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러서지 않는 마음 - 26명의 대표 철학자에게 배우는 삶을 지탱하는 태도
이준형 지음 / 빅피시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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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러서지 않는 마음



이 책을 살펴보기 전에..

저자 : 이준형

콘텐츠 파는 서비스 기획자. 고려대학교에서 철학과 환경생태공학을 전공하고, 현재는 지식콘텐츠 분야의 서비스를 만드는 IT 기업의 기획자 겸 PM으로 활동 중이다. 경제 주간지 〈이코노믹리뷰〉에서 ‘숨은 철학 찾기’라는 칼럼을 2년간 연재했고, ‘카카오 프로젝트 100’의 인기 프로젝트를 책으로 엮은 《하루 10분 인문학》과 브런치북 오디오북 출판 프로젝트 수상작인 《첫술에 맛있는 철학》을 썼다. 유튜브 채널 ‘인문학 유치원’과 인문독서 서비스인 ‘언리드북’을 운영하고 있다.

[인터넷 교보문고 제공]




#철학

한발 물러서는 손쉬운 후회의 행동이

매번 나의 기대와 욕구를 좌절 시킬 때가 많다.

적당히 타협하고 살아가는 편이 좋다는 것이

정신 건강에 좋다며 그간 으르렁 거리며 분투했던 모습을 내려놓고

그냥 흘러가는 삶의 여정을 순리대로 살자 싶기도 하다.

어쩌면 고집스러움을 버린 내 모습이 그립기도 하고

좋아했던 열정과 나의 용기와 힘을 내던 그 모습이 다시 떠올려보고 싶기도 하다.

여러 철학자들에게서 배우는

마음의 다양한 형태와 모습, 삶의 태도를

깊이 사유하면서 다시 내 모습을 되돌아보며 생각하게 만드는 시간을 가졌다.

삶은 늘 예상치 못한 변수투성이고, 저 짧고 평범한 성공의 방정식 또한

실제로는 실천해내기가 여간 어렵지 않다는 사실을 우리는 알고 있다.

하지만 어쩌면 그렇기에, 우리는 그 목표를 달성하고자

끊임없이 노력하고 열정을 다하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우리는 노력 여하에 따라 원하는 무엇이든 될 수 있는 존재이기 때문이다.

p109

헤겔이 인류의 역사가 기다란 종이조각과 같다고 생각했는데

역사 또한 일종의 최종 단계를 향해 움직이는 거대한 그림 작품처럼 보인다.

우리 삶은 선택과 행동에 따라 정해진 결말 따위가 존재하진 않는다.

개인마다의 성취가 다를 수 있지만

어떤 성취든 우린 무엇이든 될 수 있다는

역사의 최종단계인 우리의 세계가 도래한다는 걸 생각하면

다시 마음 안에 열정이라는 단어를 떠올리게 만든다.

열정없이 이루어진 것은 없기에 가능한 일이라는 사실 말이다.

"다른 사람의 정신 속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를 잘 살피지 않았다고

사람이 불행해지는 경우는 거의 없지만,

자기 정신의 움직임들을 주의 깊게 살피지 않는 사람은

반드시 불행해진다."

-아우렐리우스-

전시된 삶이 나를 우울하게 위축되게 만든다는 사실에 공감한다.

타인의 삶에 너무 집중되어 살다보면

남의 생각과 시선에 갇혀 나를 비교 중독에 빠지게 만든다.

스스로를 불행하게 만드는 것을 자처하며

매일 깊고 깊은 우울 안에로 집어 넣는 꼴이라니..

불안과 혼란에 노출되지 않도록 더 나 자신으로 돌아갈 필요를 느낀다.

끊임없이 '나'로 돌아가기 위해 노력한 마르쿠스를 보며

인간 본연의 한계를 뛰어넘기가 이토록 힘들구나 싶다.

우린 매일 흔들리며 산다.

그럼에도 나에게 집중하려 노력하며 살고자 애를 쓴다.

삶의 표준을 정의내리긴 힘들지만

나의 가치를 떨어뜨리게 만드는 남과의 비교는 그만 둘 필요가 있다.

스스로를 가치롭게 생각하는 삶의 태도를

철학자의 말들을 통해 배울 수 있는 시간이 참 소중하게 느껴진다.

그렇게 매일의 성장 속에서 나를 더 사랑하며 살아가는

존재로서의 가치를 소중히 생각하며 살아간다는 것에 감사하며..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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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종이들 - 사소하고 사적인 종이 연대기
유현정 지음 / 책과이음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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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종이들



이 책을 살펴보기 전에..

