랄랄라 블록 놀이터 3 : 즐거운 우리 집 랄랄라 블록 놀이터 3
애플비 편집부 지음, 정태현.김지은 그림 / 애플비 / 2012년 12월
품절


랄랄라 블록 놀이터 블록들은 각 권마다 주제에 맞는 여러 블록작품을 만들 수 있어요.

또, 1~5, 6~10까지의 블록들을 모으면 각각 더 큰 블록 작품을 만들 수 있는게 신기하더라구요.

책의 맨 뒤에 나온 것을 보고, 얼른 만들어보고 싶었는데, 1에서 5까지는 블록 세트가 모두 있었는데, 더욱 아이가 좋아할 것 같은 바퀴 달린 시리즈는 6~10까지에 있고, 놀이터 등 우주선등도 있어서 결국 6~10도 마저 구입하게 되었답니다. 큰 블럭도 만들어줘야겠다 싶었구요.


작은 것은 우선 아이 스스로도 잘 만들어요.

큰건 블록 구성이 많이들어가다보니 아이가 헷갈려할것같아서 우선 엄마가 만들어봤어요. 사실 너무너무 해보고 싶었거든요. 작은것만 해보다가 큰 작품 만드니 더 신기하기도 하구요.



책에는 아쉽게도 큰 작품의 사진만 나와있고 설명이 없어서, 어떻게 만들어야하나 궁금했어요.

애플비 카페에 들어가보니 공지글에 설명서가 pdf파일로 되어 있어서 그거 출력해서 보고 만들어봤답니다.


아이에게 뭐가 가장 먼저 만들어보고 싶냐 하니, 성을 가리키더라구요. 그래서 엄마는 성을 만들고 아이는 옆에서 다른 거(6~10 세트중 하나였을거예요. 어제 정말 완전 빠져들어서, 새거 사온것들 한 네 세트를 앉은자리에서 다 뜯어서 만들고 놀았답니다. 정말 좋아하더라구요.) 만들고..




성이 하나하나 꼼꼼하게 만들어지긴 하는데 다 만들고 나니 참 멋져요.

보람이 있달까요.

거의 1~5까지의 모든 블록이 다 들어갔어요.


그 다음엔 무얼 만들까 하니, 자전거를 만들자 합니다. 안 그래도 자전거 만들어보고 싶었거든요. 그래~ 도전~

우선은 엄마가 해봤지만 자꾸 손에 익다보면 큰것도 아이가 스스로 만들것 같아요.


자전거는 입체느낌도 나고, 블럭이 생각보다 많이 안 들어가더라구요 (성처럼 다 들어갈 줄 알았거든요.)

아뭏든 성을 허무는게 아쉽긴 했지만 자전거에 대한 궁금증으로 만들기에 도전했습니다. 세모와 네모 블럭을 연결해 바퀴 두개를 만들고, 손잡이와 안장을 만들고 하나하나 연결하니 정말 그럴듯한 자전거가 만들어졌어요.

침대 위에서는 잘 세워지지 않았지만 딱딱한 바닥에 놓으니 잘 세워지더라구요.


아들도 보고서 넘 좋아하면서 타보겠다 도전하더라구요.

다양하게 원하는 것을 만들어볼 수있어 신이 나고, 다 만들어 갖고 놀적에도 의외로 금새 망가지지 않아요.(레고보다는 적어도 오래 가네요. )

6에서 10세트를 다 모아서 만드는 작품들도 흥미로운게 많더라구요. 회전그네였나? 암튼 그런것부터 시작해서 아이가 좋아할만한게 많아서 얼른 6~10까지를 다 모아서 큰블록 놀이도 해보려 합니다.


아이가 좋아해 즐겨놀게 되는 블럭이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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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배낭여행자들의 안식처, 빠이 - [Pai]: 태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마을
노동효 지음 / 나무발전소 / 2012년 11월
구판절판


태국이 배낭 여행자들의 천국이라는 말을 들었는데, 내 귀에 익은 태국의 관광지들은 수도인 방콕과 휴양지인 푸켓, 파타야, 후아힌 등이었다. 그런데 언젠가부터 빠이라는 지명에 대해 이야기하는 책들이 늘고 있었다. 이 책 뿐 아니라 꽤 많은 책들이 세계의 배낭여행자들이 가장 좋아하는 여행지로 빠이를 꼽고 있었다. 도심도 아니고, 휴양지도 아닌 그 곳의 매력이 도대체 무엇이길래? 빠이에 대한 호기심이 일었다.

