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색이 번지는 곳 독일 In the Blue 13
백승선 지음 / 쉼 / 2013년 6월
평점 :
절판




정말 이런 곳이 있을까 싶은 그림과 같은 사진들을 보면서 한숨이 절로 나왔다. 정말 가보고 싶은데, 언제 갈까 싶은 유럽.

아직 여섯살밖에 안된 아들을 떼어두고 갈순 없고, 데리고 가기엔 더더욱 자신이 없고..

아이가 어느 정도 자라서 길고 긴 장거리 비행도 견뎌내고, 엄마 따라 다니며 같이 유럽의 여기저기를 보고 즐길 나이가 되어야 유럽에 갈 수 있을 것 같다. 그 전에는 꿈과 같지만 이렇게 사진과 글을 통해서라도 미리 대리만족을 하리라.

올 여름에 두번째 유럽 여행을 떠나기로 한 동생. 몇년만의 해외여행인지라 몹시 들떠 있다. 그러면서도 갑작스러운 스케줄인지라 교통, 숙소 등의 급한 일정 잡느라 정신이 없는 눈치다. 이번에 동생이 가기로 한 곳은 독일, 스위스, 프랑스

그래서 이 책을 읽으면서도 여기 중 어딘가는 동생이 다녀올 곳들이겠지? 하는 생각으로 읽게 되었다.









아이가 좋아하는 그림 동화인 브레멘의 동물 음악대에 나오는 브레멘이라는 도시.

책의 첫 부분에 등장하는 도시였다. 동화 한 편을 읽고 독일의 브레멘까지 찾아오는 사람들을 위해 동화 속 여러 동물들의 모습들을 조각 ,공예품등으로 다양하게 재현해 놓은게 인상 깊었다.




브레멘의 상징이라는 롤랜드 동상은 600년이상 도시의 수호신으로 사랑을 받고 있고, 나폴레옹에게 뺏길뻔한 전력과 문서를 위조해 새겨넣은 황제만 사용할 수 있다는 독수리 문양 등의 사연이 유명한 동상이었다.





동화 속 바람이 부는 골목을 느리게 걷기

트램맨 뒷칸에서 뒤로 달아나는 거리의 풍경 보기

맥주의 고향에서 벡스 마시기

동물음악대 마그네틱 사기

광장에 앉아 아이스크림 먹기

그리고

노점상에게 현지인처럼 과일 사기



낯선 도시에서 느끼는 소소한 즐거움



동생이 브레멘을 갈지 안갈진 몰라도 독일에 가는건 확실하기에 벡스를 그곳에서 꼭 먹어보라 했다. 우리나라에도 수입되는 맥주지만 맥주의 본고장 독일에서 먹어보는게 더 기념이 되지 않을까 해서였다.

노점상에게 현지인처럼 과일 사기는 태국에 갔을때 잠깐 밖에 나와서 했던 일인데, 참 신선한 경험이었다. 노점상에게 과일도 사고, 슈퍼에 가서 유명한 과자와 스윗 칠리 소스 등을 사오면서 어찌나 기분이 좋던지..

정말 동화속 풍경 같은 독일의 마을을 돌아다니며 현지인처럼 기분을 내보는건 더욱 재미날 것 같았다.




1736년 12월 1일, 요한 세바스티안 바흐가 이 오르간을 처음으로 연주했다.







브란덴부르크문은 그리스 아테네의 아크로폴리스로 들어가는 정문인 프로필라이움과 똑같이 만들었다고 한다. 네마리의 말이 끄는 마치에 탄 승리의 신 빅토리아 상이 장식되어있는 이문은 동서 베를린의 경계에 서 있던 베를린을 대표하는 이미지 중에 하나다.

많은 희생이 치뤄졌지만 이제는 동독과 서독이 하나가 된 흔적을 볼 수 있는 베를린의 면모들.

유일한 분단국가로 남아있는 우리나라이기에 베를린에 가면 새삼 그들이 부러워질 것 같았다.



