셜록 홈즈 장편 전집 Y 시리즈 세트 - 전4권 셜록 홈즈 장편 전집 Y시리즈
아서 코난 도일 지음, 꿈꾸는 세발자전거 옮김, 시드니 패짓 외 그림, 박기완 감수 / 미다스북스 / 201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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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한도전에서 갑자기 탐정 수업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다. 안 그래도 요즘 추리 소설에 깊이 매료되어있던 터라 더 재미나게 본 방송이었다.

우리나라 범죄 심리 분석가로 유명한 표창원님이 나와서 설명을 해주시는데 단순히 웃어넘길때의 무한도전때보다 더욱 큰 관심으로 봤던 기억이 난다.

 

어릴적부터 추리소설을 많이 접한 이들은 셜록 홈즈 시리즈와 아가사 크리스티 시리즈 등을 기억하지 않을까 싶다. 나야 셜록 홈즈보다 어쩌다보니 루팡 시리즈에 더 매료되었었지만. 초등을 지나 중학생이 되어서 읽은 두툼한 루팡 시리즈는 글자가 작고 꽤 두꺼웠음에도 그 재미에 빠져들어서 아빠가 빌려다주시는 족족 너무나 열심히 읽었던 기억이 난다. 셜록 홈즈 시리즈도 장편, 단편 등으로 나뉘는데, 이번 전집 y시리즈는 장편소설 4편을 다루고 있는 네권의 전집이다.

 

사실 추리 소설 하면 장르소설이니 대중 소설이니 해서 폄하되는 경향이 많다. 하지만 재미면에서는 순수 문학을 앞지를 수 밖에 없는 소설.

게다가 셜록 홈즈는 워낙 오랜 세월 꾸준히 읽히다보니 대중소설이라고 폄하하기에는 이미 명작이 되어버린 소설이 아닌가 싶다.

재미난 소설로 아이들 공부까지 연계할 수 있다면.

 

어릴적에 나는 순문학 대중문학, 뭐 가릴새 없이 읽었다. 그래봤자 집에 있는 책 읽은게 전부이니 주로 순수문학들이긴 했지만 나중에 접하게 된 추리소설이나 무협 소설들은 정말 그 재미가 무척 빼어나단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추리소설 중의 고전이라 할 수 있는 셜록 시리즈로 수능 어휘 공부까지 한다?

사실 책을 많이 읽으면 자연스럽게 언어영역 대비가 된다고들 말을 한다. 하지만 시간도 없고 바빠 죽겠는, 그러면서도 재미있다고 시간 나면 게임만 하려하는 아이들에게 억지로 책을 들이밀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럴때 추리소설을 재미나게 읽으면서 자연스레 어휘도 습득해봐라. 부모들에게 정말 혹하지 않을 수 없는 이야기다.

이 장편은 어른과 아이, 그러니까 학부모와 학생들 모두를 만족시킬만한 책이다.

공부라 생각하면 정말 하기 싫은데 자발적인 재미로 읽는 책은 제법 읽을만하다. 책의 재미를 몰랐던 아이들조차 재미난 책으로 가까이 하게 해주면 "책"에 대한 거부감이 사라질 수도 있다.

 

셜록홈즈 전집 시리즈는 수능과 연계해서 미다스북스에서 다양한 버전으로 출간되었는데 이번 y시리즈는 장편 시리즈이고, 어휘에 대한 심화 과정까지 다루고 있는 버전이었다.

영어 공부를 하다보면 모르는 단어를 찾고 하는 과정이 빈번한데 사실 국어 공부를 하면서 모르는 단어를 찾는 것은 어릴적 초등학교때나 주로 하던 습관이었고 갈수록 찾는 일이 드물어진다. 책을 많이 읽다보면 문맥의 흐름에 따라 대충 앞뒤 연계하여 그 의미를 파악하게 되기도 하고, 그게 안될때에만 질문을 하거나 찾아보게 되었다. 이 책은 마치 영어 독해 구문을 보듯, 수능과 관련된 단어에 관한한 부연 설명을 그때그때 해주고 또 뒷장마다 어휘들에 대한 심화과정을 다뤄서 좀더 체계적으로 단어를 숙지하게 도움을 주고 있다.

