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인의 사계절 : 봄의 살인 살인의 사계절 시리즈 Four Seasons Murder 4
몬스 칼렌토프트 지음, 강명순 옮김 / 문학수첩 / 2013년 7월
평점 :
절판


 

 

 

 

살인의 사계절, 겨울, 여름, 가을, 그리고 봄.

이 네권의 시리즈 중에 3,4권인 가을과 봄을 읽었다. (겨울과 여름은 뒤늦게 읽을 예정이니 이런 역순이 있나.)

하나하나가 독자적인 사건이지만, 주인공 말린 여형사의 이야기를 처음부터 차례대로 읽어봐도 좋음직한 시리즈였다.

 

시리즈의 완결편, 봄의 살인.

아름다운 튤립꽃..그 위로 양말을 신고 피를 흘린 발이 있다.

스웨덴 소도시인 린셰핑.

한낮에 광장에서 일어난 폭탄 테러로 여섯살 쌍둥이 자매가 그 자리에서 목숨을 잃고 말았다.

은행을 겨냥한, 혹은 불특정 다수를 겨냥한 테러라고 처음에 단정지었으나 어쩐지 석연치 않다.

그렇다고 어린 두 소녀에게 어떤 원한이 있을 수 있을까.

 

하필 우리 아이와 동갑내기인 두 소녀의 비극에 소름이 쪽 끼쳐왔다. 아이 엄마, 그리고 아이 아빠가 되고 나면. 다른 그 어떤 이야기보다 아이에 대한 범죄 이야기를 참아낼 수 없게 된다. 왜 이다지도 세상은 약자에 대해 가혹한 짓을 하는 걸까.

두권 밖에 읽지 않았지만 비슷한 흐름을 읽을 수 있었다.

 

프롤로그의 궁금증을 증폭시키는 이야기들.

그 두 이야기가 비슷한듯 하면서 다르다. 그러면서 호기심을 증폭시키는데, 오히려 더욱 글을 헷갈리게 하는 원동력이 된다.

중요한 단서가 되는 듯 하면서도 헷갈리게 하는데 큰 일조를 하는 프롤로그.

 

남매가 어느 끔찍한 악의 근원에게 잡혀 있다. 어린 두 남매는 아빠를 기다리며 울부짖는다.

그리고 두 아이를 낳은 한 여성이 아이들을 그리워하면서도 찾을 수 없는 슬픔에 빠져있다.

이 두 이야기는 사건에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하는 도화선이 된다.

 

가을편을 통해 봄에서는 말린의 가정내 갈등이 해결되고, 그녀를 불안하게 했던 어린 시절의 비밀이 밝혀지고, 그렇게 될 줄 알았는데..

의외의 결말이 기다리고 있었다.

 

유독 그녀에게 차갑게 굴었던 엄마. 아빠와 엄마의 생활도 이상했지만 딸에게 너무나 냉담했던, 따뜻하게 한번 안아주기보다 오히려 차가운 일침으로 서늘하게 했던 엄마는 새엄마가 아닐까 싶은 그런 엄마였지만 말린의 친엄마가 맞았다. 그런 엄마의 장례식.

엄마가 갑자기 돌아가시고 말린은 딸 토베와 전남편과 함께 장례식에 참석했다. 그런데 눈물 한방울도 안나고 유산만 생각날 정도로 엄마와의 관계는 최악이었다. 그리고 무언가를 숨기고 있는 듯한 아버지. 드디어 아버지에게서 그 비밀을 들을 수 있는 것일까 ? 말린은 생각한다.

 

전편에서 심각한 알콜 중독에 빠졌던 말린은 어렵게 극복해낸 모습을 보인다. 그런데 어머니의 죽음과 충격적인 비밀, 주위 남자들에 대한 배신감 등으로 잇달아 술을 다시 마시고픈 유혹에 다시 직면하게 된다. 그럼에도 그녀는 잘 견뎌내었다.

그녀와 어머니의 관계가 어찌되었든간에 엄마의 장례식에 참석했다는 것만으로도 사실 그녀를 배려해줘야하는 상황이었음에도 그녀를 다시 현장에 나오게끔 연락하지 않을 수 없는 사건이 발생했다.

광장에서의 폭탄 테러로 어린 여섯살 두 아이가 즉사를 하고 만것이었다.

그 끔찍한 사건 앞에 말린은 경악하고 만다.

