼고 있었다.



사실 요리책에 보면 해주고 싶은 요리가 많은데 막상 장을 보러 가면 매번 바구니에 담아넣는게 비슷하다.

그래서 집에 오면 또 해줄 거리가 없기 마련이었다. (비효율적인 주부의 전형이 내가 아닐까 싶게.) 그래서 한참 의욕이 솟아날때는 요리책을 보고 하고 싶은 요리를 정한후, 그 재료들을 쭉 적어서 사갖고 오는 경우가 많았다.

보통은 그래야만 뭔가 새로운 요리가 나오기 마련이었는데, 매일 아이 밥상이라는 이 책을 보고 뚝딱 만들어낸 아침상이 아이의 입맛도 사로잡고, 엄마의 죄책감(늘 부실한 밥상이라는 미안함)을 덜어주어 소개하고 싶어졌다.


요리책에 다양한 요리법들이 소개되지만, 이 책이 마음에 드는 가장 큰 이유가 책에 나온 레시피로 짠 한달 식단표가 바로 맨 뒤에 실려 있었다. 아침에 아이 밥상을 뭘 해줄까 고민이 되어 이런 저런 요리책을 동시에 꺼내봐도 뾰족한 수가 없었는데, 이 식단표를보니 아침에 간단히 죽 하나만으로 차린 밥상도 종종 눈에 띄었다. 다만 이것저것이 건강하게 들어간 영양죽이었다. 그래, 그럼 집에 있는 재료로 해볼만한게 있나? 하고 찾다보니 새우들깨미역죽이 눈에 띄었다. 미역 불리는 일이 좀 귀찮지 않을까 싶었지만 다행히 다른 재료들도 모두 있는 것이었고 새 메뉴긴 해도 아이가 워낙 미역과 새우를 좋아해 잘 먹을 것 같았다. 그래 이걸로 만들어보자.


쌀 불리고 가는 시간이 오래 걸릴 것 같아 찬밥 남은 것을 활용하고, 미역을 30분 불리라 하였지만 짧게 물에 불을 정도만 잠깐 불려도 잘게 썰어 요리에 넣으니 전혀 상관이 없었다. 아이가 일어나 잠깐 노는 시간동안 뚝딱 만들어진 새우 들깨 미역죽.

한그릇의 요리였지만 아이가 무엇보다도 고소하니 맛있다고 잘 먹어주었고, 이 죽 덕분인지 우연히 타이밍이 좋았는지는 몰라도 이날 정말 쾌변까지 하여서 얼마나 놀랐는지 모른다.



열심히 따라한 레시피가 반응이 나쁘면 엄마는 새로 도전할 의욕이 샘솟질 않는다.

그런데 이러니 저러니해도 열심히 만든 요리를 가족들이 맛있게 먹어주면 다른 것도 도전해볼까? 하는 마음이 퐁퐁 샘솟는다.


우리 아이가 평소에 잘 먹지 않는 견과류와 콩이 아이들 성장에 꼭 필요한 요소라고 하니, 콩을 가루로 활용하던지 아니면 두부 요리라도 다양하게 응용해 먹여봐야겠단 생각이 들었다.

그냥 기본 반찬으로 도전하니 아이가 잘 안먹는것은 어쩌면 당연한 결과였는지 모른다.

엄마가 좀만 더 부지런을 떨어준다면.

매일의 밥상을 아이 앞에 행복하고 맛있게 차려준다면.

아이도 엄마의 정성을 알아차리리라


아이가 이 책을 보더니 자기 책 아니냐고 하며 (앞에 여아 사진을 보고 아기들 책이라 생각했나보다.)먹고 싶은 메뉴들을 몇개 찾아서 찍어주었다. 뭐 사진만 보고 고른거긴 하지만, 그래? 네가 고른거니 만들어줄께 하며 대답해주었는데 감자파래전을 보고 자기가 좋아하는 녹차가 들어간것같다고 먹어보고 싶다 하였고, 닭안심 치즈구이도 스파게티 같아 보였는지 맛있어 보인다며 골라주었다.




