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개의 영혼이 번지는 곳 터키 In the Blue 14
백승선 지음 / 쉼 / 201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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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내가 대학생일적에도 배낭여행으로 서유럽으로 유럽여행을 다녀온 후에 이후에 동유럽도 가보고 나서 가보는 곳 중 정말 손꼽게 모두가 다 마음에 든다 하는 곳이 하나 있었는데 바로 터키였다. 많은 사람들은 선풍적인 인기로 유럽 배낭여행에 도전했지만 대학때는 돈을 핑계로 (사실 돈이야 모으려면 모을수도 있었는데 내게 부족한건 용기가 아니었나싶다.) 직장생활때는 퇴사하지 않고선 절대 얻을수 없는 한달간의 휴가라는 이유로.. 쉽게 포기하기 어려운 직장 때문에 엄두를 못내고, 같이 약속했던 친구만 홀로 유럽 배낭여행을 다녀왔다.

아직 유럽도 못 가봐서 사실 터키를 먼저 꿈꾸기 어렵기도 하지만, 유럽이건 어디건 세계 여러나라를 다녀온 그 누구라도 터키에 대해서 "안 좋은 기억""실망한 여행" 등의 이야기를 하는 사람을 본 적이 없었다. 남녀노소, 대부분의 사람이 터키, 정말 괜찮았다고 손을 추켜세워서, 꼭 한번 가봐야할 여행지로 손꼽아둔 곳이었다.




동유럽의 문화가 섞여있기에 인공적인 문화재로 볼 거리가 정말 풍부하고, 세계 3대 요리라고 할 정도로 손꼽히는 맛있기로 유명한 터키 음식, 그리고 다른 어느 곳에서도 볼 수 없는 천혜의 아름다운 자연 환경이 풍부한 것까지.. 한 나라를 여행하면서 이토록 많은 볼거리를 만나기도 힘들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그래도 귀로 듣고 인터넷 등으로 사진 접한게 고작이다보니 머리로는 알겠지만 어느 정도일까 싶은 궁금증이 일었다. 바로 그 궁금증을 이 책이 호탕하게 풀어준다. 그리고, 터키에서 어디어디를 보면 좋을지 내 마음속 여행 장소를 꼽게 도와준다.




아버님 칠순 생일이 올해시다. 서유럽은 이미 다녀오셨고 그 다음에는 어딜 가보실까 하고 계셔서 터키를 강력 추천해드렸었다. 그래서 원래는 올해 터키 여행을 계획하셨는데, 터키 내전 등 뉴스에 오르내리는 기사로 올해 터키 여행은 안 가시기로 하셨다. 평화로운 시기기만 하다면 정말 올해 여행을 다녀오셨을텐데 내가 아쉬운 생각이 든다. 하지만 안전이 늘 최고 우선 고려되어야할 대상이다.




제목에서 말하는 두개의 영혼이란 동서양의 문화, 기독교와 이슬람이 공존하는 문화를 말하는 것 같다.

세상에서 가장 큰 비잔틴 양식의 성당을 지어올린 그는 당당했다. 하지만 그리스도의 대성당으로 지어진 유스티니아누스 황제 최고의 역작은 오스만 제국이 점령하면서 이슬람 사원으로 사용되었고 성당을 가득 채운 벽화들은 회벽으로 덮었다. 그렇게 오랜 시간을 회벽에 덮여있던 벽화는 20세기에 들어서면서 성화 복원운동으로 다시 세상에 나오게 되었는데 완전하지 않은 복원의 모습을 두고 사람들은 기독교와 이슬람이 공존하는 곳이라고 말을 한다. 하나의 건축물 안에서 만난 기독교와 이슬람교는 과연 종교의 공존과 화합만을 말하고 있는 것일까.-본문중






'세상에서 가장 환상적인 푸른색이 커튼처럼 드리워진 곳'이라 저자가 평한 이스탄불의 블루 모스크, 거대한 아야 소피아 예배당 안에 하얀 꽃처럼 땅으로 내려온 작은 구름같이 바다위에 떠있는 하얀 전등들.. 사실 사진도 너무나 멋지지만 작가의 표현력 또한 눈에 생생히 그려지는 시적인 아름다움을 갖고 있다.




터키에선 세상에서 가장~ 이란 수식어가 붙는 곳들이 정말 많은 것 같다.

터키어로 카파르 차르쉬라고 부르는 그랜드 바자르는 출입구가 18개로 4000개 이상의 점포가 들어서있는 세상에서 가장 크고 오래된 시장이다. '지붕이 있는 시장'이란 뜻을 가진 콘스탄티노플과 오스만 제국의 역사와 함께 해오며 1500년동안 불이 꺼진 적이 없는 동서양 교역의 중심지, 그랜드 바자르.-본문 중

007 스카이폴의 시작은 바로 이 그랜드 바자르의 지붕에서 오토바이 추격전으로 시작한 장면이었다 한다.

저자가 찍어온 제품들 사진이 하나같이 매력적이었지만 십자군 전쟁을 테마로 만든 나무 체스는 실제 군인같이 정교하게 만들어져서 더욱 눈에 띄는 작품이었다. 정말 이런 작품은 하나쯤 소장하고 있어도 좋을법한 독특한 체스가 아니었는지..




