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또 봐! 단비어린이 그림책 8
바오동니 글, 황제 그림, 박영인 옮김 / 단비어린이 / 201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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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올해 처음 유치원에 다니기 시작한 여섯살 우리 아들, 친구들을 사귄지가 얼마 안 되어 친구와의 이별에 대한 경험을 할 새가 없었다 생각했는데, 얼마전에 그런 경험을 하게 되었네요. 친구 하나가 짧은 이주 간의 만남만 함께 한 후에 홍콩에 가게 된 거였어요. 아이가 그 친구가 보고 싶다며 자기도 친구가 사는 홍콩에 엄마랑 놀러갈 거랍니다. 친구를 만나러요. 벌써 여섯살 아이에게 짧았지만 깊은 우정이 생겨난 걸까요.








이 동화를 읽어주니 그 친구가 생각나는지 친구 이야기를 자꾸 합니다.

주인공 아이가 유치원에 다녀 오니, 소꿉친구인 시시가 이사를 가게 되었단 말을 엄마가 들려주었어요. 안녕이라는 인사도 못했다는 아이에게 엄마는 벌써 갔을텐데? 하고 말을 합니다. 정말 시시네 집은 텅 비어 있었어요. 시시랑 아이랑 같이 놀던 시시의 토끼 인형 하나만 남아있었구요. 아이는 안녕이란 말을 하지 못한게 못내 마음에 걸립니다. 게다가 시시에게 돌려줘야할 토끼인형까지 생겼으니 더욱 시시를 만나고 싶어집니다. 어디로 갔는지도 모른채 아이는 토끼 인형을 안고 동네 골목골목을 다니며 시시와 비슷한 차림새의 여자아이들을 따라갔다가 아닌 것을 알고 실망해 돌아옵니다.






아이가 너무나 마음 아파하는 모습을 보고, 엄마 아빠는 아이가 시시를 보고 싶어한다는 것을 깨닫습니다. 그리고 아이를 위해 시시가 이사간 집을 알아보지요. 아이는 꿈까지 꿉니다. 토끼인형과 함께 민들레 꽃밭에서 시시를 만나는 꿈을요. 안녕이라 말을 건네기도 전에 엄마가 깨우는 바람에 꿈을 깨고 말았어요. 아빠가 알려주신 곳으로 엄마와 함께 시시를 만나러 간 아이.

아이는 그 곳에서 시시에게 안녕이라 말하고 슬퍼지고 말았어요. 친구와 다시 만날 수 없는 이별의 안녕이라 생각했기 때문이었지요.

슬퍼하는 아이에게 엄마는 안녕에는 안녕, 또 봐 의 의미가 숨어있는 거라도 알려주십니다.

그래서 아이는 씩씩하게 시시에게 안녕, 또 봐~를 말하고 부쩍 자랐습니다.






우리 아이도 홍콩에 간 친구와 그렇게 안녕, 또 봐 인사를 나누었겠지요? 홍콩이 얼마나 먼지 아이는 잘 모르고 있어요. 음, 이층버스를 타러 가고 싶었지만 멀어서 엄마랑 부산 가는 것으로 대신했다는 것은 기억할지 모르겠네요. 아뭏든 아이에게는 홍콩에 가고 싶은 이유가 친구라는 이유가 하나 더 늘었어요. 엄마가 친구의 주소를 몰라 과연 찾아갈 수 있을진 모르겠지만 말입니다. 친구를 만나러 얼마나 먼 길이건 찾아가고 싶다는 마음, 그 마음 하나만으로도 엄마는 정말 신통한 느낌이었답니다. 아기같았던 우리 아이가 벌써 이렇게 컸구나.

안녕, 또 봐를 아이가 몇번이고 읽어달라더니 아들의 친구도 시시처럼 이렇게 또 볼 수 있는 거라고 그렇게 말을 하네요.