저자 : 유현정

빛바랜 종이를 보면 설레고 오래된 물건을 보면 수집하고 싶어지는 호기심 많은 왼손잡이다.

오늘의 감정을 매일 노트에 기록하고, 과거의 감정이 궁금해질 때는 서랍 속에 간직하고 있는 종이들을 살핀다.

이화여자대학교에서 소비자학과 미술사학을 복수전공했고, 〈포브스코리아〉와 〈월간중앙〉에서 기자로 일했다.

몇 년 전 고향인 대전으로 돌아와 대전역 근처 인쇄 골목에서 작은 인쇄소를 운영하면서 크고 작은 책자들이 탄생하는 순간을 지켜보는 일을 즐긴다.

[인터넷 교보문고 제공]




사소하고 사적인 종이 연대기

어린시절 항상 연습장으로 쓰라고

아빠가 모으시던 폐지의 냄새가 아직도 생생하게 기억난다.

그림을 그리기도 하고 수학 문제를 풀기도 했던

종이의 유익함과 즐거운 추억의 회상이 겹쳐져

재활용되어 잘 버려진 종이는 그렇게 아깝지 않다란 생각에 마음이 뿌듯해진다.

어른이 되어 쉽게 사고 쓰지 않는 빈노트들을 보고 있노라면

마음이 가득 차지 않고 텅 빈 느낌을 얻기도 한다.

그럼에도 종이라는 물성이 좋아 이것 저것의 형태로

집 안 곳곳 많이도 가지고 있는 종이들을 보면서

마음이 편안해지는 걸 보면 난 꽤 종이를 좋아하는 편인가보다.

그런 종이와의 연대와 추억거리가 가득한 이 책이 그저 좋았다.

괴로움을 종이 위에 토해낼수록 마음은 진정됐다.

불편했던 감정을 가슴속에 담고 되뇌었던 것이 나를 더욱 힘들게 했다는 걸 깨달았다.

불편한 감정은 쉽사리 머릿속에서 사라지지 않았고,

일상에서도 불현듯 머릿속을 헤집었다.

물론 종이에 그것을 썼다는 이유로 마음이 확 달라지지는 않았지만

분명히 쓰기 전보다 더 평온해졌다.

p127

종이에 기록을 남기는 것만으로도

감정 정리에 도움이 될 때가 많다.

어릴때부터 폐지 위에 맘껏 그리고 끄적였던

별 것 아닌 행동이 어지러운 마음을 그곳에 풀 수 있었던

소심하고 작은 해소 방법 중 하나이기도 했다.

그래서 종이를 좋아했고 더 집착하게 되었나는 모르겠지만

나에겐 소소하고 소중한 물건이 되었던 건 사실이다.

가만히 손으로 기록하는 것이 좋아졌던 것이

아마 그때부터가 아니었나 싶다.

그것들을 한데 모아 가끔 보고만 있어도 마음이 뿌듯해질 때가 많다.

별 수 없이 별 생각 없이 쓰다보니

제법 많은 이야기들을 토해왔던 종이 위의 글들이

나에겐 마음의 해우소 역할을 톡톡히 한다.

나는 필사를 비생산적인 행위로 판단했다.

누군가의 글을 따라 쓰는 일보다 그 시간에 새로운 것을 창작하는 게 효율적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필사를 하며 생각이 바뀌었다.

필사는 누군가의 삶과 그가 겪어온 시간을 완벽히 이해하는 특별한 작업이다.

p159

사실 나 역시 필사를 맘 먹어 보진 않았었다.

최근에 평소 마음에 들어했던 필기구를 구입하면서

좋아하는 노트에 일기를 쓸까 고민하다가

너무 소중해서 읽을 때마다가 아깝게 여겼던 책을 꺼내

고심 끝에 필사를 맘먹게 되었다.

혼자서 경건해지는 마음과 바른 자세로

한 권의 노트에 완성되어질 책의 문장들을

하나 하나 옮겨적으며 얼마나 마음이 기울여지던지..

마치 내가 이 멋진 문장 속의 작가가 된 듯한

애정 듬뿍 창작의 욕구가 끓어오르는 걸 느꼈다.

이 맛에 필사를 하는 건가 싶어

끝나는 시점에서 느낄 그 쾌감을

매순간 묘하게 느껴지는 이 기분을 말로 설명하기 힘들다.

오늘도 뭔가를 사각거리는 종이의 질감을 맘껏 느끼며

몸과 부대끼며 사는 이 삶이 즐겁다.

