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미 100마리 나뭇잎 100장 - 가을 나뭇잎으로 배우는 숫자 0부터 100까지 자연이 키우는 아이 4
노정임 글, 안경자 그림, 바람하늘지기 기획 / 웃는돌고래 / 201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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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는 어린데, 벌써 가르쳐야 할 것들은 참 많아지고 있다.

엄마인 내가 게을러 그런 것일까. 자꾸 때를 놓치고 있는 것 같은 생각이 드는 것은.

아뭏든.

아이에게 숫자 100까지 세게 하는 방법.

친구들은 칠판에 써두기도 하고, 벽보에 1부터 100까지 붙여두기도 하고, 아이들용으로 나온 수학책을 풀게 하기도 한다 하였다.

우리집에도 1부터 100까지 쓴 포스터가 있는데, 어딘가 뒹굴고 다니다가 다시 눈에 보이게 붙여놓은 상태다. 한참 신경 안쓰고 놔두었더니, 다 잊어버렸길래, 다시 숫자세기부터 도전.



이왕이면 책을 통해 좀 동기부여를 하면 좋을 것 같다 생각했는데, 개미 100마리 나뭇잎 100장이 그 좋은 예가 되어줄것같았다.

100에 대한 책으로 우리집에 있는 그림동화는 100층짜리집과 지하 100층짜리집이 있었는데, 한 페이지 당 열 층씩 나와있어서 계속 세어보는것도 재미는 있지만 페이지를 넘겨가며 세어야한다는 단점은 있었다.


이 책의 장점이라면 한 페이지에 100마리 개미와 심지어 나뭇잎까지도 세어볼 수 있다는데 있었다.

게다가 다양한 나뭇잎의 100가지 이름을 배우는 것은 예상하지 못했던 덤이고 말이다.






또 아이들에게는 다소 어려운 개념이라는 0까지도 자연스럽게 이야기에 녹여 설명해주고 있다.

영화 개미중에서

영화 개미에서 모두가 획일적으로 일만하는 사회에서 독특한 일개미 혼자 자존감을 회복하고, 자신의 정체성을 회복해가려는 시도를 보이는 내용이 선보였었다. 이 책속의 개미에서도 어쩌면 이단아처럼 보이는 꼬마개미의 발상으로 남다른 가을 파티 준비를 하게 된다는 스토리였다. 먹을 것만 챙기기에도 바쁜 다른 일개미들은 서둘러 가을 잔치 준비를 위해 먹거리를 모으는데 바빴다. 그런데 우리 꼬마 개미, 먹을 것은 안 찾고, 가을 나뭇잎의 다양하고 예쁜 색에 반해 모두의 관심을 집중시키게 되었다. 결국 다른 개미들조차, 그럼 가을 잔치에 나뭇잎을 한장씩 모아와 백장으로 멋진 장식을 만들어보자는 의견에 동의하게 되었다.


실제 아이와 산책나갔던 집근처 공원에서 찍어온 사진


처음에는 10마리 개미가 한장씩의 커다란 나뭇잎을 모아왔다.

그렇게 모아도 단 열장, 이렇게 모아오다가는 백장을 다 모으기도 전에 시간이 다 지나갈 것 같았다.

결국 각각의 개미 한마리씩이 한장의 나뭇잎을 옮겨오기로 하고, 하나하나의 나뭇잎을 모아 온다.

그 나뭇잎들이 모두 다 겹치지 않는다는게 주목할만하였고, 우리 주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낙엽들이라는데 더 눈길이 갔다.

이름도 몰랐던 수많은 잎들. 단풍이 들어도 단풍잎과 은행잎 말고는 나무 이름조차 몰랐던 엄마. 그냥 단풍이 들었네? 하며 아들과 낙엽 몇개씩 주워오곤 하였는데, 책에 나온 나뭇잎들과 비교해가며 나무 이름을 알아가는 재미도 쏠쏠할 것 같았다.

지금은 이미 많이 추워져서 멋스러운 낙엽 보기가 점점 힘들어지고 있지만 말이다.


재미난 점은 동기를 부여했던 꼬마개미는 정작 나뭇잎인줄 알고 다른 것들을 가져오고, 할머니가 아니라고 일러주신다.

결국 100번째 나뭇잎을 꼬마개미가 가져오면서 유종의 미를 장식하긴 하지만 말이다.