아이의 마음을 헤아려준 동화가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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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 원으로 차리는 일주일 집밥 - 흔한 재료로 쉽게 차려 먹는 1식 3찬 집밥 상차림
김영빈 지음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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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원으로 차리는 일주일 집밥이라. 워낙 물가가 들쑥 날쑥이라, 책에 나온대로 장을 본다고 해도 만원을 넘기기 일쑤이긴 하지만, 흔히 장볼 수 있는 소재로 꽤 다양하게 차려내는, (그것도 고급 재료가 아닌 것으로 ) 레시피의 노하우에는 감탄을 금하지 않을 수 없다. 재료를 보면 우리가 쉽게 카트에 담는 그 재료들이 많은데, 이걸로 오늘 뭐해먹지? 하면 비슷비슷한게 떠오르기 마련인 일반 가정에 오늘은 뭐, 내일은 뭐, 이런 식으로 일주일 메뉴가 정해지고 (한상차림씩) 그렇게 4주간의 상차림이 한눈에 펼쳐지니 한달 밥상 계획을 손쉽게 짜주는 책이라 생각하면 더 유용할 듯 하다.



만원 도시라 책이 나왔을때도 따라해보니 꽤 맛있는 메뉴가 많고, 장보기도 어렵지 않게 되어있어서 따라하기 참 좋았는데 (도시락이 아니라 집에서 먹더라도 말이다.) 이번 책은 아예 집밥이 타깃이라 더욱 마음에 들었다. 도시락보다는 주로 집밥을 차리는 주부로써 말이다.

장보는 비용을 줄이는 방법은 의외로 간단한데 있었다.

몸에도 좋고 맛도 더욱 좋은 제철 재료를 이용하는 것. 제철에 영양가도 풍부하고 가격까지 저렴한 채소들을 적극 활용하고, 같은 재료라도 무쳐먹고 볶아먹고 지져먹고 국 끓여먹어 일주일 내내 다양한 재료의 활용을 맛보는 것이었다. 그러니까 버리는 것이 없게 하는 것.

요리가 손에 익은 베테랑이라면 당연한거지 할 일이지만, 나처럼 늘상 주방일이 손에 익지 않은 사람들은 기껏 마음 먹고 사놓은 재료를 한두번 요리하고, 냉장고에 방치했다 버리는 수가 종종 생기는데, 모두 다 활용, 그것도 질리지 않는 다양한 맛으로 활용한다니 얼마나 좋은가



4주간의 레시피는 요리의 초보부터 베테랑까지의 단계별로 나와있어서 초보자의 부담도 덜어준다.

1일 1집밥을 위한 레시피라 하루 1끼가 소개되어 있긴 하지만 응용은 얼마든지 주부들의 몫이라 할 수 있다.

우리집만 해도 사실 신랑이 점심은 밖에서 먹고 오고 아침 저녁을 차리면 되기에 식단 구성은 응용하기 나름.

또 레시피에 본격적으로 들어가기 전에 맛내기 기본인 만능 양념등이 생채양념, 불고기 양념, 매운 볶음 양념, 육류 조림장, 채소 조림장 등 다양하게 구분되어 상세히 나와있어 요리의 응용을 쉽게 도와준다. 식재료 선택하는 방법과 보관법, 요리를 더 맛있게 하는 조리 노하우 등을 따로 팁으로 모아놓아 읽어두면 유용히 도움받을 수 있다. 집밥에 빠지면 아쉬울 김치 레시피도 따로 소개되어 있었다. 배추김치, 열무김치, 깍두기, 총각김치, 백김치, 나박김치, 쪽파김치, 오이소박이, 동치미, 깻잎김치. 거기에 밥도둑 장아찌와 피클 등까지도 레시피가 풍성히 소개되어 집밥 반찬 가짓수를 늘리고 입맛을 돋구게 도움을 주었다.



4주간의 레시피가 소개된 후에는 스페셜데이를 위한 특별하게 즐길 브런치와 홈메이드 별식란이 따로 있었다.

별미를 좋아하는 터라 만들고 싶어서 한참 레시피를 검색해봤던 에그 베네딕트 레시피를 만나 반가웠고, 파를 듬뿍 얹은 네기 스테이크 정식, 안동찜닭, 불고기 버섯전골, 닭강정, 해물탕까지 별미를 잘 응용해주면 오늘은 맛있는 반찬이다 라는 기대감을 높여줄 수 있겠다.

