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냥팔이 소녀는 누가 죽였을까 - 세상에서 가장 기묘한 22가지 재판 이야기
도진기 지음 / 추수밭(청림출판) / 201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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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냥팔이 소녀는 누가 죽였을까?

동쪽 마녀를 죽인 도로시는 죄가 있을까?

베니스 상인은 약속대로 살 1파운드를 베어내야 할까?

 

익숙한 동화나 옛 위인, 설화 등 다양한 주인공들을 다시 한자리에 불러모으게 하는 이야기.

도진기 작가의 책을 이전에 읽어본 적은 없었는데 추리소설 매니아인 이웃님들 덕에 작가 이름은 익히 귀에 익어 있던 상태여서 새로운 작품에 대한 흥미가 일었다. 다만 내가 몰랐던 것은 이 작가분이 현직 판사님이라는 사실을 몰랐다는 것.

왜 이런 상황에 대한 이야기를 썼을까 했는데, 작가의 본업이 지방법원 부장판사로 재직중이신 분이시란다.

 

법이란 딱딱하고 어렵게 느껴지는게 사실이다보니 평소 재미나게 느껴온 추리소설을 직접 쓰면서 추리 소설 작가로써 활약을 하던 작가분이 자신의 본업을 살려 사람들이 흥미를 가질 옛이야기와 접목시켜 유명한 이들을 죽은 자들의 법정에 세워 법에 대해 썰을 풀어가는 그런 이야기라고 보면 되겠다.

 

우선 하데스 대신 후임으로 온 염라 판사부터가 뭔가 재미난 설정이다. 동서양의 지옥의 통치자를 마치 경쟁자인듯 한자리에 세워낸 것도 재미난데, 여기에 욱 검사라는 가상의 인물을 세우고, 변호인으로는 성형으로 완벽하게 꽃미난으로 되살아난 소크라테스를 내세웠다.

 

사실 추리소설 작가의 새로운 포맷의 기이한 이야기라고 해서, 포커스를 기이한에 맞추다보니 뭔가 재미쪽에만 너무 기대를 했나보다. 기이한 설정이긴 하지만 법에 대해 이야기를 하는 것을 빼놓을 수 없다보니 재미를 살리기는 좀 어려운 면도 있었다. 아무래도 설정이 설정이다보니 재미와 지식 추구를 동시에 살려낸다는 것이 어려웠다고나 할까.

그래도 적어도 딱딱한 법률 책보다는 훨씬 즐기면서 읽을 수 있는 그런 이야기 형식의 책이라 할 수 있겠다.

 

예를 들어 이런 식이다. 고의는 아니었지만 자신의 집이 날아오는 바람에 동쪽 마녀를 죽인 도로시는 죄가 있을까?

사실 아이들 동화긴 해도, 누군가를 죽이고 어쩌고 하는 부분은 섬뜩해지는 부분이다. 어릴 적에도 이런 부분을 읽었던 것 같은데 아이에게 다시 이 이야기를 들려주다가 도로시가 동쪽 마녀를 죽이고 걱정하는 부분이 나오니, 착한 마녀가, 괜찮다고, 어차피 사람들을 괴롭히던 마녀라 오히려 도로시에게 고마워한다고 말을 한다. 그러자 도로시가 냉큼 그거 정말 다행이네요. 하고 넘어가는 부분이 있는데.. 악한 마녀라면 죽여도 괜찮은 걸까? 하는 부분에선 대답하는게 그리 쉽지가 않은 것이 사실이었다. 그래서 아이 동화인데도 그 부분을 읽으면서는 다소 떨떠름한 기분이었는데 마침 이 책에 그부분이 소개되어 반가웠다.