어린 유아들서부터 초등학생들에 이르기까지 숫자 100까지 재미나게 세어보고 (축약식 그림이 아닌 하나하나의 그림을 다 그려넣은 책이므로), 우리 주변의 나뭇잎들을 100가지나 볼 수 있다는 것을 생각해보며, 실제 나뭇잎과 비교해가며 낙엽의 이름을 알아가는 재미가 톡톡할 그런 신선한 자연주의 그림동화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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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느님의 보트
에쿠니 가오리 지음, 김난주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1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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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작품을 두고 '에쿠니 작품 중에서도 최고의 걸작'이라고 평하는 목소리가 많다.

요코는 자유롭게 있는 그대로의 자신을 살려고 한다. 운명의 보트에 몸을 맡기고, 담배와 커피와 초콜릿 향기에 싸여서.

..

대개 에쿠니의 작품은 이상을 얘기하지 않는다.

소위 극적인 요소도 그리 강하지 않고 지나치게 비극적인 장면도 없다. 그저 물처럼 반짝거리고 유연하다.  286p 아동문학가 야마시타 하루오의 작품해설 중에서.

 

책을 읽고 나서, 예전엔 미처 관심을 두지 않았던 역자 후기, 작품 해설 등까지 요즘은 꼼꼼히 읽고 있다.

그 중 유난히 에쿠니 가오리의 작품 해설 등을 보면 격하게 공감하는 부분이 많이 보인다. 내가 정말 하고 싶었던 말들인데 떠오르지 않아 못했던 말들. 작품해설에서 콕콕 짚어준대로 하고 싶었던 말들을 인용해 담아왔다.

 

에쿠니의 소설은 정말 반짝반짝하는 그 느낌이 새롭다.

정말 기복이 지나치게 있다거나 자극적인 상황 속에서 사람들의 호기심을 마구 자아내는 그런 이야기도 아니다.

그러면서도 사람들의 시선을 고정시키는 그 무엇이 강렬하게 있다. 편안하게 빨려들게 만드는 에쿠니만의 매력.

이미 나는 에쿠니의 팬이 되어버렸다.

에쿠니의 책을 모두 다 읽은건 아니었지만 최근의 책을 더욱 열심히 챙겨 읽었는데, 이 책.. 읽지 않았더라면 정말 후회했을, 에쿠니의 멋진 작품이었다.

 

처음부터 너무 많은 설명을 하지도 않는다. 그저 에쿠니 식의 담백하고 깔끔한 표현으로 이야기를 이어 나간다.

이야기는 엄마인 요코와 딸인 소우코의 시선에서 교차되어 서술되고 있었다.

 

지중해 휴양지의 어느 섬 방갈로 풀 사이드에서 책을 읽고 있던 엄마, 아빠

아빠만이 만들수 있는 달콤하고 중독성이 강한 시칠리안 키스라는 칵테일을 마시던 엄마가 아빠와 격정적인 사랑에 빠져 자신을 낳았다고 이야기해주는 것을 소우코는 믿고 자랐다. 엄마의 엉뚱한 이야기들이라는 표현을 한참 후에나 이해했지만 말이다.

 

에쿠니가 이끌어주는 여주인공 요코는 어쩐지 가녀리고 나긋나긋한 여성일 것 같았다. 엄마, 아빠의 한없이 깊고 깊은 사랑을 받은 요코였기에 반듯이 정숙하게 자라날줄 알았던 요코가 어린 학창시절에 소위 학교를 퇴학당할 정도로 문제아였다는게 전혀 믿기지 않을 정도로 말이다.

 

아빠가 옛날에 엄마에게 이렇게 말했단다. 만약 초등학생 때 만났더라면, 당신 어깨에 상처가 나도록 하지 않았을 거라고.

중학생때 만났더라면 , 같이 먼 곳으로 떠났을 거라고.

고등학생 때 만났더라면, 난 당신에게 들려주기 위해 매일 기타를 쳤을 거라고.

만약 대학생 때 만났더라면, 지금 나와 당신은 절대 여기 있지 않을 거라고.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았다. 엄마의 어깨에는 싸워서 생긴 상처의 흉터가 조그맣게 남았고, 중학생 때 엄마는 어느 날 혼자서 집을 나갔다. 고등학생 때는 코튼 캔디색 머리를 하고 혼자서 날마다 춤을 추러 다녔다. 현실은 그렇지가 않아 엄마는 지금 여기에 있다. 163.164p

 

자신의 외로움은 아마 요코도 몰랐을 것이다. 왜 그렇게 살아왔는지.