아빠도 잘 안먹는 스파게티였지만 얼마전 외식할때 먹었던 봉골레 스파게티는 개운하니 잘 먹어주는 것 같았다. 집에서 한번 해보려 했지만 예전 다른 책으로는 실패했던 봉골레 스파게티. 이 책에 보니 조개 칼국수 만드는 생각으로 만들면 쉽다고 나와있었다. 엄마와 아빠것은 고추를 넣어 칼칼하게 아이 것은 깔끔하게 재도전해보고 싶어졌다.


또 밖에서 사주는 수제 쿠키를 맛있게 잘먹는 우리 아기를 위해 엄마표 수제 쿠키에도 도전해볼까 한다.

끝으로 식단표 앞에 있는 잘라서 쓸 수 있는 레시피야말로 엄마들이 손쉽게 냉장고에 붙여놓고 바로바로 따라할 수 있는 좋은 아이디어가 아니었나 싶다.


맛있게 만들고 행복하게 살련다.

매일 아이밥상으로 엄마와 아이, 아빠까지 모두 행복한 밥상을 만들어봐야겠다.

오늘 두부로 맛난 요리를 먼저 해볼까 싶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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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100배 즐기기 : 제주시.서귀포시.중문관광단지.한라산 외 - 2012~2013년 최신판 100배 즐기기
홍연주.홍수연 지음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2년 6월
구판절판


책 한권으로 즐긴 제주 여행

2012. 8.19~8.22



그러고보니 근래 3년간 제주 100배 즐기기 최신간을 꼬박꼬박 읽었고,

6년동안 한해도 빠짐없이 제주 여행을 다녀온 것 같다.


나의 제주 사랑이 시작된 것은 제주도 여행을 처음으로 다녀온 대학 1학년때가 아니라, 지금 다섯살이 된 우리 아이가 뱃속에 있을 적의 태교여행 즉 두번째 제주여행 때였다. 신랑과 함께 태교여행으로 다녀오고, 아기가 어려 해외여행을 가기 힘들어 휴가때마다 제주도를 선택하게 된 것이 어찌어찌하다보니 우리가족 정기여행으로 굳어지게 되었다.

제주 여행의 매력이라면, 해외 리조트 멋지않은 멋진 호텔이 많고, 제주도 어딜 가나 관광할 곳이 무궁무진해 몇년을 돌아다녀도 질리지않게 다닐 수 있다. 게다가 입에도 딱딱 맞는 맛집 선정에 말도 잘 통하니, 이보다 좋은 여행지가 어디 있으랴 싶다.


에코랜드





그렇게 다닌 제주 여행, 관광책도 살펴보고, 미리 제주여행 카페를 섭렵해 일정도 짜보고 여러 루트로 여행을 다녀왔는데 최근에는 따로 스케줄을 짜지 않고, 리조트, 렌트카, 항공권등을 끊은 이후에 큰 뼈대만 잡아서, 이번엔 어느 쪽에 포커스를 맞춰 봐야겠다 하는 생각을 하며 여행을 시작하였다. 대부분의 내 제주 여행이 아이와의 여행인지라 무리한 일정을 잡지 않고 여유있게 잡다보니, 매번 겹치는 곳 아닌 새로운 곳을 여행하면서도 늘 즐거운 여행을 할 수 있었다. 작년서부터는 친정부모님이랑도 여행을 가게 되어 올해와 작년엔 한번 더 제주 여행을 하게 되기도 하였다. 신랑과 하는 여행도 즐겁지만 부모님과 여동생과 아이와 함께 하는 여행도 그에 못지않게 즐거웠다.



특히나 이번 여행은 인터넷 정보는 거의 얻지 않고, 제주 100배 즐기기 책자 하나와 제이패스라는 모바일 쿠폰에만 의존해서 다녀왔다.