아름다울 거라 예상은 했지만 사진 속 독일의 옛 건물들의 모습은 정말 그야말로 압도적이라는 말밖에 나오지 않았다.

그들의 건물들도 분명 훼손되고 제 2차 세계대전으로 파괴된 곳들도 있었지만 시민들의 노력으로 완전히 다시 재건축된 이야기들, 드레스덴의 프라우엔 교회의 재건축 이야기는 사람들의 노력이 얼마나 값지게 발휘되었는지를 여실히 보여주는 대목이었다.




독일에서 가장 현대적인 도시라는 프랑크푸르트, 그곳에서 가장 중세의 모습이 잘 보존된 뢰머 광장, 독일사람들이 가장 좋아하는 공간이 그곳이고, 저자 또한 이곳이 좋다라고 말을 하였다. 시간을 잃어버렸다고까지 표현한 바로 그곳, 꼭 가보고 싶었다.

뭐라 설명하지 않아도 좋을 그 곳. 아마도 동생도 프랑크푸르트는 꼭 방문을 할 것 같았다. 그럼 뢰머 광장도 꼭 사진에 담아다 달라고 부탁해야지.



당장, 직접 떠나지 못해 아쉬울 수도 있다. 하지만 시간과 경비 등 그 모든 불편한 요소들을 고려하지 않고 마음껏 책을 통해 상상의 나래를 펴는 자유가 있으니 번짐 시리즈의 아름다운 사진을 통해 미리 눈을 힐링시켜 놓아도 좋을 것 같다. 그저 바라만 봐도 우와 소리가 저절로 나오는 멋드러진 모습들을 보면서 말이다. 좋은 것들을 보고 듣고 그러면 정말 좋은 일들이 생겨나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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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층에 사는 키 작은 할머니 피리 부는 카멜레온 113
샤를로트 벨리에르 글, 이안 드 해스 그림, 조정훈 옮김 / 키즈엠 / 2013년 6월
평점 :
절판




아이 그림책을 꽤 많이 섭렵해봤다 생각해왔는데 요즘 들어 키즈엠이라는 출판사의 그림책들이 눈에 쏙 들어오네요. 아이 눈에도 재미난 그림들이 많지만 어른이 읽기에도 생각을 하게 하는 그런 감동적인 책들이 제법 있더라구요.

1층에 사는 키작은 할머니는 어른에게도 생각할 거리를 주는 그런 책이었습니다.








횡단보도 길 건너는거, 잘 하시나요?

저 어렸을 적에는 아니 한참 젊었을때라고 해야하나? 뭣 모를 적에는 정말 젊은 혈기로 무단횡단도 겁없이 해본 적 있고 뛰어가면 괜찮을 거라 착각하고 그렇게 살았던 적이 있었는데 아기 갖고 낳고, 요즘에는 바로 집앞 횡단보도를 신호등에 맞게 건너도 무서울 때가 많아요.



횡단보도 위에서는 아니지만 가족 한분이 교통사고를 당해서 크게 고생하신 적이 있어서 그걸 옆에서 지켜보니, 교통사고라는게 남의 일만이 아니고 일어나게 되면 정말 끔찍한 일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실감했거든요. 자동차가 나만 피해갈거라는 착각, 난 아니라 생각하지만 자기도 모르게 안심하고 다녔던 건 아닐까요?




이 책의 주인공 키작은 할머니에게는 더욱 횡단보도의 쌩쌩 달리는 자동차들이 무섭기만 합니다.

키작은 할머니의 걸음 자체만으로도 우선 느려서 걱정이었을테구요. 어린아이처럼 차에서 보이지 않을까봐도 무서우셨을거예요.

어쨌거나 할머니는 혼자였다라는 사실이 가장 큰 고독으로 와닿으셨겠죠.

장을 보러 길을 건너야하는데 할머니는 늘 길을 건너기가 무서웠어요.

그래서 모르는 이들이라도 옆에 있으면 슬며시 손을 잡아 같이 건너곤 하였죠.

