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요일
배진수 글.그림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1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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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나 무서운 공포라기보다 기이하고, 괴기스러운 이야기라는 표현이 맞을 책. 금요일.
웹툰 연재로도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는 이 작품을 나는 단행본으로 모아서 읽게 되었다. 겁이 꽤 많은 편인데도 이 책은 수월하게 읽혔고, 기이함에 대한 흥미까지 샘솟은 책이었다.


어릴적에 환상특급이라는 티브이 시리즈물을 방영해주었었다. 꺄아아악. 비명을 지르게 하는 괴물, 살인마, 귀신 등이 등장하는 그런 공포물이 아니라 현실과 환상의 그 어디쯤에 놓인 사람들의 방황과 두려움, 그 자체를 겪게 해주는 시리즈물이었고 몇편 보지 못했지만 잠깐의 그 공포가 더욱 서늘하여, 내 뇌리속에 강하게 각인되어 있었다. 금요일은 바로 그런 느낌의 책이었다.
실제하지 않으나 있을법한, 그러나 현실이라 하기엔 너무나 괴기스러운, 현실과 환상 속 그 어딘가의 균열 같은 이야기

히키코모리로 몇년을 살아온 남자가 있다. 거의 방안에서 은둔하며 생활하고 배달한 피자 등으로 연명하고 인터넷 게임상에서만 실재하는 자신을 느낀다. 그러던 그가 외출을 결심한 날이 드물게 오니 바로 담배가 떨어져서였다. 담배를 사러 문을 열었는데? 방문 밖에 또다른 방, 온 사방이 방으로 갇힌 공간에 감금되고 말았다. 인터넷과 시계는 끊기고 방안에 있던 그대로 피자와 생쌀은 그대로 있었다. 처음에 미쳐버릴 것 같았던 그는 방안에서 살아남는 방법에 골몰하게 된다. 생쌀을 씹어먹고 운동을 하며 그림도 그리고 자기나름의 시간을 보내며 오히려 건강해진 삶을 얻는다. 그렇게 무한정의 시간을 보내다 다시금 세상으로의 문이 열렸다. 그런데, 자아 성취가 된 지금 세상 밖으로 굳이 나갈 이유를 찾지 못한다. 다시 문을 닫으며 그는 건강한 몸을 잃고 다시 패스트푸드와 인터넷 게임 중독으로 얼룩진 비만한 삶으로 되돌아온다. 다만 다시 문이 닫히지 않도록 문마다 장치를 해두었는데 그럼에도 그에게 시련은 다시한번 닥쳤다. 처음보다 강한 상태로 말이다. 평범한 삶이 지옥으로 전락되는것이 한순간의 일이란 생각이 들었다. 굳이 지옥의 악마가 되살아나 사람의 몸을 갈갈이 찢고 고통을 주지 않아도 스스로가 얼마든지 지옥 속에 감금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해주는 만화.

그리고 수많은 책, 드라마, 영화 그 어디에서고 만났던 소원을 들어주는 누군가의 이야기. 그 대상은 사탄이 될 수도 있고 천사가 될 수도 있고 신이나 신령이나 그 어떤 존재가 될 수도 있다. 동화 속에서 소원을 부탁하는 사람들조차 너무 많은 것을 바래 무엇을 부탁해야할지 몰라 당황하는 상태가 된다. 그런 간접 경험을 하면서 나라면 어떤 부탁을 할까? 어떤 소원을 빌까? 그런 생각을 안해봤다면 거짓말일 것이다. 세가지 소원에서 소시지를 배불리 먹게 해주세요. 저 바보 같은 소시지가 남편 코에 붙게 해주세요. 제발 이 소시지를 떼어주세요. 라는 식으로 세가지 소원을 낭비해버린 그런 바보같은 이야기를 접하면서 소원은 특히나 한가지 소원이라면 신중하게 빌어야겠다 그런 생각을 하였다.
그래서 이 세상 그 어떤 사람보다 똑똑하게 굴어야지 했는데..
내가 생각했던 그 소원들이 모두 등장하였다.

