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감할 수 있는 용기 -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도전할 수 있는 어린이가 되는 법 용기 있는 어린이 1
도메니코 바릴라 글, 엠마누엘라 부솔라티 그림, 유지연 옮김 / 고래이야기 / 2012년 11월
절판


여성스럽기 보다 오히려 좀 왈가닥스럽고, 활발한 성격이었던 내가 엄마가 되다보니, 내 아이가 아들인데도 얌전하고 내성적인 성향을 보이는 것이 처음에는 좀 견딜 수 없기도 하였다. 어릴 적에는 낯선 사람들 보고서도 방긋방긋 잘 웃고 먼저 친한척 하던 아이가 언젠가부터 인사하기 싫다며 엄마 뒤로 숨고, 모르는 사람이 말 걸면 깜짝 놀라고 그렇게 되었는지. 아이가 낯을 많이 가려서요. 이렇게 엄마가 먼저 보호 장벽을 둘러주기는 하지만, 아이가 너무 숨지 않도록 자신을 어느 정도 드러내고, 엄마가 없는 세상에서도 사람들과 어울릴 수 있기를 기대하게 되었다. 내가 우리 아이의 24시간 울타리가 되어 주고 싶지만, 이제 네 스스로도 날개를 펴고 날아갈 수 있는 준비를 해야함을 일러주고 싶었다.



그래서 읽게 된 책 용감할 수 있는 용기.

이 책은 정말 내가 따로 찾아내 읽고 싶었던 바로 그 책이었다.

물론 아이는 직접은 와닿지 않는 듯 했지만 책을 자꾸 보다보면 엄마가 아이에게 바라는 것이 무엇인지 알게 되리라.



새로운 것은 싫어.

아이는 말을 한다.

엄마도 사실 외향적이라 말은 하지만 보수적인 면이 있어서, 낯선 환경에 적응하는 것이 참으로 어려웠다.

새로운 책, 친구들, 새로운 선생님 등등.

그중 가장 참기 힘든 것은 모두가 새로운 친구를 만나는 새 학년이 아니라, 나만 혼자 뚜욱 떨어져 전학을 두번이나 갔던 초등학교의 기억이었다. 그 맨 처음은 가히 충격이 아닐 수 없었다. 정말 골목대장 부럽지 않게 기세등등했던 시골 꼬마아이가 도시로 전학와 낯선 환경에서 도도해보이는 친구들 무리에 끼여들려니 그 낯선 환경은 이루말할 수 없는 문화적 충격이었다. 나만 친구가 없다, 나만 모든게 낯설다.

그래서 사실 아직 어린 우리 아이지만, 아이가 낯선 환경을 싫어하는 것을 이해해야지 싶으면서도 그래도 좀 심하지 않나. 아이가 엄마 앞에서라도 좀 반갑게 나서서 인사하고 마음을 놓았으면 할때가 많았다. 사실 세상을 겁내는건 엄마가 만든 환경 영향일 수도 있었다. 엄마 옆에서 떨어지면 안돼. 모르는 사람이 잡아가면 안되니 꼭 붙어 있어. 엄마가 보기에도 세상은 너무나 무서운 일 투성이였다.



이 책은 그런 것과는 조금 다르지만, 아이들이 스스로 부딪혀 일어서야하는 성장과정과 친구들과의 관계 등을 다루고 있는 그림동화이다.



어, 여기에는 아무도 없네?

시작인줄도 몰랐던 빈 페이지 같은 황량한 흰 백지에, 작고 작은 대화가 이어졌다.

아니야. 나 여기있어.


그 초록색 점은 몸을 길게 펴니 자벌레가 되었다.

아이의 손으로는 작게만 느껴지는 종이가 자벌레가 재어보니 열두번이나 들어가는 커다란 세상이었다.

아이는 사실 자기도 더 큰 어른들에 비하면 작은 존재임을 인정한다.

어른들 또한 광대한 우주 앞에서는 그 스스로 작음을 인정해야할 것이다.



이 세상에 살아있는 조그맣고 어린 생명들은 모두 자라기 위해 노력해.

누구나 자라고 싶은 그 마음 덕분에 끊임없이 새로운 경험을 하며 어른이 되어가지.


아주 어릴적은 잘 기억이 나지 않는데, 초등학생 때는 한학년 한학년 올라가는 일들이 정말 엄청난 성장처럼 느껴졌었다.