요리초보자를 위한 첫째주 식단의 장보기는 어느 가정에서나 쉽게 장보는 그런 식재료들이 더욱 돋보였다.

애호박, 계란, 애느타리 버섯, 맛살, 콩나물, 어묵 , 감자 등이 그것이다.

우리집에도 즐겨 장보는 식품들이라 1주의 식단을 금새 따라해본 것 같다.

애느타리 버섯은 아이와 키워본 느타리 버섯을 수확해 책에 나온대로 애느타리버섯 나물을 해먹었다.

느타리버섯은 주로 볶아먹는 줄 알았는데 살짝 데쳐서 나물을 하니 기름기도 적게 섭취하고 건강한 버섯의 풍미를 더욱 제대로 섭취할 수 있어 좋았다. 아이도 직접 자기가 재배한거라고 얼마나 맛있게 먹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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콩나물은 황태 콩나물국을 끓이고 남은게 있어서 일반적인 콩나물무침을 할까 하다가 책에 나온 매운 콩나물 어묵찜을 해보았다.

낙지나 아귀를 넣고 콩나물을 넣어 매운찜을 하는건 보았는데 어묵으로 손쉽게 하다니 훨씬 저렴한 실재료 버전이긴 했는데 응용해보니 정말 신선하였다. 낙지나 아귀로 하려면 손도 많이 가고 시간이 많이 걸려 아침반찬으로 후다닥 만들어낼 엄두를 낼 수가 없는데 어묵으로 하니 정말 초간단하면서도 매콤한 맛이 제법이다. 늘 볶던 어묵 볶음이 아니고 매운 찜으로 먹는 어묵, 다시 해보고 싶은 맛이 아닐 수 없었다. 신랑도 이게 뭐야? 하며 맛있게 먹어주었고 말이다.

색다른게 먹고 싶은 주말을 위한 별미 레시피도 흥미롭다.

김칫국물을 넣고 매콤하게 끓여낸 콩나물 느타리버섯국밥, 보기만 해도 입에 침이 고인다. 남은 재료들을 몽땅 넣어 만드는 몽땅 오믈렛도 선보인다. 둘째주의 별식은 부추 된장 수제비와 참나물 영양밥, 자투리 재료를 이용해 만든 별식들 치고는 꽤 색다른 메뉴들이다. 셋째주는 해물리소토와 우엉 로꼬모꼬.

로꼬모꼬는 하와이식 볶음밥인데 양파, 파, 마늘 등에 볶아낸 밥에 얇게 썰어 짭짤하게 조려낸 우엉볶음과 계란 후라이를 얹어 먹는 요리는 우엉으로 만들 한그릇의 훌륭한 별미가 되어주었다.

우엉이 몸에 좋대서, 우엉대를 통째로 사온게 있는데 이걸로 평소처럼 조림을 해볼까 했는데, 이 책에 우엉을 사서 한주간 풍성한 식탁을 꾸민게 눈에 들어왔다. 우엉조림은 기본이고 우엉들깨탕, 우엉과 파프리카들을 넣은 우엉잡채(아, 참 나 파프리카도 샀지. 오늘은 우엉잡채를 해볼까?)까지 다양한 메뉴가 한 가득이다.

장보기를 수월하게 도와주고 장 본 재료로 일주일동안 다양하게 활용할 식단을 공개해주어 고마운 도움을 받기에 좋을 요리책이었다.

즐겨 사는 식재료로 다양한 여러 반찬을 해먹는 것. 이 책의 도움을 받으면 손쉽게 실천할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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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부터, 잘나가는 여자
아리카와 마유미 지음, 신지원 옮김 / 이지북 / 201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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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목은 잘 나가는 여자, 다시 보면 지금부터, 잘나가는 여자 라는 제목임을 알 수 있습니다.

