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 귀신 정글짐그림책 5
김이연 글, 윤순미 그림 / 정글짐북스 / 201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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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아들이 늦게 잔다고 자꾸 잔소리하는 엄마지만.

사실 알고 보면 저도 어릴적에 참 잠들기 싫어했던 것 같아요.

잠자면 아까운 자유 시간(학교도 안가고 혼자 집에서 놀수있는)도 줄어들고, 무엇보다 잠을 자다 꾸는 꿈도 무서웠거든요. 키가 갑자기 클 무렵이라 그런지 참 무서운 꿈을 많이 꾸었어요.

아주 어릴적은 잘 기억이 나질 않고, 초등학교때 정도 기억나는데.. 잠도 안 오고, 식구들 다 자고 혼자 늦게 잠들면 무서운 생각이 자꾸 들어서 잠자기가 더 힘들었었죠. 고등학교때야 뭐 잠자는게 세상에서 가장 좋을 정도로 늘 잠이 부족했지만 말입니다.

 

어린 아이들에게 잠은 더더욱 필요한 것이면서도 자기 힘든 것일수 있을 거예요.

일찍 자야 일찍 일어나서 다음날 유치원도 가고 학교도 가고 그럴텐데..

밤에 늦게 자니 아침에 일찍 일어나기도 힘들어지죠. 악순환이랄까요.

 

아이들 늦게 자면 어떻게 해주시나요? 책도 읽어주시고, 다양하게 아이들 달래주시지요?

전 달래고 달래다 재우기도 하는데..

이 책에서는 엄마가 하도 잠 못드는 아들에게 자꾸 그러면 잠귀신이 잡아간다~ 라고 엄포를 놓습니다.

자, 무서운(?) 잠귀신을 만나러 떠나볼까요?

 

 

 

 

밤 아홉시에 모든 만반의 준비(?)를 갖추고 침대에 누운 아이.

도저히 잠이 안와서 눈을 뜨고 맙니다.

 

 

 

 

엄마, 쉬마려워요

엄마 목말라요

엄마 이불이 척척해요

 

심지어 엄마 베게밑에 벌레가 있어요.

하다하다 안돼서 울기까지..

 

사실 우리 아들도 자자~ 하고 누우면

엄마 물 !!

엄마 화장실!!

엄마 동화책. 한권더 한권더~~ 를 외쳐대지요.

늘상 있는 일인데도 누웠다 다시 일어나려면 얼마나 귀찮은지.

그런데 꼬꼬마 아들의 의사를 무시할 수도 없고..

무거운 몸뚱이 일으켜 시중을 들어줍니다.

 

 

 

안방에서 방문을 닫아뒀던 그림책 속 엄마 드디어 버럭 화를 내지요.

 

어휴 이제 그만하고 좀 자렴!

안그럼 잠귀신이 잡아간다!

 

 

 

 

아아아아악!!

 

아이는 정말 잠귀신 앞에 대령하고 말았어요.

뚜뚱.

 

넘 무서울 것 같았는데..

 

울 아들 무서워하지 않고 잘 보더라구요 ^ㅡ^

그리고 신기해하기까지 합니다.

잠귀신은 아이를 잡아먹지 않아요.

다만 아이를 보고 입맛을 다셔서 경악하게는 했지만요.

 

 

 

알고보니 아이의 못된 꿈을 먹고 산대요.

그러면서 얼른 꿈을 꾸라 말을 합니다.

못된 꿈을 안꾸면 잡아먹을지도 모른다는 협박과 함께요.

 

아이는 얼른 얼른 꿈을 꾸기 시작합니다.

 

하지 말라고 했던 행동들

사탕을 마음껏 먹는 꿈을 꾼다거나

자신만 혼을낸 유치원 선생님을 벌주는 꿈을 꾼다거나

잔소리 쟁이 엄마 아빠 입에 테입을 붙이는 꿈을 꾼다거나

 

 

 

잠귀신도 아주 신이 났어요 그 꿈들이 모두 먼지가 되어 아이 입에서 나오면 그 꿈을 먹기만 하면 되니까요.