책 속 아이들의 변화도 재미나다. 기어다니던 아기가 빨리 크고 싶어서 쪽쪽이를 집어 던진다.

그보다 약간 큰 네살 남자아이는 그런 아기를 귀엽다 생각하고, 여섯살 여자아이는 네살 아이에게 그러는 너는 곰인형을 언제까지 들고 다닐거냐 묻는다. 그리고 사과 두개, 뾰족 구두로 자신도 어느덧 어른 흉내를 내고 있으면서 말이다.



아이들의 변화와 성장을 표현하면서 또다른 화자인 자벌레와 거미같은 작은 벌레가 또다른 이야기를 진행하는 중이다.

어른들의 입장이 아닌, 아이들 시점과 또 애벌레 시점에서 들어보는 재미난 이야기들


어른들이 아이들에게 칭찬과 격려, 혹은 꾸중 등을 통해 성장을 돕기도 하고, 주눅이 들게 만들기도 하고..

아이들을 주눅들게 하는 말들은 엄마인 내게도 따끔한 일침이 되어 전해져왔다. 아, 긍정적이고 좋은 말들만 해줘야하는데.

못된 엄마가 되어가는 양, 왜 사랑스러운 내 아이에게 이런 말들을 퍼부었을까.


그러면서 아이들은 경쟁에서 뒤쳐지지 않으려는 모습들을 보인다. 그러기 위해 아이 시선으로, 아이의 관점에서 하는 잘못된 행동들이 객관적으로 보여진다. 아이들의 행동 하나하나에 자벌레와 작은 거미의 설명이 곁들여져서, 무엇이 옳은 것인지 제대로 되돌아보게 되는 것이다. 꼭 유아 시선이 아니더라도 조금 큰 아이들이 봐도 재미나고 교훈적인 그런 그림책이었다.




속임수를 써서라도 이기고 싶은 마음, 그러나 엄마는 아이들에게 자신이 부족하다고 느끼는 그 생각이야말로 언젠가 이길수있는 힘이 된다는 사실을 알려주기 위해 그림을 그려가며 재미난 옛 이야기를 들려주시기도 한다.

무서울 수는 있지만 누군가에게 도와달라 말할 수 있는 용기가 있어야, 서로서로 도울 수 있는 것이고 뭐든 해낼 수 있는 힘이 만들어진다는 것이었다.

실패를 두려워말고 도전해보는 사람만이 무언가를 이룰 수 있다는 것.

아이들의 변화를 보고, 애벌레와 거미도 애벌레가 나비가 되어 날고 싶은 꿈에 조금씩 더욱 다가가기 시작한다.



한권의 얇은 줄 알았으나 너무나 많은 내용이 담겨있었던 멋진 그림책, 용감할 수 있는 용기.

서툴지 않고 익숙하고, 잘할 수 있는 하던 것만 계속하는 것이 아니라, 실패를 두려워말고, 새로운 것에 도전하고, 무서워하지 않는 그런 용기를 갖는것.

나 또한 어른이 되어서까지도 완벽히 해내지 못하지만, 우리 아이가 조금씩 그 용기를 갖게 되기를 바라는 마음만은 한가득인, 그런 중요한 내용이 담긴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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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즈가 보낸 편지 - 제6회 대한민국 디지털작가상 수상작
윤해환 지음 / 노블마인 / 2012년 12월
평점 :
품절


 

 

조선시대 김내성이라는 유명한 탐정소설가와 영국의 유명한 탐정 소설의 주인공인 셜록 홈즈가 만났다?

사실 최고의 베스트셀러의 주인공들을 차용하여 그들이 만났더라면? 이라는 식의 소설이 종종 등장하고는 하지만, 대개는 유명한 배우의 무슨 영화, 이런 식의 작품들처럼 재미없는 작품인 경우가 많았다.

그런데, 이 작품은 달.랐.다.

 

사실 책을 읽기에 앞서, 이미 이 책을 먼저 읽고 검증해주신 이웃님들의 칭찬이 이어졌던 터라, 흥미로운 주제지만, 제대로 멋지게 소화하기 더욱 어려운 이런 복잡한 난제를 제대로 풀어낸 이 작품의 내용이 미리부터 궁금했었는데, 정말 읽으면서 흥미 만점인 그런 책이 아닐 수 없었다.