친구 또한 잘나가는 여자에 대한, 일하는 여자에 대한 선망으로 저자의 전작인 <서른에서 멈추는 여자 서른부터 성장하는 여자>를 읽어보았다 하더군요. 서른이라는 나이는 또 저자가 말하는 30 후반이라는 나이는 여자들에게 특히나 더 많은 생각이 들게 하는 나이인것 같아요. 20대일때는 대학을 다니고, 직장을 다니며 한참 바쁘게 살아오다가 서른 즈음에 갑자기 결혼이라는 벽에 부딪히게 되고 슬기롭게 잘 넘기는 사람이 있는 가 하면 그와 동시에 직장을 그만두거나 직장내에서 자꾸만 뒤쳐지는 느낌을 받는 사람들도 있을 수 있구요. 그래서 서른이라는 나이를 타이틀로 했던 그 책이 직장을 다니는, 아니면 다시 복직을 희망하는 여성들에게 힘이 되는 책이 아니었을까 싶네요.

저는 이 책으로 처음 아리카와 마유미를 만났습니다. 저자는 처음부터 소위 잘 나가는 뭐든지 잘되는 여자는 아니었지요. 오히려 47개나 되는 너무나 많은 전직들이 말해주듯이 예전에는 오히려 잘 안나가는 여자였지요. 그러던 저자가 지금은 승승장구하고 있습니다.

 

그리 많지 않은 나이에 수많은 직업을 거치고, 드디어 성공한 여자, 잘나가는 여자로 우뚝 서게 된 그 과정이 궁금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직업을 훑어보면 전문적인 일도 있지만 단순한 일들도 있습니다. 저자는 사실 정말 다양한 일들을 크게 가리지 않고 일을 했네요. 그리고 변덕이 팥죽 끓듯 그렇게 쉽게 마음을 바꾸어서가 아니라,(그럴 수도 있겠지만) 그 일을 하는 순간만큼은 최선을 다해 일해왔음을 알 수 있습니다. 유니클로 점장일때도 그랬구요. 또한 남들이 해보지 않은 희소성이 높은 일들, 자기 계발에 도움이 될 일을 찾아나서는데 두려움 없이 도전합니다. 여자 바텐더라거나 웨딩 플래너에 도움이 되는 사진 기술 배우기 등이 그것이지요. 저자는 자신이 경험한 수많은 일들을 실패로 인식하기 보다 그 안에서 교훈을 얻어, 지금의 저자로 일어서게 되었다 생각이 되더군요.

 

원래는 그저 현모양처로 전업주부로 평범히 살고 싶었던 그녀가 결혼하고 싶었던 남자친구의 잠적으로 인해 직업 전선에 뛰어들게 되었고, 거기에서 대충이 아닌 제대로 된, 직장 여성의 면모로 변화하기 시작합니다. 38세에 절대로 만나지 못할 것 같은 이상형의 남자를 만나 사랑하게 되었지만 사랑의 콩깍지가 조금씩 벗겨질 무렵 깨닫게 됩니다. 난 그저 순종적인 사랑밖에 그에게 줄게 없었다. 주인이 싫증나면 버림 받을 수 있는 고양이와 같은 신세가 아니었나? 하는 불안함에 결국 잠시동안만 귀국하려던 일정을 아예 일본으로 다시 귀국하는 것으로 바꿔버렸지요.

 

어렸을적에 세웠던 목표에 다다랐던 다다라지 못했던 그 목표를 정한 시기가 지나고 나니, 또 결혼하고 안정적인 삶을 살고 있다 생각하고 나니 자꾸 제 자신을 돌아보기를 소홀하게 됩니다. 학창시절엔 욕심도 많고 꿈도 컸는데, 이제는 모든게 귀찮아졌을뿐이었어요. 그냥 아이 키우고, 이렇게 지나버려도 되는 걸까. 그러면서도 막상 사회에 나가려면 너무 오래 쉰 기간들이 마음에 걸리고, 퇴사 직전 힘들었던 기억만 새록새록 떠올라 자신이 없어집니다. 일 뿐만이 아니지요. 집에 있어도 자신을 잘 가꾸고 멋지게 사는 여성들이 많은데, 한 남자의 아내가 되고, 한 아이의 엄마가 되었다고 해서 제 자신을 가꾸는 일을 너무 소홀히해버렸네요. 그래서 더 자신이 없어지는 지 모르겠어요 누굴 만나기도 싫고, 그냥 제 스스로 울타리를 치고 저를 가리는 느낌입니다. 이제는 아이도 점점 커가고, 아이를 위한 작은 사회가 새로이 형성되어 가니 자의든 타의든 이렇게 저만의 울타리에 갇혀지내던 모습에서도 바뀌어야겠지요.

