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아줌마의 오이시이 벤토 - 도시락을 맛있고 건강하게 싸는 비결
변혜옥 지음 / 조선앤북 / 201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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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요즘 내 최대 관심사 중 하나가 바로 도시락 싸기였다. 드디어 나도 학부형이 된 것이다. 초등학교 입학은 아니지만, 여섯살 난 아들을 유치원에 처음 보내놓고 드디어 도시락을 싸줘야하는 소풍을 이번주에 맞이하게 되었다. 그동안 아이 소풍에 대비해서 혹은 신랑 도시락을 싸줄일이 생기지 않을까 해서 이런 저런 도시락 요리책 등을 주의깊게 봐오곤 했는데, 그래서인지 요리 솜씨도 없으면서 본 것은 많아서, 가장 먼저 마련한 것이 도시락 용기, 포장할 소품 마련 등이었다. 자질구레한 것들이지만 있으면 좋을 것 같은 것들을 김펀치부터 시작해서 아이 손에 잡기 쉬운 픽 등까지 꼼꼼히 구입하고 나니 제법 지출도 커졌다. 역시 도시락을 예쁘게 싸기란 어려워, 하면서 시작도 전에 살짝 지쳐버리기도 하였다.




우리때만 해도 도시락을 싸던 시절이 있었는데 최근에는 대부분의 학교에서 급식을 하고, 소풍 등의 경우에만 도시락을 싸다보니 주로 김밥 등을 싸게 되고, 꾸미기 문화도 크게는 발달하지 않았는데, 많은 도시락 레시피북을 보다보니 일본식 도시락 만들기, 도시락 포장하기 등을 보면 꽤 다양하고 예쁜 도시락이 탄생하는 경우가 많았다. 예쁘게 싸는것을 치중하다보니 자연스레 그렇게 된게 아닌가도 싶고, 아무튼 도시락 요리책 중 거의 절반 이상은 일본식인 경우가 많았다. 이 책만 해도 일본 아줌마 (본인은 한국인이시라한다. 남편만 일제라 하시고, 내 말투가 아닌 저자님의 표현임) 의 오이시이 벤토라는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일본에 거주하고 있는 저자분의 일본식 도시락, 맛있고 예쁘게 싸기 비법이 담겨있는 책임을 짐작할 수 있다.






우리나라에도 건강, 가계비 절약 등을 생각해 직장인들 사이에 도시락 싸기 열풍이 조금씩 번지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이 책의 저자님도 남편의 건강 등을 생각해 도시락을 싸주기 시작했단다. 사실 많이 힘들텐데, 저녁에 미리 좀 준비를 해놓고 아침에 일어나 후다닥 맛있는 도시락을 싸주는 아내의 정성은 정말 탄복할만한게 아닌가 싶었다. 나는 도시락을 싸지 못한다는 핑계가 직원들이 모두 다 사먹는데 신랑것만 싸면 눈치 보이지 않을까 하는 핑계를 대곤 했는데, 가장 큰 이유는 내가 게으르고 귀찮아서가 아니었나 싶다.



이번에 아들 소풍을 핑계로 선생님 도시락도 싸면서 신랑 것도 싸줄까 물어보니 넉넉히 싸가서 직원들과 나눠먹고 싶다고 예쁜 마음을 전한다. 그래, 한번 해보지 뭐, 이런 생각으로 도시락 책을 샅샅이 훑기 시작했다.

어, 그런데 요리책의 기존 특성상 블로그에서 통통 튀는 말투를 쓰시는 분이라도 요리책에서는 다소 뻣뻣하고 긴장된 느낌으로 정색을 하고(?) 글을 쓰게 마련인데, 저자분의 레시피는 그렇지 않다. 요리 소개뿐 아니라 심지어 레시피 속에서도 그녀의 유머러스한 말투가 통통 살아있다.

제가 좋아하는 밥에 제가 사랑하는 고기를 말았다니!!

이건 소백산맥(신비의 짬뽕술) 이후 두번째로 만난 신의 음식이에요.

원래는 고기만 말지만 내 건강은 소중하니까 밥속에 채소를 넣고 말아보아요. 38p-고기말이 주먹밥편

집에 남아있는 치킨을 준비해주세요. 벗뜨 우리집에 남는 치킨이란 자비는 음슴. 79p-치킨 마요 편




일본에서는 편의점이나 마트 등에서도 손쉽게 도시락을 사먹는 사람들이 많아서 그런지 도시락으로 나오는 메뉴들도 꽤 다양한 편이다.

우리나라의 삼각김밥 모양인 오니기리 등도 한가득 소개되었다.