이와 같은 유희적인 활동을 소중한 종이로

이어져있다는 것에 감사하고 감격스럽기도 하다.

영원히 사라져서는 안될 나에게 소중한 종이의 가치를 새삼 느낄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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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의 일기 - 나를 위한 가장 작은 성실
김애리 지음 / 카시오페아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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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의 일기



이 책을 살펴보기 전에..

저자 : 김애리

20년 차 일기 장인.

열여덟 살부터 일기를 쓰기 시작해 지금까지 20년째 일기를 쓰고 있다. 오랫동안 일기를 쓰며 마음을 돌보고, 일상의 질서를 바로잡고, 미래를 계획했다. 스물다섯 살에 첫 책을 출간한 후로 해마다 한 권의 책을 저술, 기획·편집하며 총 10권의 책을 썼다. 현재 는 다양한 매체에 칼럼을 연재하고 강연을 진행하며 저술 활동을 하고 있다. 지은 책으로는 『책읽기가 필요하지 않은 인생은 없다』, 『열심히 사는 게 뭐가 어때서』, 『글쓰기가 필요하지 않은 인생은 없다』, 『여자에게 공부가 필요할 때』, 『책은 언제나 내편이었어』 등이 있다.

마흔을 앞둔 오늘도 일기에 오늘 한 일, 어제와 달라진 점, 내일의 크고 작은 기대를 담담히 기록해나가며, 훌륭하지는 않아도 성실하고 따뜻한 삶을 살고 있다. 지금은 여덟 살이 된 딸과 함께 일기를 쓴다. 이 책을 통해 내가 진정으로 어떤 사람인지, 무엇을 원하는지 제대로 알지 못하는 어른들에게 일기의 시간을 선물하고 싶다.

블로그 BLOG.NAVER.COM/AERI1211

인스타 INSTAGRAM.COM/WRITER_AERI

[인터넷 교보문고 제공]




기록하는 습관을 들이며 사는 걸 희망한다.

매일 꾸준히 한 가지 일을 해 왔다는 것이

나에게는 굉장히 큰 의지와 목표와 희망을 갖게 만든다.

일기 쓰기가 그렇게 어렵겠냐만은

꾸준히 쓰며 산다는 건 의식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그런 멋진 일기 쓰기라는 쓰는 삶을

기록이란 형태로 나에게 줄 수 있는 선물이라 생각하면

굉장히 근사하다란 생각이 들지 않는가.

적어도 나에게는 평생에 걸쳐 쓰며 사는 수련의 길을

매일 갈고 닦으며 긴 수확의 기쁨을 맘껏 누리며 살아가고 싶다.

그런 일기 쓰는 한 개인의 이야기를 조용히 들여다본다.

많은 순간 저를 일으켜 세운 일기 쓰기는 그 시절 다시 한번 저를 변화시킨 일등공신이 되어 주었어요.

매일 현시점에서 내가 힘을 발휘할 수 있는 가장 작은 행동들을 정리하는 일기 쓰기.

그 작은 성실함으로 저는 다시 내면의 자아와 긴밀히 연결되었습니다.

이 모든 것은 나의 일상을 관찰하고 기록하는 사소한 반복에서 비롯되었습니다.

p44

꾸준히 할 수 있는 가장 단위를 떠올려봤을 때

대단한 건 아니더라도 매일 조금씩 할 수 있는 일을 생각해보게 된다.

감사 일기가 그랬고, 하루 10분 영어 공부,

윗몸일으키기 등 다양한 형태로

매일 꾸준히 반복할 수 있는 것들을 계획해보기도 한다.

나에겐 해마다 새해를 준비하는 의식처럼

새 다이어리를 구입하는데

기록의 형태를 오래도록 남기고 싶어 신경쓰는 부분이기도 하다.

매일 쓰자니 쉽진 않지만

짧게나마 남길 수 있는 기록을

남겨두는 형태로 일기쓰기가 가장 만만하고 접근하기가 편했다.

번아웃이 오거나 무기력이 찾아올 때

좋아하는 책을 읽는 것도 싫어질 때

가장 손쉽게 할 수 있었던 것이 끄적임이었는데

나에게도 일기쓰기가 도움이 되었던게 생각이 났다.

자아와 가장 맞닿아있는 내밀한 대화가

일기라는 형태의 글쓰기가 된다는 것에 크게 공감했다.

이같은 반복된 행동이 습관이 되면

나에겐 든든한 버팀목이자 뿌리를 지탱할 수 있는 좋은 영양분이 된다는 것에 확신하며 살게 만든다.

기쁨이나 풍요라는 단어를 떠올리면 대부분의 사람은 물질적 여유만을 연상합니다.