사랑하는 엄마의 마음에 대못을 박아가면서 말이다.

그리고 자신이 유일하게 잘할 수 있던 피아노를 전공하고, 엄마가 반대하는 결혼을 하고..

그리고 평생 누구도 꿈꾸지 못했을 단 한번의 사랑을 하였다.

 

지금 여기 아빠가 있으면 좋을 텐데. 엄마가 말하는 '천국처럼 포근한 품 안'에 나를 품어주면 좋을 텐데. '엄청 예쁜 얼굴'로 웃어주면 좋을텐데. '엄마의 볼에 딱 맞는' 겨드랑이를 내게도 좀 빌려주면 좋을텐데.

153.154p

 

한번도 아빠를 본 적이 없는 딸 소우코.

그녀는 엄마의 보트에 함께 올라타 정착하지 못하는 삶을 살고 있었다.

사실 불안정한 생활 속에 아이가 비뚫어질 수도 있는 상황이었음에도 소우코는 친구들과의 교우관계도 좋은 편이고, 엄마에 대한 원망도 하지 않은 채 엄마를 따라 일년마다 혹은 더 수시로 진행되는 방랑자 같은 삶을 따라다녔다.

아이들에게는 얼마나 잔혹한 처사인지.

한 곳에서 친구를 새로이 사귀고 또 금새 헤어지고.

상처가 될 수 있는 삶이었는데, 엄마는 자신만의 강렬한 사랑에 빠져 허우적거리는 채 살아갔기에 딸의 외로움 등을 되돌아볼 여력조차 없었다. 그저 자신이 만들어낸 환상 속에 여전히 혼자 갇혀 있었기에.

딸조차 같이 그 배에 실어 같이 아빠를 무한정 기다리는 그 삶만을 지속하려 하였다.

딸은 그녀의 소유물이 아니었음에도, 그녀에게는 딸 자신이 아닌, 아빠를 투영한 대체물처럼도 보이는 듯 하였다.

예쁜 등뼈.

 

그 사람이 없는 세계에 살고 있는 게 아니야.

걸으면서 나는 생각한다.

그 사람을 만난 후의 세계야. 그러니까 괜찮아. 다 괜찮아.

마치 기원후와 기원전 같지만, 그렇게 생각하는 걸 보면 역시 그 사람은 나의 하느님인 것이다.

-난 반드시 당신을 찾아낼 거야.

그 사람은 그렇게 말했다. 194.195p

 

젊은 나이의 격정적인 사랑.

그리고 헤어질 수 밖에 없는 상황.

소우코를 가졌다는 사실도 말해주지 못하고 아빠를 그렇게 떠나보냈던 엄마.

어디에 있건 그녀를 찾아내겠다는 아빠와 정착해버리면 아빠를 만나지 못할 것 같은 불안함에 엄마는 떠돌고 또 떠돌 수 밖에 없었다.

게다가 모모이 선생님의 그녀를 보면 힘들다는 말에, 도쿄를 떠나 방황해야했기에 그녀의 방랑자의 삶은 더욱 길고 긴 여정이 될 수 밖에 없는 운명이었다.

 

도대체 어떤 끝이 될까. 중간까지도 한참 빠져드는 이야기였지만, 나라면 어떻게 마무리가 될지, 제대로 마무리하기가 힘들 내용일거라 마음대로 넘겨 짚었었는데.. 역시 에쿠니 가오리님. 결말 역시 실망시키지 않는 스토리였다.

 

얼마나 사랑을 하였으면 이토록 광기에 가까운 집착을 보일 수 있을까.

가녀리고 약해보이는 그녀의 느낌이었지만 정말 집념 하나로 그를 기다리고 또 기다렸다. 아주 오랜 세월을 말이다.

사랑이 그토록 오래 지속될 수 있는 것이었을까. 오랫동안 만나지 못한채 그리움을 키워와서, 더욱 아름다운 사랑으로 승화된 것이었을까.

엄마는 자신보다 더 행복한 사랑을 할 수 있는 사람이 있을거라 생각지도 못하고, 지금의 삶을 낙담하지도 않는다.

자신의 모든 것을 포기하게 만든 그 사랑을 절대 포기하지 않는다.

처연한 사랑의 느낌, 하지만 자신 안에서 너무나 반짝이는 그 사랑의 느낌.