세계 3대 음식 국가로 손꼽힌다는 터키.

워낙 미식을 좋아하는 나인지라 맛있는 요리가 많은 여행지를 무척이나 좋아한다. 먹기위해 가는 여행이라고 명명해도 좋을 정도로 그 나라의 유명한 음식 등을 맛보고 오는 것을 즐긴다. 터키에서는 무얼 먹으면 좋을까? 저자가 추천해주는 요리들은 우리 귀에 익은 케밥 외에도 통감자를 구워내 속에 여러가지 토핑을 넣어 먹는 전통 음식인 쿰피르, 우리나라의 떡갈비와 비슷한 고기요리인 퀘프테, 터키식 과자인 바클라바 등을 이야기한다. 하지만 진정한 먹거리는 길거리에서 만나보라고 귀뜸해주었다.

중독성이 심한 석류주스, 쫀득한 터키 전통 아이스크림 돈두르마, 터키쉬 딜라이트라 불리우는 로쿰, 세상에서 가장 맛있다고 하는 빵 에크멕과 다양한 수프, 그리고 상큼한 터키식 샐러드, 터키식 피자인 피데와 국민 요거트 아이란, 고등어 케밥 등.

음. 이걸 다 먹으려면 정말 터키를 한번 가는 것으로는 부족할지도 모르겠다.

터키쉬 딜라이트인 로쿰에 대해서는 유명한 영화 나니아 연대기에도 등장하지만 죽기전에 꼭 먹어야할 세계 음식재료 1001에 901번째로 소개된 음식이라 한다. 그냥 단순 젤리처럼 보였는데 천연 원료로만 만들어진 달콤하고 신비한 맛을 지닌 로쿰이라는 설명에 젤리를 그닥 좋아하지 않는 나였지만 터키여행에서 반드시 맛을 봐야할 음식으로 손꼽게 되었다.




파묵칼레는 수천년 동안 지하에서 석회성분이 함유된 뜨거운 온천수가 나와 산의 경사면을 따라 흘러내리면서 형성된 석회붕 지대다. 신비하고 환상적인 아름다운 자연경관을 바라보며 약 30~36도로 따스한 쪽빛의 온천수에 발을 담고 걷는 것만으로 여행의 피로가 녹는 듯 하다. -본문 중

파묵칼레는 사실 그 자체만으로 터키를 여행지로 삼기에 충분한 최고의 절경이었다. 직장 선배가 다녀온 터키 여행 사진 중에서 가장 내 마음을 흔들어놓았던 지역이기도 하였다. 어렸을 적에 유난히 좋아했던 옥빛과 연보라색. 그중 옥빛의 천연 온천을 하얀 만년설이 뒤덮은 듯한 절경과 함께 느낄 수 있는 곳이라니.. 정말 꼭 가보고 싶었다.






그런가하면 세계 최고의 절경을 아름다운 열기구를 타고 내려다보는 카파도키아의 열기구 체험도 가격대가 상당히 세긴 하지만 꼭 한번 해봐야할 체험이 아닌가 싶었다. 천혜의 자연환경 그 자체로도 아름다웠지만 수십기의 열기구가 동시에 떠올라 하늘을 수놓은 그 장면은 정말 열기구 하면 터키의 카파도키아를 떠올리게 한 명물 중의 명물이 되지 않았나 싶다.




백승협 작가님의 번짐 시리즈를 좋아하면서 한권 두권 모아가고 있는데 그중 꽤 기대치가 높았던 터키. 역시나 그 기대를 저버리지 않은 훌륭한 사진들로 가득채워져 있었다.

얼른 터키를 만나보고 싶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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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성
미나토 가나에 지음, 김혜영 옮김 / 북폴리오 / 201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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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에 빠진 위기 상황, 딱 한 사람만 구할 수 있는 상황에서 배우자를 구할 것인가? 어머니를 구할 것인가?

이런 상상하기도 힘든 질문을 접한 적이 있었다. 책에서였던가, 아니면 일상 대화에서였던가. 어느쪽이건 정말 상상하고 싶지 않은 상황이었다. 과연 한 사람을 고를 수 있을 것인가. 아니면 어머니와 아이 중 택일이었던가. 어떤 질문이건 잔인하기는 마찬가지였다.

현명한 대답이란 과연 있을 수 있는 것인가.

학창 시절의 나의 대답은, 어머니를 구한다였던 것 같다. 배우자와 아이는 다시가(새로운 ?) 가능하지만 어머니는 다시 만날 수 없는 분이기에 그런 생각을 했었는데.

결혼을 하고 아기를 낳고 나니, 누군가 내게 그런 질문을 한다면 그때처럼 논리적인척 대답을 하지 못할 것 같았다. 아이는..

낳기 전과 낳고 난 후가 확연히 달라진다. 내게 없던 모성이라는것이 생겨나기에..

 

이 책의 주된 화제는 바로 그 질문이었다.

단 한 사람. 위기 상황 속에 구해낼 수 있는 사람은 단 하나였다.

세상 어느 누구보다 사랑한 어머니와 자신의 친딸 중 딱 하나를 구할 수 있었다.

엄마를 너무나 사랑했던 딸은 잠시의 고민도 하지 않고 어머니를 구하기 위해 손을 내밀었다.