'제대로' 다시 감사일기를 쓰기 시작하며 그것은 놀랍도록 다양한 형태로 모습을 드러냄을 배웠습니다.

그 밖에도 값을 매길 수 없는 기쁨과 풍요가 일상의 도처에 숨어 있었어요.

P172-173

풍요의 정의가 달라지게 된 건 어떻게 가능한 일일까.

가만히 분주한 마음을 내려놓고 깊이 그 안을 들여다보면

크고 작은 일상의 감사가 떠오른다.

바빠서 놓치는 일들이 많았고

마음의 여유가 없어서 돌아볼 정신이 없기도 했다.

하루를 마무리하는 조용한 시간을

고요한 나만의 시간 안에 진짜 행복을 들여다보는 감사의 되새김이

너무도 소중하고 중요한 문제였다란 걸 너무 늦게 깨닫진 않았으면 한다.

한동안 쓰고 있지 않았던 일기장을

조용히 꺼내보며 버려진 시간들을

나만의 작은 기록으로 남기고픈 의미있는 시간을

다시 일깨우는 동력이 되는 것 같아 힘이 난다.

신나는 기운을 듬뿍 얻어 오늘부터 다시 끄적이며 지내려한다.

가장 성실하고도 친밀한 나의 시간을 온전히 보내기 위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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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이 내추럴해지는 방법 - 와인과 삶에 자연을 담는 프랑스인 남편과 소설가 신이현의 장밋빛 인생, 그 유쾌한 이야기
신이현.레돔 씨 지음 / 더숲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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땀과 정성으로 만든 와인 한 병 안에

지난 날의 모든 이야기가 담겨있는 것 같아

이들 부부의 모습이 어찌나 소박하고 진솔해보이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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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이 내추럴해지는 방법 - 와인과 삶에 자연을 담는 프랑스인 남편과 소설가 신이현의 장밋빛 인생, 그 유쾌한 이야기
신이현.레돔 씨 지음 / 더숲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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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이 내추럴해지는 방법



이 책을 살펴보기 전에..

저자 : 신이현

경상북도 청도 태생으로 막걸리 심부름을 하면서 몰래 마시다 논두렁에 빠져, 쏟아진 술 주전자를 보면서 자주, 많이 울며 어린 시절을 보냈다.

“작가가 되면 촌티를 벗을 수 있을 거야.” 이렇게 해서 작가가 되었지만 계속 촌스럽다.

“파리에 가면 촌티를 벗을 수 있을 거야.” 이렇게 해서 파리에서 촌남자를 만났다. 그냥 받아들이기로 하고 술을 마신다.

“내 인생에서 제일 행복할 때는 첫 술잔을 들 때, 바로 그 순간이야.

“그러니까 앞으로 술 잘 만들어. 알았지? 그리고 올해는 한국말 꼭 배우고. 엉?”

약간 꼰대 스타일의 여자다. 오랫동안 파리와 프놈펜 등의 도시에 살다가 현재 한국 충주에 정착해 글을 쓰며 프랑스인 남편과 와인을 만들고 있다.

문단에 신선한 충격을 안겼던 데뷔작 장편소설 《숨어있기 좋은 방》을 시작으로, 소설 《내가 가장 예뻤을 때》 《갈매기 호텔》과 에세이 《알자스》 《열대 탐닉》 등의 저서와 《에디트 피아프》 《야간 비행》 등의 번역서가 있다.

레돔 씨(도미니크 레몽 에으케)

저자의 남편이자 이 책의 진짜 주인공. 프랑스 알자스 태생으로 외갓집은 포도 농사를 지었으며 할아버지는 소를 몇 마리 키우고 치즈도 만들었다. 오랫동안 엔지니어로 일하다 불현듯 농업대학에 들어가 포도 재배와 양조학을 전공하고 알자스 와이너리에서 일했다.

“겨울날 포도밭에서 가지치기할 때면 시간 가는 줄 모르겠어.”

이렇게 해서 농부가 되었고 한국에서 제2의 인생을 시작했다.

“꼬부랑머리 레돔 씨, 어디 가세요?” 사람들이 말을 걸어도 대답을 않는다.

“레돔 씨, 한국말은 언제 배울 거예요?” 온 동네 사람들이 따라다니며 묻는다.

“올해는 꼭 배우게 할게요.”

아내가 좀 부끄러워하며 대신 답한다. 잠들어 있던 농부의 피가 잠을 깬 것일까? 아내의 부끄러움을 뒤로한 채 그는 지금 인생에서 아름다운 봄의 한때를 누리고 있다.