책에서 찾아놓은 곳을 인터넷으로 추가 검색하기는 하였으나 예전에 일정 자체를 카페에서 보고 참고했던 것과는 확연히 다른 여행을 다녀온 것이다.


또 아이가 다섯살이 되다보니, 예전처럼 휴양림 등의 자연풍광만 보지 않고 올해는 입장료를 많이 내더라도 아이가 즐길 거리 볼거리가 풍성한 관광을 하자 결심해서, 돌고래쇼를 볼 수 있는 퍼시픽랜드, 경주 밀레니엄 파크에서 말 공연에 압도된 아들을 위한 몽골리안 마상쇼, 동생이 다녀와 좋았다고 강추한 유리의 성 등을 추가해 즐거운 일정으로 다녀왔다. 기차를 사랑하는 아이를 위해 에코랜드 기차를 타보는 것도 빼놓을 수 없었다

보통 2박 3일의 일정이고, 아이와 다니다보니 무리하지 않게 다니려 하다보니 제주도 근교 섬들은 한번도 가본적이 없었는데 이번에 우도를 처음으로 다녀오게 되었다. 렌트카는 주차장에 두고, 우도에서 셔틀버스를 활용해 타고 다녔는데 또 우도 내에서 등대까지 걸은 길은 짧게나마 올레길을 체험해보게 된 길이라 힘들어도 기분좋은 풍경과 시원한 언덕위의 바람에 기분이 좋아졌다.



작년에 가보지 않은 맛집과 관광지를 선택하고, 날씨가 변수라 확정해놓은 곳만 가기보다 그때 그때 일정을 변경해야했는데 그러기에 이 책만큼 도움이 되는 것이 없었다. 자세히 잘 나와 있어서 지역을 선택한후, 관광지와 맛집을 찾고, 다시 그 최신 정보를 인터넷으로 추가 검색후 마음을 결정하였다.


우도를 다녀와서 가보고 싶은 곳이 책에서 처음 본, '맛나 식당'이라는 곳이었는데 인터넷 카페에서는 보지 못했던 이 곳이 책에서 <제주 최고의 생선 조림집>으로 꼽힌다고 나온 그 한줄의 멘트와 재료가 떨어지면 문 닫는다는 허름한 집이라는 것이 눈길을 끌었다. 위치도 숙소에서 가까운 성산 근방이었다. 우도에서 나오자마자 1시 근방이라 달려갔건만 벌써 재료가 떨어져 문을 닫아 아쉬웠다. 이런 곳을 왜 여태 몰랐을까. 늘 해비치 호텔에 숙소를 잡았던 터라 가까운 곳에 맛집이 없다고 투덜거렸는데 다음에는 꼭 맛나식당에 아침일찍 가보리라.


작년에 가본 삼성혈 해물탕, 선우영 등의 반응도 좋았지만 공항에서 내리자마자 간 유리네 식당, 아버지께서 가장 흡족해하시었다. 또 중문에서는 기억나는 집에 가서 전복이 가득한 (세어 보니 25마리가 넘었다.) 해물탕을 맛보았고, 공항 근처에서 청해일에 가려고 마음 먹었던 것을 부모님께서 동문 시장 들르시는 동안 전화해보니, 다섯시에 오픈한다는 말에 급 일정을 변경하여야했다. 그럴때마다 유용하게 사용된 것이 바로 이 책, 대우정이라는 마가린을 넣고 비벼먹는 오분자기 비빔밥이 맛있다길래, 약간 느끼할듯 했지만 평이 꽤 좋아서 가보자~ 했는데 어른들도 무난히 잡수실만한 고소한 맛이라 놀라웠다.

아빠께서 대전 맛집에 대한 책이나 인터넷 정보는 없냐고, 제주도는 찾는 곳마다 이렇게 마음에 드냐고 말씀하셔서 (사실 우리 가족이 예전에 패키지 여행을 왔을 적에는 가는 곳마다 음식에 실망을 해서 제주도 음식이 맛없는 곳인줄 알뻔하였다.) 제주도에서 제대로 된 맛집을 찾았다는 흐뭇함 반과 동시에 대전에는 왜 없나 싶은 아쉬움 반이 동시에 들었다.