 

직장 다닐때를 생각해보면 엄청나게 돈을 들여 단장하지 않더라도, 일을 하기 위해서라도 꾸미는 것은 당연한 일이었어요.

저자에게 조언을 해주었던, 아니 나중이 되니 조언처럼 느껴졌다는 학원 원장의 말, 거울을 많이 들여다보면 여자는 언젠가 아름다워진다. 라는 말을 떠올려봅니다.

 

책을 읽다보면 하나하나 나를 위한 말이야~ 일수도 있고 유독 기억에 남는 말들이 있을 수도 있겠네요.

지금 내가 하고 있는 일이 초라해보이고 끝이 없어보여도 대충대충이 아닌, 제대로 해내고 싶은 의욕과 꿈을 찾아가려는 희망 등이 있으면 지금보다 좀더 나은 미래를 꿈꾸는게 그리 불투명하지는 않을 것 같네요. 저자는 좀더 드라마틱했지만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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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찬의 여왕 - 야무진 그녀들에게 꼭 필요한 실용 반찬 레시피 203
윤희정 지음 / 세상풍경 / 201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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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리천사님의 레시피북은 이웃님께 선물받은 요리책 요리천사의 두뇌밥상을 처음으로 만났고, 이번에 두번째로 만나게 된 책이 바로 이 책 반찬의 여왕이다. 우선 책 크기는 일반 소설 정도의 크기와 두께이다. 요리책치고 작은 크기지만 공간을 많이 차지하지않아 좁은 부엌에서 보기엔 더 유용할 수 있다. 감기를 오래 앓고 있어서 입맛은 자꾸 떨어지고, 뭔가 맛있는게 먹고 싶은데 사실 기력이 떨어지니 누가 해주는 요리를 먹고 싶은게 가장 큰 바램이 되었다. 원하던 그렇지 않던 주부이기에 우리집 주방은 내가 책임져야하는데 말이다. 이왕 힘들게 몸움직여 만드는거 좀더 맛있게 만들어서 식구들이 우와~ 맛있다 하면서 먹어주면 사실 힘들다 생각한 시간도 금새 잊게 되는게 요리의 매력이지 싶다.

203가지의 매일 음식 레시피에 앞서 팁 등도 눈여겨 볼 색다른 것들이 많았다.
우선 반찬은 4인 가족이 즐길 분량이었고, 한끼 메뉴 등은 1~2인분을 기준으로 계량되었다 한다.
볶음 요리를 좋아해 즐겨하게 되는데 기름 사용량을 줄이기 위해 다시마물을 사용하여 먼저 볶다 기름을 두르고 가볍게 볶으라는 것이 우선 그 중 첫번째였다. 맹물이 아닌 다시마물로 볶으면 볶음요리에 깊은 맛을 더해줄 것 같았다. 기본 멸치 다시마물도 색달랐다. 멸치와 다시마를 찬물과 함께 넣고 끓이다 다시마를 먼저 건져내고 몇분 더 끓인다가 대부분의 요리책의 정석이라면, 이 책에서는 마른 멸치를 달군 냄비에 바삭하게 굽다가 다시마를 넣고 찬물과 함께 30분 이상 넉넉히 우려둔다는 설명이 나온다. 우려진 다음 약불에서 서서히 끓인 후 다시마를 꺼낸후 멸치만으로 10분 더 끓인다는 것. 정성이 더해져 남다른 멸치 다시마 육수가 나올 것 같았다.


