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가 들수록 왜 깊은 사색의 시간들을
자연스럽게 필요로하고 안보던 철학서에 관심이 가는지..
철학이 구지 내 삶에 필요할까 싶었던 내가
최근들어 종종 손에 들려있는 책이 철학서라는 것.
아이러니하게도 삶의 문제들을
내밀한 인간 세계속에서 꿰뚫어보는 시야가
철학을 사유할 때 일어난다는 걸 조금씩 알아가고 있다.
섣불리 난해한 철학서를 붙잡고 씨름하기보다
가볍게 접근해보기 좋은 책이라 이 책을 추천하고 싶다.
어려운 철학을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책 중
시중에 나온 책들 중에 단연코 가장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책이 아닌가 싶다.
카툰으로 설명을 돕는다는 이점과
순한 맛답게 어렵지 않게 이해된다는 점이다.
전반적인 서양철학서를 이렇게 쉽게 훑어볼 수 있다는 점에서 매력적인 책이다.
좀 더 깊은 철학의 세계로 들어가기 위해
몸풀기 정도로 전체적인 맥락을 이해해 보기엔 제법 괜찮다란 생각이 든다.
아리스토텔레스의 덕이란 어느 한쪽에 치우치지 않는 중용을 지키는 것이다.
중용을 계속 실천해 습관이 되면 그것이 덕이다.
인간의 덕은 이성을 탁원하게 발휘하는 것이고, 덕을 지키는 것이 잘사는 것이다.
p92
사람들은 비극을 보면 카타르시스를 느끼는데,
아리스토텔레스는 카타르시스를 통해 영혼이 한층 고무된다고 보았다.
p93
모든 학문은 논리학을 만든 아리스토텔레스에게 빚을 지고 있는 셈이다.
'학문의 아버지'라 불리는 아리스토텔레스의 수식어가 제법 잘 어울린다.
형이상학, 논리학, 수사학, 시학, 정치철학, 윤리학 같은 학문을 만든 것도
현실 세계의 사물들 안에 형상으로 존재해야 할
개별적인 대상들을 연구하기 위함이라고 하니 참으로 그답다.
과학과 귀납법은 떼려야 뗄 수 없다.
과학은 관찰과 실험을 통한 결과로부터 일반법칙을 도출하니까 말이다.
베이컨은 이처럼 우상론과 귀납법을 통해 17세기 경험론과 근대철학의 문을 열었다.
p141
중세적 사고에서 벗어나 올바른 지식을 얻어야 한다고 해서
4가지 우상을 파괴해야 한다고 주장한 베이컨.
종족의 우상, 동굴의 우상, 시장의 우상, 극장의 우상.
이 4가지 우상을 깨뜨리고 중세적 사고에서 벗어나
객관적 진리를 추구해야 함을 강조했다.
칸트는 물자체와 현상계를 나누고, 우리가 보는 세계는 감각으로 인식한 현상계일 뿐이라고 했다.
그런데 이 현상계가 쇼펜하우어에게는 표상이다.
칸트는 우리가 물자체를 알 수 없다고 했지만,
쇼펜하우어는 그것이 바로 의지라고 봤다.
이때 의지는 인간의 욕망을 말한다.
p196-197
고대 그리스 때부터 인간의 이성을 중시했는데
칸트는 인간은 사물의 진짜 모습을 알 수 없고 인식할 뿐이라고 한다.
인간의 순수이성으로는 신, 영혼, 자유 같은 형이상학적 문제를 알 수 없다고 한다.
대상을 인식구조로 재구성하는 것으로 인식의 방향을 바꾸기도 했는데
중요한 건 대상 자체보다 인간의 인식체계라는 것이다.
쇼펜하우어는 인간의 욕망은 채워질 수 없고,
그래서 고통스러운 존재라고 말한다.
평생 고독 속에서 혼자 산 그의 삶을 살펴보면
그 철학의 어떻게 해서 탄생하게 된 건지를 살펴볼 수 있을 것이다.
현대의 데리다까지의 서양철학사의 방대한 양을
세세하게 다 다룰 순 없기에 정말 가볍게 살펴보는 마음을
책을 넘기면서 궁금한 부분은 좀 더 깊이감이 있는 책으로 살펴보면 좋을 것이다.
사유의 즐거움을 알게 하는 철학의 맛을
이 책으로 입맛을 당겨보면 어떨까.
편안한 마음으로 꺼내 읽는 스낵처럼 쉽게 손이 가는
이 책의 매력 속에 한 번 빠져보시길.