-현재의 어른의 기억과 경험을 모두 가진채로 어린 시절 행복했던 그 시절로 되돌려주세요.
- 평생 내 곁에 있으며 내 모든 소원을 다 들러줘, 이게 내 소원이야.
-나를 행복하게 해줘. 완벽한 삶을 내게 선사해줘.

돈, 명예, 젊음, 건강 그 모든 것을 아우르며 이야기하기란 참으로 어려울 것이다.
그러기에 위의 세가지 소원이라면 그 어느 것이라도 만족스러운 결과가 나오지 않을까 생각했었는데, 저자는 그 허점을 짚어준다. 실제 그렇게 소원을 말한 사람이 어떻게 되었는지 그 궁극의 고통을 제대로 되돌려준다. 어쩌면 소원을 빌지 않고 이대로 노력을 하며 사는 삶이 최고의 삶이 아니겠냐는 질문을 되돌려 준다.

각각의 에피소드들이 다들 인상적이라 읽은지 며칠이 지나도 계속 머릿속에 맴도는 이야기들이었다.
세상 어딘가에 나와 똑같은 사람이 존재할 수 있다. 나의 기억을 갖고 있는 그는 도플갱어. 다만 도플갱어와 실제로 마주치게 되면 둘다 죽게 된다는 이야기를 어딘가에서 들은 적이 있었다. 쌍둥이와는 별개인 또다른 나의 이야기.
그 도플갱어를 만나는 이야기도 담겨 있었다. 이런 식의 발상 참으로 신선하다 아니할 수 없었다.

인류의 진화과정을 들여다보는 이야기도 몹시 흥미로웠다. 아니 이 이야기는 자꾸만 생각이 났다.
앞부분만 읽었을 적에는 제노사이드라는 소설이 떠올랐고, 다 읽고 나서는 2058 제너시스라는 책이 떠올랐다.
책을 좋아하다보니 자꾸 오버랩되는 책들이 있다. 참신하고 파격적인 내용의 책들은 유독 인상이 깊다.
알파라는 제목의 에피소드에서 먼미래의 지구로부터 2012년을 되돌아보는 이야기가 실려있었다.
2012년 지방의 어느 산부인과에 그럴리가 없어를 외치는 어느 산모가 들어왔다. 산모는 다모증의 아이를 출산하였고, 산모가 죽고 행방불명 처리가 된 이 아이는 사실 국가기관의 어느 연구소로 보내진 것이었다. 놀랍게도 아이는 골격이나 체형 뿐 아니라 DNA 염기서열마저 바뀌는 그런 존재였다. 절대 바뀌어서는 안될 것들이 바뀌고 있는 아이는 매일매일 성장하는 것이 아닌 진화를 하고 있었다. 700만년전의 원시인의 상태에서 출생한 아이는 2년 6개월 후, 인간 나이로는 스물 다섯살의 몸, 그리고 진화단계로는 700만년을 넘긴 현생 인류의 모습이 되어 있었다. 그 상태에서 고착화되는 것이 아니라 미래 인류로의 진화를 거듭화한 인간. 그 끝이 궁금하지 아니한가?

하나하나의 이야기가 무척이나 그로테스크하면서도 생각을 멈출 수 없게 만든다. 너무나 이상해 보이는 상황, 하지만 나라고 다를 수 있을 거라 누가 확신한단 말인가.
가장 경악스러웠던 마지막의 리버스까지..
예상은 했지만 눈으로 확인하니 더욱 끔찍했던 리버스를 회상하며 금요일의 독특함과 기괴함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려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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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콕 셀프 트래블 셀프 트래블 가이드북 Self Travel Guidebook 14
김정숙 지음 / 상상출판 / 201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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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달 남아있다 생각했던 방콕 여행이 어느덧 한달앞으로 다가왔다. 시간이 많다고 태사랑 들락거리며 다른 사람들 여행 후기며 팁이며 들여다보는 재미에 살았는데,(실제 빼곡한 일정은 짜지 않고, 그저 후기 읽어보는 재미들로 소일을 했던 것 같다.) 하도 그렇게 찾아보다보니 (주로 맛집 정보 검색에 심취했던 듯) 나중에는 정말 팟타이, 뿌빳퐁커리를 내가 지금 먹고 있는 양 착각이 될 정도였다.




