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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아들을 이해하기 시작하다 - 나이젤 라타의 ㅣ 나이젤 라타의 가치양육 시리즈
나이젤 라타 지음, 이주혜 옮김 / 내인생의책 / 2012년 10월
평점 :

아들이 하루 종일 놀고 있다. 아니 놀게 내버려 둔건 사실 나였다.
그럼에도 남들은 유치원 다니며 배우는 것 외에 집에서 학습지도 여러 종류로 풀고, 글씨 쓰는건 물론이고, 숫자도 잘 쓰고 기타 등등 잘한다고 하니 갑자기 우리 아이도 최소한 영어, 한글, 숫자 정도는 집에서 좀 몇장씩 풀게 해야겠다 생각하였다. 그런데, 내내 잘 놀던 아이에게 갑자기 글씨 써보라 들이대고, 반대로 썼다고 (거울상) 소리지르고 하니 지레 겁먹은 아이가 하지 않겠다 한다.
이러지 말아야지 하고서 자꾸 원점으로 되돌아가고 있다.
한량없이 너그러운 엄마인척 하다가 갑자기 무서운 엄마로 돌변해서 소리 꽥꽥 지르는 엄마.
나의 이중성은 갑자기 어디에서 시작된 것일까.
나도 내가 무서워지려 하고 있다. 연약하고 작은 체구의 아이에게 커다란 어른이 소리를 지르고 있다니, 게다가 아이가 대단한 잘못을 한 것도 아니고, 다만 엄마 뜻대로 하지 않았다는 이유 하나로 말이다.
그것도 갑자기.
너무 예뻐서 매일매일 뽀뽀해주고 안아주고 싶은 아들임에도 너무 방임을 하지 않았나 싶어 갑자기 초조해질때는 나도 모르게 어린 아가라는 사실을 잊고 몰아세우곤 하였다. 때되면 배우겠지, 터득하겠지 하고 내버려두자니, 내 새낀데 어떻게 그래. 하는 생각이 내 속에서 충돌을 하고 있었다. 혼을 내건, 지적을 하건 한결같아야한다는 사실을 늘상 육아서에서 배우면서도 왜 아이 앞에서 수시로 이성을 잃고 있는 것일까.
어떤 책에서는 아들도 또 다른 남자이기에 엄마가 제대로 이해하기 힘들다는 그런 말까지 있었다.
아들을 남자로 인정하고 받아들이려 하는것도 중요하겠지만, 딸과 다르다고 굳이 선을 그을 필요가 없다는 것을 이 책에서는 분명히 짚어주고 있었다. 마치 정설인양 우리가 굳게 믿고 있던 사실들.
여성은 하루에 2만단어를, 남성은 7천단어를 말한다 하였던이야기, 나도 여기저기서 많이도 들었는데 아니란다.
수십년동안 반복되어 온 이 이론을 검증하기 위해 400여명의 남녀에게 녹음기를 부착했더니 하루동안 쓴 단어의 양이 같았다는 것이다.
이 밖에도 아들의 두뇌 과학에 대해, 부모들이 정설인양 믿고 있는 잘못된 상식들로 인해 아들 양육에 차질이 크게 빚어질수있음을 저자는 걱정하고 있었다.
실제 두 아이의 아버지인 (어머니가 아니라 아버지인) 저자는 사랑하는 아들들을 위해 좋은 아버지가 되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이었다.
그렇게 느껴진 까닭은 남자임에도 스포츠를 전혀 좋아하지 않았던 그가, 자신의 아들이 운동장에서 야구를 하고 있는 모습을 보면 그렇게 재미나고 신이 날 수 없었다는 것이었다. 남자들은 다 그럴거라는 편견에서도 벗어날 수 있었고, 정말 나도 스포츠가 싫지만 내 아들이 운동을 잘한다면 신이 나서 몰두하였겠단 생각이 들었다.
다소 실용주의적인 아들들에게 기대치가 많이 높고 꼼꼼함까지 강요하는 엄마들 (어린 아들에게 정리정돈 잘 안한다고 윽박지르는 나같은 엄마들) 의 충돌은 있을 수 밖에 없고, 그런 면에서 엄마가 원하는 100% 만족도를 아들이 실현해줄 수는 없는것이라 하였다.
아직 어린 아들을 둔 나같은 사람서부터 좀더 큰 아이들을 둔 엄마들에 이르기까지 아들에 대한 궁금증과 아들을 이해하고자 하는 마음을 실천하고 싶은 그 궁금증을 나이대별로 정리해놓아 도움을 받기 좋게 하였다.
육아서임에도 우선은 재미나게 읽힌다고 이야기하고 싶다.
게다가 끝으로 갈수록 원하던 정보들을 손쉽게 얻을 수 있어서 (단 끝부터 읽지말고 반드시 앞부터 읽어나가라 한다. ) 어제 하루 종일 아들을 들들 볶았던 마음을 반성하고, 좀더 너그러이 지내봐야겠단 생각을 하게 만들었다.
숨 한번 고르고~
너무나 사랑하는 내 아들에게, 지나친 기대로 아들을 다잡는 행동은, 아들을 옥죄는 행동은 그만하도록 해야겠다.
아들이 눈뜨면서 울 엄마가 제일 좋아, 멋져 할 수 있는 시기는 생각보다 짧다고 하니, 엄마도 노력해야할때가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