 

읽기는 진작에 다 읽었으나 이런저런 게으름과 사정으로 리뷰를 늦게 올리게 된 이 기분은 참으로 죄송하기 이를데가 없다.

왜냐하면 책을 읽고 난 직후의 그 느낌이야말로 정말 마구마구 하고 싶은 말들이 쏟아져나오는 시점이기 때문이다. 책을 읽은지 며칠이나 지났음에도 다행히 이 책의 여운은 오래 가는 터라 머릿속엔 김내성과 카트라이트가 여전히 살아 있었다.

 

김내성이라는 사람에 대해 이 책에서 처음 보게 되었는데 우리나라 최초의 탐정소설가로 유명한 분이시라 한다. 실존 인물과 소설 속 주인공인 셜록 홈즈와 그 조수인 왓슨이 아닌, 또다른 조수 카트라이트를 주인공으로 내세운 이야기

이야기는 김내성의 어릴 적 3.1운동때 만난 호루라기를 준 학생의 시체를 우연히 목격하게 된, 게다가 그 범인으로 의심되는 사람을 우연히 목격하게 된데서 시작되었다. 게다가 당시에 보기 드문 양인 소년 카트라이트가 김내성과 함께 해 조선 최초의 탐정소설가로써의 김내성을 다져주기에 이르른다. 스스로가 셜록 홈즈의 조수라 하는 소년. 카트라이트는 소년임에도 꽤나 빼어난 눈썰미를 갖고 있었고 그의 추리 솜씨는 추리를 처음 경험해보는 김내성이 느끼기에도 평범한 것이 아니었다.

 

호루라기의 주인이었던 학생의 죽음, 그 뒤에는 방갓을 쓴 여인의 행방이 숨어 있었다. 소년 김내성과 카트라이트는 그 비밀을 파헤치려 했으나 다음날 온다던 카트라이트가 며칠이 지나도 나타나지 않아 결국 사건은 미궁에 빠지고 말았다. 그리고 소년 김내성은 17년이 지나, 일본 와세다 대학에서 공부를 하면서 남들과 달리 탐정소설을 쓰는 작가로 자리를 잡아가기 시작하였다. 그런 내성의 곁에는 절친한 일본인 친구 쥬니치로가 있었다. 쥬니치로는 자신의 이복형이 궁금해하는 여학생 납치사건의 실마리를 찾아 한올한올 풀어가던 동안에 그가 그토록 찾아 헤메던 호루라기를 잠깐 만나게 되었다. 너무나 궁금한 그 호루라기와 청년, 그리고 방갓 쓴 여인의 이야기들을 말이다.

 

방갓이라는 것 자체를 이 책에서 또한 처음 만났던 나.

조선시대 등의 삿갓 등이 아닌, 그보다 꽤 큰 크기로 묘사되는 방갓의 정체가 정말 궁금했는데, 저자분이 마침 블로그에 올린  http://cameraian.blog.me/130153979884 사진을 보고서야 제대로 이해할 수가 있었다. 정말 책에 사진이라도 수록되어 있음 더욱 좋았겠다 싶을 정도로 궁금했던 방갓의 정체와 모양이었다.

책한권을 내기까지 그보다 더욱 많은 방대한 양의 책을 읽고 도움을 얻는다는 저자분의 뼈를 깎는 고통을 느끼면서 정말 그 시대를 제대로 재현해내고, 그로 인해 작품이 더욱 치밀한 구성으로 다가올 수 있음을 알 수 있었다.

 

정말 재미난 작품 등을 읽다보면 과거건 현재건 그와 관련된 역사적 사실이나 과학적 데이터등 수많은 자료들이 뒷받침되어야 제대로 된 상상과 새로운 구상이 배여 나오는게 아닐까 싶은 생각이 들때가 많다. 정말 재미난 작품을 읽다보면 이 부분에 정말 작가가 대단한 지식을 갖고 있는 사람이라거나 아니면 정말 그렇게 느껴질정도로 깊이있게 자료를 수집했구나 하는 감탄이 드는 그런 느낌 말이다. 예전 미생을 보면서도 그런 생각에 빠졌었는데 이 책 역시 마찬가지였다. 내 또래의 젊은 여성 작가가 그 어찌 일제 시대의 이야기를 이토록 생생히 추리해내고 상상해 낼수 있었겠는가. 그녀 스스로도 수많은 책을 읽은 결과이다 하였듯이 정말 그녀가 참고한 책들과 그 후일담들을 읽다보면 또다른 책의 묘미를 느낄 수가 있었다.