 

고의만을 처벌하고 과실은 처벌하지 않습니다. 예외적으로 법에서 정해놓은 경우에는 과실도 처벌합니다. 사람이 죽거나 다친때, 불을 낸 때입니다. 81p 소크라테스가 도로시를 변론하며 염라판사 앞에서 말한 대목이었다. 그런데 민사 재판과 형사 재판에서 고의와 과실이 다르게 취급되는 가 보았다. 민법에서는 고의와 과실이 똑같이 취급된다는 소크라테스의 첨언이 있었으니 말이다. 알면 알수록 법은 참 어렵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뭏든 소크라테스에의해 다시 사건으로 되돌아가보면 사실 도로시는 고의나 과실이 모두 적용되지 않는 것이 그녀의 집은 회오리바람이라는 천재지변에 의해 날아간 것이기에 어떤 죄도 성립하지 않는다라고 결론을 내렸다. 물론 그녀의 마지막 발언은 좀 상당히 의외였지만 말이다.

 

염라판사와 소크라테스는 심지어 은하철도 999를 타고 조선시대 남원 고을로 행차하기까지 한다. 그곳에서 변사또의 춘향이 재판 과정에 참여해보기도 하고 하데스에게 늘 밀린다 생각했던 염라판사의 일취월장한 모습을 보여주기도 하였다. 다소 억지스러울 수 있는 이런 과정들이 사실 무척 색다르게 느껴지기는 하였다. 비벼놓으면서 어색한건 어쩔수 없이 인정한다면 말이다.

다양한일화를 통해 배워가는 법 용어들, 사실 이렇게라도 일반 독자들을 깨우쳐 주기 위해 노력한 작가님의 공에 감사드리는 마음을 갖지 않을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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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차여행 컨설팅북 - 똑똑한 기차여행을 위한 일일 코스의 모든 것
변지우 외 지음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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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적 집집마다 자가용이 있는 집이 드문 시절, 기차와 버스 등은 주요 교통 수단이었고, 특히 장거리를 갈 때는 멀미를 심하게 하는 버스에 비해 기차는 무척이나 안정적인 교통수단이었다. 어릴적 내게 기차는 서울에 가기 위한, 혹은 어딘가를 가기 위한 수단이었지 그 자체에 그렇게 큰 매력이나 환상 등을 갖지는 못했었다. 지방 출신이었던 나와 달리 서울 토박이인 내 친구는 평생 기차 타볼일이 없었다 한다. 결혼하고 다시 지방으로 내려와 살고 있는 나를 보러 내려오면서 30넘은 나이에 생애 처음으로 타봤다는 기차, 친구의 첫 기차에 대한 추억이었다.

우리 아들은 사실 많은 집, 집집마다 자가용이 보편화된 세대에 태어나 살고 있다보니 굳이 기차를 타지 않아도 되는 시기에 살고 있기는 하지만, 오히려 다양한 교통 수단에 더 관심을 갖는듯 하다. 남자아이라 그런것도 있고, 다양한 교통 수단 체험 등을 즐거워 한다. 기차 역시 잠깐 아빠에게 가기 위해 타는 것인데도 무척 재미있어 한다. 엄마가 운전을 못해서 아빠 퇴근 전에 아빠 보러 갈 적에 어쩔수 없이 기차를 타게 되는데, 달랑 40분 타는 기차인데도 무척이나 좋아한다. 그래서 종종 아빠 보러 가자고 하기도 한다.

주로 아빠 보러 탔던 기차. 그런 기차를 타고 아이와 여행을 간적이 있었다. 올해 초에 친정 부모님과 아이, 그리고 나와 여동생이 함께 부산으로 KTX를 타고 다녀왔다. 부산에 도착해서는 버스와 시티 투어 버스 등을 통해 이동하였는데 캐리어를 들고 이동하는 것은 좀 힘이 들긴 하였지만 그 외에는 무척 홀가분한 여행이었다. 특히나 장거리를 운전해야하는 운전자의 부담이 적어져 좋았다. 아이 아빠와도 그렇게 기차로 여행을 갔으면 좋겠는데 아이와 함께 하려면 짐이 많아져서 그게 더 불편하다하니 아쉽긴 하다. 기차로 가면 신랑도 운전을 안해서 좋을텐데. (여행 가자 해도 늘 운전이 힘들다는 신랑이면서, 정작 기차 타고 가자면 또 불편할것같다 하고, 참.)