그리고 방귀를 뿡! 뀌면 아이의 꿈이 보여집니다.

 

 

 

아이의 마지막 꿈은?

앞으론 절대 잠 안 잘거야! 였어요.

너무 맛있어 보이는 그 먼지 뭉치를 자기도 모르게 먹은 잠귀신은.. 그 꿈을 먹고 사라지고 말지요.

 

아이는 이제 잠들기가 무섭지 않아요

잠을 자도 재미난 여러 상상을 하고, 잠귀신을 만날 수도 있으니 말입니다.

 

아직 귀신 등을 잘 모르는 아이들에게 무서운 꿈이란 무엇일까요?

우리 아이가 가끔 무서운 꿈을 꾸었다해서 뭘 꿨느냐 물어보면 도둑이 잡아가는 꿈 (경찰 도둑 놀이를 좋아해서 도둑을 좀 무서워해요.) 등을 이야기하곤 했어요. 혹은 무서운 사자의 으르렁거림 등이 꿈에 나올수도 있겠지요. 낮에 본 무서운 일이라거나 엄마의 꾸지람등이 반복될 수도 있을테구요.

 

행복하고 재미난 꿈을 꾼다면 밤에 잠드는 일이 그리 어렵지 않을거예요.

전 언젠가 본 동화책 속의 꿈풍선 이야기를 해주면서, 아이가 무서운 꿈을 걱정하면, 엄마가 꿈풍선 달아놨으니 이제 좋은 꿈만 꿀거야 하고 달래서 재우곤 했어요. 

 

절대로 아이는 잡아먹지 않는, 알고보면 귀여운 인형같은 잠귀신을 만나 각종 못된 짓들을 재미나게 상상해본다는 꿈도 신이날 수 있겠네요.

 

잠자기 힘들어하는 아이들의 각종 고민(을 들어봐도 재미나고)

또 아이가 생각해내는 각종 못된 일들도 다들 너무나 재미나게 느껴지는.

그러면서도 잠들기 힘들어하는 아이들에게 사실 악몽도 별게 아닐수 있고 잠자기란 그리 무서운게 아니라는 교훈을 들려주는 흥미만점의 재미난동화가 아닐수 없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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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과
구병모 지음 / 자음과모음(이룸) / 201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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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냉장고 안에서 오랫동안 잊혀서 썩어문드러져 가는 과일 한알을 발견하고 이런 소설을 써내다니..

대부분의 누군가에게는 그냥 쓰레기로 버려지고 말았을 파과에 저자는 상상력을 더하고 살을 덧붙여 이런 작품을 만들어내었다.

아, 이러니 소설은 아무나 쓰는게 아닌가보다. 구병모님의 이름은 위저드 베이커리, 아가미, 고의는 아니지만 등의 작품으로 들어봤지만 사실 아직 읽어보질 못해 더 읽고 싶은 작가였다.

 

책을 읽다보면 한 작가의 책들이 대부분 비슷한 양상으로 전개되는 것을 경험할때가 많다. 쓰는 작품마다 새롭다면 정말 신인을 만난양 새로움을 겪기 마련인데 난 이 작가의 책이 이 책 하나라 잘 모르겠지만 추천사를 써준 권여선 소설가님에 의하면  늘 자기복제가 없는 신인같은 작가라 무섭다 하였다. 이 책과 전혀 다를 다른 책들도 그래서 더 궁금해지기 시작하였다.

 

제목과 작가 이름만으로도 호기심을 불러일으킨 색다른 책. 파과라는 제목이 어떤 소재를 다룰지 몰랐지만 뭔가 좀 자극적이고 파격적인 내용이 다뤄질 것 같은 예감만이 들었다.

 

그리고 그런 기대감은 곧 충격으로 이어진다.

 

65세의 할머니 킬러라니.

주인공 자체가 파격이지만 그렇다고 재미가 없지도 않다.

어떻게 이런 줄거리를 생각해낼수 있는지..