같은 요리라도 손맛이 다 다르듯이 집집마다 쓰는 양념과 재료가 조금씩 차이가 나서 그 맛이 다 제각각이다. 그래서 나도 비슷한 메뉴를 만들더라도 매번 같은 레시피로 할때도 있지만 대부분은 여러 레시피를 돌려 가며 요리할 때가 많았다. 그렇게 해서 우리 가족 입맛에 딱 맞는 레시피를 찾는 것이었다. 같은 메뉴라도 색다른 맛이 나는 효과도 더해지고 말이다. 이 책에도 다양한 여러 기본 반찬들과 더불어 다른 데서 못 봤던 새로운 메뉴도 눈에 띄었다.

입맛 없을때 맛있는 국, 찌개 하나만 있어도 밥 한그릇, 아니 두 그릇도 금새 뚝딱인데.. 국과 찌개 등이 풍성하게 (203가지 레시피라 사실 무척 다양하기는 하다.) 소개된 것이 만족스러웠다. 대학 신입생때 매콤한 순두부찌개를 사먹어보고 순두부의 매력에 홀딱 빠졌었는데, 그래서 다른 찌개보다도 유난히 좋아하는 매콤한 순두부찌개도 이 책에서 직접 고추기름을 우려 (오일과 고추가루 외에 다진마늘, 국간장까지 넣고 볶는게 색다르지만) 국물의 맛을 더해주는게 맛이 더욱 좋아보였다.

나는 처음 보는데 새@@식당이란 고깃집에서 김치와 돼지고기를 잘게 썰어 비벼먹기 좋은 7분 돼지김치라 내놓은 인기메뉴가 있다한다.
저자는 이를 응용해 식당보다 짜지않고 기름기가 적으면서 이것 하나면 다른 반찬이 필요없는 10분 김치찌개를 만들어놓았다.
김치찌개에도 밥 비벼먹기 좋아하는데 이건 덜 짜고 아예 처음부터 비벼먹는 용으로 나왔다하니 이색반찬으로 좋을 메뉴였다.

마트에 가보니 유채나물 데쳐놓은 것을 할인하길래 며칠전 사와서 집에서 된장 양념을 해서 무쳐먹었다. 유채나물은 사실 처음 해봤는데 된장 양념이 제법 잘 어울렸다. 요즘같은 봄에는 냉이나물, 유채나물들의 제철 나물들을 향긋하게 즐기기가 좋다. 봄나물 특유의 향을 즐기기 위해 저자는 양념은 좀 약하게 하라고 쿠킹 팁으로 조언해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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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렸을 적에 잘 먹지 않았던 우엉은, 아이를 낳고 키우다보니 연근, 우엉 등이 그렇게 몸에 좋대서 일부러라도 사다가 반찬을 해주려 하는 식품이다. 주로 가늘고 작게 채썰어 우엉 조림을 해주거나 일본식 영양밥을 만들어주곤 하였는데 이 책에서는 참깨, 마오네즈, 미소, 연겨자 등을 이용해 일본식으로 깨소스를 만들어 버무려 준게 한눈에도 참으로 고소해보였다. 얇게 편을 썰어 데쳐 낸 후에 샐러리, 파프리카 등과 함께 간장 샐러드 소스를 만들어 우엉 샐러드를 만든 것도 독창적이었다. 찹쌀가루를 뭍혀 구워낸 우엉편은 쇠고기 찹쌀전처럼 보이기도 하였다. 우엉의 화려한 변신이랄까?


멸치볶음 또한 매콤하게, 혹은 그냥 짭짤하게만 볶은 일반 요리들과 달리 책에서는 색다르게 굴소스에 볶아낸 요리도 있었다.