 

갈수록 대단한 트릭이 난무하고, 반전 등의 기술이 진보하고 있는 추리소설 계인지라 고전 중의 고전인 셜록 홈즈는 이제 다시 읽으면 그 재미가 상당히 반감되고 트릭이 너무나 허술하게 느껴질수도 있다. 하지만 고전이 괜히 고전인가? 다시 읽어보며 그 촘촘한 재미에는 여전히 깊은 매력이 있음을 알 수 있었다. 게다가 추리 소설을 처음 접할 우리 아이와 함께 읽기에는 더더욱 큰 재미를 줄 수있을거란 기대감이 높아졌다.

 

공부라 생각하면 뭐든 하기 싫기에 책도, 어휘 공부도 놀면서 놀면서 하게 되는 이런 시리즈, 만족할만한 선택이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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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교 입학준비 30일만에 끝내기 : 수학 초등학교 입학준비 30일만에 끝내기 3
문인화 지음 / 키움 / 201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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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성 엄마가 될 생각은 없지만, 그래도 다른 엄마들만큼은 해야하지 않을까 하고 있었다.

요즘은 초등학교 1학년 입학이 너무나 중요한 시기라 직장 다니는 워킹맘들도 여건만 되면 1년 휴직계를 내고, 아이 뒷바라지를 한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유아기에도 정말 엄청들 신경을 써온 아이들이지만, 초등부터 고등학교까지 아니 대학교까지의 첫 단추가 되는 가장 중요한 시기라 엄마들이 그 첫단추 잘 끼워주기에 더욱 골몰하는가 보았다. 여섯살일때는 그래도 물렁한 마음이었는데, 일곱살이 되고 나니 다른 엄마들과 거의 교류를 하지 않고 방콕하며 지내는 나조차도 불안감이 들 정도로 이대로 놀기만 해도 되는가에 대한 의구심이 들고 있다.

 

요즘은 초등학교 입학전에 한글 떼기는 물론이고 받아쓰기도 연습해가고 산수도 숫자 읽고 쓰기뿐 아니라 웬만한 연산도 다 하고, 영어도 물론 알파벳은 물론 웬만큼들은 하고 들어간다는데? 아직 우리 아들은 그 웬만큼이 되지 않는다. 허걱. 나만 불안한건가.

학교 입학전에 도대체 얼마나 시키고 보내야하는 것일까. 일찍들 어린이집 유치원 등등을 보내고 기타 학원들까지 보내는 엄마들은 집에서 따로 엄마가 봐주지 않아도 될만큼 기관에서 아이가 습득해오는 경우도 있다던데, 우리 아이는 일년만 보내서 그런가, 거기가 놀이교육 중심이라 그런가 그닥 한글을 떼었네. 연산을 잘하네 등이 되질 않았다. 그 문제로 원장님과도 논의를 해봤는데 공부를 시키려면 차라리 엄마가 옆에서 가르치거나 학원에 보내는게 빠르단다. 철저한 놀이중심 교육법이라 창의력을 키워주고 등등의 말만 반복해 듣고 돌아왔다. 그래 내 아이 공부는 내가 시켜야한단 말이지. 거 참 고등학생 수학의 정석, 맨투맨 영어 과외는 해봤어도 유아 초등 교육은 해본 적이 없다보니 쉬워보여도 내 아이 가르치기는 어찌나 어려운지. 성질부터 버럭버럭 내고. 나도 참 못할 짓이란 생각이 들었다.

 

요즘은 아이와 수학이라면서 문제집에서 간단한 연산을 반복해 풀게하는 것을 시키고 있는데 재미로 하지는 않는다. 재미있을리가 있나.

이 책은 초등 입학 준비라는 타이틀이 달려있어서 어떤 내용일까 지나치게 어려우면 어떡하지? 하는 걱정을 안고 펼쳐든 책이었다.

 

어라? 그리 어렵지 않아보인다. 글밥이 많긴 하지만 요즘의 스토리텔링식 수학 교수법에는 오히려 더 잘 맞아보이는 책이었다.

이미 선배 학부형이 되신 이웃님들 이야기를 들어보니 이 책으로 도움을 얻었다해서 더 관심이 갔던 책이었다.

하루 15분, 아직 초등 입학 코앞인 아이는 아니지만 올 일년 잘 보내봐야 좋을 것 같은데 이 시리즈로 한번 쭈욱 훑어봐도 좋겠단 생각이 들었다.