대부분의 많은 사람들이 처음엔 이상해하다가도 이내 할머니의 마음을 알아채곤 같이 부드럽게 건너가 주었구요.

딱 한번 사회 봉사활동 자료를 옆에 낀 양복쟁이만 제외하고 말입니다.



양복쟁이의 가시돋힌 한마디에 할머니는 너무나 큰 상처를 받아버리고 말았어요.

그냥 그대로 석고 같은 동상이 되고 말았답니다.

어떻게 말 한마디에 그럴 수 있냐구요?

아니오 충분히 그럴 수 있어요.

사람들의 말은 비수가 되어 가슴에 깊이 박히기도 하고, 현대의학으로는 치유할 수 없는 마음의 병을 고치는 것 또한 사람의 말이 될 수 있답니다. 이 책에서는 그 모든 것을 다 만나게 되었어요.




할머니와 같은 아파트에 사는 이웃 주민들이 할머니를 알아보고 모셔왔는데, 어떻게 해야 할머니를 낫게 할지 몰라

우선 의사선생님부터 불러옵니다. 마음의 상처라는 것까지만 알아내고, 손쓸 도리가 없다고 물러나고 말았지요.

사실 현대의학으로 고칠수 있는 것도 많지만 고칠수 없는것이 생각보다 너무나 많아요



아파트에 참으로 다양한 사람들이 살고 있었어요.

그 여러 사람들이 다가와 할머니를 낫게 해드리려 하지만 동상이 되어버린 할머니는 꿈쩍도 하지 않았습니다.

아무도 몰랐던 할머니의 이야기를.

아파트의 괴짜 아가씨가 지켜보고 있었어요.

그리고 달려와 이야기해줍니다.

이야기를 듣고 사람들은 비로소 할머니가 왜 굳어버렸는지를 알게 되었지요.




그리고 아이들이 말씀드려요 아이들의 그 따뜻한 마음의 온정으로 할머니는 비로소 풀려나게 되지요.

자신에게 꽂혔던 비수, 그 날카로운 비수를 뽑아내고 사르르 녹게 됩니다.



많은 것을 생각하게 만드는 동화였어요.

작고 왜소한 할머니, 그런 할머니에게 필요했던건 대단한게 아니었는데, 거기까지 들여다봐줄 사람들이 부족했던 것이지요.

할머니가 내민 손길을 매몰차게 외면해버린 그가 바로 우리의 또다른 모습은 아닌지 되돌아볼 필요가 있지 않을까요?



사랑은 아주 작은것에서부터 시작됨을 배울 수 있는 "동.화"였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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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국의 소년 2
이정명 지음 / 열림원 / 201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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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의 숫자에 대한 천재적인 능력은 악용되어서는 안될 여러 곳에 악용이 된다.

물론 순박한 소년이니, 소년의 자의에 의한건 아니었고, 숫자가 곧 돈이 되는 회계 장부 정리라거나 카지노 승률 조작, 증권 매수 등 참으로 다양한 곳에 소년의 능력이 쓰인다. 세상에 정말 초능력을 가진 사람이 있다면, 그 사람이 얼마나 악용될 수 있는지를 우리는 수많은 영화들에서 많이 봐오지 않았던가. 소년의 능력 역시 범세계적인 것이어서 소년을 알아보는, 사람들은 반드시 그 능력을 자기 원하는 방향대로 쓰곤 하였다.

 

소년이 바라는 것은 단 하나.

어떤 사람이건 자기가 원하는 가치, 추구하는 목적이 있어야 삶이 행복해질수 있다.

소년이 바라는 것은 단 하나였다.

강씨 아저씨와의 약속을 지키는 것. 자신은 사랑인줄도 몰랐던 영애에 대한 집착.