 

가을 편에서도 특이하게 여겨졌었는데..죽은이들의 음성이 전해지고 왜 말린 여형사를 특별하게 그들이(죽은 이들) 생각할까 했었는데..

말린은 다른 사람과 다른 능력을 지니고 있었다. 사건 현장에서 죽은 이들의 음성을 들을 수 있었던 것. 그렇기에 마치 장화홍련전의 억울한 원혼들이 원님 앞에 나서듯이 그녀 앞에 사건의 영혼들이 등장해 자신들의 이야기를 전하려 끝없이 애를 썼던 것이다. 그렇다고 그 목소리를 전적으로 다 전해듣고, 제때 알아듣고 사건을 미리 막아내거나 그 능력만으로 사건을 해결하지는 않는다.

오히려 죽은이들의 목소리는 그녀보다 독자들에게 더욱 도움이 된다. 앞으로 어떤 일이 벌어지려는지 더욱 몰입하게 만들어주는 것이었다.

 

소설이니까..당연히 허구겠지

라고 지나치기엔..세상엔 정말 너무나 이상한 사람들이 많은 것 같다.

말린의 엄마도..

자신의 아이들을 가혹하게 다뤘던 대부호 부모도..

이 세상에 이런 사람이 절대 없으리라고 누가 단정지을 수 있을까.

어린 자녀, 절대적으로 부모만을 의지하고 자라는 아이들을 가혹하게 다루는건 부모로써 절대 해서는 안될 행동 같다.

어린 아이는 꽃으로도 때리지 말라 하였건만.. 괴물을 만들어버리다니..

우리 정서론 도저히 이해 할 수 없는 부분이었지만 말이다.

 

또한 말린과 얀네. 그들의 결말도 나의 예상과는 전혀 다른 부분이어서.. 음.. 평생 해로를 바라는건 넘 진부한 동양식 사고방식인가 다시금 생각하게 만들었다. 진부하지만 난 이게 좋은데..

 

어찌됐건.. 무척 재미나게 읽은 책이었다.

상당히 두꺼웠는데 몰두해서 읽을 정도로 말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깊은 밤 호랑이처럼 - 2013 칼데콧 아너 상 수상작 피리 부는 카멜레온 120
메리 로그 글, 파멜라 자가렌스키 그림, 강형복 옮김 / 키즈엠 / 2013년 7월
평점 :
절판


 

 

새 나라의 어린이는 일찍 일어납니다. 잠꾸러기 없는 나라 좋은 나라 우리나라.

그런데 우리 아이는 참 늦게 자고 늦게 일어나네요. 유치원 처음 다닐 적에는 긴장해서인지 일찌감치 일어나 준비하고 그랬는데 요즘엔 출발 직전에 일어나 우다다다 뛰어가곤 해요. 심지어 어제는 차를 놓치기까지 했다죠.

 

밤에 잠자기 힘든건 사실 엄마인 저도 이해해요. 저도 어릴적에 밤에 잠자기가 참 싫었거든요. 잠자지 않고 마음껏 놀고 싶었어요.

낮에 놀기보다 밤에 집에서 편히 노는게 더 즐거웠고 재미났어요 잠이 좋다는 것을 깨달은건, 잠을 잘 시간이 없는 고등학생 이후? 그리고 직장생활을 하면서 잠의 중요성을 온몸으로 깨닫기 시작했지요.

 

그러니 아직 어린 아이가 무얼 알겠어요 잠이란 그저 소모적인 것이라 생각하고, 잠자지 않고 내내 놀고 싶은 것이겠지요.

게다가 밤에는 아빠도 있는 걸요. 엄마보다 레고로 더 잘 놀아주는 아빠가 밤에만 있는 걸요. 그러니 아이 마음도 이해가 되지 않는건 아닌데, 그래도 밤에 잠을 자야 다음날 일정에 맞춰 생활할 수 있으니 자자~ 자자~를 애원하게 됩니다.

 

그림책으로도 밤에 잠을 잘 자는 습관 등을 다룬 재미난 책들이 많아요. 밤에 잠 못 자는건 우리 아들 뿐이 아닌가 보지요.

그 중에서도 이 책은 그림책에 주어지는 상 중 거의 최고라 할 수 있는 칼데콧 상을 수상한 책이예요.

읽어보니 정말 그림도 멋지고 글들도 시적이면서도 아름답더라구요.