요코와 소우코의 삶을 통해서 진정한 사랑이 무엇인지 다시 생각해보게 되는 그런 스토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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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요 - 2012년 제13회 이효석문학상 수상작품집
김중혁 외 지음 / 문학의숲 / 201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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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문학, 장르문학 가리지않고 두루두루 다양한 소설을 섭렵하기를 좋아한다. 물론 재미만을 생각하자면 순문학 보다는 추리 소설 등에 더 손길이 가기는 하지만.

조정래, 황석영,박완서 작가님들의 책 역시도 그에 못지않게 좋아한다.

 

중학교때던가, 한국문학전집을 사주셔서 정말 그 자잘한 글씨에도 불구하고 날을 새워가며 빼곡한 그 활자들을 읽었던 기억이 있다. 꽤 길고 긴 중장편들이었는데도 정말 재미있었다.

추리 소설 등은 루팡을 제외하곤 거의 읽어보지 않았다가 어른이 되어서 지금에서야 읽고 있지만 말이다.

 

이효석 문학상 수상작품집 또한 참신한 작가의 새 글을 만나볼 수 있을까 하는 기대로 읽어내려갔다.

김중혁님의 요요.

13회 수상작인 이 글부터 우선 눈에 들어왔다. 작가의 또다른 단편인 바질이 웬지 좀 현실에서 갑자기 그로테스크한 비현실로 넘어가는 과정이 이질적으로 느껴졌다면, 요요는 좀 가슴아픈 청년의 인생사를 다루고 있다고 할 수 있겠다.

아이 앞에서 절대 해서는 안될 말. 부모가 서로 자신들이 맞지 않는 책임을 아이 핑계를 대고, 아이는 평생을 부모의 이혼이 자신의 책임인양 십자가를 지닌채 살아간다.

 

관계를 부수는 사람.

누가 어린 소년을 이렇게 만들었던가.

소년이라고 억지로 그런 사람이 되고 싶었을리가 없다.

 

방에 틀어박혀 살던 소년은 자신의 공간에서 시계를 분해하고 조립하며 그 완벽하고도 세밀하 공간 속으로 빠져들게 되었다.

소년의 곁을 지키는 아버지는 소년이 자신을 떠나가려 함이 안타까웠지만..가족 등 주변인에 대해서는 자세히 다뤄지지 않는다.

철저히 소년에게 초점이 맞춰져서 이야기가 진행이 되었다.

 

일부러 시계를 전공한다는 핑계로 지방의 대학에 진학을 하고,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마음을 준 여자친구에게서 갑자기 연락이 오지 않는 것으로 다시 못 올 상처와 충격을 먹고 만 이제는 청년이 되어버린 소년.

이제 청년은 시계 기술자에서 독립 시계 제작자가 되어서 자기만의 작품을 제작하며 살게 되었다.

그리고 자신의 운명의 상대였던, 이유도 제대로 모른채 사라져간 여자친구와 만날 기회를 두번 정도 가졌으나 처음에는 자신의 가정 사정으로 못 만나고 말았고 또 수십년이 흐른 후에 잠깐, 아주 잠깐 자리를 같이 하게 되었다.

 

고요히 흘러가는 시계 속의 시간처럼. 소년의 사랑도 그렇게 아쉽게 흘러갔지만, 상실만을 이야기한다기엔 충분히 아름다운 그런 이야기였다.

 

조해진 님의 유리를 예전 다른 수상작품집에서 읽었던 지라, 이번에 나온 밤의 한가운데서를 읽으며 반가움을 갖기도 하였다. 사실 작가분 얼굴이 낯익어서 혹시? 하고 찾아봤던 것인데, 유리의 내용 자체도 아픔이 컸기에 밤의 한가운데서는 그런 아픔이 많은 이야기가 아니길 바랬다.

 

박형서님의 QED, 증명완료는 숫자가 등장하지 않으면서도 온갖 수학 이야기로 가득 채워지는 이야기였다.

머릿 속의 형이상학적인 이야기들이 종이 위에 펼쳐지는 듯한 그런 이야기랄까. 다소 갑갑함을 느끼게도 되었지만 수십년을 허비한 주인공이었어도 결말만큼은 자신의 인생에 충실할 수 있어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하나하나의 이야기가 모두 다 개성이 있어 읽는 재미가 있었다.

읽기 어려운 거부감이 드는 이야기도 끝까지 읽어내었고, 익숙한 작가의 이름이 나오면 반가운 생각으로 읽기도 하였다.