우메보시, 연어구이, 미소,차슈 등을 이용해 일본 현지식 느낌이 강한 오니기리도 있었고 말그대로 편의점에서 흔히 접했던 참치마요 주먹밥도 있었다. 우리나라 입맛에 잘 맞을 쌈밥형식의 소고기 고추장 주먹밥이 토종입맛인 우리 신랑 입에도 잘 맞을 것 같았고, 우리나라와 방식이 정 반대라는 일본식 유부초밥도 색달랐다. 스팸무스비는 요즘 인터넷에서 종종 봐온 도시락이었는데 하와이에 사는 일본인이 만든 음식이란다. 스팸 하나만 있어도 뚝딱 완성되는 요리인지라 도전해볼만한 요리로 꼽아두었다.



밥과 소스가 그대로 한그릇 요리가 되어버리는 돈부리 벤토 편도 나와있었다. 가쓰돈, 오야코돈, 규동 등 일본에는 참 다양한 덮밥이 존재하는데 이것을 도시락으로 활용하다니 짜고 마른 반찬 위주였던 우리네 도시락과 많이 다르단 생각이 들었다.




이번 도시락에 김밥 말고 주먹밥, 유부초밥, 샌드위치 등을 넣으려다보니 이 책의 레시피도 참고할게 많아보였다.

아주 손쉽게 만들 수 있는 햄샌드위치서부터 우리나라의 미니핫도그와 비슷하면서 소시지 대신 어묵을 넣은 어묵 핫도그의 기발함.

치킨 난반버거가 뭔가 했더니, 치킨에 새콤달콤 소스를 바른 후 타르타르 소스까지 얹어서 한입가득 행복하게 먹게 만든다는 치킨 난반버거까지. 내가 직접 만들어먹고 싶은 메뉴가 한가득이었다.




색다른 도시락이라 분류된 오벤토의 다양함도 눈길을 끌었다.

안심가스, 밀푀유 돈가스(얇게 썬 등심을 겹쳐 튀겨서 육즙을 살린 돈까스), 멘치 까스 등의 다양한 커틀릿 류서부터 연어미소구이, 유부 달걀구이, 달걀고기말이 등의 메뉴와 느끼하고 열량 높은 크림 대신 두부를 으깨 맛과 질감을 더한 새우 두부 고로케까지.

어른은 물론 아이들의 입맛을 사로잡아줄 메뉴가 한가득인 코너였다.






뭔가 분명 두둑히 먹은 것 같은데 도시락 책을 보니 다시 배가 고파진다. 사실은 나도 누군가 이렇게 좀 싸줬으면 좋겠는데.

주부 타이틀을 내가 달고 있으니 내가 만들어주는 수밖에 없구나. 사랑하는 우리 아들, 엄마가 김밥은 예쁘게 못 싸도 예쁘게라도 싸줘볼께.

오늘은 우선 메뉴를 정해서 장부터 봐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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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워블로그 비밀노트 - 1000명을 부르는 힘
고영민 지음 / 길벗 / 201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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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블로그를 시작한지는 꽤 오래 되었지만 그동안은 여행 정보나 맛집 정보 등을 스크랩하기 위한 파일 저장함 정도로 블로그를 사용하였고, 그랬기에 이웃들과의 교감 같은 것도 거의 누려볼 수가 없었다. 본격적으로 블로그에 신경을 쓰기 시작한 것은 싸이월드 미니홈피 활동을 접고, 책을 읽고 그 리뷰를 블로그에 올리기 시작한 것이 계기가 되었다. 차츰 멀어지기 시작한 미니홈피는 거의 발길을 끊었고 이제는 거의 네이버 블로그가 나의 주 활동 무대가 되었달까? 그렇게 4~5년 정도를 지내오다보니, 블로그도 조금씩 커 나갔고 친한 이웃님들도 늘어 이젠 온라인이 나 혼자의 일방 소통 공간이 아닌, 누군가를 만날 수 있는 즐거운 공간이 되었다.

 

책 서평, 여행 리뷰, 가끔의 영화 리뷰, 그리고 아이 육아 등이 담긴 일상 등을 주로 블로그에 싣고 있었는데, 작년에 갑자기 찾아온 저품질이라는 것이 블로그 생활 뿐 아니라 오프라인 생활에도 우울한 영향을 미칠 정도로 악재였던 시기가 있었다. 꽤 큰 블로그에서나 찾아온다는 저품질, 혹은 광고를 해서 찾아온다는 저품질이 그리 규모가 크지도 않고, 체험단 리뷰를 썼을 지언정 돈 받고 광고글 등을 실은 적은 없는 듯한 내 블로그에 왜 찾아온 것인지 이해하기가 힘이 들었다. 벗어나보려고 한참 발버둥 쳤고, 아무렇지 않게 일상을 맞이하는 다른 이웃님들, 블로거분들이 그렇게 부러울 수가 없었다. 온라인 생활의 암흑기와 같았던 그 시기가.. 정확히 네달을 갔던 것 같다.