 

주인공은 한창 때는 손톱, 그리고 지금은 조각으로 불리운다. 실명은 알 수 없다. 예명으로도 충분히 이야기 흐름을 끊지 않는다.

어렸을 적에는 찢어지게 가난한 집의 많고 많은 자식 중 둘째로 태어나 당숙 집에 식모살이로 들어가게 되었다.

1남 1녀만 두고 부유하게 살고 있는 당숙네를 보며 소녀는 무척이나 부럽고 부러웠다.

고의는 아니었지만 패물을 훔쳤다는 누명으로 당숙네에서 쫓겨나게 된 소녀는 더이상 돌아갈 집도 없는 상태에서 (어디로 이사들을 갔는지 찾을 수가 없었다.) 류를 만나게 되었다.

 

류의 본업을 배우고, 류를 따라 일을 하게 된 조각.

류의 실제 일을 모르고 그저 보필하는 아내로 살아가다 목숨을 잃은 조와 돌된 아기

조각 또한 열달간 품은 자식이 있었으나 자신의 일이 그러하다보니 아이를 안아보지도 못하고 그대로 해외입양을 보내버린채 전혀 찾을 수 없는 상태가 되어버리고 말았다. 지켜야할 것을 남기면 안되는 그들의 룰.

이미 류를 보고 경험하지 않았던가.

 

홀몸의 킬러.

나이든 그녀가 더이상 일을 하지 않아도 될 것 같은데 그녀는 자신이 배운 그 일을 더이상 할수 없을때까지는 하고 싶었다.

그런 그녀에게 같은 방역업체의 직원 투우가 사사건건 시비를 걸어온다. 나이도 한참 어린 녀석이 왜 자꾸 그녀를 걸고 넘어가는지 알 수가 없다. 그녀의 나이로 인한 실수에서부터 걸고 넘어가는 그의 태도를 보면, 정말 안하무인도 이런 안하무인이 없다. 살금 살금 부아가 돋기 시작하는 조각.

 

지키고 싶은게 없었던 그저 살아있기에 살아가던 그녀에게

소중한 것이 생겨버리고 말았다. 무슨 일이 일어났던 것도 아니다. 그냥 그 따뜻함, 그의 모든 것이 눈부시게 아름답게 들어왔을 뿐이었다. 다만 그녀가 눈으로 바라봤던 그 심장을 다른 이도 알아챘다는게 문제일뿐.

 

어느새 문득 갑자기 알아버린다는 그 나이듦.

나이듦에 대해 노쇠에 대해 작가가 피력하는 방식은 너무나 색달랐다.

그저 젊디 젊은 지금은 이해하기 힘들 그 시기를 어떻게 이렇게 글로써 표현해낼 수 있었을지..

정말 대단하다는 생각밖에 들질 않았다.

 

이 소설이 재미있냐고?

끝을 보지 않는한 내려놓기 힘든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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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대의 목적
다나베 세이코 지음, 조찬희 옮김 / 단숨 / 201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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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일본판 섹스앤더시티라더니..정말 그 말이 딱이었다.

사실 난 미드 섹스앤더시티를 그다지 좋아하지 않았었는데, 요건 보면 볼수록 웃음이 나는 것이 읽는 내내 키득키득 웃음도 나면서 첫사랑의 설레임이 마구 피어오를것같은 아가페적 사랑이 아니더라도 성인의 사랑은 이런 것? 이라는 느낌을 주는 재미난 소설이라고 해야할까? 음, 암튼 무척이나 재미나게 읽었는데 그 느낌을 제대로 표현해낼수 없는 나의 어휘 결핍이 아쉬울따름이다. 다소 좀 희화화하고 과장한 느낌도 있지만, 솔직한 그녀들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어 무척 유쾌한 시간이었다.