방콕은 이번이 첫 방문은 아니지만 예전에 결혼 직전 다녀온 방콕 파타야는 패키지로 다녀온 것이어서 이번 방콕 여행은 거의 처음 짜는 기분으로 일정을 짜야할 판국이다. 세계 배낭 여행자들의 천국이라는 방콕. 우선 그동안 다닌 다른 나라들에 비해 호텔 경비가 너무나 싸서 놀랐고 세계적인 특급 호텔들이 모두 포진해있다는데도 놀랐다. 호텔을 어디로 선정할지가 가장 큰 고민이었기에 지금 해놓은것이라곤 호텔과 항공권 예약 등이 거의 전부. 부모님과 아이와 함께 할 여행인지라 가이드 역할은 나 혼자 다 해야할 판국이라 촘촘히 일정을 짜야하는데 아직 시간이 많다며 너무 느긋했던건 아닌가도 싶다.


여행을 가기 직전 가이드북을 참고하고, 그 나라 여행 정보가 가장 많이 나온 카페 등을 한두군데 섭렵해 일정을 짜곤 했는데.

여태까지는 방콕 100배 즐기기, 저스트고 방콕 등만 읽어봤다가 이번에 방콕 셀프 트래블이 새로 나왔대서 읽어보았다. 그런데 이전 책들은 여행지를 검색하기 전에 느긋한 마음으로 읽어서 사전 지식이 없어서 눈에 덜 들어왔는지 모르겠지만, 태사랑 등에서 미리미리 여행 정보 검색한 후에 보는 여행 가이드북은 좀더 입체감있게 현실적으로 와닿았다. 아니면 이 책 정보가 유달리 생생한 건지 모르겠지만.


전철노선도는 물론 나와있고, 수상버스 노선도까지도 나와있다.

꼭 가야할 맛집으로 인터넷 등에서 찾아놓은 맛집이 대부분 모두 수록되어있었다.

그리고 이번 책의 경우 가장 좋았던 점은 객관적인 정보를 앞세우는것도 중요하지만, 일반 독자들이 보기에 객관적이기만 한 책에서는 찾기 힘든, 저자의 적극 추천 맛집이나 실제 아로마 사용 후기 같은게 실려 있어서 객관성은 살짝 떨어질수 있겠지만 누군가의 적극 추천 맛집, 쇼핑 리스트가 궁금했던 독자들에게는 더욱 와닿는 정보가 될 수 있겠다는 점이었다.




써보진 않았지만 너도나도 사온다길래 궁금했던 탄에 대해 저자는 향이 묵직해 구매 욕구가 생기지 않았다는 실제 후길 담고 있는 식으로 말이다.




슈퍼마켓에서 꼭 사야할 품목 중에 모기 퇴치제도 나와있었는데, 태국의 모기는 우리나라 모기 퇴치제로는 잘 듣지 않는다고 현지에 가서 구입하라는 이야기를 인터넷에서 접했었다. 그리고 모기 퇴치제 사진도 찾아놨었는데 저자가 이 책에 실어놓은 바로 이 사진이었다. 따로 출력할 필요 없이 이 책 들고 가서, 점원에게 보여주거나 같은 제품을 편의점, 마트 등에서 구입하면 되겠다 싶었다.




태국 여행 준비하면서 눈에 익은 식당등이 쏨분 씨푸드, 쏜통 포차나, 꽝 씨푸드, 쏨땀누아, 쿤댕 꾸어짭 유언, 나이 쏘이, 팁 싸마이, 딸링쁠링, 수다 식당 등이었는데 6박 7일 동안 얼마나 많은 곳을 가볼수 있을진 모르겠지만 태국 현지 음식의 매력에 빠져볼 기회를 누려보는 것도 정말 재미날 것 같았다. 방콕에서 여긴 꼭 가봐야해~ 하는 여행자들의 후기를 보며 꼽아놓은 곳들이 대부분 비슷했는데, 저자가 추천해준 맛집 중에는 다른 후기에선 못 찾았던 곳들도 눈에 띄어서 다양한 맛집을 후보에 넣고 다녀와야겠단 생각이 들었다.