그러나 외할머니는 엄마는 당연히 아이를 구해야하는 거라며, 손녀를 구하려 하지 않는 딸을 나무라며, 스스로 목숨을 끊어버리고 말았다.

사랑했던 어머니 대신 살아남은 딸. 친정어머니의 유언대로 금지옥엽처럼 기른 딸인데, 그 딸이 자살을 시도하였다.

이 책은 거기에서부터 시작한다. 금지옥엽처럼 기른 딸의 자살시도.

 

사랑을 많이 받고 자란 여주인공은 밝게 빛이 나는 존재였다. 그런 그녀가 음울한 분위기의 그림을 그리는 다도코로와 만나고 결혼하게 된 것은 어머니의 적극적인 지지때문이었다. 엄마를 너무나 사랑한 주인공은 엄마에게 언제나 칭찬받는 딸이 되고 싶었고 그러기 위해 부단히 노력을 한다. 정말 부단히.. 사랑이란 내리사랑이라고들 해서, 자식의 부모에 대한 사랑이 깊다고 해도 자기 자식에 대한 모성을 이겨낼 거라곤 생각해본적이 없었는데.. 일상적인 말을 벗어나는 이번과 같은 경우도 있나보다.

 

나 또한 엄마의 깊고 깊은 사랑을 받고 자란 터라, 단 한번도 엄마께 "나중에 커서 너 같은 자식 낳아봐라." 소리 한번 들은 적이 없었다. 어찌 나라고 부모님 말씀을 거역하지 않고 자랐을까. 게으른 면모도 많았고 속상해서 투정부리고 할 적에는 엄마를 힘들게 한 적도 꽤 많았을텐데도 늘 사랑으로 어루만져주신 기억이 있다. 순하다는 아들 하나 키우는데도 허덕허덕하는 나로썬, 삼남매인 우리들을 키우면서 앓다싫다 소리 하나 없으시고 모두 행복한 기억을 갖게 또 지금도 엄마에 대한 사랑이 충만하게 키워주신데 그저 감사할따름이었다.

 

그리고 또 하나의 가족, 신랑을 만나 나도 드디어 엄마가 되고.

타고난 엄마란 분명 없을 거라 생각하지만 그래도 꽤나 잘들 하고 있다 생각하는데 막상 난 참 그러질 못했다는 후회가 들기도 한다. 다만 아이 어릴 적에는 동생도 놀랄 정도로 끈기있게 참아가며 아이에게 화 한번 안내고 물고 빨고 예뻐하기만 하였는데.. 아직도 어린아기인 아들에게 조금 컸다는 이유로 별거 아닌 이유로 언성을 높이는 요즘에는 미안한 마음이 들때가 많았다. 헬리콥터맘처럼 일일이 챙겨주지도 못하지만 다만 딱 한가지. 아이가 너무 예뻐 어쩔줄 모르겠다라는 내 마음과 애정표현은 우리 아들도 너무나 잘 알고 있지 않을까 싶을 정도로 늘상 아들을 안고 뽀뽀하고 그렇게 스킨쉽을 해왔던 것 같다.

 

이 책의 엄마와 딸의 관계.

그래서 내 입장에선 좀 이해하기가 어렵고 힘들었다. 하지만 분명 이런 비슷한 상황에 처한 가정이 있으리라.

딸은 딸대로 엄마는 엄마대로 서로에게 가까이 가고 싶고, 서로를 아끼고 싶은, 그 고지대의 아름다운 집의 추억으로 되돌아가고 싶은데.. 그러질 못하고 서로 겉돌기만 한다. 자신도 모르게 서로에게 주어지는 생채기. 사실 어린 아이를 너무나 일찍 철이 들게 만든 아직도 아이같은 엄마의 모습에 가슴이 저릿저릿 아프기만 하였다. 엄마면... 이러면 안되는 거잖아. 책 속으로 들어가 말을 건네고 싶은 심정이었다.

하지만 자기 자신보다 자신의 어머니에게 보여지는 모습에 지나치게 연연했던 자신이었기에 그 방향을 잃고 나서는 게다가 고된 시집살이와 남편의 외면으로 기댈 언덕이 아무데도 없던 처지로써는 그렇게 약자인 딸에게 화살을 돌려야했는지도 모르겠다.

엄마와 딸의 같은 상황을 바라보는 다른 시선.

미나토 가나에의 글은 예리하게 상황을 짚어내는 그런 마력이 있었다.

불편한 진실을 외면하려 들지 않고 직면하며 이야기를 한다.

 

이상적인 사랑처럼 보였던 외할머니의 사랑, 자신의 딸과 외손녀에게 모두 행복한 기억을 안겨줬던 외할머니만 제대로 되어보이고 다른 사람들은 다 너무나 이상하게 느껴질 정도로 잔인했던 상황, 그 희생양이 된 어린 딸이 너무나 가엾게 느껴지기도 하였다.

아이는 정말 부모의 사랑을 충분히 받고 자라야하는 법인데..

엄마에게 충족되지 못한 사랑을 아빠를 통해서라도 얻었으면 좋았을텐데.. 아빠는 사랑을 제대로 표현할 줄도 모르고 자라난데다 급기야 딸과 아내의 불편한 상황을 외면하기까지 이르렀다.

 

금지옥엽.