이 책의 저자는 15세 이후 시작된 후천성 샛길 증후군의 여파로 여기저기 떠도는 삶, 여정을 즐기는 전형적인 여행 중독자이다.

장기 체류 후 이동이라는 기술을 구가하며, 한국과 다른 나라를 오가며 사는 삶을 2년주기로 하며 평생을 그렇게 살아볼까 하고 있다는 것.

장기체류를 해본 적 없이 마냥 동경만 하고, 동남아에서의 물가가 싸다는데, 관광지에서의 며칠 값비싼 일정만 소화하다 돌아오는게 내 여행의 전부이다보니, 정말 싸다는 그 물가를 제대로 실감해본 적도 없었던 터였다.



지난 겨울을 추운 한국이 아닌 따뜻한 크라비에서 보냈다는 저자의 체류비에 정말 우와 소리가 나올 정도였다. 한달 방세 200달러를 포함한, 한달간의 체류비가 500달러 남짓이었고, 그나마도 체류기간동안 집필한 원고료로 충당.

낮에는 인터넷을 하거나 책을 읽고, 해질 무렵엔 바닷가에서 수영을 하거나 스노클링을 하고 저녁엔 여행자들과 술을 마시거나 집으로 돌아와 글을 썼어요. 153p

500달러면 현재 환율로는 53만원 정도인데, 그 정도면 보통 국내 유명한 호텔 1박값일수도 있고, 호텔 값 싸다는 방콕에서조차 2박이면 숙박료로만 낼 돈이었다. 여행을 하는 방법은 참으로 다양한 방법이 있는거로구나.



게다가 그가 선택하고 감탄한 빠이라는 곳.

이 책의 중심인 빠이라는 마을은 그가 정말 반한 곳이라 할 수 있었다. 심심한 시골도 아닌 지옥같은 도시같은 곳도 아닌 시골과 도시의 장점만을 합쳐놓은 곳이랄까. 정말 그런 곳이 있을까. 도시와 시골의 구분이 뚜렷한 우리나라에서는 상상하기 힘든 그런 곳.

어쩌면 내가 상상할 수 있는 최대한이 제주도쯤 되려나? 또 그 느낌과는 다른 것 같기도 하고.

궁금증을 한가득 안고 빠이에 대한 저자의 이야기들을 읽어내려갔다.

빠이에서 시간을 보내며 도시와 시골이 물과 기름처럼 분리되는 것이 아니라

밥과 나물이 잘 섞인 비빔밥처럼

도시와 시골이 조화롭게 융합될 수 있다는 희망이 생겼습니다.

누군가가 내게 빠이란 무엇인가요? 물어본다면,

빠이는 우리들이 찾으려다 놓쳐버린 어떤 것.

혹은 우리들이 만들려다 잃어버린 어떤 것이라고.

19p



어느 지역에 대한 이토록의 애착, 비단 이 글의 작가 한사람뿐이 아닌 빠이를 다녀간 다국적 여러 사람들의 공통적인 생각이라면. 나 또한 그 곳에 머물러 보고 싶어졌다.

천의 얼굴을 닮은 진정한 여인, 자신의 반쪽과 함께 천번의 신혼여행을 하겠다는 낭만파 작가.

작가는 여행을 준비하기 위해 수많은 다른 준비물보다도 충분한 시간을 준비하라고 말을 한다.

정말 하나같이 맞는 말들이다.

우리는 일을 한다는 이유로, 휴가내기 어렵다는 (사실 묶여있기때문에) 가장 큰 이유로, 시간을 내기가 가장 어려운 상황에 놓일때가 많다.

자유라는 것, 프리랜서로 살아간다는 그 두려움이 너무나 크기에.

시간의 속박에서벗어난 여행의참맛을 느끼기가 참으로 힘이 든다.



작가는 그냥 그 속박을 벗어던지고 여행의 참맛을 즐기는 사람이었다. 부러움 그 자체.

작가와 코드가 잘 맞는 빠이의 일상.

억지스럽거나 부자연스럽지 않고, 빠이를 더럽히지 않기 위해 모두가 노력하는 그 순간순간들.

빠이의 아름다움은 빠이를 사랑하는 사람들이 모여 만들어내고 있는 것이 아니었나 싶다.

