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에서 아이들과 한 달 살기
전은주(꽃님에미) 지음 / 북하우스 / 201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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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에 책을 읽기 전만 해도 사실 좀 반신반의했었다. 제주도에 어떻게 한달씩이나? 신랑이랑 같이갈수도 없고, 나랑 아기만 보내줄리도 없고. 그러니 해외여행 머나먼 곳 만큼이나 그림의 떡이다 싶었는데.. 읽다보니 이렇게 부러운 삶이 없었다.

물론 아홉살, 다섯살 두 아이와 엄마만 달랑 떠난 여행인지라 많이 힘들고 어려웠을 것이다. 그러나, 정말 사랑의 힘으로 아이들과 제주도에서의 한달을 너무나 즐거이 잘 보내고 온 이야기였다.



그리고 책을 읽는 내내 쏘오오옥..빠져들었다. 몇장 읽지도 않고 어느새 내 마음은 제주도로 날아가있었다.

5월에 같이 일주일동안 코타키나발루 여행가기로 한 친구에게 흥분한 목소리로 이런 여행을 다녀온 책이 있더라~ 하고 이야기하니, 친구도 살짝 흥분하는 눈치다. 우리 제주도 내려가서 한달 살다 올까? 신랑은? 뭐 이런 전화통화로 한시간은 수다를 떨었던 것 같다.




사실 제주도는 아이 태교 여행 이후로 우리집 여름 휴가의 통과의례가 된 곳이다. 신랑이 긴 휴가를 못 내니 2박 3일, 3박 4일로 다녀올수있으면서도 몇번을 가도 새로운 (관광일정으로 빼곡히 다니지 않고 슬렁슬렁 다니다보나 매번 갈때마다 팔색조의 매력을 내뿜는 곳이 제주도였다.) 여행지이자, 비행기를 타고 가고 야자수가 있어 그런지 해외여행 느낌이 나면서, 호텔 시설도 좋고, 무엇보다 렌트카로 마음 편히 다니면서, 말도 통하는 우리나라라는 점이 너무나 매력적인 곳이었다. 그래서 거의 매년 1~2회씩 여행을 다닌게 벌써 몇년째인데..

한달 여행은 미처 생각을 못해봤다. 돈도 돈이지만 시간이 없는 집이라.

그런데 아빠를 빼고 간다? 이번 코타 여행도 아빠를 빼고 친구랑 친구 딸이랑 나랑 우리 아들이랑 이렇게 엄마둘 아기 둘이 가는 첫 여행이라 무척 기분이 이상한데, 제주도를 한달씩이나?


읽을 수록 그런데 몹시 당긴다.

여행같으면서도 생활같은 일상.

관광지만 돌아다니는게 아니라, 도서관을 즐겨 찾고 바다에서 풍덩 수영도 하고 그런 이야기가 대부분이라 아예 그렇게 계획을 하고 가신건가 했다. 아이도 책을 워낙 좋아하는 아이로 키웠구나 하였는데.. 그게 아니란다. 놀랍게도 딸인 꽃님이는 책은 안 좋아하고 만들기 (엄마가 워낙 만들기로 잘 놀아준 엄마인듯)만 좋아하는 아이였는데, 제주도에 도착하니 도서관에 먼저 가자고 하고, 한번 가면 다섯시간이고 몇시간씩 밥먹는 것도 잊고 책에 빠져들 정도로 책 사랑 마니아가 되었다는 것이다. 그런 꽃님이 덕분에 엄마와 꽃봉이(다섯살 남동생)까지 매일 도서관으로 출퇴근을 해야했단다. 사실 제주도까지 가서 웬 도서관? 이렇게 생각할수도 있지만 아이가 책이 즐거워 빠져든다면 그 어떤 것보다 더 기분좋은 일이 아닐까 싶었다.

무엇보다도 큰 성과 두번째.

사이좋다 생각했지만 사실은 엄마를 늘 사이에 두고 대화를 하고 각각 놀았던 남매가 제주도에서는 최고의 친구이자 형제로 거듭났다는 것이다. 서울에서야 컴퓨터며 티브이며 (심지어 티브이가 없는 집을 구했으니) 아이들 볼거리 놀거리, 장난감 등이 한가득이지만 한달 살림이라고, 아예 이사짐을 들고 갈수도 없고, 짐도 줄이고 최대한 자연을 느껴보고자 게임기, 티브이 등을 아예 챙기지 않았더니 처음엔 아이들이 어떻게 놀고 그럴까. 보채진 않을까 (나도 걱정되는 부분이다.) 싶었다는데, 둘이서 어울려노니 부족하면 부족한대로 또 너무나 잘 놀더라는 것이다. 오히려 그게 더 좋을 정도로.