참 좋은 말인데 이 책에서는 좀 생뚱맞게 들린다. 목에 걸린 잔가시처럼 느껴졌다는 어느 사람의 추적조사처럼 말이다.

딸은,자식은.. 마음으로부터 사랑하는 것이지 누군가의 부탁을 받고 그냥 보살핌만 주는 그런 존재가 아니다. 그런건 엄마가 아닌 유모나 보모, 그러니까 남도 할 수 있는 것이다. 그녀가 금지옥엽이라 표현한 깨끗한 옷 입히고, 따뜻한 이불 덮게 하고 밥 챙겨 먹이고 했던 그런 행동뿐인 것들은 엄마가 아닌 다른 사람도 할 수 있는 것이다.

소녀가 진정 바랬던 것은 "평범한 엄마의 사랑, 모성"의 추구였다.

비뚫어진 사랑이 반복되고, 대물림되지 않기를 바란다. 사랑이 되길, 제대로 표현할 줄 알고 받아들일 줄 아는 그런 사랑을 주고 받게 되길.

소설 속 이야기인데도 아이와 엄마의 이야기를 다루니 멀게만 느껴지지 않는다.

늘상 하고 싶은 말은 이 세상 어느 아이고 모두 행복해질 권리가 있다라고.

열달간 엄마 뱃속에서 고이고이 자란 소중한 존재들은 그 가치를 존중받고 엄마 아빠의 넘치는 사랑을 받으며 자랐으면 좋겠다라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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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다! 섬 여행 - 강화도|태안반도|통영|거제도|남해도|진도|울릉도
임운석 지음 / 시공사 / 201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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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여름 휴가를 막 다녀왔음에도 또다시 새로운 여행을 꿈꾸는 여행 홀릭이 되어가고 있다. 책에서 만나는 여행정보는 늘 나를 더욱 설레게 하기도 하고, 이 책도 사실 이번 강원도로의 여행 이전에 이미 읽은 책이었는데, 가고 싶은 눈에 띄는 펜션들이 속속 수록되어 있어서 여느 책과 달리 더욱 눈이 번쩍 뜨이는 책이었다. 그러면서 또 가슴에 구멍이 난듯 여행 가고 싶어서 콧바람이 살살 들어오고 말이다.

 

여행 그 중에서도 섬 여행은 거의 다녀보질 못하였다.

내가 다녀온 섬이라곤 거의 제주도? 그 외엔 두어번 가본 안면도 말고는 섬이라고 가본 곳이 거의 기억에 남아있질 않을 정도니 말이다.

티브이에 나오는 다양한 섬 이야기는 접해봤음에도 섬에 놀러갈 생각이나 계획은 잘 세워보질 못하였다.

이 책에는 강화도, 태안반도, 통영, 거제도, 남해도, 진도, 울릉도 등의 섬여행 일정과 계획 지도 등이 상세히 수록되어 있다.

우선 보기에도 설레는 그런 곳들로 골라서 말이다.

 

작가인 임운석님은 주 5일 여행제를 시행중인 여행작가님이시라한다. 주 5일 근무제가 아닌 여행제라니..아무리 직업이 여행 작가시라지만 이렇게 부러울 데가 있을까? 작가님의 다른 책 중에 "여행 작가들은 여행 가서 뭘 먹을까"는 읽어보았던 책이었다.

빛과 바람, 그리고 떠나고 싶을때 떠나라라는 네이버 블로그로 파워블로거로도 유명한 분이시라니 아마도 내가 여행 검색하면서도 이분 블로그에도 꽤 들어가지 않았을까 싶었다.

 

 

 

시원하게 펼쳐보는 섬별 상세지도에는 1일차,2일차,3일차의 네비게이션을 색깔별로 수록해놓아 책속 정보를 찾아보고 지도로 한눈에 보기도 좋게 정리가 되어있다.

책에 나온 여행지 중에서는 태안반도만 가보고 다른 곳은 못가봤는데..

통영과 남해도는 워낙 요즘 인기가 높은 곳이라 나도 한번 가보고 싶은 곳이었다. 신혼때부터 가보자 해놓고 여태 못가봤던 곳. 하지만 신랑이 요즘은 해외보다는 국내 여행만을 선호하고 있으니 몇해 안으로 가볼수있지 않을까 싶다. 그때 이 책에 나온 일정도 많이 참고하고 숙소나 맛집 등을 참고해 다녀오면 될것같다.

마침 여행일정도 가장 다니기 좋은 2박 3일에 맞춰져 있어서, 주로 3일 휴가만 내는 우리 신랑의 일정에 잘 맞는 일정이기도 했다.

교통편은 대부분 자가용으로 많이들 다니니 자가용 위주로 되어있고, 뚜벅이 여행자들을 위한 대중교통편도 같이 수록이 되어있다.

 

 

 

여행지에서 놓치면 아쉬운 그런 스팟에 대해선 미션으로 다뤄, 꼭 둘러보도록 추천해주었다. 바쁘다는 핑계로 남이 다녀온 맛집 등을 검색해서 올린 정보가 아닌, 저자가 취재하고 직접 먹어본 식당만을 수록했다니 믿음이 가는 맛집 소개가 아닐수 없었다.