나도 그 곳에 가보고 싶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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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어바웃 플라워숍 All about Flower Shop - 플로리스트 엄지영 & 가드너 강세종의 플라워숍 운영 노하우
엄지영.강세종 지음 / 북하우스 / 2012년 11월
구판절판


언젠가 TV CF에도 나왔던 새벽 꽃시장의 싱그러움, 보기만 해도 기분이 좋아지는 그런 장면이었다. 굳이 꽃가게를 하지 않더라도 일반인들 중에서도 꽃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많아, 꽃 시장을 다니거나 꽃 박람회를 즐기는 사람들이 많은 것으로 안다. 게으른 나는 꽃을 재배하는 일에 서툴러서, 꽃 시장에 일부러 찾아간 적은 거의 없지만, 지인 졸업식이나 기념일 등에 선물하기 위해 상설 꽃집, 꽃 가게 등을 방문한 적은 여러번 있었다. 그때마다 진하게 풍겨나오는 꽃들의 향기에 꽃다발을 만드는 그 과정을 지켜보는 데도 지루함을 느끼기가 힘들었다.

플로리스트에 대한 이야기를 들은건 서울에서 직장생활을 할때였다.

직장 선배분이 예비 시아버님 퇴임식에 맞추어 꽃다발을 마련하기 위해 고속버스 터미널 꽃 도매점에 가서 정말 커다란 꽃다발 (손으로 붙잡는 부분 두께만 해도 한손으로 쥐어지지도 않을)을 만들어 갔더니, 예비 시누이 되는 분이 "어머, 언니는 플로리스트 제품도 아니고 촌스럽게.."이런 이야길 들었다는 것이다. 선배도 그랬겠지만, 나또한 플로리스트의 작품을 만나 본적이 없어서 낯선 문화(?)에 다소 생소한 느낌을 받았었는데, 무난하고 평범한 포장으로 선물하곤 했던 꽃다발들과 플로리스트들의 작품은 (인터넷 블로그로 본게 거의 전부지만) 다소 색달라보이기는 했다. 색의 조합이라던지, 파격적으로 보이는 구성이라던지..

이 책은 가드너스 와이프라는 플라워숍을 몇년간 알차게 꾸려내고 있는 부부, 플로리스트 엄지영님과 가드너 강세종님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플라워숍에 대한 궁금증과 호기심을 갖고 있는 사람들에게 알찬 안내서가 될, 가게 위치 선정에서부터 자신들만의 특색을 갖춰나가기, 그리고 운영 노하우 등등이 담겨 있는 책이었다

플로리스트인 아내가 직접 영국 유학을 다녀와 꽃에 대한 안목을 더 키우기도 했지만, 실전에 임해서도 끊임없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점들이 엿보였다. 창업 전후에 여러 원예 선진국들을 돌아다니며 안목을 넓히기 위해 노력했는데, 그 중 일본은 다섯번 이상 방문할 정도로 관심을 기울인 나라였다고 한다. 플라워, 원예 모두 상당한 수준의 나라이기 때문이라고. 그런데, 해외의 플라워 관련 전시회보다도 실제 로드숍 들에서 더욱 안목을 넓힐 수 있었다고 한다. 또한 우리나라에서는 구하기 힘든 원예와 플라워 관련 서적들도 해외 서점들에서는 손쉽게 구할 수 있어 책을 구입하는 일도 망설이지 않았다 하였다.



플라워숍도 그렇겠지만 어느 사업이나 쉬운 일이란 없다.

한때는 전업주부들이 쉽게 창업을 고려했던게 꽃가게였다는데 요즘에는 정말 해외유학을 다녀온 플로리스트들의 플라워숍들이 생겨나다보니 쉽게 창업하는 꽃가게의 비전문성이 두드러질 수 밖에 없었을 것 같다.



가드너스 와이프의 창업과정에서부터 (처음에는 권리금이 높긴 했지만 고민 끝에 근무 중이었던 메리 앤 메리를 인수하게 되었다.

가드너스 와이프의 운영 방침 중에 여름을 제외하고는 꽃 냉장고를 사용하지 않는다는게 신선하였다.