오 마이갓. 방콕의 뒷골목에서 이런 최고의 식당을 만나게 될 줄이야! 이름조차 생소한 건물에 너무도 평범해 보이는 식당 하지만 이곳에서 내오는 음식들을 하나씩 맛보게 된다면 이 소박한 외관과 인테리어는 이집의 요리를 더욱 돋보이게 하는 장치처럼 느껴질 정도이다. 102p

저자가 극찬을 마지않은 블리스라는 이태리 레스토랑은 부모님과 함께 하는 여행이 아니라 여성 여행자들끼리라면 일부러 찾아가보고 싶은 그런 곳이었다.



한국의 남도 음식이라 할 수 있는 이싼 지방의 음식을 맛나게 한다는 사바이 짜이는 에까마이 쏘이1 헬스랜드 스파 맞은편에 위치한, 저자가 추천하는 대박 이싼 식당이었다.




워낙 맛있는 먹거리가 많은 태국이다보니 굳이 태국까지 가서 뷔페를 사먹을 필요가 있을까 싶었는데.

저자의 인터콘티넨탈 런치 부페 설명을 읽으니 가고 싶어졌다.

정말 끝내주게 잘 나오느 호텔 런치 부페다. 스타터부퍼 풍성한 메인 아기자기한 디저트까지 합리적인 가격에 즐길 수 있다. 1인 1000밧 nett 수준 169p


부모님과 아이와 함께라 힘들게 많은 곳을 찾아다니기 보다 맛있는 음식 먹고 여유로운 마사지 받고, 가끔 괜찮다는 물건 쇼핑도 좀 하고.

관광은 왕궁과 그 주변 등으로 가벼이 계획을 세우고 있어 그런지 맛집과 마사지 정보등이 가장 눈에 들어왔다.





가이드북으로 생생한 정보가 잘 살아있는 이 책, 나같은 초보 여행자들에게 많은 도움이 될 것 같았다. 이번 여행계획을 짜는데도 큰 수혜자가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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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와 느릿느릿 걸어요 - 일본의 길고양이와 함께 보낸 오후
박용준 글.사진 / 예담 / 201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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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에서 나온 각종 고양이 관련 포토 에세이 등을 읽으며 고양이와 매력에 담뿍 빠져들고 있는 요즘. 우리나라 작가의 일본 여행에서 만난 고양이 포토 에세이를 읽게 되었다. 사실 우리나라에 비해 일본에서는 고양이에 대한 시선이 유독 관대하고 애정이 담겨있는 듯 하다. 일본을 잘 알지는 못하지만 고양이 캐릭터도 많이 만들어지고, 고양이를 예뻐하는 사람들이 무척 많다고 들었으니 말이다. 마네키네코라고 해서 행운, 복, 돈을 부르는 고양이로 상징화된 캐릭터가 있어 그런지 그들의 고양이에 대한 애정은 유독 각별한 것 같다. 실제 우리나라의 길고양이들에 비해 일본 길고양이들은 사람을 봐도 피하질 않고, 느긋하고 여유있는 모습을 많이 보였다고 하는 저자의 글을 접하며 우리나라 고양이들도 좀 사랑받을 수 있었으면 하는 생각이 들었다.


카페 고양이, 길고양이, 집고양이.
일본의 이 곳 저곳을 돌아다니며 만난 다양한 고양이들. 앙증맞고 귀여운, 또는 새초롬한 와중에도 귀여운 면모를 보이는 고양이들의 사랑스러움을 가득 만날 수 있는 책이었다.
맨 처음에 나온 고양이의 보호색편은 지유가오카의 고양이 카페의 고양이를 찍은 사진인데 하얀 카페트와 거의 구분이 되지 않는 하얀 고양이가 눈에 띄는 사진이었다.
고양이 카페 등의 경우에는 주소, 전화 시간, 요금, 홈페이지 등을 실어서 여행 도중 고양이를 만나러 들러보고 싶은 매니아, 고양이 집사들에게 도움이 되도록 정보를 수록해놓았다.




교토 우지의 어느 카페에서는 고양이 한마리를 위한 전용 의자도 있었다. 의자에 고양이의 그림이 그려진 팻말이 달려있어서 그 자리가 고양이의 전용석임을 알려주고 있었다. 찻집 사보키쿠야의 복많은 고양이.