 

이웃님들 블로그에서 자주 보이는 여행지였던 강화도는 서울에서 한시간이면 갈 수 있는 거리라 수도권 분들이 쉽게 접할 수 있는 섬여행지라 한다. 고려산 진달래 축제는 직접 가보지 못했어도 티브이에서 자주 볼 수 있던 풍경이었던 듯 하고, 강화의 인기 먹거리로 장어구이, 밴댕이회, 젓국갈비가 있다는 것을 이 책에서 읽었는데 젓국 갈비라는 메뉴 자체를 처음 봐서 신기하기도 하였다. 돼지갈비에 새우젓국, 채소를 넣고 맑게 끓인 향토 음식이란다.

 

 

 

대부분의 여행자들이 가장 관심이 있는 여행 예산 짜기나 자신의 취향대로 다녀올 테마별 추천 코스 등도 상세히 소개되어있어 배려가득한 여행서라는 생각이 들었다. 각 여행지마다 상급, 중급, 일반 여행 경비 별로 숙박비 식사비, 교통비, 입장료 체험료 등을 예산을 상세히 짜놓았고, 총 경비를 예상하기 쉽게 해놓았다. 테마별 추천코스는 아이를 동반한 가족여행, 연인을 위한 데이트, 부모님과 함께하는 효도여행, 친구, 동료와의 친목여행 코스 등으로 나뉘어 각각의 테마에 맞게 식사, 숙소, 관광지등을 배려해놓은 점이 돋보였다.

 

 

 

현대화된 상설시장인 강화 풍물 시장을 둘러보는 재미도 쏠쏠할 것이었고, 무무펜션이라는 북유럽풍 인테리어가 돋보이는 펜션도 한눈에 들어오는 곳이었다. 오직 4개의 객실뿐이라 최소한 1~2개월 전에 예약을 해야 주말에 머물수 있는 곳이라 하였다. 아이와 신랑과 휴양형 여행을 즐기다보니 여행의 관광지보다 숙소에 더욱 큰 비중을 두고 여행을 다니다보니 괜찮은 숙소 등이 있으면 더욱 주목하곤 했는데 이 책에 나온 펜션들이 하나같이 눈길을 끄는 곳들이라 기억에 더욱 남았다. 우리 가족에게 무척 유용해보이는 그런 책이었다. 

 

 

 

옥토끼 우주센터는 이웃님들에게서도 많이 들었지만 아이와 가기 좋은 곳으로도 여러 책에서 소개된 곳이었는데 강화에 있는 곳임을 확인할 수 있었다. 유아부터 초등학생들에 이르기까지 우주의 신비를 보고 듣고 체험하는 다양한 공간이 된다니 아이와 함께 이곳을 목적으로 강화를 둘러봐도 좋겠단 생각이 들었다.

 

 

 

태안반도, 안면도는 대학때 기숙사 룸메이트들과 처음으로 여행을 갔던 곳이라 늘 기억에 남는다. 바다도 보고 신나게 놀다오고 싶었는데 하루종일 버스만 타고 내려가서, 안면도 휴양림내 통나무집에서 방콕만 하다가 다음날 시간이 없어 바로 올라온 여행이라서 아쉬움도 많이 남지만 그게 또 시간이 지나니 그것자체로도 추억이 되었다. 두번째 안면도 여행은 결혼 후 아기와 함께 롯데 캐슬에 다녀온 것이었는데, 이 책을 보니 예전에 펜션 검색할적에 숱하게 들었던 나문재 펜션이 바로 안면도에 있대서 다시 주목하게 되었다. 책에서도 나문재는 펜션의 명불허전, 우리나라 3대 펜션중 하나라는 별칭이 붙어있었다. 3만여평의 넓은 섬, 쇠섬에 오직 펜션 투숙객들만 머무를 수 있다니 정말 이런 호사가 어디 더 있을까 싶었다.

 

 

 

그외에도 안면도에는 서해안 최고의 일몰사진 촬영지 꽃지해변, 캠핑을 즐기고 싶은 이들이 좋아할 몽산포 해변과 캠핑 장비가 없어도 즐길 수 있는 캠핑카 대여인 홀리데이파크 몽산포,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신두리 해안사구 등 여행지로서의 최적의 면모가 참 많았다. 그나마 다른 섬들에 비해 충청도인 우리집에서 가기 제일 만만한 곳이기도 하였고 말이다.

 

 

우리집은 늘상 가던 곳을 위주로 여행을 가서, 통영을 여태 못 가봤는데 주위 지인들은 이미들 통영, 남해에 많이 다녀왔다.

친구가 사다준 통영 꿀빵도 맛있게 먹어봤었는데, 충무김밥도 통영의 명물이고, 시락국이라는 멸치나 장어 육수에 시래기를 넣어 끓인 국도 유명하단다.

벽화마을의 원조라는 통영의 동피랑 마을은 통영 여행의 필수 코스라 한다. 철거대상이던 마을에 전국의 미술가와 학생들이 모여 담장에 벽화를 그리면서 마을을 살려냈다는 따뜻한 이야기도 접할 수 있었다.

달력 사진처럼 멋지다는 통영의 풍경도 끌리는 요소였지만 맛집을 좋아하는 내게 다찌라고 하는 한상 가득 나온다는 상차림은 꼭 한번 맛보고픈 그런 곳이기도 하였다. 다찌의 특징은 안주 따로 술 따로가 아닌 기본 소주 3병 5만원, 맥주 5병 5만원 이런 식으로 정해진 값을 내면, 한상 가득 다양한 해산물 안주까지 같이 더해지는 것이라 하였다. 티브이에서 봤었는데 통영의 맛집으로 소개되어있었다.

