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내가 행복을 줄게
오소희 지음 / 북하우스 / 201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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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소희님의 책들, 바람이 우리를 데려다 주겠지로 시작해 만났던 어린 아들 중빈과 엄마 단 둘의 해외여행기. 여행 에세이를 좋아하긴 하지만, 나와 비슷한 상황 속에 과감히 아이를 데리고 단둘이 해외 오지 등을 여행하고 다니는 여행은 무척 대담해보였고, 또 그 결과물인 에세이는 기존에 읽었던 다른 어떤 에세이들보다도 생생히 살아있고 재미난 감동을 전해주었다. 그래서였나보다. 이후에 나오는 오소희 님의 책들은 줄곧 찾아 읽게 되었다. 여행 에세이들은 물론이고 얼마전 나온 어린왕자와 길을 걷다라는 어른을 위한 동화 설명서, 그리고 5년전의 육아서를 다시 펴낸 엄마, 내가 행복을 줄게 라는 이 책까지.

오년 전에 나는 이 책을 읽어볼 겨를이 없었다. 그땐 내 아이가 한살 두살이었을 무렵이었고.. 아니 책을 내가 막 읽기 시작했을 무렵이었으려나? 아뭏든 그때 읽지 못했던 책을 이제 새로 나온 책으로 읽게 되었는데, 이제 그녀의 아들 중빈은 그녀와 키와 체격이 비슷한 초등 고학년의 사춘기 소년이 되었고, 우리 아이는 그녀의 이 책 속의 중빈과 비슷한 나이가 되어 있었다.

 

 

 

우리 아들 또래 아이의 이야기를 읽으니 더욱 와닿는다.

하나하나 구구절절.

그녀의 살가운 이야기들이 솔직하게 녹아 있는 아이와의 대화들이 와닿는다.

아이와의 대화의 기록.

하나하나 주옥같은 문장들.

아이가 내뱉는 말들은 마치 시처럼 보석처럼 그렇게 영롱하게 빚어지는데, 그걸 듣고 다 잊어버리지 말고 기록으로 남겨야하는데..

양가 어머님들께 신통방통하다고 말씀드리기만 하고 정작 기록을 않고 잊고 있었다.

내 소중한 아이가 자라고 있는데..

어느 덧 우리 아이가 일곱살이 되어버렸는데 말이다.

 

카메라에는 아이 사진보다 어느새 책, 요리, 일상의 사물 사진들이 더 많이 담기고, 신랑은 이런 나의 변화를 달가워하지 않고 있다.

가장 소중한 것을 잊고 놓치고 있는 아내를 안타까워 하고 있다. 나 역시, 그런 느낌을 받는다. 내 아이를, 눈에 넣어도 안 아프다고 물고 빨고 사랑하는 내 아이를 밀어내고 내가 치중하고 있는, 이 사소한 것들이 다 무어란 말인가. 다른 이들처럼 전업 작가도 아니고, 일개 블로거 생활을 하면서 난 너무 소중한 것들을 잃어가고 있었다.

 

 

 

중빈과 엄마의 따스한 이야기들을 들으며 그래서 눈시울이 붉어졌다.

내 아이의 지금 모습 같고

내가 놓치고 있는 그 모습들 같았기에.

아이에게 짜증내는 시간이 많아지고, (그게 아이가 원인이 아닌 인터넷이나 신랑이 원인이 될 수도 있는데 난 내 목숨보다 귀한 내 아이에게 화를 내고, 짜증을 내고 있었다. ) 아이와 놀아주는 시간이 줄어들었다.

아이는 잘 놀아주는 할머니에게 어느날 그랬다 한다.

할머니, 우리 엄마 줄 아이스크림도 사야돼. 엄마는 이걸 좋아해~ 하면서 밖에 나가서도 늘상 엄마인 날 챙긴다면서.. 어머님은 내가 부럽다하시었다. 내 앞에서는 잘 내색도 안했던 속 깊은 아이. 늘 나를 사랑하고 그 마음을 표현하고 있었다. 갑자기 눈물이 나네. 주책맞게스리

 

여섯살, 일곱살 된 아이.

다른 집 아이들이 영어를 어디까지 했네. 수학을 어디까지 했네 소리에 갑자기 갑갑해와서, 아이를 다그치듯 몰아세우는건 비겁한 행동이었다. 그 엄마들처럼 차분히 가르친것도 아니었잖아. 아이에게 충분한 시간을 주지도 않고 갑작스레 풀어내라 , 이것도 못하냐 몰아세우면 아이가 당황하는건 당연한 거였는데.. 내 아이가, 다른 누구도 아닌 내 아이가 이런 문제를 모르다니 이해할 수 없어라는 이기적인 생각으로, 가르쳐주지도 않은 것들을 나는 아이에게 답하라고 고함을 지르고 있었다.