대부분 저품을 탈피를 못하기에, 아예 블로그를 버리고 새로 가입해서 시작하는 수밖에 없다고도 하였다. 그럴까도 했지만 내 고집이 더 셌다. 그래? 저품질? 난 잘못한것 없다 생각했는데 내가 왜 저품질이야. 내 글이 어째서. 이토록 진심을 담고 썼는데, 한편 한편 얼마나 힘들여 썼는데, 피를 토하는 심정으로 절망적이었음에도 블로그에 공들인 그 몇년의 시간을 저버릴 수가 없었다. 그래서 버리지 않고 방문객수가 반토막의 또 반토막이 나버린 그 상태로도 그대로 유지하고 있었더니 놀랍게도 4개월만에 원래의 페이스를 되찾기 시작했다.

네이버에서 전혀 검색되지 않았던 내 글들이 다시 조회되기 시작했고 (마치 스팸 처리를 받은 기분이라 정말 꿀꿀했었는데), 이웃들에게도 정상적으로 내 글이 보이기 시작했으며, 예전처럼 오늘의 탑에도 올라가기 시작하였다.

 

내가 이 책을 읽으려 마음 먹은 것은 파워블로그가 되고 싶어서가 아니었다.

물론 블로그를 하면서 파워블로그가 된 이웃님들이 부럽지 않은 것은 아니었다. 당연히 부러웠다. 어쩌면 그렇게 블로그만 공들이면서 여태 파블도 못달았냐? 하고 비웃는 이들이라도 있을까봐 창피하기도 하였다. 그래도 파워블로그가 목적이 아니라 그냥 온라인 상의 내 소통의 공간이 목적이었고, 다만 저품으로 무시받지 않고 싶었기에 인기 블로그가 되는 비결 등을 제대로 짚어나가고 싶었다.

오죽하면 예전에 읽은 파워블로그에 대한 책을 다시 찾아 읽기까지 했을까? 내가 왜 저품에 걸렸을까 하고 말이다.

 

이 책은 파워블로그 그 자체보다 우선은 블로그를 아예 시작하는 사람들이 조언을 얻기 쉬운 초보자 코스처럼 자세히 잘 나와있는 장점을 갖고 있었다. 몇년이나 블로그를 해왔음에도 아직도 손에 익지 않은 부분들이 많았는데 그런 것들을 채워줄 부분들이 잘 나와 있었고, 네이버에 국한되지 않고 다음, 티스토리, sns등을 활용하는 법도 잘 소개되어있어서 참고하기 좋은 책이었다. 저자 자체가 네이버보다 다음 블로그와 티스토리를 활발히 사용하는 편이라 그쪽 정보가 더 자세한 까닭도 있었다. 다음은 블로그가 있어도 거의 활용을 안하고 다음뷰만 활용하고 있었는데, 역시 자기의 주 활동 무대가 눈에 띄기 마련인지 저자의 경우 다음 위주의 설명이 더 눈에 띄었다. 책 서평, 리뷰 등의 경우 다음 책에 꼭 정보를 내보내라 되어있었는데, 네이버의 경우에 네이버 책 서비스가 있어서 굳이 초보 블로거들이 다음 책에 연연할 필요는 없었다. 자기 블로그가 다음인지 네이버인지 확인해보고 융통성있게 대처하면 될뿐.

 

 

 

 

실제 유명 파워 블로거인 블로그의 예를 들어, 블로그를 언제 얼마나 포스팅하면 좋을지부터 시작해 어떤 제목이 사람들의 흥미를 끄는 파워블로그다운 제목인가 등의 흥미로운 내용들이 많이 나와 있었다. 나 또한 제목에 관심을 갖기 시작한 것이 최근의 일이다.

예전에는 내용과 전혀 상관없는 나 혼자 넋두리 혹은 뭐가 뭔지 내용을 알 수 없는 두루뭉술한 제목을 달기 일쑤였는데..

혼자만의 독백이 아닌 경우라면, 특히 어떤 상품을 산 정보를 제공하거나 하는 글을 쓸때에는 반드시 제목에도 그 내용이 들어가는 방식으로 바꿔나가고 있는 중이다.