 

쉽게 쉽게 연산을 훈련하게 하지는 않지만 기초를 왜 배워야하는지 알게 하는 책

1부터 100까지를 알게 하고 간단한 가르기와 모으기를 하도록 배우는 책. 시계 보는 법도 배우는 책.

미리 선행학습을 많이 한 엄마들 눈에는 성에 차지 않을지 몰라도 아이들은 아이들 수준에 맞추어 재미난 책을 접하게 해야 수학을 즐길 수 있게 되지 않을까 한다.

우리 아이도 이미 알고 있는 내용이지만 이 책은 재미나게 잘 풀 수 있을 것 같다.

이야기방식으로 접근하는 스토리텔링식 문제도 나오고, 하나하나 자신있게 풀어갈 재미난 상황들이 나와서 아이도 재미나게 수학을 놀이처럼 즐길 수 있을 것 같아 기대되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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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를 위한 하루 담푸스 그림책 10
마리케 블랑케르트 글.그림, 이승숙 옮김 / 담푸스 / 201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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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 읽은 육아서에서 아들에게 정말 헌신적으로 잘하는 엄마의 이야기가 나왔다. 잘 나가는 커리어우먼이던 그녀는 아이를 잘 키우기 위해 직장까지 그만두고, 집에 있으면서 아이 먹는 식사는 물론 간식까지도 직접 준비하며 아이의 모든 것을 다 신경쓰며 최선을 다해 사랑했다. 어느날 그녀는 몸살이 나서 너무 아파 누워있느라 아이의 간식을 준비하지 못했다. 학교를 마치고 돌아온 아들이 그녀의 품에 파고들자, 엄마는 생각했다. 엄마가 이렇게 아프니, 엄마의 건강을 더 염려해주겠지? 하지만 아들은 엄마에게 호통을 쳤다. 엄마, 내 간식도 안 만들고 누워서 지금 뭐하는 거야? 엄마는 청천벽력같은 아들의 말에 눈앞이 까마득해졌다. 저자는 중국인 저자였지만 사실 중국의 소황제들만큼이나 우리나라의 자녀들도 못지않게 자라고 있는게 아닐까 싶다. 좀 극단적인 예긴 했지만 엄마가 아플때 아들들이 어떤 모습을 보일지는 좀 염려되기도 한다.

 

이 책에서는 정말 너무나 사랑스러운(?) 아들이 나온다.

엄마가 아프시다고 일어나지 마시라 하고 자기가 엄마의 집안일을 온통 다 해내기로 한다. 그런데 이 꼬마, 모든걸 다 해낼 수 있는 역량이 아직 갖춰지지 않은, 마음만 앞선 꼬마이다. 그럼에도 엄마를 위해 과감히 나선 것이었다.

 

아프고 힘든 와중에 아이의 이런 예쁜 마음이 엄마에게 고스란히 전해지지만, 사실 그 뒷처리는 다 엄마의 몫.

그런데 엄마도 아들도 참 대단한 것이 그렇게 나서서 엄마를 위하는 아들의 마음도 예뻤지만, 막상 현실에서 아들이 다 그렇게 엉망으로 해놓을때 내색한번 안하고 괜찮다 하며 다 치우고 다니며 아들을 이해하려 애쓰는 엄마가 현실에 얼마나 될까?

엄마는 아들을 끝까지 이해해주었다. 아, 나라면 중간에 버럭 화를 내버렸을텐데..

 

엄마가 열이 난다며 나오시지 말라고 한 사랑스러운 아들.

자, 여기까지만 사랑스러울뿐 이후의 아이의 행동들은 정말 사랑만으로 감당하기엔 힘든 현실적인 부분들이지만 책속 엄마는 꿋꿋이 참아낸다.

아이는..놀랍게도 아침을 준비해오고, 그러다가 와장창! 침대에 다 엎질러버렸다.

엄마가 몰래 뒷수습을 하는 동안 아들은 내려가서 설거지를... 다 해놨다는데, 이런 이런. 엄마의 한숨이 이중으로 들린다. 책속에서 한번, 책밖에서 내가 한번.

설거지를 다 한 아들은 장을 보러 갔다. 장을 대충 보고 와서 정리를 할줄 모르는 아들은 우르르 탁자위에 쏟아놓고 또 다른 일을 하러간다.

사실 효심이 지나치면 엄마가 참 힘들 수 있겠다 싶었다.

책을 읽어주며 우리 아들도 엄마 아프면 이런거 다 해줄 수 있어? 하니 아들이 난색을 표한다.