아뭏든 신랑이 함께 하지 못해도 이제는 퇴직하신 부모님과도 여행하기 좋을 것 같고, 아이와 함께 당일치기 기차 여행 등은 고려해볼만해져서 이 책을 정독해보았다.




우선 첨부된 한국 철도 노선도를 보니 기차로 갈 수 있는 곳이 제한적이라 생각했던 내 생각과 달리 의외로 우리나라 전역에 기차로 갈 수 있는 곳들이 많았다. 늘 이용하는 경부선, 호남선 외에도 다양한 곳들을 기차로 가볼수있다고 생각하니 설레는 기분도 된다.








책의 첫 부분에는 기차에 대한 다양한 궁금증부터 풀어준다. 얼마전부터 우연히 타보기 시작한 누리로에 대한 설명도 나와있었다. 2019년부터 무궁화를 대체할 예정이라는 누리로, 직접 타보니 무척 쾌적하고, 가격도 무궁화 가격이라 좋았던 기억이 있었는데 얼른 대체되었으면 싶은 바램이 들었다. 새마을호는 2014년에 중단되고, ITX 새마을로 2015년부터는 완전히 바뀐다 나와 있었다.




기차 여행을 하는 것이다보니 기차로 갈 수 있는 곳을 먼저 찾아보고 책에 나온 근처 관광지와 맛집 등을 찾아 하루 일정 혹은 며칠 여정을 찾아볼 수 있는 방식으로 책을 살펴보면 되게 되어 있었다. 책에 소개된 관광지들이 기차로 갈 수 있는 곳, 그리고 기차역에서 시내버스나 택시 등을 이용, 방문할 수 있는 곳들로 모아 소개되어 있으니 평소 가보고 싶었는데 자가용으로 갈 엄두가 안나서, 혹은 귀찮아서 못 가본 곳이 있다면 색다르게 기차여행을 꿈꿔봐도 좋겠단 생각이 든다. 사실 기차로 제일 먼저 가보고 싶은 곳은 서울인데 아이와 단둘이 갈 엄두는 (혹시라도 사람 많은 곳에서 아들 손이라도 놓칠까봐) 나지 않았는데, 아이가 좀더 자라 엄마와의 단둘 여행이 가능하다면 얼마든지 기차로 서울에 가서, 대중 교통수단으로 여기저기를 누비고 다닐 예정이다.



서울에 10여년을 살적에도 사실 학교-집, 내지는 직장-집, 그리고 약속 장소도 매번 뻔한 가던 곳만 다녀서 통인 시장 등에는 가본 적이 없었는데 기름 떡볶이로 유명한 통인시장에 반짝이는 엽전 같은 화폐 수단이 생겨서, 그걸로 티켓을 미리 끊어서 엽전 꾸러미를 들고 반찬을 일일이 쇼핑하는 재미가 있다니, 아이들도 무척 흥미있어할 코스가 아니었나 싶다.






아들 유치원 개원기념일이 이번주 금요일이라 아이 아빠는 시간이 안나고, 부모님과 함께 아들 데리고 어디라도 당일치기로 다녀오고팠는데 다시 생각해보니 그날 친정 부모님이 김장을 담그신다니 같이 여행가시자 말할 상황이 안될것같다. 아뭏든 이런 기회는 언제고 금새 또 찾아올테니 언제 아이와 어디를 가볼까 미리 생각해보는 것도 무척 즐거울 법하다.




늘 가고 싶었던 전주 한옥마을, 여수, 목포 등은 물론이고 곡성의 경우에는 놀랍게도 증기기관차를 재가동해서, 명물로 떠올랐다 한다.

어릴적 우리 세대도 증기기관차를 타고 다니질 않아서 은하철도 999를 떠올리게 할 추억의 증기기관차를, 그림에서나 증기기관차를 보고 자란 우리 아기와 함께 타러가면 정말 즐거운 추억이 될 것 같았다. 코타키나발루에서는 제법 비싼 증기기관차 투어가 있었는데, 숙소에서 그냥 힐링만 하느라 참여하지 못했었는데 언제 아이와 곡성에 가서 그리 비싸지도 않은 우리나라의 증기기관차를 타봐야겠단 생각이 들었다. 보기만 해도 설레는 그런 여행이랄까. 아이에게도 정말 즐거운 경험이 되겠다 싶다.