 

요즘 네이버 오늘의 탑 못지 않게 블로그들이 많은 관심을 갖고 있는 검색 상위권, 상위에 랭킹되게 하는 방법인 SEO에 대한 이야기도 소개되어 있었다. SEO란 search engine optimization의 약어로 검색엔진의 최적화로서 사이트가 검색엔진에 효과적으로 상위에 랭킹되도록 해주는 방법을 말합니다. 해외에서는 산업이나 학문적인 분야로 자리잡았지만 국내에서는 다소 찬밥신세입니다. seo를 적용한 글쓰기는 구글 검색엔진에서 진가를 발휘합니다. 그 이유는 국내 포털들은 선의의 블로그를 지키기 위해 많은 검색 필터들을 걸어두었기때문입니다. 111p

 

 

 

 

포토샵을 배워두면 참 좋을텐데 귀찮다는 이유로 여태 포토샵 활용을 미뤄오다보니 내 블로그조차 직접 만든 타이틀을 달지 못하였다.

이 책에는 포토샵으로 타이틀 영역을 꾸미는 방법이 사진과 함께 상세 설명으로 잘 나와있어서 나같은 초보(?)도 쉽게 따라하기 좋게 씌여있었다.

 

블로그를 홍보하는 방법인 메타 서비스와 오픈캐스트에 대한 이야기도 나온다.

안 그래도 네이버만 하다보니 공감은 알겠어도 언젠가부터 다음뷰를 달아놓은 사람들을 많이 보곤 해서, 이건 어떻게 다는 걸까? 궁금했었는데, 메타 서비스의 최강자로써 인기를 끄는 다음뷰에 대해서 다는 방법등 까지도 꼼꼼히 잘 소개하고 있었다.

다음뷰에서는 뷰 블로거 대상을 매년 따로 수상하기도 한단다.

 

가끔 만나볼수있었던 위드 블로그에 대한 이야기도 나왔다. 위드블로그는 오프라인 콘텐츠의 신뢰도와 정보가 블로그를 통해 양질화되어가는 온/오프를 엮어내는 강력한 리뷰 블로그가 되고 있습니다. 176p

 

오픈캐스트는 기업이나 파워블로그들이나 발행하는 건줄 알았는데 자기 블로그의 좋은 홍보수단으로도 활용할 수있다고 한다.

캐스트 발행은 네이버의 시작 페이지에 올라갈 수 있는 가장 빠른 경로입니다. 199p

 

네이버, 다음, 티스토리 등의 블로그 관련한 대부분의 내용들이 많이 소개되어 있는데 내가 주로 활용한 네이버만 따져보아도, 최근에나 들어서 설치한 네이버의 합법적인 광고 서비스인 네이버 애드포스트라던지, 네이버에 블로그를 등록하는 방법 등이라던지 등도 꼼꼼히 나와있어서 블로그를 하고 싶은데 뭔가 제대로 해보고 싶다. 조금더 블로그를 체계적으로 키워보고 싶다 하는 분들에게 정말 유용한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하는 책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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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양을 건너는 아이들
코번 애디슨 지음, 이영아 옮김 / 북폴리오 / 201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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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매춘, 인신 매매, 소아 성 매매 등의 범죄는 각종 범죄 중에서도 내가 가장 싫어하는 부류 중 하나이다. 폭력 중에서도 가장 나쁜게 성폭력이 아닐까 싶은데, 아직 어른도 안된 아이들에게 행해지는 몹쓸짓들은 도대체 어느 짐승(사람은 아니겠지.)의 머리에서 먼저 시작되었나 싶게 그 싹을 잘라내버리고 싶은 마음이다. 아마도 변호사가 되었다면 인신매매의 희생양이 된 어린 미성년 여아들을 위한 재판에 가장 발벗고 나서지 않았을까 하는 막연한 생각을 해 본 적도 있었다.

 

지금도 많은 일들이 행해지고 있지만 내가 학교를 다니던 학창시절에도 인신매매의 이야기가 무성하게 들려서 정말 조심 또 조심을 했던 기억이 난다. 먼 곳 뿐의 이야기가 아니라 심지어 동네의 어느 젊은 아기엄마가 (나도 얼굴을 본 아줌마였던것 같은데) 봉고차에 강제로 태워 끌려갈뻔하다가, 달리는 차안에서 문을 열고 간신히 탈출했다는 무서운 이야기도 들었다.

 

행복했던 인도의 어느 상류층의 가정. 열일곱난 언니 아할리아와 두 살 어린 시타, 두 자매만 쓰나미에서 살아남고, 그들의 부모와 할머니, 자야까지 모든 어른들은 모두 쓰나미에 의해 죽음을 맞고 말았다. 두 아이는 자신들을 지켜내기 위해 차를 타고 그녀가 다니던 세인트메리 학교의 수녀님께 찾아가야만했다. 그런데 소녀들을 태워준다던 트럭 운전수는 그녀들을 매음굴에 팔아넘기고 말았다.