 

홈즈가 보낸 편지.

셜로키언이라고 해서, 셜록 홈즈가 실제 살아있다 믿는 사람들의 가설에 의한 수많은 이야기들이 전해진다 한다. 셜록 홈즈는 정말 살아있을까? 그에 대해 정말 살짝 헷갈리게도 쓰여있었지만 어느 것이 사실이건, 김내성과 카트라이트 등의 추리 등에 의해 다가가는 이야기의 접근은 실로 매력 만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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쉬운 국수 - 한 권으로 끝내는 대한민국 대표 국수 요리 나의 첫 번째 요리 선생님
김정은 지음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2년 12월
품절


우리 부부는 국수를 워낙 좋아한다. 그래서 겨울이면 뜨끈한 우동이나 칼국수를..여름이면 비빔 소면, 쫄면, 메밀 소바 등을 즐겨 해먹는다. 사먹는것도 물론이고 말이다. 그래도 그렇지. 책을 잘 볼 시간이 없는 신랑인지라 집에서 아주 드물게 보는 책들이 거의 웹툰 책이거나 했는데, 정말 너무나 예상외로 신랑이 이 책을 정독하고 있는 장면에 깜짝 놀라고 말았다. 그것도 한번 대충 보고 마는게 아니라 보고 또 보고, 자기 나름의 분석까지 내려가면서 말이다. 아니 당신이 요리책을 봤어? 하고 물으니 약간 쑥스러워하면서 국수 요리책이라 궁금하더라고. 하는 답변이 돌아왔다.


나 뿐 아니라 우리 신랑까지 궁금하게 만든 책, 쉬운 국수

신랑의 평에 의하면 작가가 일본에서 요리를 전공해서 그런지 일본 면 요리가 많다고 하였다. 정말 그랬다. 하지만 너무나 반가운 일이었다. 내가 너무나 좋아하는 볶음우동이 종류별로 레시피가 다양하게 소개되었고, 주로 전문점에서 사먹는 다양한 요리들이 레시피로 소개되어 있었다. 마르쉐에서 정말 좋아했던 메뉴인 몽골리언 볶음국수서부터 베트남 요리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차돌박이 쌀국수, 뜨끈하게 즐기면 좋을 굴짬뽕, 그리고 얌운센 등 이름도 낯설 수 있는 다양한 요리가 한가득이었다.


면요리를 워낙 좋아해 면요리 레시피라면 사족을 못 쓰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집 요리책에도 없는 요리들이 너무나 많아 막상 해먹고 싶은 음식이 있으면 따로 인터넷으로 찾아야하는 경우도 많았다. 그런데 이 책은 정말 다양하게 면요리가 소개되어서 어지간한 먹고 싶은 면요리는 거의 다 나와있다고 보면 될 것 같았다.

앞서 말했듯이 볶음우동만해도 해물 볶음우동, 매콤 베이컨 볶음우동, 데리야키 치킨 우동, 불고기 볶음우동, 삼겹살시오야키소바 등 다양하기 이를데 없었고, 오무 소바, 몽골리언 볶음국수, 마파 볶음국수, 해물 팟 타이 등 우동 외에도 다양한 볶음 국수를 만날 수 있었다.


다양한 면요리 책이다보니 우리가 흔히 마트에서 만나는 국수인 소면과 칼국수, 파스타, 라면 사리 외에도 종류를 좀더 세밀하게 구분할 수 있고, 다양한 면요리의 친절한 팁등을 만나보는 국수의 종류를 아는 전 설명이 눈에 띄었다.

또 천연재료로 국물 만들기도 따로 소개되어 있었는데, 천연재료로 기본이 되는 국물을 만들고 여기에 양념이나 재료를 달리하면 자기만의 새로운 레시피로 탄생한 다양한 면요리를 만들수 있으니 맛있는 육수내기의 기본을 알아두면 정말 도움이 될 것 같았다.