 

책 속에는 아이와 엄마의 행복한, 어여쁜 이야기들이 가득 담겨 있다. 5년이 지나 아이에게 다시 읽어주니 아이도 부끄러워하면서도 행복해하는 그런 이야기들이 담겨 있었다. 사춘기의 부모와 아이의 관계는 어릴적의 애정 관계에 깊은 영향을 받는다 하였다. 어릴 때부터 부모와 깊은 애정으로 밀착이 형성된 경우에는 사춘기를 험난히 보내지 않고 무난하게 잘 보낼 수 있다는 것이었다. 나도 그렇게 해야지 했는데.. 가장 중요한 지금 이 순간 난 아이를 너무 잘 대해주지 못해 미안한 마음이 들고 있다.

어쩌다보니 서평글이 나의 반성문이 되어가고 있다.

책 속의 주옥같은 아이의 목소리 속에 우리 아들을 발견할 수 있었고, 그 앞에 당당하게 서 있지 못할 지금의 초라한 내가 있어 너무나 미안해졌기 때문이다. 올해는 쓸데없는 데 신경 쓰는것을 정말 줄여야겠다. 내 사랑하는, 내 목숨보다 소중한 나의 금쪽같은 아들을 위해.

널 위해.

사랑해 아들.

나도 네게 늘 사랑을 줄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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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수의 탄생 일공일삼 91
유은실 지음, 서현 그림 / 비룡소 / 201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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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교 3,4,5,6 학년을 대상으로 한 비룡소의 창작 읽기책 시리즈인 일수의 탄생

책에 대한 아무런 정보 없이 읽기 시작하니, 어쩐지 재미난 설정부터 유쾌하게 시작하는 것 같아서 어떤 스토리로 진행될지 흥미진진해졌습니다. 끝까지 유머 코드로 나가려나? 싶었지만 이내 유머 코드 속에 숨어 있는 엄마들의 지나친 기대에 대한 비판 의식 등을 엿볼 수 있어서 아이에게 너무 많은 기대를 하지 않아야겠다는 반성이 들게 하는 그런 책이었지요.

사실 이 책은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했지만 어른들에게도 무척 많은 생각을 하게 하는 그런 책이었어요.

 

 

 

 

 

옛날 이야기를 살짝 풍자해서 시작하는 이야기.

어느 부부가 살고 있던 마을이 물 맑고 인심 좋았다는 자료는 구청 자료에만 있었고 실제로는 공장폐수로 오염이 되고, 인심도 개천만큼이나 더러운 그런 마을이었다는 시작부터 웃음이 유발됩니다. 그리고, 결혼을 하면 서로에 대한 콩깍지가 제대로 벗겨지는 그런 부분에 대한 풍자도 엿보이네요. 잘록한 개미허리에 반해 결혼한 아내는 결혼후 이내 항아리 허리가 되어 남편을 실망시켰고 유머와 깨끗한 인상으로 아가씨를 매혹시켰던 신랑은 같은 이야기 하나밖에 모르고 씻지도 않아 정말 세상에서 가장 더럽게 느껴질 그런 신랑이 되었답니다.

자자 시작부터 예사롭지 않게 시작되는데, 일수의 탄생은 다소 기대(?)를 머금게 합니다. 아빠는 똥 꿈을 꾸고, 그 꿈이 태몽이 되어 일수가 태어나게 된 것이지요 예정일도 자그마치 7이 두번이나 들어가는 7월 7일. 부부는 큰 기대를 안고 억지로 힘을 줘서라도 굳이 7월 7일에 아들을 낳았습니다. 그리고 일등할때 일, 수재할때 수자를 넣어 아들 이름을 일수도 짓지요.

 

 

 

 

 

아빠는 지나치게 아이에게 거는 기대가 큰 아내가 걱정스러웠어요.

아이가 엄마의 기대대로 공부도 잘하고 뭔가에 특출난 재능이 있었다면 그래도 다행이었을 것을, 일수는 평범해도 지나치게 평범해, 친구들과 선생님 사이에서도 있는 듯 없는 듯, 존재감조차도 없을 정도로 평범한 아이였거든요. 못해서 문제라는것도 아니고 그냥 평범했는데 엄마의 기대에 많이 못 미쳤기에 그대로 주눅이 들어버린 아들. 아빠는 그런 아들이 걱정스러울 수밖에 없었지요.