그대로 자랐으면 영국의 대학에 진학해 단 한사람의 소중한 아내가 되어 행복한 삶을 살았을 두 아이들의 운명이 부모님의 갑작스러운 죽음과 쓰나미의 혼란 속에 나쁜 사람들에 의해 쓰레기굴에 처박혀지고 말았던 것이다.

 

미국의 사우스캐롤라이나, 토머스는 잠시 휴식을 취하고 있던 벤치에서 그만 한 아이가 유괴되는 광경을 목격하고 말았다. 부리나케 유괴범의 차량을 쫓아갔지만 간발의 차이로 놓치고 말았다. 애비라는 이름의 열살난 여자아이의 엄마는 절규를 하며 토머스를 원망하기도 하였다. 아이와 엄마가 어린이 공원에 들어간 틈에 사진찍는 척 하던 여자와 두 남자가 달려들어 엄마를 제압하고 아이를 빼앗아 차에 태워 유괴를 했다는 것이었다. 끔찍하였다. 한 아이의 엄마로 무서운 소식으로 점철된 뉴스를 볼때마다 소름이 끼치곤 했는데, 엄마와 같이 있는 아이마저도 납치하는 일들도 있을 수 있구나. 토머스는 사랑하는 인도여성 프리야와 결혼한 미국 남자였다. 인도에서도 꽤 상류층인 여성의 집의 절대적인 반대가 있었음에도 둘은 가슴깊이 사랑했고 소중한 딸 모히니를 낳았다. 그런데 그 어린 딸이 갑작스럽게 죽자 프리야는 남편에게 어떤 이야기도 하지않은채 편도 인도행 티켓을 끊고 인도로 가 버렸다. 토머스 또한 가슴이 시리고 아팠지만 아내의 갑작스러운 행동에 정신을 차릴 수가 없었다.

 

이야기는 이렇게 아할리아 자매와 토머스의 두 이야기가 교차로 진행이 되었다.

그리고 그 접점. 아내를 찾으러 인도에 온 토머스가 개발도상국의 강제매춘을 위해 싸우고 있는 CASE에서 일하게 되면서 아할리아와 만나게 되는 이야기로부터 본격적인 이야기가 시작이 된다. 아할리아는 강제 매춘의 희생양이 되었다. 심지어 사창가 주인의 아들이 밤마다 찾아와 그녀를 강간하는 것을 감내해야하기도 했다. 아름답게 피어났어야 할 소녀는 지옥과도 같은 사창가에서 그렇게 처절히 꺾이고 시들어갔다. 그럼에도 아직 시타는 몹쓸짓을 당하지 않았다는 희망이 아할리아에게 있었다. CASE가 미성년 두 자매가 고용되었다는 정보를입수하고 두 아이가 있던 사창가를 덮였을때 아할리아와 시타, 두 아이를 동시에 찾았어야했는데 같은 홍등가에 있던 두 자매 중 시타는 간발의 차이로 누군가에게 팔려가고 없었다. 시타는 그 간발의 차이로 뱃 속에 마약 콘돔을 잔뜩 넣은채 파리로 넘어가야 하는 불운한 역할을 하고, 식당의 하녀로 또 러시아 인신매매 조직의 청소부터 그렇게 이리저리 끌려다녀야했다.

 

아할리아의 시타를 찾아달라는 부탁. 토머스는 그녀의 팔찌를 건네받기가 어려웠지만 소녀는 FBI에 친구가 있다는 토머스만이 희망이었다. 그리고 처음엔 가벼운 마음으로 시작했던 시타 찾기가 인도, 프랑스, 미국을 거친 대대적인 행보로 이어졌다.

도저히 찾을 수 없을 것 같던 일들이 영화처럼 극적으로 해결이 되었다. 사실 대부분의 경우, 애비의 일처럼 주검으로 발견되거나 도저히 찾아낼 수 없게 묻혀져 버리기 일쑤였을텐데..

 

이 책을 읽은 많은 리뷰어들이 앞서 말하기를 왜 사람들은 소녀들을 외면했을까. 그들의 도움의 손길만 내밀었어도 보다 일찍 구할 수 있었을텐데.. 경찰과 연루되기 싫어서, 내지는 귀찮은 일에 끼여들기 싫다며 오히려 두번이나 탈출했던 어린 시타를 다시금 지옥의 구렁텅이로 몰아넣은 "평범한 사람들"이 인신매매조직보다도 더 무섭게 느껴졌다.