그만큼 신선한 생화의 유통이 이뤄진다는 것이었고, 또 실제로 일주일에 세번씩(이틀에 한번꼴로)직접 새벽 시장에 나가 꽃을 골라오는 수고를 잊지 않았다. 몸은 고됬지만, 그들의 노력을 알아주는 고객들도 늘어나고 있다 한다.



반쪽짜리가 아닌 온전한 플로리스트가 되려면 어떤 형태를 만들지 구상하는 일부터 꽃과 소재의 구매와 다듬기, 플라워 스타일링 그리고 부자재를 이용한 마감까지 모두 자기 손으로 해낼 수 있어야한다. 그러한 이유로 앞으로는 구상부터 마감까지 한 작품을 완성해가는 순서대로 설명하고자 한다. 119.120p

꽃을 키우는 일은 자신이 없어도 생화를 사다가 꽃꽂이를 하거나, 멋스럽게 꽃다발로 만드는 과정은 나도 한번쯤 해보고 싶었다.

플라워작업의 기본이라 할 수 있는 꽃다발은 결코 만만하지 않다고 한다. 손으로 느껴지는 감을 익힐때까지 꾸준히 연습해야하는 과정이라고 하였다. 저자의 설명에 따라 실전 레슨을 통해 배워가는 과정이 새로웠다.


플라워숍에는 미처 관심이 없었지만 꽃다발 만들기 등에는 늘 관심이 있어왔던 터라 레슨 강의팁까지 소개되어 읽는 재미 보는 기쁨을 더해주는 책이었다. 꽃시장에서 사온 꽃들을 싱싱하게 만들기 위해 물 올리기 작업을 하는데, 사람들이 손쉽게 착각하는 꽃 잎에 바로 분무기로 물 뿌리기는 사실상 꽃잎을 짓무르게 할 수 있어서 절대 해서는 안될 일이라는 것도 팁으로 배웠다. 꽃을 예쁘게 장식하는 것 외에도 꽃에 대한 기본기까지 여러모로 배울 수 있어 좋았다.

또한 가드닝에 관련된 남편분의 설명도 곁들여져서, 화분에 물을 주는 법 등에서부터 햇빛, 토양 등을 고려해 건강하게 식물을 키우는 방법등을 두루두루 익히기에도 좋은 책이었다.



플라워숍의 기본기부터 일반 가정에서의 식물 키우기와 꽃 장식 등에까지 두루두루 전반적인 과정을 배워갈 수 있었던 책, 말 그래도 올 어바웃 플라워숍에 대한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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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진이의 일기 너른세상 그림책
조수진 글.그림 / 파란자전거 / 2012년 11월
절판


여섯살 꼬마 악동 우진이의 일기예요.

아이 눈으로 쓴 일기는 정말 천진난만하고 환상적인 모험의 세계지요. 정말 이렇게 멋진 하루를 보냈나 싶게 말입니다.

그런데 현실 속에서 그런 일이 과연 가능했을까요?



우진이의 메롱~ 하는 표정에 우리 아이 (2013년부터 딱 여섯살인)는 좀 불편한 눈치였는데, 속 내용의 재미난 과정을 보더니 이내 빠져들어 읽기 시작했네요. 정말 재미난 내용이예요.

따끔한 일침도 잊지 않구요.

다섯살, 여섯살, 개구쟁이 꼬마 아이들의 장난이 한참 진행될때죠. 우리 아이가 좀 순한편이긴 해도 그래도 참 개구지다 생각했는데 우진이에 비하니 우리 아이는 장난꾸러기 축에도 못 끼는 편이었어요.

우진이의 일기

7월 29일에는 하늘을 나는 개구리를 만들었고, 7월 31일 한여름이 분명할 날짜에 겨울이라 친구들과 눈을 만들었다네요.

음? 날짜를 못 봤으면 진짜 친구들과 나가서 재미나게 놀았나보다 했을텐데 이게 어찌 된 일이지? 하였답니다.

게다가 개들이 끄는 썰매까지 타고 있구요.

허걱. 알고보니 우진이는 어항속 개구리들을 끈에 매달아 갖고 뛰어다니는가 하면, 집에서 키우는 개 등을 타고, 쌀가루를 마구마구 뿌리며 가짜 눈을 만들었던거예요.

엄마의 기겁할 목소리도 현실엔 더해집니다.

"우진아~~~ 강아지 못살게 구지말라고했잖니!"

"아니, 방안이 이게 뭐야?!"

우진이 어머니 많이 힘드시겠어요.