사실 책에서 아침을 차리는 것은 우리처럼 밥을 하는게 아니라 식빵에 잼만 바르는거니 어려운게 아니지만 아이는 밥할 생각에 정말 까마득했나보다.

"엄마 난 밥은 못하고 설거지는 해줄께 으흐흐..지금 당장 하러 가자~~~"

갑자기 섬뜩해진 나는 "아니아니야. 아직 엄마 안아파. 너무 아프면 도와달라고 할께."

아직 설거지는 내가 하는 걸로.

 

장을 보고 과감히 빨래를 하러 가신 지미.

허허허. 이제 그만. 하지만 엄마는 말리지도 않는다. 지미가 실망할까봐 엄마가 알고 있는것을 숨기고 몰래몰래 뒷처리만 하는 것이다.

세탁기에 옷을 아무거나 다 집어넣고 세제를 들입다 부었는데..버튼이 너무 많다. 지미는 아무거나 누르고 나가버린다. 허걱.

 

우와 하지만 사실 지미가 하고 있는 하려는 일들은 엄마가 하루종일 해야할 일들이었는데 어린 지미가 엄마가 시키지 않는데 엄마를 걱정하며 스스로 해냈다는 것은 그 자체로도 너무 예쁜일이기는 하였다. 지미는 사랑스러운, 바른 아이로 자라났던 것이다. 비록 그것을 다 참아내고 뒤를 보살펴준 엄마가 있어 지미가 그리 자란 것이겠지만.

이후로도 지미의 선행? 아니 만행은 계속되었지만 그래도 끝까지 훈훈한 그런 동화였다.

지미는 하루종일 일을 마치고 너무 힘이 들어서, 점심을 들고 침실까지 갈 수가 없었다. 하루종일 쉬었으니 엄마도 내려오실만할 거야. 하며 엉마를 내려오시라 해서 둘이서 맛있는 점심을 먹는다.

 

어제 아이가 조막만한 고사리손으로 빵을 구워왔다.

집에서 베이킹을 많이 해본 다른 아이들과 달리 우리 아이는정말 처음 만져보는 반죽이라 좀 힘들었을것이다. 그런데 참 예쁜 귀여운 빵을 구워왔다.

점심을 많이 먹어 배가 빵빵한데도 그 빵은 들어갈 자리가 있었다. 하나뿐인 내 소중한 아기가 구워온 빵이었으니..

그 아무리 비싸고 맛있는 빵과도 비할 수 없는 맛이 났다.

몸이 아팠던 지미 엄마도 지미의 사랑에 아마 병이 씻은 듯이 (안 나을 수가 없었을듯 .) 나았을 것이다.

 

사랑스러운 아들을 키워내려면 엄마의 사랑도 그에 못지 않아야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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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 머리 묶어 주세요
유진희 글.그림 / 한울림어린이(한울림) / 201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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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만 하나 있다보니 머리 묶어주고 치장해줄 필요가 없어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부분. 꼬마 숙녀들의 머리 손질.

사실 내가 어릴 적만 해도 머리를 자주 길게 길러서, 엄마가 늘 예쁘게 이런 저런 머리모양을 만들어주시며 묶어주셨던 기억이 난다. 여동생까지 있어서 아침마다 우리 밥해주시고, 머리 묶어주시는 것만도 정말 시간이 많이 걸릴 일이셨을듯. 난 머리 손질해줄 필요없는 아들 하나인데도 아침에 정신없이 그냥 깨워보낼때가 많아 갑자기 반성이 된다. 어릴적에 우리를 놔두고 엄마 혼자 어디 가신 적은 거의 없었는데..아마도 엄마가 편찮으셔서 한번 아빠가 내 머리 손질을 해주신 적이 있던 것 같다.

 

 

그때의 기억은.. 머리 감겨 주실 적에는 한번도 안해본 남의 머리, 특히 어린 아이 감기기셨던 지라 머리털이 뽑힐 정도로 아프게 벅벅 감겨주셨던 기억이 나고, 머리 묶어줄때는 위로 깡총하게 예쁘게 묶어줘야하는데 그걸 잘 모르셔서 책 속 은수 아빠의 첫 머리처럼 정말 머리 맨 아래 꽁지에 시골 촌아이(뭐 그땐 나도 시골에 살았지만)처럼 묶어주셨던 기억이 난다.