놀란 것은 이런 신세대적 감성을 다뤄낸 연애소설의 여왕이라는 다나베 세이코가 1928년생이라는 사실

 

일본에서 드라마로도 만들어졌다는데, 사실 침대에 대해 미혼여성들이 다룰 이야기라니, 살짝 저급한 성에 대한 담론쯤 될까 싶어서 내 취향은 아니겠구나 싶었는데 다나베 세이코라는 작가 이름에 사실 기대감이 커졌던 것은 사실이었다. 뭐랄까. 소재보다도 작가의 이름을 믿었달까?

 

그런데 이 책 시작부터가 코믹하면서도 눈길을 떼지 못하게 꽉 붙들어맨다.

날씨가 우중충했던 (아침부터 천둥벼락이 치던 일요일날) 아침, 아들은 아빠와 레고를 보겠다며 엄만 자라고 해서 기분이 살짝 안 좋았던 날, 핑계김에 안방에 에어컨 틀고 침대에 누워 이 책을 보는데.. 나빴던 기분 따위 날아가버리고 정말 큭큭 웃어가면서 책에 빠져들었다.

 

31세의 와다 아카리, 스스로 중년입네 올드 미스입네 하지만 요즘 세상에 무슨 30 넘었다고 올드 미스람. 올드 미스의 연령에는 다소 거부감이 들었지만 아뭏든 저자와 주인공 스스로가 올드 미스라 생각한다니 그렇다고 믿어주자. 아뭏든 20대의 풋풋한 싱그러운 젊음 보다는 30대가 뭔가 원숙함이 느껴지는건 사실이겠지.

 

와다는 얼른 괜찮은 남자를 만나 결혼하고 싶은데 그게 잘 되지 않는다. 20대때만 해도 남자들이 먼저 다가와주었는데 결혼까지는 이어지지 않았고, 30이 넘으니 더군다나 연애대상의 남자조차 만나지질 않는다. 그들은 좀더 어린 20대를 찾아나선다. 자신의 친구인 요시코는 심지어 부모님과 같이 살고 있는 터라 와다보다 좀더 상황이 안좋은(?, 남자만나기에) 편이라 할수 있다. 그런 고로 좋은 남자를 만나 결혼에 이를수 있도록 여성 전용 독신자 아파트를 나와 좀더 넓은 평수에 침대도 들여놓을 수 있고 욕조 등도 완비된 그런 이상적인 곳을 찾아나서게 되었다. 우리나라에는 화장실, 욕실이 완비되어있는 원룸이 보편화되었다지만 일본은 워낙 물가가 비싸 그런지 나만의 욕실을 갖는다는 것에 로망을 갖는 책들을 이전에도 몇편 읽어본 적 있었다. 특히나 결혼 전 여성이 혼자 독립하면서 나만의 욕실을 갖기란 무척 힘든 일인 듯 하였다. (물가대비)

 

근처 학원의 시끄러운 소음이 들려서인지 그녀가 원하던 가격에 얼추 들어맞는 방을 구하게 되었다. 다른 건 모두 다 떠나고서라도 자립의 극치라는 침대를 꼭 들이고 싶었기에 여러 발품을 팔아서 마침 맞춤 침대를 주인이 사가지 않고 구매 포기를 한 제품을 싸게 잘 살 수 있었다. 좋은 남자를 들이기 위한, (그래서 결혼까지 이어지기 위한) 그녀의 공간 마련, 특히나 침대 마련은 다소 불순한 (?) 그녀의 생각을 대변해주면서 이 책의 제목으로까지 자리잡게 되었다.

책은 재미난데 나의 리뷰는 왜이리 구구절절 재미가 없는지 아쉽지만 ㅋ

 

침대까지 완벽히 들여놓고 멋지게 꾸며놨는데 정작 남자가 없다.

이런 아쉬운 상황 속에 몇년 전 연락이 끊겼던 연하남에게서 연락이 온다.

결혼하고 싶은 대상은 아니지만, 귀여우면서 자신을 마구 좋아해주는 그 남자를 생각해보면 어쩐지 다시 만나 주위에 두고 싶은 심정이다.