영애를 지켜주겠노라 했던 아저씨와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그 한마디가 이토록 큰 파장을 불러올줄 몰랐지만 정말 엄청난 역경을 딛으면서까지 이 나라 저 나라 전전하는 그녀를 찾아 소년은 자신의 능력을 쓰겠다면 도와주고, 일을 하라면 일을 하고..

그렇게 자신은 잊어가며 자신이 몰두하는 소녀를 찾아 매진한다.

 

소녀는 끝없이 다른 모습으로 소년 앞에 나타난다.

사실 끝까지 숨어있다거나 내지는 아주 어렵사리 만난다거나 할 수도 있었겠지만 각 나라에서 참으로 다양한 모습을 보여가며 소년 앞에 나타나는 영애의 모습에 입이 떡 벌어지기도 하였다.

 

탈북한 소녀, 그것도 너무나 아름다운 소녀가 살아남을 방법은 단 한가지였다.

자신의 외모를 이용해 살아남는것. 소녀는 그렇게 살아남았다. 아니 자신의 외모의 빛남을 스스로도 알고 있었고 그 한가지를 이용해 남자들을 주무를 능력도 갖고 있었다.

 

소녀와 소년의 결합은 너무나 위태해보였다.

실제로 소년에게 소녀는 무척이나 위험한 존재같았다.

그래도 소년은 불타는 줄도 모르고 불 속에 뛰어드는 불나방처럼 그렇게 끊임없이 소녀를 찾아 나선다.

자기 홀로 설 생각을 못하고 그렇게 소녀를 찾아 나선다.

 

헤어진 것들은 다시 만난다

끝없이 다시 만나고 상처를 주고 다시 헤어지고, 또 만나고..

소녀는 천재 소년을 만난 것이 정말 큰 행운이었을 것이다.

아니 자기의 아버지가 자기에게 남긴 최고의 선물이 아니었을까 싶다.

 

혼자 살아남을 수도 있었지만, 고국에 있는 가족의 생사를 위해 불안함을 안고서도 돌아온 나라. 고국은 그렇게 품에 들어온 가족을 잔인하게 패대기쳤다. 그렇게 패대기쳐진 가족이 어디 소녀네 가족 뿐이었을까. 아비는 자신의 모든 것을 걸고 딸을 지켜내려 하고, 딸은 교화소를 나가기 위해 아비의 죽음을 바랬다.

 

어디 이런 스토리가 있을까..

 

그야말로 제목 그대로 천국의 소년, 천국의 아저씨를 만난 느낌이었다.

자꾸 이야기하다보면 더욱 스포가 될 것 같아 그냥 이쯤에서 접을까 한다.

정말 재미나게 읽었다는 이야기만 덧붙이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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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국의 소년 2
이정명 지음 / 열림원 / 201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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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의 숫자에 대한 천재적인 능력은 악용되어서는 안될 여러 곳에 악용이 된다.

물론 순박한 소년이니, 소년의 자의에 의한건 아니었고, 숫자가 곧 돈이 되는 회계 장부 정리라거나 카지노 승률 조작, 증권 매수 등 참으로 다양한 곳에 소년의 능력이 쓰인다. 세상에 정말 초능력을 가진 사람이 있다면, 그 사람이 얼마나 악용될 수 있는지를 우리는 수많은 영화들에서 많이 봐오지 않았던가. 소년의 능력 역시 범세계적인 것이어서 소년을 알아보는, 사람들은 반드시 그 능력을 자기 원하는 방향대로 쓰곤 하였다.

 

소년이 바라는 것은 단 하나.

어떤 사람이건 자기가 원하는 가치, 추구하는 목적이 있어야 삶이 행복해질수 있다.

소년이 바라는 것은 단 하나였다.

강씨 아저씨와의 약속을 지키는 것. 자신은 사랑인줄도 몰랐던 영애에 대한 집착.

영애를 지켜주겠노라 했던 아저씨와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그 한마디가 이토록 큰 파장을 불러올줄 몰랐지만 정말 엄청난 역경을 딛으면서까지 이 나라 저 나라 전전하는 그녀를 찾아 소년은 자신의 능력을 쓰겠다면 도와주고, 일을 하라면 일을 하고..