 

여자아이들에게 머리모양은 꽤 중요하다.

어릴적에는 더더군다나 멋을 부릴 수 있는 최고의 수단이 헤어스타일이다보니 되도록 여아들은 머리를 길러 남보다 더 예쁜 스타일로 묶거나 따기를 바란다. 또 각종 헤어 핀, 끈, 다양한 헤어 제품들이 인기를 끄는것도 그래서 당연하다. 중학교때가 되어서야 엄마가 복직을 하셨고 멀리 지방에 나가셔서 주말에만 오시다보니, 자연스레 초등학생 여동생의 머리 묶기 담당은 내가 되었다. 나야 단발이 규정인 중학교에 다녔으니 묶을 새가 없었지만 아직 긴 머리를 유지하던 여동생은 머리손질이 아마 큰 걱정이었을 것이다. 처음 한동안은 이런 저런 헤어로 만들어주다가, 나중에는 바쁜 아침에 여동생이 이래저래 요구하며 마음에 안든다고 하니 나도 버럭버럭 짜증을 내버렸고, 엄마같으면 몇년을 그냥 예쁘게 아이 마음에 들게 해주셨을 헤어를 여동생은 나와의 단 며칠을 경험해보고, 치사하다며 잘라버리고 말았다. 동생 미안.

 

그래서 사실 공주님 키우는 재미는 모르지만 어릴적 나와 여동생, 나와 아빠의 에피소드를 떠올리며 재미나게 읽었던 책이다.

우리 왕자님은 은수네집 구경하고 은수의 표정 구경하는 재미로 재미나게 읽은 책이었고 말이다.

 

 

 

은수 엄마가 은수만 놔두고 며칠간 떠나있게 되었다. 왜지? 하고 가방을 보니, 출산용품이 가득하다. 아기 낳기 위해 산부인과에 가는 길이었나보다.

덕분에 은수와 아빠만 남게 되었는데, 은수는 아빠가 머리 묶어주는게 도통 마음에 들지 않는다. 대충 묶인 머리로 유치원에 갔더니 공주처럼 머리를 땋은 친구가 자랑까지 한다. 칫. 우리 엄마도 저렇게 묶어줄 수 있는데..은수는 속이 상했다.

 

 

 

은수 친구 엄마가 해준 머리는 사실 머리 잘 묶어주는 노련한 우리 엄마도 미처 못해주는 머리였다. 어릴적에 그 머리를 해줄 수 있는 엄마가 많지 않아 친구네 엄마가 딱 한번 그렇게 땋아줬던 기억이 나는데, 그림동화속에서 몇십년만에 만나게 되다니. 아뭏튼 은수네 엄마도 친구네 엄마도 모두 다 할 수 있는 예쁜 머리란다.

 

 

 

심통이 난 은수는 집에 돌아와 아빠에게 생일날 엄마 돌아오느냐 물었다.

아빠는 며칠 있으면 오는데 생일날에는 아직 안 돌아온다 하였고. 은수는 그날 꼭 자기 머리를 땋아줄 수 있느냐 물었다.

묶기도 잘 못하는데 땋기라.. 하지만 아이와의 약속이다 보니 아빠는 인형 머리를 땋아주며 땋기 연습을 한다. 집에서도 하고, 전철에서도 하고.

평범한 아저씨가 지하철에서 인형 머리 땋는건 보통의 용기론 하기 힘든 일일텐데. 사랑하는 은수를 위해서라면.

그런데 저녁 식사 준비를 하면서도 은수 머리 걱정을 하다보니 그만 손가락을 다치고 말았다.

그 와중에도 아빠는 은수 머리 걱정만 한다.

 

아..이런 사랑이라니.

은수는 속상했지만, 아빠의 노력을 잘 알고 있기에 머리를 풀고 아빠선물로 받은 머리띠를 하고 유치원에 갔다.

다행히 친구들 반응이 폭발적이라 은수 기분도 풀어졌다.

공주를 둔 아빠들은 정말 머리 정도는 묶어줄 수 있는 스킬을 지니고 있음 좋겠다란 생각이 들었다. 엄마가 없는 빈 자리에. 아이 머리를 된똥하게 해서 보내기보다

엄마 못지않은 솜씨로 해줄 수 있으면 얼마나 좋겠는가. 손가락이 다 낫고 난 아빠는 노력에 노력을 더하여, 이제 엄마만큼 예쁘게 묶어줄수있는 아빠가 되었다.