작가 소개를 읽어보니 글을 쓴 메리 로그는 실제로 시인으로도 활동하시는 분이시더라구요. 읽어보면 정말 내용이 시처럼 아름답게 느껴진답니다.

 

 

 

주인공 소녀는 왕관을 쓰고 있어요. 엄마 아빠도 모두 왕관을 쓰고 있죠. 하지만 어디에고 소녀가 공주라거나 엄마 아빠가 왕이라거나 하는 이야긴 나오지 않아요 그냥 그렇다는 거예요.

 

해는 고이 쉬고

달과 별이 빛나는 밤,

소녀는 아직

잠들고 싶지 않았어요.

 

엄마, 아빠도 굳이 소녀를 억지로 재우려 하지 않아요.

짜증을 내지도 않아요. 다만 부드럽게 타이르지요. 소녀는 엄마 아빠 말씀대로 밤하늘의 별빛이 박힌 잠옷으로 바꾸어 입고 별처럼 반짝이기 위해 깨끗이 씻고 나서 기분이 좋았졌어요.

 

포근한 침대 위로 올라가

다리를 쭉 뻗고 이불을 덮었지요

소녀는 고요한 강 위에 떠 있는

수달처럼 얌전히 누웠어요.

 

엄마, 세상 모든 것은 잠을 자나요? 소녀가 물었어요.

 

엄마는 대답해줍니다. 우리집 강아지 슬리프도

아빠도 대답해줍니다 고양이 도즈도 자고 있다구요.

그리고 소녀는 박쥐며 고래며 작은 달팽이며 도무지 잠을 잘 것 같지 않은 동물들 핑계를 대며 물어봅니다.

 

엄마 아빠는 참으로 근사하게 대답을 해주시네요.

졸리다고 자기 직전 아이에게 짜증난 목소리로 자라고 나무라던 제 모습이 부끄러워집니다. 사랑스러운 내 아이, 공주보다 왕자보다 소중한 내 아이에게 더 잘해야겠다 생각이 들게 하는 책입니다.

 

 

 

책은 요란하지 않으면서도 환상적인 세상으로 이끄는 재주를 갖고 있습니다.

이 책 속의 그림들도 그랬어요.

소녀의 머릿속의 아름다운 그림들처럼 그렇게 꿈결같은 그림들이 현실과 꿈을 넘나들며 아름답게 표현됩니다.

재미난 것은 그림 하나하나들을 눈여겨보면 바퀴가 많이 등장한다는 것이었어요.

 

소녀와 아버지의 발에도, 호랑이의 발에도, 심지어 고래의 입에도 바퀴가 등장합니다.

이유는 저도 잘 모르겠지만 말이예요.

바퀴는 움직임과 시간을 동시에 의미하는 걸수도 있겠네요.

 

엄마 아빠 말씀을 듣고 소녀는 호랑이의 잠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합니다.

그리고 혼자서 동물들의 잠을 생각하며 자신도 그렇게 잠에 빠져들기 위해 노력합니다.

고양이 도즈처럼 꿈틀꿈틀 이불 속으로 움직이고, 박쥐처럼 두 팔을 모으고, 고래처럼 둥글게 돌고, 호랑이처럼 깊은 잠에 빠졌답니다.

 

이 이야기를 나긋나긋하게 읽어주면 아이들도 그렇게 환상적인 꿈의 세계로 빠져들게 될지 모르겠네요.

보고 있어도 믿기지 않을만큼 아름다운 '깊은밤 호랑이처럼' 이었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우리 집 쓰레기통 좀 말려 줘 지구를 살리는 어린이 3
태미라 글, 강경수 그림 / 위즈덤하우스 / 2013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환경 문제가 정말 심각하긴 심각한데.. 막상 일회용품 줄이고, 재활용하고 이런것을 실천하기가 참 어렵네요. 우리 어린이들은 어른들보다 오히려 더 도덕성도 투철하고, 원리원칙 지키는데 현명해서, 사실 어린이들부터 이런 실천을 잘하는 가정들이 늘어나고 있는 것 같아요.

우리집만 해도 동생이 어릴적부터 워낙 전기 점검 잘하고, 아끼는거 잘하고, 암튼 잔소리의 여왕이었는데 어른이 되어서도 여전히 선생님이라는 천직을 갖고 환경에도 많은 관심을 갖고 집안일 체크도 잘 하고 그러더라구요. 전 좀 게으른 편이라 이런데 많이 무딘 편인데 말입니다.