가보고 싶은 곳은 한아름 골라두고 든든해진 기분으로 책을 덮었다.

여행 책은, 당장 떠나지는 못하더라도 언제나 큰 설렘을 전해준다. 즐거운 미래를 꿈꾸게 하기에 행복한 그런 책이 아닐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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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들기 쉬운 손뜨개 아기 옷 - 0~36개월까지 엄마가 만들어 건강하게 입히기 행복한 손놀이
가와지 유미코 지음, 허앵두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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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뜨개를 잘하는 여성이 임신을 한다면, 다른 것보다도 우선 뜨개질 태교를 꼭 해보라고 말해주고 싶다. 손으로 뭔가 오밀조밀 만들어내는게 엄마를 위해서도 좋지만, 무엇보다 뱃속의 아이에게 좋은 영향이 많이 간다(특히 머리가 좋은 아이가 태어난다)고 들었기 때문이었다. 엄마가 우리 남매를 임신하셨을때에는 태교와 뜨개질의 연관성을 몰랐지만 그냥 아이옷을 지어입히고 싶어서 뜨개질을 많이 하셨다는데, 그 영향인지 아니면 부모님의 머리를 닮은건지는 모르겠지만 오빠와 나의 아이큐가 상당히 높은 편이었다. 나도 우리 아이 임신했을 적에 그래서 태교로 뜨개질을 하고 싶었으나 워낙 뜨개질을 못하는 고로, 대신 손바느질 몇개만 시늉내었던 기억이 난다. 사실이건 아니건 간에 아이 태어나고서도 뜨개질을 해볼 생각이 있는 사람이라면 이왕이면 아기를 가졌을때 하면 더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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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0~36개월까지의 아기옷을 뜨개질로 지어 입힐 수 있는 책이다. 어제 읽은 다른 책과 마찬가지로 일본인 저자의 책이고, < NHK 멋진 핸드메이드>에서 강사로도 활동하며 수많은 손뜨개 책을 낸 저자의 책이기도 하다. 무엇보다 책을 펼쳐보고 표지와 마찬가지로 너무나 귀여운 아가들을 위한 옷이 한가득이라 우와 정말 귀엽다를 연발하며 보게 되었다. 우리 아들은 엄마 손뜨개 재주가 형편없어서 직접 떠 입히지 못하고, 스웨터 등도 그냥 사입히고 말았는데 이렇게 직접 엄마표로 떠입은 아기들은 엄마 사랑에 조금 더 온기를 느끼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부러움이 한가득이었다. 게다가 어린 아가들, 남아 뿐 아니라 여아들의 드레스는 또 어찌나 사랑스러운지. 백일이나 돌 등에 드레스 등을 사입히는 경우가 많은데 수수해보이는 단색 뜨개실로 이렇게 예쁜 드레스가 완성될 수 있다는 사실에 정말 놀랐다. 대바늘 뜨기 레이스 뜨기 등으로 자연스럽게 예쁜 무늬가 들어가게 되어 더욱 수수하면서도 아름다운 단아한 멋을 풍겨내는게 아닌가 싶었다



아기 배내옷도 뜨개실로 지어입힐 수 있고, 어린 아가들 겨울에는 머리가 많이 시려우니 비니 등의 모자를 꼭 씌우게 되는데 그런 아기 모자 등도 곰돌이 귀가 달린 귀여운 모자, 귀달이도 예쁘게 달린 모자 등을 엄마표로 직접 떠낼 수 있게 도안 등이 들어있었다.

책이 제법 두툼하더라니, 아기 옷과 소품, 장난감, 외출용품등을 128여가지를 수록했다 한다.