이렇게 새로운 작가의 새로운 작품을 만나볼수있다는 즐거움이 있어 문학상 수상작품집을 반갑게 읽게되는 것인가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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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화 읽는 지니어스 4 : 장화 신은 고양이 (본책 + 독후 놀이 워크북) 동화 읽는 지니어스 4
CJ에듀케이션즈 지음 / 길벗스쿨 / 2012년 10월
절판


어! 이렇게도 책을 만들 수 있구나.
하고 무릎을 치게 만든 책이었다.
사실 어렵다는 이야기를 듣고 아이에게 어떨지 몰라 고민이 되었던 책이었다.

그래도 아들이 5세니, 어느 정도는 이해하지 않을까 하는 마음에 읽어줬는데, 문제 중에 어려운 문제도 많았지만, (아마 7세 정도면 더 재미나게 풀지 않을까? ) 자기가 풀 수 있는 문제 등은 손쉽게 풀면서도 재미난 이야기에 몰입하고, 또 팝업을 같이 만들더니 더 신기해하면서 재미있어 하였다.

그래서 엄마의 기대 이상으로 아이에게 좋은 호응을 끌어낸 책이 바로 이 책 동화 읽는 지니어스였다.


활용법을 읽지 않고 책을 읽은 후 바로바로 영역 활동을 하려 하니, 아이가 낯설어 하였다.
엄마가 너무 무리를 한건가.
나중에는 책을 다시 읽어주고, 다시 영역별 활동 중에 아이가 따라할 만한 것들부터 해보기로 하였다.

그래, 7세까지 할 수 있는 책이니 처음부터 너무 과욕을 부리지는 말자 하는 생각으로 말이다.


책은 페이퍼북인데, 본 책과 워크북이 하나의 질긴 투명 비닐 지퍼백에 들어있었다. 그래서 두 권을 깔끔하게 같이 보관하고 들고다니기가 용이하였다. 책을 받고 바로 아이에게 읽어주려고 시도했더니 처음에 활동이 많은 것을 보고, 며칠 아이에게 공부 공부 했던데 질렸었는지, 보지도 않고 나중에 하자며 도리도리하던 아들.
주말에 여행갈 일이 있어서 이 책과 아이가 좋아하는 그림책 몇권을 같이 챙겨 여행을 갔는데, 호텔에서 이 책을 읽어주며 같이 활동을 하니 훨씬 더 흥미로워하고 재미있어 하였다.

가끔은 환경이 바뀌었을때 아이에게 재미나게 꺼내보는 것도 독서를 다양하게 시도해보는 방법 중 하나가 아닌가 싶어 여행등을 갈적에 아이가 좋아하는 책과 별도로 새로 산 책 등도 꼭 한두권씩 끼워 갖고 다니는 편이다.

아이가 마음에 들어한 것은 엄마와 두번 정도 읽고 나서, 다시 아이가 먼저 이 책을 꺼내 읽어보기도 하고 물어보기도 하는데서 느낄 수 있었다. 신간을 읽어줘도 처음부터 대박나는 경우는 드문데 이 책은 내용도 재미나고 안의 팝업 등의 활동도 참 흥미로웠나보다. 아침에 일어나 아빠에게도 이 책을 보여주며 자랑을 하고, 집에 돌아오는 차 안에서도 자기가 좋아하는 레고 장난감도 옆에 밀어 둔채 이 책을 꺼내 나에게 내용을 다시 물어볼 정도였다. 이런 반응이라면 남은 시리즈를 마저 다 읽어줘도 무방할 것 같은데? 엄마의 욕심이 또 고개를 들고 있다.

기본 줄거리는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장화 신은 고양이의 원문 내용을 충실히 따르고 있다.
거기에 약간의 응용을 더해서 수학과 논리력 등 아이들의 다양한 사고 분야를 확장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활동들이 각 본문 옆 페이지에 수록되어 있었다.


삼형제가 각각 방앗간과 당나귀와 고양이를 물려받게 되었는데, 한눈에봐도 몹시 불공평해 보이는 이 유산의 차이가 실제 얼마나 차이가 나는지 아이들이 계산해 볼 수 있는 시간도 있었다. 방앗간 한채는 당나귀 두마리 가치가 있고, 당나귀 한마리는 고양이 다섯마리와 같은 가치가 있다. 그렇다면 방앗간은 고양이 몇마리의 가치가 있느냐? 하는 문제였다. 아이가 한참 수학을 좋아해 덧셈뺄셈까지 능하다면 곱셈이나 다름없는 이 문제도 쉽게 도전해볼수있겠지만 엄마가 요즘 수 공부에 거의 신경을 못 쓴 관계로 아이도 갸우뚱 거려 해서, 말로 우선 설명해주고 넘어갔다. 같은 수학 문제라도 이런 식으로 재미나게 문제가 나와 있다.