함께 있는 시간의 절대량이 많아지자 우리 모두 사이가 좋아졌다. 서로를 잘 알게 되었고, 잘 알 수 없다면 그냥 받아들이게 되었다. 114p



나도 어디를 간다하면 1박여행에도 아이 짐이 한 짐일 정도로 장난감, 놀거리, 읽을 거리 등을 빼곡히 챙겨가야 안심이 되는 타입인데, 꽃님에미님은 나보다 더하면 더했지 덜한 타입이 아니었다. 도서관 책도 있겠지만 집에서도 아이가 책을 읽을 수 있게 아예 책을 한달간 한 박스정도 빌려서 (숙소로 택배받고, 출발 전에 도로 부치는 그런 대여 시스템을 소개해주었다.) 읽을 수 있게 하는 가 하면, 아이들이 만들기 놀이기 좋은 색깔풀, 색종이, 등등을 한 짐 챙겨오는 것을 잊지 않았다. 유모차, 튜브 등은 물론이고 해수욕 후 샤워장이 없을까봐 (그럴 가능성 농후) 페트병 몇개에물을 채워 트렁크에 두둑히 챙겨서 다니는 것까지 말이다. 정말 여행의 생활화, 아이 챙기기의 달인 같은 포스를 많이 보이는 분이었다. 블로그에서 연재된여행기라 꽤 인기를 끌었다는데, 이 책도 재판된 책이라는데 난 왜 이제야 알았을까?

아뭏든 너무나 재미나고도 흥미진진하게 본 이야기였다.

둘은 아니지만 내게도 한 아이가 있고, 그 아이 또래의 이야기, 또 엄마의 이야기인지라, 한번쯤 꿈꾸었던 제주도의 한달 살기를 재미나게 꾸려나간 이야기는 정말 부러우면서도, 정말 이렇게 살아보고 싶다 강한 욕구가 생기게 하는 이야기들이 아닐수 없었다.



두 아이는 늘 종알종알 지저귀었고 번갈아 엄마를 불러댔고 할일이 너무나 많았다. 개인의 여행과 엄마의 여행은 이리도 다른 것이냐며 투덜거리곤 했지. 그런데 이제야 깨달은 것이다. 내가 구태여 건져내지 않았어도 제주도는 그 자체로 나를 정화시켰다는 것을. 거르고 걸러 살짝 다른 모습으로 바꾸어놓았다는 것을 말이다.295p



암만 생각해도 아이들에게는 3박4일 사이판보다 제주도 한달이 백배 낫다. 평온(신순화) <두려움없이 엄마 되기> 저자, 뒷표지의 추천사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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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작 2 - 두 세계의 경계에서
다비드 베 지음, 이세진 옮김 / 세미콜론 / 201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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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형의 발작 증세로 온 가족이 곁에서 지켜보며 걱정하고, 발작으로부터 벗어날수 없었던 오랜 세월을, 시간이 흘러 자기만의 책으로 예술로 승화시켜낸 책, 발작.

환자인 형 본인의 고통이 가장 큰 것이었겠지만 이 책을 읽어보면 가족들 역시 형과 함께 그 고통을 나눠갖고 있었음을 알 수 있게 되었다.

동생은 스스로 강해지고자 마음먹었다. 형의 발작이 자신과, 자기 여동생에게도 일어나지 말란 법이 없었다. 다음은 자기들 차례라 생각되었다. 얼마나 두려웠을까. 어려서부터 파괴본능이 유독 강한듯, 싸우는 그림을 좀더 심하게 묘사하고 더욱 자극적인 전투를 좋아했던 것이 너무 폭력적인 성향은 아닐까 지레 짐작했었는데, 동생은 스스로를 지키고 보호하고 싶은, 아니 형의 병까지 이겨내주고 싶은 그런 욕구가 있었던 것이다.

허구의 이야기가 아니라 저자와 저자의 가족의 이야기다보니 더욱 실제감이 살아있는 이야기.