 

사건에 접근해나간 토머스도 그토록 힘겹게 찾아나선 시타를 찾게 되는 결정적 계기가 사진 한장, 전화 한통임에 놀랐는데 말이다.

물론, 여기에는 FBI 사이버 수사대팀인 천재적인 컴퓨터 전문가 디포의 공이 지대했지만 말이다.

 

불가능한 일을 가능으로 돌려놓은 일.

소름이 끼침과 동시에 눈물이 나는 그런 일들이었다.

인신매매와 성매매 등이 사라지려면 성을 돈을 주고 사는 일 자체가 없어져야한다는 글귀가 나온다.

내가 나쁜 일을 저지르기 전에 그 상대가 내 어머니, 내 누이, 내 딸일 수 있다는 생각을 했으면 좋겠다.

내가 외면하는 그 불운한 여성이 바로 내 핏줄일 수도 있다는, 누군가의 소중한 핏줄이고 혈육이라는 생각을 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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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계인을 위한 주사기 사용 설명서 비호감이 호감 되는 생활과학 3
임선아 지음, 김미연 그림 / 스콜라(위즈덤하우스) / 201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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뾰족하고 아프게 하는 주사, 아이들이라면 아니 사실 어른들도 주사를 좋아하는 사람은 없을거예요.

어렸을 적에 병원에 대한 안 좋은 기억의 하나가 바로 주사를 맞아야한다는 강박관념이 있기때문이었죠. 아주 어렸을 적에는 예방접종도 울지 않고 잘 맞던 아이가 조금 더 커서 팔에 맞기 시작하기 부터는 주사 맞는 고통을 제대로 느꼈는지 아프다 울기 시작했고, 얼마전 페렴으로 항생제 링거를 맞아야했을때는 너무너무 아프다는 스킨 테스트까지 해야해서, 아이의 주사에 대한 인식은 더더욱 나빠졌어요.

그 후 폐렴은 아니지만 새로 걸린 감기가 낫지를 않아서 소아과에 자주 들락거리고 있는데 다행히 대부분 약으로 치료가 되는 일들이라 아이도 이제는 병원에 절대로 안 가겠다 버티지 않아 데리고 다니기 수월해졌지요. 한참 주사 맞을때는 병원 입구서부터 안 들어가려 해서 정말 고민이었거든요.




어린 꼬마들부터 의젓한(?) 초등생 형 누나들까지도 벌벌 떨게 만드는 공포의 주사. 그냥 엉덩이 맴매 한대 맞는 것보다 뾰족한 바늘이 기분 나쁘게 내 몸을 찌르고, 그 안으로 뭔가가 아프게 들어와서 고통을 느끼게 하는 주사에 대한 공포는 조금 더 자랐다고 해도 금새 적응되는건 아닌것같아요. 주인공인 인주의 이야기를 들으며, 이 정도는 아니지만, 정말 줄서서 학교에서 예방 접종하던 그 때 그 느낌이 새록새록 살아나는 기분이었답니다. 인주는 줄서서 예방접종을 하려다가, 도망을 가고 싶어졌어요 그러다 웬 귀여운 곰돌이 인형 두마리가 움직이는 것을 보았지요. 그것만도 경악스러웠는데 놀라운 것은 두 곰돌이가 숨겨 가려던 것이 바로 인주가 맞아야할 주사약이었던 거예요.

운좋게 주사를 안맞았다 생각한 인주. 인주네 엄마가 의사 선생님이었기때문에 선생님이 집으로 전화를 걸어서 어머니께서 직접 주사를 놔주셔야할것같다고, 딱 맞게 준비한 주사약이 그만 하나가 없어졌다고 사정을 말씀하시는 바람에 집에서도 엄마는 인주에게 주사를 맞아야한다 하십니다. 인주는 막무가내로 버티지요.



엄마의 꾐에 넘어가 주사를 맞을뻔한 그 순간, 옆방으로 도망간 인주는 또 분홍 곰돌이 두마리랑 만나고 말았어요.

음, 이 곰들 토이스토리에 나왔던 그 허그 베어가 생각나네요. 너무 귀엽게 생겼는데, 놀라운 것은 움직이기까지. 딱딱 끊어지게 말까지 해요. 다만 목소리가 너무 귀여워 어조는 잊혀질 정도로요. 뭔가 수상쩍은 곰돌이들이지만 인주는 이내 곰돌이들을 던져서 엄마와 간호사 언니로부터 위기를 모면할 생각을 하고 뛰어나가요. 그런데 무사히 집에 잘 돌아오게 되었고, 곰돌이들과 묘한 동거가 시작되었지요.