 

사실 비단 태몽이 아이의 인생을 쥐락펴락 할순 없는 것일텐데.

아이를 오히려 더 주눅들게 만드는 엄마의 모습은 비단 소설 속 일수 엄마만의 모습은 아닐 것 같아요.

한국의 많은 엄마들이 아이에게 지나친 기대를 걸고 있고 기대에 못 미치는 것을 인정하지 못하고 전전긍긍하고 있으니 말입니다.

다른 아이와 내 아이가 다른 면이 있는걸 인정하고, 아이 눈높이에 맞추어 현실을 직시해야하는데, 내 아이가 세상에서 최고라는 인식을 가진 엄마들에게는 (저도 물론 그중의 하나구요.) 그런 객관적인 시선을 갖는다는게 너무나 어려운 일 같아요.

 

 

 

 

 

아이였던 일수에서 끝날것같았던 이야기는 일수가 청년이 될때까지 이어집니다.

정말 중간도 이런 중간이 있을 수 없는 일수의 모든 것. 그래서 존재감이 더욱 미미했던 일수는 자신의 의견 하나도 소신있게 피력하질 못하고, 늘.. 어영부영 말끝을 흐리며 ~~같아요 라고 말해버리고, 모든걸 엄마에게 물어보고 판단하려 하는 엄마의존형 아이로 자라났지요. 특활 시간에 하고 싶은것, 잘하는 것도 고르지 못해서 선생님이 그냥 아무도 가지 않은 서예부에 가라고 했을 적에 그게 마치 운명인양 서예를 시작해봤지만 이내 그 쪽도 일수와 잘 맞지 않다라는 학원 선생의 말에 그 쪽에서 대성하는 꿈도 접어야했답니다.

 

 

 

 

 

일수는 자라서 어떤 어른이 되었을까요?

사실 특출나게 공부를 잘하지 않더라도, 정말 올림픽에 나갈 정도로 운동 등을 잘하지 않더라도, 평범하더라도 그 속에서 행복을 찾아갈 기회가 분명 있을텐데.. 성공해서 돈 방석에 엄마를 앉혀다오~ 하는 엄마의 바램에 숨이 막힌 일수는 뭐 하나 제대로 해낼 의지를 키워내지 못했답니다.

 

일수의 탄생부터 청년이 되기까지의 이야기를 읽으며 결말이 어찌 될지 상당히 궁금했어요.

평범했지만 평범하지 않은 기대에 휘말려 사춘기조차 마음껏 누리지 못했던 일수라는 아이의 억눌림.

엄마된 이로 글을 읽으니 마음 짠해오면서 아이에 대한 미안함이 먼저 샘솟더라구요.

<일수의 탄생>은 아이와 함께 엄마가 같이 읽어보면 좋을, 그런 동화였답니다.

 

 

* 알라딘 공식 신간평가단의 투표를 통해 선정된 우수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 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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꿀꿀페파 2014-01-23 14: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리뷰 잘 보고갑니다! ^^
 
웬수 같은 이웃집 탐정 이카가와 시 시리즈
히가시가와 도쿠야 지음, 신주혜 옮김 / 지식여행 / 201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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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수수께끼 풀이는 저녁 식사 후에 라는 책을 읽고 나서, 히가시가와 도쿠야는 무조건 읽어야하는 책이 되고 말았다.

진지한 미스터리와는 거리가 멀지만 유머를 겸비해서, 읽는 내내 말장난같은 유머에 웃음을 빵빵 터뜨리게 되는 코지 미스터리 장르의 책들을 내고 있다. 사실 유머의 특성상 가벼운 면이 없지 않아 있지만 지나치게 잔혹한 내용보다 오히려 위트를 겸비한 그 내용이 내게는 더 잘 맞는 느낌이었다. 히가시가와 도쿠야의 책들을 이후에 줄곧 찾아 읽게 되었는데, 이 책은 오징어 시 아니 이카가와 시라는 곳에 살고 있는 가난한 탐정 우카이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빨리 명탐정이 되고 싶어, 여기에 시체를 버리지 마세요, 그리고 교환살인에는 어울리지 않는 밤까지.. 그 이후에 나온 신간이 바로 이 책, 웬수 같은 이웃집 탐정이다. 전편들에서 류헤이와 콤비를 이루었다면, 이번 편에서는 류헤이의 역할은 미미하고, 건물주인 아케미가 우카이와 콤비를 이루어 사건 해결까진 아니지만 사건 현장에 나타나는 역할을 맡고 있다.