고양이 중에는 다소 새침하거나, 은근히 위협을 하려는 그런 고양이도 있다. 어쩌면 자기 안의 공포를 감추기 위해 겉으로 강한척 하는 것일수도 있겠지만. 길을 가던 중 저자에게 위협적인 모습으로 다가오던 갈색 고양이. 지나가던 여자의 손에 잡혀 간질간질 공격에 쓰러져버린 모습이 반전이면서도 너무나 귀여웠다. 그래, 이런 허술한 모습이 매력이지. 강한 척만 한다고 세상이 아름다운게 아니라구.



고양이를 좋아하지만 여건상 고양이를 키울 수 없는 사람들을 위한 고양이 카페가 일본에는 유독 많이 생겨나고 있다 한다. 지유가오카의 네코 카페 클럽에서 고양이와 놀기. 포스터 사진 속 고양이들이 어찌나 사랑스럽던지. 고양이에 대한 특별한 애정이 없던 나마저 짧은 감탄사가 튀어나올 지경이었다. 저자일까? 고양이들을 위해 바닥에 납작 엎드려 한몸이 되어 놀아준 모습도 사진에 찍혀 있었다.


귀여운 고양이를 그저 좋아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캐릭터 관광상품으로 만들어 활용을 한다. 귀엽고 앙증맞은 것들을 개발해 관광 마케팅 상품 마케팅 등에 성공하는 모습을 보이는 일본에서 고양이의 캐릭터화는 어쩌면 너무나 당연한것인지 모른다.
일본 고양이 마을 야나카의 고양이 카페인 네코 카페 29에서는 고양이 발바닥 모양의 손잡이가 인상적인 카푸치노. 콩으로 발바닥을 표현한 고양이 발바닥 떡. 그리고 작고 앙증맞은 고양이 우유 잔. 고양이 인형그릇을 들어올리면 그 안의 우유가 커피 속으로 들어간다.
이런건 정말 일반 집에 구비해놔도 너무 색다른 제품이 될 것 같아 사오고 싶어질 것 같았다.

고양이 카페 외에도 길고양이 이야기가 더욱 많이 실려 있었는데 인상적인 사진을 골라 찍다보니 고양이 카페 사진이 유독 많아졌다.
나른하게 길가에서 잠든 길고양이, 지나가던 어린 아기의 손길에 잠자던 고양이가 좀 귀찮아 하는 모습도 보이고, 아리마 온천의 길고양이들의 모습도 다시금 보이고..구로카와 온천의 길고양이들은 자신들을 위한 기금 모금함까지 갖고 있었다.
노라도라 기금상자가 놓여있어서 여기에 모인 돈은 이 곳 길고양이들의 먹이값으로 사용된단다.
부끄러운 표정으로 죄송하다고 하는 하얀 길고양이 그림.
센스있는 귀여운 그림이 아닐수 없었다.

일본에서는 하얀 털에 두가지 무늬가 들어간 삼색 고양이를 행운의 상징으로 삼고 마네키네코라는 조각을 만들어 행운을 빌곤 합니다. 또한 하얀 고양이는 신성함을 상징하여 귀하게 여기는 곳이 많이 있고요.
그런 마네키네코를 똑 닮은 점장 고양이가 있는 가게가 도쿄에 있다고 하여 직접 찾아가보았습니다. 242p
점장 고양이 란이 근무하는 (?)곳은 마침 복권 가게였다. 고양이가 출근하고 나서 복권이 잘 팔려 인기를 끌고 있다는데..
평소 잘 미동도 안한다던 란이 저자가 방문했을때 저자를 향해 왼손을 들어주었다한다.
오른손은 돈, 왼손은 손님.
왼손을 들어준게 마음에 걸렸다는 저자.
복권을 샀는데 당첨은 안되고, 오픈캐스트 구독자가 10만이 넘고, 블로그에 최다 방문객이 방문을 하였다하니. 점장 고양이 란의 신통함일까?