알고보니 곰돌이들은 외계에서 온 외계인이었어요. 아차, 이 책이 외계인을 위한 주사기 사용 설명서였지!

인주의 이야기가 워낙 흥미진진하고 분홍 곰돌이들이 워낙 귀여워서 외계인이라고는 상상도 못했어요. 제목도 까맣게 잊어버릴 정도로요.








이 책은 비호감이 호감되는 생활과학 시리즈 중 3탄으로 주사를 싫어하는 아이들을 위한 재미나고도 실용적인 조언을 동화를 통해 들려주는 이야기예요. 각각의 에피소드 사이사이에 도대체 질병이 뭐야? 사람은 왜 병에 걸릴까? 약은 왜 먹을까? 약 제대로 먹기 등의 아이들이 알면 좋을 유용한 지식들을 재미난 만화 그림과 함께 실어 놓았지요. 동화를 읽다가도 지식을 접하는데 거부감이 들지 않게 재미나게 빠져들었어요. 방귀도 병 아니에요? 엄마 방귀 때문에 내 코가 썩을 지경인데 하는 인주의 질문에 엄마는 쉿 조용히해. 방귀는 장이 운동하면서 자연스럽게 발생하는 가스지, 질병은 아냐. 트림도 마찬가지고 이렇게 대답해주지요. 엄마가 의사선생님이라 엄마와 인주의 질문과 대답 식으로 이야기가 전개되었어요.

또 아이들이 좋아하는 햄버거와 탄산음료, 고기를 날마다 먹어도 병에 걸린다는 (아이들에게는 놀라울) 이야기도 적혀있었지요.

고혈압, 당뇨 같은 질병의 원인이 되고 비만이 될수도 있다고 말입니다.




곰돌이들의 이름은 좀 웃겼어요. 즐과 몰이라나요? 그리고 곰돌이들은 노란 리본을 눌러서 궁금한 것을 물어보고 대답을 얻었어요 지구의뭐든지 대답하는 지구백과사전이래요. 심지어 인주를 앞에 두고도 백과사전만 믿기도 했답니다. 인주는 주사도 싫어했지만 약도 싫어했어요. 하지만 몰과 즐과 친해지면서 그들이 아프자 싫어하는 약도 찾아 먹게 하고, 나중에는 이상한 전염병에 걸려 외계인들도 놀랄 정도의 끔찍한 괴물이 되어버린 몰 때문에 엄마 병원에 스스로 찾아가게 됩니다.



아이들 이야기를 이렇게 외계인 (그것도 귀여운 곰돌이를 닮은)의 사건을 담아 풀어내니 훨씬 재미났어요.

인주도 그토록 두려웠던 주사를 이제 더이상 두려워하지 않고 용기를 내어 맞기로 하였구요.

즐과 몰의 편지로 인주는 많은 것을 깨달았지요.

그리고 웃으며 그들에게 인사했답니다.

인주가 아니었으면 지구 평화는 유지되지 않았을테니까요. 쿡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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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줌싸개 왕자 마음똑똑 (책콩 그림책) 27
귀뒬 글, 클로드 K. 뒤브와 그림, 천미나 옮김 / 책과콩나무 / 2013년 4월
평점 :
절판






우리의 귀여운 아이들을 보고 엄마 아빠는 우리 왕자, 우리 공주 이렇게 부르지요.

책에는 진짜 왕자님이 등장해요 눈부시게 아름다운 궁전에 살고 아버지는 임금님, 어머니는 왕비님, 그리고 다정한 유모에 정말 많은 장난감까지 가진 행복한 왕자의 이야기가요. 그런데, 이 모든걸 다 가진 왕자님에게 딱 한 가지가 부족했어요. 바로, 잘때 오줌싸지 않기.

매일 아침 흠뻑 젖은 이불 속에서 몸을 떨며 일어나야하는 왕자님은 참으로 슬펐답니다.








그림 동화 속의 왕자님, 몇살일까요? 정말 아기 같아보여요.

그래도 기저귀를 뗄 나이였나봅니다. 어리지만 밤중에 깨지 못하고 이불에 쉬하는 습관때문에 시녀와 유모, 그리고 왕비와 임금님까지도 모두들 왕자를 놀리거나 걱정하거나 그랬어요. 왕자는 너무나 슬펐지요.