매콤베이컨볶음우동

내가 직접 만든 요리

볶음우동을 너무너무 좋아해 외식할 적에도 다른 어떤 만찬이 있어도 꼭 볶음우동을 먹어봐야 직성이 풀리는 성격인데 막상 집에서는 맛있는 볶음우동을 제대로 만들어본적이 없어서 늘 새로운 레시피로 도전해보곤 하였다. 정말 말 그대로 그때그때다른 맛이 나오곤 했는데 이 책에는 앞서 말했듯이 다양한 맛을 즐길 수 있어서 맨 처음 레시피서부터 입맛을 돌게 만들었다.

결국 책에 나온 요리 중 가장 먼저 해본 것이 매콤 베이컨 볶음 우동이었다. 가쓰오부시는 없었지만 없어도 괜찮고, 파프리카도 생략했지만 대신 당근을 넣고 하는 식으로 있는 재료를 활용해 만들어봤는데, 책에는 4인분 정도로 나와서, 혼자 1인분으로 레시피를 바꿔만드니 제법 먹을만한 메뉴가 되었다.


몽골리언 볶음 국수는 소스를 뭘로 하는지 궁금했는데 간장과 피시소스, 고추기름 등으로 맛을 냄을 배울 수 있었다. 넓적한 쌀국수가 잘 어울린다는데 우리집에는 마침 얇은 쌀국수밖에 없어서 넓은 면을 사서 도전해봐야지 싶은 메뉴였다

우동 등을 해먹느라 구입해둔 쯔유가 있었는데 파스타와 쯔유의 만남은 볶음우동 같으면서도 더욱 쫄깃한 맛으로 살아날 것 같았다. 거기에 살짝 매콤한 맛이 가미가 되니 가끔 해먹는 상하이 파스타와 비슷할 것도 같았고 재료가 버섯 등으로 손쉽게 만들수 있는 메뉴라 언제 간편하게 만들어 또 오늘처럼 즐겨봐야지 싶은 메뉴기도 하였다.


아이가 돈까스가 먹고 싶다하니 아빠는 옆에서 우동이 먹고 싶다 노래를 불러서, 아들 먹고 싶은거 먹자고 단칼에 잘랐는데..

알고 보니 이 책에 나온 새우튀김 우동이 먹고 싶어서 한 말이었다. 새우 튀김도 직접 집에서 튀겨서 우동에 얹어먹으면 맛있는데, 예전에 만들어보니 야채 튀김을 만들어 얹어먹는게 의외로 더 잘 어울렸던 기억이 난다. 분식집 등에서 튀겨 파는건 튀김옷이 너무 두꺼워 맛이 안나니 집에서 직접 튀김을 만들어 귀찮더라도 건강한 우동을 만들어 식구들과 즐겨봄도 행복할 듯 싶었다.



우동과 튀김은 아이도 즐겨 먹는 메뉴니, 아이 감기만 다 나으면 언제 별식에 도전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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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 낙엽
토머스 H. 쿡 지음, 장은재 옮김 / 고려원북스 / 201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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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이 망가지는 시점은," 메리디스의 말투는 마른 하늘에 날벼락처럼 어처구니없는 사고로 죽은 사람을 애통해 하는 사람처럼 분노와 슬픔이 어우러져 알아듣기 어려웠다. "모든 것이 더할 나위 없이 완벽할 때예요." 72p

 

자신이 속할 수 있는 두 가족의 이야기. 자신이 자녀로 속했던 가족과 부모가 된 후 이루는 두 가족.

에릭 무어는 첫번째 가족의 붕괴 이후, 어렵게 이룬 두번째 가족, 자신이 아버지가 된 그 가족의 행복을 지키려 고군분투한 삶을 그럭저럭 잘 살아왔다 믿어왔다. 에릭의 아버지는 잘 나가던 사업이 무너진 후, 가족을 등한시하다시피한 가장의 모습을 보였고, 어머니는 항상 가족을 위해 희생하는 모습이었으나 결국 자살을 하고 말았다. 그리고 가장 어여쁘고 사랑스러웠던 막내 여동생은 암으로 목숨을 잃었고, 부모의 사랑에서 늘 빗겨나 있었던 형 워렌은 제대로 된 일을 갖지도 못하고 늘 만성 알콜 중독인 상태로 홀로 중년을 보내고 있었다. 그 중 유일하게 제대로 된 또다른 가족을 이룬건 결국 에릭 하나였다.

사랑하는 아내와 아들 키이스. 그렇게 그들은 영원히 행복할 줄로만 알았다.