 

비슷비슷한 포맷이다 보니 예전만큼의 재미는 덜해졌지만 인생이 유머러스 그 자체인 것 같은 이 우카이 탐정의 주변에서 일어나는 일들과 말장난 등을 들여다보고 있으면 저절로 웃음은 터져 나온다. 그래도 전체적인 미스터리물로써의 추리력은 다소 좀 떨어지는 느낌이었다. 유머라해도 미스터리는 좀 탄탄한 느낌이면 좋은데, 너무 허술하게 풀리는 느낌이랄까.

 

아뭏든 각각의 사건들을 해결하는 이야기들은 사건별로 단편 소설처럼 소개되어 있었다.

맨 처음의 죽음을 향해 전력질주한 청년의 이야기는 그야말로 미궁이다 생각되었는데, 다시 생각해보니 예전에 읽었던 추리 소설에서 비슷한 장면을 본 기억이 있었다.  시마다 소지의 미타라이 기요시의 인사라는 책 중에서 "질주하는 사자"라는 단편이 있었는데, 그 소설의 트릭과 비슷한 설정이 아니었나 싶다.

그러고보니 전반적인 단편 제목들도 유명한 추리소설등을 패러디한 제목들이 아닌가 싶다.

이카가미 일족 살인사건은 요코미조 세이시의 <이누가미 일족>이라는 제목을 떠올리게 하였으니 말이다. 다른 세 단편은 미처 다른 미스터리를 떠올리지 못하였다. 아니면 패러디가 아닐 수도 있고.

어찌 됐든 죽음에 이른느 전력 질주의 수수께끼와 이카가미 일족 살인사건은 유명 미스터리 소설을 패러디한 느낌이 강했다.

예를 들어 진지하거나 무서운 영화 등을 코미디를 가미해 더 우습게 패러디하는 그런 느낌이랄까?

 

20대 꽃다운 나이에 건물주가 되어 호의호식~은 아니고, 월세도 제대로 못 내는 탐정 사무소의 궁핍함을 걱정하면서도 막상 사건 해결에는 자신도 모르게 나서게 된다거나 전혀 엉뚱한 샌드위치 등을 만들어 우카이 탐정을 곤경에 처하게 만드는 엉뚱함의 대명사, 아케미의 주된 역할이 이 책에서는 돋보였고-그래도 사건 해결은 반드시 우카이가 해내었다. 아니 한번은 오징어가 해결했구나.

 

매 사건마다 살인사건으로 시작되는 이야기들이었지만 철저하게 유머를 위해 쓰여진 소설이라 독자를 웃기지 않고선 견딜수 없다는 작가의 강한 의지가 돋보이는 책이었다. 사실 사건 그 자체의 해결에 강한 힘을 쏟기보다 일종의 말 장난, 언어유희에 더 큰 힘을 쏟은 작품이 아니었나 싶다. 그래서 유머 미스터리라고 해도 미스터리 사건에 좀더 기대를 걸었던 독자들은 살짝 실망했을 수도 있는 내용이었다.

그래도? 다시 히가시가와 도쿠야의 신간이 나온다면 주저없이 선택할거라 말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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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의 밥상 - 건강.젊음.활력을 되찾는
방기호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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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결혼 전부터 신랑이 늘 강조해오던 밥상은 채식 위주 반찬과 잡곡, 현미 등의 밥으로 차려진 한식 중에서도 건강식을 추구하는 밥상이었는데, 원래 내 식성이 육식과 인스턴트를 좋아하고, 입에 맞는 밥 반찬을 즐기는 터라 맛있게는 해주어도 건강식을 크게 염두에 두고 차려주지는 못했었다. 다만 조미료를 사 쓰지 않고, 되도록 멸치 다시마 육수로 내서 요리하고 집에서 먹을때만큼은 손이 가더라도 집 밥 반찬 등을 챙겨준다 생각했는데.. 나의 주된 요리법이 고기 요리, 그리고 튀기거나 볶는 등의 기름을 사용한 요리가 많은 것이 조금 마음에 걸리긴 하였다.

 

이 책은 남자의 밥상이라는 타이틀을 달고 있어서 처음에는 큰 흥미를 끌지 못했는데, 읽으면 읽을수록 건강한 밥상을 왜 먹어야 하는지에 대한 생각을 심도있게 하게 만드는 책이었기에 1일 1식 책을 읽을때 만큼이나, 사실은 그보다 더한 충격을 받으며 읽게 된 책이었다.