그리고, 머리 묶는 일에 기겁을 할 소심한 아빠들을 위해 친절한 코너가 덧붙여져 있다.

우리 딸 머리 묶어주기 상세 그림 설명이 맨 뒷장에 실려있었던 것이다.

 

대한민국 아빠들이여. 용기를 내라.

딸아이가 엄마 없는 날, 눈물 뚝뚝 흘리며 유치원, 학교에 가지 않도록 아빠들도 용기를 내보라.

그리고 이런 것도 할 줄 아는 사랑받는 아빠로 탈바꿈해보시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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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는 아들을 너무 모른다 (예담Friend) - 두려움과 불안을 자신감과 행복으로 바꿔주는 아들 교육법
창랑.위안샤오메이 지음, 박주은 옮김 / 예담Friend / 201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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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으면서 저자 이름이 중국 사람인지라, 중국과 우리나라의 교육환경이나 실정 등이 많이 다르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의외로 우리나라 저자들 못지않게 공감할 내용들이 무척 많았다. 오히려 서양의 육아서, 교육서보다 우리 실정에는 좀더 잘맞는 책이 아니었나 싶다. 책에는 한국의 경우는 나오지 않지만 중국과 일본, 그리고 미국 등을 비교한 이야기 등이 나온다. 읽으면서, 예전에는 그래, 중국은 워낙 1가구 1자녀 정책이라 소황제로 자라서 아이들을 너무 오냐오냐 키운다더라 하는 생각을 하였는데, 실상 내가 아기를 낳아 키우다보니 우리나라도 중국 못지않게 지나친 교육비를 들여가며 키우고 있는게 아닌가 싶었다. 아니 굳이 비용면이 아니더라도 엄마들의 열성과 열의만 봐도 그에 못지 않으리라. 아뭏튼 저자의 말에 따르면 미국 대 부호가 자녀들에게 들이는 교육 비용보다 중국 중산층 가정에서 아이에게 들이는 교육 비용이 더 들어간다 말을 하였는데, 그 말은 실제 우리나라에도 적용될 말이었다.

 

내 아이를 잘 키우고 싶은 것은 어느 부모나 갖고 있는 마음일 것이다. 하지만 어린 아기때부터 돌봐오고, 또 요즘 세상이 하도 무서운 일이 많다 하다보니, 자유롭게 아이를 키우기보다 조금만 위험해도 엄마가 뛰어들어 간섭하고 보호하려 하는 일들이 많아진다. 우리집만 해도 그렇다. 중국 가정의 아이들이 4+2+1의 양가 할머니 할아버지 네분에다가 부모 2명의 사랑이 온통 한 아이에게 쏠리는 엄청난 사랑의 구조를 받고 태어나다보니 아이에게 쏟아지는 관심이 집중되다못해 정말 소황제 소리가 나올 정도로 지나치게 사랑만 쏟아붓고 과보호로 일관해 아이가 밖에 나가서는 자신있게 일을 헤쳐나가지 못하고 욕심만 많아지고 고난 앞에서는 쉽게 좌절하는 등의 문제점이 발생하고 있다 한다. 사실 우리집도 그랬다. 양가 부모님에 우리 부부의 사랑이 온통 내 아들 한명에게 쏟아지다보니, 그게 부모로썬 감사한 마음이긴 하였으나 아이가 자기 중심적이 되진 않을까 염려스러울 수 밖에 없었다. 게다가 호되게 혼을 내는 사람이 없다보니 어떨땐 버릇없는 행동을 하기도 하는 둥, 더이상 이대로는 안되겠다 싶을 때가 생기기 시작한 것이다. 엄마인 내가 나서서 안되는건 안되는거다, 지금의 행동은 정말 해서는 안될 행동이다를 좀더 따끔하게 가르칠 상황이 되었다.

그런데, 아이가 조금만 내 말이 길어져도 엄마 너무 말이 길어. 하면서 말을 자른다. 책에서는 어린 아들의 경우 1분 이상의 잔소리는 무의미하다고 설명하고 있다.

일곱살이 되었으니 이제는 좀더 긴 훈계를 알아차릴 나이가 되지 않았을까 싶긴 하지만, 아뭏든 말만 너무 길게 해서 "잘못은 반성하지 않고, 그냥 혼나고 있다"라는 인상만 주기보다는 아이가 고쳐야할게 뭔지를 제대로 짚어줄 필요가 생겼다.