영화나 글로만 표현이 되었으면 어쩌면 제대로 보기 힘들었을 그런 부분조차 작가의 힘으로 그래픽 노블이라는 장르로 다소 환상적인 시선으로 혹은 어두컴컴한 어느 내면을 들여다보는 심정으로 여러 측면에서 다양하게 묘사해낸 작품이 아니었나 싶다.

형의 이야기 역시 들어봐야하는 법이건만.

사실 저자라고 자신이 모두 완벽했다고 하질 않는다.

자신이 짖궂게도 어려서 형을 괴롭혔던, 그래서 발작을 하게 만들었던 것이며

자꾸만 발작 뒤로 숨어서 아무것도 하지 않으려, 삶의 의욕을 잃은 사람처럼 (사실 그럴수밖에 없었던, 병이 낫지 않는다는 치명적인 결과에 노출된 형은 자꾸만 가라앉아버릴 수밖에 없었다.) 아무것도 않고 무기력하게 살아가는 형 앞에 자극을 주기 위해서라도 더 괴롭히는 모습을 보이기도 하고..

남이면 외면할 수나 있겠지만 남도 아닌 자기 형이었기에 외면할수도 없었던 그.

형도 폭력적으로 변하기까지도 하였다.

사실 발작 2권은 1권에 비해 조금 더 솔직한, 그리고 더욱 깊이있는 이야기들을 다루고 있었다.

가족이 겪어야했던 세월의 아픔.

형 혼자만의 병이 아니었던 가족 모두에게 상처가 되고, 견뎌낼 대상이 되어야했던 발작의 산.

어디로 튀어나갈지 모르는 사춘기 소년처럼, 형은 그렇게 도발적 폭력적인 사람이 되기도 한다.

아버지를 때리고 칼로 누군가를 죽이겠다고 나서기도 한다.

두렵고 무서운 일이지만, 가족들은 형에게 무척이나 화가 나기도 하지만, 끝까지 형을 놓고 살아갈 수가 없었다.

형은 그렇게 죽음으로 치닫아가고 있었고,

동생은 꿈과 그림 등을 통해 형의 발작이 쌓여가듯 자신의 삶을 쌓아가고 있었다.



어렵다면 어려울 수 있는 내용이었다.

발작이라는 상처가 될 아픔이 아니더라도 그 어떤 아픔이건 문제건 어느 가정에서나 존재할 수 있다.

가족이고 한 핏줄이기에 서로 감싸안고 끌어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리고 그것을 타계할 방법을 모색해가거나 그로 인한 정신적, 육체적인 고통의 상태 등을 치유하는 방법도 제각각일 것이다.

작가의 치유의 한 방법은 그림을 그리고, 책을 펴내는 것이 아니었나싶다.

오랜 세월 그들과 함께 했던 형의 발작을, 이런 놀라운 그래픽 노블로 우리앞에 내놓을 수 있도록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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떼루떼루 네버랜드 우리 걸작 그림책 38
박연철 글.그림 / 시공주니어 / 201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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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쩐지 자꾸 눈에 밟히는 책이 있었어요. 떼루떼루

표지와 제목만으로 보면 동남아나 아프리카 토인 등이 생각나는데, 이 책이 바로 우리나라 전통 민속극을 다루고 있는 책이라는 놀라운 사실



떼루떼루를 읽다보면 짐작하게 되지만, 익숙한 이름이 하나 들려요. 꼭두각시가 등장합니다.

어? 꼭두각시? 많이 들어봤는데?

1964년 중요무형 문화재 제3호로 지정받아 전승되고 있는 유일한 민속인형극이 바로 꼭두각시놀이래요. 1988년 남사당놀이로 개칭되었지만 일명 박첨지 놀이, 홍동지 놀이로 불리기도 한다고 해요. 박연철작가님이 남사당패의 꼭두각시놀이를 보며 사라져가는 우리것을 되살리고자 아이들 동화로 재창조해냈다고 합니다





글밥이 제법 되는 책이었는데 아이가 정말 너무너무 좋아합니다.

처음엔 그저 재미나게 읽어주기만 하였고,한동안 그렇게 읽어주다가 인형극을 꺼내어 아이와 함께 만들고 인형극을 하며 읽어주니 더욱더 좋아하더라구요. 요즘 레고만 좋아하고, 책 읽기도 다소 시들해진 아이였건만, 떼루떼루는 몇번이고 하자고 하네요.