건강과 식생활을 떼어놓고 생각하기는 힘들지만, 그래도 이렇게 밀접하게 생각하기도 또 어려운 이야기였다.

사실 늘상 듣는 이야기일 수도 있고 걔 중에는 우리가 잘못 알고 있었던 상식들을 완전히 뒤엎는 이야기도 나온다.

들어봤던 아니던 간에 공통적인 점은 그동안 내가 차린 밥상은 남자 뿐 아니라 가족의 건강 모두에게 치명적인 위험이 될 밥상이었다는 점이었다.

 

주부의 역할, 엄마의 역할이 참 중요한 역할인데.. 나의 게으름으로 무지로, 가족의 밥상을 참 위험하게 차려냈구나.

앞으로 아이에게 정말 더욱 신경을 써서 건강 밥상을 차려줘야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게 만드는 책이었다.

 

맨 처음 등장한 이야기는 한 의대생 청년의 이야기로 시작이 된다. 자신의 탈모, 그리고 심각한 체중 저하와 함께 오년간 약으로도 치료하지 못한 문제를 결국 장을 잘라내는 수술로써만 해결할 수 있다는 교수의 말에 완강히 수술을 거부하고 나온 젊은이는 자연 의학을 독학해서, 스스로의 식생활을 엄격히 바꾸고 난후 수술하지 않고도 건강을 되찾고, 탈모 문제도 해결하게 되었다. 또한 자신의 어머니의 대장암 수술 이후에 식이 요법에 대해 질문했을때 괜찮다라는 답변을 듣고, 뒤도 안 돌아보고 병원을 나와버렸다는 그는 바로 자신의 이야기라 하였다.

 

자신의 경험담에서 시작된 이야기라 그런지, 다른 누구의 이야기보다도 더 실감나게 몰두하게 만드는 이야기였다. 누군가가 효과를 보지 않았다면, 그 자신 아니라 그의 환자들도 효과를 본 이가 없다면 관심을 끌기 힘들었을 이야기들을, 자신과 환자들의 이야기를 곁들여가며 설명해줌으로써, 식습관을 바로 잡는게 얼마나 중요한 일인지를 깨닫게 해주었다.

 

며칠전 이 책을 읽기 바로 직전에 ebs에서 우유의 진실에 대한 프로를 보고, 사실 좀 많이 당황스러웠었다. 우유나 계란이 우리가 알고 있듯 완전 식품이 아니라 오히려 해가 될 수 있다라는 가설에 대해서 그 전에도 경고처럼 들어온 적이 있었지만, 아이들 어릴때 모유 대신 먹기 시작하는 우유에 대해 의심한다는 그 자체가 몹시 찜찜하게 여겨졌었다. 그런데, 비슷한 내용을 바로 이 책에서 또다시 만나게 되었다. 우유와 계란은 더이상 우리에게 완전한 식품도 아니고, 오히려 배제해야할 식품이라고. 저자는 우유를 또하나의 고기로 보고 있었다.

그리고 똑같은 내용을 ebs 다큐에서도 봤었는데, 새끼때 먹는 젖을, 그것도 다른 동물의 젖을 어른이 되어서까지 먹고 있는 것은 지구상에 인간뿐이라는 사실이었다. 같은 내용이 이 책에도 실려 있었다.

 

사실 읽으면서 경각심을 갖게 되는 내용들이 무척 많아서 접기도 많이 접어 읽었고, 집중도 많이 하였다.

우유 외에도 등푸른 생선의 진실(?)에 대한 이야기도 담겨 있었다. 예전에 다만 참치, 연어 등의 대형 어종에 수은 축적량이 엄청 높아서, 어린 아이들에게는 먹이면 안 좋다라는 이야기에 대해서는 미리 접한바가 있어서, 아이에게 아직도 참치와 연어 등은 절대 먹여본 적이 없었는데..(어린 아이일수록 수은 배출도 힘들고, 해독능력이 어른보다 훨씬 떨어지기에) 다만 언제부터 먹여도 될지 막막하다 생각했는데..

이 책에서는 한술 더떠서 연어와 참치 외에 등푸른 생선 그 자체를 다 먹지 말아야한다 이야기하고 있었다. 우리가 즐겨 먹는 고등어 등의 생선 역시 수은 축적률이 높고, 생선에 많다고 하는 DHA, 오메가 3등도 채소로부터 충분히 얻을 수 있으니 굳이 콜레스테롤 덩어리를 따로 챙겨먹을 이유가 없다는 주장이었다. 충격이었다. 예시로 주어진 객관식 문제는 다 틀릴 지경이었다.