아이들이 좋아할 국내 최장 케이블카를 타고 한려수도의 아름다움을 둘러볼수도 있고 해저터널을 방문해볼수도 있는 통영.

이 책을 보니 맛집도 숙소도, 관광지도 내 취향인 곳들이 많아서 다음 여행지는 통영으로 하고 싶다란 생각이 가득 들었다.

 

 

통영 쉐이리 펜션이라는 곳에서는 3천만원짜리 침대가 있다고 한다. 구준표가 사용했던 침대에서 상상의 나라로 간다니. 사진만 봐도 무척이나 화려한 그 곳을 펜션이라는 이름을 빌어 이용할 수 있다는게 놀라울 따름이었다.

 

결혼전에 꽤나 인기몰이를 했던 섬여행지인 외도와 거제도 편도 관심이 많이 가는 곳들이었다.

아름다운 외도 보타니아는 1995년 개장한 이후 연간 100만명 이상의 관람객이 다녀간 곳이라하였다. 

 

남해도의 명소로 가천다랭이마을이 보였다. 계단식 논으로 유명한 곳이라는데 최근 남해 여행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이 곳 소개도 꽤 많이 접한 기억이 있다. 가보기 전에 미리 만나보는 여행후기들도 크나큰 즐거움을 주니 말이다.

사실 우리나라에 이렇게 멋진 곳들이 많다니, 앞으로 새로이 가볼 곳들이 많다는 생각에 읽으면서 내내 신바람이 절로 나기도 하였다.

 5성급 호텔 스위트 룸과 비교해도 뒤지지 않을거라 저자가 평한 남해 마리나 펜션도 만나볼수있고, 예술가들이 모여 살아서 더욱 유명한 남해이기에 들러볼 곳도 많은 해오름 예술촌, 독일마을과 원예 예술촌에도 들러볼수있다. 멸치라면 말려서 육수내거나 볶아먹는줄 만 알았는데 생멸치로 쌈밥을 싸먹기도 한다는 남해의 별미도 눈에 띄었다.

 

울릉도는 배로 몇시간을 가야하는 섬이라 사실 쉽사리 여행지로 떠올리지 못했었는데 이웃님이 자신의 차로 울릉도 여행을 다녀온 후기를 올리신 것을 보고 관심이 많이 갔던 곳이었다. 배를 타고 울릉도에 가기 위해서는 묵호항, 포항, 강릉항까지 간후 울릉도행 여객선을 타는데 가장 빨리 가는 강릉에서의 출발도 2시간 30분은 소요되는 일정이라 하니 배를 타고 가는 거리치고 제법 먼 거리가 아닐까 싶었다.

울릉도의 예산은 숙소비는 저렴하지만 식비와 선박 운임료가 상대적으로 높다 하였다.

1박 2일 등에서도 울릉도 여행기가 나오고, 실제 주위에도 다녀온 분들이 늘어나니 언제고 울릉도도 더이상 뉴스에서만 보는 곳이 아닌 직접 가본 여행지가 되지 않을까 기대를 하며 책으로 만나는 섬여행을 미리 눈으로 호사를 하며 충분히 읽었다 싶다.

하지만 말만 충분할뿐, 읽고 나니 당장이라도 떠나고 싶어 근질거리는 것을 어찌하면 좋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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낯선설렘 크로아티아
감성현 지음 / 미디어윌 / 2013년 8월
평점 :
절판




여행이 무작정 좋아진 것은 몇 해전 첫 해외여행을 계획하고, 다녀오고 난 이후부터였나보다. 그 당시에는 없는 휴가를 쪼개서 해외여행 다녀오는 것에 맛이 들려서 자주는 아니지만 몇번이라도 다녀오려고 무지 노력하고 그랬는데.. 그 때 이후로 여행이 한량없이 좋아지고 나서는 이제는 해외가 아니라 국내 어디라도, 하다못해 가까운 집근처 어디라도 다녀오는 그 모든 것들이 다 좋아졌다.

여행을 직접 다녀오면 제일 좋고 안되면 책이라도 읽어보고, 사진도 보고 글도 읽으며 그렇게 여행의 분위기를 작가를 통해 전해받기도 하였다.




크로아티아.

축구 등의 스포츠 경기때나 이름을 좀 접해보고, 너무나 낯설게만 느껴졌던 나라.

세계 너무나 많은 나라들이 있고 대부분 거의 못 가본 곳들이었기에 놀러가볼 곳이라고는 생각도 못해봤던 나라.

그 곳에 대한 여행기라니 책으로라도 먼저 만나봐야겠단 생각이 앞섰다.






그리고 낯선 크로아티아와 조금 더 가까워지길 기대하며 책을 펼쳐 들었는데..

기대와 좀 달랐던 책이었다. 여행을 떠나길 좋아하고 즐기다보면, 나중에는 관광지에 눈길을 돌리기 보다 현지인처럼 그 곳을 즐기고 새로운 길을 걷는 것 자체에 빠져든다는 이야기들을 여행 마니아들의 숱한 책들에서 읽어왔다.