게다가 오늘 놀랍게도 영어 선생님이 "레고 말고 그 다음으로 좋은건 뭐야?" 하고 물으시니 "떼루떼루가 참 재미나요."하고 바로 대답을 해서 절 놀래켰지요. 그 정도로 재미났던 게냐? 레고 다음으로 느낄정도로. 그렇다면 정말 우리집에서는 초대박이 아닐 수없네요. 사실 그도 그럴것이 책도 읽고, 부록으로 들어있던 인형극으로도 너무나 잘 놀았고, 거기에 웨짓으로 이시미 만들어 역할놀이하기까지..정말 다양하게 두루두루 활용하는 책이었으니 최고로 재미난 책으로 인식될만도 했네요. 혼자서 키득키득 웃기도 해요. 코가 깨지는게 뭔지도 모르면서, 코가 깨진대. 쿡쿡쿡..하면서요.






여섯살 꼬마가 최고라고 인정한 책, 떼루떼루의 이야기 속으로 들어가볼까요?



맨처음에 수줍게 등장하는 작가가 있어요. 처음엔 작가인지 모르고, 그냥 연사같은 역할인가 했는데, 어쩐지 얼굴이 낮익은 누군가의 얼굴을 닮았다 혼자 웃고 있었답니다. 그런데 작가분이라는 이야기가 있네요. 수줍게 등장해서, 자기는 부끄러워서 목소리만 등장할 거라면서 무대뒤로 사라지지요. 그리고 등장인물들과 이야기를 주고 받기 시작합니다.






맨처음 등장하는 박 첨지, 거의 주인공처럼 등장하는데 사실 보통내기가 아니예요. 뭔가 말투도 좀 경박하면서 허풍도 좀 심하고 그런 느낌이지요. 서민들에게 해학적으로 풍자되었던양반의 대표적인 모습이 아니었을까 싶어요. 놀림감으로 삼고 싶은 역할.

어찌 됐거나 그러고 나서 연이어 박첨지의 손자, 그 놈 참 오종종하게 생겼다~ 라고 말하는 작가에게 박첨지 손자는 참으로 무례하게도 자기는 노인의 나이라고 허풍을 떱니다. 박첨지 손자답지요.

박첨지 딸로 나오는 피조리는 더 웃겨요. 너당에서 글을 많이 배워 떨이라고 말을 한다는, 뭘 배웠는가 싶은 잘못된 지식의 한 예를 보여주는 딸이지요. 그 다음에 등장하는 사람이 바로 꼭두각시예요. 박첨지의 아내라네요. 얼굴이 왜그리 못생겼냐는 직설적인 작가의 말에, 집 나간 박첨지 찾으러 다니다 이렇게 됐다 말을 합니다. 하지만 괜찮다네요. 얼굴은 못났어도노래를 잘해 인기가 많다나요?



아뭏든 이 객쩍은 박첨지네 일가에 대 소란이 일어납니다.

박첨지네 밭에 새를 쫓으러 나온 식구들을 용강 이시미가 와서 덥썩 덥썩 잡아먹어버리고 만거예요.

건들 건들, 한들한들 나와서 자기 자랑 비슷하게 늘어놓던 등장인물들을 이시미라는 존재가 나타나 덥썩 하고 물어버리니, 아이가 무서워할 것 같았는데 의외로 무척 재미나합니다. 어린 아이라서 그런 걸까요? 사실 덥석이라는 말은 우리 아이 어렸을적부터 제가 덥썩 덥썩. 뭐 무는 시늉도 많이 하고, 아이 손도 입술로 물어보고 하는 식으로 장난을 많이 쳤었거든요. 그래서 친숙했을지도 모르구요.

실제로는 정말 대단한 끔찍한 일들이 일어나고있는건데, 무섭지 않게 두루뭉술 넘어가고 있어요.



가족들 다 잡아먹고 박첨지까지 잡아먹겠다 기다리던 이시미를 무찌르러 박첨지가 갑니다.

박첨지가 이시미를 무찌르고 싶어 작가에게 배우던 대목이 자꾸 기억에 남네요. 정말 재미났거든요.

음, 짧게 요약을 했지만 이야기 자체가 무척 흥겨워요. 입에 착착 붙는다고 해야할까요?