일본 방사능이 걱정되어서 생선을 적게 먹이긴 했어도 수입산으로라도 등푸른 생선은 먹여야한다 생각했는데.. 굳이 생선을 먹일거면 아주 작은 생선, 그러니까 먹이 사슬에 의해 수은 축적이 거의 이뤄지지 않을 작은 생선을 먹거나, 아니면 그나마 좀 수은 중독이 덜 되었을 자연산 연어 (는 의외로 캔에 들어있는 연어라 한다.) 등을 선택하라 되어 있었다.

 

저자의 의견대로라면 평범한 한식보다도 철저하게 동물성 단백질을 배제하고, 약도 되도록 쓰지 않고, 오로지 건강한 채식 등의 식습관으로 몸에 좋은 영양소를 얻어야 한다는 이야기였다. 잡곡밥도 아닌, 현미로 된 밥을 먹고 반찬은 채소 위주로 만들되 되도록 영양소가 파괴되지 않게 조리해서 먹으라는 이야기였다. 이 식단만 유지해도 운동을 하지 않아도 자연스레 살이 빠지게 된다는 이야기도 곁들여졌다. 어머님께서 현미밥을 해먹으라고 몇번을 강조하셔도 아이가 소화시키기에 힘들거라고 백미밥을 고수해왔는데 신랑과 나의 건강을 위해서라도 현미를 좀 늘려가면서 밥을 지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게다가 예전에 비해 확연하게 늘어난 것이 바로 나의 커피량이었는데 커피가 얼마나 건강에 안 좋은지에 대해서도 잘 나와 있었다.

이제는 정말 피부 건강도 생각할 나이가 되었고 골다공증도 염려할 나이가 되었는데, 커피는 이 모두에게 너무나 안 좋은 영향을 주고 있었다. 치아가 누래진다는 이야기는 들었는데 노화의 지름길이라니, 아, 커피도 정말 확 줄여야겠다는 생각이 번쩍 들었다.

게다가 우리나라의 커피는 오래 볶아서, 일부러 태울 정도로 볶아 만들어서 쓴맛이 난다는데 그 이유는 보존기한을 늘리기 위해서란다. 그럼으로써 암 발병의 위험까지 높아진다고 하니 커피를 좋아하는 이들도 이 점은 정말 꼭 기억해둬야할 것 같다.

 

이미 건강 밥상을 잘 차리고 있는 집들도 많겠지만 나의 기존 식생활 패턴을 바꾸기에 이 책은 꽤 자극제가 되어준 책이었다.

앞으로는 되도록 아이의 건강을 위해 무조건 입맛대로 고기만 찾아먹이는 것은 지양하고, 신랑이 노래부르던 건강밥상으로 밥상을 다시 꾸려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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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적의 글쓰기 교실 - 엄마와 아이를 바꾸는
이인환 지음 / 미다스북스 / 201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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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와 글짓기의 중요성을 잘 알고 있지만, 막상 실천하기는 그리 만만한 일이 아니다. 어른들이 하기 귀찮고 어렵게 생각되는 일이지만, 내 아이만은 잘 했으면 좋겠고, 그런 마음으로 자꾸 아이를 가르치려 하니, 어려운걸 어렵다 말하는 아이와 어렵더라도 잘했으면 좋겠는 어른 사이의 갈등이 시작되는 것이다.

 

엄마와 아이가 같이 글쓰기를 하면 아이의 글 쓰기가 한결 나아진다는데.. 어떤 이야기가 담겨있을지 궁금하였다.

사실 나 자신이 글쓰기에는 큰 어려움을 느끼지 않는다. 습관의 문제인 것 같다.

어렸을 적에는 그럭저럭 글 쓰기 대회에서 몇번의 수상경력을 한 적이 있었고, 어른이 되어서는 독서도 글짓기도 가까이할 겨를이 없다가, 다시 시작한 독서로 인해, 그리고 처음 알게된 서평이라는 것을 시작하면서 어렵지만 다시 시작하는 글쓰기를 시작했었다.

