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니, 다아시 씨라고! 누가 그런 상상이나 했겠니? 그런데 정말이라고?
얘, 리지야, 넌 돈더미 위에 올라앉게 되었구나! 돈이다, 보석이다, 마차다, 제인은 댈 바도아니다.
비교가 안 돼. 정말 기쁘다. 리지, 정말 행복해. 얼마나 멋있는 남자냐 말이야!
잘생긴 데다 키도 늘씬하고. 리지야, 내가 너무 차갑게 대해서 미안하다고 전해 주렴.
물론 그 사람은 그런 건 문제도 삼지 않겠지. 귀여운 리지!
시내에 집을 갖게 되고! 얼마나 멋있니!
딸 셋이 결혼이라! 일면에 일만 파운드야!
아이고, 난 어떻게 된다지? 정신을 못 차리겠구나."
p464
당시 여성들은 가난이라는 현실적인 난관을 해결할 수 있는 것이
결혼이라는 걸 받아들이며 살았고,
18세기 영국은 여성에 대한 사회적 입지와 제약이 많았다.
베넷 가문의 부모 역시 배우자를 찾기 위해 매우 필사적인 모습이었다.
당시의 지배적인 결혼관이 작품 속에서도 뚜렷이 보여진다.
"자기가 한 일에 만족할 수 없더라도, 적어도 자기 마음 내키는대로 할 수 있는 힘이 있다는 데서
커다란 기쁨을 느끼겠죠. 저는 다아시 씨처럼 자기 뜻대로 일을 처리하는 사람을 보지 못했어요."
"다아시는 자기 뜻대로 하기를 좋아합니다. 그러나 누구는 그러기를 안 좋아하나요?
다들 마찬가지죠. 다만 다른 사람들은 가난하지만 다아시는 부유해서다른 사람들보다
자기 마음대로 할 수 있는 범위가 더 넓은 것뿐이죠.
저는 진심으로 말씀드리는 겁니다.
장남이 아닌 차남은 극기와 의존에 익숙해야만 하는 법이죠."
"제 생각에는 백작의 차남이면 극기고 의존이고 그다지 알 수 없을 것 같은데요.
대령님은 극기와 의존을 체험해 보신 때가 있으신가요?
돈이 없어서 가고 싶은 곳을 못 가셨다거나 마음에 드는 것을 손에 넣지 못한 때가 있으셨어요?"
"따끔한 질문이군요. 그런 성질의 어려움을 체험한 때가 있다고는 말씀드릴 수 없습니다만,
좀 더 중대한 문제에서는 돈 때문에 골치를 앓는 일이 있습니다. 차남은 결혼도 마음대로 못 한답니다."
"재산 많은 여자를 바라지 않는다면 쉽게 할 수 있죠."
"저 같은 신분에 돈에는 그다지 신경을 쓰지 않고 결혼해 줄 만한 마음 넓은 여자도 많지 않을걸요."
p234-236
베넷 가문의 첫째 딸 제인은 착한 성품과 외모,
현숙한 여인의 모습을 띄고 있으며
반면 언니와는 다르게 둘째 엘리자베스는 당찬 성격을 가지고 있다.
자기 주장이 확실하고 자존감이 높아보이며
다른 자매와 달리 다소 독립적인 성격이 눈에 띈다.
그녀의 행동이 틀을 벗어난 모습으로 보여줘
타인에게는 반감을 사기도 한다.
무도회에서 만나게 된 오만한 모습의 '다아시'에게 반감을 갖게 된 엘리자베스.
반면 다아시는 엘리자베스의 매력에 푹 빠져버리고 만다.
첫인상의 편견이 굳어진 상태라 그런 다아시의 청혼을 거절하다
이들은 서로 주고받는 편지를 통해 쌓인 오해를 풀어나간다.
서로간의 틀을 깨어부수는 노력을 통해 사랑과 화합을 찾아가는
둘의 사랑 이야기가 마냥 그저 흐뭇하게 느껴진다.
편견없이 상대를 바라보고
진짜 그 사람의 가치와 중심을 발견할 줄 아는 모습에
얼마나 이들이 성숙한 사랑으로 발전하고 있는가를 곁에서 지켜볼 수 있어 행복했다.
누구나 함부로 상대를 쉽게 판단해서도 제단해서도 안된다.
엘리자베스 처음 다아시를 향한 오만함을 편견으로 가지고 있었던 점에서
그녀 역시 오만하다고 해석할 수 있다.
결국 서로의 갈등과 오해를 풀어가면서
진실된 사랑의 형태를 갖추어가는 모습을 보면서
자신만의 확고한 가치관과 생각의 기준이 편견이 되어 버린
그 실타래가 조금씩 풀려가는 과정 속에서 진실이 밝혀지는 모습은
독자들 역시 이 둘의 사랑을 응원하고 있었으리라 생각한다.
세밀한 주인공들의 심리 묘사가 더 흡입력있는 작품을 만들어 내었기에
평단에서 최고의 걸작으로 뽑는 훌륭한 작품임을 인정하게 만든다.
시대의 사랑은 지금도 앞으로도 영원하다.
[ 본 포스팅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