아이들은 이 책을 읽으며 꼬마 왕자에게 동화가 될 것 같았어요. 요즘 아이들은 다들 엄마, 아빠의 최고로 극진한 대접을 받고 자라나 사실 왕자가 따로 부럽지 않을 것 같아요. 저도 사실 아이가 좀더 어릴적만 해도 혼내거나 목청을 드높이지도 않고, 아이를 그냥 귀하게 귀하게만 키웠다 생각했는데 어느 순간부터 목청을 높이며 떽떽거리고 혼을 내 아이에게 미안할때가 많지만 말입니다. 그래도 기본은 사랑, 첫째도 사랑, 둘째도 사랑이라고 위안삼아 봅니다. 아뭏든 왕자님처럼 엄청 부자거나, 지위가 높지는 않더라도 엄마 어릴적처럼 뭐든 부족하고 모자라게 자라지 않고 그래도 아이 갖고 싶은 것 등은 그때에 비하면 정말 넘치게 누리며 살고 있는 아이들, 정말 엄마 어릴적 생각해보면 요즘 세상 꼬마들은 왕자, 공주가 되어가는 것 같아요.



그래도 아이들에게 고민 한가지씩 있겠지요.

남들 다 뗀 기저귀를 늦게 뗐다거나 왕자님처럼 밤중에 혼자 실례하는 습관이 남아있다거나 아니면 암튼 따로 말을 못하는 왕자님 공주님만의 그런 비밀 말입니다.



아버지에게도 부끄러운 왕자라며 혼이 나고, 왕자님은 너무 슬펐어요.

오줌을 싸지 않기 위해 아무리 노력해도 허사였어요. 그러다보니 자꾸만 오줌을 더욱 생각하게 되고, 거기에서 벗어날 방법은 없어보였지요.

왕자님의 오줌을 해결할 방법은 어디에 있는 걸까요?






옛날옛날에 이야기를 시작하면 꼭 등장하는 요정이 여기에도 등장했어요.

어? 여기 나오는 요정은 팅커벨 같은 작은 요정이네요. 요정은 왕자의 슬픈 고민을 듣고서 직접 오줌을 안싸게 해줄수는 없지만 도와줄 수는 있다고 했어요

"이제 아무 걱정하지 마세요

앞으로는 오줌을 쌀때마다 황금빛 꽃들이 나타날 거예요!"






왕자가 오줌을 싼 다음날, 황금빛 고운 꽃들이 피어나자 시녀들은 아주 기뻐하며 오줌 꽃을 꽃병에 꽂았고, 유모는 꽃으로 머리를 장식했지요. 심지어 임금님과 왕비도 왕자의 마법을 칭찬하고 궁전의 모든 사람들이 왕자에게 환호성을 질렀어요.



왕자는 이제 오줌을 걱정하지 않게 되었어요. 아침마다 오히려 칭찬을 가득 들었으니 말입니다. 그러자 놀랍게도 왕자의 밤중 오줌은 사라지고 당연히 황금색 오줌꽃들도 사라졌지요.



이 책은 아이가 아닌 어쩌면 엄마 아빠가 읽어야하는 책이 아닌가 싶었어요.

아이가 고쳐야할 나쁜 습관이 있거나 할때 자꾸만 그것을 지적해 아이에게 스트레스를 주기보다, 아이가 그 사실을 잊게끔 하면서 편안하게 분위기를 조성해서 자연스럽게 없어지게 하는 방법이 좋다는 사실을 깨닫게 말입니다.

저도 읽으면서 반성했어요. 우리 아이가 왼손잡이라 글씨를 쓸때 거울상으로 쓰고 틀릴때가 많아요 그럴때마다 무섭게 혼내거나 오른손으로 바꿔쓰라고 윽박지르니 이후로 아이가 글씨 자체를 쓰기를 싫어하더라구요 학습지나 책 등은 당연히 풀기 싫어했구요. 아이가 공부를 싫어하게 만드는 것은 칭찬 보다 엄마의 윽박지르는 억압적 태도가 더 컸던 것 같아요. 학습지를 먼저 풀자 한다는 이웃님께 여쭤보니 아이와 학습지를 풀때 엄마가 옆에서 엄청 재미나게 분위기를 띄워주어 학습지는 재미난 시간이라는 인식을 심어주었다해요. 아플때도 학습지 하자 조를 정도라니, 어떻게 하면 우리 아이도 재미나게 할 수 있을까. 웃겨주려면 어떻게 해야할까 생각해보게 되었답니다.



남들 다 하는 거니, 하고서 윽박지르고 혼을 내서 어린 왕자를 다잡을 수도 있겠지만, 그런 방법보다도 요정의 칭찬을 얻게 하는 방법이 가장 효과적이었다는 오줌싸개 왕자 동화 속 교훈, 아이들도 그렇겠지만 어른들이 먼저 교훈을 얻어야할 내용이 아니었나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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