나 역시 처음에는 부담스러웠다. 내가 쓴 글을 나와 내가 아는 사람들이 아닌 모르는 사람들이 아무나 다 들어와서 볼 수 있는 블로그와 카페, 인터넷 서점 등의 인터넷 세상에 공개한다고? 그럴 만한 글발이 되지 않는다 생각했다. 모르는 사람이 와서 악플이라도 남기면 너무 속상할 것 같았다. 그래서 무척 창피한 느낌이었다. 누구에게 보여주기 위한 글쓰기가 아니었기에. 그게 지인이 아닌 불특정 다수라 생각하니 남들의 시선이 신경쓰이고 야단이라도 맞을 듯 화끈거리는 생각에 시작하기가 힘들었다. 그래서인지 어릴 적의 독후감 쓰던 솜씨도 다 잊고 (어른이 되어서 쓰려면 사실 더 잘 써야만 할 것 같고, 그런 부담감과 스트레스 때문에 글쓰기까지 마음먹기가 무척 어려웠다.) 문장을 나누지도 않고, 그냥 막 이어서 쓰는 주먹구구식의 서평으로 시작하였다. 그랬는데, 한편 두편이 수십편이 되고, 수백편이 되고, 수천편이 되어가니 잘 쓰지는 못하더라도 서평 쓰는 일 자체를 쓰기 전부터 가슴이 답답하다거나 며칠전부터 스트레스 받는 그런 일로 느껴지지가 않는다. 책을 읽으면 으레히 쓰는 것이려니 하는 생각마저 들게 되었다. 자연스러움, 잘 쓰기 위함이 아닌 자연스러운 습관이 몸에 배인 것이다.

 

그런데 내 아이의 문제라면 또 달라진다. 이제 막 한글을 제대로 배우고, 글씨도 왼손잡이라 또박또박 쓰지 못하고 삐뚤빼뚤 쓰느라 이래저래 지적을 당하고 있는 내 아이의 문제라면 말이다. 엄마 마음 같아서는 아이 하고 싶은대로 쓰게 하고 싶은데, 자꾸 거울상으로 글씨를 잘못 쓰기도 하고, 무엇보다 왼손잡이들은 오른손잡이 위주의 학교 교육에서 자신감을 많이 잃고, 나중에 군대에 가면 총 쏘기도 힘들다는 등의 어른들의 걱정으로 인해 이제 막 글씨를 쓰려는 아이를 자꾸 바로 잡아주려니 아이는 글씨 쓰기를 더더욱 힘들어하고 싫어하려 하였다.

아직은 주말에 쓰는 일기가 전부지만 자신의 생각을 펼쳐내 글짓기를 해야한다면 그 일이 아이에게 쉽게만 느껴질거란 생각이 들지 않는다. 나 역시 원고지를 앞에 두고 막막했던 어린 시절의 기억이 있기에. 그 어려운 시간을 잘 넘기면 글 쓰기가 부담되지 않을텐데, 어렵다, 하기 싫다, 자꾸 시킨다의 악순환이 반복되면 그대로 글짓기와 인연이 멀어질까봐 첫 단추를 어떻게 끼워야 하나가 걱정인 것이었다.

 

이 책에서는 그 해답을 엄마가 먼저, 그 다음에 아이와 함께, 그리고 서로의 마음을 열어가는 과정으로 소개하고 있다.

대부분의 엄마들이라면 막막할게 당연하였다. 직장에서 글을 쓸 일이 있는 엄마들이 많지 않을테고, 전업 주부거나 일을 하더라도 글짓기와는 큰 연관이 없는 일이 많을 것이다. 그런데 갑자기 내가 글을 써야 한다고? 저자가 가르치는 것은 자신의 이야기, 에세이가 될 수도 있고, 아이와 함께 할 수 있는 독후감, 혹은 시가 될 수도 있었다. 강연을 주로 하는 분이라 그런지 나중에 강연에 대한 일정 등도 나와 있었는데, 책에서만 살펴 보자면 큼직하게 눈에 띄는 그런 방법들이 있었다.

 

막연하기는 하다. 직접 따라해본게 아니라 그냥 저자의 책을 읽고 있는 것이기에.

그런데 책도 엄마 아빠가 읽으면 아이들에게 읽으라 강권하지 않아도 자연스레 아이들이 책을 좋아하게 되는 것처럼.

엄마가 먼저 글을 쓰면 아이들에게 글을 쓰자~ 하고 말하는게 강요가 아닌 자연스러운 노출 환경이 될 수도 있겠다 싶었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은 엄마가 아이의 마음을 들여다볼 수 있는, 서로의 입장을 바꿔 생각해볼 수 있는 그런 환경이 된다는 것이었다.