막내가 앞으로 살길이 막막하다며 고민하자, 고양이가 자기에게 맡겨달라며, 장화와 자루 하나만 구해달라고 한다.
막내아들은 시장에 가서 두 물건을 구입하는데, 여기서 또 재미난 문제가 나온다. 그림을 잘 살펴봐야 풀 수 있는 문제들. 앞으로 초등학교 수학이 단순 수 계산이 아닌, 문장으로 풀이된 내용을 이해하고 풀 수 있어야 한다더니, 아이들의 독서를 이렇게 바로 수학으로 연결시킨 활동이 미래의 초등학교 문제가 아닌가 싶었다.

고양이가 토끼를 잡으러간 장면에서는 숲속의 동물들을 붙이는 스티커란이 나왔다.
스티커 모양을 그대로 따라붙이는 유아기적 문제가 아니라, 배경 그림을 보고, 어떤 상황 속 동물을 붙여야하는지 유추해가는 과정이었다.

여러 글자가 암호판처럼 붙어있는 글자판은 옆에 문장에 나온 단어 6개를 찾아 동그라미로 묶어 내는 장이었는데, 아이가 어려 그런지, 여기에 나온 글자들을 따라 읽느라 아주 열중이었고 똑같은 단어 찾는데는 아직은 크게 열을 올리지 않았다.
여기까지 나온 내용을 봐도 잘 알겠지만 아이가 소화할 수 있는 영역까지 풀게 하면 된다는 생각이다.

문제의 처음부터 끝까지 다 풀어낼수있으면 좋겠지만 아이의 연령대 자체가 넓게 잡혀있으니 엄마들이 크게 초조해하지 않아도 될거라는 생각.

또, 곰곰 생각을 많이 해봐야하는 문제는 끝이 나지 않았다.
고양이가 잡아 온 동물들을 요일별로 마릿수와 동물종류에 맞춰 스티커로 붙이는 문제가 남은 것이었다.
말풍선과 그림의 내용을 하나하나 제대로 파악해야만 이 수수께끼를 다 풀 수 있는 것.
아이들에게 절대 쉽지만은 않겠지만 쉽다면 지니어스라는 말이 그리 쉽게 붙지도 않았을 것.

이후로도 하나하나의 문제들이 정말 재미나게 나와 있었다.
유아 책과 활동책들의 아쉬움이 원전을 너무 뭉뚱그려 요약해놓았다거나 활동 위주의 활동이 아닌, 그냥 몇가지 맛보기식 활동만 실려있는 경우가 많았는데 이 책은 꽉 찬 내용과 더불어 하나하나의 활동들도 각자가 색다르고 재미나게 풀만한 것들이 참 많았다.

물에 빠진 막내아들을 왕이 구해내고 멋진 옷을 입히자 공주가 반할 정도의 멋진 카라바 공작처럼 보이는 장면에서도 아이들이 좋아할 상의 하의를 각각 다르게 옷을 만들어 교대로 입힐 수 있는 플랩을 만들어 붙여서 아이가 몇번이고 넘기고 좋아할 수 있었고, 다리 또한 아이가 직접 오린 퍼즐 조각을 맞춰 완성해내는 등의 활동이 눈에 띄었다.


아이들이 정말 좋아할 내가 만드는 팝업북은 별책에 나온또하나의 멋진 책이었다.
단순 워크북이 아닌 아이들이 좋아하는 팝업북을 스스로 만드는 그 과정을 겪으며 팝업이란 이렇게 만들어지는구나, 어린 유아들서부터 재미나게 몰두하게 만드는 장면이었다.