아기옷이나 모자, 신발등에는 정말 곰돌이 하나만 포인트를 줘도 너무너무 귀여운데 그런 아이템이 정말 많이 실려 있었다. 이런 제품 정말 어디서 팔면 당장 구해서 입히고 싶을 정도로 예쁜 그런 아이템들이 말이다. 사실 좀 죄송스러운 말씀이긴 한데 손뜨개 솜씨가 빼어나신 엄마께 살짝 부탁드려 본적도 있었는데, 아기가 어릴 적엔 엄마가 한참 학교에 근무하실 적이라 워낙 바쁘시기도 하고, 눈이 침침해지셔서 하시기 힘들다 하셨다. 어설프더라도 내가 도전해볼걸, 우리 아들 어느새 여섯살로 훌쩍 커버리고 나니 이렇게 귀여운 옷들 만들어 입혀보지 못한게 뒤늦게 한이 된다.




어깨를 살포시 덮는 귀여운 조끼 (뒷부분에 여밈이 있다.)에 파스텔톤의 부드러운 꽃을 달아 멋스러움을 연출한 옷도 예뻤고 곰돌이 귀가 달린 모자와 곰돌이가 콩 박힌 아기 신발, 그리고 곰돌이 팔찌 등의 곰돌이 풀 세트 소품 세트도 남아들에게 귀여움을 한층 업그레이드해줄 귀여운 소품으로 눈에 띄었다.



그외에도 아이들 덮는 담요(그러데이션 블랭킷은 꽃무늬로 꽤나 화려하였다. 곰돌이 블랭킷이 내 마음에는 더욱 들어왔고 말이다.), 유기농 면사로 만든 턱받이, 아기 장난감으로 만든 젖병 딸랑이, 각종 인형과 먹거리들을 흉내낸 장난감 등 입히는 옷 외에 실용적인 소품들도 제법 수록되어 있었다.






아기의 귀여움을 자랑하는데 꾸준히 등장하는 곰돌이는 연두색과 오프화이트색으로 이루어진 곰돌이 귀달이 모자와 곰돌이 카디건으로도 소개되었다. 색색을 달라힌 줄무늬 카디건도 사랑스러웠고, 일본 유치원 교복이 떠오르는 세일러 슈트 세트는 남녀 쌍둥이 아가, 혹은 남매 쌍둥이 아가를 이렇게 맞춰 입히면 너무 예쁘겠다 싶은 독창적인 뜨개 아이템이었다. 손뜨개로 세일러 슈트를 만들어 입히다니 이런 생각을 해낸게 신기할 정도로 말이다.









어디서건 공주님들의 옷은 더욱 눈에 들어오기 마련이다. 심지어 딸이 없는 나조차도 공주 옷들은 너무 예뻐서라도 다시한번 쳐다보게 된다. 뜨개 원피스도 마찬가지였다. 어쩌면 이렇게 예쁜 옷들이 많은지. 어릴적 아가들이 입는 드레스 외에 아장아장 토들러들이 입는 드레스들은 이제 색까지 조금씩 더해져 더욱 사랑스러움을 연출해주고 있었다. 민소매 원피스에서부터 한겨울에 입으면 좋을 옷에 이르기까지, 뜨개옷이 겨울에만 입는게 아님을 다양하고 예쁜 손뜨개 옷으로 표현해내고 있었다. 코르사주 볼레로는 가방과 함께 세트로 짜여서 어른스러운 디자인이라 어른도 비슷한 패턴으로 옷을 짜서 같이 모녀 커플로 입어도 예쁠 그런 아이템이었다.


그런가 하면 스코미 핑크색 바탕에 동글동글한 딸기가 앙증맞게 달린 볼레로와 점퍼 스커트 세트는 정말 아이의 사랑스러움을 극대화 시킬 세트가 아니었나 싶다. 오동통한 이때의 아가의 매력을 최상으로 업그레이드 시키는 느낌이랄까. 방울 방울 꽃 가디건과 함께 너무나 잘 어울릴 핑크 옷 시리즈가 아니었나 한다.

아, 아가 옷들 보면서 이렇게 부러워하기는 또 처음. 뜨개를 진작에 배워둘걸 하는 후회가 막심하게 들었다. 지금 뜨개를 배우고 둘째를 가져봐? 하는 철없는 생각이 들 정도로 말이다.