[인터넷 교보문고 제공]




매 순간 계절의 변화를 더 빨리 느낄 수 있는

전원의 삶 속에서 누구보다도 인생의 즐거움을

제대로 만끽하고 있는 이들이 아닌가 싶을 정도로 유쾌하다.

이 책을 보면서 웬지 모를 흐뭇함이

자연스럽게 흘러나오는 건

자연과 어울려 사는 부지런한 농부의 모습이 너무 아름다워서 설렌다.

작은 알자스 레돔 테루아..

그 밭에 꿈과 사랑이 필 걸 기대해본다.

"저 하늘의 수많은 별이 우르르 쏟아지지 않고 조화롭게 돌아가는 것은

서로가 강하게 밀고 당기는 힘이 있기 때문이야.

모든 행성은 서로에게 강한 영향을 주고받아.

달의 움직임에 따라 바닷물이 밀물과 썰물이 되어 움직이는 것을 생각해 봐.

지구는 가장 가까운 달의 움직임에 따라 굉장한 반응을 한다는 것을 알 수 있잖아.

나무들도 마찬가지야. 인간은 잘 느끼지 못하지만 움직일 수 없는 식물들은 인간보다

더 예민하게 우주 행성의 움직임에 반응을 해."

p57

별의 움직임에 따라 농사를 짓는 모습이 이색적이게 느껴지지만

어쩌면 우주를 바탕으로 모든 것이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는 구조란 생각에

대지도 우주도 사람도 식물도 모두

서로 서로 영향을 주고 받으며 살고 있는게 아닌가 싶다.

음유시인처럼 농사를 지으며

이런 멋진 낭만을 느낄 수 있고

철학적인 생각 속에서 자유로울 수 있는 그들이 부럽다.

늘 인생의 아름다운 봄을 만끽하며 사는 것 같아

자연을 가까이 느끼고 누리는 이들의 삶이 참 멋있어 보인다.

난 어떤 낭만을 꿈꾸며 살고 있나 모르겠지만

누군가의 삶을 보면서 이런 도전을 얻을 수 있는 것으로

일상의 작은 일탈 정도로 문득 기분 좋아진다.

다가올 여름과 가을 동안의 숙성 시간이 지나면 한 병의 와인으로 완성된다.

그때는 어떤 맛일지, 뚜껑을 여는 순간 펜팔로 오랜 우정을 나누던 친구를

비로소 만나는 느낌이랄까, 약간의 기대와 두려움,

행복감, 복잡한 감정이 올라 올 것이다.

한 모금 마실 때 기대한 맛이라고 느껴지는 순간 비로소 미소 지을 수 있다.

지난해의 비와 햇빛과 바람, 농부의 땀에 대한 기록,

자연과 인간의 숨결이 봉인된 한 병의 숲이 되어 줄 날을 기다린다.

p164-165

땀과 정성으로 만든 와인 한 병 안에

지난 날의 모든 이야기가 담겨있는 것 같아

이들 부부의 모습이 어찌나 소박하고 진솔해보이는지..

소신껏 자신이 원하는 삶을 살아가는 남편 레돔과

같은 방향을 맞춰가는 아내의 모습이

조금도 불편하지 않고 평화로워보이는 건 뭘까.

끼니를 걱정하면서도 매일 흘리는 땀과 노력에

값진 하루 하루를 잘 살아내고 있는 이들 앞에서

난 얼마나 배부른 소리를 하며 불평했던지 부끄럽게 느껴지기까지 한다.

가장 부러운 건 작은 우주를 품고 있는 숲 속에서

심고 가꾸는 과일과 작물들이 근사한 삶을 그려주고 있다는 사실이다.

도시의 삶과는 사뭇 다른 자본과 경쟁의 색이 아닌 그것 말이다.

아마도 이들 부부가 이런 유쾌한 삶을 살 수 있었던 건

자연과 어울려 살아가는 법을 일찍이 깨우친 덕에

맛보는 결실이 아닐까 싶다.

나같으면 엄두가 안날터이지만

늘 이상적인 삶을 꿈꾸는 건 이들의 삶이라

참 아이러니하단 생각을 많이 한다.

내 일이 아니라 로망처럼 보이는 것인지 모를 현실을 살고 있는

시골 생활이 결코 쉬운 일은 아닐테기에

감히 흉내조차 내지 못할 나는 텍스트 안에서

누군가의 삶의 이야기를 가만히 들여다보며 같이 호흡하고

그 안에 머물 수 있는 듯해서 감사한 시간이었다.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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