게다가 그녀의 다소 무방비한 성격이랄지, 도대체 무엇인지 알 수 없는 성격이랄지, 남자를 자극하는 전화 이야기에 남자는 아주 당장 뛰어오고 싶어 어쩔줄 몰라한다.

 

한껏 기대에 부풀어 어쩔줄 몰라하는 남자를 갖고 논것까지는 아니지만, 신나게 자기 원룸의 침대까지 자랑해놓고서도 정작 그 공간을 쓰게 해주진 않는다. 남자들이 보면 참 못됐다 싶을 대목?

뭐랄까 여태까지는 자유 연애를 추구해왔고 앞으로도 그러고 싶지만, 이제 결혼을 해야하니 좀더 신중해지고 싶으면서, 그런 남자를 만나기전까지 주위에 자기를 숭배해주는 남자 한둘쯤 있길 바라는 여우같은 와다의 마음이 읽혀진다 해야할까?

 

거기에 평소엔 남자로 안 보이던 회사 후배 우메모토

한살인가밖에 차이가 나지 않는데, 얼굴도 하얗고 이목구비가 단정하게 생기고 일처리도 깔끔하다. 그런데 모든 여성들이 그를 남자로 여길 수 없게 만드는 뭔가의 친숙한(여성같은)이 느껴진다. 와다도 그가 괜찮지만 남자로서는 노~

하지만 자기는 싫어도 친구랑은 잘 맞을거라는 (거참 이기적이다.) 생각에 친구랑 이어주려고 집으로 불렀더니 제법 셰프다운 솜씨로 도마를 닦고 앞치마를 두르고 질좋은 재료를 꺼내 빠에야를 만드는 모습에 반해버리고 말았다. 게다가 이남자 와다에게만 한없이 관대하고 칭찬 일색이다. 자기는 처녀도 싫고 젊은 여성은 싫고 원숙하면서 인생 경험이 많은 그런 사람이 좋다나? 그렇게 와다를 좋아한다 하면서 말만 늘어놓고 도무지 와다를 어떻게 할 생각을 내질 않아 와다의 자존심을 뭉개버린다.

 

거기에 느물느물한 아저씨인 거래처 직원 스미타니 아저씨까지.

아니 왜 이런 관계까지 맺는 걸까 싶었지만 뭐 현재진행형이라기보다 과거의 일이니까 하고 덮어둬야할까 싶은 부분.

지나치게 자유 분방하다고 해야할지 요즘 한국 여성들도 이런지는 잘 모르겠지만 아뭏든 보고 있으면 코미디 연애물 같은 느낌이 들어서 웃음이 나기도 하고 안타깝기도 하고 그렇다.

 

남자들이 직장 생활 1년차면 이미 깨달을, 양식의 허상을 버리고 일식(그들에게는 현지 음식일)의 진수에 빠져드는 것을 와다와 같은 여성들은 직장 생활 10년차에 깨닫는다 하였다. 이젠 더이상 화려하게 꾸며내고 입에도 겉도는 비싸기만 한 양식이 아니라, 다시마와 가다랭이로 정성스레 우려낸 일본 음식이 최고란 느낌이 든다 하였다. 나이가 들어감인지 모르겠지만 그게 정말 좋단다.

그리고 무엇보다 어린 여자들이 서빙하는 음식점은 맛도 안나고 가기도 싫고, 남자들이 바글바글한 그런 곳에서 먹는 요리가 더 좋단다.

 

 

 

허허허.. 이 사람들 정말. 소리가 저절로 나는 대목들이 참 많았다.

심지어 연하남을 유혹하는데는 밥을 사주는게 최고라는 등, 젊은 스님은 우동 여섯그릇으로 남자친구로 만들었다는 둥의 어떤 사람들에게는 불편했을 이야기에서부터 두 남자를 옆에 끼고 여행을 하며 (애인이 아니더라도 마냥 행복해하는 ) 와다의 이기적인 모습이 귀엽게까지 느껴지기도 한다.

 

어떤 상황에서 읽느냐에 따라 느낌이 정말 새록새록 달라지겠지만.