엄마들 사이에 유행을 하고 있는 아가들 판초, (아기 망또) 역시 손뜨개로 폭신폭신 너무나 어여쁘게 만든 아이템들이 있었다. 털이 긴 파란색 스페이스 다이드 얀을 겉뜨기로 떠서 폭 뒤집어 씌우기만 하면 따뜻해지게끔 한 판초란다. 모자도 세트로 만들고, 오렌지 실로는 아예 후드가 연결된 판초를 만들어내기도 하였다. 애니멀이 포인트가 되는 토끼나 곰돌이 귀를 달아 연출하는 귀여운 애니멀 케이프도 사랑스러웠다.



책 속 사랑스러운 옷들을 일일이 다 찍어 올릴 수도 없을 정도로 거의 모든 옷들이 다 매력적이었다. 문제는 나의 비루한 손뜨개 솜씨일뿐.

솜씨가 좋은 사람이라면 꼭 한번쯤 내 아이의 멋진 옷을 손뜨개로 떠보라고 추천해주고픈 그런 책이 아닐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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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바람 2013-11-06 15: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탐나는 책이네요

러브캣 2013-11-06 17:31   좋아요 0 | URL
무척 사랑스러운 책이었답니다
 
북유럽에서 온 손뜨개 소품 - 머플러, 장갑, 모자 쉽게 따라할 수 있는 북유럽 스타일 겨울 소품 23종
스기야마 토모 지음, 맹보용 옮김 / 북폴리오 / 201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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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적만 해도 봄과 가을이 이렇게 짧지 않았는데 요즘은 여름이 좀 길게 가고, 가을이 아주 짧게 왔다가 금새 겨울이 오는 느낌이다. 어렸을 적에 엄마가 직접 짜주신 손뜨개 원피스며, 목도리, 장갑 등으로 중무장을 하고 다녔고, 손뜨개 반코트를 입고 학교에 가는 날이면 선생님들이 다들 너무 예쁘다 해주셨던게 생각이 난다. 직접 그렇게 만들어주신다는게 보통 어려운 일이 아니라 하셨는데 내가 어른이 되고 나니 작은 손장갑 하나 뜰 엄두도 안 나고 (사실 가사 실습 시간에 나의 손뜨개 실력의 미흡함을 진작에 깨달았던 고로 ) 그저 손뜨개 옷들은 사입혀야하는건가보다 하고 수수방관하게 되었다.



재봉, 손뜨개 각종 만들기 실용 서적들이 일본 작가의 책들이 참 많은 것 같다. 여태 내가 읽어온 손뜨개라거나 가방 만들기, 옷 만들기 등의 꽤 많은 책들이 일본 작가의 책이 70%를 차지했던 것 같다. 오늘 읽어본 두권의 손뜨개 책 역시 모두 일본 작가의 책이었다. 책에 나온 뜨개실도 하마나카라는 일본 회사의 실이었다. (두권의 책 모두) 뜨개를 하는 사람들에게는 제법 많이 알려진 회사가 아닐까 싶은데 나야 워낙 손뜨개를 선망만 하는 사람인지라 유명한지 어떤지도 잘 몰랐을뿐, 다만 두 책에서 모두 한 회사의 재료가 나오니 유명한가보다 하고 추정할 따름이었다.




수예, 손뜨개 등을 좋아하는 일본에서도 한때 북유럽 스타일이 크게 유행을 했다던데 우리나라에서도 역시 마찬가지인듯 하다. 집안 인테리어에서부터 그릇, 다양한 소품들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북유럽 스타일 제품들이 여전히 인기를 끌고 있다. 책에 나온 뜨개 소품들 중 대부분은 벙어리 장갑이었다. 패턴을 달리해서 다양하게 떠보는 벙어리 장갑.