 

그러면 안되는데, 아이가 내가 낳은 생명이자, 하나하나 뭔가를 가르쳐줘야할 것 같은 그런 상황이 이어지고 나니, 자꾸만 부모는 아이를 가르치려 한다. 아이 스스로 터득할 수 있을 수도 있고 우리보다 더 나은 스승이 될 수도 있을텐데, 우선은 나보다 어린 아이니, 어른의 입장에서 지적하고 가르치려 하고, 고자세를 유지하게 된다. 어른인 우리가 어릴 적을 되돌아봤을때 어른의 고압적인 자세가 꼭 마음에 들었던 것은 아닐 것이다.

 

책을 다 읽고 나서 뭔가 아이와 대화를 나눠봐야할 것 같은 압박감으로 너는 어떻게 느꼈니? 이 책에서 뭘 배울 수 있을 것 같아? 하고

막연하게 질문을 하면 아이들이 똑 부러지게 대답하는 경우는 드물것이다. 저자는 이렇게 말한다. 자기가 강의 도중에 이 책에서 어떤 교훈을 얻었느냐. 어떤 생각이 드느냐? 하고 질문을 하면 백이면 백, 엄마들이 눈을 마주치지 않으려 눈을 떨구거나 눈길을 돌린다던데..

아이의 입장과 그런 엄마의 입장이 똑같다는 생각이 들지 않느냐고 말이다. 정말 공감했다. 나도 잘 하기 힘든 것을 아이에게 강요하고 있는 것이다. 뭘 써야할지 모르겠는 아이에게 독후감을 써라 일기를 써라, 그냥 닥달만하는 것은 위와같이 모호하게 질문하는 것과 다를바가 없을 것이다.

 

아이에게 씨앗이 될 단어를 던져 주고, 구체적으로 하나하나 그려나갈 수 있는 도움을 주어야한다.

엄마가 직접 글을 써봐야안다는 것은 그래야 아이에게 글쓰는 방법을 도와줄수있고 자신이 어려움을 겪어봐야 아이의 마음을 공감할 수 있고, 무엇보다 엄마의 글을 보고 자란 아이는 자신 역시 어떻게 글을 쓰면 좋을지라거나 글을 쓰고 싶은 마음이 생긴다거나 하는 공감대가 형성될 수 있다.

 

그 무엇보다도 와 닿는 내용은 세명의 사람이 읽을 이야기를 쓰라는 저자의 설명이었다.

나 혼자만 읽는 이야기는 쓰지 말란다. 글을 쓰는데 마치 비밀 일기인듯, 혼자만 알아보는 이야기, 혹은 누군가와는 공유할 수 없는 그런 이야기 보다는 많은 사람과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 최소한 세 사람에게는 인정받을 수 있을, 세사람에게 보여주는 이야기를 써보라는 것.

하나와 둘을 넘어선 셋은 정말 전부인 백에 가까운 효과를 낸다 하였다. 세명의 사람이 하늘을 보고 있다는 이야기의 효과는 정말 압도적이었다. 정말 한눈에 그려지는 듯한 설명이었다.

 

내 아이에게 막연히 글 쓰기 숙제를 하라고 다그치기 보다, 아이가 자연스럽게 글 쓰고 싶은 환경을 조성해 주는 것.

예를 들어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의 경우, 앨리스와 동굴의 상관관계 등을 설명해주며, 아이의 공감대를 이끌어내고, 두려움보다 새로운 환경에 대한 도전정신을 갖고, 아이가 어려운 환경을 헤쳐나갈 원동력으로 삼을 수 있게 한다면, 엄마와 아이가 함께 글쓰기는 글쓰기 자체를 넘어서는 서로의 마음을 이해하고, 다친 마음을 힐링하는 과정을 보람있게 느끼는 승화된 글쓰기의 참맛을 느끼게 될 것이다.

 

대학생때 과외를 꽤 많이 해봐서, 내 아이 교육도 만만할 거라 생각했는데 사실 그건 전혀 별개의 문제였다. 어렵다고 느껴지면 노력하려는 열성이라도 보였어야했는데 그러지도 못했다. 공연히 밍기적대는 아이에게 화나 내고, 윽박이나 질러 마음의 상처를 입혔던 것 같다.

혼낼 상황이 아닌데도 자칼 언어를 사용하고, 아이를 배려하지 못했던 나한테 실망이 커졌다. 그러지 말아야겠다. 글쓰기뿐 아니라 나 자신의 요즘의 마음까지, 아이와의 잘못된 대화까지 되돌아보게 하는 그런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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