툴레 유적지에 왔을 때 한쪽 눈으로밖에 볼 수 없는 그 엷은울음참매와
남극 간섭계의 관측 기록이 다시 떠올랐다.
왜나하면 규모는 다르지만 여기서도 툴레 문화가 후기 도싯 문화를 몰아내거나 흡수하는 동안,
아니 어쩌면 두 문화가 한 번도 만나지 못하는 동안에도 일어난 변화의 흔적들을 볼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건 인간의 본성과 역사를 포함하는 더 큰 범주로서 자연이 결코 정지해 있지 않음을
너무도 명백히 드러내주는 환경에 마주한, 우주가 끊임없이 변화하고 있다는 증거였다.
p285
적응과 변화의 모습을 살펴볼 수 있는 툰드라에서의 상태를
인류가 어떻게 접근해 나가며 미래를 만들어 나갈까를 고심해보게 됨으로
인류의 생존과 존재하는 방법에 대해 책의 전개를 따라가게 된다.
바이러스로 인한 팬데믹, 핵전쟁, 국가 기반 시설의 붕괴, 경제적 파탄, 독성 물질 노출의 결과로 일어난
유전자 변이 등 이 가운데 무엇이든 사람속을 다른 방향으로 이끌어갈 수 있다.
여기서는 그 어떤 결정적인 말도 할 수 없지만, 단 이 말만은 할 수 있다.
가까운 미래에 극적인 변화가 기다리고 있을 수 있으며,
만약 인간종의 정의, 고통 감소, 초월적 삶에 대한 포부를 이루려 한다면,
또 그들이 명백히 두려워하고 있는 기계의 지배를 막고자 한다면,
지금까지 본 적 없는 수준의 상상력을 발휘해야 한다는 것이다.
p523
우리가 만들어가는 세상이 후손들에게 어떤 세계로
이끌어 가게 만드는지 조금씩 명확해지고 있는 기분이 드는 요즘이다.
이 세상의 지평선에 드러나게 될 실체는 무엇인지,
보호하기 위한 어떤 조치를 취해야 할지
좀 더 솔직하고 용감하게 한 가지 관점과 생각이 아닌
다양한 시각과 정확한 정보로 어려움에 시달리는 세계 전역의 문제들을
회복의 방향으로 무게를 실어가야 할 것이다.
맥머도 기지의 옵저베이션힐이라는 높은 언덕 정상에는
스콧과 그의 남극 탐험대를 기리는 커다란 나무 십자가가 서 있다.
이 언덕에서 바라보면 화이트섬 뒤로 거대한 로스 빙붕을 굽어볼 수 있다.
비극적으로 끝난 남극점 원정의 마지막 대원들인 바워스 윌슨, 스콧은 여기서 남쪽으로
200킬로미터 떨어진 곳에서 사망했다.
십자가의 가로대에는 앨프리드 테니슨의 시 <율리시스>의 마지막 행이 새겨져 있다.
"분투하라, 추구할, 발견하라, 그리고 굴복하지 말라."
p799
남극점에 도달하려는 고군분투 속에서
가혹한 날씨 때문에 비극적인 좌절을 맞이한 스콧 원정이
현장에서 몸으로 부딪혀서 직면해야 했던 어려움을 그대로 느끼며
아연할 정도로 놀라운 일이라 판단할 수 있었던 것 또한 경험하지 않고서는 모를 일이다.
대자연의 경이로움, 눈부시게 찬란하고
쉴 틈없이 달려온 생애의 수고가 여행의 곳곳에
보고 느꼈던 것들을 담아서 말해주고자 했던 열망이
책 속에 고스란히 담겨 있어 더 벅차게 느껴졌다.
광활한 지구의 역사를 품고 있는 듯 가늠하기조차 힘든
극지방에서 태평야에 이르는 세계의 끝과 끝에서의
살아숨쉬는 지구를 관찰할 수 있었던 귀한 시간을 가질 수 있어서 의미있었다.
세상을 탐혐했던 한 용기있는 사람의 헌신적 모험담을 보며
수평선 저 너머로의 세계를 영원히 꿈꾸고 존재하길 바래본다.
[ 본 포스팅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