그러고보니 벙어리장갑은 아주 어릴적 엄마가 떠주신것 말고는 껴본 적이 없었는데 어른이 되어 껴보는 벙어리 장갑의 훈기도 참 따스할 것 같았다. 표지속 머리를 가지런하게 땋은 여성의 수수한 모습이 겹쳐 보이면서 말이다. 뭐랄까 예전에 핀란드에서 왔던 안나 리사의 어여쁘고도 깔끔한, 굳이 비싼 재료가 아닌 있는 그대로의 재료를 갖고 집안을 꾸미고 아이 옷을 만들어 입히고 하는 그런 수수하면서 검소한 절제미가 풍겨난달까. 손뜨개는 그런 느낌을 담아주는 것 같다. 수수하고도 따뜻한 자연스러운 멋.



우선 기초 코만들기부터 배색 등의 뜨개기법을 사진으로 일일이 과정 샷을 찍어 올려준 것이 나같은 초보에게 많은 도움이 될 것 같았다.

뜨개질은 도안이 정말 중요할 것 같은데 북유럽 스타일의 어여쁜 도안들을 한가득 실어주고 있으니 그대로 차분히 뜨고 있으면 시간도 금새 흘러가고, 만들어진 완성품은 가족들의 손발을 따뜻하게 해줄 벙어리 장갑과 레그 워머, 양말 들로 어느새 둔갑이 되어 있지 않을까 싶었다.



뜨개질에 대해 좀더 제대로 배우고 싶은 사람들을 위해 뜨개 소품을 판매하는 온오프라인 숍을 소개해주고, 뜨개질을 배울 수 있는 카페와 학원 몇 곳도 직접 소개해주고 있었다. (책의 말미에 실려 있음 )




대도시에 사는 몇 트렌드 세터들이 알아볼 수 있는 딱지 붙은 옷이나 소품을 바래본 적도 바래고 싶지도 않다. 내 몸에 잘 맞고 예쁘게 떨어지는 그런 핏의 옷을 자연스럽게 입어낼 수 있고, 또 내게 잘 어울리는 그런 단촐한 소품으로 자연스러운 멋을 내며 살고 싶다. 가장 중요한 것은 옷보다도 그 안에 숨어있는 내 자신이라 하지 않았던가. 직접 뜬 손뜨개 소품들은 추운 겨울을 더욱 따뜻하게 해줄 나만의 무언가가 될 것 같아서, 이런 손뜨개를 잘하는 사람들이 이내 부러워지는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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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극히 적게
도미니크 로로 지음, 이주영 옮김 / 북폴리오 / 201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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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집은 늘 어수선, 정리정돈이 잘 되어 있질 않다. 우선 물건이 너무너무 많다. 인테리어도 심플하게 하고, 특별한 장신구도 거의 사지 않았는데 아이가 태어나고, 책이며 장난감이며 이것저것 늘기 시작하다보니 정말 아이짐과 엄마 책 등만 해도 체계적으로 놓지 못할 정도로 너무 많아져버린 것 같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수납 노하우가 있는 주부들은 집을 항상 깔끔하게 관리하겠지만 내게는 무척 어려운 일이다.

반면 나와 달리 또래 아기를 키우는데도 집이 무척 깔끔한 친구가 있다. 물론 늘 그렇겐 안하겠지만 친구 왈, 물건 하나를 사면 네가지는 버려야한다는 말이 있다고 한다. 그만큼 버리는 것도 정리정돈의 하나가 되고 있다는 것. 동생이 내게 하나를 사면 하나를 버려야해. 했을 적에도 놀라워했었는데 네가지나 버리라니. 사실 듣기만 하고, 늘 우리집에는 물건이 늘어날뿐, 버려지는게 거의 없기는 하였다.

아이가 그림 그린 스케치북도 작품이라며 거의 버리지 못하고 백여권 넘게 갖고 있고, 고장난 장난감들도 하도 못 버리고 끌어안고 있으니 나 몰래 동생이 와서 버려준 적도 있었다.