알찬 일정으로 재미나게 다녀온 제주도, 스케줄 짜면 또 그에 맞춰서, 그렇지 못하면 변수에 대응할 이런 충실한 가이드북의 도움으로 나름 행복한 여행을 즐길 수 있음을 깨닫게 해주었다. 나의 제주도 사랑은 늘 이 시리즈와 함께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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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자리 대백과
캐롤 스토트.자일스 스패로 지음, 문홍규 감수 / 주니어RHK(주니어랜덤) / 2012년 8월
품절


다섯살 아들이 잠자리에 들기 전, 방 안 여기저기 붙여놓은 야광별을 보더니, "별똥별이 많네." 하며 좋아한다. 별똥별은 그냥 반짝이는 별이 아니라 하늘에서 떨어지는 별이지만, 아들에게는 그냥 불을 꺼도 보이는게 별이라는 사실이 더 중요한가 보다.


어른도 그렇지만 아이때부터 별이란 참으로 신비하면서도 호기심이 많이 가는, 궁금한 대상이었다.

나 역시 어릴 적부터 별에 관한, 우주에 관한 이야기들이 품고 있는 그 무궁무진한 신비의 세계, 아득하고도 웅장한 그 놀라운 세계에 늘 압도되곤 하였다. 대도시에 살긴 했지만 시골 할머니댁만큼은 아니더라도 밤에 별 몇개쯤은 볼 수 있는 환경에서 나고 자랐다. 대학에 입학하고 서울 토박이 친구를 만나, 대전 출신이라 하니, "시골이라 하늘의 별도 보고 자랐단 말이야?"말을 듣곤 좀 맥이 빠지긴 했지만 말이다. 서울이 아니라면 무조건 별 뜨는 시골로 취급해버리는 그 말투가 어찌나 싫었는지.. 어쨌거나 반대로, 별 하나 보지 않고 자란 그 친구가 측은하게 느껴지기도 하였다.




전공과는 다르지만 별에 심취해 천체망원경을 구입해 동아리활동까지 하는 동창생도 있었지만, 그 정도의 열정까지는 아니더라도 별은 그냥 그 자리에 있는 것만으로도 내게 충분히 매력적인 존재였다.

하지만, 정작 책 속에서 배운, 각종 별자리들을 직접 하늘에서 발견한 적은 거의 없었다. 그냥 별이 떠 있네. 정도만 인식했을뿐, 영화 속에 나오듯이, 저 별은 무슨 별 자리고 어떻고 하고 대사를 나누는 사람들을 보면 정말 신기하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이 책은 별자리에 대한 무수한 이야기를 담고 있으면서도 표지의 움직이는 판을 이용해 원하는 날짜와 시간을 맞추어 하늘에 대고 실제 별자리를 찾게 되는 놀라운 능력을 갖고 있는 책이었다.


별자리대백과.

굳이 천문학자가 아니더라도 하늘의 별을 사랑하는 꿈 많은 아이로 키우고 싶어서, (엄마가 노력하지 않아도 아이들은 별에 대해 호기심을 갖게 되겠지만) 이 책을 보여주고 싶었다.


다섯살 아들에게는 좀 이른 감이 있지만 요즘 한참 빠져 있는 신기한 스쿨버스를 아예 전권 구입해주었더니 신기한 스쿨버스 태양계에서 길을 잃다편에 요즘 한참 탐독중이었다. 아이 읽어주기엔 제법 글밥이 되는 터라, 신기한 스쿨버스 읽어주는게 사실 엄마는 재미도 없고 목도 아프건만 매일 밤 한권 이상씩은 꼭 신기한 스쿨버스를 들고 오는데 요즘 들어 신통하게 요 태양계 편에 빠져있었다. 그래서 별자리 대백과를 자연스럽게 소개해주기에도 좋은 시간이었다.