자기에게 굴러들어온 떡(?) 호박(?)을 다 놓쳐버린 것같은 와다에게 살포시 희망이 비쳐지는 이 이야기가 진정한 연애소설의 백미처럼 느껴지기도 했다는 것은.. 그러면서 풉..풉 하고 웃음이 터져나오는 것은 그녀들의 다소 가벼운듯 하면서도 나름 진지한 연애관과 결혼관을 들여다보는 재미가 제법 쏠쏠했다라고.. 이야기를 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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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하는 아이 기다리는 엄마 : 실천편 - 통합교과 과정에 대비하는 창의적 글쓰기
홍수현 지음 / 국일미디어(국일출판사) / 201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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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재미나게 읽게 하고 효과적인 아웃풋까지 끌어내기란 평범한 엄마들에게 참 어렵게 느껴지는 일이 아닐수 없다.
이 책은 대학에서 아동학을 공부했고 지금은 아이들에게 책을 통해 생각하는 방법을 알려주는 생각교습소를 운영하고 있는 저자의 책이다.
두 아들을 모두 과학영재원에 합격시키고 사교육 없이 중학생 아들을 공부시키고 있다니 사교육 열풍에 걱정이 많은 엄마로써 대단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사실 책 읽기가 중요한것도 잘 알겠고, 책 읽기 말고 다른거 시킬 엄두가 잘 나지 않는 엄마이기에 책 읽기에 집중을 하고 싶은데 엄마 욕심만큼 강제로라도 읽히는게 좋은지. 또 딱딱하게 읽어주기만 하는데 어떤 질문 등을 하면 좋은지 등이 막막했던 터라 책을 통한 생각 확장을 요하는 저자의 책을 읽으니 이런 질문을 할 수 있구나 하는 생각과 함께 책을 잘 읽어주고 제대로 아웃풋 끌어내기가 참 어려운 일이구나 하는 생각이 동시에 들었다.
 
전권인 생각하는 아이 기다리는 엄마도 사실 재미나게 읽었다. 육아서 치고 술술 잘 읽히기도 하고 궁금했던 바가 많았는데 이번 책은 실천편이라 좀더 구체적이라 할 수 있다. 아이들이 점점 커나가면서 글밥이 많은 책을 읽어줘야할것같고, 읽기 독립 쓰기 독립이 되고 나면 혼자 책을 읽게 해야할것같고, 초등 입학전 저자가 꼭 추천해주는 책이 자연관찰이라고 하니 자연관찰 책을 전집으로 들여서 읽게 해야할 것 같고 등등 엄마들의 고민은 한도 끝도 없다.
 
그런데 저자의 대답은 좀 다르다.
자신의 두 아이들 모두 유아기에 억지로 한글을 떼게 하지 않았고 엄마가 꾸준히 책을 읽어주었다.
맞춤법 역시 (이 부분에서도 내가 상당히 누를 많이 범하고 있는 걸 알았다. 여섯살 된 아이가 한글을 거꾸로 쓴다는둥, 자꾸 맞춤법 틀린다는둥 하고 혼을 내었는데) 어릴적에 마구잡이로 지적하고 혼내기 시작하면 정작 자신이 써야할 글 내용에 집중을 하지 못하고, 맞춤법에만 연연하다보면 글쓰기를 어려워하게 된다는 것이다. 초등 저학년, 유아 엄마들은 모르고 아이들이 중학생, 초등 고학년이 되어서 비로소 엄마들이 깨닫는 문제라 하였다. 나 또한 그런 양상을 보이고 있었기에 뜨끔한 부분이 아닐수 없었다. 정말 중요한 것은 아이가 자신의 생각 주머니 내용을 제대로 표현하는 것을 도와주는 것이지 나중에 저절로 쉽게 고치게 될 받아쓰기 몇개 제대로 시키는 것이 아니었다.
 