비슷한 듯, 색다른, 레시피들이 많아서 다른 책보다 더 눈에 띄는 책이 아니었나 싶다.
마트에서 장바구니에 담아는 놨는데 어떻게 요리해먹을지 막막하다거나, 아니면 거꾸로 색다르게 맛있는 요리를 먹고 싶은데 무얼 어떻게 해먹을지 막막하다면 이 책의 책장을 넘기며 오늘의 반찬을 정해봄도 좋을 법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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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미안 1 - 운명을 훔친 여자 아르미안 1
이유진 엮음, 신일숙 원작 / 2B(투비) / 201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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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안 내 닉네임이 에일레스였던 때가 있었다. 전쟁과 파괴의 신, 에일레스. 책에 여주인공 샤르휘나가 등장하지만, 어른이 되어 가장 강력하게 기억이 나는 캐릭터, 어쩌면 약한 내 모습을 가리기 위해 바깥 세상에는 나를 중무장하고 맞서고 싶었는지 모르겠을, 그런 마음으로 남성 캐릭터임에도 에일레스를 내 닉네임으로 삼았었다. 신일숙님의 아르미안의 네 딸들, 자그마치 27년전에 연재가 시작되어 20권의 전권이 나오기까지 꽤 시간이 걸리긴 했지만 정말 멋진 작품으로 기억되는 그 시리즈가 소설 아르미안으로 재탄생되었다. 만화에 비해 글로만 씌여있으니 이야기의 전개가 꽤 빠르게 느껴지고, 현재까지 2권까지 나와있고, 앞으로 3,4권이 출간될 예정이라 한다. 새로 편집된 만화 애장본은 10권으로 다시 나왔다는데, 소설 아르미안은 몇권이 될지 기대가 된다.










학창시절에 너무나 멋지게 봤던, 정말 홀딱 빠져서 봤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라고 할 그 멋진 아르미안의 네 딸들의 완결을 봤던건 대학생이 되고 나서였던가? 연재를 기다리고 기다리다가 결국 결말을 보지 못했다가, 나중에 결말이 나오고 나서 만화방에 가서 한번에 우르르 다시 봤던 기억이 난다. 한참 그렇게 만화방에 앉아 본게 정말 오랜만이었는데 아르미안을 다시 만난단 기쁨에 다른 것은 생각나지도 않았다.

그렇게 재미나게 보았음에도 오랜 시간이 흘러 줄거리를 많이 잊고 있었는지, 소설 아르미안을 다시 읽으니 아, 이런 내용이었지. 하는 옛 기억이 새록새록 다시 떠올랐다. 그 때 그 시절 아르미안에 빠져들었던 사람들이 다시 애장본 전집세트를 사곤 한다는데, 소설을 읽으니 그러고 싶은 마음이 마구 샘솟았다.








신일숙님의 만화는 우선 그림 자체가 빼어나게 아름답다. 게임으로 유명한 리니지도 있지만, 내게 가장 멋진 작품으로 기억이 남는건, 이 시리즈인 아르미안의 네 딸들이고, 길진 않지만 라이언의 왕녀도 깊은 인상을 남겼다. 또 파라오의 연인은 어떠한지. 신일숙님의 작품은 만화 캐릭터 하나하나에도 정말 혼이 담긴 듯 너무나 멋진 그림에 몰입하게 만드는 스토리까지 강한 마력을 지닌듯한 스토리였다.

그런데 그 가장 중요한 그림을 빼고 소설로 내놓다니? 의외라는 생각이 들었는데, 아르미안 1권을 읽고 생각이 바뀌고 말았다. 소설로써도 너무나 재미난 아르미안이 재 탄생이 된 것이었다.



아르미안이라는 나라. 페르시아에 비해 상대적으로 너무나 작은 약소국이었지만 이 작은 나라에는 다른 나라와 다른 왕위 계승과 전통이 있었다. 레 마누라는 이름의 여왕이 나라를 통치하고, 그녀의 딸들 가운데 한명이 다시 레 마누의 뒤를 잇게 되는 것이었다. 여자만이 왕이 되는 나라. 얼핏 아마조네스를 떠올리게 하지만, 왕만 여자일뿐 신하들은 대부분 남자였다.



현 여왕인 레 마누에게는 네 딸들이 있었다.