키이스가 마을의 어린 소녀의 유괴 용의자로 주목받기 전까지는 말이다.

 

내 아이가 그럴리 없어. 세상 그 무엇이 무너져도 믿어줘야할 부모의 믿음. 에릭 역시 자신의 아들이 그럴리 없다 생각하면서도 자꾸만 아들에 대한 의심을 지울 수가 없었다. 에릭의 의심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보면 막상 우리가 그 상황이라 하더라도 그럴 수도 있겠다 싶은 상황들이 자꾸만 생긴다. 그럼에도 그는 자신의 아들을 믿었어야했다.

세상 모든 사람들이 손가락직을 하더라도 부모의 믿음이 없다면 아이는 어찌 세상을 살아가고 견딜 힘이 있겠는가.

자신의 아이가 어린 여덟살 여아를 납치하거나 살해할 상황이나 힘이 없을 거라 믿으면서도 자꾸만 에릭은 불안함을 지울 수가 없었다.

그런 자신 앞에 키이스 역시 솔직하지가 못했다. 게다가 키이스는 아빠에게 비아냥거리기까지 한다. 아빠는 지금 날 의심하고 못 믿는거 아니냐면서.

 

에릭은 아들을 믿고 싶다. 그러나 뭔가 형 워렌처럼 부족하고 믿음이 덜 가는 우울해보이는 아들을 보며, 자꾸만 아들이 허튼 행동을 하지는 않았을지, 그럴거라 생각하고 싶지 않지만 자꾸만 자신의 망상이 아들이 에이미를 납치하거나 하는 장면이 연상되곤 한다.

아들 앞에서 입밖에 내지 않았다 생각했으나 아들은 아버지의 그런 눈길을 예측하고, 자꾸만 엇나가려 한다.

경찰을 비롯한 마을 사람들의 의심은 자꾸만 불거지고, 게다가 당사자인 에이미의 아버지는 딸을 잃었다는, 게다가 키이스가 반드시 자기 딸을 유괴하고 죽였을거라는 생각에 거의 폭발할 지경이 되어버렸다.

 

동시에 에릭은 자신의 붕괴된 첫번째 가족의 죽음 등에 대해 의문을 가지게 되었다.

그저 자살인줄만 알았던 엄마의 죽음 뒤에 어쩌면 보험과 관련된 아버지의 음해가 있었을지 모른단 생각이 들자 그는 그 사건을 자꾸만 파고들게 되었다.

에릭의 아버지는 그래서, 지금 키이스때문에 네 아버지를 엄마 살해범으로 몰고 가겠다는 거냐 윽박지르고, 키이스의 컴퓨터에 여아 누드 사진을 남겨놓은 형 워렌의 행동을 알고 에릭은 형에 대한 어둡고 폭발적인 기분을 갖고 따져묻게 되었다. 그렇게 거의 붕괴되었던 그의 첫번째 가족은 아주 갈갈이 찢겨버리고 말았다.

 

10대 아들은 아버지 앞에서 마음의 문을 열지 못하고 전혀 엉뚱한 사람에게 고민을 상담하였다.

그리고 아버지는 그런 아들과 충돌하였으나 엄마와의 문제로 다시 아들과 마음을 여는 그런 계기, 그리고 또다른 국면에 접어들고 말았다.

일이 흘러가는 과정은 정말 파국이라 말하지 않을 수 없었다.

 

음산한 핏빛 정원, 붉은 낙엽으로 채워진 그 정원은 사실 피로 물든 그런 슬픈 정원처럼 보인다.

행복하고 싶었던 가장은 그렇게 허물어져버리는 가정 앞에서 정말 어떤 심정이 되었을까, 먹먹하기만 하였다.

할런 코벤이 극찬한 작품이라 해서 재미 면에서 너무 큰 기대를 하였기에 생각했던 외의 결말과 전개에 아쉽기도 하였다.

그러면서 동시에 그렇게밖에 할 수 없었던 사람들의 아픈 상황이 절절히 모두 공감되는 상화임에 너무나 가슴이 아파왔다.