귀여운 고양이들의 모습에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빠져들었던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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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의 여신 정이 1 - MBC 드라마 [불의 여신 정이] 원작 소설
권순규 지음 / 황금가지 / 201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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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파선에 대해 예전에 들은 바가 없었다. 다만 책으로 나오고 있어 제목으로만 접했었는데, 7월부터 mbc에서 방영될 예정이라는 불의 여신 정이의 주인공이 바로 백파선이라는 실존 인물에 대한 이야기임을 들었다. (광해와의 사랑은 물론 픽션이겠지만 ) 그래서 드라마가 시작되기 전 그 원작 소설을 챙겨서 먼저 읽어보리라 했는데 나의 게으름이 불의 여신 정이 3권 완결이 나오고 나서야 책을 펼쳐들게 되었다. 그런데 한번 펼쳐드니 정말 그 속에 담뿍 빠지게 만드는 매력을 갖고 있는 책이었다.

소설을 좋아하면서 실제 사건이 허구와 섞여있는 역사소설 또한 좋아한다. 사실이 섞여 있으면 허구조차도 사실처럼 느껴지는 생생함 때문일 수도 있고, 드라마나 책을 통해 제대로 된 역사에 대한 호기심을 일깨울 수도 있어 여러가지 면에서 역사 드라마, 역사 소설을 좋아한다.

 

 

 

예전같으면 드라마를 무척이나 꼼꼼히 챙겨봤을 텐데 요즘엔 드라마는 물론 티브이 자체를 안 틀고 살아서 불의 여신 정이의 문근영이 나오는 장면을 보지 못했지만 책을 읽으며 문근영을 떠올리며 읽었다. 드라마나 영화로 연이어 만들어지는 작품들은 배역을 충분히 예상하며 상상한 장면에 좀더 사실성을 부여할 수 있는 (혹은 자신의 상상의 나래가 갇힐 수도 있지만), 나는 나름 문근영의 배역을 상상하고, 또 실제 드라마 사진을 찾아보면서도 만족하며 읽을 수 있는 작품이었다. 꽤나 몰입도 있게 연기를 잘하는 배우니까. 잘해내고 있을 거란 믿음이 들었다. 드라마로 몰아 봐도 재미나겠지만 요즘의 나는 책을 더 편히 여기기에 이렇게 책으로 단숨에 읽으며 드라마를 떠올리는게 오히려 더 편하기도 하다. 책을 다 읽고 나면 다시 또 드라마가 보고 싶어질수도 있을테고..

 

 

 

1권 불의 여신 정이 속에는 정이의 출생과 성장, 그리고 광해와의 인연과 그로 인한 아픔이 담겨 있었다.

양반 출신이었던 정이의 엄마 초선은 여성 최초로 사기장이 되고 싶었던 능력있던 여성이었다. 그녀를 임신하게 강제로 범하고, 심지어 위태롭게 내쫓으려한 이기적인 인물은 그녀가 진심으로 좋아했던 유을담의 라이벌 같은 인물 이강천이었다. 초선이 아기를 낳고 죽을때 마침 유을담이 그녀를 발견하였고 그녀의 아기를 거둬 키워주기로 한 것이 바로 정이. 을담과는 피 한방울 섞이지 않았지만 정말 온 정성을 다한 아비의 마음으로 정이를 키워내었다.

 

 

 

그리고 사냥을 나온 광해가 독사에 물릴뻔한 정이를 구해주면서 왕자와 정이의 인연은 시작되었다.

정이에게는 왕자보다도 더 무예가 깊은 오라버니 태도가 있었고 정이를 지키기 위해서라면 자신의 목숨도 저버리고 지켜낼만큼 정이에 대한 애정이 깊은 오빠였다. (친오빠는 아니고 말이다.) 여기서부터 셋의 삼각관계가 예견되었다.

 

 

 

원튼 원치 않던 부모가 모두 그릇 제조에 최고의 능력을 가진 사람들이었고 그녀를 키운 양아버지 또한 조선 최고의 사기장이었다. 그 자체만으로도 그녀는 타고난 능력을 갖고 있음이 예견되지만, 거기에 진정한 노력까지 더해져야 하는 바, 안타깝게도 아비의 목숨을 잃고, 조선 최고의 사기장이 되어야만 원수를 찾을 수 있다는 그 한마디에 정이는 사기장이 되기 위해 노력을 하게 되었다. 제 발로 사옹원 분원에 찾아갔으나 이강천의 호통에 입소하지 못하였고 사가에서라도 배움을 쌓기 위해 문사승을 찾아가 뼈를 깎는 노력 끝에 그의 제자로 거둬들여지게 되었다.