 

책에 나온 이야기 중에 유치원 공개 수업에 발표를 시키니, 똑부러지게 손을 들어 자신있게 발표하는건 여자아이들이고, 남자아이들은 주위산만하게 친구와 장난을 치거나 유약한 몇 남자아이들은 잔뜩 주눅이 들어서 조심조심 앉아있기 일쑤라는 이야기가 있었다. 어느 특정 유치원의 사례라기보다는 요즘 대부분 보이는 모습이란다. 우리 아이의 경우에도 아마 3번째 경우에 해당되지 않을까 싶다. 남자아이답게 좀 호탕하고 장난도 많이 치고 그런 활달한 개구장이의 모습이어도 좋으련만, 아이는 어렸을 적부터 아주 유순한 편이라 오히려 친구 딸들에 비해서도 훨씬 더 조용조용 얌전하게 자라왔다. 아빠 성격도 그랬던 터라 아빠를 닮았나보다 (엄마인 나는 좀 여장부 스타일이었다. ) 생각하고 말았는데 책에서는 엄마가 아들을 지나치게 여성스럽게, 주눅들게... 독수리를 닭으로 키우고 있다는 이야기가 나와 있었다.

아이의 기질도 그럴 수 있겠지만, 조금만 어지럽혀도 소란을 떨어도 바로바로 지적하고 혼을 내는 모습이 바로 아이를 사내아이답게 자라지 못하게 하는 아들에게 맞지않는 교육법의 문제였을 수도 있었겠다 싶었다.

기질을 전부 무시할 수는 없지만, 그렇다고 아이가 해보고 싶은것을 해보지 못하게 안된다는 것만 강조해서도 안되겠단 생각이 들었다.

 

아직 어린 내 아이가 어떻게 학교에서, 앞으로의 사회에서 잘 적응해 살아갈수있을까? 요즘 왕따도 많다는데 누가 괴롭히지는 않을까. 별의별 고민이 다 앞서고 가슴이 답답해오는데, 아이를 자꾸 걱정하고 보호하려만 한다고 해서 보호가 되는 것도 아니고, 엄마의 과보호가 학교에까지 이어지는 것도 아니니, 남자들만의 치열한 경쟁사회에서 아이가 살아남기 위해서는 엄마의 과보호보다는 고난을 이겨내는, 무조건 이기기 위한 경쟁보다는 정정당당히 승부하고, 지더라도 결과에 깔끔하게 승복할 수 있는 진정한 남자로 키워지도록 노력해줘야함을 배울 수 있었다.

 

책을 읽으면서 다른 육아서와 달리 실질적으로 공감하고, 아들 키우면서 겪는 문제로 힘들었던 고충 등을 많이 느끼고 해결할 수 있어 무척 와닿는 책이었다.

돌같은 아들을 갈고 닦아 보석으로 키울 것이냐. 아니면 남들 발에도 걸리적거리는 돌로 남겨둘 것이냐.

엄마가 보석으로 갈고 닦아주고 싶어도 여성의 관점에서 딸을 대하듯 (마치 나를 대하듯) 키워서는 안될 것이었다.

욕심만 앞선다고, 아이를 닥달해서도 안되고, 내 기준에 끼워맞춰 아이를 닥달해서도 안될 문제였다.

지저분한 방에서라도 충분히 몰입하는 아이는 몰입해서 최고의 대학에 가기도 하는가 하면

엄마가 너무 지나치게 감싸고 돈 아들은 오히려 엄마가 아플때 간식 하나 안 챙겨줬다고 나무라는 이기심을 보이기도 하고, 자신의 인생을 제대로 못 산 핑계를 부모에게 풀어대기도 하였다.

여러 실제 사례들을 들고 있기에 어릴 적의 모습, 또 이후의 성공하거나 실패한 아이들의 모습을 통해 엄마가 어떻게 아들을 대하면 좋을지..

마냥 온실속의 화초처럼 감싸기만 한다고, 아이가 밖에 나가서도 행복할 수 있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알게 해주는 책이었다.

내가 지금 하고 있는 많은 고민들에 가장 큰 대답이 되어준 육아서여서, 한번 읽어본 것으론 부족하단 생각이 들어서 다시 한번 더 꼼꼼히 정독해볼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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