 

암튼 다시 본론으로. 이 책은 초등학생들이 읽기에 무척 재미날, 만화와 같은 그런 이야기예요.

그림도 글도 만화같지요.

사실 채팅문화가 보급되었을때부터 그래왔지만 요즘 들어 인터넷 외계어, 줄임말들의 남발이 어른들 보기에 그리 좋아보이지는 않아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이, 청소년들은 그게 마치 특권인양 그런 줄임말을 사용하곤 하지요. 사실 어른들도 그런말 재미나다 쓰기도 하구요. 저도 인터넷 꽤 많이 쓰는 편이라 귀에 익은 말들이 종종 있네요. 이 책에는 아이들 눈높이에 맞추다보니 그런 줄임말이 비일비재하게 등장합니다.

 

 

 

하루아침에 일약 스타 쓰줍소가 되어버린 변사또.

쓰줍소보다 변사또가 더 별명 같지요?

정의의 사도가 되라고 이름을 사도라 지어주었는데 하필 성이 변씨예요. 그래서 별명 겸 이름겸 변사또로 불리는 아이가 주인공이예요.

어느날 그 아이가 쓰줍소가 되어버린 사연은?

 

아빠와 함께 축구경기를 관람하며 엄청나게 신나게 응원을 하고, 경기의 아쉬움으로 남들이 다 빠져나간 경기장에 남아있었는데..

글쎄 쓰레기가 어마어마하게 많은 거예요. 아빠는 사또와 함께 그 쓰레기를 다 치우자 하십니다.

사또는 처음엔 경악했지만 아빠가 한번 하자 한 일은 반드시 해내는게 낫다는것을 알기에 그냥 군말없이 따라 치우기 시작했어요.

그렇게 치우는 모습을 누군가가 찍어서 인터넷에 올렸고, 사또는 "쓰레기 줍는 소년- 쓰줍소"가 된것이었죠.

학교에서는 표창장을 받고, 누군가 파파라치가 따라붙을지 모른다는 생각에 늘 사또는 어딜 가나 쓰레기를 줍는 아이가 되었답니다.

 

그러던 어느 날 모아온 쓰레기를 어떻게 버릴까 궁리하다가 뒷산 아무도 안 보는데 버리려는데 웬 통이 하나 있는거예요.

그 통과의 만남이 바로 이 책의 결정적 계기가 되었달 수 있지요.

자칭 세계를 13바퀴는 돌았다는 이 쓰레기통. 아는 것도 많고 불평불만도 토로할줄 아는 신기한 생물체.

적을 알기 위해선 가까이 살아야한다는 이유로 쓰레기통? 아니 미스터 통과의 동거가 시작됩니다.

 

뭔가 유쾌 상쾌 통쾌한? 재미난 이야기예요.

쓰레기 절약 이런 이야기를 딱딱하게 풀어내지 않고 변사또라는 유쾌한 이름, 사실 그의 엄마 이름은 사리라, 물건 사기를 좋아하지만 깎고, 알뜰하게 살줄 아는 여성이죠. 등등의 재미난 이름의 등장으로 그들의 일상을 들여다보다 보면 아, 이렇게 버리고 아끼고 재활용하면 되겠구나를 배우게 되는 그런 책이랍니다.

 

엄마가 읽기에도 재미나지만 아이가 읽으면 더 재미날 그런 에피소드로 가득 차 있어요

아빠와 아들 사또가 이웃집 기저귀찬 아기를 돌보게 된 이야기, 사또의 첫사랑 이보나에 대한 이야기, 얼떨결에 떠난 자전거 종주(?) 이야기 등등을 듣다가 쓰레기와 환경에 대한 각종 놀라운 지식도 접하게 되지요. 바로 미스터 통의 설명을 통해 말입니다.

 

바다에 떠다니는 거대한 쓰레기 섬이 있다는 이야기는 들었지만 그냥 한귀로 흘려버릴 정도인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었어요.

태평양 동쪽과 서쪽에 하나씩 있다는 그 플라스틱 아일랜드 (전 이게 패션 브랜드 상표기만 한줄 알았는데 쓰레기 섬이라네요.)는 그 크기가 어마어마하대요. 서쪽은 발견 당시 미국 텍사스 주의 2배 정도, 동쪽 섬은 남한의 7배 정도의 크기였다니 놀랄 노짜라 할 수 있겠지요.

