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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참 괜찮은 사람이고 싶다
정유선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3년 6월
평점 :
품절
![](http://image.aladin.co.kr/Community/paper/2013/0712/pimg_781377146873460.jpg)
나는 참 괜찮은 사람이고 싶다.
이미 너무나 멋진 여성, 정유선 교수님의 책이었다.
참 괜찮은 사람이고 싶은건 나 역시 마찬가지였지만, 정말 저자분처럼 이렇게 열심히 최선을 다해보았던가 싶어, 욕심만 앞섰을뿐 노력을 게을리한 사람이라 먼저 부끄러워졌다.
읽으면서 첫 시작도 놀라웠지만, 아이 이야기가 나오기 시작하면서 어느 새 눈물이 주르륵 흘러 뺨 위를 타고 흘러내렸다.
나 역시 아기엄마가 되고 나니, 좋은 딸은 못 되었을 지언정 좋은 엄마가 되고 싶은 바램만은 가득한데, 어디 그게 쉬운 일일까.
정유선님은 조지 메이슨 대학 교수이자, 최고 교수로 뽑히는 영예를 안으신 분이다.
자랑스러운 한국인인 저자분은 건강하게 태어났지만, 신생아 황달로 인한 '뇌성마비'로 이후 제대로 걷지도 못하고 말도 제대로 못하는 처지가 되고 말았다. 한국인들의 장애인에 대한 불편한 시선은 예나 지금이나 서양의 시선에 비해 훨씬 더 가혹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울릉도 트위스트를 부르던 이 시스터즈의 멤버였던 엄마, 예술과 낭만을 사랑하는 멋쟁이 건설 사업가의 고명딸로 (오빠와 남동생이 있다.) 너무나 사랑받을 그 위치에서, 뇌성마비로 인해 꺾여야 할 딸의 아픔에 엄마도 아빠도 늘 힘에 부치셨을텐데도 더욱 그 딸에게 정성을 쏟았다. 감추려하지않고 늘 아이를 내세워 다녔으며, 아버지는 그 딸에게 너는 공부를 잘하니 커서 교수가 되어라~ 하고 인정해주었다. 공부를 잘해야 세상에 당당하게 설수있다는 믿음대로, 또 부모님에게 인정을 받고 위안이 되어드리려면 내가 공부하는 수밖에 없다는 생각에 저자분은 정말 남들의 몇배의 노력으로 공부에 심취하고, 그 공부에 또 빠져들었다.
친구들을 잘 만날 수도 있었지만 대부분은 처음의 모습을 보고 놀리거나 외면하기 일쑤였다. 남자아이도 아닌 여학생들이 그렇게 잔인하게 놀리고 다른 사람의 장애를 희롱할 수 있다는게 믿기 어려울 정도였다. 몸의 장애는 없어도 마음의 장애는 있는 그런 이들이 많았기에 타인의 약점을 잡아 그렇게 괴롭혔던 것은 아닐런지..
그렇게 노력해도, 한국에서의 대학 입시에서는 모두 실패하고, 미국 유학길에 오른다.
그 곳에서 말도 제대로 안 통하는 친구들을 사귀어야했고, 어려운 공부를 해야만했지만, 정말 죽고 싶었던 그런 시기들을 거쳐, 대학에 합격하고, 교수님의 인정을 받아 대학 교수로 남게까지 되었다.
![](http://image.aladin.co.kr/Community/paper/2013/0712/pimg_781377146873461.jpg)
사랑하는 두 아이를 두고 있고, 그 아이들은 또 많은 이들이 어쩜 이렇게 똑똑하게 키웠냐는 소리를 들을 미국내에서도 최상위권의 학교를 우수하게 다니고 있다한다. 엄마가 교수이긴 하지만, 또 사랑으로 아이들을 대하려 하지만 남들의 몇배의 노력으로 강의준비를 해야하고, 매사 모든 일을 철저한 준비과정 끝에 진행해야하기에 아이들에게 쏟을 정성과 관심이 그만큼 부족했을텐데도 아이들은 너무나 바르게 잘 자라주었다.
결과는 너무나 좋다. 엄마의 장애에 대해 알게 되었어도 (아이는 몰랐다한다. 다만 자라면서 조금씩 우리 엄마에게 이상이있음을 알고 엄마에게 물어본 후, 엄마는 고민을 하다 대답한다. 아이는 엄마의 머리가 아파진 병이 생선 많이 먹어 낫기만을 바래는 순진무구하고도 아름다운 아이였다. 게다가, 친구들 앞에서도 부끄러워하지않는다 오히려 더 큰소리로 엄마를 부르며 자랑스러워하였다. 그런 아이의 멋진 모습에 나도 모르게 눈물이 흘렀다.) 아이는 엄마가 아플까 걱정했을뿐, 부끄러워하긴 커녕 오히려 장애를 딛고 우뚝 선, 엄마를 자랑스러워하였다.
하지만 그 과정에 이르기까지, 저자분 어머님의 억장이 무너지고, 저자분 또한 죽고 싶다 되뇌고 되뇌일 정도로 힘든 시절이 있었다.
우리는 각각의 개인 사정으로 힘든 경험을 모두 해보았다. 아니 지금도 세상에서 내가 가장 불행하다 여기는 사람이 있을지 모른다.
그런데, 정말 자기에게 주어진 건강한 몸, 그 하나가 얼마나 위대하고 누군가는 간절히 바랬을 그것인지를...잃기 전까지는 미처 깨닫지를 못한다.
힘들다 짜증난다 되는 일이 없다고 자조하기 전에 그 전에 나는 얼마나 힘들여 고생을 해보고 노력을 해봤는지 되돌아봐야겠다 싶었다.
저자의 지금의 위치와 상황을 마냥 부러워하기보다, 그녀가 행운아다 생각하는 착각을 하기보다..
그녀가 그 위치에 오르기까지 얼마나 고군분투했을지를 그 과정을 생각해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