아이들의 환상이란 이런 거구나 실감하게 됩니다. 정말 그야말로 환상적인 세상이 아닐수 없는데, 이 세상이 사실은 현실에서 친구들(장난감과 애완동물들)을 괴롭혀 만들어진거라 생각하면, 참으로 '우진이만 즐거운'일이 아닐수 없던 거지요.

먼저 읽어본 이웃 엄마분들이 이 책 재미나다 재미나다 하시더니 정말 그렇네요.



우리 아이도 현실과 꿈의 반전이 있는 이 일기 형식의 그림 동화에 푹 빠져들었답니다.

자기보다 훨씬 개구지긴 하지만, 동갑내기 친구 일기라 더 재미있었나도 모르구요~

꼬마 괴물을 물리치고 공주를 구한 부분에서는 등장인물들이 모두 다 행복해보였지만, 현실에서는 우진이만 행복할뿐, 장롱에 갇혀있는건 동생이었고, 밖에 나와 팽개쳐있는 장난감들은 다들 여기저기 상처 투성이의 장난감 들이었어요 당연히 표정이 좋을리도 없었구요. 실감나게 놀기 위해 장난감들을 여기저기 테이프로 붙여놓기까지 했는데 모두들 괴로웠을거예요.

우진이의 장난을 어쩌면 좋을까요

그림책 속의 병정이 우진이를 향해 손가락을 가리키는데, 우와 이 절묘한 장면은 마치 책 밖의 독자를 가리키고 있는 것 같아요.

우진이 같은 장난꾸러기 친구들이 봤으면 정말 뜨끔했을 장면이지요. "나..나..말이야?" 하면서요.

그러다가 결국 참다참다 폭발한 장난감과 애완동물들이 반격에 나섭니다.

우진이 너도 똑같이 당해봐라~ 하면서 불같이 화를 낸 것이죠. 다른 아이들 같으면 금새 겁을 먹을텐데, 우리 우진이 개구진것 못지않게 겁도 없더라구요. 우진이도 반격에 나섰거든요. 그랬더니 장남감 병정들이 모두 한데 모여 우진이를 공격합니다. 이땐 좀 무서웠을거예요.

어디선가 커다란 대포를 갖고 와서 우진이를 날려버렸거든요.

우리 아이가 이 장면을 보더니 깜짝 놀랍니다. 아니, 왜 우진이를 날려보냈냐구요.

우진이가 장난감과 동물들을 너무 괴롭혀서 다들 너무너무 속상하고 아팠대, 그래서 화도 났고. 이렇게 설명해주면서, 아이가 그동안 잘 갖고 놀긴 했지만 가끔 얼굴 바꾼다고, 혹은 왜 그런지 몰라도 분해해버린 레고 피규어들을 갖고, 레고 아저씨 이렇게 자꾸 얼굴 뽑아놓으면 안돼, 알았지? 하니 고개를 끄덕끄덕합니다. 어른들은 분해된 레고 피규어가 보기 싫은데 아이들은 괜찮은지 자꾸만 분해해놔서 참 보기가 그랬거든요. 아저씨도 아팠을거야. 그렇지? 그러니까 알겠다 합니다. 우진이 효과가 얼마나 갈진 모르겠지만요.

꿈에서 깨어난 우진이가 손가락 열개, 발가락 열개를 다 세어보고 안심하고 난후, 자기가 어지럽히고 논 방에 들어가 한숨을 쉽니다.

장난감들 다 부서진건 이루말할 수 없고, 개구리들은 새장에, 화가 난 강아지는 여전히 목마에 묶여있는 상태였어요.

보통의 그림책이라면 꿈을 통해 반성한 아이가 "이젠 안 그럴께 미안하다 친구들아" 하는 것일텐데, 우진이가 과연~~ 그랬을까요?



그림책 속 아이들은 대부분 다 잘못을 금새 뉘우치거나 어른들 말씀 잘 듣는 아이가 됩니다.