 

새하얀 화장지 속의 비밀은 또 어떻구요 언젠가부터 무형광, 재생용지 화장지들이 인기를 끌어서 잘은 몰라도~ 하면서 구입을 하곤 했는데.. 형광표백제나 형광 증백제가 피부에 닿으면 피부염이나 아토피를 일으킬수 있대서 몸에도 안 좋으니 무형광을 골라 쓰는게 중요하다 합니다. 화장지로 닦은 곳을 불을 끄고 형광물질 검출기로 비추니 사또 엉덩이까지 반딧불이되었다는 만화 이야기에 웃음이 나면서 동시에 무섭기도 하였지요.

 

암튼 우리집 쓰레기통좀 말려줘, 미스터 통의 지식 충전과 더불어 쓰줍소 변사또의 유쾌한 일화까지 재미나게 읽고 생각을 바꿀수 있는 동화였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가은이의 배꼽인사 - 인사 누리과정 유아 인성동화 1
한태희 글, 김신희 그림, 최혜영 감수 / 소담주니어 / 2013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우리 아들이 요즘 잠자기 전에 꼭꼭 읽고 자는 책, 바로 가은이의 배꼽 인사랍니다.

이 책이 안보이면 찾기까지 하네요.

 

 

 

사실 엄마의 예상과 달라 놀랐어요.

엄마는 아이가 어렸을적부터 수줍음이 많아 남들 앞에 나서서 인사를 안하고 늘 엄마 뒤에 숨거나 모른척하거나 해서, 크면 좀 나아지려나했는데 요즘은 어릴적처럼은 아니어도 습관이 되어 그런지 어른들께도 너무 인사를 안해서, 아이가 인사습관을 배우라는 뜻에서 약간 의도를 갖고 보여준 그림책이라 아이가 좋아할 거라고 기대를 못했거든요.

그런데, 이 책 우리집 대박북 그림책이 되었어요. 특별히 재미가 있는지 잘 모르겠는데 아이가 무척 좋아합니다.

어제도 제가 따로 서재에 빼놨더니 아이가 찾아서 침실로 도로 갖고 온 책이지요.

 

우리 아이 또래의 가은이.

가은이는 유치원에 다니는 여자아이예요 동생 소은이도 있구요.

 

 

 

아침에 눈뜨자마자 햇님과 안고 잔 곰돌이 인형에게도 인사하고, 엄마 아빠께도 공손히 아침 인사를 하고 어린 아기 동생에게도 인사를 합니다.

아침으로는 옥수수 식빵과 분홍 딸기잼, 하얀 우유를 먹지요.

이 대목때문에 저 또 웃었네요.

 

한동안 아침에 일찍 일어나던 우리 아들.

요즘은 유치원 출발 직전에 일어나서, 아침도 못먹고 우유나 한잔 마시고 후루룩 출발하기 일쑤거든요.

오늘은 그나마도 엘리베이터에서 하필 자전거 두대 싣고 내려오는 할머니 할아버지와 마주쳐서 엘리베이터를 놓치고 한참 기다리다가 유치원 버스마저 놓치고 말았어요. 그래서 부랴부랴 할아버지 차 타고 따로 출발했는데 할아버지가 "아침 먹었니?" 하고 물어보시니.

일어나서 바로 나오느라 아침도 못 먹었으면서 먹었다 하는 거예요. 너 안 먹었잖아. 하니까 아들 왈. 대답하게 해달래요.

웃으며 그래 뭐먹었는데? 하니

"분홍딸기잼과 옥수수 식빵, 하얀 우유" 하면서 가은이의 아침 식사를 그대로 읊네요. 아들도 아침에 그렇게 먹고 싶어? 하고 물으니 그렇다 합니다. 오늘 간식으로도 괜찮겠대요. 옥수수 식빵이랑 흰 우유랑 딸기잼 사러 나가봐야겠어요.

 

암튼 이렇게 아들 입에서 줄줄 나올 정도로 눈과 귀에 익어버린 가은이의 배꼽인사.

사실 우리 꼬마처럼 인사를 잘 못하는 아이들에게 인사 잘하라고 익혀주는 그런 동화인데 그림이 밝고 즐거운 톤이라 그런지 무척 좋아합니다.