 

 

 

책 속에는 드라마 속에서 흥미진진하게 재현되었을 명장면들이 엿보였다.

친동생 광해를 몰아내기 위해 간계를 꾸민 임해, 그리고 그 위기를 모면하기 위해 정이의 도움을 빌게 된 장면과 그로 인해 정이 부녀가 곤경에 처하게 된 사연으로 정이가 선조 앞에 가져간 그릇으로 선조의 마음을 돌리기 위해 호소하는 장면은 문근영의 똑부러지는 의연한 모습으로 상상이 되곤 하였다.

 

불의 여신 정이 속에서는 정이, 즉 백파선이 일본에 건너가 활약하는 이후의 사연보다는 주로 광해와 얽힌 러브 라인에 주목하는 듯 하였다. 또다른 소설 백파선의 내용에는 일본 이후의 삶이 담겨있대서 이 책을 다 읽고 읽어보고 싶어졌는데 리뷰를 찾아보니 이야기의 흥미와 긴장도가 많이 떨어진대서 그냥 백파선의 실제 삶 등을 찾아보는 것으로 만족하기로 하였다.

 

사실 일본으로 건너간 우리의 기술자들이 그 안에서 최고의 문명을 꽃피웠다는 것은 우리나라로서는 너무나 큰 손실이 아닐 수 없을 것이다. 그녀 스스로 우리나라를 저버리고 떠난 것이 아니라 임진왜란때 능력있는 도공들을 강제로 끌고간 터라 어쩔 수 없이 그 안에서 그릇을 만들며 살게 된 것이었겠지만, 백파선의 활동 시기 이후 중국제 도자기 수입량을 80%나 줄일 정도로 조선인 기술자들의 일본 도자기 내수화에 성공을 했다 하고, 이후 일본제 도자기는 아시아 중동 유럽 시장에서 각광을 받으며 중국 못지않은 도자기 수출국으로 급부상하였다 한다. 18세기 후반에 일본이 조선을 제치고 19세기 후반에 청나라마저 제치고 아시아 경제의 최강이 되는게 기여한 것이 바로 도자기 등의 일본 상품의 세계시장 진출이었다니 그녀같은 기술자의 힘이 얼마나 큰 것이었는지를 가슴아프게 되살릴 수 있었다. (오마이 뉴스의 김종성의 사극으로 역사 읽기 참고)

 

1권까지를 읽고 나니 2권에서 얼마나 정이가 힘들여 도공으로써의 길을 닦아갈지가 눈에 그리듯 예상되었다.

게다가 정이의 생모, 그리고 양아버지까지 모두 권력의 암투로 내몬 약육강식의 사옹원 생활이 가슴아프게 예상되기도 하였다.

그러면서도 광해와 김태도와의 삼각관계는 어찌될 것인지 (실제의 이야기를 찾아보니 정이가 누구와 엮여질지는 자명한 결과지만 말이다.) 2권을 얼른 펼쳐들고 싶게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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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위츠 홀릭의 달콤한 일본 여행
이민애 지음, 이혜진 사진 / 북하우스 / 201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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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적 맛본 생크림 케이크에 반해 파티시에가 되겠다고 결심했다. 일본 동경 제과학과 양과자과를 졸업하면서 학교에 다니는 동안 체험학습이라는 이름 하에 일본의 유명 스위츠숍들을 찾아다니며 수많은 스위츠를 섭렵하였다. 유학시절의 스위츠숍과 최신의 스위츠숍까지 최근 일본에서 주목받고 있는 스위츠숍을 찾아가 오너 파티시에들을 만나 나눈 이야기들을 아낌없이 담아냈다.-저자 소개중

단순히 나처럼 디저트, 양과자를 좋아하는 구매자의 입장이 아닌, 예비 파티시에의 생생한 눈으로 담아낸 책. 그래서 조금 더 특별해보이는 책이다.