자연관찰 또한 전집을 고집할 필요가 없다 하였다. 저자가 책 속에 아이들이 읽으면 좋을 그림 책, 동화 등을 몇편 소개해주었는데 모두 단행본으로 소개되어 있었다. 읽어본 책들도 있었지만 처음 보는 책들도 많아서 이것저것 사야할 책으로 위시에 올려놓았다.
 
그리고 자주 까먹고 귀찮아할 나와 달리 꼼꼼한 엄마들이라면 하나하나 읽어보고 실천하고 응용하기에도 좋을, 책 읽고 아이와 생각 나누기, 생각 넓히는 방법 등은 예시로 나온 질문 등을 살펴보면서 우리 아이와 책을 이렇게 읽으면 되겠구나 내지는 아이에게 질문하고 절대적인 답 하나를 생각해두지 말고 "상대적"인 대답, 아이의 창의적인 대답에 좀더 집중할 수 있어야겠단 생각이 들었다.
 
적극적인 책 읽기, 생각 넓히기 등에 대해 막연하고 두려움이 많을 엄마들에게 많은 도움이 될 책이 아니었나 싶다.
우선 나는 그 시작으로 저자가 책 속에 소개해준 그림책들을 구입해보는 것부터 시작해볼까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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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질 나쁜 고양이 북스토리 아트코믹스 시리즈 1
야마다 무라사키 지음, 김난주 옮김 / 북스토리 / 201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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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이 책은 소설로 치자면 단편 소설 모음집 같은 책이다.

고양이에 대한 만화를 다루고 있는데 같은 고양이의 연이은 이야기가 아닌 각기 다른 고양이들의 이야기가 흘러나온다.

북스토리 아트 코믹스 시리즈 중 첫 권인데, 만화는 만화이되, 가치있고 의미있는 국내외 작품성이 뛰어난 예술만화들을 엄선하여 소개하기 위해 기획한 시리즈라 한다. 다음 출간 예정작으로 사사미 카미의 해변의 거리, 빈슐뤼스의 피노키오 등 기대되는 책들이 포진하고 있어 더욱 기대감을 높여주었다



야마다 무라사키

그녀의 책을 난 이번 책으로 처음 접하였다.

독특한 터치와 마음의 심연을 그려내는 작품으로 시단과 가단을 비롯해 사회학 연구자들 사이에도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시와 에세이로도 정평이 났고 언어와 회화적 감각의 융합은 이후의 여성 만화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며 여류 만화가의 선구자로 높이 평가받는다. -작가 소개중



빛나지 않으면 거들떠보지 않는 너는 바보

또다시 세상으로 내던져지면 어쩌나, 어떻게 하나.



울고 웃고 사유하고 판단하는 고양이의 모습을 통해 인간의

특히 여자의 마음속을 섬세하고도 날카롭게 그려냈다. -번역가 김난주






읽으면 금방 읽히고, 그런데 또다시 들춰보고 싶은 그런 생각이 들고.

한권의 책을 연달아 두번쯤 반복해 읽었다. 글과 그림이 많지 않아 다시 훑어보는데 시간이 오래 걸리지 않았다.

시적인 언어유희를 하는 작가라는 말이 있는 만화가라 그런지 일반 만화처럼 뭐랄까

그냥 가벼운 느낌만 남고, 기억에 남지 않는 그런 책이 아닌.

다시 읽고 싶은 생각이 절로 드는 그런 만화였다.

예술 만화라고 해서 복잡하거나 어렵지도 않고, 여성과 닮은 고양이, 일본인들이 특히 좋아하는 고양이를 통해 인간의 마음을 이렇게 잘 담아낼 수 있구나 싶었다.



그 어떤 생각보다도 지금 나는 엄마이기에 엄마 고양이들의 사색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아마도 사랑을 하고 사랑에 빠지고 또 사랑을 벗어난 이들에게는 또다른 이야기들이 더 기억에 남겠지.



아기 고양이들에게 젖을 물리는 어미 고양이에게 지나가던 고양이가 말을 건넨다.

새끼들이 사랑스럽겠다고.

그런데 엄마의 대답이 참 의외다.

그런건 생각해본적 없는데.