 

 

 

 

어떤 장면이 젤 좋으냐고 물어보니 경비 아저씨께 인사하는 장면, 가은이가 인사하는 장면도 좋고 엄마에게 안긴 소은이가 손을 드는 장면도 좋대요. 유아들은 이렇게 메인 장면 외에도 부가적인 장면들이나 배경 등에도 하나하나 신경을 써서 보더라구요.

또 유치원 버스에 아이들이 옹기종기 타 모인 장면도 좋구요.

 

 

 

한참 유치원에 다닐때라 그런지 유치원 일상도 나오고 하는 이런 동화가 더욱 실감이 나나 봅니다.

유치원에서 친구 생일 축하도 해주고, 친구와 부딪혀 넘어지면 사과도 하고.

일상 생활에서 인사란 굳이 만났을때와 헤어질때만 하는게 아니지요. 얼마든지 할 수 있는게 바로 인사예요.

가은이는 집에 돌아와 엄마를 만나 놀이터에서 신나게 그네도 타요.

여러번 그네를 타고 너무나 행복해하는 가은이를 보면서 아이들의 행복이 참 별게 아닌데.

엄마들의 욕심에 아이들을 힘들게 하는건 아닌가 하는 생각도 잠깐 해보았어요.

저야 뭐 하루종일 아들 놀리는 엄마긴 하지만요 ㅋ

 

가은이가 꿈나라로 가는 대목에서 아들은 물어요.

왜 아빠랑은 같이 안 가고 가은이 혼자 가냐구요.

꿈나라로 간다는건 잠이 들어서 꿈을 꾸는걸 말한다고 설명해줬는데도 가은이 혼자 어디 간다 생각하는 아들의 발상이 신선하고도 재미나네요.

 

아들이 좋아해서 엄마 아빠가 하루에도 몇번씩 읽어주게 되는 동화, 가은이의 배꼽인사였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살인의 사계절 : 가을 소나타 살인의 사계절 시리즈 Four Seasons Murder 3
몬스 칼렌토프트 지음, 강명순 옮김 / 문학수첩 / 2013년 6월
평점 :
절판


살인의 사계절 시리즈는 제목 그대로 사계절 4부작으로 완결이 되는 시리즈이다.

각권을 따로따로 읽을 수도 있지만 꽤나 유기적으로 연결이 되어있어서 차례대로 읽으면 더욱 이해하기 쉬웠을 그런 책이었다.

나는 그중 세번째 권이었던 가을소나타부터 읽기 시작하였다. 가을소나타를 시작으로 여름, 봄을 읽을 예정이고, 겨울도 마저 채워 읽을까 한다. 시리즈가 중간에 빠져있으면 많이 아쉬운 생각이 들기에.

 

미스터리나 스릴러중에 작가가 귀에 익을 정도로 많이 접하게 되는 쪽은 주로 일본 장르 문학이었다. 우리나라보다 훨씬 다양하고 더욱 잔인하긴 하지만 그래도 동양인이라 그런지 정서가 비슷한 느낌이 들기도 하는데, 북유럽이나 미국 문학의 경우에는 조금 이질감이든다고 할까? 특히 북유럽은 그런 낯선 느낌도 강하고 무엇보다 문학작품 자체를 접할 기회가 많지 않았는데 밀레니엄 시리즈와 타우누스 시리즈(엄밀히 독일작품이긴 하지만) 등을 시작으로 북유럽 작품등에 대한 이질감이 확 줄어들기 시작했다. 밀레니엄을 처음 읽을 적만 해도 도저히 입에 붙지 않는, 귀에 낯설게 헛도는 듯한 인명 지명때문에 얼마나 거북했던가. 그러나 책 한권 푹 빠져들고 나면 금새 그 이질감이 사라지기 마련이었다. 그래서 이젠 북유럽 장르 소설들도 제법 읽을만하다. 예방 주사를 맞은 듯 면역이 되었달까?

 

그런데 이 책 살인의 사계절.

그냥 단순히 바로 사건에 몰두하게 만드는 일본식 소설과는 좀 많이 다르다.

뭔가 인간의 내면 심리 묘사에 더 치중을 하고, 책 한권이 주로 다루는 굵직한 사건 외에도 등장인물들의 (특히나 이번 편에서는 말린 여형사의 ) 주변 상황이라거나 심리 등을 묘사하는 것을 더욱 신경써서 다루고 있었다. 게다가 이미 세상을 떠난 사람들의 현재의 독백, 그러니까 영혼의 소리 등도 끊임없이 등장을 한다. 그것이 오히려 궁금했던 사건에 대한 부연 설명을 제대로 해주는 느낌이었다.