그러나 현실 속 우리 개구쟁이들은 그렇게 한 두가지 일로 쉽게 변하지 않지요. 육아서와 그림책 등의 이상적인 아이들을 찾기란 어려운 일이예요. 실생활 속 아이들처럼 (물론 이렇게까지 개구지진 않더라도,) 쉽게 바뀌지 않는 우리 개구쟁이 아이들의 참모습을 볼 수 있던 우진이의 일기, 그러나 그의 장난감들도 만만치 않다는 사실은 끝까지 잊지 말아야할것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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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가 그 이름을 알지 못하는 새들
누마타 마호카루 지음, 박수지 옮김 / 북홀릭(bookholic) / 2012년 12월
평점 :
품절


 

 

토와코는 자신보다 열다섯살 연상인 진지와 동거를 하고 있었다.

헤어진지 8년이 지나도록 잊지 못하는 연인 쿠로사키를 몇년이 지나도 잊지 못하고 그리워하면서, 진지가 벌어오는 돈을 쓰고, 그를 경멸하면서도 그에게 얹혀사는 삶을 벗어날 생각을 못하였다. 쿠로사키와 진지는 동갑이지만, 너무나 달라 보였다.

처음부터 호감형이었던 쿠로사키와 달리 진지는 키도 작고, 여성들이 경멸할만한 '난봉꾼 사노 진지'로 불리질 않나. 첫눈에도 추한남자라 여겨질 그런 남자였다. 그와 어떻게 토와코가 동거를 시작하게 되었는지가 의문일 정도로.

 

토와코는 사노 진지의 모든 것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

토와코에게만은 지극정성인 진지였지만, 그의 사레 들린 기침서부터, 여기저기 소변을 흘리는 것이나 모든 사물과 어울리지 않듯이 고장을 내고 다니는 거 하며, 하나같이 마음에 들지 않는 것 투성이였다. 그런 그녀 자신은 진지를 위해 아무것도 하는 일 없이 그를 상처입히고, 긁어대면서 신기하게 얹혀사는 삶을 유지하고 있었다.

 

정말 갑갑해왔다.

그녀가 그렇게 좋아하는 쿠로사키라는 연인이 있다면 그에게 가거나.

그렇지 않더라도, 진지가 아무리 그녀에게 모자라보인다 하더라도 진지를 떠나 제대로 살거나.

그녀는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서 마냥 진지만 몰아세우고 있었다.

 

그러나 오래전 헤어진 연인 쿠로사키를 그리워하다 그리워하다 결국 연락을 해보게 되었다.

그런데 쿠로사키의 전처로부터 그가 몇년째 실종 상태라는 이야기를 듣게 되었다.

또 새로이 만나기 시작한 쿠로사키를 떠올리게 하는 새로운 연인 미즈시마와의 밀회를 자꾸만 누군가 미행함을 깨닫기 시작하였다.

자신이 그토록 경멸해마지않는 진지. 그가 자꾸 그녀와 미즈시마를 미행하고, 미즈시마네 처에게도 연락을 해왔다.

쿠로사키와 미즈시마, 모두 토와코를 불륜으로 여기는 남자들이었는데..

토와코는 진지가 아닌 그들과 함께라면, 좀더 미끈하고 잘생긴 남자와 함께라면 자신도 행복한 가정생활을 하였을거라 생각하였다.

지금처럼 밥도 하기 싫고 청소도 하기 싫고 대놓고 구박하고 멸시하는 것은 진지가 그것밖에 안되는 사람이라 당연하다 여기면서 말이다.

스스로가 그렇게 생각하는 것을 너무나 당연하게 여기다보니, 그런 자신을 경멸해마지않는 친언니의 시선을 참아낼 수가 없었다.

 

참으로 숨이 갑갑해왔다.정말로.

이걸 어떻게 읽어나가야하나 싶었다.

그러다 순간의 실수로 끝부분을 읽어버리고 말았다. 차례대로 읽었어야했는데. 어느 정도 예상은 했지만 그래도 너무 슬펐다.

그렇기에, 다시 중반부로 돌아와 생각했던 그것들이 얼마나 잔인했는가를 다시 읽으며 정말 욕지기가 나올 정도였다.

 

정말로 멍청한 사람.

아, 정말 이런게 사랑이라 말할 수 있으려나.

믿을 수가 없다.

믿을 수가..

그리고 진정한 사랑의 의미를 모르는 철부지 어른들에게 경종을 울려주고 싶다.

 

토와코는 그녀 한 사람만이 아니라는 것을.

꽤 많은 사람들이 그러리라는 것을.

 

정말 너무나 먹먹해서, 결말을 알고 있음에도 다시 돌아온 결말에서 눈물이 흐르는 것을 멈출 수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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