그렇게 자신은 잊어가며 자신이 몰두하는 소녀를 찾아 매진한다.

 

소녀는 끝없이 다른 모습으로 소년 앞에 나타난다.

사실 끝까지 숨어있다거나 내지는 아주 어렵사리 만난다거나 할 수도 있었겠지만 각 나라에서 참으로 다양한 모습을 보여가며 소년 앞에 나타나는 영애의 모습에 입이 떡 벌어지기도 하였다.

 

탈북한 소녀, 그것도 너무나 아름다운 소녀가 살아남을 방법은 단 한가지였다.

자신의 외모를 이용해 살아남는것. 소녀는 그렇게 살아남았다. 아니 자신의 외모의 빛남을 스스로도 알고 있었고 그 한가지를 이용해 남자들을 주무를 능력도 갖고 있었다.

 

소녀와 소년의 결합은 너무나 위태해보였다.

실제로 소년에게 소녀는 무척이나 위험한 존재같았다.

그래도 소년은 불타는 줄도 모르고 불 속에 뛰어드는 불나방처럼 그렇게 끊임없이 소녀를 찾아 나선다.

자기 홀로 설 생각을 못하고 그렇게 소녀를 찾아 나선다.

 

헤어진 것들은 다시 만난다

끝없이 다시 만나고 상처를 주고 다시 헤어지고, 또 만나고..

소녀는 천재 소년을 만난 것이 정말 큰 행운이었을 것이다.

아니 자기의 아버지가 자기에게 남긴 최고의 선물이 아니었을까 싶다.

 

혼자 살아남을 수도 있었지만, 고국에 있는 가족의 생사를 위해 불안함을 안고서도 돌아온 나라. 고국은 그렇게 품에 들어온 가족을 잔인하게 패대기쳤다. 그렇게 패대기쳐진 가족이 어디 소녀네 가족 뿐이었을까. 아비는 자신의 모든 것을 걸고 딸을 지켜내려 하고, 딸은 교화소를 나가기 위해 아비의 죽음을 바랬다.

 

어디 이런 스토리가 있을까..

 

그야말로 제목 그대로 천국의 소년, 천국의 아저씨를 만난 느낌이었다.

자꾸 이야기하다보면 더욱 스포가 될 것 같아 그냥 이쯤에서 접을까 한다.

정말 재미나게 읽었다는 이야기만 덧붙이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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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국의 소년 1
이정명 지음 / 열림원 / 201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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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근영, 박신양 주연의 tv드라마로 제작된 <바람의 화원>, 한석규, 장혁, 신세경이 출연한 <뿌리깊은 나무> 그리고 최근의 <별을 스치는 바람>까지.. 이정명님의 깊이있는 지적 탐구가 돋보이는 소설들은 책으로도 드라마로도 깊은 사랑을 받았다. 그리고 이제 탈북 천재 청소년의 이야기를 다룬 천국의 소년이 세상에 새로이 선보였다.



사실 난 이정명님의 이 높은 인기에도 불구하고 그분의 드라마와 책을 이전에 본적이 없었다. 드라마는 한때 심취해있기도 했지만 아이 낳은 후로는 꾸준히 본 드라마가 거의 없을 정도로 티브이를 안틀고 살고 있고, 대신 책을 열심히 읽고 있는 중인데 이상하게 아직 이정명님의 그 유명한 책들을 읽어보질 못했다. 그리고 나로써는 처음 만난 이 작품.



표지부터가 무척이나 새롭다.



간결한 하얀 표지.

천국의 소년이라는 제목과 이정명이라는 이름, 그리고 아주 작은 장미꽃과 파리 하나.

전혀 안 어울릴 것 같은 이런 그림들이 그려져있고, 띠지를 떼어내면 그냥 그대로 백지 상태인..표지.