 

아뭏든 장단점이 있기 마련인데 책을 다 읽을 무렵에는 농밀한 심리 묘사, 섬세한 문장 등으로 표현하게 된 그 서술 방식이 책을 처음 읽을 적만 해도 사건 자체에 쉽게 몰입하기 힘들게 만드는 사족이 너무 많은 글이라고 느껴지기도 했다. 한권의 책에 다른 느낌 두가지를 갖게 되다니.. 사실 이 책을 중간에 끊어 읽지 않고 끝까지 내리 읽었으면 초반에 좀 지루했을 지라도 하루에 다 읽는게 무리가 아니었을텐데.. 그리고 작품을 이해하기에도 더 쉬웠을텐데.. 자꾸 일상 생활의 일들이 있어서 중간중간 끊기다보니.. 정작 사건으로 바로 들어가지 않고 주위를 맴도는 듯한 자세한 부연 설명으로 지루함을 느꼈을 수도 있겠다.

그러니까 쭉 한번에 읽은 사람들은 깊이있는 재미를..

나처럼 중간중간 끊어읽었어야했던 사람들은 군말이 좀 많게 느껴졌을 수도 있었을 거란 이야기다.

 

전편인 여름에서 이어지는 듯한 이야기.

주인공 말린 형사는 간신히 재결합했던 남편과 또다시 별거에 들어갔다. 그것도 별거 아닌 문제로 꼬투리를 잡고 싸우다 결국 남편을 때리고 나서 집을 나온 것이었다. 그녀가 그렇게 예민하고 이상하게 구는 데는 전편에서 일어난 아이가 살해될뻔했던 사건과 관련이 있었다.

남편도 사랑하지만 그녀가 너무나 사랑하는 자신의 딸 토베, 늘 그 아이를 그리워하고 마음의 모든 것을 주고 싶어하지만 아이에 대한 미안함, 그리고 어찌할 줄 모르는 그녀의 마음의 방황으로 아이와의 거리는 점점 더 멀어지고 그녀는 자꾸 술독에 빠지게 되었다.

알콜 중독 여형사라.. 정말 난감하기만 한 상황인데.. 그녀의 사건 해결 능력은 꽤 탁월한 모양이었다. 사실 이 책에서는 그녀의 맹활약보다는 자신의 가정문제로 어려움을 겪는 그녀의 모습에 더욱 포커스가 맞춰져 있었다. 그리고 사건 때때로 그녀 현재의 가정 이전의 어릴적의 가정, 도대체 그녀에게 사랑이라곤 주질 않고 겉돌기만 하는 것 같은 허영 덩어리 같은 그녀의 어머니 이야기가 간간히 나온다. 어릴적의 그 어떤 비밀이 있었관대 그녀는 계속 생각날듯 말듯한 평범하지 않은 어린 시절과 현재를 갖고, 지금의 가정 생활을 온전히 해내지 못하고 있는 것일까. 이 모든 궁금증은 마지막 권인 봄에서 풀릴 듯 하였다.

 

말린의 이야기가 길어졌지만 이 책의 주요 사건은 그게 아니었다.

크게 성공한 어느 변호사, 한눈에 봐도 아름다운 금발을 가진 그 남자 변호사는 자신의 고향으로 돌아와 값비싼 성을 사들인 후 얼마되지 않아 온몸에 40군데의 자상을 입은 시체로 발견되었다. 말린과 그녀의 동료들이 해결해야하는 사건이 바로 그 사건이었다.

게다가 그 성을 매각하고 후회했을 성의 원래 주인인 프레드리크 포겔셰, 즉 죽은 변호사인 예리 페테르손을 죽였을 가장 큰 동기가 있는 그마저도 살해된채 발견되었다.

 

두건의 살인사건, 무엇보다도 초반 도입부에 도무지 사실일거라 믿겨지지 않는 아버지의 이유없는 아들의 구타와 괴롭힘

그 모든 것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말린을 사건에 몰두하게 만들었다.

이 책, 중간에 덮어버리기엔 너무나 아까운 책이었다.

두껍지만 읽어볼만한 책. 살인의 사계절이었고, 중간인 가을로 시작한 책이었지만 사계절을 모두 읽고 작가의 의중을 파악해보려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