그러니 말을 걸은 고양이가 그럼 생각하지 않고 느끼는건가? 하고 물으니

넌 새끼 낳아본적 있니? 하고 어미 고양이가 묻는다.




난 말이지.

새끼를 낳을때

엄마인 나도 같이 낳았어



새끼를 키우면서

엄마인 나도

키우고 있지



그게 보통일이 아니어서



새끼가

사랑스러운지

어떤지

돌아볼

틈이 없어



엄마인 나를 낳고서

처음 맞은 겨울



첫눈이.



흩날리는 흙먼지를 만나

탄 자국처럼 점점이



사방이 갑자기 고요해지고



가슴 속도

고요해지면서



태어나서 처음 보는



그렇게 생각했더니

불현듯 감격이 북받쳐 올라



기뻐서

울고

슬퍼서

울고



끝내는 눈이 왔다고 울었죠.





엄마의 마음이라.

아기를 낳고 키우면서.

누구나가 그렇게 하고 있는거라고 알고 있으면서도

정말 그게 보통일이 아니라는 것을, 내가 아기를 낳고 키우면서야 비로소 깨닫게 되었다.



모성이란 정말 대단해. 하고 엄마의 모성을 느끼고 책에서 읽고, 교훈을 얻고 하는 것과는 정말 또다른 차원의 것이었다.

겪어보지 않고, 그냥 간접적으로 느끼는 것만으로는 알 수 없다.



또다른 어미 고양이의 경우에는 좀더 날카롭다고 해야하나? 이기적이라고 해야하나.

아직 이빨도 나지 않은 어린 아기 고양이를 엄마 고양이가 매섭게 혼을 낸다.

그 모습을 보고 다른 고양이가 나무라니..

엄마 고양이가 말을 한다.




화가 나면 화를내는게 자연스럽지 않을까



아이들을 위해서라면 무슨 일이든 할 수 있다고 생각했는데 착각이었어

할수있는것

해야하는것

하나도 없어

내가 그냥 건강하게 존재해주는 것뿐



지금 이것도 내 인생이야

이렇게 엄마가 되었는데 내가 원하는 엄마로 살거야

그러다보면 굳이 애쓰지않아도 엄마인 날이 오겠지



지금 그들은 나를 가장 좋아하고 나를 늘 보고 있어

밀쳐내고 도망쳐도 따라와

아하하 좋아라

이렇게 좋은걸



난 엄마야.



어린 조카의 눈이 오로지 엄마에게만 향해 있다.

엄마가 옆에 있으면 방글방글 혼자서도 잘 놀고, 엄마가 잠시만 안보여도 불안해하며 울고 엄마를 찾는다.

그냥 엄마 옷을 꽉 붙잡고 고작 6개월된 아기가 엉덩이를 바짝 쳐들고 엄마에게 뒤뚱뒤뚱 기어간다.



우리 아기도 그렇게 커왔지만, 새삼스럽다.

지금도 울 아들은 엄마를 그렇게 좋아한다. 그게 마냥 좋았다 힘든 때도 많았지만 아기가 나를 찾아주는게 좋다.

아직 많은 것이 낯설고 어색한 초보티를 못 벗은 엄마지만 그래도 아기 앞에선 엄마로 당당하고 싶다.

엄마인채 태어나질 않고, 고양이가 말하듯, 아기를 낳으며 동시에 엄마가 되었으면서 아직 완전한 엄마가 되질 않아서 엄마인 나도 동시에 키우고 있는 것이다.






모든 것이 새로운 삶

그전까지는 내 한 몸 보살피면 되는 거였지만, 아기가 자랄때까지 그 옛날 어머니께서 우리에게 해주셨듯 이젠 내 손길로 내 아기를 돌봐야한다. 그게 어찌나 어색하고 이상했는지..



당연한거라 생각하면서도 머리와 몸은 따로 놀았다.



고양이를 통해 야마다 무라사키는 그렇게 여성의 마음을 표현하고 있다.



이 책 참 괜찮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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