박첨지마저 이시미에게 물리자 박첨지는 다급한 나머지 일곱 동네에서 가장 힘이 센 조카 딘둥이를 불러 달라고 합니다.

작가가 딘둥이를 부르자, 딘둥이 왈,

"나 똥눈다."

아하하. 정말 그래요. 갑자기 이게 왠? 하지만 아이들은 자지러지게 좋아할만 하죠.

영웅의 등장치고 정말 황당하기 짝이 없는. 하지만 너무나 재미있는 아이들식 표현.

게다가 알몸으로 등장하는 딘둥이. 정의의 용사 슈퍼맨처럼 당당히 이시미를 물리칩니다. 물리치는 방법도 구구절절하지 않아요 아수 손쉽고 간단히 이겨버리죠.



아이이다 보니 이시미가 무섭지 않을 수 없었나봐요.

인형극을 할적에는 아이가 제일 좋아하는 레고 아저씨로 얼른 이시미를 무찔러 버리더라구요 덥썩하기 전에 사람들을 구해내야한다구요.

웨짓으로 인형극을 할적에도 그랬구요. 딘둥이 역할을 아이의 영웅인 레고 아저씨가 해주었던 거랍니다.

어찌 됐건 꼭두각시 놀음을 잘 몰라서, 사전 정보 없이 읽기 시작한 떼루떼루였지만 구성진 말투 자체가 긴 글밥임에도 읽다가 지칠 새 없이 엄마도 왠지 구성지게 읽어줄수있는 그런 내용이었어요.



똥구멍, 대갈통, 코가 깨진다 뭐 이런 말들이 나오긴 했어도 거부감 들다기보다 다소 해학적인 그 느낌에 그럴수 있다 이렇게 이해되면서 말이지요. 민속 인형극을 직접 아이와 함께 보러갈 기회가 있어도 좋겠어요. 떼루떼루 자체를 아이들 인형극으로 따로만들어도 좋을 것 같구요. 주로 엄마가 읽어주면 아이가 상황에 맞게 무대 위에 등장인물들을 배치하며 엄마의 이야기에 집중하는 식으로 책을 읽어주었는데 하도 좋아해서 연달아 두번씩은 해주어야했답니다.






떼루떼루가 너무 재미있다는 아들을 위해 내일도 시간을 또 내볼까 싶어요

아빠한테 한번 읽어주라 했더니 글밥이 많다고 다소 힘들어하며 딸랑 한번만 해주었거든요.

아들 왈, "책은 많이 읽어야 좋은거"라며 아빠를 훈계하고 있더라구요.

아이가 좋다면 엄마 목 아픈거쯤이야 가뿐히 소화해내겠다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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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반 전교 1등의 24시 - 10대들의 멘토 지은 쌤이 꼭 찍어 주는 365일 자기주도생활법
이지은 지음 / 명진출판사 / 201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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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이 좀 자극적이기는 하지만, 그래도 궁금하긴 한 내용이다.

저자는 학생들의 두뇌 발달과 심리 이해가 바탕이 된 자기 주도 학습과 자기 주도 생활을 함께 코칭하면서 많은 10대 학생들의 성적 변화와 생활 변화를 이끌어내고 있는 맞춤학습 컨설팅 멘토이다. 이 책은 '우리 모두에게는 1등과 꼴등의 습관이 같이 있기에 꼴등 습관을 없애면 자연스레 1등이 될 수 밖에 없다' 라는 이야기를 10대 독자들에게 들려주고 싶어 내놓은 책이라 하였다.



생각해보면 나 또한 공부를 편하게 했던 시기는 미리미리 평소 공부 습관이 잘 잡혀있었던 시기이고, 학년이 올라갈수록 시험 직전 벼락치기 습관이 잘못 들어서 고생했던 기억을 떠올려보면, 별거 아닌 것 같은 공부 습관만 잘 잡혀 있어도 공부와 시험에 대한 스트레스 자체를 확 줄여버릴 수 있겠단 생각이 들었다.



나 때만 해도 학원이나 과외 등이 있어도 과목이 아닌 공부법, 생활 습관까지 교정해주는 학원이 있다거나, 혹은 책 등으로 따로 그런것을 배워야한다는 생각을 미처 못했던 것 같다. 다만 막막할때가 많아서 뜬구름잡기식 이론이 아닌, 좀더 구체적인 뭔가를 제시해주는 그런 것을 알 수 있으면 좋겠다 생각했는데, 그땐 그렇게 만족할만한 멘토, 혹은 도움을 못 받았었다. 이 책은 그런 막막함을 요즘도 느끼고 있을 10대들에게 보다 구체적인 도움이 될 책이 아닌가 싶다.