이름 자체가 마누아인 레 마누 계승 1인자인 큰 딸. 아름다운 외모가 온 나라를 압도하고도 남을 스와르다, 예쁘긴 하지만 언니들에 비해 외모가 빛을 좀 바래는 대신 책을 좋아하고 약초에 대한 지식이 해박한 아스파샤, 그리고 아직 열살 밖에 안되었지만 또다른 여왕의 잠재력을 갖고 태어난 샤르휘나








여왕 레 마누는 미래를 예언할 줄 아는 예지력을 갖고 있었고, 염력마저도 갖고 있는 평범하지 않은 능력을 갖고 있었다.

당연히 여왕이 되리라 생각하고 자라난 마누아에게 자꾸 막내 동생이 눈엣가시처럼 여겨진다. 엄마인 레 마누는 죽기 전 네 딸들을 불러 예언을 들려주었다. 가장 아름다운 둘째딸 스와르다에게는 페르시아에서 온 귀인으로 인해 신분이 아주 높은 사람이 될 것이라고 예언해주었고, 셋째딸 아스파샤에게도 수 세기를 통틀어 나올 만한 위대한 지도자의 배필이 되어 지혜의 힘으로 내조하게 될 것임을 예언하였다.

그리고 맏언니 마누아에 앞서 샤르휘나에게 예언을 해주려다가, 그녀의 너무나 어렵고 힘든 운명앞에 어머니는 가슴이 찢어지는 고통을 느끼고 말았다. 무서운 사람들을 만날 수도 있고 어려운 시험을 해야할지 모를, 예사롭지 않은 두 언니의 운명보다도 훨씬 더 어두운, 인간의 차원을 넘어서는 딸의 고행에 엄마는 절망감을 느끼고 말았다. 큰 딸 마누아는 최고의 레 마누가 될 것이라 예언하였다.






작품 전체에 대한 강한 호기심을 갖게 하는 이 예언은 꽤나 초반부에 소개되었다. 레 마누의 장례식에 늦게 찾아온 샤르휘나는 놀랍게도 전설의 눈부신 금발을 휘날리며 아무도 타지 못한 황금빛 갈기를 지닌 백마 류우칼시바를 타고 등장했다. 그동안 염색으로 가려져있던 막동생의 금발, 온 백성이 수군거리며 막내동생이 새로운 여왕이 될 거라는 전설 속 기대를 믿어버리자 언니인 마누아는 동생에 대한 적개심이 더욱 높아지고 말았다.



가족에 대한 사랑, 연인에 대한 사랑 등 여느 여인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할만한 감정보다 오로지 여왕으로 태어나 여왕으로써의 통치 등에 대한 야망만이 가득했던 마누아는 가련한 동생들의 아픔따위 아랑곳 않고, 운명이라는 이름으로 동생의 남자를 빼앗고, (원래는 그녀의 것것이었을 것이나 한순간으로 인해 어긋나버린 사랑을 자신의 계산 하에 돌려버리고 만다.), 전설에 의해 진정한 왕으로 타고났을 막내 동생이 자신의 신변에 위협이 되자 죽이진 못하고 영원한 국외추방을 시키고 만다. 절대 찾을 수 없을 불새의 깃털을 찾아오면 반역죄를 사해주고 받아들여주겠다라는 , 실행 못할 단서를 단채. 사실은 사막 속에 그녀를 버리다시피 하였다.



너무나 흥미진진하였다. 샤르휘나와 에일레스의 만남도 짧게 언급되었고 에일레스, 류우칼시바(미카엘) 등의 인간 뿐이 아닌 신, 정령과도 관계가 깊은 아르미안의 이야기가 시작이 되었다.










아르미안, 그 후의 이야기, 2권에서는 아름답지만 슬픈 사랑의 주인공 스와르다의 이야기가 나온다 하였다.진정한 주인공인 막내의 이야기에 비하면 빛이 가려질 것이지만, 너무나 아름다우면서도 꼬여버린 운명의 주인공이 된 탓에 슬픔을 맞이해야하는 스와르다의 이야기 또한 1권 못지않을 재미로 압도하리라 기대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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