오해를 살 수 있는 행동과 말들, 그럼에도 우리가 가족이라면, 형제고, 부모 자식지간이라면, 아무리 오해가 될 상황이라도 한번 더 믿어주어야만 했다. 가족이 아니면 누가 믿어주겠는가. 진짜로 잘못한 사람도 있을 수 있겠지만, 이렇게 슬픈 비극을 막기 위해서는 가족의 따뜻한 믿음이 먼저 탄탄히 마련되었어야했음을. 그 마음의 부재가 너무나 아쉬움을 깨닫게 해주는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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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미야 잡화점의 기적 (양장)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양윤옥 옮김 / 현대문학 / 201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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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좋아하는 작가가 몇 안되는데, 히가시노 게이고도 그 중 한 명이다. 히가시노 게이고의 책이 나오면 나오는대로 다 읽고 싶은데, 요즘 들어 얼마나 많은 책들을 내고 계시는지 작년에 나온 신간만도 세권이 넘는 걸로 알고 있었다. 그중에는 괜찮은 책도 있고 아닌 책도 있다던데, 다행인지 그동안 내가 읽은 얼마 안되는 히가시노 게이고의 작품들은 하나같이 다 마음에 들었다.

그리고, 가장 최근에 읽은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

이 책은 그전의 추리소설들과는 확연히 달라진 양상이었다. 역자가 히가시노 게이고의 또다른 대표작이 되지 않을까 기대했던 것과 마찬가지로 너무나 매력적인 이 책의 내용과 구성에, 이런 책이라면 정말 몇년 걸려 한 권쓰기도 힘이 들텐데, 다른 책을 짬짬이 쓰는 와중에 완성했다는게 놀랍기만 하였다. 이렇게 재미난 책을, 이렇게 감동적인 책을 말이다. 정말 그의 글솜씨는 신이 내린 솜씨일까?

 

표지 그림만큼이나 따스함을 주던 소설.

읽다보면 처음에 엇? 하는 생각이 들었다가 이내 그 치밀한 구성에 놀라움을 금치 못하게 된다.

나 또한 책을 읽을 수 없는 와중에도 너무나 재미있어서 빠져들고야 말았던 책이기도 하였다. 아이가 아파, 옆에서 간병하느라 날을 새면서 어두운 스탠드 조명 아래서 한권을 다 읽어버린 책, 바로 이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이다.

꽤나 두꺼운데, 맨 처음 책을 펼쳐들때 이걸 언제 다 읽나 하는 생각은 금새 기우임을 알게 되었다. 책을 조금만 읽다보면, 너무 짧아 아쉽다라는 착각에 빠지게 되니 말이다. 정말 사람의 마음이란 금새 이렇게 왔다갔다 뒤집히기도 하는 법인가.

 

책의 내용은 시간을 넘나드는 놀라운 이야기로 전개된다. 읽다보니 두 편의 영화가 떠올랐다.

2년의 시간차를 두고 편지를 주고 받는 "시월애"라는 영화와 30년의 시간의 간극을 넘어 무전기로 교신을 주고 받는 영화 "동감"이 떠올랐다. 시월애는 내용만 전해 듣고 보지 못한 영화였고, 동감은 재미나게 본 영화였다. 타임머신처럼 시간을 오가는 (물론 타임머신을 타고 직접 오가는 것이 아니라, 30년의 차이를 둔 두 남녀의 이야기가 진행된다는게 흥미진진했지만) 이야기라 시간이 엇갈리는 그런 내용을 좋아하는지라 무척이나 재미나게 본 영화였다. 그런데 이 책은 정말 그 두 작품을 떠올리게 하면서도 남녀의 사랑이야기보다는 또 다른 그보다 더 깊이있는 사람들의 내면의 고민과 닿아있다고 해야할까. 너무나 안타까운 사랑이야기, 이런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충분히 색다른 그런 이야기들을 총체적으로 만날 수 있었다. 그것도 아주 특별한 놀라운 단 하루의 날에 말이다. 9월 13일

 

두 편의 영화를 떠올렸다고 하면 아마 이 책의 내용에 대해서도 조금은 짐작이 되지 않을까 싶다.

어느 폐가에 세 명의 좀도둑이 잠을 청하러 들어왔다. 그런데 그 곳에서 아주 이상한 경험을 하게 되었다.