 

 

저자가 취재한 맛집 중에는 어릴적 직접 구운 마들렌 쿠키를 엄마가 너무나 맛있게 드시는 모습을 보고 파티시에가 되겠다 결심했다는 일본 유명 피타시에의 사연도 소개되어 있다. 나 역시 어릴적에 맨처음 생크림 케이크를 먹었을 적엔 그 맛에 단단히 반했었는데 이런 맛있는 빵을 내가 만들 사람이 될거라는건 생각도 못해봤다. 음 난 그저 먹는게 좋았을뿐.

저자는 힘들었던 동경 제과학교 과정을 마치고 지금은 고향인 경산에서 스위츠 모리라는 케이크 아틀리에를 운영중이라한다.

나 어렸을 적에는 빵이나 디저트 등은 그냥 동네 빵집 (제과점)에서 파는거라 생각했는데 갈수록 빵집도 세분화되어가고 가격과 인테리어 등도 한층 고급화되어가는 듯 하다.

 

저자가 롤 모델로 삼은 사람은 소박하게 정성을 더한 맛으로 가게를 운영중인 오븐 미트 카페의 고지마 셰프라 하였다. 화려한 케이크 대신 만드는 사람의 따스한 온기가 느껴지는 소박한 스위츠를 만드는 그녀의 모습은 파티시에가 되기로 결심한 내가 가장 닮고 싶은 모습이었다. 고가네이 시립미술관 옆 대나무 숲에 둘러싸인 하케모노리 안에 위치한 아담한 카페는 언젠가 내가 꼭 운영하고 싶은 파티스리의 모델이기도 하다. 188p

 

다양한 스위츠 카페에서 맛있는 스위츠와 차를 즐기는 것을 좋아하다보니 이런 책을 보면 무척 관심있게 읽고 체크하곤 한다. 마음같아선 당장이라도 이 책 속 여러 맛집을 직접 섭렵하려 여행을 떠나고 싶은데 방사능 여파로 사실 일본 여행을 간단히 마음 먹기가 어렵게 되어버렸다. 그래도 언젠가 꼭 가보게 되겠지 싶은 마음에 손에서 내려놓을 수 없는 요 스위츠샵의 고급 정보들.

 

마시멜로라면 초코파이에 들어있는 맛없는(?) 크림 정도로만 생각해왔었는데 중학교때던가 배웠던 영어책에 마시멜로를 구워먹는 이야기가 나온 적이 있었다. 딱딱하지도 않은 마시멜로를 어떻게 구워먹나 하면서도 구우면 더 맛은 좋겠다 하는 생각이 동시에 들기도 하였다.

이 책에도 고베 마시멜로 로망이라는 카페 이야기가 나온다. 저자도 달디단 다른 디저트들은 모두 좋아하였는데 찐득찐득한 식감때문에 싷어했다는 마시멜로. 저자가 찾아갔다는 고베 마시멜로 로망의 오너 셰프도 원래는 마시멜로를 좋아하지 않다가 캠핑장에서 구워먹던 마시멜로를 떠올리며 마시멜로의 맛에 빠져들어 틈새시장이라 생각하고 마시멜로 숍을 열었다는거. 다소 위험한 역발상이기도 했지만 나름 성공한 모습이기도 하였다. 단순 마시멜로가 아닌 설탕양을 줄이고 계란 흰자 대신 젤라틴을 이용해 계란 알레르기가있는 사람도 먹을 수 있게 만들었다 한다.

 

사실 스위츠숍의 다양한 먹거리 이야기뿐 아니라 실제 오너들의 이야기들도 들을 수 있기에 카페나 디저트 숍 등을 꿈꾸는 친구들에게는 더욱 와닿는 책이 되지 않을까 싶었다.

아침 점심도 안 먹고 맛있는 음식이 가득한 책만 들여다보고 있으니 시장기가 몰려온다. 당장 일본에 건너가 스위츠를 먹진 못하더라도 집에서 밥이라도 좀 챙겨먹어야겠다. 언젠가 꼭 가게 될 맛있는 스위츠 여행은 꼭 이 책을 참고 삼아 떠날 것을 기약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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