 

스님의 청소법이라는 책을 읽었을 적에도 마음에서고, 집안의 물건에서고 욕심을 좀 버리고, 비워내기를 해야겠단 생각이 들었었는데, 생각만하고 실천을 제대로 못했었다. 이 책을 보면서 다시금 그런 생각이 든다. 두 책의 공통점이라면, 일본인 저자 내지는 일본생활에 익숙해져 일본식 사고 방식이 익숙해진 사람의 책이라는 것이다. 지극히 적게의 저자는 프랑스 수필가지만 오랫동안 일본에서 거주하면서 선 불교와 동양철학에 깊은 영향을 받았다 한다. 저자 이름을 읽지 않고 읽으면 이 책이 일본인이 쓴 책인줄 알았을 것이다.

 

아뭏든 뭔가를 산더미처럼 쌓아두고 정신없이 사는 우리집보다 아무래도 뭔가 좀 간결하게 비워내고 사는 마음가짐 등이 부러운 것은 사실이었다. 뭐랄까. 마음만은 늘 그러고 싶었다. 청소와는 별개로라도, 꾸미는 것보다 지적인 것, 내 안의 내면에서 풍기는 우아함 등으로 평가받는 사람이 되고 싶었다. 책에서 그런 이야기가 나온다. 옷이나 가방이 많을 필요도 없고, 옷보다 더 중요한 것은 잘 관리된 건강한 몸이라는 것이다. 그리고 우아함은 옷이나 화장품 등으로 채워지는 것이 아닌 내면에서 풍겨나오는 습관과 언행 등임을 강조한다.

 

바지런한 일본 여성들에 대한 이야기도 주목할만하였다.

일본 여성은 매일 저녁 주방을 청소하고, 목욕을 하고 가운을 입는다. 그리고 가족들이 모두 잠들면 다음날 어떤 메뉴를 준비할지 계획을 세우고, 가계부를 적고 일기를 몇줄 쓴다. 일본 여성은 해야할일, 그리고 무사히 마친 일과에 대한 자랑스러움을 예쁜 글씨로 또박또박 적는다. 이는 고된 환경에서도 마음의 평화를 찾고 빈틈없는 일상을 은밀하게 즐기는 방법이다. 158p

 

어떤 이들에게는 너무 당연한 이런 일과가 내게는 대단해보이는 일과였다.

 

또한 교토의 일본 여성들은 집앞에 내놓는 쓰레기가 적은 양일수록 주위로부터 인정을 받는다 하였다. 아마도, 잘 버리지 못한다 하면서도 일회용품을 마구 버리고, 음식물 낭비를 하는 나같은 사람은 쓰레기 봉투도 그만큼 크기에 교토 같은 곳에 살면 어울리지도 않겠다란 생각도 들었다.

 

뭐 굳이 지역 이야기를 하지 않더라도, 내 안에서 분명 변화가 필요한 것은 분명하였다.

냉장고 안에 음식이 금방 상한다는 이유로 자꾸 냉동고로 보내게 되고, 냉동칸은 늘 부족하고.

매 끼니 시간에는 뭘해먹을까 몰라 늘 망설이고.

저자는 대가족이나 일반 가정에서나 사실 미니 냉장고만으로도 얼마든지 신선한 식탁을 차릴 수 있다고 말한다. 미니 냉장고는 그만큼 더 주부를 부지런하게 만들 것이다. 냉장고에 뭔가를 채워넣고 잊어버리고 할 수가 없으니 자꾸 신선한 제품을 사다 그때그때 활용해 먹게 만들고, 쓰레기를 줄일 수 있을 것이다. 냉장고 속도 그렇지만, 내 마음과 머릿속이 참 많이 엉켜있고 꼬여있단 생각마저 들었다.

 

줄일 건 줄이고, 살것도 좀 다시금 생각해보고.

물건을 자꾸 늘리고 싶어 늘리는 것은 아니지만 아이를 키우다보면, 아무래도 꼭 사야할 것들이 생긴다.

그런 물건을 사기를 포기하기보다, (어쩔수없는 것들은 사야하니 ) 자꾸 늘어가는 짐들을 어떻게 관리하고, 정리할 것을 정리하고 하는 것이 효율적인 일인가를, 마음의 욕심을 좀 버리고 다시금 생각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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