보통의 아이로 대표되는 한 아이의 시간표.

사실 그 시간표를 보면 자신의 그것과 크게 다르다 생각하지 않는 아이들이 많을 것이다.

요즘은 워낙에 학교 끝나고서 가야할 학원들이 많아서, 학교 숙제는 물론이고 학원 숙제할 시간도 부족하기 일쑤다.

예전에 내가 과외했던 제자는 과외 숙제를 하기 위해 학교에서 수업시간에 몰래몰래 숙제를 하기도 했다고 해서 나를놀래키기도 하였다. 학교 공부는 필수로 하는 거고, 수업시간에 딴 행동을 해서는 절대 안된다 일렀었지만 막상 나 역시 절대로 수업시간에 다른 것을 하지 않았느냐 하면 또 그렇진 않다. 하지만 기본은 학교 수업은 선생님의 지도가 마음에 들고 안들고를 떠나 반드시 숙지해야한다는것.

특히나 요즘의 시험제도는 잘 모르겠지만 학교에서 자체적으로 내는 시험의 경우 대부분 수업시간에 선생님이 가르친데서 내기때문에 선생님의 수업을 듣지 않고 혼자서 교과서, 참고서만으로 마스터 한다고 하면 점수를 따는데 한계가 있을수밖에 없다. 완전히 모두 다 내것으로 한다고 해도? 선생님의 수업에는 반드시 가르치고자 하는, 혹은 시험에 나올만한 무언가를 언질해주는 것이 있을수밖에 없기때문이다.



책에도 그런 내용이 나온다.

시간대별로.

우리반 전교1등은? 이라는 조항이 붙으면 반감이 생기기 마련이지만, 사실 그 아이와 내가 뭐가 다른지 궁금하지 않은가?

갑갑해하고 미처 못 물어보고 그러지 말고 책을 따라 나서보자. 물론 모든 전교1등이 이런 모습을 보일리는 없지만 교육공학을 전공한 멘토 지은쌤의 이야기를 따라 가다보면 수긍하게 되는, 부분들이 상당히 많다.

믿어지지 않겠지만 우선 따라해보라고 말하고 싶을 정도로.



별게 아닌것처럼 보이는 것들.

아침에 아침밥을 꼭 먹고 나오고, 수업 직전에 1분만 투자해서 웃으면서 시작하고, 미리 수업 준비물을 챙기는 것, 또 책장을 넘기면서 소제목들을 훑어보고, 수업내용을 짐작하는 것들. 이들 중 일부는 중학교때 이미 선생님들 덕분에 시행해본 것들이었다. 상당히 효과가 좋았던 것 같다. 별것 아니지만, 그 작은 차이가 큰 차이를 만들어낸다.

사실 청소년들의 이야기였지만 미리미리 계획성있게 생활하는 삶은 어른인 내게도 학창시절을 되돌려봄과 동시에 미리 준비하는 삶이얼마나 효율적인지를 다시금 인식하게 해주는 계기가 되었다.

제목은 전교 1등이지만, 학교에서의 삶, 친구 관계 등 다양한 것들을 두루두루 해결하는 방안들을 이론에 그치지 않고 되도록 아이들 궁금한 입장까지 고려해보고 들려주는 책 같아서, 속시원한 기분으로 읽어내릴 수 있는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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칭찬 초대장 - 칭찬 저학년 어린이를 위한 인성동화 24
문인화 지음, 이경택 그림 / 소담주니어 / 201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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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창 시절에는 내 마음이 이렇게 여린지 몰랐는데.

결혼하고 특히나 아이엄마가 되고 나니 내 마음이 이리 여림을 깨닫고 놀라게 되었다. 내 아이를 향해서만이 아니라, 아이엄마가 되어서인지 어떤 아이고 간에 아이들에 관련된 이야기면 눈시울부터 붉어지기 일쑤이다. 이 세상 모든 아이들에게 행복한 일만 있으면 좋겠다고, 아이들의 순수한 동심이 상처받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생각이 들면서 말이다.