동화 읽는 지니어스.
마냥 어렵게만 생각했는데 아이 호응도가 높고, 엄마도 재미나게 읽어주는 충실한 원전 이야기에 같이 활동하는 시간까지 다양하게 즐거워 유익한 책이 아닐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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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보나무]를 읽고 리뷰 작성 후 본 페이퍼에 먼 댓글(트랙백)을 보내주세요.
울보 나무 내 친구는 그림책
카토 요코 지음, 미야니시 타츠야 그림, 고향옥 옮김 / 한림출판사 / 201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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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체가 낯익다 했더니 고녀석 맛있겠다로 유명한 미야니시 타츠야님의 그림이었다.
내용도 읽고 나니 눈물이 맺힐것 같은 그런 감동적인 내용.
아낌없이 주는 나무가 생각나면서도, 그보다 더 아이들의 마음을 움직일것 같은 그런 따뜻한 내용이랄까

친구에게 맞아서 울고, 혼나서 울고, 넘어져서 울던 울보 아기돼지가 있었는데..
울면서 돌아가던 아기 돼지의 머리 위로 툭툭 비가 내리기 시작하는게 아닌가.
어? 해님이 반짝반짝하는데 비가 오네? 하였더니

갑자기 위에서 으어엉 으어엉~ 하고 우는 소리가 들리지 않는가.
바로 아기 돼지 뒤의 나무가 엉엉 우는 소리였다.

나무가 울다니~
하고 놀라기도 전에, 나무가 우는 이유는 딱 하나.
아기 돼지가 우는 것이 슬프고 아무것도 해줄 수 없는 게 속상해서였다.

울고 있는 나무의 모습이 사실 해학적으로 그려지고, 우는 소리도 그랬지만 사실 그 마음이 너무나 따뜻해 가슴이 뭉클해졌다.
잘 울지 않는 우리 아들, 요즘 들어 눈물이 많아지고 있다.
울때마다 얼마나 서럽게 우는지, 울린 사람이 다 미안해질 정도로 대성통곡을 하는데..
그래서인지 책 속 울보 아기 돼지와 울보 나무에 크게 몰입하는 듯 하였다.

게다가 아직 친구나 또래 아이들과 싸워볼 일이 없어서, 유치원에 가면 혹시 싸울 수도 있다는 것을 아이가 지레 겁먹는 듯 하였는데, 아기 돼지가 너구리에게 맞고 있는 장면이 영 가슴이 아프고 못마땅했는지 그 장면에서 자꾸 눈길을 떼지 못하였다. 왜 너구리는 아기 돼지를 때리냐면서 말이다.





아기 돼지는 울 일이 이후로도 많았지만 혹시나 나무가 따라 울까봐,아니, 아기돼지가 울 것 같은 표정만 지어도 이내 먼저 울어버리곤 한다. 그러다보니 아기돼지도 나무를 위해 울지 않고 달래기 시작하였다. 괜찮아 괜챃아 하다보니 정말 자기도 괜찮아졌고 말이다.
그렇게 아기돼지와 나무는 친구가 되었다.
같이 있으면 얼마나 즐거운지 시간까지 후딱 갔고 말이다.
행복한 나무와 아기돼지를 보는 나와 아이 또한 행복한 표정이 될 수 밖에 없었다.

그러던 어느날, 아기돼지가 나무와 놀다가 잠이 들어버렸는데, 추운 밤, 눈까지 내리는 통에 나무는 아기돼지가 걱정이 되었다.
그래서 자신의 나뭇잎들을 하나둘 떨어뜨려 나뭇잎 이불을 만들어덮어주었고, 자연스레 그 옆에 쌓인 눈까지 아기돼지를 덮어주어 다음날 아기돼지는 무사히 일어날 수 있었다.
별들이 하늘 가득 쏟자일듯 박혀있던 아름다운 밤, 나무는 나뭇잎을 모두 떨어뜨리고 자신의 친구를 지켜 주었다.

다음 날 아기돼지는 무사했지만 더이상 나무는 아기 돼지에게 말을 해주지도 울지도 못하였다.
그리고 아기돼지는 친구가 자신을 지키고 희생했다는 생각에 눈물까지 펑펑 흘리며 울다가, 고맙다고, 잊지 않겠다고 말을 해준다.
다음 해에 나무는 새로 잎을 달고 살아났지만 더이상 말을 하는 나무는 되지 못하였다.

울보 아기돼지는 울보 나무 덕분에 더이상 울보가 아니게 되었다.
나무의 친구가 되었기에 더이상 울보가 되지 않고 아픔을 사랑으로 승화시켜준 나무에게 고마울 따름이었다.
아기돼지와 울보 나무의 사연은 이렇게 끝을 맺었지만 아이들 가슴 속의 엉엉 울던 나무는 오랫동안 기억되지 않을까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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