나미야 잡화점이라는 그 곳에는 누군가 버리고 간 폐가가 분명한데, 아주 오래된 잡지에 그 곳이 고민 상담소로 아주 유명했다는 기사가 그것도 아주 오래전 기사가 실려 있는 스크랩이 남아있었다. 그런데, 우유 보관함에 누군가가 와서 편지를 넣어두고 갔다. 퉁명스러운 아쓰야와 달리 잔정이 있는 두명의 좀둑 쇼타와 고헤이는 그 고민상담 편지를 외면할 수 없었다.

내년에 올림픽을 앞둔 여성이 죽음을 목전에 둔 연인의 곁을 지켜야 할지, 아니면 그대로 올림픽 훈련에 전념해야할지 고민된다는 이야기였다. 그냥 넘겨도 될 내용이었지만 이 좀도둑들은 여인의 고민에 짧지만 머리를 맞대어 답변을 해주기로 하였다. 그런데 놀라운 것은 답장을 넣자마자 바로 답장이 온 것이었다. 누군가 다녀간 소리도 들리지 않았는데. 귀신이 곡할 노릇이었다.

게다가 그들이 아이디어를 짜내 답변해준 화상통화가 되는 휴대폰으로 남친과 연락하며 훈련에 임하라 하니 도대체 그게 무슨 말이냐는 답변이 되돌아왔다. 아니, 요즘 세상에 인터넷과 휴대폰을 모르는 사람이 있다니. 뭔가 이상하다. 그러다 좀 소름돋게도, 그들은 깨닫고 말았다. 내년에는 올림픽이 열리지 않는 때였고, 이상하게도 시간이 흐르지 않는다는것까지 깨달았다.

그리고 여자와 편지를 주고 받으며 취미나 노래 등으로 (대부분 유행가들을 좋아하다보니) 파악하다보니 여성이 편지를 보낸 시기가 1979년임을 알게 되었다. 자그마치 30년전의 사람과 보내는 편지 문답, 그들은 소름이 쪼옥끼쳤을수도 있지만 나미야 잡화점 안에서의 그 시간이 흐르지 않는 이상한 상황 속에서 열심히 고민 상담을 해준다.

한자도 제대로 모르고, 답변도 직설적인 20대 청년 셋이 말이다.

그러다보니 고민 상담은 다소 직설적이기도 하고, 때로는 상대방을 울컥하게 만드는 공손하지 못한 내용이기도 하다.

그러나, 그들은 미래의 사람들, 그래서 그 고민 상담이 의도하던 의도하지 않았던 상대에게는 의외로 좋은 결과, 해석으로 돌아가기도 하였다.

현재의 시간으로는 딱 하루밤의 일이었으나, 과거의 날 동안에는 꽤 오랜 나날들의 일이었던 것.

그 고민을 상담해오는 사람들의 이야기도 다양하였다. 꼭 세 청년의 입장에서만 보여지는 것이 아니라, 과거의 고민 상담자 상황에서도 진행이 되고, 나미야 잡화점의 고민 상담을 시작한 나미야 씨와 그 아들의 이야기도 전해진다. 여러 사람의 고민을 해결해주는 와중에, 그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연결되는 고리가 발견이 되었다.

나미야 잡화점 고민 상담 외에 그들은 환광원이라는 아동 보육원 출신이거나 그에 관련된 사람들의 이야기가 대부분이었다.

도대체 무슨 사연일까? 무슨 일이기에 말이 되건 안되건 그 어떤 고민이건 해결이 되는 것일까?

아이들의 천진한 질문에 대답해주던 할아버지의 답변이 어느 아이의 말못한 상황에 대한 고민을 접하자, 우유 보관함을 통해 고민과 답변을 주고 받는 비밀 형식으로 바뀌게 되었다. 할아버지의 죽음은 평범하지 않았고 그로 인해 미래의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이 일어나게 되었다. 아주 우연히 그날밤 흘러들어온 줄 알았던 좀도둑 세명, 친절하지 않아도 상대의 어려운 입장을 헤아리고 도움을 주려 했던 청년들의 이야기 자체가 놀랍게도 묘하게 연결이 된 그런 설정이었다는게 살짝 소름이 돋을 정도였다.

 

히가시노 게이고의 놀라운 후속 대표작이 될거라 생각한 옮긴이의 이야기에 전적으로 공감하게 되었다. 나도 누가 재미난 책 한권 추천해달라하면, 추리를 좋아하거나 그렇지 않거나 간에 이 책이라면 누구나 재미있게 읽을거라 확신하고 추천할 수 있을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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