표지에 다양한 그림과 사진, 추천사 등을 넣어 사람들의 관심을 이끌려 하지 않고, 그저 이정명의 신작이라는 말 하나만으로도 이미 우리는 독자의 신뢰를 얻었다라는 굳은 신념같은게 엿보였달까?



어찌됐건 가장 중요한건 책의 내용이다.

이정명님의 이 책. 내용만으로도 나를 충분히 사로잡았다.





어떤 내용인지도 자세히 모른채 펼쳐들었다가 너무 재미있어서 내려놓을 수가 없었다.

아이엄마다 보니 연이어 읽을 시간이 참 부족한 편인데 어제 짬짬이 1권 앞부분을 읽다가 아침에 일어나 식구들이 출근, 등원을 하고 난 후에 다른 모든일을 밀어두고 이 책부터 읽어내려갔다. 그랬더니 연달아 어느새 2권의 끝부분을 다 읽고 덮은 나를 발견하게 되었다.




미국에서 50대 한국계 남자가 살해되었고, 그 남자 옆에는 20대 같은 한국인 청년이 발견되었다. 그리고 수상쩍은 암호들. 20대 청년이 유력한 살해 용의자로 지목되었고, 청년을 심문하려는데 일상적인 심문과 고문이 통하지 않는다. 간호사 안젤라는 그 20대 초반의 청년이 아스퍼거 증후군 환자이자 놀라운 숫자 천재라는 것을 알아내고 (천재이며 동시에 다른 이들에게는 바보처럼 보일 수 있었다.) 청년과 매일 수를 통해 대화를 나누고, 청년이 살아온 이야기를 들으며 그에 붙어 있는 수많은 딱지들, 여러 나라에서 범죄자로 취급받은 그의 정체들을 하나씩 벗겨나가게 되었다.



소년의 아버지는 북한에서 꽤 알려진 유명한 의사였다. 그가 담당한 고위 관리의 죽음으로 그는 의사에서 장의사로 전락하고 말았다.

소년은 수에 관한한 탁월한 천부적인 능력을 갖고 있었으나 다른 사람들이 자신의 몸에 손을 대길 완강히 거부하고, 제대로 의사표현하기도 힘든 아스퍼거 증후군 환자였다. 자기만의 세계에 극도록 갇혀있는 천재 자폐 소년이랄까.




제대로 인민학교에도 다니지 않았던 소년은 어느날 국가 최고 중학교인 평양 제1 중학교의 학생이 되었다. 국제 올림피아드 경시대회에 소년을 내보내려는 국가 차원의 조치였다. 세상 모든 것들을 숫자로 환원해낼수 있고, 숫자로 새로운 언어도 창조해낼수 있는 그, 자폐라고 보기에는 너무나 천재적인 소년이었다. 그런 소년이 민주국가가 아닌 공산국가에서 태어났다는 자체가 불운이라면 불운이었을까.

사실 소년은 이후에 수많은 나라들을 전전하게 된다.




더이상 추락할 데가 없을 것 같았던 아버지는 성경을 숨겨놨다는 것이 발각되어 아들과 함께 강제 노역을 해야하는 교화소로 보내졌다. 아들과 아버지 모두 극한 상황까지 내몰리며 고생을 해야했다. 소년은 그 곳에서 한 여성을 만났다. 영애.

소년이 여러 나라를 전전하게 만든 그 원동력이 되는 영애를 말이다.



소년의 이야기는 그렇게 안젤라에게 풀어내어졌다. 그 어떤 고문에도 입을 열지 않는 그는 자신의 마음이 열리는 상대에게만 마음을 털어놓고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그가 아무리 천재적인 재능을 가졌다한들, 그의 재능을 알아보고, 또 그에게 소중한 도움이 된 친구 날치 등이 없었더라면 그가 어떻게 무사히 살아남을 수 있었을까. 잔인한 극한의 상황 속에서 그가 살아남는 이야기들에 나까지 같이 안도의 한숨을 내쉬게 되었다.



그리고 연달아 2권을 펼쳐들지 않을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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