우리나라와 다른 나라, 심지어 책이나 영화 속의 아이들 이야기만 읽어도 그 이야기가 밝은 이야기가 아니면 가슴이 아파온다.

이 책은 표지가 무척 밝아 보여서 개구진 어느 아이가 칭찬을 많이 받아서 상을 받는 그런 이야기인줄 알았다.

개구진 아이, 맞다. 하지만 이 책의 주인공 승재는 그냥 개구지기만 한 아이가 아니었다.

우리 어릴적에는 그저 산만하다, 주의력이 결핍되어 있다 정도로만 생각했던 그것을 요즘에는 ADHD라고 명명을 하고, 약물 치료를 하기도 하고, 이런 저런 치료를 받게 한다는데 우리 때보다도 훨씬 더 ADHD의 문제가 심각한 것 같았다. 정말 그 병을 모르더라도 그땐 그렇게 문제시 될 정도의 아이들이 보이지 않았는데 요즘엔 정말 제법 많은 모양이다. 아직 아이가 어려서 학부형으로 학교에 가본적은 없지만, 가족 중에 초등학교 선생님이 많은데 정말 ADHD 학생 보는게 너무나 일상적인 일이 되었다는 것이다.



승재는 열쇠를 잃어버렸다.

집에도 못 들어가고 집밖에서 혼자 울다 잠들었고, 덕분에 엄마와 아빠는 목소리를 높여가며 서로 싸워댔다.

아이는 마음이 아팠다.




학교에서도 아이가 하고 싶은대로 할 수가 없다. 선생님은 또또~ 라며 동화 속 주인공 이름이라고 또또하지만, 사실 또또는 또또~ 그랬어? 라고 나무라는 말이었을뿐이었다. 물론 승재는 어감의 차이로만 깨달았을뿐 그나마 또또는 좋은 의미라 생각하려 노력하였다. 친구들은 승재를 대놓고 ADHD때문에 전학온 아이라고 수군거린다. 그리고, 창피해하기까지 한다. 승재도 그러고 싶어 그러는게 아니었는데.



승재의 마음 속에 들어가 이야기를 듣다보니 가슴이 저릿저릿해왔다.

아이가 얼마나 힘들었을까. 엄마와 아빠는 자신의 아이가 치료 대상이라 인정하기도 싫고, 그렇다고 따로 더 주의를 기울여 보살펴주지도 않는다. 승재는 학교 외 학원도 다섯군데나 돌고, 숙제도 혼자 못한다는 이유로 학원을 알아보는 엄마에게 싹싹 빌며 보내지 말아달라고 한다.



자기가 한게 아닌데, 사실 친구들과 다른 사람들 눈에는 승재가 한 것이지만.

자신도 모르게 움직이는 손과 발을 어떻게 할 수 없었던 승재는 그저 애가 탈 뿐이었다.

그런 승재에게 칭찬을 마구 해주시면서 따뜻하게 다가오신 어느 할아버지가 있었다.






놀랍게도 이 이야기는 그저 상상 속의 이야기가 아니라, 저자인 문인화님의 실화를 바탕으로 한 동화였다.

비밀이라 하셨지만 어렸을 적에 정말로 ADHD였다고 한다. 엄마는 새엄마처럼 나무라시기만 하였지만, 사실 따뜻하게 대해주신 할아버지의 칭찬 요법 덕분에 ADHD가 호전되고, 선생님에서 초등학교 교장선생님으로, 그리고 이런 재미난 동화를 써주시는 동화책 작가까지 되신 것이었다. ADHD때문에 공부를 못할 거라는 편견을 가진 많은 사람들을 놀라게 한 이야기기도 했지만, 아이들을 따듯하게 어루만져줘야함을 들려주는 이야기기도 하였다.



ADHD는 약물치료로 효과를 볼수도 있지만 어떤 경우에는 약물때문에 너무 풀이 죽어있는 상태가 되어 역효과를 불러일으킨다고도 들었다.

어느게 옳은 것일지는 잘 모르겠다. 다만 저자분과 동화속 주인공 아이의 이야기처럼 잘못을 꾸짖지만 하지 말고, 칭찬으로 감싸주시고, 아이 스스로 자존감을 키울수있도록 도와주시는 분들이 있다면 정말 약물의 힘이 아니더라도 아이가 기적적으로 우뚝 설수 있지 않을까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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