사실 밤마다 자기를 따라오는 달에 대해서도 궁금증이 많은 아들이었는데 이 책에서 정말 제대로 달과 아이가 만난 태양계의 행성들을 모두 만날 수 있고, 거기에 더욱 많은 별자리 별들까지도 만날 수 있는 책이었다.



지구과학 시간에 교과서로 배우는 우주는 딱딱하기 그지 없었지만 별자리 대백과를 통해 만나는 별과 우주에 대한 이야기들은 과학적인 지식이 한 가득임에도 거부감이 들지 않는다. 그게 교과서와 책의 차이겠지만 말이다. 그저 아이들이 흥미에 의해 읽기 시작한 책들은 알게 모르게 지식으로 스며들어 나중에 아이들 스스로에게 좋은 자양분으로 자리하게 될 것이다. 억지로 앉혀놓고 이거 외워~ 보란말이야 하는 것보다 자신이 관심을 갖는 부분을 충분히 좋은 책으로 두루두루 읽을 수 있게 도움을 주는 것은(좋은 책을 골라 배려해주는것, 읽는 것은 아이들의 몫) 부모의 역할이 아닌가 싶었다.


아직은 우리 아이에게는 글밥이 많은 책이라 우선은 그림 위주로 보여주고, 많은 글밥은 아이가 초등학교에 들어간 이후부터 꼼꼼히 보게해도 좋을 책이었다. 지금은 순전히 엄마의 호기심에서 읽고 있달까.

은하수라고 불리우는 우윳빛길 milky way서부터 1000~1250억여개는 있을 거라는 우주 내 은하의 엄청난 숫자, 지구의 작은 숫자단위로는 헤아리기조차 힘들 어마어마한 숫자 감각이 우주에서는 살아나는 것이었다.







본격적으로 밤하늘을 관찰하는 법도 소개되었다.

도시에서 별을 볼 수 없는 까닭은 밤에도 지나치게 밝은 조명들 때문이라고 한다. 그럼에도 아주 밝은 몇몇 별들은 간혹 관측할 수도 있는데, 불빛이 거의 없는 시골일수록 더욱 많은 별을 볼 수 있는 행운을 누릴 수 있다니, 캠핑 등을 야외로 떠나 밤하늘의 별이 눈 속으로 떨어져 내림을 감상하며 잠자리에 들었다는 모 여행기의 한 대목이 생각나기도 하였다.


신화와 전설, 영웅, 신비로운 동물들의 이야기로 한가득인 별자리 성도(별자리 지도)들은 바로 15세기에 만들어진 것이라고 한다. 천문학자들은 밤하늘을 별자리라고 부르는 88개 구역으로 나눈다. 이 책에서는 이 88개의 별자리 하나하나가 따로따로 소개되어 다루어져 있었다. 어디에서도 만날 수 없었던 그 뜻깊은 시간을 별자리 지도 하나하나의 실제 관측도, 그림, 그리고 소개글까지볼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었다.사람들의 상상력이 얼마나 놀라운 것인지 하늘의 별을 보고, 아주 오래전부터 깊은 연구를 해온 이야기들을 별을 통해 다시 만날 수 있는 시간이 되기도 하였다

끝으로 월별 남반구 북반구로 구분되는 하늘의별자리 특별 체험 편도 눈길을 끌었다.

지금은 9월이라 9월편을 찾아보니 2012년 9월 30일에 보름달, 9월 16일에 초승달을 볼 수 있다고 씌여 있었고, 일식, 월식은 2015년과 2016년에 볼 수 있다 하는데, 우리나라쪽에서는 보이지 않는거라 아쉽기도 하였다. 매달, 특이사항을 찾아볼수있으니 가까운 미래의 다양한 우주쇼 등을 찾아보는 재미도 쏠쏠할 것 같다.



별을 가까이 하기에 이보다 좋은 책, 도움이 되는 책이 더 있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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