이 책의 저자분도 그랬나보다.

사진이 무척이나 감성적이고 멋진데..

뭐랄까. 감성적인 느낌을 강조하다보니 크로아티아의 여행지에 대해 궁금한 점을 가졌던 사람들에게 관련 정보를 제공해주지는못하는 책이 되었다.


.



블로그, 미니홈피 등을 하다보면 참 멋지게 꾸민 블로그다 싶은 곳들이 있다.

일상 생활의 기록도, 여행지에서의 감상도 어쩜 사진 한장, 글 한 구절로 이렇게 표현해냈을까 싶은 곳들이 있어서 쉬어가는 심정으로 그런 기록들을 읽어보곤 했다.

이 책의 느낌이 그러했다.

여행기를 읽다보면 다양한 여행기를 만나기 마련인데 치열하게 다녀온 곳을 기록한 여정이 있는가 하면 관련 여행지의 정보라거나 일상 이야기를 들려주는 글도 있고 이 책처럼 여행지에서의 감상, 꼭 보이는 그 모든 것을 기록하기보다 우선의 내 감정에 솔직하고픈 그런 기록을 하고 있는 여행기도 있다.




그래서 이 책은 무척이나 호불호가 갈릴 것 같았다.

아, 이렇게 떠나고 싶다. 나도 여행지에서 이런 느낌을 받고 싶다란 생각이 동시에 들게 할 수도 있고..

그런데 왜 자꾸 사랑 이야기와 이별 이야기가 나올까. 지나치게 개인적인 공간의 느낌이 든다. 라는 울타리를 느낄수도 있고..

크로아티아를 알고 싶었는데, 여행지에서의 내 느낌을 찾는 기록을 만났다 라고 생각될수도 있고..

내 생각에 여행기를 기대하고 읽기보다 감성 일기, 감성 수필을 만나고 싶은 사람에게 더 잘 맞는, 그런 책이 될 것 같았다.



그중 그래도 유독 기억에 남았던 부분은..

작가가 크로아티아에 가게 되었던 계기가 모토분에 가고 싶어서였다는 것.

미야자키 하야오의 천공의 성 라퓨타의 배경이 되었다는 모토분.

최근 은퇴 선언으로 인해 다시 재조명을 받고 있는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만화들을 나도 꽤 좋아했다.

하지만 작품의 배경에 대해 자세히 알지는 못했었는데,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이 크로아티아를 사랑해서 두브로브니크를 배경으로 <마녀 배달부 키키>를 구상하고, 천공의 성 라퓨타에 모토분의 배경이 많이 등장했다 한다.



그외에도 미야자키 하야오의 수많은 작품에는 크로아티아가 자연스럽게 녹아있다. 그만큼 크로아티아는 무한한 상상을 자극하는 아름다운 나라다. 그리고 크로아티아가 품은 수많은 도시 중에서 모토분은 단연 최고다.



..

이어지는 실사에 가까운 장면들이 화면을 가득 채웠다. 충격이었다. 전율에 숨을 쉴 수 없었다. 어떻게 시간이 흘러갔는지도 모르게 깊이 빠져들었다. 정말 멋있고 위대한 상상이었다.



그 후로 <천공의 성 라뷰타>의 파즈와 쉬타가 그랬던 것처럼 나 역시 동네에 있는 조그만 동산에 자주 올라가 종일 하늘에 떠가는 뭉게구름을 바라보며 내려오곤 했다. 그때마다 수많은 상상들이 깨어나고, 수많은 편견들이 깨져나갔다. 나의 상상력이 알을 깨고 비상하는 날들이었다. 206p




나로써는 작가의 이런 여행과 관련된 추억과 기록들이 더욱 많았으면 더 재미있었겠다란 아쉬움이 들었다.

감상도 멋지지만 여행에 앞서의 사전 정보나 여행지에서 참고하기에 좋은 그런 배경, 혹은 추억들이 더 깊이 와닿기에..



읽은 사람에 따라 다른 느낌으로 읽혀질 그런 책이었지만 내게는 크로아티아에 대해 호기심의 장을 열어준 그런 책이 되기도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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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인의 사계절 : 봄의 살인 살인의 사계절 시리즈 Four Seasons Murder 4
몬스 칼렌토프트 지음, 강명순 옮김 / 문학수첩 / 2013년 7월
평점 :
절판


 

 

 

 

살인의 사계절, 겨울, 여름, 가을, 그리고 봄.

이 네권의 시리즈 중에 3,4권인 가을과 봄을 읽었다. (겨울과 여름은 뒤늦게 읽을 예정이니 이런 역순이 있나.)

하나하나가 독자적인 사건이지만, 주인공 말린 여형사의 이야기를 처음부터 차례대로 읽어봐도 좋음직한 시리즈였다.

 

시리즈의 완결편, 봄의 살인.

아름다운 튤립꽃..그 위로 양말을 신고 피를 흘린 발이 있다.

스웨덴 소도시인 린셰핑.

한낮에 광장에서 일어난 폭탄 테러로 여섯살 쌍둥이 자매가 그 자리에서 목숨을 잃고 말았다.

은행을 겨냥한, 혹은 불특정 다수를 겨냥한 테러라고 처음에 단정지었으나 어쩐지 석연치 않다.

그렇다고 어린 두 소녀에게 어떤 원한이 있을 수 있을까.

 

하필 우리 아이와 동갑내기인 두 소녀의 비극에 소름이 쪽 끼쳐왔다. 아이 엄마, 그리고 아이 아빠가 되고 나면. 다른 그 어떤 이야기보다 아이에 대한 범죄 이야기를 참아낼 수 없게 된다. 왜 이다지도 세상은 약자에 대해 가혹한 짓을 하는 걸까.

두권 밖에 읽지 않았지만 비슷한 흐름을 읽을 수 있었다.

 

프롤로그의 궁금증을 증폭시키는 이야기들.

그 두 이야기가 비슷한듯 하면서 다르다. 그러면서 호기심을 증폭시키는데, 오히려 더욱 글을 헷갈리게 하는 원동력이 된다.

중요한 단서가 되는 듯 하면서도 헷갈리게 하는데 큰 일조를 하는 프롤로그.

 

남매가 어느 끔찍한 악의 근원에게 잡혀 있다. 어린 두 남매는 아빠를 기다리며 울부짖는다.

그리고 두 아이를 낳은 한 여성이 아이들을 그리워하면서도 찾을 수 없는 슬픔에 빠져있다.

이 두 이야기는 사건에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하는 도화선이 된다.

 

가을편을 통해 봄에서는 말린의 가정내 갈등이 해결되고, 그녀를 불안하게 했던 어린 시절의 비밀이 밝혀지고, 그렇게 될 줄 알았는데..

의외의 결말이 기다리고 있었다.

 

유독 그녀에게 차갑게 굴었던 엄마. 아빠와 엄마의 생활도 이상했지만 딸에게 너무나 냉담했던, 따뜻하게 한번 안아주기보다 오히려 차가운 일침으로 서늘하게 했던 엄마는 새엄마가 아닐까 싶은 그런 엄마였지만 말린의 친엄마가 맞았다. 그런 엄마의 장례식.

엄마가 갑자기 돌아가시고 말린은 딸 토베와 전남편과 함께 장례식에 참석했다. 그런데 눈물 한방울도 안나고 유산만 생각날 정도로 엄마와의 관계는 최악이었다. 그리고 무언가를 숨기고 있는 듯한 아버지. 드디어 아버지에게서 그 비밀을 들을 수 있는 것일까 ? 말린은 생각한다.

 

전편에서 심각한 알콜 중독에 빠졌던 말린은 어렵게 극복해낸 모습을 보인다. 그런데 어머니의 죽음과 충격적인 비밀, 주위 남자들에 대한 배신감 등으로 잇달아 술을 다시 마시고픈 유혹에 다시 직면하게 된다. 그럼에도 그녀는 잘 견뎌내었다.

그녀와 어머니의 관계가 어찌되었든간에 엄마의 장례식에 참석했다는 것만으로도 사실 그녀를 배려해줘야하는 상황이었음에도 그녀를 다시 현장에 나오게끔 연락하지 않을 수 없는 사건이 발생했다.

광장에서의 폭탄 테러로 어린 여섯살 두 아이가 즉사를 하고 만것이었다.

그 끔찍한 사건 앞에 말린은 경악하고 만다.

 

가을 편에서도 특이하게 여겨졌었는데..죽은이들의 음성이 전해지고 왜 말린 여형사를 특별하게 그들이(죽은 이들) 생각할까 했었는데..

말린은 다른 사람과 다른 능력을 지니고 있었다. 사건 현장에서 죽은 이들의 음성을 들을 수 있었던 것. 그렇기에 마치 장화홍련전의 억울한 원혼들이 원님 앞에 나서듯이 그녀 앞에 사건의 영혼들이 등장해 자신들의 이야기를 전하려 끝없이 애를 썼던 것이다. 그렇다고 그 목소리를 전적으로 다 전해듣고, 제때 알아듣고 사건을 미리 막아내거나 그 능력만으로 사건을 해결하지는 않는다.

오히려 죽은이들의 목소리는 그녀보다 독자들에게 더욱 도움이 된다. 앞으로 어떤 일이 벌어지려는지 더욱 몰입하게 만들어주는 것이었다.

 

소설이니까..당연히 허구겠지

라고 지나치기엔..세상엔 정말 너무나 이상한 사람들이 많은 것 같다.

말린의 엄마도..

자신의 아이들을 가혹하게 다뤘던 대부호 부모도..

이 세상에 이런 사람이 절대 없으리라고 누가 단정지을 수 있을까.

어린 자녀, 절대적으로 부모만을 의지하고 자라는 아이들을 가혹하게 다루는건 부모로써 절대 해서는 안될 행동 같다.

어린 아이는 꽃으로도 때리지 말라 하였건만.. 괴물을 만들어버리다니..

우리 정서론 도저히 이해 할 수 없는 부분이었지만 말이다.

 

또한 말린과 얀네. 그들의 결말도 나의 예상과는 전혀 다른 부분이어서.. 음.. 평생 해로를 바라는건 넘 진부한 동양식 사고방식인가 다시금 생각하게 만들었다. 진부하지만 난 이게 좋은데..

 

어찌됐건.. 무척 재미나게 읽은 책이었다.

상당히 두꺼웠는데 몰두해서 읽을 정도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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